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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호스피스의 역사

프랑스 작가 시몬 드 보부아르가 1964년 쓴 ‘죽음의 춤’이라는 책은 암에 걸려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어머니에 관한 내용이다. ‘어떤 의미에서 죽음은 잘 수용해도 폭력’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 중 하나는 죽음이 오기 전에 올 고통을 무서워하기 때문이다.     사망의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말기암으로 인한 것이 가장 흔한 일이다.  암세포가 몸속에서 간이나 뇌와 같은 장기로 퍼지고, 이로 인해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런 말기암 환자는 현대의학의 치료로도 완치가 될 수 없다. 사망에 이를 때까지 수 주, 길게는 수개월 동안 통증 등 고통을 받는다.     그동안 미국 의학의 흐름은 치료중심의 의학이었다. 인간의 수명을 더 길게 하기 위해서 인적·물적 자원을 투자했다.     하지만 치료중심 의학의 한계는 베이비부머들 은퇴로 급격한 수요 증가, 치솟는 약값과 병원비 등 의료비용 증가로 나타났다. 사회가 더는 부담할 수 없음과 동시에 치료중심의 의학이 가져오는 치명적 한계인 ‘삶의 질’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 의료계의 고민이 깊어져 왔다.     예를 들면 항암치료제의 발달은 만성백혈병이나 특정폐암과 같은 암치료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왔지만, 항암치료부작용에 따른 고통과 비용은 환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말기 담도암으로 3개월째 투병중인 78세 김모씨는 수술 후 지속되는 통증 때문에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몹시 힘들었다. 수술 후 처음에는 항암치료도 받고 의욕적으로 규칙적인 운동에 열심이었지만, 진통이 심해지면서 주치의로부터 더는 호전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는 계속되는 통증에 몰핀주사를 맞았지만, 몇 시간 후 다시오는 진통에 힘들어했다. 이틀 전부터는 식욕이 없어졌고, 모르핀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구토증세도 있었다.     결국 그는 가족과 함께 의사로부터 완치할 방법이 없다는 설명과 호스피스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호스피스(hospice)’는 원래 중세 유럽에서 순례자에게 숙박을 제공했던 작은 교회를 의미했던 말이었다. 여행 중에 병을 얻어서 여행을 떠날 수 없게 되는 경우 그곳에서 계속 치료 및 간호를 받았다. 이런 연유로 해당 시설을 호스피스라고 부르게 되었다.     병원(hospital)도 호스피스와 마찬가지로 고아원, 양로원 등 갈 곳 없는 사람을 교회시설에서 수용하고 치료 기능을 추가하면서 현대적 의미의 병원이 되었다.   현대적 개념의 호스피스 시조는 시슬리 손더스(Cicely Saunders)라는 영국의 간호사다. 그는 환자를 돌보던 중 말기 암환자를 정성껏 돌보면 환자들의 공포와 걱정뿐 아니라 신체적 증상이 완화된 것을 보고 지속적인 현대 호스피스에 관한 체계를 만들었다. 본인도 의과대학에 진학해서 1957년 의사가 되었다. 1967년에는 최초의 호스피스 시설인 성 크리스토퍼 호스피스를 설립했다.     호스피스 대상은 의사로부터 6개월 이상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으면, 환자와 가족 동의 아래 병원에 입원하지 않는다. 집이나 양로병원에서 통증완화에 주안점을 두고 임종시까지 치료를 받도록 한다. 또한 환자와 가족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상담에도 호스피스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문의:(213)383-9388 이영직 원장 / 이영직 내과건강 칼럼 호스피스 역사 현대 호스피스 크리스토퍼 호스피스 호스피스 서비스

2024-03-19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 실시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 등 지역사회 한인들을 돕는 비영리단체 네이버플러스(Neighbor +)가 제3회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을 실시한다.   네이버플러스 쇼셜서비스/호스피스 양유환 팀장(장로)은 “지난 2009년부터 지역사회 한인들 중 ▶보험이 없으신 분들 ▶서류미비자들 ▶독거노인들 ▶저소득자 암환자 ▶치매환자 ▶파킨슨병 환자 등 관련 100여 건을 섬겨왔다”며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을 실시하지 못했는데, 팬데믹이 종료됨에 따라 제3회 교육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유환 팀장은 “네이버플러스의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교육은 현재 말기암 등으로 인해 외롭고 힘든, 삶의 마지막 여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사회 한인들과 그 가족들을 전인적(신체적·정서적·사회적·영적)으로 돌보기 위한 것”이라며 “금번 교육을 통해 육체의 고통으로 어려운 가운데 있는 분들을 섬기며, 이웃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섬김의 기회가 확장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 일정은 9월 28일부터 11월 16일까지 8주간(매주 목요일) 8회 강의로 시간은 오후 7시30부터 9시30분까지, 장소는 뉴저지주 해켄색에 있는 필그림선교교회(80 Commerce Way, Hackensack, NJ 07601)다.   수강생들은 8차례의 강의를 통해 ▶호스피스 개요 ▶목적과 정의 ▶자원봉사자의 역할과 자세 ▶품위 있는 죽음 ▶말기암 환자의 정서적·영적 돌봄 ▶호스피스 환자 통증의 이해와 관리 ▶임종관리 ▶섬김의 다짐과 결단의 시간 ▶종강예배 ▶수료증 수여식 등으로 진행된다.   교육비는 50달러(저녁식사와 교재 제공), 문의 201-461-0909.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호스피스 자원봉사자 호스피스 자원봉사자 호스피스 환자 호스피스 양유환

