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이 아침에] 고문이란 이런거구나

남편 동창들 모임이 있다. 요즘 동창 모임을 집에서 하겠다고 자원하는 마나님들 만나기 힘들다. 착하다. 아무리 캐더링 음식이지만집을 오픈하려면 할 일이 너무 많다. 치우기, 정리하기, 숨기기, 청소하기. 생각만 해도 머리가 엉켜버린다. 내 나잇대만 그런가? 10년 이상 차이 나는 남편 후배들 마나님들과 얘기해봐도 모두 비슷하게 반응한다. 아니요. 그냥 밖에서 만나죠 뭐. 식당에서 모이는 게 차라리 좋아요.   모처럼 후배 한 분이 집을 개방한다기에 뭔 좋은 일이 있나 궁금했다. 역시나 엄청 투자해서 집을 리모델링했단다. 방도 하나 더 들이고 베란다 새로 공사해서 완전 새집처럼 꾸몄다는데 자랑하고 싶단다. 마음들이 귀엽다. 60대 중반인데도 뭔가 자랑하고 싶은 순수한 마음이 나를 미소 짓게 한다.   주문한 캐더링 만도 넉넉해 보이던데 갈비찜과 닭강정까지 추가해서 음식이 넘친다. 고깃값이 많이 올라 갈비찜 맛본지가 언젠지 잊었다. 기대하고 앞니로 덥석 물었다. 혀에 퍼지는 이 부드러운 고급진 맛. 살짝 한 입 만큼의 맛이 아니고 넓적한 갈비 전체가 혀를 자극한다. 이거 뭐지? 큰 덩어리가 입안 가득 자리한 것 같다. 씹을 수가 없잖아. 한 입만 잘라서 어금니로 보내 씹으려 했는데. 그냥 입을 벌린 채 입 밖으로 원위치시켰다. 작은 조각으로 분리가 불가능하다.     혀에 닿는 이 딱딱한 느낌이 불안하다. 밀린 얘기 나누려 비밀스레 층계 중간쯤에 자리한 10년 아래 이쁜이가 곁에 있다. 많은 후배 와이프 중 슬쩍 스며들기 시작한 한 명이다. 그녀가 눈치채지 못하게 갈비와 함께 떨어져 나온 물체를 얼른 입안으로 다시 들이밀었다. 임플란트 2개를 심어 브릿지로 붙어 있는 6개짜리 위쪽 앞니 무리다. 모두 부러져 떨어졌다. 어금니가 온전하니 음식은 씹을 수 있지만 떨어져 나온 앞니들은 어딘가에 숨겨야 한다. 대화도 불가능, 먹기도 불가능 구석진 곳으로 숨어야 할 판. 결국 먹기를 포기하고 대강 분위기 맞추다 남편을 채근해서 귀가를 서두른다.   급하게 치과 진료를 약속하고 시작된 입안 공사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비용도 메가톤급에 기간도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한국의 벚꽃이 절절하게 그리워 봄맞이 여행도 계획되어 있는데 속수무책.     임플란트 여럿에 브릿지가 설계됨에 따라 임시로 맞춰 끼고 한국 여행을 실행했다. 중고교 동창 모임에, 친한 친구들 개인적 여행까지 생전 처음 느껴보는 흐드러진 벚꽃과의 만남이 유난스레 정겹다. 그리움이었나?     불편한 임시 의치로 식사가 자유롭지 못함에 계획된 여행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돌아와 수시로 심한 고문 의자에 앉는다. 유난히 마취에 약해 가슴 벌렁거림이 심해서 의사도 조심스레 충분한 양을 투약 못 하고 잇몸 수술이다, 뼈 이식 수술이다, 임플란트다, 혼신을 다한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을 피하고자 그냥 틀니로 하자 했다. 값도 훨 싸고 시간도 짧다. 베스트가 아니란다. 어렵게 인내한 뒤에는 내 치아 같이 편하고 먹는 즐거움을 오래 만끽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이런 황당한 고문을 견디면서 제목을 알 수 없는 감사함이 마음을 덥힌다. 노기제 / 통관사이 아침에 고문 고문 의자 캐더링 음식이지만집 갈비찜 맛본지

