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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인문학, 원초적 의심의 눈길

인문학의 시작은 세상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의심의 눈길로 당연하지 않게 다시 보는 것이라고 한다. 그런 눈길로 보면 세상에 의심스러운 것들이 뜻밖에도 많다. 그렇게 보면 그 안에 숨어있는 본질적 진리를 만나기도 한다.    내가 요즈음 의심의 눈초리로 노려보고 있는 몇 가지를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털어놓는다. 이리저리 자료를 뒤적이며 열심히 궁리를 해봐도 시원한 답을 찾지 못한 질문들이다.   우리의 자랑인 한글은 모음과 자음이 만나서 하나의 소리(음)와 글자를 만든다. 어미소리와 아들소리의 어우러짐은 매우 아름답고 과학적이다. 그런데 부음(父音) 즉 아비소리는 없다. 왜 그럴까? 어쩌면 밭침이 아비소리일까? 밑에서 묵묵히 떠받치고 있는…. 없어도 별 탈 없는 글자일까?   우리 인간에게는 꽁지뼈라는 것이 있다. 엉덩이 사이에 다소곳이 튀어나와 있는 뼈다. 일부러 만져봐야 존재를 의식하게 되지만, 어쩌다가 엉덩방아를 찧으면 엄청 아프다. 하지만, 별로 쓰임새가 있는 뼈는 아닌 모양이다. 그 꽁지뼈는 꼬리가 있었던 흔적인가? 꼬리가 생겨날 징조인가?   학문적으로는 인간에게도 본래 꼬리가 있었는데, 두 발로 서서 걷게 되면서 그 꼬리가 퇴화한 흔적이라고 설명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꽁지뼈는 앞으로 우리 인간에게도 꼬리가 생길 징조라고 주장한다. 짐승이 될 징조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현실이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고 우긴다. 요새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징조라는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꽁지뼈를 더듬어 보지만 더 자란 것 같지는 않다. 천만다행이다. 꽁지뼈는 흔적인가? 징조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기독교식 결혼식에 참석할 때 자주 느끼는 껄끄러움이 있다.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니 사람이 끊을 수 없다”는 주례 목사의 말씀에는 전적으로 공감을 하겠는데, “남자의 갈비뼈를 뽑아서 여자를 만들었다”는 말에는 거부감과 함께 의심이 강하게 든다. 갈비뼈라니! 세상에 저렇게 아름답고 변덕스러운 갈비뼈가 어디 있나? 꽃을 들고 인생의 출발점에 서있는 갈비뼈는 참으로 곱구나!   그런데, 남자의 갈비뼈 몇 대를 뽑아서 여자를 만들었을까? 오른쪽 갈비뼈인가, 왼쪽 갈비뼈인가? 그 말이 사실이라면 남자는 여자보다 갈비뼈가 몇 대 적어야 이치에 맞는 것 아닌가?   잘 아는 목사님에게 진지하게 이 질문을 했다가 귀싸대기를 얻어맞은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물론 의문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아리랑은 우리의 대표적 민요다. 그런데 ‘아리랑’이라는 말이 무슨 뜻이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분분할 뿐 아직 정설이 없다. 조흥사(助興詞) 즉 흥을 돋구는 말이라는 설명도 그런 학설 중의 하나다.   그러고 보면 우리 말에는 조흥사가 참 많다. 얼씨구 절씨구, 늴리리야 니나노, 얼쑤, 지화자, 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등등…. 우리 말에는 왜 이렇게 조흥사가 많은 걸까? 민족성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걸까?   지면 관계로 몇 가지밖에 못 썼는데, 혹시 답을 아시는 분은 알려주시면 대단히 고맙겠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인문학 의심 인문학 원초적 본래 꼬리 기독교식 결혼식

2024-03-21

시카고 결혼식 비용 평균 5만6천불

시카고에서 결혼을 하는 신혼 부부들이 평균 5만 달러가 넘는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 인상으로 인해 결혼식 비용도 크게 늘어난 것인데 이에 따라 스몰 웨딩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결혼식 준비 앱인 The Knot이 국내 20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카고 지역에서 2023년 결혼한 신혼부부들은 평균 5만6000달러를 결혼식에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결혼식과 피로연 비용을 합친 것이다. 전국 평균은 3만5000달러였다.     시카고는 뉴욕의 6만3000달러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결혼식 비용이 높은 지역으로 확인됐다. 시카고의 경우 컨벤션 등 대형 행사가 열릴 경우 결혼식장 대여 비용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전체 비용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의 경우 민주당 전국 전당대회가 열리면서 행사장 예약도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 평균은 2022년의 3만달러에서 5000달러가 올랐는데 주요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어진 물가 인상이었다.     결혼식 비용이 크게 오르자 신혼부부들은 연회장을 빌려 대규모 피로연을 여는 대신 가까운 가족과 친척, 친구들만 초대해 소규모로 결혼식을 치르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 로컬 식당에서 리셉션을 열거나 전문 앱을 이용해 시간당 대여가 가능한 로프트 등지에서 식을 치르는 것이다.     시카고 북쪽 지역의 상가 건물을 대여하는 비용은 시간당 100달러선에서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법원에서 혼인 신고를 마친 뒤 결혼 사진을 찍고 근사한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결혼식을 대신하는 방식이 선호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결혼식을 진행할 경우 참석 인원이 줄어들면서 전체 비용도 줄어들게 되고 연회장이나 호텔을 사용할 경우 지불해야 하는 서비스 비와 팁 등을 아낄 수 있다는 장점도 생기게 된다.     이에 베버리지 디포 같은 업체의 경우 결혼식장으로 주류를 배달해주고 남은 주류의 경우 병을 오픈하지 않았다면 환불해주는 방식으로 행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결혼식 결혼식 비용 결혼식 준비 시카고 북쪽