2023-09-24

[엘림 웰케어 호스피스] "삶의 마지막 여정 엘림이 함께합니다"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참살이, 즉 '웰빙(Well-being)'에 이어 건강하고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웰에이징(Well-aging)',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의미하는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삶과 죽음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 아니에요. 웰다잉은 삶과 죽음을 함께 생각하며 존귀한 삶, 존엄한 죽음을 열어가는 과정입니다. 저희들은 미주 한인분들이 통증 없이, 원하시던 방식대로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엘림 웰케어 호스피스(Elim Wellcare Hospice, 이하 엘림)' 데니 전 대표의 말이다. 엘림은 지난 2006년부터 가족과 자기 자신을 위한 선택을 내리고 남은 소중한 삶에 아름다운 이별을 고하는 과정을 도와왔다. "치매나 암 등 더 이상 치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 의료진이 더 이상 손쓸 방도가 없다고 진단한 경우에 필요한 것이 바로 호스피스 서비스"라고 전 대표는 말했다.     환자와 가족이 가장 필요한 순간에 함께하기 위해 엘림은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맞춤형 의료 간호팀을 확보하고 있다. 기본적인 호스피스 서비스로는 통증 조절 및 증상 관리 외에도 24시간 항시 대기 서비스, 가정 간호 서비스, 목욕 전문 간호사 서비스, 의료기기 및 의료용품 제공(병원 침대, 산소기 등), 의료 사회복지 상담 서비스, 자원봉사 방문 케어 서비스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엘림은 환자와 가족을 위한 영적 상담, 호스피스 진단으로 처방되는 모든 약 제공, 단기 양로병원 입원 간호 서비스, 임종 전후 체계적인 관리 등의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 같은 서비스는 메디케어나 메디칼이 있는 경우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이용 가능하다. 환자나 가족에게 추가로 부과되는 경비에 대한 부담이 없으며,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한다 하더라도 환자의 소셜 혜택 및 간병인 서비스 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한 엘림은 5월부터 교회들을 중심으로 한 호스피스 세미나를 계획하고 있다. 전 대표는 "아직도 '호스피스' 하면 '죽음'을 제일 먼저 떠올리는 분들이 많습니다. 호스피스에 대해 잘 모르거나 오해하고 계신 분들이 많은 만큼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향후 세미나를 통해 보다 많은 분들께 호스피스를 언제 신청하면 좋은지, 어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정확한 정보를 안내해 드리려 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더 자세한 내용 및 문의는 전화로 확인할 수 있으며, 엘림 웰케어 호스피스는 무료 상담을 환영한다.   ▶문의:(626)793-7511   ▶주소:690 Wilshire Place, #307, Los Angeles업계 호스피스

