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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 느끼지만 노력만큼 기회있어 행복”

인터뷰: ‘웜비어 장학금’ 첫 수혜, 탈북자 이서현씨
뉴욕 거주하는 컬럼비아 국제행정대학원생

컬럼비아대 국제행정대학원생이자, ‘오토 웜비어 재단’의 첫 장학금을 받게 된 탈북자 이서현씨가 5일 뉴욕중앙일보와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다.

컬럼비아대 국제행정대학원생이자, ‘오토 웜비어 재단’의 첫 장학금을 받게 된 탈북자 이서현씨가 5일 뉴욕중앙일보와 화상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욕의 살인적 물가를 온몸으로 느낍니다. 홈리스·범죄를 보며 빈부격차도 경험합니다. 그렇다고 북한에 빈부격차가 없었을까요. 노력한 만큼 기회를 얻는 이 시스템이 모두가 가난한 것보다 훨씬 좋습니다.”
 
북한에 억류됐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주는 장학금의 첫 수혜자가 된 탈북자 이서현씨. 지난 5일 뉴욕에서 화상으로 만난 이 씨는 “어떤 장학금보다 의미가 크다”며 비슷한 처지 사람들이 희망을 갖게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바깥세상을 경험한 북한인들은 실태를 인지하면서도, 까마득한 두려움이 있다”며 “자유 세계에서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오고, 도와주는 이들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금고를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에서 근무하던 아버지와 2014년 한국으로 탈출한 이 씨는 2016년 미국에 정착했다. 그는 뉴욕에 거주하며 이번 학기부터 컬럼비아대 국제행정대학원(SIPA·School of International and Public Affairs)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북한 주민이 미래에 부유한 삶을 살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이 씨와의 일문일답.


 
-장학금 수혜 소감은, 언제 처음 북한 문제를 인지했나.
 
“웜비어 부모에 대한 죄송함과 응원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북한인권위원회(HRNK) 갈라에서 만났다. 대학원 합격 후 연락드렸더니 큰 결정을 해 주셔서 감사하다. 2012년 중국 유학시 ‘왜 북한은 이렇게 못 살지’라는 질문에 빠져 있었는데, 중국인 택시 기사의 ‘중국은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했는데, 왜 너희 지도자는 한 번도 그런 결정을 안 하냐’는 질문이 확 꽂혔다.”
 
-장성택 처형 등을 지켜보며 탈북을 결정했다.
 
“통상 간부가 해외에 거주하면 자녀들은 인질인데(때문에 이 씨도 김일성종합대학에 다니다 정책이 바뀌어 중국 유학을 나왔다), 운 좋게 온 가족이 해외에 있어 제3국 비행기 티켓을 살 수 있었다.”
 
-북한 젊은 층이 한국을 보는 시각은.
 
“드라마·영화 영향에 살기 좋은 자유로운 나라라고 알고 있고, 말투·옷·헤어스타일도 따라하며 동경한다. ‘오빠, 이거 할거야?’ 라는 말투를 많이 따라하고 웃었다.”
 
-장마당 세대(북한판 MZ·고난의 행군 이후 청년들)의 변화 주도 가능성은.
 
“장마당이 자연스레 형성됐다고 보는 것은 오해로, 철저한 통제시장이다. ▶시간(오후 2~5시) ▶판매자격(55세 이상 여성만) 등이 엄격해 변화주도 가능성은 제한적. 한 사람 희생으로 가능했다면 충분히 북한도 변했을텐데, 연좌제가 문제다.”
 
-그만큼 아버지가 대단한데.
 
“저희가 나와 있어 결정이 가능했다. 한국으로 온 뒤에도 도청·해킹에 시달렸고, 북한 정권이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를 통해 북한에 남은 할머니와 친척을 출연시키기도 했다. 신변 위협이 커 미국 이민을 선택했다.”
 
-뉴욕에 살며 불만은 없는지.
 
“윈스턴 처칠의 ‘자본주의의 고질적 폐해는 풍요의 불평등한 분배, 사회주의의 태생적 미덕은 가난의 평등한 분배’라는 말을 좋아한다. 사회주의를 이론으로 배운 사람은 신봉자가 되고, 몸으로 배운 사람은 반공주의자가 되는 것 같다. 전 몸으로 배워서(웃음). 학비가 너무 비싼 것은 고민이다. 최근 고펀드미(https://gofund.me/891bfa7c) 페이지와 기부 연락처(pyonghattanite@protonmail.com)도 만들었다.”  
 
-한·미 지도자에게 한마디.
 
“북미정상회담에 북한이 나왔던 것은 제재와 군사압박 때문이고, 핵 포기 의지는 없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장기집권 체제를 포기하고 개방하도록 강력히 요구해줬으면 한다.”
 
-북한에 대해 그리운 것이 있다면.
 
역시 사람이다. 제가 아는 모든 분이 무사하길 바란다. 하루빨리 뵈었으면 좋겠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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