2024-03-06

폐백, 결혼식의 하이라이트로 자리잡아

 춘삼월이 다가오면서 달콤한 결혼 소식들이 들려온다. 결혼식 준비에서 신랑 신부가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이 턱시도와 웨딩드레스의 선정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K 문화가 인기를 얻으면서 전통 한복을 입고 양가 어르신들께 인사를 올리는 ‘폐백’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폐백 때 입는 한복과 상차림에 따라 결혼식의 성공 여부가 가늠될 정도로, 폐백 절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폐백은 일반적으로 결혼식을 마치고 신부가 시부모에게 처음 인사를 드리고, 신랑측은 가족으로 맞아들이는 예식이다. 다시 말해 예식이 끝난 뒤 신부 쪽에서 상을 차려 시부모에게 첫인사를 드리는 절차라고 생각하면 된다.예전에는 시댁 어른들께만 절을 올렸지만, 요즘에는 양가 어른들께 함께 인사를 드리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폐백 때 입는 한복과 상차림은 일반 가정에서 준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일 결혼식 폐백을 위한 한복과 상차림을 원한다면, 김연자 한복(구 아름다운 한복)과 의논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이제 폐백은 결혼식에서 빠질 수 없는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김연자 한복을 통해 폐백을 진행하게 되면 한복에서부터 음식에 이르기까지, 별도로 손을 대지 않아도 될 정도로 완벽하게 폐백을 준비해 준다.        김연자 한복의 대표 김연자씨는 포목점을 하신 친정아버지 덕분에 어릴 때부터 한복에 매료되었다. 현재 이 포목점은 남동생이 가업을 이어 동대문 시장에서 60년 넘게 영업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부터 의류업에 종사해왔던 김 대표는 32년 전 미국에 온 이후 봉제공장, 코인 런드리 등의 사업을 하면서도 한복점에 대한 갈망이 늘 있어왔다. 그러다 몇 년 전 사업을 정리하면서 한국의 남동생이 한복점을 한번 해보라고 권유하면서 애써 묻어두었던 한복점 운영의 꿈이 되살아났다. 그리고 지금은 콜로라도 한인사회에서 유일한 한복 전문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포목점 사업을 하면서 최고 수준의 한복 디자이너들과 거래를 하는 남동생 덕분에 질높은 한복 제품들을 직접 공수하고 있다. 김 대표는 “결혼식장에서 딸에게 한복을 입히면서 너무 이쁘다며 감탄하시는 어머니들을 보면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다. 또, 폐백을 하면서 이국만리에서 한국의 전통을 자랑스럽게 드러내고, 미국인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이 일을 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김연자 한복에서는  폐백용 한복과 상차림을 비롯해 개량 한복, 돌잔치, 아동 한복 등을 취급하고 있다. 자세한 문의는 720-939-7711 로 하면 된다.     김경진 기자하이라이트 결혼식 결혼식 폐백 폐백용 한복 김연자 한복

2024-03-04

결혼식도 인플레, 가주 4만1000불

높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결혼식 비용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웨딩 전문 리서치 업체 ‘더노트(The Knot)'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평균 결혼식 비용이 3만5000달러로 전년보다 5000달러가 증가했다. 캘리포니아는 4만1000달러로 전국에서 4번째로 결혼식 비용이 많이 들었다.     결혼식 비용이 가장 높은 주는 뉴저지로 5만5000달러였다. 이는 가장 낮은 유타 1만7000달러보다 3배 이상 더 많았다. 이어 뉴욕 4만9000달러, 코네티컷·메인·뉴햄프셔·로드아일랜드·버몬트가 4만4000달러 순이었다.     보고서는 2022년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웨딩업계 상품과 서비스 비용이 많이 증가하면서 전체 결혼식 비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더 노트에 따르면 결혼식 예산은 하객수, 고용업체수, 스타일, 장소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결혼하는 예비 부부의 웨딩플래너에 대한 투자가 점차 느는 추세다. 전체 결혼식 비용에서 웨딩플래너가 차지하는 비용은 2019년 30%에서 2023년 37%로 증가했다.     고용업체 평균 비용 중 가장 높은 것은 리셉션으로 1만2800달러였다. 이어 결혼반지 5500달러, 라이브밴드 4300달러, 웨딩사진 2900달러, 플로리스트·주류 2800달러, 리허설.디너 2700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주마다 공급업체, 배송비, 인건비 등 차이로 주별 결혼식 비용이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하객 수에 따른 평균 결혼식 비용도 차이가 컸다.     50명 미만은 평균 1만6700달러, 50~100명 2만8300달러, 150명 4만5600달러, 200명 6만800달러로 나타났다.     2023년 평균 하객수는 115명으로 2022년 117명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하객당 비용은 2022년 256달러에서 2023년 304달러로 증가했다.     하객당 비용이 증가하면서 결혼식 비용을 줄이기 위해 최소 하객만 초대하는 스몰웨딩이 인기를 얻고 있다. 웨딩사진 작가나 DJ 비용은 하객수와 상관없이 동일하지만 캐더링, 케이크, 렌탈 비용은 하객 수에 따라 비용 차이가 나기 때문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세대별 결혼식 비용도 차이가 컸다. Z세대는 2만5500달러, 밀레니얼 세대 3만9400달러, X세대 2만4300달러로 밀레니얼 세대가 결혼식에 가장 큰 비용을 지출했고 Z세대가 스몰웨딩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결혼식 성수기와 비수기에 따른 비용도 차이가 났다. 1~3월 3만4900달러, 4~6월 3만3900달러, 7~9월 3만5600달러, 10~12월 3만4700달러로 결혼 성수기인 4~6월에 가장 비용이 많이 들었다.     2020년 코로나19 영향으로 결혼식 비용이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평균 결혼식 비용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꾸준히 2만8000달러 선을 기록했다.     2023년 평균 결혼식 비용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만8000달러보다 25% 증가한 3만5000달러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결혼식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결혼식 준비 일찍 시작하기 ▶결혼식 예산 세우기 ▶예산에 맞는 업체 선정 등을 조언했다.  이은영 기자결혼식 인플레 결혼식 비용 결혼식 예산 결혼식 성수기