2023-04-20

[오픈 업] 어머니와 호스피스 이야기

사랑하던 어머니가 91세로 우리 곁을 떠나신 지 5년이 되었다. 그런데 슬픔보다는 고통에서 벗어나셨다는 안도감으로 충만한 평화를 느낀다. 어머니는 3세 때 감염된 홍역 합병증 때문에  심한 천식과 만성 기관지염으로 고통받으셨다. 50대에는 폐활량이 보통사람의 50% 정도까지 떨어졌다. 거의 두 달에 한번은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우리 형제들은 간호사 경력이 많은 동생의 권유에 따라 어머니를 호스피스 케어에 모셨다.     호흡을 돕기 위한 산소, 폐렴 치료를 위한 항생제 대신, 모르핀이나, 안정제 등으로 어머니의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해드린 것이다. 어머니는 우리와 찬송가도 부르시고, 옛날이야기도 하시며 즐거워하셨다. 어머니는 양손에 두 딸의 손을 잡고 평화스러운 미소를 지으시며 마지막을 맞으셨다. 이처럼 어머니의 임종에 대한 아름다운 기억은 호스피스 케어 덕분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요즘 소망 소사이어티라는 단체의 적극적인 활동 덕에 한인들도 호스피스나 죽음을 미리 준비하는 분들을 많이 본다. 이런 모습들을 보면서 과거에 읽었던 ‘Being Mortal’이라는 책 내용이 기억난다.  저자는 저명한 외과 의사이자 하버드 보건대학원 교수다. 그는 1960년까지만 해도 사망자 대부분이 자신의 집에서 가족에게 둘러싸여 마지막을 맞았지만 현대에는 대부분이 차가운 병실에서 죽음 맞이한다며 이를  비판했다. 의학과 과학 기술이 발달하면서 의술은 삶 전체를 다루는 대신, 병을 고치는 것에만 주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의사들은 무엇인가라도 해서 환자의 생명을 연장하는 것만이 본연의 임무라고 믿게 되었다는 것이다. 마치 인간은 언젠가는 생을 마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임을 잊어버린 것처럼….     저자인 닥터 가완디는 그래서 10여년 이상을 호스피스와 고통 완화 치료(palliative care)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는 인도에서 이민 와 산부인과 의사로 일했던 자신의 아버지가 인생의 마지막 순간 호스피스 케어에 의탁해 편안하고 행복한 매일을 보낼 수 있었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는 자신의 집에서 자녀와 손주들에 둘러싸여 숨을 거뒀다고 한다. 그리고 화장한 아버지의 유분을 품에 안고 인도의 갠지스 강으로 갔다. 그리고 그는 새벽 해가 떠오르는 조용한 갠지스 강의 뱃머리에서 세컵의 강물을 마신 후 머리 너머로 아버지의 유분을 강에 뿌렸다. 그는 수천년간 이어온 인연들이 자신을 거쳐서 자신의 후손에게 이어지는 강렬한 느낌을 경험했다고 한다.   필자가 35년 이상 일했던 카이저 병원에서는 오래전부터 각 환자의 차트에 ‘Advanced Directives’라는 기록을 첨부했다. 그 내용은 ‘나의 병 때문에 나에게 관계된 의료적 결정을 할 수 없는 경우에 ,누구에게 책임을 일임하시겠읍니까?’ ‘내가 중병으로 소생할 기회가 없을 경우, 인공호흡기나 식이용 튜브를 뚫어서 생명 연장을 원하십니까?’ ‘이런 상태에서 심장마비가 왔다면 심폐 소생술을 받기 원하십니까?’ ‘사망 후 시신이나 장기 기증을 원하십니까?’ 등등이다.     호스피스 케어팀에는 의사, 간호사, 사회사업가는 물론 목사님, 스님, 신부님들도 참여해 환자를 돕는다. 닥터 가완디는 자신의 아버지가 사망 직전까지도 평소의 아버지다운 존엄성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었던 호스피스 팀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필자도 사랑이 넘쳤던 우리 어머니가 평소의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 떠날 수 있도록 도와준 호스피스 팀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호스피스 어머니 호스피스 케어팀 우리 어머니 의사 간호사

2023-03-19

[기획] "오래 살려고 하기보다 품위있게 죽고 싶어요"

