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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영웅전] 알래스카 매입한 수어드 국무장관

학교를 28개월만 다닌 에이브러햄 링컨이 1861년 대통령으로 취임했을 때 동부 귀족들의 냉대가 심했다. 그를 도울 막료조차 찾기 어려웠다. 링컨은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윌리엄 수어드(William Seward·사진)를 국무장관으로 임명했다. 수어드는 뉴욕 주지사와 상원의원을 지낸 거물이었다.   그 무렵 러시아는 크림전쟁에서 이기고도 빚에 쪼들리는 입장이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로부터 7000㎞ 떨어진 알래스카를 다스릴 의지도 여력도 없었다. 언제인가는 건설해야 할 시베리아 횡단 철도의 공사비도 부족했고, 어차피 알래스카는 영국령 캐나다에 합병될 운명이라며 체념하고 있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영토가 탐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알래스카를 차지하면 적국인 영국(캐나다)을 포위하는 효과도 있어서 전략적 가치가 작지 않았다. 알래스카의 광물 매장량이나 어족 자원은 당시에 우선순위가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가 알래스카 매매 의중을 드러내자 수어드는 재빨리 링컨 대통령과 상의하고 매입을 서둘렀다. 면적 172만㎢에 가격은 720만 달러였으니 평당 0.014센트였던 셈이다.   그런데 의외로 상원의 반대라는 난관에 부딪혔다. 그들은 “수어드의 냉장고(Seward‘s icebox)를 왜 사야 하느냐”면서 “수어드의 바보짓(Seward’s folly)”이라고 빈정거렸다. 수어드는 우선 자기 돈으로 알래스카를 매입하는 계획도 생각해 봤으나 링컨이 반대하고 자금 사정이 만만치 않자 상원의원을 매수하기로 했다.   마침 자본이 다급했던 주미 러시아 공사(E. von Stoeck)가 매수 자금을 빌려줬고, 상원을 설득해 매입에 성공했다. 링컨은 알래스카를 밟아보지도 못하고 암살되는 바람에 공로는 다음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지도자의 자질은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다. 그는 중국 상하이 총영사(조선 공사 겸임)를 지낸 조지 수어드의 형이다.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 영웅전 알래스카 국무장관 수어드 국무장관 알래스카 매매 윌리엄 수어드

2024-09-09

조지아 '프라이머리' 막 올랐다

3월 5일 '수퍼 화요일'서 후보 결정될 수도   조지아주에서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를 위한 정당별 후보 프라이머리(예비선거)가 시작됐다. 사전 투표 첫 날인 지난 19일 1만 6000명의 주민이 투표장을 찾았다.   19일부터 시작된 프라이머리 조기투표는 오는 3월 12일로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3월 8일까지 3주간 이어진다. 한인 유권자가 많은 귀넷 카운티의 경우 내달 8일까지 주말 포함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10개의 사전 투표소를 연다.   주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첫 날 투표자 1만 6000명은 대선이 있었던 2020년 2월 첫날 조기투표자 수 1만 5500명을 소폭 넘어서는 수치다. 당시 프라이머리 투표자는 약 200만명이었다. 투표방식별로 보면 조기투표율 58%, 선거 당일 투표율 36%, 부재자 투표율 6%로 집계돼 대부분의 주민이 조기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4년 전, 코로나19를 이유로 부재자 투표를 요청한 주민이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부재자 투표율이 줄어드는 만큼 조기투표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개방형 예비선거 제도를 운영하는 조지아에서는 선호 정당 등록 없이 유권자 누구나 원하는 당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 다만 여러 정당의 예비선거에 참여하진 못한다.   14개 주가 하루에 경선을 개최하는 '수퍼 화요일'인 3월 5일보다 조지아 경선이 늦게 예정된 탓에 양당 후보는 조지아 투표 집계 결과와 무관하게 조기에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AJC는 "경선일 결정 권한을 가진 브래드 라펜스퍼거 조지아 주 국무장관이 민주당 의원의 반발에도 불구, 조지아주가 공화당 후보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하기 위해 3월 중순으로 날짜를 결정했다"고 해석했다. 다만 경선이 늦게 치러지는 만큼 더 많은 유권자가 투표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대선의 가장 큰 특징은 공화당, 민주당 후보에 대한 비호감도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이다. 미 해군 출신으로 디케이터에 거주하는 앨빈 윌리엄스는 조기투표 후 가진 AJ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두렵고, 바이든은 너무 늙었다. (최선이 아닌) 차선의 후보를 고를 뿐이다"라고 말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프라이머리 조지아 조지아주 대선 조지아주 국무장관 조지아 경선

