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한인 가수들, LA오페라단 주역으로 뜬다…'로미오와 줄리엣'서 주연 데뷔

LA오페라에서 한인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백인 중심의 오페라 무대에서 한인이 주요 공연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등 활약상이 주목받고 있다.   먼저 내달 2일부터 LA오페라에서 열리는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에서 김연준(영어명 듀크.사진 LA) 씨가 로미오 역할을 맡아 첫 데뷔를 한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고전 작품인데다 세계적인 LA오페라 무대에서 백인이 아닌 아시아계 남성이 로미오 역할을 맡아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캐스팅이다.   김씨는 오페라계에서 떠오르는 스타로 꼽힌다. 16살 때 이민을 왔고, 한국의 발라드 가수 김광석과 박효신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꿈을 키웠다. 첫 노래 교사가 성악을 전공한 것을 계기로 성악에 입문했는데, 대학교 때 오케스트라와 함께 오페라 곡을 부르다가 오페라에 흠뻑 빠지게 됐다.   김씨는 "과거에는 한인 성악가들이 타지에서 외로움과 문화적 적응 문제로 실력에 비해 인정을 받지 못했던 경우가 많았다"며 "지금은 한인들이 미국과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변화를 실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2011년에는 LA 오페라에서 관객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봤는데, 이번에는 무대에서 로미오로 서게 돼 감격스럽다"고 덧붙였다.   LA오페라에 따르면 주요 공연의 한인 성악가들은 또 있다. 특히 이달 중순 LA오페라에서 막을 내린 '나비 부인(Madama Butterfly)'의 주요 배우들도 한인이었다.   손현경(영어명 카라) 성악가는 나비 부인 작품에서 주인공인 초초상(Cio-Cio-San) 역을 맡았다. 고등학교 시절 오페라 '마농 레스코'를 본 뒤 그 감동으로 인해 오페라 가수의 길을 걷게 됐다.   손 성악가는 "초기에는 외모와 체구로 인해 역할의 제한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분장 기술도 발전했고 무엇보다 한인 성악가들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이전 세대가 겪었던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지금은 훨씬 나아졌다"고 덧붙였다.   손 성악가와 함께 나비 부인에서 초초상의 충실한 하녀인 스즈키 역할을 맡은 것도 한인이었다.   김효나 성악가는 유럽 오페라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실력파 배우다. 김 성악가는 "유럽의 경우 거의 모든 오페라 극장에 한 명 이상의 한인 성악가가 활동하고 있을 정도"라며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등을 의미하는 'DEI' 때문이 아니라 한인 성악가들이 실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어디서도 밀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전했다.LA오페라 공연에 한인들이 잇따라 무대에 서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주류 오페라 무대에서 한인 음악가들이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멜로디 창 히튼 아시안 오페라 연합(AOA) 디렉터는 "아시아계 성악가들은 주로 아시아 배경의 작품이나 특정 역할에만 국한돼 있었는데 최근 더 폭넓은 작품과 역할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히튼 디렉터는 "아시아계 성악가들의 실력은 항상 뛰어났지만 동등한 기회를 얻지 못했었다"며 "현재 아시아계 음악가들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연준씨가 주인공 역할을 맡은 샤를 구노의 오페라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은 내달 23일까지 LA 오페라에서 열린다. 김씨는 이 작품에 대해 "샤를 구노의 음악은 진짜 사랑을 표현하는 것처럼 절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레코딩으로는 느낄 수 없는 생생한 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점이 오페라의 진정한 매력"이라며 "마이크 없이도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오는 성악가의 목소리가 관객을 감동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정윤재 기자la오페라단 로미오 la오페라 무대 한인 성악가들 오페라 가수

2024-10-29

'밀알' 공연 하림, 공감·위로 나눠요…장애인 장학복지기금 마련

가수 하림이 20년 만에 LA를 찾았다.   이번 방문은 남가주 밀알선교단이 주최하는 ‘2024 밀알의 밤’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하림은 이번 무대에서 음악과 함께 관객과 이야기를 나누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장애인 장학 복지 기금 마련을 목표로 마련됐다. 밀알의 밤은 ANC 온누리교회(4일 오후 7시 30분), 감사한인교회(5일 오후 6시), 얼바인 온누리교회(6일 오후 6시) 등에서 열린다.   하림은 1996년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다. 3인조 그룹 ‘VEN’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솔로로 전향해 ‘출국’,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등의 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월드 뮤직 장르를 기반으로 한 그의 음악은 평소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연 기획자로도 활발히 활동 중이다.   하림은 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마지막으로 미국에 왔을 때는 20년 전이었는데, 가수 박정현 씨의 곡 작업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며 “처음에 ‘밀알의 밤’ 행사를 잘 몰랐지만, 그 취지에 감동해 참여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하림은 최근 수년간 음악 프로젝트를 통해 이주민과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그가 참여한 ‘전태일 병원’의 기금 모금 활동도 그 연장선에 있다.   밀알의 밤 행사 역시 참여를 결심하면서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됐다.   그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내 역할”이라며 “관객과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이번 공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번 ‘밀알의 밤’ 공연에서는 그의 대표곡 ‘위로’가 중심을 이룬다. 하림은 “내 노래 ‘위로’가 행사 주제와 잘 맞아떨어졌다”며 “관객들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관객의 사연을 직접 듣고 함께 이야기를 풀어가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공연 형식도 특별하다. 하림은 건반 앞에 앉아서 노래와 이야기를 섞어가며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관객들과의 즉석 대화도 포함돼 있다. 관객 분위기에 따라 공연 내용도 달라질 수 있다.   하림은 이번 미국 방문이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미국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한국으로 돌아가 다시 풀어내고 싶다”며 “음악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팬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밀알의 밤’ 티켓 가격은 20달러다. 수익금 전액은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된다. 그동안 밀알선교단은 2001년부터 밀알의 밤을 통해 총 301만2400달러를 장애인 학생들을 위해 지원했다. 정윤재 기자 jung.yoonjae@koreadaily.com장학복지기금 장애인 남가주 밀알선교단 장애인 학생들 가수 하림