고통스런 항암치료 대신 죽음 받아들이며 준비 그 동안 못다한 일 하며 가족과 함께 마지막 맞이 '웰다잉' 캠페인 영향 받아 한인들도 호스피스 선호 지난해 6월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20대 말기 암환자가 '존엄사'를 내세워 의사가 처방한 독극물을 마셨다. 브리타니 메이너드(29)는 악성뇌종양으로 6개월 시한부 진단을 받은 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존엄사를 예고해 미국에서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메이너드가 거주하는 오리건주는 '사망존엄사법'에 따라 시한부 환자는 의사가 처방한 약물을 복용해 존엄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메이너드처럼 오래 살기보다는 품위있게 죽음을 맞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간의 평균 수명이 100세인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생겨난 새로운 현상이다. 이는 남가주에도 확산 추세다. 웨스트 LA에 있는 시더스사이나이병원의 지원치료병동(Supportive Care Medicine)에서 만난 제임스(가명)도 그중 한 명이다. 뉴아메리칸미디어 주최로 지난해 열린 '완화치료 및 호스피스' 컨퍼런스를 통해 방문한 시더스사이나이병원은 지원치료병동에서 말기 환자들에게 호스피스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말기암 진단을 받은 부인의 마지막 열흘을 이곳에서 함께 보내면서 죽음을 함께 준비할 수 있었다는 제임스는 "아내가 평화롭게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말했었다"며 "가족과 친구, 친척 등 사랑하는 사람들 옆에서 남은 시간을 보내다 행복하게 떠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수년 전 수술받은 유방암이 재발되면서 뇌까지 번져 말기암 진단을 받았던 제임스의 부인은 고통스런 항암치료 대신 호스피스 서비스를 선택한 것이다. 제임스는 "통증을 줄여주는 약물치료가 전부였지만 아내는 떠나는 순간까지 평화로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호스피스 서비스를 선택하는 한인들도 조금씩 늘고 있다. 위암 말기로 최근 3~6개월 시한부 진단을 받은 존 김(가명·74)씨도 항암치료 대신 호스피스 서비스를 선택했다. 호스피스 의사는 간호사와 함께 이틀에 한번씩 그가 거주하는 아파트에 찾아와 면담하고 통증 상태와 영양 상태 등을 체크한다. 김씨는 "처음에는 조금이라도 살려면 치료를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생존할 가망성도 없는 항암치료를 받으러 다니는데 쓰고 싶지 않았다"며 "남은 시간은 자녀들과 친구들의 얼굴을 보면서 못다한 일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장녀인 캐런 김(가명·44)씨는 "아버지의 결정을 처음엔 반대했지만 편안한 얼굴을 보니 위로를 받는다"고 전했다. 한인들의 '호스피스'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소망소사이어트에서 벌이는 웰다잉(Well-dying) 캠페인이 적지않은 영향을 줬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소망소사이어티는 '준비된 죽음을 맞자'는 슬로건 아래 유언장과 사전의료지시서(Advance Healthcare Directive) 작성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 설립자인 유분자 회장이 간호사로 20여 년을 일해온 것과 무관치 않다. 유 회장은 신생아실에서, 화상 환자를 담당하면서, 또 너싱홈에서 5년간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갑작스런 죽음을 맞은 환자와 가족들을 목도한 경험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남편과 사별하고 형제들의 죽음을 지켜보면서 죽음은 준비할수록 더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취지를 밝혔다. 유 회장은 "가까운 곳을 여행할 때도 준비하는데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이라면 더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며 "죽음을 준비하려면 가족들끼리 대화를 해야 한다. 또 정부가 제공하는 호스피스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 정보도 알아둘 것"을 조언했다. 이에 대해 칼 스타인버그 시에라패밀리헬스의 최고 경영자(CEO)는 "사람들이 호스피스를 죽기 전에 방문하는 장소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호스피스 서비스는 집에서도 받을 수 있고 병원에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인버그 CEO는 이어 "일반 병원에서 의사들은 암을 없애는 게 우선이고 통증을 없애는 건 그 다음이지만 호스피스 의료진에겐 그 반대"라며 "전문가가 사람과 증세에 따라 고통을 약화시킬 수 있도록 처방한다. 환자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성을 지키며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덧붙였다. 장연화 기자

2015-02-16

[인터뷰] 유분자 소망소사이어티 회장…"죽음을 터부시하는 문화 가장 안타까워"

처음에는 잘 사는 법을 알려주고 싶어 '웰빙(Well-being)'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다 은퇴 후의 삶을 준비하는 '웰에이징(Well-aging)'으로, 죽음을 준비하는 '웰다잉(Well-dying)'으로 차츰 캠페인을 옮긴 소망소사이어티의 유분자 회장(80·사진)은 "준비한 만큼 떠나는 길이 더 쉬워진다"는 말로 웰다잉의 뜻을 설명했다. 2007년 8월 창립한 비영리기관 소망소사이어티에서 하는 운동은 크게 '유언서 작성'과 '장례절차 간소화', '시신기증'이다. 갑작스런 사고나 병으로 의식불명 상태가 됐을 때 병원에서 받는 의료치료를 결정한 '사전의료지시서' 작성도 돕는다. 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준비된 죽음을 맞도록 돕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작성된 유언서와 사전의료지시서는 지난해 말 현재 9283부다. 시신 기증 역시 지난 6년동안 715명이 신청해 28명이 사망후 기증했다. 그렇다고 죽음만 홍보하지 않는다. 삶과 희망도 나눈다. 바로 아프리카 케냐에 이어 중앙 아시아 국가에 '우물 파주기' 운동이다. 지금까지 300곳 가까이 우물을 기증한 유 회장은 지난 2008년 한국정부로부터 국민훈장(목련장)을 받았다. 지금도 우물이 생긴 지역의 어린이들을 교육시키는 유치원 설립 프로젝트를 계획 중이다. 유 회장은 웰다잉 운동을 시작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점으로 '죽음을 터부시하는 문화'라고 꼽았다. 한 예로 "고통없이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고안된 호스피스 서비스를 몰라 도움을 받지 못하고 병원에서 고통스럽게 치료받다 사망하는 한인 환자들이 적지 않다"고 유 회장은 지적했다. 유 회장은 이어 "죽음은 혼자 맞는 것이 아니라 가족들도 함께 겪는 것이다. 갑작스러운 죽음은 주위사람들을 힘들게 만든다. 나의 죽음을 준비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영행을 준비하듯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는 한인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문의: (562)977-4580 장연화 기자

