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고문실태 보고서 오늘 공개…해외 경계태세 강화
상원 정보위 요약본 일반 공개
해외 비밀감옥 고문 기법 포함
반미 시위·보복 테러 우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상원 정보위원회로부터 '내일 보고서를 공개할 계획'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보고서 공개로 해외 미국 시설과 미국인들에 대한 위협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보고서 공개에 대비해 그동안 해외 주요 시설들에 대해 안보예방 조처를 취해왔고 국방부도 테러 집단이나 극단주의자들의 보복 공격을 우려해 지난 주말 전 세계 주요 미군 지휘관들에게 경계 태세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보고서 공개에 찬성하고 있지만 국무부는 보고서가 공개될 경우 세계 곳곳에서 반미 감정에 불이 붙고 미국 시설이 공격받을 수 있다는 우려에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에게 공개 시점을 늦춰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파인스타인 위원장은 다시는 가혹한 고문이 벌어지지 않도록 정의와 투명성을 위해 보고서를 공개해야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보고서는 비밀로 분류된 총 600만쪽에 달하는 문서를 6년간 검토해 480쪽으로 요약한 것으로, 2001년 9.11 사태 이후 유럽과 아시아의 비밀시설에 수감된 알카에다 대원들에게 자행된 CIA의 고문 실태가 담겨 있다. 작성 비용만 4000만달러가 들었으며 CIA가 강력 반발해 페인스타인 위원장의 뒷조사를 하며 공개 저지를 시도하는 등 파문이 적지 않았다.
언론이 일부 보도한 보고서 내용에 따르면, CIA는 구타, 잠 안 재우기, 독방수감, 가족에 대한 성폭행 위협, 위험 수위의 물고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심문했으며 고문으로 얻은 정보의 가치를 과장했다.
일례로 관타나모 수감자 아부 주바이다는 83차례나 물고문을 당했는데, CIA는 그에게서 얻은 정보로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를 알아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이미 주바이다에게서 빈라덴의 행방을 알아낸 뒤였다.
앞서 현지 언론들과 정부 문서 등에 따르면 미국은 폴란드, 루마니아, 태국, 아프가니스탄,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등에 비밀감옥을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보고서에 거론된 국가들에서 반미 시위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에 국가들의 이름을 전부 가명 처리했다가 최종 원고에서는 이마저도 모두 빼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신복례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