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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한복판 '구원의 산' 구하기 시작됐다

  ━   원문은 LA타임스 11월26일자 'Salvation Mountain, one of California's great art oddities, partially collapsed. Devotees vow to save it' 제목의 기사입니다.    한국전 참전용사이자 자동차 정비공이었던 레오나드 나이트는 지난 1984년 200피트 크기의 대형 풍선을 캘리포니아 사막 한가운데에 띄우겠다는 야심 찬 꿈을 품었다.   그 후 10년 동안 그가 손수 바느질해서 만든 풍선의 측면에는 ‘God Is Love(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 문구는 모든 사람들을 신에게 더 가까이 이끌고자 했던 나이트의 목표를 반영한 것이었다.   비록 나이트는 이 풍선을 띄우는 데는 실패했지만, 또 다른 프로젝트를 추진해 결국 자신의 메시지를 전파하는데 성공했다. 바로 ‘구원의 산(Salvation Mountain)’이라는 독특한 사막 기념물이었다. 구원의 산은 LA에서 동쪽으로 약 3시간, 팜스프링스에서 남쪽으로 약 1시간 반 떨어진 소금호수 ‘솔튼 시(Salton Sea)’ 근처의 해병대 기지 캠프 던롭(Camp Dunlop)에 위치해 있다.   팜스프링스를 다녀온 한인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봤을 법한 산이다. 형형색색으로 장식된 인공 언덕 정상에 십자가가 꽂혀있다.   이 구원의 산은 나이트가 82세로 세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건재하며 그 명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 10월 말 이 산을 즐겨 찾는 팬들과 나이트의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25년이나 걸려 자신의 믿음을 표현하기 위해 이 거대한 산을 만든 나이트를 추모하기 위해서다.   구원의 산은 미국의 대표적인 예술 조각 중 하나로 인정받아 올해 임페리얼카운티 정부가 ‘역사적 중요 자산’으로 지정했다.   1995년부터 산을 방문하기 시작한 건축 역사학자 다니엘 폴은 “110도의 폭염 속에서도 구원의 산을 찾았다가 떠날 때면 완전히 새로워진 기분이었다”며 “나이트는 긍정적인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와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활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나이트는 풍선 프로젝트가 실패한 것이라기 보다는 신이 더 크고 영구적인 상징물을 만들도록 계획한 것이라고 믿었다. 그는 정식 예술 교육을 받은 적 없었음에도 본인의 영적 비전을 이루기 위해 헌신했다. 그는 인공산 옆에 수도와 전기 없이 생활하며 작품을 만들었다.   기증받은 짚단을 기초로 삼고, 그 위에 진흙을 발라 형태를 만들고, 또 기부받은 페인트로 디자인을 마감했다. 작품은 점점 찬사를 받았지만, 나이트는 스스로를 예술가로 부르거나 작품의 공로도 주장하지 않았다. 그는 신이 예술가이며 자신은 단지 붓을 든 도구라고 겸손해 했다.   폴은 “나이트는 이 작품이 영적인 표현으로 자신을 거쳐 나왔을 뿐이지 본인의 것은 아니라고 했다”며 “그는 자신의 업적에 대해 개인적인 공로를 전혀 주장하지 않았다. 이처럼 겸손하면서도 정말로 놀라운 방식으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특별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나이트는 구원의 산을 만들면서 여러 장애물에 직면했다. 첫 제작에서는 폭우로 인해 산이 무너졌다. 현재의 구조는 더 잘 설계된 것으로, 강렬한 색상과 추상적 디자인의 독특한 조합이 여전히 어린아이 같은 열정과 강렬함을 전달한다.   나이트는 5층 높이의 구원의 산을 만들기 위해 허가나 승인을 받지 않았다. 이 대문에 구원의 산에 대한 법적 불확실성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1994년 임페리얼카운티는 나이트를 이 땅에서 쫓아내려 했지만, 예술가를 지지하는 대중의 압도적인 지원으로 실패했다.   현재 작품의 유지 관리는 동명의 비영리 단체 ‘구원의 산(Salvation Mountain Inc.)’이 맡고 있다. 