2024-02-20

[신 영웅전] 딘 러스크 국무장관

공직자의 삶이란 어떠해야 하는가를 생각할 때면 나는 딘 러스크(1909~1994) 미국 국무장관의 사례를 든다. 러스크는 1931년부터 4년간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옥스퍼드대에서 철학과 정치경제학을 공부했다. 수업이 시작되기 15~20분 전 미리 교실에 들어가 교수가 들어오기를 기다렸다.   별명이 엘리야였던 그는 한때 목사가 되고 싶었다. 졸업식에서 ‘세실(Cecil) 평화상’을 받은 그는 귀국해 밀스 칼리지에서 교수로 근무했다. 스스로 수재라는 자부심을 품던 로즈 장학생은 박사학위 논문을 쓰지 않고 글에 각주를 달지 않았다. “우리는 남의 글을 읽고 그를 참고해 쓰는 것이 아니어서 우리의 주장이 곧 학설이다.” 그들은 괴벽스럽고 까칠한 인물들이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러스크는 1940년에 대위로 다시 입대해 인도-미얀마-중국 전구에서 복무하다가 전쟁성으로 전보됐다. 거기서 정보국을 창설하고, 작전국 참모과장으로 활약했다. 이때 윗선으로부터 “인도차이나 반도가 중국 북쪽에 있는지 남쪽에 있는지 알아보는 정도의 일을 했다”고 회고록('As I Saw It', 1990년)에서 투덜거렸다.   러스크는 한국전쟁 뒤에 록펠러 재단 이사장으로 근무하다가 봉급이 25분의 1로 깎이는 것을 감수하면서 국무장관에 발탁됐다. 1961년부터 1969년까지 존 F 케네디와 린든 B 존슨 대통령 행정부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직업’을 즐겼다. 국무장관 재임 중에도 동네 세탁소에 가서 아줌마들과 25센트 동전을 넣으며 세탁했다.   은퇴할 때는 소득세 신고 자료와 지인들의 연락처가 담긴 수첩만 들고나왔다. 정계를 은퇴한 뒤에는 조지아대에서 강의했다.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은 살아남아 자식들을 돌봐야 한다면서 평생 아내와 한 비행기를 타지 않을 만큼 섬세한 사람이었다. 큰일을 하다 보면 가정에 소홀하다는 말도 괜한 소리다.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 영웅전 국무장관 러스크 러스크 국무장관 로즈 장학생 인도차이나 반도

2023-12-24

트럼프 4번째 기소, 마피아처벌법 적용…조지아주 리코법 폭넓게 적용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조지아주 투표 결과를 뒤집으려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14일 기소됐다.   조지아주 풀턴 카운티 대배심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기소를 결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조직적인 부패 범죄를 처벌하는 법률인 리코(RICO)법 위반과 위조, 공갈, 허위 진술 및 허위 문서 제출 등을 포함해 모두 13개 중범죄 혐의가 적용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경합 지역이었던 조지아주 선거에서 간발의 차로 패배하자 2021년 1월 초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한 1만1780표를 찾아내라’고 압박한 혐의를 받는다.   해당 통화 내용이 공개되자 조지아주 애틀랜타 풀턴 카운티 검사장 패니 윌리스가 2021년 2월부터 관련 수사를 진행해왔고, 이날 대배심에서 기소가 확정됐다.   검찰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 등을 기소하면서 오는 25일까지 검찰에 출두하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내년 대선에서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 퇴임 후 네 번째로 기소됐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 한 혐의에 대해서는 두 번째 기소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 외에 그의 측근 등 18명의 공동 피고인이 함께 기소됐다.   이 가운데는 트럼프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선거 결과를 놓고 지역 의원들을 압박한 혐의를 받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이던 마크 메도스,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이자 변호사인 존 이스트먼 등이 포함됐다.   98쪽에 달하는 공소장에는 피고인 19명에 대한 41개 혐의가 적시됐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함해 이번에 함께 기소된 19명은 오는 25일까지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법원에 출석해 검찰의 기소를 받아들이는지 여부를 밝히는 기소인부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선 3차례 기소 때 상황을 고려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검찰에 출두해 신병이 인도된 뒤 곧바로 법정에 출석해 기소인부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한다.마피아처벌법 조지아주 조지아주 선거 조지아주 애틀랜타 조지아주 국무장관