2024-10-03

유승준 또 한국행 좌절…LA총영사관 비자 거부

병역 기피 논란으로 20여 년 넘게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가수 유승준(47·사진)씨가 또다시 한국행을 거부당했다.   한국 언론들에 따르면 LA 총영사관이 지난 2월경 유씨가 신청한 비자와 관련해 발급을 거부했다. LA 총영사관은 유씨가 지난해 11월 비자 발급 행정 소송에서 승소했음에도, 다시 입국을 막은 것이다.   LA 총영사관 측은 사증 발급 거부 통지서에서 “법무부에서 유승준씨에 대한 입국 금지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며 “유승준씨의 2020년 7월 2일 이후의 행위 등이 대한민국의 안전보장, 질서 유지, 공공복리, 외교관계 등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사증 발급을 다시 거부했다”고 밝혔다.   통지서에 언급된 2020년 7월 2일은 유씨가 재외동포 체류 자격으로 비자 발급을 신청했다가 두 번째로 거부 처분을 받은 시점이다.   유씨는 그해 10월 서울행정법원에 비자 발급 거부를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11월 상고심에서 최종 승소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가 법원 판결 취지에 따라 비자를 발급할 경우 유씨는 20여 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유승준 한국행 한국행 좌절la총영사관 가수 유승준 사증 발급

2024-09-29

밀알의 밤에서 ‘위로’ 받으세요…가수 하림의 삶·신앙 이야기

장애인 선교단체 남가주밀알선교단(단장 이종희목사)이 개최하는 ‘밀알의밤(포스터)’ 행사가 오는 10월 4일부터 6일까지 사흘동안 ‘위로(이사야서 40장 1절)’라는 주제로 열린다.   올해 밀알의밤 초대손님은 한국에서 싱어송라이터이자 공연기획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가수 ‘하림’이다. 하림은 이번 밀알의밤 행사를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자신의 삶과 신앙에 대한 이야기를 음악과 함께 들려줄 예정이다.   1996년 1월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팝 록 음악 가수로 데뷔한 그는 ‘VEN(벤)’이라는 3인조 남성그룹의 일원으로 음악 활동을 시작했다.     선배 가수인 윤종신의 도움으로 2001년 12월 1집 앨범 ‘다중인격자’를 발표한 후 ‘출국’ ‘난치병’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등의 노래를 히트시켰다. 현재 여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공연기획자로 ‘기타포아프리카’ ‘국경없는 음악회’ 같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림은 서울 사랑의교회 등 여러 교회에 초청받아 찬양, 간증 콘서트를 진행하고 CCM 가수들의 음반에 피처링을 해주며 음악 사역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행사는 ▶10월 4일(금) 오후 7시30분 ANC 온누리교회 ▶10월 5일(토) 오후 6시 감사한인교회 ▶10월 6일(주일) 오후 6시 얼바인 온누리교회에서 각각 진행한다. 티켓 도네이션 기금은 20달러이며, 중앙일보 핫딜 사이트(https://m.hotdeal.koreadaily.com)나 공연 현장에서 살 수 있다.   밀알의밤을 통해 모금된 수익금 전액은 장애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된다.     남가주밀알선교단은 2001년부터 시작된 ‘밀알장애인장학복지기금’을 통해 총 301만 달러가 넘는 장학금을 지급했다.     올해도 장애인 장학생 9명과 근로복지생 3명, 꿈나무장학생 33명, 장애인선교사역자 육성장학금 20명, 제3국 및 중남미 장학생 30명, 긴급지원 대상 추가 기금 10명 등 105명에게 13만6200달러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문의: (562)229-0001, admin@milalsca.org밀알 가수 장애인선교사역자 육성장학금 밀알의 밤 가수 하림 초청 10월 4일(금) ANC 온누리교회 10월5일(토) 감사한인교회 10월6일(일) 얼바인온누리교회

2024-09-02

정동하·알리 콘서트 성황, 북텍사스 한인 관객들 환호

 가수 정동하, 알리 콘서트가 지난 17일(토) 오후 8시 오클라호마 촉타우 카지노 앤 리조트 듀란트 그랜드 극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정동하와 알리는 한국의 간판 음악 프로그램인 ‘불후의 명곡’을 대표하는 가수들로, 지난 17일 오클라호마에서 북텍사스 및 인근 지역 한인들은 물론 다수의 타문화권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동하와 알리는 이번 콘서트에서 개인 히트곡은 물로, ‘불후의 명곡’에서 선보였던 곡들로 무대를 장식해 관객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다. 이번 무대는 한인 동포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팝송, 뮤지컬 넘버, 듀엣곡에 이르기까지 곡 선정에서부터 무대 연출 등 공연 전반적으로 심혈을 기울인 노력이 역력했다. ‘불후의 명곡’을 통해 더욱 큰 사랑을 받게 된 ‘사랑했지만’, ‘내 사랑 내 곁에’, ‘바람 바람 바람’, ‘킬리만자로의 표범’, ‘밤이면 밤마다’ 등이 한인 팬들을 열광시켰다. 듀엣 곡으로 무대에 올려진 ‘바람의 노래’, ‘아름다운 강산’ 등은 한국을 그리워하는 한인 동포들의 향수를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이날 콘서트장을 찾은 플레이노 거주 한인 주부 안순정 씨는 “평소 알리 팬이었는데, 이 머나먼 오클라호마에서 알리의 무대를 직접 감상할 수 있게 돼 정말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북텍사스 셀리나에 거주하는 주부 박현정 씨는 “정동하씨와 알리씨의 라이브 실력이 이정도로 대단할 줄은 몰랐다”며 큰 만족감을 나타냈다.     토니 채 기자북텍사스 정동하 한인 관객들 콘서트 성황 가수 정동하