이 단체는 이 땅의 법적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체의 회장인 밥 르베스크는 가주 토지위원회와 임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르베스크는 “내년 초에 공격적인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4~6개월 안에 임대 계약을 맺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원의 산을 유지하는 일은 큰 도전이다. 지난해 폭우로 나이트가 ‘박물관(The Museum)’이라 부른 산의 일부가 붕괴됐다. 이 박물관은 밝게 장식된 방들과 페인트칠 된 나무들로 이루어진 환상적인 공간으로, 실패한 풍선 프로젝트에 대한 헌사로 계획된 것이다.   페인트가 균열된 틈으로 빗물이 스며들어 천장을 이루는 짚단이 부풀어 올랐고, 이를 지지할 구조물이 없어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현재 박물관은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르베스크는 “지난해 연초부터 짚단 몇 개가 무너지기 시작했지만, 올해 여름에는 더 큰 부분이 무너져 입구 위쪽이 붕괴됐다”며 “12월 중에 보존 전문가 팀이 복원 계획을 평가하기 위해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원의 산이 직면한 어려움은 또 있다. 운영 자금은 대부분 방문객들의 기부에 의존하고 있어 재정적으로 불안정하다. 또한, 극한의 사막 기후와 지속적인 방문객들의 발길로 인해 작품이 끊임없이 훼손되고 있어 매일 유지 보수가 필요하다. 더욱이, 울타리가 없는 이 예술 공간을 기물 파손 행위와 비행으로부터 보호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르베스크는 이러한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구원의 산이 전 세계 예술 애호가와 호기심 많은 여행자들을 계속 끌어들일 것이라는 희망을 내비쳤다. 그는 “상황은 어렵지만 우린 정말 행운아”라며 “구원의 산이 유지될 수 있는 비결을 우린 ‘산의 마법’이라 부른다. 더 기적적인 마법이 있길 바라지만, 그때까지는 한 걸음씩 나아가며 숨겨진 자금을 찾아야 할 뿐”이라고 말했다.   구원의 산이 남긴 유산은 인근 사막 지역의 예술가 공동체인 ‘이스트 지저스(East Jesus)’에서도 볼 수 있다. 이스트 지저스는 캠프 던롭 폐쇄 후 남은 콘크리트 바닥 위에 자리 잡은 슬랩 시티(Slab City)의 변두리에 위치하고 있다.   이스트 지저스는 나이트의 친구이자 구원의 산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던 찰리 러셀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2007년 러셀은 슬랩 시티에 영구 정착해 지역 고물 야적장을 예술의 장으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다른 예술가들을 초대해 재활용 재료로 만든 작품을 추가했고, 현재 이스트 지저스는 30에이커 규모로 확장됐다.   이스트 지저스에 전시된 조각품들은 녹슨 자동차 부품이나 기타 버려진 물건들로 만들어졌으며, 때로는 보기 불편하거나 심지어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이스트 지저스에서 만난 비영리 단체 대표인 젠 넬슨은 대표적인 작품인 ‘가장 위험한 놀이터(The Most Dangerous Playground)’부터 소개했다. 이 작품은 ‘죽음의 시소’, ‘치즈 강판 미끄럼틀’, ‘가장 녹슨 그네’, 그리고 ‘실망의 원숭이 바’ 등으로 구성된다.     최근 이스트 지저스에 추가된 작품은 팜스프링스의 예술가 케니 어윈 주니어가 제작한 거대한 로봇 테마 설치물이다. 어윈은 자신의 뒷마당에서 열리는 ‘로보라이트(Robolights)’ 전시로 알려져 있다. 그의 이스트 지저스 작품은 재활용된 로봇을 특징으로 하는 성채처럼 보이며, 이곳의 예술적 다양성을 한층 더 풍부하게 한다.   넬슨은 “이곳 코첼라밸리에서 상상도 못했던 예술의 르네상스를 경험할 수 있어 정말 운이 좋다”며 “지난 20년 동안 남가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놀라운 예술 프로젝트가 이 지역에서 꽃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구원의 산과 이스트 지저스는 지역 사회와 방문객들에게 영감을 제공하며, 동시에 예술적 표현과 공동체 정신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글·사진=크리스 아이오벤코 기자한복판 시작 레오나드 나이트 풍선 프로젝트 캘리포니아 사막