2023-08-15

[살며 생각하며] 협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

158년전 1865년 4월 14일, 성금요일 밤 10시,워싱턴 포드극장에서 ‘Our America Cousin’ 이란 연극이 공연중이었다. 2막이 끝나고 링컨 대통령부부가 2층에 마련된 특별석에 입장하면서 극이 잠시 중단되었다가 3막 2장 클라이 막스때 1700명 관중의 박수소리를 비집고 ‘탕’, 날카로운 한발 총성이 극장을 갈랐다. 이어 2층 난간에서 피묻은 칼을 머리 위로 치켜든 한 사내가 뛰어내리는가 하더니 곧장 무대를 가로지르며 ‘시크 셈페르 타라니스’하고 외쳤다.   라틴어로 ‘영원한 폭군이여! 라는 말로 “남부는 복수했다.”를 뜻한다.   이날 링컨은 배우출신, 남부지지자 존 윌크스 부스가 지근거리에서 쏜 권총에 뒷머리를 저격당하였다. 재임 시작 한달 열흘, 전쟁 종료 5일이 되는 날이다. 워낙 위험한 부위의 총상이라 백악관까지 울퉁불퉁한 자갈길을 마차로 이동할수 없어 급한대로 극장앞 윌리엄 피터슨 하숙으로 옮겼으나 이튿날 아침 7시 22분 사망하였다. 향년 56세, 미 역사상 첫 대통령 암살이다.   부스와 공범들은 이날 밤 링컨은 물론 부통령 앤드류 존슨, 국무장관 윌리엄 슈어드를 살해한 뒤 혼란을 틈타 연방정부를 전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존슨은 무사했고 슈어드는 치명상을 입긴 혔지만 2년 후 완치되어 국무장관에 복귀, 1867년 제정 러시아로부터 720만 달러에 알래스카를 매입하여 미국영토에 편입시킨 국무장관으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링컨의 유해는 열차에 실려 수백만 명의 애도 속에 뉴욕을 거쳐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까지 1700마일을 돌아 4월 19일 엄숙하게 장례되었다. 범인이 노렸던 혼란은 있었지만 ’악을 선‘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권능으로 슬픔 속에 링컨이 꿈꿨던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미합중국의 숭고한 가치에 일심으로 동참하게된다. 그리고 탄생 100주년되는 1909년, 1달러 지폐에 그의 초상화가 새겨졌고, 1922년에는 기념관이 개장됨으로써 영원한 대통령으로 세계인의 가슴에 살아숨쉬게 된다.   링컨은 임기중 노예 제도를 폐지했지만 갈등과 분열로 연방주의가 훼손되는것을 경계했다.   헌법의 기본정신인 절차의 정당성을 따라 법과 제도를 마련, 흑인에게 자유를 소유주에게는 보상을 통해 손해를 보전하는 등 ‘관대한 화해를 통한 국가 대통합’을 이룰 ‘원대한 계획’을 세워 점진적인 개혁을 하려 하였다. 그런데 암살이라는 변수가 생긴 것이다.   졸지에 링컨의 잔여 임기를 물려받은 앤드류 존슨은 하원에서는 탄핵, 상원에서 1표 차이로 면했을 정도로 무능했고 그후 100년, 그 어떤 대통령도 링컨이 선보인 인종차별, 인권 같은 화두에 관심이 없었다. 이러니 남부곳곳은 흑인에 대한 린치가 일상이었고, 소유주 없는 흑인은 죽여도 재산권침해가 아니므로 면책된다는 억지가 힘을 얻고 있었다.   1866년, 테네시주에서는 6명의 퇴역군인에 의해 악명높은 극우단체 KKK가 조직되었는가 하면, 1868년 루이지아나의 한 소도시에서는 선거에 참여하려했다는 이유로 200여 명의 흑인이 살해된다. 이어 남부 곳곳은 해방후 일본이 조선인을 때려 잡기 위해 했던 것처럼 ‘자경단’을 조직, 흑인테러를 정당화하려 했다. 김도수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하나님 협력 링컨 대통령부부 조직 흑인테러 국무장관 윌리엄