2023-06-27

[신 영웅전] 당당했던 여운형

이념의 대립이 날카로운 지금 여운형(1886~1947)을 평가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그는 빼어난 인물이었음이 틀림없다. 만석꾼의 아들로 태어나 학식이 높고, 언어에 능통했고, 운동에 소질이 있어 초대 대한체육회장을 지냈다. 그 시대에 시국을 읽는 데 가장 뛰어났다. 그런 점에서 그는 신언서판(身言書判)을 두루 갖춘 인물이었다. 다만 판(判)에 대해서는 다르게 평가하는 사람도 있다.   여운형은 자유분방한 사람이었다. 어느 때는 일을 벌여 놓고 수습하지 못했다. 이럴 경우에는 참모를 잘 둬야 하는데, 그는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 믿고 의지하던 동생 여운홍(呂運弘)마저 형을 버렸을 때 그는 의지할 곳 없이 무너졌다. 어쩌면 그의 박덕한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다.   미군의 정보에 따르면 일본은 패망하면서 여운형에게 거금을 주고 구명도생(苟命圖生)했다. ‘우여곡절을 거쳐’ 하지(J R Hodge)는 여운형을 차기 집권자로 구상했다. 하지는 여운형이 ‘매우 유능한(immense capability) 인물’이라고 판단했다. 그가 마르크스주의자이며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는 여운형을 군정청 고문으로 내정하고 그를 초치했다. 그랬더니 여운형이 답변서를 보내 “내가 인민공화국을 세웠으니 (우리가 집권하고) 군정이 우리 고문이 돼야 하는데 이번 일은 주객이 뒤집힌 것”이라며 가지 않았다. 군정청을 기웃거리며 뭔가 한자리 얻으려고 기신거리던 세태를 고려하면 그는 이 점에서 다른 정치인과 달랐다.   요즘 주한 중국 대사가 야당 대표를 불러 훈계한 사건이 세간의 화제다. 불려가서 한 끼 식사 대접받고 사진 찍으면 자신의 정치적 비중이 높아질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 판단은 틀렸다. 여운형처럼 “당신이 오라”고 왜 말하지 못했을까. 지금이 노론(老論)의 시대도 아닌데….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 영웅전 여운형 군정청 고문 차기 집권자 초대 대한체육회장

2023-06-25

가을 밤의 축제 열린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년간 중단됐던 ‘롱아일랜드 한미문화축제’가 더 풍성해져서 돌아온다.     16일 뉴욕중앙일보를 방문한 문용철 롱아일랜드한인회장과 이 에스더 뉴욕지역한인회연합회장 등 롱아일랜드 한미문화축제 주최·주관 측은 올해로 30년을 맞는 문화축제에 한인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문용철 롱아일랜드한인회장은 이번 행사에 대해 “추석을 앞두고 부모 세대는 물론 1.5세와 2세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했다”면서 “세대를 넘어서 한인사회와 주류사회가 함께하는 가을밤의 축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악의 경우 오케스트라·밴드·국악 등 다양한 팀이 참여해 가곡과 클래식, 세대를 넘나드는 팝송, 정통 및 퓨전 국악 등 다양한 쟝르를 선보일 예정이다. K-팝 팀도 참여해 화려한 음악과 댄스를 소개한다. 여기에 태권도 시범과 사전행사로 노래실력을 뽐낼 수 있는 노래자랑 등 흥미로운 순서가 마련돼 있다.     하세종 롱아일랜드한인회 고문은 “나소카운티와 서폭카운티의 한인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문화를 주류사회에 알리고,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동반자적 관계를 돈독히 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축제는 롱아일랜드한인회가 주최를 뉴욕지역한인회연합회가 주관을 맡고 문용철, 이 에스더 두 회장이 공동대회장을 맡았다.     이 에스더 뉴욕지역한인회연합회장은 “이번 행사부터 한인회연합회가 한미문화축제에 참여하게 됐다”고 소개하고, “롱아일랜드 뿐만 아니라 이웃 지역의 한인들이 동참하는 행사로 확대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행사는 오는 28일 나소카운티 아이젠하워파크에서 개최되며, 사전행사는 오후 4시부터 본 행사는 오후 6시부터 시작된다.       김밥과 음료수가 제공되며, 모든 공연은 무료다. 글·사진=장은주 기자가을 축제 문용철 롱아일랜드한인회장 롱아일랜드 한미문화축제 롱아일랜드한인회 고문