2024-11-27

한국 신차 첫 공개…조연은 백김치

베벌리힐스 한복판에서 한식의 향연이 펼쳐졌다. 지난 20일 골드스테인 하우스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신차 출시 행사에 ‘장’과 ‘발효 조리법’을 주제로 한 한식이 선보여져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한식 전문 비영리 사단법인 난로학원(이사장 최정윤)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9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자리인 ‘아이오닉 9 월드 프리미어’의 식음료 서비스 총괄 기획 및 운영을 맡았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난로학원 측은 ‘빌 투 빌롱(Built to Belong) : 공간, 그 이상의 공감’이라는 행사 주제에 맞춰 아이오닉 9의 우수성과 한식의 매력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난로학원은 이번 행사 메인 셰프로 LA 아트 디스트릭트에 위치한 모던 한식 다이닝 레스토랑 바루(Baroo)의 어광 오너셰프를 초청했다. 바루는 최근 ‘2024년 LA타임스 올해의 식당’에 선정된 바 있으며 혁신적인 한식당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본지 7월 10일자 A-2면〉   어 셰프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정윤 난로학원 이사장의 요청으로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행사에 ‘장’과 ‘발효 조리법’을 활용한 음식들을 준비했다.   어 셰프는 “바루가 하는 음식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장과 발효 조리법에 기반한 메뉴들을 이번 행사에 선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이오닉 9가 가지고 있는 한국적인 미(美)에 맞춰 한식의 요소를 부각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에는 레몬밤을 곁들인 술빵 구이, 튀긴 버섯과 두부장, 장아찌, 감태 부각으로 맛을 낸 나물밥, 양념치킨과 깻잎 조합, 백김치 들깨 볶음, 은대구 간장조림, 참외동치미, 연근구이와 두부장 누룩소스 등이 참가자들에게 제공됐다.   어 셰프는 “음식 전문 행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대중적인 음식으로 접근하려고 했다”며 “타인종 참가자가 유독 많았는데 반응이 좋았다”고 언급했다.   난로학원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식이 타인종에게 일상에서의 음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행사를 총괄한 최정윤 난로학원 이사장은 “앞으로 문화 등 다양한 산업군 및 브랜드와 협업을 추진해 한식이 세계인의 일상식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한식이 글로벌 비즈니스로 발전하고 확장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 난로학원은   지난 2022년 출범했다. 한식 산업화, 연구, 미래 인재 양성 등을 진행하는 난로학원은 한식 세계화의 전초기지로 평가받는다. 연암 박지원, 다산 정약용 등 조선시대 실학자들이 즐겼다는 고기구이 풍습 ‘난로회’에서 착안해 출범한 단체다.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 한·중 부의장이자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헤드셰프인 최정윤 이사장을 필두로 뉴욕의 미슐랭 2스타 레스토랑 아토믹스의 박정현 오너셰프, 조희숙 한식공간 대표, 박수경 금돼지식당 대표 등 내로라하는 요식업계 관계자들이 난로학원에 참여하고 있다. 김경준 기자베벌리힐스 조리법 발효 조리법 베벌리힐스 한복판 한식 세계화

2024-11-25

[문예마당] 비숍 단풍여행 (2)