2023-07-07

중간선거 조기투표 첫날... '투표 열기 뜨겁다' /

유권자들, 당파 떠나 경제·범죄 이슈들 중시  귀넷 등 일부 투표소서 줄서 기다리기도  CBS 여론조사...공화당이 하원 다수당 예측     다음달 8일로 다가온 중간선거에 앞서 조기투표가 17일 오전 7시부터 시작됐다. 조기투표 첫날부터 귀넷에서는 유권자들이 줄지어 기다리는 등 투표 열기가 고조됐다.       브래드 라펜스퍼거 조지아 주무장관은 올해 중간선거에 참여하는 유권자들이 4년 전 중간선거에 참여했던 4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대선에는 500만명 이상의 유권자들이 투표에 나서 투표소마다 장사진을 이루기도 했다.     또 주무장관실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예비선거 당시 약 80만명이 사전투표에 참여, 투표소에서 직접 투표했다. 이는 지난 2020년 32만 6000명, 2018년 30만명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다.       애틀랜타 저널(AJC)는 "유권자들이 당파를 떠나 인플레이션, 범죄 등의 사회 이슈에 관해 자신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후보를 밀기위해 투표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기투표 첫날 유권자 온라인 등록 시스템(eNet) 오류로 일부 유권자들이 대기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조지아주의 조기투표소는 오는 11월 4일까지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 운영된다. 일부 카운티에서는 일요일 사전투표도 허용하고 있다.     선거일 당일과 달리, 사전투표 기간에는 지정된 투표소에서 투표하지 않아도 된다. 카운티 내의 모든 사전 투표 장소에서 참여할 수 있다.     부재자 투표 또한 가능하다. 오는 28일까지 온라인이나 우편으로 투표용지를 요청해야 하며, 선거 당일 투표가 마감될 때까지 우편함이나 드롭박스에 넣어 투표용지를 반송해야 한다. 드롭박스는 사전투표소 내에 있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뽑는 주 선출직은 주지사, 주무장관, 법무장관, 교육감 등이다. 또 연방 상원의원 1석과 14명의 연방하원의원 선출 등도 포함된다.     CBS 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12~1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224석, 민주당이 211석을 각각 확보해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가 나왔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주지사 후보 등 민주당 후보들을 지지하고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오는 28일 애틀랜타를 방문할 예정이다.     윤지아 기자오바마 조지아 조지아 중간선거 조지아 선거 조지아 국무장관

2022-10-17

"양극화 미국, 파월로 모여"…파월, 댄싱퀸 들으며 지상과 이별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조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 3명이 5일(현지시간) 한 자리에 모였다.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의 장례식이 열린 워싱턴DC 국립 대성당에서다. 지난달 18일 별세한 파월 전 장관을 향한 여야를 초월한 추모 물결을 반영하듯 장례식엔 이들뿐 아니라 전·현직 고위 관료들이 다수 참석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오바마,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들도 자리를 함께했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도 모습을 보였다. 딕 체니 전 부통령,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등 고인과 각별한 관계를 갖고 한때 미국을 이끌었던 인사들도 파월 전 장관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추도사와 같은 공식 발언을 하지는 않았지만, 장례 예배가 끝난 뒤 휠체어에 의지한 미망인 앨마 파월을 포옹하면서 경의를 표했다. 비뇨기 질환으로 최근 중환자 병동에 입원했다 퇴원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장례식장 자리를 지켰다. AFP통신은 3명의 전·현직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을 두고 "양극화한 미국이 4성 장군이자 베테랑 정치인의 장례식장에 함께 모였다"고 촌평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는 파월 전 장관 별세 직후 "이라크에서 큰 실수를 저지른 파월의 죽음이 가짜 뉴스 미디어에 의해 너무 아름답게 다뤄지고 있다"고 불만을 터뜨린 바 있다. 그가 언급한 '이라크전 실수'는 파월이 2003년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보유했다고 주장하며 이라크전의 당위성을 설파했던 것을 뜻한다. 훗날 파월 전 장관은 이 발언이 자신 경력의 오점이라고 인정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파월 전 장관에게 큰 존경심을 표했다.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은 파월 전 장관을 가장 가까운 친구라고 칭하면서 "그는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벗어나라는 어떤 위협에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최고의 팀 플레이어였고, 항상 자신에게 진실했다"며 "그의 미덕은 정직과 존엄, 충성, 그의 소명과 말에 대한 흔들림 없는 헌신이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군은 그를 사랑했고, 그의 적들도 그를 존경했다"며 "그는 전임자보다 훨씬 더 인기가 있었다"고 했다. 올브라이트는 파월에 앞서 국무장관을 지내 이날 자신이 언급한 '전임자' 중 한 명이다. 파월 전 장관은 뉴욕에서 태어나 자메이카 이민자 부모 밑에서 자랐고, 흑인 최초로 미 국무장관과 합참의장을 지낸 인사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냈고, 조지 H.W. 부시(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 당시 합참의장에 올랐다. 클린턴 정부에서도 합참의장을 이어갔고,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은 그를 국무장관으로 발탁했다. 주한미군 대대장으로도 근무했던 파월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치료를 받다가 향년 8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장례식장에는 미 육군 군악대가 연주한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팝그룹 아바(ABBA)의 '댄싱퀸' 등 경쾌한 곡들이 울려 퍼졌다. 파월은 아바의 열렬한 팬이었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미국 파월 훗날 파월 콜린 파월 국무장관 리처드