2024-08-26

77년 히트곡 '전우가 남긴 한마디' 가수 허성희…박 대통령, 서거 며칠 전 직접 불러

“전우가 못다 했던 그 소망 내가 이루고야 말겠소”   지난 1977년 발매된 노래 ‘전우가 남긴 한마디’ 가사 중 일부다. 곡이 나온 지 47년이 흘렀음에도 ‘호국보훈의 달’인 6월만 되면 현충일, 한국전쟁(6.25 전쟁) 기념식 등 각종 행사장에서 어김없이 흘러나온다.     이 노래의 주인공인 가수 허성희씨를 지난 14일 만났다. 그는 남부 콜로라도 한인회가 주최한 공연을 마치고 LA에 들렀다.       노래를 불렀을 당시 20대 초였던 허씨는 “군인들을 위해 나왔던 노래가 이제는 호국영령을 기리는 노래가 됐다”며 “노래를 잊지 않고 기억해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허씨는 이날 자신의 데뷔곡이기도 한 '전우가 남긴 한마디'의 탄생 비화부터 당시 연예계 생활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전했다.   ‘전우가 남긴 한마디’는 세상밖에 나오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노래를 발매해 줄 제작사를 찾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허씨는 “제목부터 대중과 거리가 먼 노래다 보니 많은 제작사가 거절했다”며 “나조차도 이 곡이 인기를 얻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당시 한국 최고의 원판 제작소라고 알려진 성음제작소에서 음원 제작을 맡게 됐다.     허씨는 “원래 외국 노래 원판만 만들던 곳이라서 제작을 안 할 줄 알았지만, 성음제작소 창업주인 이성희 회장이 ‘이름도 같은데 같이 작업해서 이름값 한 번 해보자’라고 유쾌하게 말하며 음원 제작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전우가 남긴 한마디’는 성음제작소가 만든 첫 한국 가요 앨범이 됐다. 곡이 처음 나왔을 때 분위기는 냉담했지만, 곧 히트곡이 됐다.     당시 6.25 전쟁의 아픔과 월남전의 상흔이 남아있는 시대상과 맞아떨어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당시 정권에서 이 노래를 좋아했다.     허씨는“(박정희) 정권에서 많이 밀어준 노래”라며 “정부에서 전국 군부대에 노래를 틀게끔 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허씨는 수많은 군 위문 공연 무대에 올랐다. 그는 “당시 나만큼 위문 공연을 많이 한 가수도 없었을 것”이라며 “군복부터 군화까지 다 차려입고 무대에 선적도 있다”고 전했다.     ‘전우가 남긴 한마디’는 군 출신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곡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사망 며칠 전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허씨는 “박 대통령 서거 며칠 전 청와대에서 나를 포함해 희극인 김희갑, 작곡가 길옥윤 등 연예인 몇 명을 불렀지만 나는 캐나다 공연 중이라 가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청와대에 들어간 김희갑 선생님께 전해 듣기로 박 대통령이 ‘허성희가 없으니 내가 불러야겠구먼’이라고 하며 ‘전우가 남긴 한마디’를 직접 불렀다고 한다”고 말했다.     노래는 군부대를 넘어 대중의 관심을 받는 데 성공했다.     연예계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허씨는 “대중과는 멀었던 ‘전우가 남긴 한마디’가 대중에게 환호를 받았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당시 ‘판도가 바뀌었다’라는 언론 보도가 나올 만큼 대중들도 이 노래를 좋아해 줬다”고 덧붙였다.     허씨는 지난 1977년 어린 나이에 데뷔했다. 이제는 어느덧 47년 차 가수다. 지난 1979년 말 샌호세로 이민 와서 지난 2012년까지 미국에서 거주했다. 공백도 있었지만, 음악 활동은 꾸준히 해왔다.     그는 지난 2022년 ‘우린 더 행복할 거야’, ‘다시 오는 가을’, ‘나를 보러 오세요’ 등 3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허씨는 “지금도 6월만 되면 ‘전우가 남긴 한마디’가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여러 가수가 불러준다”며 “기회가 되면 내가 리메이크해서 재발매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경준 기자대통령 허성희 히트곡 전우 가수 허성희씨 대통령 서거

2024-08-15

[문화산책] 천개의 바람이 되어…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노래다. 내 개인적 느낌이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지고, 죽음에 대한 공포감도 크게 줄어든다.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말아요/ 거기에 나는 없어요/ 잠들어 있지도 않아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어/ 저 드넓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어요”   몸은 죽었지만 넋과 얼은 천개의 바람이 되어,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당신을 지켜주겠다는 이 노래는 사후세계에 대한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종교적인 관점이다.   “가을에는 햇살이 되어 들녘에 내려 비춰요/ 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되지요/ 아침엔 새가 되어 당신을 깨워주고/ 밤에는 별이 되어 당신을 지켜드려요.”   일반적인 장송곡이나 추모곡은 산 자들이 죽은 이를 애통해하고 위로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노래는 그와 반대로 죽은 이가 산 자들을 위로하는 관점의 시라는 점이 신선하게 돋보인다. 그래서 설득력도 강하다.   이 노래를 만든 사람은 일본의 소설가이자 작곡가, 그리고 가수로도 활동한 아라이 만(新井滿, 1946~2021)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죽은 이를 위한 추모곡은 많았지만, 죽은 이가 산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노래는 이게 처음이지요. 세상을 떠난 소중한 사람이 수십억 광년 떨어진 곳에 간 게 아니라 바람이 돼서 내 곁에 있다는 가사는 사람들에게 위로는 물론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 줍니다. 그게 이 노래의 힘이죠. 나도 얼마 전 장례식장에서 이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노래는 아라이 만이 암으로 아내를 잃고 괴로워하는 친구를 위해 만든 노래로, 2003년에 일본에서 발표되어 사회적 신드롬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의 모든 장례식장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고, 전국 각지에 노래 연구모임이 생겨났고,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물론, 작곡가인 아라이 만의 장례식에서도 이 노래가 울려퍼졌다.   한국에서도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이 노래를 불러 김수환 추기경 추모곡, 노무현 대통령 추모곡으로도 사용이 되었고,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조계종을 비롯한 여러 추모행사에서 이 노래가 추모곡으로 사용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노래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적신 것은 가사의 울림 때문이다. 이 가사는 작자 미상의 영문 추모시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일본어로 번역한 것이다. 이 시는 마릴린 먼로 25주기 추도식(87년)과 9·11테러 희생자 1주기 추도식 등에서 낭독됐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노래로 만들어진 적은 없었다.   이 노래 가사의 원작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아메리칸 인디언들에게 전래하여 오는 시(詩)라는 설에 공감한다. 사후세계에 대한 관점 때문이다. 인간은 죽어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노래 가사처럼 나도 죽은 뒤에 무덤 속 관 안에 누워 있지 말고, 바람이 돼서 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사랑하는 이들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되면, 죽음이 두렵지만은 않다.   불어오는 바람도 전과 달리 새삼스럽다. 오래전 세상 떠난 그리운 사람들이 바람이 되어 찾아온 것 같아 엄청 반갑고 고맙다. 그런데 다정하게 말을 거는 것 같은데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어서 참 안타깝다.   마종기 시인의 시 ‘바람의 말’이 떠오른다.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바로잡습니다=지난 5일자 문화산책 '미국에 감사하는 마음' 내용 중 ‘6·25재단 설립자'는 구성열씨로 바로잡습니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바람 노래 가사 대통령 추모곡 팝페라 가수

2024-07-11

“K재즈 아티스트 메인 클럽 데뷔, 기대하세요”