2022-08-16

축제같은 태권도 대회, 5월에 열린다

뉴욕대한태권도협회가 오늘 5월 '피스 앤 하모니 태권도대회'를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31일 뉴욕대한태권도협회 권오남 회장, 지석현 사무총장과 박연환 고문은 뉴욕중앙일보를 방문해 개최 소식을 전하고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이 대회는 팬데믹으로 지난 2년간 열리지 못하다가 개최되는 자리다. 미 전역 태권도인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오는 5월 7일 업스테이트 퍼킵시 골드짐(258 티터스빌로드)에서 열린다.     어려운 어린이를 지원해온 대회의 전통을 살려 이번 대회의 수익금 전액은 전쟁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어린이에게 전달된다.       또, 이번 대회는 내년(2023년) 뉴욕에서 열리는 제21회 미주한인체육대회 뉴욕대표팀 선발전을 겸한다. 뉴욕팀은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있는 태권도의 선전에 힘입어 우승을 기대하고 있다.     권오남 회장은 "태권도 선수 뿐만 아니라 일반인까지 두루 참가할 수 있도록 문호를 넓혔다"면서 "시합을 넘어서 축제와 같이 펼쳐질 것"이라고 소개했다. 품새와 겨루기, 팀 겨루기 외에도 장애물 경기·높이뛰기·격파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선수부터 일반인까지 참여할 수 있고, 흥미진진하게 관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자리에 함께한 뉴욕 태권도 대부 박연환 고문은 젊은 집행부에 대해 기대감을 전하고 활발한 활동을 당부했다. 그는 "선배들이 닦아놓은 토양 위에 1.5~2세 젊은 집행부가 협회를 이끌어가려는 의지가 대단하다"고 소개했다.     2020년 3월에 취임한 권 회장은 팬데믹으로 대면활동에 제약이 있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도 전세계 최초로 줌을 이용한 온라인 토너먼트를 시도하고, 역시 온라인으로 아프리카 가나 학교에 태권도 교육을 지원하는 등 활동했다고 소개했다.     오는 9월에는 한국 국기원에서 뉴욕을 방문해 사범과 심판위원 교육을 시행한다. 이론교육은 온라인에서 미리 수강하고 3일간 실기교육을 받으면 된다.     문의는 845-226-0832 또는 peaceandharmony2022.masterkwonmartialarts.com. 글·사진=장은주 기자 chang.eunju@koreadailyny.com태권도 뉴욕대한태권도협회 피스 앤 하모니 태권도대회 권오남 회장 박연환 고문

2022-03-31

CIA 고문실태 보고서 오늘 공개…해외 경계태세 강화

중앙정보국(CIA)이 해외 비밀 감옥에서 테러 용의자들에게 자행한 고문 실태를 담은 상원 정보위원회의 보고서가 오늘(9일) 일반에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는 해외 주요 미국 시설들에 대한 경계 태세를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상원 정보위원회로부터 '내일 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보고서 공개로 해외 미국 시설과 미국인들에 대한 위협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보고서 공개에 대비해 그동안 해외 주요 시설들에 대해 안보예방 조처를 취해왔고 국방부도 테러 집단이나 극단주의자들의 보복 공격을 우려해 지난 주말 전 세계 주요 미군 지휘관들에게 경계 태세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보고서 공개에 찬성하고 있지만 국무부는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세계 곳곳에서 반미 감정에 불이 붙고 미국 시설이 공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에게 공개 시점을 늦춰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다시는 가혹한 고문이 벌어지지 않도록 정의와 투명성을 위해 보고서를 공개해야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보고서는 비밀로 분류된 총 600만쪽에 달하는 문서를 6년간 검토해 480쪽으로 요약한 것으로, 2001년 9.11 사태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비밀시설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에게 자행된 CIA의 고문 실태가 담겨 있다. 작성 비용만 4000만달러가 들었으며 CIA가 강력 반발해 페인스타인 위원장의 뒷조사를 하며 공개 저지를 시도하는 등 파문이 적지 않았다. 언론이 일부 보도한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CIA는 구타, 잠 안 재우기, 독방수감, 가족에 대한 성폭행 위협, 위험 수위의 물고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심문했으며 고문으로 얻은 정보의 가치를 과장했다. 일례로 관타나모 수감자 아부 주바이다는 83차례나 물고문을 당했는데, CIA는 그에게서 얻은 정보로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를 알아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이미 주바이다에게서 빈라덴의 행방을 알아낸 뒤였다. 앞서 현지 언론들과 정부 문서 등에 따르면 미국은 폴란드, 루마니아, 태국, 아프가니스탄,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등에 비밀감옥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고서에 거론된 국가들에서 반미 시위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에 국가들의 이름을 전부 가명 처리했다가 최종 원고에서는 이마저도 모두 빼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복례 기자