  비숍 한복판에서 100년 된 극장을 만났다. 1924년. 그해 세상에서 제일 유별난 사랑을 주신 아버지가 태어나셨다. 1994년 노스리지 지진으로 집이 다 무너져 황당할 때, 아버지가 미국에 오셔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글귀의 유명 서예가 작품을 빈 벽에 걸어주셨다. 긍정적 자신감, 우주에서 나보다 더 존귀한 존재는 없음을 자주 일깨워 주셨다.     저 멀리 ‘위스키 크릭(Whiskey Creek)’이라는 식당 간판이 보인다. 깊은 산속에 ‘위스키 냇가’라는 이름이 좋다. 오늘 비숍의  저녁은 여기서 먹기로 점 찍어둔다.     오웬즈 밸리에 깊숙이 숨어 있는 비숍은 산장 스타일 호텔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웨이파인더(WAYFINDER)는 캐슬 같은 고풍스러운 호텔이다. 이스턴 시에라의 심장이라는 애칭대로 졸졸졸 흐르는 해자가  호텔을 감싸고 사냥, 하이킹,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 눈 쌓인 산골짜기에서 흘러 내려온 시냇물은 맑고 깨끗하다. 또, 요즘 수영에 빠진 내가 제일 좋아하는 풀장, 핀란드 스타일의 사우나와 온수 스파도 있다.     비숍은 옛날부터 일확천금을 꿈꾸는 방랑자들이 쉴 새 없이 오가며 돈을 썼던 곳이다.     나는 이 호텔에서 야외 페치카가 있는 호반 정원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바라만 보아도 힐링이 되는 곳이었다. 우리는 여기서 추억의 앨범을 펼쳐 놓고 가족들의 성장 과정을 들여다보았다. 지나간 시간은 아름답고 감동이었다. 남편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며 “어머머 귀여워요”라고 말하는 며느리가 참 예쁘다. 전망 좋은 호텔에서 여독을 풀고 오웬즈 밸리의 첫날밤을 맞이하니 내 마음에 꽃이 핀다.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란 이렇게 작은 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아닐까.     호텔 방에 있는 가이드북은 비숍의 역사책이나 다름없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인디펜덴스 부근에 만자나르(manzanar) 일본인 강제 수용소가 지어졌다. LA시와 오웬즈 밸리 주민 간의 ‘캘리포니아 물 전쟁(California Water Wars)’ 이야기도 있다. 현재 LA 시에서 사용하는 물의 상당량이 이 지역에서 공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장남은 출산예정일을 훨씬 지나고도 세상 구경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의사는 예정일에서 15일이 지나면 무조건 병원으로 오라고 해 입원 준비를 했는데 그 날은 마침 내 생일이었다. 큰 아이는 생일 날 ‘신의 선물’로 나에게 도착했다. 세상에 이렇게 큰 축복이 또 어디 있으랴! 너무나 감사하게도 큰아들은 내가 가시밭길 험한 세상 온갖 파도와 고난을 겪을 때도 내 손을 꼭 잡고 항상 위로가 되어 주고 희망의 꿈을 심어 주었다.     비숍에서 찐 맛집 ‘위스키 크릭’ 레스토랑을 만난 것은 이번 여행 중 최고의 행운이었다. 저녁이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와인을 나누며  하루의 피로를 푸는 동네 맛집이다. 마침 우리가 간 날은  월드시리즈 3차전이 열린 날이었고 이날 LA다저스는 양키스를 4대2로 꺾었다. 대형 TV를 보며 다 같이 응원했는데 모르는 사람에게도 맥주를 돌릴 정도로 흥겨운 분위기였다.   드디어 나의 생일 파티가 시작되었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하는 생일 저녁 식사라 더없이 좋았다. 촛불을 켜고 소원을 빌고 해피버스데이 노래를 부르고 손편지를 나누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뜻깊은 밤이었다.     다음 날 아침 비숍의 100년 된 빵집 에릭샤츠에서 소문난 양치기 빵과 샌드위치를 친구들에게 선물하려고 한 아름 샀다. 이번 비숍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사브리나 호수의 단풍이었다. 하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물은 메마르고 단풍은 빈약했다. 하지만 인요 국립산림지역의 깊은 사슴 마을에는 로키 마운틴처럼 눈이 쌓여 있고 곳곳에 큰 별장들이 보였다.     황금 아스펜 단풍은 이 마을에서 약 70가 장관이었다. 단풍을 바라보며 나는 한 번도 인생을 활활 불태워보지 못한 것 같은 아쉬움에 얼굴이 붉어졌다. 일가친척 아무도 없는 미국에서 어린 두 아들 손을 꼭 잡고 항상 불안하고 초조했다. 문득 이 숲속에서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처럼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은빛 미래를 그려본다.     숭어 낚시를 즐기는 게 사브리나 호수의 낭만이다. 나는 시간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을 오버랩해 본다. 나도 단풍처럼 어느새 가을을 온몸에 색칠하고 무르익고 있었다. 사브리나 호수 주변 단풍은 우리의 인생과 닮았다. 고산준령을 머리에 이고 노을 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진다. 너무나 짧은 찰나다.   여행은 고행이다. 그래도 또 떠나고 싶다. 그래서 여행은 중독이다. 비숍 여행은 마법이었다. 자연은 깊어 가는 가을, 숲속의 감성을 명화로 연출한다. 가만히 가만히 귀 기울여보면 먼 옛날 이 산마을에 황금을 찾아온 사람들의 환호성. 미칠 것 같은 환희의 외침이 들려 온다. “와! 금이다. 금 노다지다. 금 광산을 발견했다!” 나도 황금 지도를 한장 사서 아무도 모르게 저 사막을 향해 길을 떠나야겠다.   유강호 / 수필가문예마당 단풍여행 비숍 비숍 한복판 오늘 비숍 위스키 크릭