2024-03-03

지반 약화로 결혼식 명소 ‘유리 교회’ 폐쇄

한인들에게 웨딩 촬영 등 LA의 가장 아름다운 교회로 잘 알려진 랜초팔로스버디스의 ‘유리 교회’가 무기한 폐쇄됐다.   계속되는 폭우로 이 지역의 지반이 불안정하다는 게 이유다.     유리로 된 예배당으로 유명한 웨이페어러스 채플(Wayfarers Chapel)은 지난 15일 교회 웹사이트를 통해 “지반이 불안정해져 예배당과 주변 부지를 즉시 폐쇄한다”고 밝혔다.     아발론 코브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한 이 교회는 1951년 문을 연 이래 유명인을 포함한 수천 건의 결혼식이 열린 장소로 유명하다.   이 교회는 1940년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아들인 유명 건축가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했으며 2만 5000달러를 들여 건축했다. 날카로운 각도와 기하학적 형태, 자연을 디자인에 녹여낸 로이드 라이트의 유명한 유기적 건축 스타일이 특징이다.     ‘유리 교회’가 위치한 랜초팔로스버디스는 해안과 광활한 언덕을 따라 지반이 움직이고 있고 폭우가 내리면 산사태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다.     랜초팔로스버디스 시의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지반 이동 속도가 3~5배나 빨라졌다. 지난해 여름 지반 붕괴로 롤링힐스 에스테이트 인근 12채 주택이 무너지기도 했다.     LA타임스는 포르투갈 벤드 등 이 지역에서 40년 이상 거주한 샐리 리브스씨의 주택을 예를 들어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확대되고 지반 이동이 가속화되어 더 많은 지역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포르투갈 벤드 커뮤니티는 팔로스 버디스 드라이브 사우스의 북쪽에 있다. 현재 이곳 거리는 곳곳이 모래주머니로 덮여 있고 주황색 원뿔과 산사태 피해 경고 표지판이 놓여 있다. 또 균열된 도로에는 플라스틱 방수포가 덮여있는 상태다.     랜초 팔로스 버디스와 계약해 지반 이동을 추적하고 있는 지질학자인 마이크 필립스는 “지난 16년 산사태를 모니터링 했지만 지금 사태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현재 거의 700에이커가 넘는 면적에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큰 움직임이 있었던 지역에 비해 75%나 증가한 수치다. 그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지반 이동은 이전 분석의 3~4배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산사태가 확대되는 지역에 약 400채의 주택이 있으며 이미 수십 채가 피해를 본 상태다. 도시공원 관계자에 따르면 포르투갈 벤드 보호구역, 필리오룸 보호구역, 아발론 코브 보호구역 및 포레스탈 보호구역에 걸쳐 8마일 이상 산책로가 무너진 전신주, 거대한 균열, 낙석  등으로 인해 폐쇄됐다.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최근 산사태를 늦추기 위한 복원 프로젝트 자금 지원을 위해 시에 2330만 달러의 보조금을 투입했다.     남가주 최고 부촌인 팔로스버디스 지역에 산사태 위기가 지속하면서 주택 가격 역시 하락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고급 동네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질로우(Zillow) 자료에 따르면 지반 이동 경고에도 지난 2년 동안 포르투갈 벤드 지역에서 여러 채 주택이 판매됐다. 지난해 말 한 채에 이어 지난달에도 매매건이 보고됐다.   이은영 기자랜초팔로스버디스 유리 교회 결혼식 명소 로스앤젤레스 이은영 팔로스버디스 LA의 가장 아름다운 교회 사진 찍기 좋은 곳 산사태 미주중앙일보

2024-02-18

LA 결혼식 명소 팔로스버디스의 ‘유리 교회’ 무기한 폐쇄

한인들에게 LA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회로 잘 알려진 랜초 팔로스버디스의 유명한 “유리 교회”가 무기한 폐쇄됐다. 유리로 된 예배당으로 유명한 웨이페어러스 채플(Wayfarers Chapel)은 15일 교회 웹사이트에 "지반이 불안정해져 예배당과 주변 부지를 즉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아발론 코브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위치한 이 예배당은 1951년 문을 연 이래 유명인을 포함한 수천 건의 결혼식이 열린 장소로 유명하다. LA타임스에 따르면 배우 제인 맨스필드와 미키 하르기테이가 1958년, 비치 보이즈로 유명한 브라이언 윌슨과 멜린다 레드베터가 1995년에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또한 "The O.C.", "비벌리힐스 90210", "트루 디텍티브" 등 여러 영화와 TV에도 등장했다. 이 예배당은 1940년대에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아들인 유명 건축가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했으며 2만 5,000달러를 들여 건축했다. 날카로운 각도와 기하학적 형태, 자연을 디자인에 녹여낸 로이드 라이트의 유명한 유기적 스타일이 특징적이다. “전후 유기적 교회 디자인의 독특한 특징”을 구현한 뛰어난 건축과 조경으로 평가받아 2023년에 국립 사적지로 지정되었다. 랜초 팔로스버디스는 해안과 광활한 언덕을 따라 지반이 움직이고 있으며, 폭우가 내리면 산사태가 자주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수십 년 전 산사태로 이 교회는 방문자 센터를 잃었었다.  팔로스버디 결혼식 유리 교회 무기한 폐쇄 교회 웹사이트