2014-12-08

나치 전범 1000명, 냉전시대 CIA·FBI 스파이로 활동

1983년 6월 어느 날 오전, 매사추세츠 노우드 시의 아담한 주택. '나치 사냥꾼'이라는 별명의 일라이 로젠바움 법무부 특별조사관이 초인종을 눌렀다. 집 주인은 당시 76세의 리투아니아 출신 이민자 알렉산드라스 리레이키스. 재미 리투아니아 교포를 위한 작은 매체에서 일하며 여생을 보내는 평범한 노인인 듯 했지만 로젠바움의 생각은 달랐다.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인상의 이 노인이 사실은 전 리투아니아 보안국장으로, 나치 게슈타포의 지시를 받고 6만명의 유대인을 기관총으로 학살한 주범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유력한 증거는 'A. 리레이키스'라는 자필 사인이 들어간 학살 관련 승인 문서였다. 자신만만한 로젠바움이 문서를 내보이자 리레이키스는 짧은 침묵 후 말했다. "그 문서, 진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 이후 10년간 로젠바움은 '리레이키스 케이스'를 파고 들었고 94년, 그의 확신이 맞았음을 증명했다. 그런데 중앙정보국(CIA)이 이상했다. 리레이키스의 추방 조치를 위해 움직이던 그에게 CIA 측에서 전화가 걸려온 것이다. "이 일에서 손 떼세요." 리레이키스는 냉전이 한창이던 50년대 CIA가 비밀리에 고용한 첩자였다. CIA와 연방수사국(FBI)이 이렇게 비밀리에 고용한 나치 전범 출신 스파이가 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동독과 당시 소비에트연방 지역에서 암약하는 대가로 CIA.FBI로부터 활동비를 지급받고, 상당수가 나치 전력을 감추고 미국으로 이주했다. 이 같은 내용은 CIA.FBI등의 관련 기밀문서 일부가 해제되면서 밝혀졌다고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YT)가 28일 보도했다. 나치 전범을 스파이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낸 건 에드가 후버 FBI 국장과 앨런 덜레스 CIA 국장이다. CIA 내부에서도 "도덕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덜레스는 "나치 전력이 있어도 국익에 도움이 되면 활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INYT는 "CIA.FBI가 나치 출신 정보원들을 공격적으로 섭외했다"며 "나치 전범들이 미국 정부의 주요 자산이었다"고 보도했다. 전범죄로 처벌을 받는 대신 미국을 위해 부역하며 기사회생한 스파이들은 주로 동독이나 동구권에서 정보수집 업무를 맡았다. 소련이 발행하는 우표의 숨은 코드를 해독하거나 소련에 잠입해 감청 케이블을 설치하는 것도 이들의 임무 중 하나였다. 리레이키스가 스파이 활동 대가로 받은 건 연 1700달러의 활동비와 매달 담배 2보루였다. 그러나 그가 받은 가장 큰 보상은 56년 CIA 도움으로 미국으로 이주해 보스턴.노우드 등에서 조용히 살았던 40여년의 세월이다. 결국 로젠바움 등의 노력으로 리투아니아로 추방된 그는 건강상 이유로 재판을 회피하다 2000년 자연사했다. 현재 이런 스파이들 중 생존자는 없다. 그러나 그들의 가족들 중 다수는 미국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뉴욕 시민 거스 폰 볼슈빙(75)이 그 중 한 명이다. 그는 INYT에 "미국 정보기관은 내 아버지를 이용했고, 내 아버지는 그들을 이용했다"며 "미국은 내 아버지를 받아들이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 오토 폰 볼슈빙은 나치의 엘리트부대였던 친위대(SS) 출신으로 유대인 학살을 주도한 아돌프 아이히만의 멘토로 불린 인물이다. 그의 나치 전력은 81년 들통나 미국 정부는 그에게 추방 명령을 내렸으나 건강 악화로 미국에 남도록 허락 받았다. 약 2달 후 캘리포니아에서 자연사했다.