  6일 홍보차 뉴욕중앙일보 본사를 찾은 웅산은 맨해튼 재즈클럽 버드랜드에서 ▶5시 30분 ▶8시 30분 두 차례에 걸쳐 열리는 공연에 기대를 당부했다.   각 공연은 70~80분 진행되며, 각 100~200명 수용 가능하다. 1인당 입장료는 50달러다.   이날 공연 셋업리스트는 자작곡 ▶‘Too Far’ ▶‘Yesterday’ ▶‘I’m Not a Butterfly’ ▶‘Take5’ ▶판소리중 수궁가와 재즈를 접목시킨 형태의 곡 등을 포함해 10~12곡 가량으로 꾸렸다.   웅산에 따르면, ‘I’m not a butterfly’는 아시안에 대한 편견에 맞서는 곡으로, 특히 아시안 재즈 아티스트에게 있는 편견을 깨기 위해 만들었다. 다만 재즈곡은 아닌, 변주가 많으며 다양한 형식이 융합된 형태의 곡이다.   판소리의 매력에 빠져 ▶김준수 ▶신윤주 ▶안숙선 명창을 사사했다는 그는, 판소리 덕에 재즈 아티스트로서의 저변이 넓어졌다고 전했다.   천태종서 생활하며 익힌 발성법도 도움이 됐다.   그는 지난 한중일정상회담서 공연을 했고, 서울재즈페스타 총디렉터로 일했으며, 오는 9월엔 중국 유명 재즈클럽서의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현재 한국재즈협회 회장 및 상명대학교 대학원 교수직을 맡고 있는 그는 “존재감 없이 사는 사람도 있지만 뉴욕 한복판에서 뮤지션으로서의 존재감을 느끼고 싶다는 꿈이 있다. 불협화음이 가득한 세상에 재즈 안에서 어우러지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K팝 다음으로 K재즈가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선두주자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문의는 전화(201-471-0700)로 하면 된다.  글·사진=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가수 웅산 가수 웅산

2024-06-06

[문화산책] 사라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가수 김창완이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나눈 대화의 한 토막.   “노래, 작사 작곡, 연기, 방송 진행에다 글도 써서 책도 여러 권 내시고, 그림도 그리고 하시는데… 더 하고 싶으신 일이 있으신가요?”   진행자의 질문에 김창완은 쑥스러운 듯 잠시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답한다.   “사라지는 연습….”   “아, 그런 연습은 하지 말아주세요. 사라지지 말아주세요.”   “아니, 사라지는 연습도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음악이 사라지기 때문에 아름답듯 사람도….”   사라지는 연습! 공감이 가는 말이다. 김창완이 23년간 매일 아침 진행하던 라디오 방송에서 갑자기 하차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한 발언이라서 더욱 진하게 울린다. 부당하게 잘렸다는 뒷말이 무성했었다. 마지막 방송 시간에 기타를 부둥켜 안고 눈물을 참지 못하고 어린아이처럼 흐느끼던 그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많은 이들을 울렸다고 한다.   사라지는 연습, 아름다운 마무리…. 나이 들어서도 하나라도 더 가지려고 몸부림치고, 악착스레 움켜쥐고, 챙기고 모으고 감추고 더 채우려 애쓰는 노욕(老慾)을 부리기보다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흔적 남기지 않고 슬그머니 없어지기… 그러기 위해서 버리고 지우고 잊어버리는 일이 필요하다는 생각… 덧셈은 이제 그만하고 뺄셈을 하자는 생각….   아주 사라지는 것은 결국 죽는 일일 텐데, 누구나 아름다운 마무리를 바랄 것이다. 그래서, 끝이 좋으면 다 좋다는 명언도 있고,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을 노래하는 시(詩)도 있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절대 아니겠지만….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는 것이 잘 살고 잘 죽는 것인가란 질문에 간단하게 답할 수는 없다. 생물학적으로는 이러이러한 것이 좋은(?) 죽음이라고 비교적 분명하게 말할 수 있겠지만, 정신적인 면은 다르다.   좋은 죽음, 훌륭한 죽음…. 가장 널리 알려진 결론은, 잘 죽기 위해서는 잘 살아야 한다는 말씀이다. 그러니, 조금이라도 더 좋은 사람, 착한 사람, 멋진 인간이 되려고 애쓸 따름이다. 앞과 뒤가 같고 처음과 끝이 같은 삶, 부끄러움을 아는 삶… 그런 사람들이 제 대접을 받는 세상을 그리워하며 꿈꿀 뿐이다.   정말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 잘 죽는가? 솔직히 그건 잘 모르겠다. 세상이 꼭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는 것 같다. 이것저것 따질 것 없이, 그저 내가 그런 좋은 인간이 못 되기 때문에 그런 사람이 되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잘 죽고 싶어서, 공부를 멈출 수 없고, 신앙에도 기대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정말 답답한 것은 공부할수록 지식은 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절실해지는 것이다. 많이 알고, 지식을 많이 가진 사람이 꼭 좋은 사람은 아니고, 지식도 결국은 고약한 욕심의 하나라는 생각….   돌고 돌아 다시 원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사라지는 연습, 잘 죽고 싶으면 잘 살아야 한다는 결론을 다시 새긴다. 많이 아는 것보다 잘 느끼는 것이 한층 더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글로 이해하기보다 마음으로 느끼고 싶은 것이다. 이제 조금 읽고 많이 보고 많이 듣고 싶다. 내가 생각하기에, 모든 예술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세상, 아름다운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꿈의 표현이다.   슬기롭게 사라지는 연습을 위해선 우선 버리는 습관을 익혀야 한다. 주위를 돌아보면 버려야 할 것이 너무 많다. 지나친 욕심, 터무니없는 허세, 알량한 자존심, 헛된 기대… 버리고 비우는 일은 내 삶의 부끄러운 얼룩을 지우는 일이기도 하고, 후손들을 위해 내가 더럽힌 것만이라도 내가 깨끗하게 치우고 가야겠다는 소박한 다짐이기도 하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연습 가수 김창완 라디오 방송 연기 방송

