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땐 전손, 테슬라 운전자 불이익
부품 비싸고 수리 까다로워
작은 파손도 전손 처리 많아
신차값·오토론 상승 낭패도
최근 LA한인타운 피코길에서 2020년형 모델 Y 롱레인지를 운전하던 중 우전방 추돌 사고를 낸 L씨는 가이코 보험사로부터 전손 판정을 받았다.
L씨는 “겉보기에는 그다지 크게 파손된 것 같지 않았지만 수십장의 정밀 검사 사진을 보니 내부의 센서 등 파손 부품이 상당히 많았다. 가이코에서 수리비로 1만1000여달러가 예상된다며 바로 전손 처리하고 차값으로 4만6000달러를 보상해 주겠다고 했다. 2년 전에 5만7000달러를 주고 구매해 가족 여행 등 5만 마일을 잘 타고 다녔으니 손해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차를 구매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전 기본 사양이었던 고급 자율주행(Enhanced Autopilot) 기능이 6000달러에 추가 옵션이 되며 차값이 6만 달러가 넘는 데다가 이자율도 급등해 부담이 커진 것.
L씨는 “이자율이 5.5%로 뛰어 60개월간 이전보다 월 120달러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똑같은 차를 다시 타는데 1만 달러 이상 더 내야 하는 셈”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의 사고 정도면 개솔린차의 경우 보통 분손(Partial Loss) 판정으로 수리되지만, 테슬라는 보험사들이 수리보다는 매입해 전손 처리하기 때문에 결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로이터통신이 최근 온라인 중고차 경매업체가 공개한 전손 차량의 경매 목록을 분석한 결과 120대의 테슬라 모델 Y 차량 중 대다수가 주행거리 1만 마일 미만의 신차였던 것으로 판명됐다.
신차 가격이 6만~8만 달러인 모델 Y의 수리비용이 많이 들어 얼마 타지 않은 신동급 차량임에도 전손 처리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방 충돌 사고로 파손된 2022년형 모델 Y 롱레인지는 수리비용도 신차 가격 6만1000달러의 82%에 달하는 5만 달러가 넘어 전손 처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른 모델 Y는 수리비가 4만3814달러로 신차값 7만2667달러의 60.3%에 달해 역시 전손 처리됐다.
이들 차량에 대해 스테이트팜, 가이코, 프로그레시브 등 다수의 보험사가 수리 대신 전손 처리 판정을 내렸으며 보험금 지급 후 파손 차량은 경매를 통해 비용의 일부를 회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수리비가 비싼 이유로는 순정품 부품가격이 비싸고 구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소요되며 경량화를 위해 차체가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수리가 어려운 점, 까다로운 수리 지침 규정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고가에 수리비도 비싼 탓에 테슬라 차량은 보험료도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너드월렛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모델 3의 평균 보험료는 2115달러로 전국 평균 보험료보다 30% 가까이 높았다.
모델별로는 모델 Y가 평균 2040달러로 가장 저렴했으며 모델 S와 X가 각각 3008달러, 3044달러에 달했다.
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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