2024-02-16

물가·수요 급등…LA 결혼식 비용 5만불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전방위로 물가가 상승한 가운데 올해 결혼식 비용도 큰 폭으로 올랐다.     LA 한인타운 웨딩업계에 따르면 올해 결혼하는 커플의 예산은 평균 5만 달러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 3만5000달러에서 거의 43%가 올랐다.     한인웨딩 업계는 지난해 팬데믹으로 미뤘던 결혼식이 몰리면서 결혼식 장소, 사진작가, 웨딩플래너, 플로리스트 등 결혼식 관련 서비스 수요가 급증한 데다 인플레이션과 오른 임금 등으로 결혼식 비용도 대폭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으로 물가 체감률이 40% 이상인데 서비스 비용이 대부분 차지하는 결혼식 비용이 팬데믹 이전보다 높은 것은 당연하다”며 “3만 달러 정도 예산이면 LA에서 50~100명 미만 스몰 웨딩일 것”이라고 말했다. 웨딩드레스 렌트비, 사진, 비디오 촬영 비용만 1만 달러가 훌쩍 넘는다고 그는 덧붙였다. 웨딩드레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드레스 렌트 비용은 1000~3000달러로 수선 및 액세서리 비용이 포함됐다.     신혼여행을 제외한 결혼식 비용을 세분화하면 웨딩드레스(구입 또는 렌트), 헤어와 메이크업, 리셉션 장소, 라이브 밴드, 사진작가, 플로리스트, 비디오 작가 등으로 인건비가 가장 많이 올랐다.   경기침체 여파로 스몰 웨딩을 선호하면서 예기치 않게 폐백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결혼식 규모가 줄면서 각종 이벤트를 생략하고 대신 가족과 친구와 함께 한국 전통 결혼식 문화를 선호해서다. 폐백이 인기를 끌면서 LA 한인타운 한복 전문업체에 타주에서 폐백 패키지 렌트 수요도 늘고 있다.   결혼식 연령이 밀레니얼세대에서 Z세대로 바뀌면서 웨딩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실용성을 추구하는 Z세대는 전통 결혼식을 생략하고 사진만 찍거나 캐주얼 또는 빈티지 드레스 입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Z세대 결혼식 문화에 업계도 발 빠르게 변화 중이다.     이화 웨딩&한복의 로라 박 대표는 “고객의 80%가 한국계 혹은 타인종으로 Z세대로 연령층이 바뀌고 있다”며 “웨딩드레스 혹은 한복 중 선택하고 신부 헤어와 메이크업, 사진 촬영까지 서비스하는 포토 패키지가 인기”라고 설명했다. 타운 내 포토 패키지 가격은 1800~2500달러 선이다.     결혼식 알뜰족이 증가하면서 LA 한인타운 호텔 연회장 예약도 늘었다. 웨딩전문 웹사이트 나트에 따르면 연회장 평균 비용은 1만 달러가 넘는다.     이에 비해 한인타운 호텔 연회장 렌트비는 100~200명 수용 규모 홀이 4시간 기준 4000달러다. 의자, 커버 등 기타 서비스를 포함해도 5500달러 선이다.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 제이슨 김 지배인은 “올해는 실속있게 결혼식을 준비하는 커플들이 많다”며 “이에 맞춰 호텔 대관료 부담을 줄이고 무료 서비스를 추가하고 호텔 내 캐더링 서비스 를 시작하는 등 고객 중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온라인 결혼 준비 사이트 졸라가 올해 결혼하는 커플 4000쌍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국에서 결혼식 비용이 가장 비싼 도시 1위는 뉴욕으로 4만3536달러가 필요했다. 뒤를 이어 샌프란시스코-오클랜드-산호세(3만7284달러), 보스턴(3만5902달러), 필라델피아(3만4111달러), 마이애미-포트 로더데일(3만3622달러), 워싱턴 DC(3만3199달러), 시카고(3만2281달러) 순이었다.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결혼식 물가 결혼식 비용 결혼식 규모 결혼식 장소

2023-06-01

돌잔치·송년회 연회장, 타운서 밀려난다

LA한인타운 내 돌이나 칠순 잔치 등을 열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타운의 중식당 양대산맥인 만리장성에 이어 용궁도 주상복합 건물로 재개발되기 때문이다. 이 두 식당은 돌잔치, 결혼식, 송년회, 동문회, 각종 한인단체 행사가 자주 열리던 타운내 명소였다. 이에 용궁의 재개발 소식을 접한 일부 한인들은 서운하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용궁 재개발 소식을 들은 이수정 씨는 “이민 온 지 얼마 안 돼 이민생활이 낯설었을 때 용궁에서 한 첫 애 돌잔치는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있다”며 “지금도 부모님과 자녀들과 함께 주말에 가족모임을 하는 곳”이라며 아쉬워했다.     중식당 만리장성은 2021년 2월 재개발을 위해 철거되고 현재 해당 부지는 아파트가 재건축 중이다. 1980년부터 40년 넘게 LA한인타운의 대표적인 중식당으로 명성을 이어온 용궁은 연내 폐업을 앞두고 있다. 용궁 자리에는 6층 높이 90유닛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요식 업계 관계자들은 가족모임 장소 감소 원인으로 타운 내 활발한 주택 재개발 사업과 부족한 식당 인력을 꼽았다. 또 가족 모임이 줄면서 매출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LA한인타운에서 모임이나 행사를 열 수 있는 장소는 용궁, 용수산, 홍연 등이며 호텔로는 옥스포드팔레스, JJ그랜드, 가든스위트 등 정도다. 팬데믹을 거치며 한인호텔들이 연회 음식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소는 더 줄었다.     용궁 관계자는 “가족과 동호회 모임 등으로 연말과 성수기에는 14개 룸의 예약이 만석”이라며 “고객 중 한인 2세도 30%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외 용수산은 230명 수용이 가능한 2층 대형 룸을 비롯해 13실이 마련돼 있으며 로텍스호텔 내 중식당 홍연에도 12명에서 최대 24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3개의 룸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흔히 한인 2세들이 한인타운을 외면한다고 오해하지만, 요즘 K푸드 인기에 모임 장소로 한인타운을 선호하는 한인 2세도 많다”고 강조했다. 홍연의 자스민 송 매니저는 “결혼식 피로연, 돌잔치 고객 중 한인 2세 비중은 70~80%를 차지한다”고 전했다.     더욱이 한인타운 식당과 호텔의 프라이빗룸과 연회장의 우수한 가성비 덕에 한인 2세들의 약혼식, 결혼식, 상견례 등을 위한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용궁의 경우 대형 룸에서 음식을 주문하면 추가 부대시설 사용료 등 별도 비용이 없고 음료 및 주류 반입도 허용한다.     용궁 관계자는 “유년시절 부모와 시간을 보낸 공간에 대한 정서적 친근함과 가성비 좋은 음식 서비스에 만족한다”며 “프라이빗 파티 및 대규모 모임 등 다양한 공간이 많은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용수산도 마이크, 프로젝트 등 행사 부대시설을 무료로 제공한다. 용수산 관계자는 “한식재료로 메인 요리는 물론 디저트까지 직접 만든다”며 “웨딩 시즌 한인 2세 결혼식 피로연의 타인종 하객들이 전통 한식 메뉴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한인 호텔 경우 대관료가 주류 호텔 연회장보다 저렴하고 추가 서비스에 대한 별도 차지가 적다.     옥스포드 팔레스 호텔 제이슨 김 지배인은 “주류 호텔 대관은 4000~6000달러에 추가 서비스에 따라 돈을 지불해야 하지만 한인 호텔은 이보다 1000~2000달러 저렴하고 무료 서비스 지원이 많다”며 “예산을 세워 그 안에서 행사를 진행하는 합리적인 한인 2세들의 호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이은영 기자돌잔치 송년회 현재 la한인타운 돌잔치 결혼식 한인 2세들