2024-05-23

"애틀랜타는 '춤추는 평화' 공연의 고향" 콘서트 가진 가수 홍순관

아트피스 뮤지엄 건립위해 모금 중   '평화를 노래하는' 홍순관 씨가 지난 27일 오후 존스크릭 ‘하우스 오브 셀프 디스커버리’에서 콘서트를 가졌다. 기획, 연출, 작곡가이자 가수인 홍 씨는 지금까지 15개 국가에서 ‘생명·평화·통일’을 주제로 공연했다. 2005년엔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뉴욕 링컨센터에서 단독 공연을 가졌고, 2015년엔 베트남 호찌민 전쟁박물관에서 공연했다.   ‘조지아 평화포럼’의 초청으로 애틀랜타를 방문한 홍 씨는 이날 공연에서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쌀 한 톨의 무게,’ ‘쿰바야’ 등을 불러 큰 박수를 받았다.   기독교환경운동연대 홍보대사이기도 한 그는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에 ‘아트피스 뮤지엄’을 짓기 위해 비영리단체 ‘춤추는 평화’를 만들어 모금과 공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공연 후 중앙일보를 방문해 인터뷰를 가졌다.   -애틀랜타 방문 계기는.   "애틀랜타는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2005년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목사 기념일 행진에 참여한 후 첫 모금 공연을 애틀랜타에서 가졌다. 당시 킹 목사의 고향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애틀랜타를 고집하고 기타 하나만 들고 왔다. ‘춤추는 평화’ 공연의 고향이 바로 애틀랜타인 셈이다. 2016년 방문 이후 이번이 3번째다."   -콘서트를 가진 소감은.   "모든 사람을 상대로 평화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 35년 넘게 노래해 왔지만, ‘어떻게 하면 이 노래로 평화의 씨앗을 심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킹 목사가 그랬듯이 규모와 관계없이 좋은 공연이었다고 생각한다. 토요일 공연에 참석하셨던 50여분의 눈동자와 그들의 진실한 반응을 보고 굉장히 뭉클했다. 특히 첫 곡이었던 ‘위 샬 오버컴(We Shall Overcome),’ 마지막 곡이었던 ‘쿰바야’는 킹 목사 때 많이 불렀던 노래인데, 많은 분이 우시더라. 평화 운동의 상징적인 노래인데 잔잔하지만 반응이 좋았다."   -‘평화’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내 숨을 쉬는 세상’이 평화라고 생각한다. 전쟁이 계속되는 지금은 평화라고 볼 수 없다. 통일의 이야기도 다룬다. 분단의 비극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진보니 보수니 나눠져서 싸움을 계속하게 하는 근본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더 올라가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는 이야기도 평화에 대한 이야기다. 좌우의 문제는 아니다."   -애틀랜타 동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나처럼 사는 건’과 ‘쌀 한 톨의 무게’를 권한다. ‘나처럼 사는 건’은 자존감에 관한 이야기다. 나처럼 사는건 나밖에 없다는 자존감이 또 평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쌀 한 톨의 무게'는 쌀에 대한 내용이지만, 생명에 관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쌀 한 톨에 모든 것이 들어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모두가 쉴 수 있는 ‘아트피스 뮤지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휴스턴에 있는 ‘로스코 채플’과 같은 곳을 계획 중이다. 방문객들이 박물관에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더 나아가 인류 문명을 돌아보고, 작품을 감상하며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에 ‘평화박물관’이 없다는 것이 슬픈 일이다.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모금 활동을 계속할 것이다. 또 애틀랜타에서 ‘춤추는 평화’ 공연이 시작됐기 때문에, 훗날 이를 기념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공연을 해보고 싶다. 애틀랜타의 상징적인 평화 공연이 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싶다." 윤지아 기자애틀랜타 홍순관 애틀랜타 중앙교회 애틀랜타 동포들 가수 홍순관

2024-04-29

[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팝페라 가수, 뮤지컬 배우 카이 LA 공연

클래식 음악은 접하기 어렵고 부담스럽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의복으로 표현하자면 예복과 같다. 아름답고 멋있지만 매일 입기 편하지 않은 그런 특별한 옷.     그래서 클래식 음악계는 팬들에게 캐주얼하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으로 크로스오버가 성행하게 되었고 팝페라라는 장르도 나타났다. 팝을 클래식 스타일로 편곡한 것도, 오페라 곡을 대중적으로 부르는 것도 다 포함된다.     그렇다면 대중 가수와 성악가 모두 볼 수 있는 뮤지컬은 뭘까. 음악과 연극, 춤과 노래가 있는 건 오페라와 같은데 그 차이는 뭘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오페라는 음악이 모태가 되고 여기에 연극적 요소가 가미된 것이고, 뮤지컬은 연극이 모태가 되고 음악적 요소가 더해진 것이다. 그래서 오페라를 하는 사람은 오페라 ‘가수’라고 부르고 뮤지컬을 하는 사람은 뮤지컬 ‘배우’라고 부른다.       한국의 대표적인 팝페라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 카이가 LA 무대에 선다는 소식이다. 단독 리사이틀이다.     미주중앙일보가 창립 50주년 기념 공연의 일환으로 택한 것만 봐도 뮤지컬 계의 한류가 기대되는 무대이다.     한국 뮤지컬 시장은 그 규모가 세계적이다. 연간 시장 규모가 미국, 영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라는 점만 해도 놀라운데 심지어 연간 관객 수로 보면 근소한 차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다. 한국에서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세계적 수준의 뮤지컬을 관람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 한국 뮤지컬계의 중심에 있는 카이는 올해 일본에서 시작해 미국과 동남아, 유럽 등 세계 투어를 준비했다. 특히 뮤지컬의 본고장 미국에서 단독 리사이틀을 갖는 뮤지컬 배우는 처음이 아닌가 싶다. 뉴욕의 카네기 홀에 이어 LA 근교 산타모니카의 브로드 스테이지에서 주옥같은 뮤지컬 명곡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흔히 카이를 가르켜 믿고 보는 뮤지컬 배우라고 평한다. 카이는 서울예고 수석 졸업에 이어 서울대학교 성악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현재 뮤지컬 배우이자 팝페라 가수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고, 대학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을 쓰고 있다. 이렇게 우수한 가수가 연기력까지 겸비하고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니 한국 뮤지컬계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이다.     카이처럼 뮤지컬계에는 탄탄한 기본기와 음악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노래와 연기, 예술성 등 모두 갖춘 배우들이 많다. 지난 2001년 세계적인 뮤지컬 ‘오페라 유령’의 한국 초연 당시 주역을 맡았던 류정한은 서울음대 성악과 출신 최초의 뮤지컬 배우이고, 역시 함께 주역을 맡은 김소현 역시 서울음대 성악과 출신이다.     또한 ‘오페라 유령’ 국내 초연 지휘로 스타덤에 오른 지휘자 박상현 역시 서울음대 성악과 출신으로 테너 가수이기도 하다.     믿고 보는 배우 카이의 무대가 서부의 카네기홀이라 할 아름다운 브로드 스테이지에서 열린다. 설레는 봄이다.   손영아 디렉터 / 비영리 공연기획사 YASMA7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팝페라 뮤지컬 한국 뮤지컬계 뮤지컬 배우 팝페라 가수