2015-02-16

케어피플 홈헬스 & 호스피스, ‘한인복지의 요람’ 우뚝

워싱턴 일원의 대표적인 홈케어 업체인 케어피플이 다양한 홈헬스와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한인복지의 요람으로 자리잡고 있다. 케어피플 홈헬스 & 호스피스(CarePeople Home Health & Hospice, 대표 홍은경)는 최근 버지니아 주정부의 자격증 취득과 함께 커뮤니티 헬스 인증프로그램(CHAP, Community Health Accreditation Program)을 통해 메디케어 호스피스 서비스의 승인을 받았다. 호스피스는 의학적 치료로 질병을 치유할 수 없을 때 시한부 환자들이 임종하기까지 마지막 몇 달 동안 통증관리와 불안감 완화, 환자와 가족에게 의료 및 정신적 위안을 제공하는 홈케어 서비스를 말한다. 케어피플은 머지 않아 임종이 예견되는 말기 환자와 가족을 위해 환자가 있는 집이나 간호시설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한인 의사와 간호사, 소셜워커, 성직자, 조무사, 자원봉사자, 사별후 상담자 등으로 구성된 호스피스팀을 별도로 만들었다. 호스피스 비용은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로 100% 충당되기 때문에 환자나 가족에게 부담이 없다. 호스피스 완화의료협회(NHPCO)에 따르면 1968년 호스피스 프로그램이 도입된 이후 말기 질환 환자 등에 대한 입원간호와 가정간호 서비스가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1982년 호스피스 서비스가 메디케어에서 인정되면서 이러한 경향은 더욱 굳어지고 있다. 호스피스 이용자 수는 지난 2008년 125만973명에서 이듬해 134만1488명, 2010년 138만3839명, 2011년 146만1404명으로 증가했다. 2012년에는 약 153만5919명으로 늘었다. 2012년에 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한 사망자수는 111만 3000명이며 2011년 기준으로 미국 전체 사망자의 절반 가량인 44.6%가 호스피스 서비스 혜택을 받았다. 2001년에 모든 메디케어 사망자 중 18.8%가 3일 이상의 호스피스를 이용했는데 2007년에는 30.1%로 증가했다. 메디케어 사망자 중 암으로 인한 사망자를 조사한 결과 3일 이상 호스피스를 이용한 경우가 2001년에 36.6%에서 2007년에 43.3%로 증가했다.  2012년 기준으로 5560개 정도의 호스피스 관련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올해에는 호스피스 관련 단체가 이보다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같은 서비스를 한인들이 활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미국 호스피스 단체를 이용해야 하지만 언어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한인사회의 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케어피플이 호스피스 라이선스를 받고 본격적인 서비스를 실시하자 한인사회에서도 호스피스 혜택을 받는 경우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어피플 홈헬스 & 호스피스 팀은 환자가 집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필요한 약품과 의료기기, 물품을 공급할뿐만 아니라 호스피스 경력과 전문지식을 가지고 있는 한인 간호사들이 직접 환자를 방문, 병으로 인한 불편함과 고통을 덜어주는 일에 초점을 두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홍 대표는 “환자의 편안함과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의료와 간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며 “서비스 범위는 환자와 가족의 요청과 각 분야 전문인들로 구성된 팀의 판단에 따라 조정되는데 호스피스 서비스는 하루 24시간 주 7일 동안 이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호스피스 프로그램은 제한된 생명기간이 예측될 때 환자의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가 호스피스 케어를 처방하고 환자와 가족이 편안한 삶과 통증관리를 위한 완화 치료를 원할 때 제공된다. 케어피플은 기존의 간병사 서비스와 재활치료에 이어 호스피스 서비스를 추가하며 원스톱 종합 홈케어를 제공한다. 케어피플은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정부 자금으로 환자에게 병원 퇴원후 간병과 재활 홈케어를 케어피플 한 곳에서 제공할 수 있다. 케어피플은 워싱턴 일원에서 가장 크고 많은 한인 간호사들이 홈케어를 제공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병원이나 재활원 퇴원시 케어피플의 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들 환자는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를 통해 본인 부담없이 간병사와 간호, 재활치료를 모두 제공받는다. 케어피플은 병원 입원시 고객이 전화를 하면 한인 코디네이터가 직접 병원을 방문, 퇴원 계획과 서류준비를 도와준다. 또한 병원이나 재활원에서 퇴원한 화자가 물리치료 센터까지 가기가 힘든 경우 집에서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기도 한다.  경력이 많고 밤낮으로 일할 한인간병사를 보유한 것도 케어피플의 큰 장점이다. 소변줄을 가지고 퇴원한 환자들이 수술부위 상처치료를 한인간호사에게 받고싶거나 퇴원후 항생제·당뇨·항응고제 주사를 맞거나 혈액검사를 한인 간호사가 직접 해준다. 인공 심박기를 시술받은 환자의 건강관리나 호흡곤란으로 산소를 사용하고 간호사의 지속적인 폐질환과 고혈압 관리가 필요한 경우 호스피스 간호까지 할 수 있는 유일한 한인 운영 홈케어인 케어피플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케어피플은 호스피스 봉사자 교육을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60세 이상 한인을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2009년 홍은경 대표가 직접 설립한 케어피플 홈헬스는 지난 2010년 1월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주정부 승인을 받은 후 한인사회와 베트남, 중국커뮤니티 등을 대상으로 단기 간병사 교육을 실시해 왔다. 라티노들을 대상으로 한 스페인어 교육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월 타이슨스 코너에서 애난데일로 이전한 케어피플 홈헬스는 주 5일 간병사 교육을 받고 자격증을 취득한 수강생에게는 취업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영어소통이 쉽지 않은 아시안 노인들에게는 모국어를 하는 간병사를 원하고 있어 케어피플 홈헬스의 간병사 파견에 대한 호응이 좋다. 이 회사는 또 메디케이드 수혜자들이 본인 부담없이 간병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한국어 간병사 수업은 매달 첫째주 시작하며 일주일 동안 40시간 교육이 제공된다. 케어피플 홈헬스측은 병원이나 재활원 퇴원 후 자택 물리 치료, 작업 치료, 언어 치료와 한인 간호사 서비스가 메디케어와 보험혜택만으로 본인 부담없이 집에서 가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는 “호스피스 서비스에 직접 참여해 환자들을 돌보며 눈물도 많이 흘렸다”며 “한인들뿐만 아니라 우리와 비슷한 처지의 이민자들에게 다양한 홈케어 서비스를 최고의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571-297-4747(24시간 전화) ▷인터넷: www.CarePeople.net ▷주소: 7620 LittleRiver Turnpike #500 Annandale , VA 22003 박성균 기자