2023-04-19

“무료 결혼식 다시 합니다” 귀넷 법원서 밸런타인 행사

팬데믹으로 중단됐다 재개   귀넷 카운티 법원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동안 중지됐던 무료 발렌타인 데이 결혼식을 재개한다.    크리스티나 해머 블룸 귀넷 카운티 판사와 크리스토퍼 발라 판사가 공동 주최하는 이 행사는 오는 14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로렌스빌에 있는 법원행정처에서 열린다. 블룸 판사는 “한동안 중단된 발렌타인 데이 무료 결혼식을 올해 다시 열 수 있게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커플은 처음 결혼식을 올리거나 혼인 서약을 재다짐 하는 커플. 결혼을 앞둔 커플은 이날까지 혼인허가증을 발급 받아 참석해야 한다. 혼인허가 신청은 오전 8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이며 공문서보관소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접수를 받는다. 결혼 허가증을 받으려면 56 달러, 혼전 교육증명서를 받으려면 16 달러를 내야 한다.    혼인 서약을 재다짐 하는 데는 혼인 허가증이 필요하진 않다. 다만, 지금까지는 예약이 필요 없었는데, 신청이 많아 예약을 해야 한다. 블럼 판사는 “너무 기쁜 날이니 하객들을 초청하는 건 언제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김지민 기자 윤지아 기자밸런타인 결혼식 무료 결혼식 밸런타인 행사 무료 발렌타인

2023-02-07

[우리말 바루기] ‘승낙’과 ‘허락’

코로나19로 결혼식을 미뤄 왔던 사람들이 하나둘 결혼 소식을 전해 왔다. “부모님께 결혼 승낙을 받고 결혼식 날짜를 잡았어요” “코로나19 때문에 가족들의 승락하에 혼인신고만 먼저 하기로 했어요”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이처럼 청하는 바를 들어주는 것을 나타낼 때 ‘승낙’이라 해야 할지, ‘승락’이라 해야 할지 헷갈린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승락’이 아니라 ‘승낙’이 맞는 말이다. 한자어 ‘承諾’은 ‘이을 승’과 ‘허락할 낙’으로 구성돼 있으므로 본음 그대로 ‘승낙’으로 발음하고 그렇게 표기하면 된다. 따라서 ‘승락’이라 하면 틀린 말이 된다.   그렇다면 비슷한 의미의 한자어인 ‘허락(許諾)’은 왜 같은 한자(諾)임에도 ‘낙’이 아니라 ‘락’으로 표기하는 것일까? 한글맞춤법은 한자어에서 본음으로도 나고 속음으로도 나는 것은 각각 그 소리에 따라 적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속음(俗音)’은 한자의 음을 읽을 때 본음과는 달리 사회적으로 굳어져 쓰이는 음을 이른다.   본음은 ‘허낙’이 맞지만 사람들이 발음하기 편한 ‘허락’을 계속 쓰면서 속음인 ‘허락’이 표준어가 된 것이다. 따라서 ‘허낙’이라 쓰면 틀린 말이 된다.   ‘승낙’과 ‘허락’ 외에도 ‘낙’을 써야 할지 ‘락’을 써야 할지 헷갈리는 낱말이 몇 개 있다. ‘諾(허락할 낙)’은 ‘수락(受諾), 쾌락(快諾, 남의 부탁 등을 기꺼이 들어줌)’ 등에서는 ‘락’으로 적어야 한다. 반면에 ‘감낙(甘諾, 부탁이나 요구 등을 달갑게 승낙함), 감낙(感諾, 감동해 승낙함)’ 등에서는 ‘낙’으로 적는 것이 바르다.우리말 바루기 승낙 허락 결혼 승낙 결혼식 날짜 결혼 소식

2022-12-25

“인플레로 돈 없어요”…연애·결혼도 힘들다

인플레이션 탓에 데이팅과 결혼 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율정보업체 고뱅킹레이츠닷컴이 노동통계국의 소비자 지출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연간 데이트 비용이 올해 평균 1만1825달러로 지난해 9410달러보다 25.7% 증가했다. 〈표 참조〉   가장 큰 폭으로 오른 항목은 개스비로 지난해보다 37%가 올라 연간 2148달러를 나타냈다.     다음으로는 외식비와 엔터테인먼트비가 각각 27.6%, 22.7%가 증가한 3030달러, 3568달러로 3000달러대를 넘어섰으며 의류, 신발 등 의복비도 1754달러로 22.3%가 늘어났다.   이밖에 미용 등 퍼스널 케어 비용이 771달러로 19.4%, 음료비가 554달러로 15.9% 증가했다.   주요 항목 가운데 비용부담이 큰 지출은 엔터테인먼트, 외식, 개스, 의류 순으로 나타났다.   중매사이트 소피 러브의 공동 설립자 소피 싱어는 “외식, 영화 관람 대신에 공원에서 산책이나 피크닉으로 전환하면 100달러 정도로 데이트를 할 수 있다”면서 “아이스크림이나 커피, 집에서 만든 음식을 나눈다면 전형적인 데이트에 따른 재정적 부담 없이 서로를 알아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데이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온라인 데이팅 앱이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기 데이팅 앱 틴더와 힌지는 지난 3분기 실적 보고에서 유료 회원 수가 각각 2%, 7%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결혼정보 전문사이트 더 노트에 따르면 반지를 제외한 결혼식 비용도 지난해 평균 2만800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평균 1만9000달러였던 2020년에 비해 47.4%가 증가한 것으로 팬데믹으로 미뤘던 결혼 수요가 급증하고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으로 관련 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하객 1인당 접대 비용도 평균 266달러로 2019년 214달러, 2020년 244달러에 비해 각각 24.3%, 9%가 증가했다.   더 노트는 결혼식 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1~3월 등 비수기 시즌에 결혼 날짜 잡기 ▶캐시백 등 각종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로 결제하기 ▶가입 보너스 포인트가 큰 신용카드 개설하기 ▶호텔 포인트 적립하기 ▶결혼식 관련 물품은 구매 대신 렌트할 것을 권장했다. 박낙희 기자인플레 결혼 결혼식 비용 결혼 비용 결혼정보 전문사이트