2024-03-31

장민호 미주 4개 도시 투어 성료…‘민호특공대 대활약’

  가수 장민호가 2024년 1월 28일 뉴욕을 시작으로 달라스와 애틀랜타를 거쳐 2월 4일 마지막 LA 공연까지 4개 도시 투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투어의 대미를 장식한 LA 공연은 다운타운의 역사적인 극장이자, 수많은 아티스트를 배출한 오르페움에서 성황리에 종료됐다. 특히 ‘민호특공대(장민호 팬클럽)’는LA 지역 폭우에도 불구하고 공연 3시간 전부터 한국과 미국 타 지역에서 달려와 LA 팬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선물들(별봉, 슬로건, 앨범 등)을 준비했다. 민호특공대는 이번 북미투어를 시작할 때 뉴욕 타임스퀘어에 광고를 내며 장민호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     공연은 ‘풍악을 울려라’로 힘찬 시작을 알렸고 ‘쑥대머리’ ‘상사화’ ‘저어라’ 등의 노래로 팬들의 감성을 자극했다. 특히 교민들을 위해 특별히 선곡한 ‘나성에 가면’을 부르자 모든 교민들이 따라 부르며 크게 호응했다. 막바지에 이르러 ‘아님아’ ‘그때 우린 젊었다’ ‘대박날테다’ 등을 부르며 미국 현지 댄서들과 흥을 돋우니 모든 관객들이 일어나 함께 춤을 추며 관객과 하나 되는 시간을 가졌다. 앵콜 전에는 팬들이 준비한 북미투어 축하 케이크 세리머니도 진행됐다.   플로리다에서 온 80세 보나스키 씨는 “남편 사별 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장민호 노래 덕분에 삶에 의욕이 생겨 다시 일어날 수 있었다”라며 딸과 함께 애틀랜타 공연과 LA 공연을 관람한 감상평을 전했다.   또한 이번 LA 공연에는 제임스 안 한인회장, 크리스토퍼 리 영화감독 등 한인 주류인사들도 대거 참석해 한국 트로트계의 신사 장민호의 실력과 무대매너 그리고 관객과의 하나됨에 감동적인 시간을 보냈다. 크리스토퍼 리 감독은 “한국에서 온 민호특공대님들이 엄마처럼 자식이 노래하는 모습을 응원하고, 가수는 부모님을 생각하며 노래하고 대화하는 모습이 너무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라고 전했다. 장민호는 “앞으로도 팬들을 위해 더 노력하고, 더 좋은 공연과 투어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약 열흘간 이어진 장민호 북미투어는 4개 주요 도시 모두에서 크게 성공했고 미국 내 트로트 문화 확산에 기여함은 물론, 다섯 살 어린이부터 80세 어르신까지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서트라는 점, 또한 다양한 레퍼토리 등 여러 칭찬할 포인트들로 공연 관계자들에게도 박수와 호응을 받았다. 앞으로 장민호의 새로운 비상에 관심과 응원을 보낸다.   이번 장민호 호시절 북미투어 2024는 매직코리아 미디어가 주최하고 디마프, H마트, 만나 비비큐, 더진국 등에서 협찬했다.  북미투어 장민호 장민호 호시절 가수 장민호 도시 투어

2024-02-07

"동포들의 따뜻한 마음 느꼈어요" 애틀랜타 콘서트 가진 가수 장민호

가수 장민호가 데뷔 첫 북미 투어에 돌입, 뉴욕과 댈러스를 거쳐 애틀랜타에서 세번째 공연을 열었다.     장민호는 2일 저녁 둘루스 개스사우스 극장에서 2024년 북미 투어 ‘Glorious Life in USA(글로리어스 라이프 인 유에스에이)’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그는 ‘풍악을 울려라!’, ‘댄싱퀸’을 포함, ‘쑥대머리’, ‘상사화’ 등의 유명한 노래를 연달아 열창하며 관객 호응을 이끌어냈다.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으로 큰 인기를 끈 트로트 가수이자 방송인인 만큼, 많은 애틀랜타 한인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장민호는 "공연 전날 애틀랜타에 도착해 우리 동포들이 사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 한인타운을 방문했다"며 "깨끗한 거리를 보며 한국인의 자부심을 다시 확인했다"고 도시 방문 소감을 밝혔다.    또 "한국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에 젖어계실 분들을 위해 특별히 전통적 공연을 준비했다"고 공연 의도를 전했다. 미주 순회 공연의 경우, 오래 전부터 계획돼 있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긴 시간 미뤄진 만큼 관객이 고국을 더욱 느낄 수 있게 알차게 준비했다. 공연 이후 "한국 먼 곳에서 온 가수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하는 우리 민족의 마음을 느꼈다"고 감사를 표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미스터트롯 장민호 장민호 둘루스 북미 투어 가수 장민호