2014-10-08

[세상 속으로] 간암 말기 한인 시한부 환자와 필그림교회 호스피스 돌봄 프로그램

작년 10월부터 주 3~4회 셸터 방문 간호 병원 오갈 때 손발 역할…말벗 돼주기도 사람이라면 언젠가 반드시 떠나야만 하는 길이 있다. 누구라도 마지막 순간 죽음이라는 운명을 피할 순 없다. 그 길을 잘 떠나기 위해서는 특별한 준비가 필요하다. 곁에서 몸과 마음을 보듬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각박한 이민 생활을 살면서 가족도, 금전적 여유도 없이 갑작스럽게 세상과의 이별을 맞게 되는 사람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 두려움에 떨 수밖에 없는 이들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다. 뉴저지주 파라무스에 있는 필그림교회(담임목사 양춘길) 사역센터의 ‘호스피스 돌봄 프로그램’ 봉사자들이 그들. 지난 2009년부터 ‘삶의 편안한 마무리를 위한 총체적 돌봄’이라는 호스피스의 의미를 실천하고 있는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간암 말기 환자 박모(50)씨의 마지막 순간을 돌보고 있다. #아름다운 마침표 찍기 지난 6일 오전 10시30분 필그림교회 호스피스 프로그램의 리더를 맡고 있는 양유환 장로는 뉴저지주 패터슨의 하나선교회(대표 김항욱 목사)를 찾았다. 이 곳의 셸터에서 지내고 있는 박씨를 보기 위해서다. 양 장로와 박씨가 처음 만난 것은 지난해 11월. 앞서 10월 20일 홀리네임병원 응급실을 찾은 박씨는 말기암으로 인해 더 이상의 삶이 어렵다는 판정을 받았다. 아무런 가족도, 재산도 없다는 박씨의 사정을 듣고 병원 측은 필그림교회 호스피스 프로그램에 연락을 했고 양 장로가 박씨를 찾아왔다. 이후 양 장로와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들은 1주일에 3~4번씩 병원에 입원해 있는 박씨를 찾았다. 하지만 이미 시한부 판정을 받은 박씨가 무작정 병원에 입원해 있을 수는 없었다. 박씨가 월세로 살던 팰리세이즈파크의 집 주인도 박씨가 돌아오는 것을 꺼렸다. 아무도 받아주지 않던 박씨를 품은 것은 패터슨에서 노숙자·빈곤층 주민들을 돕는 활동을 하고 있는 하나선교회였다. 여기에 홀리네임병원 측도 어려운 형편의 박씨를 돕기 위해 모든 병원비를 면제해주기로 결정했다. 올 1월부터 박씨는 하나선교회 셸터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무도 찾는 이들이 없는 가운데 유일한 낙이 있다면 양 장로를 비롯한 호스피스 봉사자들의 방문이다. 양 장로는 “지난 2009년부터 10여 환자들의 마지막을 도왔지만 박씨가 가장 어려운 경우”라며 “불체자인 데다가 미국에 가족 한 명이 없다”고 말했다. 더 이상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의료진의 판단이 내려진 지 8개월이 지났지만 박씨는 여전히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간 응급실을 3~4차례 찾는 등 긴박한 순간도 있었지만 배에 찼던 복수가 빠지고 퉁퉁 부었던 다리의 붓기가 빠지는 등 이제는 다소 안정을 찾은 상태다. 그런 그를 곁에서 돌본 것은 호스피스 봉사자들이었다. 박씨를 찾은 양 장로는 그의 배부터 살폈다. 또 다시 복수가 차오를까 싶어서다. “밥 먹는 데 불편한 것은 없나요? 어디 아픈 곳은 없어요?” “괜찮습니다. 등에 있는 딱지가 좀 가렵습니다.” “그거 떼면 안 되요. 내가 연고 발라 줄게요.” 맨해튼·플러싱·뉴저지 등지에서 식당 주방장으로 일했다는 박씨의 유일한 희망은 한국에 있는 자녀들을 보는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살면서 몸이 건강해진다면 다시 일하고 싶습니다.” 그는 약 10년 전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배워보자”는 식당 사장의 권유로 함께 미국을 찾았다. “사장이 갑자기 한국으로 돌아갔어요. 미국에 왔는데 그냥 가기는 뭐해서 돈이라도 조금 벌고 돌아가자던 것이 벌써 10년이 흘렀습니다. 처음 2~3년간은 한국의 가족들과 통화도 하고 그랬는데, 사는 게 바빠서 어느덧 연락도 끊겼네요.” 다른 과거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현재 유일한 소일거리가 성경 읽기라고 말한 박씨는 출애굽기의 한 구절을 매일 같이 읽고 있다고 말했다. 