2014-10-28

베를린 CIA 책임자, 추방 당해

독일 정부는 자국내에서 미국의 첩보 행위가 잇따라 드러난 것과 관련해 베를린 주재 미 중앙정보국(CIA) 책임자를 전격 추방 조치했다. 1년 전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미 국가안보국(NSA)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총리의 휴대전화를 감청한 사실이 드러난 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음에도 첩보 행위가 다시 적발되자 외교적 적대행위에 대한 가장 높은 수준의 보복 조치를 취한 것이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10일 성명을 통해 "미국 대사관에 있는 미국 정보 담당 책임자에게 독일을 떠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독일 의회 정보활동 감독위원회 클레멘스 비닝거 위원장도 "독일 정부는 미 국가안보국(NSA) 도청사건을 시작으로 최근 일련의 사건까지 여러 의혹을 해명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독일 내 미국 정보기관 책임자에게 출국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추방 명령은 독일 연방검찰이 지난주 CIA에 기밀을 넘겨준 연방정보국(BND) 직원을 이중스파이 혐의로 체포한 데 이어 국방부 직원까지 스파이 용의자로 체포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스파이 행위에 분개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을 방문한 유리 랸케 몰도바 총리와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동맹국을 상대로 한 스파이 행위는 쓸데없는 에너지 낭비"라고 비판하면서 "충분한 사실적 근거를 확보하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결정할 것"이라며 단호한 조치를 예고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직접적인 논평을 회피한 채 양국 간 정보공조는 불가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정보기관과 관련된 사안에는 논평하지 않는다"면서 "어쨌든 우리와 독일 간 안보와 정보 관계는 매우 중요한 일로 그것이 독일인과 미국인의 안전을 지켜준다"고 말했다.

2014-07-10

"CIA가 의회 컴퓨터 불법 수색"…파인스타인 상원 정보위원장 공개 비난

연방의회가 중앙정보국(CIA)의 '의회 컴퓨터 불법 수색'을 공개 비난하고 나섰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 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은 11일 의회에서 CIA가 상원 정보위의 컴퓨터를 불법 수색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이날 "CIA의 불법 수색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력분립의 원칙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근 상원 정보위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CIA의 테러용의자 고문·억류 등 비밀공작 내용을 조사한 데 대해 CIA가 비밀리에 정보위의 관련 서류들을 지워버리거나 의원들의 컴퓨터를 수색했다는 의혹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CIA의 컴퓨터 불법 수색에 대해 법무부에 조사를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그동안 정보기관의 활동을 지지해왔다. 그러나 그의 이날 발언으로 CIA와의 갈등이 예상되며 이번 사태로 인해 정보기관의 활동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파인스타인 의원은 지난해 여름 에드워드 스노든이 정보기관의 광범위한 사찰을 폭로했을 때도 테러 방지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고 정보기관을 두둔한 바 있다. 한편 이에 대해 존 브레넌 CIA 국장은 파인스타인 의원의 주장을 부인하면서 "이번 사안은 당국에 의해 적절하게 처리되고 있고, 진실은 곧 밝혀질 것이다. 만일 내게 잘못이 있다면 대통령에게 갈 것이며 그가 나의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문호 기자

2014-03-11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