2024-02-05

[열린광장] 감성과 정치

감성이란 감각적 자극이나 인상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성질을 의미한다. 그런데 동일한 자극도 사람에 따라 느낌과 반응이 다르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감수성이 풍부해 자극을 잘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자극과 이에 대한 반응은 우리 인체에서도 일어난다.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면 방광과 요도가 연결된 신경이 뇌와 척추에 있는 배뇨 중추에 신호를 보내 배뇨감을 느끼게 해 소변을 보게 된다.  자극에 대한 반응이다. 또 눈물샘에서 나오는 눈물은 안구 건조를 방지하고 노폐물이나 이물질을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그런데 슬픈 일을 당하거나 서글픈 노래를 들을 때도 눈물이 난다. 이는 다른 형태의 자극과 반응이다. 가수 이미자씨의 오래된 노래 가운데 ‘모정’이란 곡이 있다. 옛날에는 그 노래에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11살밖에 안 된 빈예서라는 소녀 가수가 부르는 ‘모정’을 우연히 듣고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대중가요를 듣고 눈물짓는 내 모습이 스스로 민망하기까지 했다. ‘낯선 타국 바다 건너 열세살 어린 네가 오직 한번 꿈에 본 듯 다녀간 이 날까지….’ 어리고 가냘픈 목소리로  부르는 그 소녀의 노래는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시니어가 되다 보니 내 마음도 약해졌나 보다. 소녀의 노래를 듣고 혼자 눈물을 닦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소녀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가슴 속에 불현듯 치밀어 오르는 무엇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다.     놀라운 감성으로 자극을 받게 되면 눈물은 나오게 마련이고,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새로운 해의 시작과 함께 추운 겨울도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 주변 곳곳에는 소외 계층도 늘고 있다.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 아마 이들 소외된 이웃들의 마음은 겨울바람처럼 스산할 것이다. 올해에는 하루속히 경제가 호전되어 이들에게도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는 한국과 미국에서 큰 선거가 있다. 선거는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이벤트다. 양국의 유권자들은 본인의 이익보다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을 뽑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올해는 모든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정치인들이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녀 가수가 노래로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자극을 주듯이 말이다. 소녀의 노래가 가슴 속에 무엇인가 치밀어오르는 듯한 자극을 주었듯이 선거가 거짓과 위선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감성의 힘으로 무장하면 정치권을 바로 세우는 것은 물론 우리 삶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백인호 / 송강문화선양회 미주회장열린광장 감성 정치 소녀 가수 자극도 사람 노래 가운데

2024-01-11

[이 아침에] 88세 할머니의 덕질

한국의 동생이 카톡을 했다. 가수 임영웅이 필리핀에서 상을 받는데 엄마가 거기에 가고 싶어 해서 고민이란다. 동생은 아이들 방학을 맞아 취소할 수 없는 여행계획이 있다나. 개인 콘서트라면 나라도 한국에 나가 모시고 가겠지만 수상식이라니 노래 한두 곡 하는 것이 다일 텐데 굳이 갈 필요가 있을까, 핑계를 찾는다. 동생에게 부모님 시중을 떠맡겨 온지라, 마음이 개운치 않다.     콘서트에 몇 번 가본 후 엄마의 덕질은 시작됐다. TV에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신세계란다.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피케팅(피가 튀는 전쟁터와 같이 치열한 티케팅)'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컴퓨터 속도로는 어림도 없고 광속을 자랑하는 피시방에서 ‘피케팅’을 해야 한다.     서울에서 표를 구하기는 불가능했다. 미국은 조금 수월해서 LA공연 표를 구해 다녀가셨다. 암표 살 돈이면 우리도 만날 겸 미국에 오는 게 훨씬 경제적이란 계산이다. 가수의 팬클럽 ‘영웅시대’에서 나온 하늘색 후드티를 입고 행여 깨질까 여러 겹 조심스레 싸 온 응원봉을 꺼낸다. 응원봉은 공연장 필수 아이템이라 비싸지만 계속 사용할 테니 샀단다. 평생 엄마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 우리는 깔깔 웃었다. 거울을 보며 희미한 눈썹을 새로 그리고 립스틱을 바른 후 공연장인 코닥극장으로 갔다.   엄마는 병상에 누워계신 아버지를 돌아가실 때까지 혼자 돌볼 만큼 건강하지만, 구순을 바라보는 노인이다. 등도 굽고 쪼그라든 엄마에게 세월이 보여 안쓰러웠는데, 덕질을 시작하며 눈이 초롱초롱 빛난다. 힘들어하던 스마트폰 사용도 가수의 팬이 되면서 금세 익혔다. 여러 유튜버에게 얻은 정보를 지치지 않고 부지런히 전한다. 노래 실력도 좋지만, 예의 바르고 성품이 훌륭하다고 칭찬이 끊이지 않는다. 일찍 혼자되어 고생하며 외아들을 키운 가수의 엄마와 가수가 대견하고 애틋하단다.   나이 들며 재미있는 일도, 감동할 일도 줄고 매사에 시큰둥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엄마를 보면 나이는 진정 숫자에 불과하다. 아버지 떠난 빈자리를 손주 나이의 가수가 채워서 허전함을 위로받는다. 누구보다 사리 분별 명확하고 이성적이던 엄마의 뒤늦은 덕질이 당황스럽다.     나는 팬심을 가져본 적이 없다. 학창 시절에도 흔하던 브로마이드를 벽에 붙여본 적 없고 하다못해 연예인 얼굴을 코팅한 책받침도 없었다. 요즘 유행하는 BTS의 인기곡이 무엇인지 멤버가 몇 명인지 당최 관심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 메마른 내가 비정상인가. 내가 몰두할 열정과 호기심은 어디 있을까.   세월은 얼굴에 주름살을 남기지만 우리가 열정과 흥미를 잃을 때 영혼이 주름지게 된다는 법정 스님의 말씀이 생각난다. 어려운 일 있을 때마다 항상 뜨거운 응원과 격려로 든든한 울타리 역할을 해주던 씩씩한 엄마,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부디 아프지 말고 계속 영웅이를 벗 삼아 오래도록 우리 곁에 계셔주세요. 최숙희 / 수필가이 아침에 할머니 덕질 가수 임영웅 평생 엄마 스마트폰 사용

2023-12-20

뉴욕 동포 위한 힐링콘서트 열린다

내달 3일 베이사이드 KCS서  가수 채환 '마흔즈음에' 공연  김광석 노래 등 총 15곡 선봬 팬데믹을 지나며 상실감에 빠져 있는 뉴욕 내 동포들을 위한 힐링콘서트가 열린다.   가수 채환, 황미광 희망을파는사람들 뉴욕지부 이사는 내달 3일 베이사이드 뉴욕한인봉사센터(KCS·203-05 32애비뉴)에서 열리는 가수 채환의 콘서트 '마흔즈음에'를 앞두고 28일 홍보차 뉴욕중앙일보 본사를 찾았다.   앞서 지난 2021년 플러싱 중앙장의사(162-14 스탠포드 애비뉴)에서 열렸던 콘서트는 내용을 더 풍성하게 꾸려 돌아왔다.   희망을파는사람들 뉴욕지부(회장 수 심)에서 부회장을 맡아 활동하는 정영헌 CUNY브루클린칼리지 영상학과 교수가 감독을 맡아 모노드라마의 배경 영상을 꾸몄다. 센터에 공연 전용 무대가 없기 때문에 특수효과를 넣어 관객의 볼거리를 더한다.   채환은 "공연을 1970년에 시작해 이제 1900회를 넘겼다"며 "지난 뉴욕 공연과 달리 오리지널 공연으로 준비했다. 60대 관객이 주로 오기 때문에 고향의 느낌을 담기 위해 노래 ▶'감꽃'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아버지 막걸리' 등을 넣었다"고 했다.   황 이사는 "좌석이 한정돼 있어 일찍 오실수록 좋은 자리에 앉을 수 있다"며 "현장 구매도 가능하고 다른 지역에선 볼 수 없는 1회 공연이니 많은 분들이 연말을 즐기기 위해 오셨으면 한다. 수익금은 재단 기부금으로 쓸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연은 오후 6시에 시작해 120분가량 가수 김광석과 채환의 노래 총 15곡으로 꾸려진다. 좌석은 총 250석이다. 표는 한 장 구매시 60달러, 두 장 구매시 100달러다.   문의 646-226-2360.   글·사진=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채환 가수 채환 황미광 황미광 작가 희망을파는사람들 희망을 파는 사람들 희망을 파는 사람들 뉴욕지부 김광석 콘서트 마흔즈음에