2021-11-05

폼페이오-김정은 만났다…지난 부활절 주말 극비 방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트위터를 통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현 중앙정보국장)가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다"며 극비 면담 사실을 확인했다. <관계기사 4면 한국판> 트럼프 대통령은 "면담은 매우 부드럽게 진행됐으며 좋은 관계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또 "정상회담의 세부 사항이 현재 논의되고 있다"면서 "비핵화는 세계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훌륭한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열은 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도록 뭐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몇 주 후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위해 김 위원장과 만난다. 북한과 세계를 위한 엄청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한반도가 평화롭게 사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비핵화를 달성하면 북한에는 밝은 길이 있다"며 "북한과 세계에 좋은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상회담이 성공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면 가지 않을 것"이라며 "만남의 결실이 없다면 회담장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의 석방을 위해서도 협상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들은 폼페이오 지명자가 지난 부활절 주말(3월 31일~4월 1일) 극비리에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점으로 미루어 비핵화나 종전 선언 문제 등을 깊이 조율했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찬 기자 shin.dongchan@koreadaily.com

2018-04-18

평창서 폼페이오 방북까지, 김정은 그림대로 움직인다

김정은, 3월 말 시진핑 만난 후 폼페이오 불러 키플레이어 과시 트럼프는 임기 내 비핵화 달성 재선 승부수로 띄우려는 계산도 마이니치 "2년 내 북핵 폐기 방안 한·미.일 3국 긴밀하게 논의 중"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가 극비리에 방북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것은 북.미 정상회담 준비가 급진전을 보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폼페이오 지명자는 북.미 회담 준비를 총괄 지휘하고 있다. 그가 김정은과 직접 면담한 것은 역사적인 트럼프-김정은 회담 전 미국의 최대 관심사인 비핵화에 대한 김정은의 의향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통신은 18일 "폼페이오의 이번 방북은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그의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주선한 것"이라며 "김정은이 미국과 진지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는지 가늠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폼페이오의 방북은 지난주 초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돌이켜보면 폼페이오는 평양에 다녀온 직후 방북 성과를 에둘러 공개했다. 12일 자신의 국무장관 인준을 위한 상원 청문회에서다. 그는 상원의원들에게 "(북.미)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비핵화 합의를 달성할 것이라는 환상(illusion)을 갖고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도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가 대화에서 미국과 세계가 간절히 원하는 외교적 성과를 달성할 수 있게 하는 적절한 조건을 만들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가 주장해 온 '선(先) 폐기, 후(後) 보상' 방식의 일괄 타결에 대한 동의를 얻어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이 만나서 큰 틀의 비핵화 논의를 진행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는 뉘앙스가 감지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기자회견장에서 북.미 간 최고위급 대화가 이뤄졌음을 공개하면서 "나는 선의(善意)가 많이 있다고 생각하며,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는 북한과 정상회담 장소도 구체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가능성 있는 5개 후보지를 정했다"며 "곧 알려주겠다"고도 말했다. 회담 장소 발표가 임박했다는 뜻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미 간 스위스 제네바와 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의 여러 곳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주장해 온 평양과 베이징, 서울과 판문점은 검토 대상이 아니다"고 밝히면서다. 이에 스웨덴.몽골 등 유럽과 아시아 중립국을 주로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폼페이오의 방북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김정은의 분주한 움직임이다. 김정은은 3월 말 중국을 전격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난 후 약 열흘 뒤 폼페이오를 평양에서 만났다. 그 사이 남측 예술단의 평양 공연이 진행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정은은 폼페이오가 다녀간 뒤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예술공연단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의도적으로 미.중 간 균형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같은 김정은의 행보에 대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 국면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키플레이어' 역할을 보여준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북한과 1.5트랙 대화를 벌여 온 수전 디마지오 뉴욕 뉴아메리카연구소 국장은 트윗에서 "김 위원장의 직접적인 역할은 충격적"이라며 "게임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이고 생산적인 협상을 위한 준비작업에 가장 좋은 건 직접 대면해 하는 준비회담"이라며 "폼페이오 방북으로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고 덧붙였다. 애덤 마운트 미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도 "미국이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난 건 상당히 극적인 발전"이라면서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최고위급 대화가 이뤄지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 평양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시 주석이 평양을 찾는다면 2012년 11월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북한 공식 방문이 된다. CNN방송은 "시 주석의 방북은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이 끝난 뒤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쑹타오 부장은 이번 방북에서 북측과 시 주석의 방북을 협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도 시 주석의 방북설을 부인하지 않았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시 주석의 방북설 보도 확인 요청에 "자세히 제공할 관련 정보가 없지만 내가 강조할 수 있는 건 북.중 간 고위급 상호 방문 전통이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020년까지는 핵개발 계획을 전면적으로 폐기하도록 북한에 요구하는 방안을 한.미.일 3국이 함께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향후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으로부터 '약 2년 이내'라는 구체적인 목표 시기를 설정함으로써 북한으로부터 확실한 비핵화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2020년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를 1년 남겨둔 시점이다. 트럼프 1기 정권 내에 결론을 내지 못하면 비핵화 실현이 어렵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여기엔 북한 비핵화를 업적으로 삼아 자신의 재선 승부수로 띄우려는 트럼프의 정치적 계산도 작용하고 있다. 서승욱·정효식 특파원