출애굽기 16장 “나는 너희를 치유하는 여호와임이라”이다. 그는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고국에 가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있었다. 양 장로 역시 박씨의 소망을 알고 있다. 그는 수소문 끝에 한국에 있는 박씨의 아내와 형제들과 연락을 했지만 여건상 박씨를 보기 위해 미국에 올 수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 양 장로는 “가족들이 원하진 않지만 한국 논산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박씨를 받아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박씨의 임시 여권이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건강만 호전된다면 박씨를 한국으로 보내 잠시라도 가족들과 만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는 양 장로와 호스피스 봉사자들이 박씨의 가족 역할을 하고 있다. 응급실에 가거나 약을 받아와야 할 때 박씨의 손발이 돼주고 있다. 또 수시로 그를 찾아 회복을 위해 기도하고 찬송을 부른다. 그의 유일한 말벗도 이들이다. 양 장로에 따르면 현재 박씨의 건강 상태는 보호자가 있더라도 비행기를 타기 어려운 상태다. 곧 있을 병원 검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담당의가 한국행을 허락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양 장로는 “이 곳에 가족이 없기 때문에 박씨의 장례 절차도 준비해놨다. 이 역시 호스피스의 사명이라는 생각”이라며 “’산다면 가족의 품으로, 죽는다면 하나님의 품으로’란 생각으로 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호스피스 전문 센터 필요 양 장로는 “사실 호스피스는 더 이상 회생 가능성이 없다는 선고가 내려진 이들에게 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박씨처럼 오랫동안 돌본 경우가 없다”며 “박씨의 사례를 통해 배운 것이 많다”고 말했다. 박씨처럼 불체자 등 신분이나 경제적 상황 때문에 제대로 도움을 받기 어려운 한인들을 위한 전문 호스티스 기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 필그림교회 호스피스 프로그램의 봉사자가 되려면 6주간의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매년 두 번의 정기교육과 네 번의 보충교육을 계속 받아야 한다. 이렇게 교육을 받은 20여 명의 봉사자들이 있지만 이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양 장로의 설명이다. 양 장로는 “홀리네임병원이나 밸리병원 등에서 시한부 선고 환자에 대한 호스피스 봉사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한 병원에서 도움이 필요한 불체 신분의 환자가 있다고 요청한 상태지만 박씨 등을 돌보는 데도 손이 많이 부족해 대기 상태”라고 말했다. 유니스 강 홀리네임병원 코리안메디컬프로그램(KMP) 홍보 담당도 “시한부 환자에게는 의학적인 치료보다는 호스피스들의 도움이 더 필요하지만 한인 대상 프로그램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양 장로는 “전문 기관 설립을 위해서는 의사·간호사·상담사·자원봉사자 등 다양한 일손이 필요하다”며 “공간 마련과 재정적인 안정을 위한 기부와 이사회 설립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호스피스는 결코 치료를 포기하고 수동적으로 임종을 기다리는 게 아니다”며 “오히려 환자들이 끝까지 삶의 의미를 포기하지 않도록 사랑으로 돌봐주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것이다. 도움을 받을 길이 없는 한인들을 위한 전문 호스피스 기관 마련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호스피스 봉사 및 지원 문의. 201-461-0909. 서한서 기자 hseo@koreadaily.com

2014-06-09

"치매도 호스피스 이용 가능"