2022-12-14

[J네트워크] 바이든이 웃는 또 다른 이유

최근 들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표정이 유난히 밝다. 얼마 전 실시된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으로 확정되고 하원에서조차 예상보다 선전하면서 정치적 기반이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그런 그에게 또 하나의 경사가 겹쳤다. 이번 주말 애지중지하는 손녀의 새 출발을 지켜보는 할아버지로 인생의 또 다른 순간을 맞이한다는 소식이다.   장손녀이자 아들 헌터 바이든의 딸 나오미 바이든(28)이 워싱턴 시간으로 19일 백악관 사우스 론에서 오랜 남자친구이자 법학도인 피터 닐(25)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백악관 결혼식은 13년 만인데, 222년 역사의 백악관에서 19번째 경사다.   변호사인 나오미는 2020년 할아버지의 대선 캠페인 동안 SNS 등을 통해 젊은 층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올여름 자신의 백악관 결혼식 소식을 알린 것도 트위터를 통해서였다. 워싱턴 사교계는 들떠 있는 모습이다. 초청 대상은 누구인지, 신부가 어느 디자이너의 어떤 웨딩드레스를 선택할 것인지, 메뉴와 와인은 무엇을 고르고 웨딩케이크는 어떤 모양에 무슨 맛일지, 설레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결혼식의 비용 관련 이야기만 나오면 일제히 함구하는 분위기다. 바이든가(家)는 지극히 사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모든 비용을 개인적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고 결혼식의 자세한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지난 7월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결혼식에 국민의 세금이 쓰이는 것 아니냐는 출입기자 질문에 백악관 업무와 관련 없는 사적인 일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얼핏 보기엔 공과 사가 뒤섞일 수 있는 사안에 명쾌하고 단호한 답변이었다. 여기에 더 이상 토를 달지 않는 미국 언론 또한 낯설고 추가 취재도 없는 분위기다. 공적 영역이든 사적 영역이든 공인의 모든 사안이 정치화되기 쉬운 우리 사회와 언론의 모습과 대조적이다.   결혼식 바로 다음 날은 바이든 대통령의 팔순 생일이다. 미국 역사상 최고령(78살) 취임 대통령으로서 건강과 차기 대선 출마 여부는 여전히 민감한 문제다. 그럼에도 워싱턴 정가는 새출발하는 대통령 손녀 부부의 결혼식에 관심 어린 축복을 보내고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던 닉슨 대통령도 1971년 자신의 딸 트리샤의 로즈 가든 결혼식을 회고하며 “우리 모두가 영원히 기억할 하루였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아름답고 그야말로 행복했다”고 말한 바 있다. 새 출발은 대개 아름답다.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말 많이 웃을 것이다. 안착히 / 글로벌협력팀장J네트워크 백악관 결혼식 대통령 손녀 피에르 백악관

2022-11-18

[이 아침에] 살 맛 죽을 맛, 살아있는 동안

여왕도 죽는다. 중국을 통일하고 평생 불로초를 찾아 헤매던 진시황제도 죽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유명한 사람, 권력 있는 사람, 별 볼 일 없는 사람, 산 사람은  모두 죽는다. 삶의 높낮이와 길이가 천차만별이라 해도 늙는 것과 죽는다는 사실 만큼은 공평하다.     끝을 재보지 않으면 생의 길고 짧음은 가늠하기 힘들다. 살아온 흔적을 훑어봐도 잘 살았는지 아닌지 판단하기 힘들다. 행복해 보였던 사람이 지옥 같은 고통에서 살았을 수도 있고 비천해 보이는 삶이 황홀한 이름다움일 수 있다. 한 인간의 파란만장한 생을 미사여구나 미련한 비판으로 요약해 평가하기는 힘들다.   새집으로 이사 온 후 텃밭과 마당 가꾸기에 골몰했다. 허리 굽혀 땅을 파고 머리 들고 하늘 올려보며 난생처음 호젓한 기쁨을 만끽한다. 어디에 무엇을 심을지 고민하고 가꾸고 물주며 다음날 얼마나 자랐는지 키를 재는 일은 아이들 키울 때처럼 즐겁다.     동네 산책하며 이웃에 핀 크고 탐스러운 수국을 살펴본다. 수국은 초여름에서 무더운 여름 중순까지 피는데 흰색, 보라색, 옅은 노란빛을 온몸에 감고 왕관 쓴 여왕처럼 우아하고 아름답다. 내년 봄 뒤뜰에 심을 생각을 했는데 마음이 변했다. 가을의 문턱에 닿자 수국은 고고했던 자태를 꺾고 커다란 잎이 누렇게 변해간다. 작은 꽃송이들은 시들면 바람에 날려가거나 땅에 떨어지는데 수국은 꽃이 너무  커서 잘라주지 않으면 한겨울 내내 죽은 잎들을 장송곡처럼 매달고 겨울을 버틸 것이다. 크고 화려한 것들의 죽음은 작고 소박한 작별보다 흉하고 잔인하다.         피자 사러 큰길 피해 한가한 샛길로 빠졌는데 후진하는 커다란 트럭 한 대가 내 차를 박을 뻔했다. 몇 초만 늦거나 빨랐어도 삶과 죽음이 달라졌을 것이다.   운명을 믿는다. 좋은 것만 골라서 믿기로 한다.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른다. 지금 내가 발 딛고 있는 땅, 머리 위에 펼쳐진 하늘과 가는 목 산들거리는 코스모스 향기도 믿을 게 못 된다. 고통과 절망을 등에 업고 목숨 붙어있는 동안 미지의 길 따라 쓰러질 때까지 걷기를 계속할 뿐이다.     나이 들면서 죽음을 맞는 일이 많아졌다. 축하파티보다 병문안과 장례식 초대를 더 받는다. 찬란하고 빛나는 시간 동안 가장 사랑하는 세 사람을 떠나 보냈다.     세월은 마른하늘에 쏟아지는 장대비처럼 후딱 지나갔다. 눈먼 사랑에 빠져 약혼식, 결혼식 거쳐 베이비샤워로 선물 폭탄 받으며 애 셋을 출산했다. 인생의 화려한 봄날이다. 아장아장 걷는 아이들 돌잔치 서로 초대하고 입학식, 졸업식 잔치한 게 어제 같은데…. 그 세월 진초록으로 물오른 우람한 나무 뒤로 버티는 하늘은 높고 푸르렀다. 둥지 떠나는 애들 기숙사로 들여보내며 부둥켜안고 울었다. 제 짝 만나 결혼하고 손주들 유치원 입학 소식을 듣는다.     이젠 비발디의 사계절을 듣지 않는다. 봄 여름이 지나간, 남은 계절의 슬픔을 누르며 낭만이 흐르는 쇼팽의 야상곡을 듣는다. 단순하고 서정적이면서 감미롭게 격정을 잠재우는 녹턴(Nocturne)은 생의 아픈 마디를 건반으로 누르듯 반복되는 피아노의 경쾌한 박자로 애절하고 따스하게 가슴을 울린다. .     인생은 접어서 버릴 일기장이 아니다. 포기는 없다. 잠시 멈춤이 있을 뿐이다. 살 맛 죽을 맛 사이를 오락가락해도 살아있는 동안 희망의 끈 놓지 않는다. 이기희 / Q7 Fine Art 대표·작가이 아침에 입학식 졸업식 약혼식 결혼식 장례식 초대