2023-11-29

가수 허영란의 날개 뮤직카페 열려

 가수 허영란씨의 날개 뮤직카페가 지난 10월29일 일요일 오후 5시 세계선교교회(담임목사 김교철)에서 열렸다. 올해 처음 내린 눈으로 뒤덮인 세계선교교회의 주변 경치는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뮤직카페의 무대는 창밖 넘어 펼쳐진 하얀눈밭과 스크린에 띄워진 모닥불 앞에 세워졌다. 올해 들어 가장 추웠고, 생각보다 많이 내렸던 눈 탓에 행사장까지 가는 길은 걱정스러웠지만, 막상 도착한 뮤직카페는 낭만과 사랑으로 가득채워져 관객들의 얼었던 마음을 한순간에 녹여주었다. 카페를 찾은 사람들은 본격적인 공연을 기다리는 동안 바리스타 김교철 목사가 직접 내린 커피와 추운날씨에 어울리는 대추생강차, 달달한 마카롱과 비스킷, 그리고 사모가 직접 만든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뮤직카페는 한혜정씨의 ‘나의 노래’로 시작되었다. 그녀의 통기타와 하모니카의 연주는 관객들 안에 잠재되어 있던 아날로그 감성을 깨우기에 충분했다. 청중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듯 다같이 박수를 치며 어깨를 흔들며 노래에 동화되었다. 두번째 곡은 한혜정씨와 최춘섭씨가 ‘그대만이 희망이죠’를 함께 불렀으며, 세번째 곡부터 허영란씨가 무대에 올랐다. 허영란씨는 Love Me Tender, Take Me Home, Country Road, 하얀나비, Proud Mary-Creedence Clearwater, 여러분, 날개, 친구야친구야 등을 차례로 부르면서 추억과 낭만이 가득했던 그 시절로 관객들을 이끌었다. 중간에 이숙영 전도사의 만남, 정난정씨가  You raise me up 을 불러 뮤직카페의 분위기는 더욱 감성적이고 다채로워졌다.         허영란씨는1980년대 ‘날개’라는 곡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감동적인 가사, 극적인 멜로디, 그리고 폭발적인 가창력이 어우러져 빠르게 인기곡으로 급부상해, 허영란씨는 그해 7월 KBS 가요순위 프로그램 '가요톱10' 골든컵을 수상하는 등 일약 인기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작곡가 조은파가 작사 작곡한 '날개'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대중의 마음을 관통했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국가적으로 한창 경제 도약을 일구던 당시 상황과 잘 맞아 떨어졌을 수도 있다. 그러던 중 1984년 5월 딕패밀리 리더이자 드러머였던 최성원과 결혼하면서 돌연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이민을 왔고, 이후 출산과 육아에 몰두하며 전업주부로 살았다. 그리고 평범한 신앙인으로 선교사를 거쳐 2016년 목회자가 되었다. 이날 허영란씨는 “오늘 눈이 많이 와서 오시는 길 힘드셨을 텐데, 이렇게 와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허 목사는 “날개의 가사속에는 인생이 들어 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이 노래를 인생곡으로 기억하고 사랑을 받았다” 면서 “팬들에게 사랑받으며 최고의 기쁨을 누려도 보았지만, 저는 왠지만족되지가 않고 뭔가가 공허했다. 그런 가운데 하나님을 알게 되었고 신앙 생활에 전념했다. 그 길을 따라 오다보니 목사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 날개의 작곡가님을 우연하게 만나게 되었는데 그 분도 선교사가 되어 계셨다. 30년이 지나서 다시 만났고, 함께 희망을 품은 노래를 부르며 하나님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했다.        김교철 목사는 “인생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하지만 방향이 맞으면 속도를 더 내는 것도 좋겠다. 인생에서 우리는 매일 만나도 좋은 친구, 그저그런 친구, 귀찮은 친구 등 여러 종류의 친구를 만난다” 면서 자신이 위기에 처했을 때 대처하는 친구들을 예로 들면서, “결국 예수님만이 영원히 변함없는 친구가 되신다. 오늘 듣는 노래 안에는 세상의 메세지와 뱡향이 들어있다. 특히 윤항기 목사님의 ‘여러분’ 이 그런 노래다.  벗과 친구가 바로 예수님이시다.  또, 오늘의 마지막 노래인 ‘친구야 친구야’에서 친구는 바로 예수님이다. 가사에 나오는 등대는 험한  풍랑 속에서도 빛이 되어주는 예수님과 같다.”라면서, 모두 일어나 친구야 친구야를 다함께 불렀다. 그리고 앵콜 송으로 ‘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를 들으며 뮤직카페의 막을 내렸다. 뮤직카페의 공연이 후반부에 다다랐을 때는 해가 지기 시작하면서, 무대 뒷배경은 어느새 크고 환한  보름달로 채워졌다. 이날 참석한 한 성도는 “따뜻한 커피, 달달한 간식, 그리고 모닥불과 통기타, 추억을 소환하는 노래들은 콜로라도 추운 가을밤에 선물과도 같았다. 너무 아름다운 시간이었다. 날씨가 추워서 올까 말까 망설였는데, 오기를 너무 잘한 것 같다” 면서 연신 즐거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또 다른 성도는 “명곡은 세월이 흘러도 변함이 없다. 때론 익숙한 리듬으로 더 깊고 아련한 추억을 소환한다”고 전했다.               김경진 기자뮤직카페 허영란 날개 뮤직카페 가수 허영란씨 이날 허영란씨

2023-11-03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