2018-04-18

"폼페이오 방북해 김정은 만나"…"트럼프, 김정은과 직접 대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 논의를 위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직접 대화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 보도했다. CBS방송도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김정은과 직접 대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을 오해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혼란이 야기됐다"고 덧붙였다. CBS가 전한 현장 상황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직접 대화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웃으면서 "그렇다(Yes)"라고 답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국무장관 내정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부활절(4월 1일) 주간인 4월 첫 주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특사로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CIA는 북한 당국과 북.미 정상회담 장소 결정 등을 논의하는 채널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국장의 방북을 잘 아는 관계자 2명을 인용한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신뢰하는 특사와 불량국가의 수장이 특별한 만남을 가진 건 트럼프와 김정은의 핵무기 프로그램 논의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려는 노력"이라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고위급, 매우 고위급에서 직접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04-18

파격 힐러리 클린턴, 거침없는 스타일…외교가 찬반논란

힐러리 클린턴(사진) 국무장관이 첫 해외 나들이인 아시아 순방에서 직설적이고 꾸미지 않은 외교 스타일을 선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외교관들이 드러내놓고 말하기를 꺼리는 경제제재 효과에 대한 의문이나 다른 나라의 후계 문제 중국에 대한 인권외교의 실효성 등을 거침없이 밝혔기 때문이다. 또 클린턴은 외교 업무에 얽매이지 않고 순방국에서 대학생들에게 강연하고 방송사와 인터뷰하는 등 '클린턴표 국무장관'을 선보였다고 워싱턴 포스트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외교가에서는 그의 솔직하고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 정도다. 클린턴은 18일 인도네시아에서 미얀마 군사 독재정권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의도했던 효과를 냈는지 의문을 표시했다. 경제제재가 독재정권에는 별 타격을 주지 않은 채 미얀마 국민을 괴롭게 한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19일엔 "미국은 북한이 곧 후계자 문제를 둘러싼 위기에 직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대 국무장관이 외국의 후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을 자제해 온 것과 대조된다. 21일 베이징에서 중국 지도자들과 만나기 전 기자회견에서는 "중국 지도자들에게 인권 문제를 거론하겠지만 그들이 무슨 말을 할지 아주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인권 문제에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외교 전문가는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한 클린턴의 무시가 의회와 인권단체의 비난을 불러와 그의 입지를 좁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지 워싱턴대 아시아정책학과장인 데이비드 샘보 교수는 "정직은 실생활에서와 마찬가지로 외교에서도 중요한 덕목"이라며 클린턴을 높이 평가했다.

200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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