2024-11-21

뉴욕 한복판서 즐기는 ‘한강라면’

한국 서울 한강 편의점에서 구매해 즉석조리기로 요리해 먹는 이른바 ‘한강라면’이 뉴욕에 상륙했다.   8일 맨해튼 뉴욕한국문화원 신청사(이하 문화원) 1층 ‘LED 월’은 한강의 낮과 밤을 촬영한 영상으로 가득 찼다. 문화원이 ‘한강라면’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 ‘Han River in NYC with SHIN RAMYUN’를 개최했기 때문이다.   행사는 지난해 문화원이 론칭한 ‘It’s Time for K-Culture’ 캠페인의 2024년도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농심의 전액 후원 제안으로 기획된 이번 행사는 인근 한식당 방문시 10% 할인 혜택도 프로그램에 포함했다.   인근의 한식당 최소 세 곳을 다녀와 이른바 ‘식당 여권’에 도장을 찍었다면 대기 없이 입장 가능하며, 그 외는 최소 20분이 걸리는 대기줄에 서야 했다.   입장 후엔 한강의 편의점과 즉석 조리기를 재현한 곳에서 마음에 드는 라면을 골라 누구나 무료로 먹을 수 있다.   10일까지 진행된 행사에 문화원은 최대 900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고, 라면은 최소 4000인분을 준비했다.   김천수 원장은 “한강은 한류 팬에게 성지”라며 “한인 2~3세대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 문화원 입장에선 젊은이가 문화원에 꾸준히 관심갖고 찾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한강라면이나 치맥이 K-컬처의 한 축을 차지하게 된 만큼, 그에 착안해 기획했다”며 “문화원에서 지향하는 ‘원앤온리’에 한글벽, 전통정원과 이번 행사같은 한국문화 체험의 장을 열어주는 것도 포함된다. 버추얼 한강라면을 통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바이럴도 많이 되고, 후원사의 제안도 늘어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문화원 실무관은 “한국라면 회사의 뉴욕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이 시작되고 있다”며 “히스패닉도 라면 특유의 매콤함을 좋아해 미래 시장 확장 가능성이 높다. 첫 날 행사에도 오픈런까지 벌어졌는데, 1등은 플로리다주에서 온 사람”이라고 전했다.   이날 뉴저지주에서 온 샌디 스프링어는 “배경이 빨리 바뀌어 어지럽지만, 단순히 음식을 체험하는 것에서 나아가 마음에 든다. 아들도 퇴근 후 오라고 할 것”이라고 만족했다.   제인 스톤사이퍼(시애틀)는 “딸이 맨해튼에 살아 방문했다”며 “배경이 너무 많이 움직이는 같아 대화가 어렵지만 건물이 예쁘고 라면이 새로워 좋다”고 했다.   캐런 김(어퍼이스트사이드) 씨는 “새 경험 측면에서 아주 좋고, 전시도 보면서 좋은 경험을 친구와 나눌 예정”이라고 했다. 글·사진=강민혜 기자한강라면 한복판 맨해튼 뉴욕한국문화원 버추얼 한강라면 문화원 입장

2024-11-10

뉴욕 한복판에 초대형 ‘한글벽’

뉴욕한국문화원이 25일 신청사(122 E 32스트리트)서 초대형 한글벽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행사에는 ▶구겐하임 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 ▶휘트니 미술관 큐레이터, 글로벌 기업 CEO 등이 대거 참석해 8m←X22m 규모로 완공된 한글벽을 관람했다. 한글벽은 한글의 ▶애민 ▶조화 ▶평등 핵심 가치를 담은 글로벌 공공 미술작품으로, 2만자의 한글을 새겼다.   작품을 제작한 강익중 설치작가는 “세계인의 마음을 잇는 자유와 평화의 한글벽을 뉴욕 한복판에 세워 기쁘다”고 밝혔다.   한글벽 공개와 함께 오는 11월 7일까지 강 작가의 회고전 ‘We are Connected’도 열린다.   한글벽 프로젝트와 회고전 모두 LG, 키스뷰티그룹, 싸이버로지텍, 양현재단이 후원했다.   김천수 문화원장은 “한글은 K-컬처의 핵심 가치”라며 “한글벽을 통해 한류가 더욱 확산되고, 한글에 담긴 자유와 평등이라는 인류 보편의 가치가 더 증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용진 키스뷰티그룹 회장은 “한글벽은 전세계의 문화를 잇는 다리이자 우리 고유의 유산을 기리는 축제”라고 했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한복판 초대형 초대형 한글벽 한글벽 프로젝트 뉴욕 한복판