2022-10-16

[수필] 두번째 웨딩

얼마 전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행사에서 지난 달 사망한 하원의원을 호명하며 “어디 있소?”라며 찾았다는 뉴스가 화제가 됐다.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요즘 남편과 나는 물건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뿐만 아니라 잘 아는 책 이름이나 음악, 미술 작품의 제목이 금방 안 떠올라 사람들에게 우리가 원래 그런 것도 모르는 무식쟁이로 여겨질까봐 걱정이다. 가까운 사람이나 누구나 아는 유명인의 이름도 기억 못했다가 엉뚱하게 한참 후에 생각이 나기도 한다. 하도 깜빡깜빡 건망증이 심하니 “우리 이러다가 치매에 걸려서 서로 몰라보게 되면 어쩌지?” 하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한다. 우리 둘 중에 누가 먼저 건 치매나 알츠하이머에 걸려 감당하기 힘들면 죄책감 없이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미리 약속까지 해 둔 상태다.     알츠하이머 이야기가 나오니 지난 해 6월 워싱턴포스트지가 보도한 코네티컷주 앵도버에 거주하는 54세의 리사와 56세의 피터 마샬 부부가 두번째 결혼식을 했다는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난다. 지난 2018년 조기 발생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은 남편 피터는 급속히 기억을 잃어버린 어느 날 TV속 결혼식 장면을 보고는 자신의 아내 리사에게 “우리도 결혼하자”고 깜짝 청혼을 했다는 것이다. 웨딩 플래너인 딸이 결혼식을 본격적으로 준비했고 두 사람은 마침내 두 번째 결혼식을 올렸다. 다음 날 그녀의 남편은 전날 상황을 까맣게 잊었고, 그녀에게 한 첫번째 청혼도 두번째 청혼도 기억하지 못했다고 한다.  중증 알츠하이머 병을 앓고 있는 남편이 자신의 아내와 다시 결혼한 사연이 전해지며 미국 사회에 잔잔한 울림을 줬다.       한 여자에게 두 번 청혼해서 두 번 결혼한 남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아주 오래 전 감명 깊게 본 영화가 떠올랐다. ‘마음의 행로’라는 영화인데 우리나라 관객에게 오랜 기간 수차례 개봉을 하며 꾸준히 사랑을 받은 고전 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1차 세계대전 직후의 영국, 외딴 곳에 위치한 정신병원에 수감된 젊은 남자는 전쟁 중 부상의 후유증으로 자신의 이름과 가족상황 등 자신과 관련된 어떤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언어 장애도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종전 소식을 듣는다.  사람들이 순식간에 거리로 뛰쳐나오고 시가지는 온통 축제 분위기다.     그 혼란한 틈을 타서 그는 슬며시 정신병원을 빠져나온다. 얼떨결에 담배 가게에 들어 갔는데 그곳에서 폴라라는 여인을 만난다.  폴라는 자신의 일도 포기한 채 그를 헌신적으로 돕는다. 그들은 한적한 시골로 가서 결혼을 하고 아들도 낳고 신혼의 단꿈을 꾸며 산다.  남자는 작은 지방 신문에 기사를 기고하며 생계를 꾸려가지만 행복한 삶에 젖어 지낸다.       얼마 후 신문사에 취업 면접을 보러 가던 중 교통사고 충격으로 뇌를 다치는 바람에 폴라와의 모든 기억들을 완전히 잃어버린다. 폴라를 기억할 수 있는 단서는 호주머니에 들어 있는 열쇠 뿐이다. 대신 전에 잃어버렸던 과거의 기억을 회복한다. 그의 진짜 이름은 찰스이고 명문가의 상속자다.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 사업가로 성공하지만 뭔가 늘 허전하다. 주머니에 남아 있는 열쇠를 만지작거리며 지난 3년 간의 일을 기억해 보려 애쓰지만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한편 폴라는 억장이 무너지는 상황에다 아이까지 잃는다. 그러던 어느 날 잡지에서 성공한 사업가이자 정치가가 된 찰스의 인터뷰 사진을 보고 신분을 감춘 채 그의 개인 비서로 취직한다. 폴라가 찰스 주변을 맴돌며 그의 기억을 되살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눈물 겹다. 찰스는 후에 국회의원이 되고 유능한 폴라의 보필이 필요해서 그녀와 두 번째 결혼을 하나 쇼윈도 부부일 뿐 애정은 없다.       폴라는 아무리 애써도 자기를 몰라보는 찰스에게 낙심해서 둘이 행복하게 살던 시골의 옛집을 찾아간다. 찰스는 타 지역에 출장을 갔는데 초행 길임에도 어딘가 너무 익숙한 분위기다. 그는 종전 날의 혼란스러운 시가지 모습과 폴라를 처음 만났을 때를 상기하며 과거의 기억을 되찾는다. 찰스가 폴라와 살던 집을 찾아가 열쇠구멍을 맞추면서 폴라와 포옹하는 마지막 장면은 지금도 가슴 뭉클하다.     이 영화는 기억이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기억을 잃는다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말해 준다. 그렇게 중요한 기억을 잃어버리게 하는 무서운 질병이 있다. 치매다. 치매는 성장기에는 정상적인 지적 수준을 유지하다가 후천적으로 인지 기능의 손상 및 인격의 변화가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한다. 알츠하이머는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도 앓았던 병으로 치매의 약 50~70%는 알츠하이머라고 한다.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은 기억장애로 최근에 일어난 일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집 근방에서 길을 잃고, 같은 말을 계속 되풀이하는 것 등이 있다.     재미 있는 것은 치매에는 예쁜 치매와 미운 치매가 있다고 한다. 평소 성격에 따라 예쁜 치매가 될 수 있고 미운 치매도 될 수 있다고 한다. 예쁜 치매는 순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는데 반해 미운 치매는 남을 의심하고 거짓말도 하는 등 고약하게 행동하며 주위 사람을 힘들게 한다. 살아오면서 애써 참았던 일들이 교양이라는 브레이크가 풀리면서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면이 무분별하게 터져 나오는 것이 치매라고 한다. 조기에 발견하면 충분히 증상을 조절하여 진행을 늦출 수도 있고, 초기 단계에서 미리 예쁜 치매가 되도록 노력하면 미운 치매도 예쁜 치매로 바뀔 수 있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고령화 시대에 치매는 남의 일이 아니다. 치매에 걸리지 않으면 좋겠지만 지금 같아서는 우리 부부도 치매에 걸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겁이 난다. 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겠다. 배광자 / 수필가수필 웨딩 알츠하이머 이야기 tv속 결혼식 중증 알츠하이머