"중학교때 몸이 아파서 휴학을 하고 집에 있었는데요. 평생을 목회하셨던 할아버지가 중풍에 걸려서 수발을 도왔죠. 그때 병상의 어른이 있는 집안이 매우 힘들다는 것을 배웠죠." 수년전 하버드에 입학한 여학생이 어린 시절 할머니의 투병을 보면서 의사가 되리라고 다짐했다는 에세이를 써서 입학 허가를 받았다는 얘기가 있다. 최승호(사진) 박사에게도 이와 비슷한 기억과 다짐이 있었다. 최승호 박사는 풀타임을 3개나 갖고 있는 무척 바쁜 내과 전문의다. 우선 본업은 내과 및 노인과 의사다. 개업한지 20년이 넘었다. 또 다른 직업은 ER닥터다. 위티어 지역 응급실에서 근무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갖고 있는 것이 할아버지와의 함께한 어린 시절의 깨달음 때문에 시작한 호스피스의 대표다. 그의 그레이스 호스피스는 한인이 운영하는 유일한 곳이지도 모른다. 그는 대표이기도 하지만 의사로서 가가호호 방문하는 의사중 한명이기도 하다. "1989년 UCLA에서 노인과 과정을 밟기까지는 너싱홈을 하게 되면 환자 본인도, 가족도 모두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때 호스피스라는 것을 알게 됐고 1991년 개업의를 하면서도 조금씩 준비했죠." 막상 중풍으로 고생하셨던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뭔가를 하고 싶었는데 그게 너싱홈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서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있으면서 그때까지 가졌던 어른으로서의 권위도 살리고 행복한 말년을 보낼 수 있는 것을 돕는 것이 바로 호스피스였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6개월 시한부를 받은 사람들에게 편안한 말년을 제공하지만 요즘은 거동이 불편한 사람, 치매가 있는 사람들도 호스피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가 2006년 세운 그레이스 호스피스는 현재 30여명의 스태프로 구성돼 있다. 한국어가 완벽하게 지원된다. 호스피스 케어는 미국에 거주하는 모든 시한부 판정 환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또 최승호 박사가 강사로 나서는 한인 커뮤니티를 위한 호스피스 설명회가 26일 오전 10시부터 정오까지 실버레이크 메디컬센터에서 열린다. 그는 이날 호스피스 케어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의외로 한인들에게 많은 호스피스에 대한 오해를 풀어줄 예정이다. ▶주소: 1711 W. Temple St. LA ▶문의:(213)989-1600 티파니 김, gracehospiceinc.com 장병희 기자

2014-04-23

"말기 환자들 아름다운 마무리…호스피스 제대로 알고 활용을"

"호스피스 프로그램에 들어가면 모든게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상태가 호전돼 벗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호스피스의 목적은 평화로운 마무리입니다." 삶을 마무리 해야 하는 상황이 왔을때 사람들은 여러가지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특히 미국에선. 이중 하나가 바로 호스피스를 택하는 경우로 너싱홈과는 경우가 다르다. 너싱홈은 간호진이 대기하고 있지만 가족과는 떨어져 있어야 한다. 반면 호스피스는 가족과 함께 일생을 마무리 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릴 수 있다. 일부 말년의 모습을 보여주기 싫은 사람만을 빼고는 이를 택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돕고 있고 이런 선택을 돌보는 곳이 호스피스 프로그램이다. 불법체류자도 혜택의 대상이다. 이렇게 막다른 곳에 몰리는 환자가 앓고 있는 질병은 AIDS, 루게릭병, 알츠하이머, 치매, 암, 심부전증, 폐병, 말기 신장병, 신경쇠약, 중풍, 노환, 호흡기 질환 등이다. 모두 기기와 방문 의료진이 필요하다. 김성준 목사(로뎀나무아래 교회 담임)는 "병원에서는 나름 역할이 있기에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할 수 밖에 없지만 호스피스는 연명보다는 가족과 함께 집에서 아름다운 마무리를 추구한다"면서 "말년을 고통스럽지 않게 완화치료와 가정방문 치료로 호스피스 프로그램이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말기 암 환자의 경우 극심한 고통을 수반합니다. 수면 장애, 복수, 호흡곤란 등 증상이 오죠. 남은 삶을 가족과 함께 의미있게 하는 것이 그래서 인간적인 겁니다. 가능성이 없는 환자를 붙들고 있는 것은 환자 본인에게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호스피스는 그래서 오해도 많이 받고 잘못 알려진 것도 많다고 한다. 심지어 일부 의료진들은 아예 논의의 대상에서 제외하여 환자들의 권리를 뺏기도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환자들의 권리중 하나인 '품위있는' 마무리를 위해서 선택의 하나로 현재 보다는 더 자유롭게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 김목사의 견해다. 그레이스 호스피스(원장 최승호)가 오는 26일 오전 10시에 여는 호스피스 설명회 행사에 김목사가 강사로 나서는 이유다. 그는 이날 호스피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문의: (213)989-1600 글·사진=장병희 기자

201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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