2024-09-25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알프스의 푸른 눈동자, 슬로베니아

발칸반도에 숨은 듯 자리 잡은 슬로베니아(SLOVENIA)는 '사랑'이란 단어가 참 잘 어울린다. 나라 이름 자체에 'LOVE'가 들어가서인지 사랑스럽고 아름답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오스트리아와 헝가리, 크로아티아, 이탈리아에 둘러싸인 슬로베니아의 면적은 한반도 11분의 1 정도다. 작지만 '쥴리앙 알프스의 진주'라 불리며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관광지로 널리 사랑받아왔다.   슬로베니아는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이지만, 알프스산맥의 만년설이 흘러 만든 호수를 하나 품고 있다. 사랑과도 관련이 깊은 이 호수의 이름은 블레드다. 알프스가 믿음직스럽게 굽어보는 블레드 호수 한복판에 블레드 섬이 그림같이 떠 있다. 그런데 이 블레드 섬까지는 전통 나룻배인 플레타나만이 오갈 수 있다. 18세기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시대 때부터 그랬다고 한다. 합스부르크 가문이 블레드 호수가 붐비는 것을 원치 않아 단 23척의 배만 노를 저을 수 있도록 허가한 것이다. 사공이 젓는 플레타나는 여행자들을 블레드 섬으로 옮겨놓는다. 여행자들을 기다리는 관문은 99개의 돌계단. 계단을 오르면 '성모마리아 승천 성당'이 나오는데 9~10세기경 슬라브 신화 속 지바 여신의 신전이 있던 곳으로 전해진다. 종교 전쟁으로 신전이 파괴되고 몇 차례의 부침을 겪다가 17세기에 이르러 지금의 바로크 스타일의 성당이 완성됐다. 1000년도 더 된 성모마리아 승천 성당은 '꿈의 결혼식 장소'로도 유명한데 결혼할 때 신랑이 신부를 안고 99개의 계단을 다 올라야 하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비록 결혼식은 올리지 못하더라도 성당 내부에 있는 종을 울려볼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진다. 종을 울리면 영원한 사랑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전해내려온다. 사랑하면 종이 울리고, 그렇지 않으면 종이 울리지 않는다고 하여 선뜻 나서기가 꺼려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는 항상 듣기 좋은 종소리가 울려 퍼진다. 경험에 의하면 너무 세지 않게 종을 치면 종소리가 울린다.   또한 블레드의 상징인 블레드 성도 위용을 뽐내고 있다. 호숫가 깎아지른 절벽에 자리한 모습이 마치 동화책에서 오려내 붙여놓은 듯하다. 성 한편에는 블레드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들을 전시 중인 작은 박물관이 있고 그 외에도 15세기 구텐베르크 활자 인쇄 방식을 재현하는 인쇄소, 갤러리, 카페, 와인 저장고, 대장간 등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유러피언들은 이곳을 '알프스의 푸른 눈동자'라고 부르며 칭송했다. 아름다움에 매혹된 유럽 귀족들은 1000년 전부터 휴양과 힐링을 위해 이곳을 찾았고 옛 티토 유고슬라비아 대통령은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 카스트로를 자랑스럽게 초대하기도 했다. 티토의 별장은 지금 '호텔 빌라 블레드'가 됐다.     슬로베니아에는 이토록 사랑스러움이 가득하니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슬로베니아 알프스 눈동자 슬로베니아 성모마리아 승천 호수 한복판