2022-10-13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살 맛 죽을 맛, 살아있는 동안

여왕도 죽는다. 중국을 통일하고 평생 불로초를 찿아 헤매던 진시황제도 죽었다. 잘난 사람, 못난 사람, 유명한 사람, 귄력 있는 사람, 별 볼일 없는 사람, 산 사람은 모두 죽는다. 삶의 높낮이와 길이가 천차만별이라 해도 늙는 것과 죽는다는 사실만큼은 공평하다.       끝을 재보지 않으면 생의 길고 짧음은 가늠하기 힘들다. 살아온 흔적을 훑어봐도 잘 살았는지 아닌지 판단하기 힘들다. 행복해 보였던 사람이 지옥 같은 고통에서 살았을 수도 있고 비천해 보이는 삶이 황홀한 이름다움일 수 있다. 한 인간의 파란만장한 생을 미사여구나 미련한 비판으로 요약해 평가하기는 힘들다.   새 집으로 이사온 후 텃밭과 마당 가꾸기에 골몰했다. 허리 굽혀 땅을 파고 머리 들고 하늘 올려보며 난생 처음 호젓한 기쁨을 만끽한다. 어디에 무엇을 심을지 고민하고 가꾸고 물주며 다음날 얼마나 자랐는지 키를 재는 일은 아이들 키울 때처럼 즐겁다.     동네 산책하며 이웃에 핀 크고 탐스런 수국을 살펴본다. 수국은 초여름에서 무더운 여름 중순까지 피는데 흰색 보라색 옅은 노랑색을 온몸에 감고 왕관 쓴 여왕처럼 우아하고 아름답다. 내년 봄 뒤뜰에 심을 생각을 했는데 마음이 변했다. 가을의 문턱에 닿자 수국은 고고했던 자태를 꺾고 커다란 잎이 누렇게 변해간다. 작은 꽃송이들은 시들면 바람에 날려가거나 땅에 떨어지는데 수국은 꽃이 너무 커서 잘라주지 않으면 한겨울 내내 죽은 잎들을 장송곡처럼 매달고 겨울을 버틸 것이다. 크고 화려한 것들의 죽음은 작고 소박한 작별보다 흉하고 잔인하다.       피자 사러 큰 길 피해 한가한 샛길로 빠졌는데 후진하는 커다란 트럭 한대가 내 차를 박을 뻔 했다. 몇 초만 늦거나 빨랐어도 삶과 죽음이 달라졌을 것이다.   운명을 믿는다. 좋은 것만 골라서 믿기로 한다. 내일 일은 아무도 모른다. 지금 내가 발 딛고 있는 땅, 머리 위에 펼쳐진 하늘과 가는 목 산들거리는 코스모스 향기도 믿을 게 못 된다. 고통과 절망을 등에 업고 목숨 붙어있는 동안 미지의 길 따라 쓰러질 때까지 걷기를 계속할 뿐이다.     나이 들면서 죽음을 맞는 일이 많아졌다. 축하파티 보다 병문안과 장례식 초대를 더 받는다. 찬란하고 빛나는 시간 동안 가장 사랑하는 세 사람을 떠나 보냈다.     세월은 마른 하늘에 쏟아지는 장대비처럼 후딱 지나갔다. 눈 먼 사랑에 빠져 약혼식 결혼식 거쳐 베이비샤워로 선물 폭탄 받으며 애 셋을 출산했다. 인생의 화려한 봄날이다. 아장아장 걷는 아이들 돌잔치 서로 초대하고 입학식 졸업식 잔치한 게 어제 같은데… 그 세월 진초록으로 물오른 우람한 나무 뒤로 버티는 하늘은 높고 푸르렀다. 둥지 떠나는 애들 기숙사로 들여보내며 부둥켜안고 울었다. 제 짝 만나 결혼하고 손주들 유치원 입학 소식을 듣는다.     이젠 비발디의 사계절을 듣지 않는다. 봄 여름이 지나간, 남은 계절의 슬픔을 누르며 낭만이 흐르는 쇼팽의 야상곡을 듣는다. 단순하고 서정적이면서 감미롭게 격정을 잠재우는 녹턴(Nocturne)은 생의 아픈 마디를 건반으로 누르듯 반복되는 피아노의 경쾌한 박자로 애절하고 따스하게 가슴을 울린다.     인생은 접어서 버릴 일기장이 아니다. 포기는 없다. 잠시 멈춤이 있을 뿐이다. 살 맛 죽을 맛 사이를 오락가락 해도 살아있는 동안 희망의 끈 놓지 않는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입학식 졸업식 약혼식 결혼식 장례식 초대

202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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