2024-05-23

[세상만사] 환상 속의 귀농, 귀촌

아무래도 귀촌의 향수를 자극하는 고전은 윌리엄 예이츠의 시 ‘이니스프리로 가리’일 것이다. 그가 런던에 살면서 고향 아일랜드의 이니스프리섬을 그리워하며 지었다는 그 노래는 정작 본인은 갔는지 말았는지 알 바 없지만 많은 이의 심금을 울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은 귀농, 귀촌 다 쉽지가 않다. 지옥 밑바닥까지 간다는 각오 없이 그곳으로 갈 수 없는 법이다. 귀촌은 경제적으로 안정된 사람이 시골에 살면서 농사나 지으며 시골 생활을 만끽한다는 뜻에서 권장할 만 일이다. 내가 아는 몇몇 은퇴 교수들도 시골에서 옥수수, 호박, 가지도 심고 월동용 장작을 만들며 이런 일과를 페이스북에 올리는데 재미가 있지 싶다. 국화주를 담아 놓고 친구가 오면 한잔하며 인생과 문학을 논하는 재미가 왜 없겠는가.      귀농은 농업을 통한 수입으로 생활한다는 뜻인데 말이 그렇지 그렇게 쉽게 이루어지는 꿈이 아니다. 꿈꾸는 상상 속 세상과 현실은 너무나 먼 곳임을 실감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요즘처럼 기후변화가 심하면 작물에 병도 잘 걸리고 한번 문제가 생기면 작물 전체가 다 결딴나기 때문에 그 피해는 귀농 시 한 고랑 옥수수 심는 시절과 비교할 수가 없고 경제적으로 파탄이 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자금이 많지 않은 경우 그 앞날을 어떻게 헤쳐 나갈 것인가? 돈, 돈, 돈 원수 같은 돈 문제로 잠 못 자는 나날이 계속될 것이 뻔하다. 내가 농업을 시작한 1983년 늦가을 이후 그 악몽이 없어지기까지 몇 년이 걸렸는지 알 수가 없다. 아마 10년도 더 걸렸지 싶다.   귀농은 한마디로 권하고 싶지 않다. 그 속에는 시적 낭만은 없고 전쟁터 한복판 지옥도 속으로 추락한다고 말하고 싶다. 꼭 귀농하겠다면 몇 년간 무보수로 꼴머슴이라도 살면서 배우고 난 후 시작하라고 말하고 싶다. 한번 결딴이 나는 것은 아주 쉬운데 그 후에 돈이 나올 형편이 못될 경우는 어떻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시골 생활이 좋다고 소개하는 기사나 TV 프로그램에 현혹되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실제 성공 사례가 있다고 쳐도 한번 성공이 계속되라는 법이 없다.     한마디로 농촌에서 돈을 벌기 위해 농사를 짓는 것은 지옥도 속이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는 게 현실이다. 절대로 쉽게 결정하면  망하는 지름길이라 말하고 싶다. 친구들이랑 국화주를 권하며 인생을 논하는 낭만이 없다는 현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도 쉽게 결정했다가 고통 속에서 나날을 보내는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 연금을 받거나 수입원이 확실한 은퇴자들의 귀촌은 권장할 만 하지만 돈 없는 젊은이들의 귀농은 한사코 말리고 싶다.  김호길 / 시인세상만사 환상 귀농 시골 생활 전쟁터 한복판 옥수수 호박

2024-03-06

타운 한복판서 불법 총기 거래…대형 마켓 주차장 등서 판매

LA한인타운 한복판에서 수십정의 총기를 불법으로 판매해온 남성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특히 몬터레이 총기 난사 사건 1주기(1월 21일)를 앞둔 상황에서 그동안 한인타운에서조차 버젓이  불법 총기 거래가 이루어졌다는 점은 치안 문제에 경종을 울린다.   연방법원(담당판사 조지 H 우)은 반자동 권총을 자동으로 변환시켜주는 ‘글록 스위치’를 비롯한 27정의 총기를 LA한인타운에서 불법 판매한 혐의로 기소된 윌리엄 니리온페냐(40)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페냐는 LA한인타운에 거주하며 공범인 엘로우스엘라디오 사이먼(32)에게 지난 2021년 11월부터 각종 불법 총기류와 탄약 등을 제공해왔다.   특히 이들이 불법 총기류를 거래해온 장소는 한인타운 내 주요 마켓의 주차장이었다.   연방검찰에 따르면 ▶3가와 버몬트 애비뉴 인근 랄프스마켓 주차장 ▶랄프스마켓 건너편의 본스마켓 주차장 등에서 주로 총기 거래가 이루어졌다.   연방검찰 시애런 맥이보이 공보관은 “피고인 페냐는 한인타운 거주자로서 자신의 집에서 직접 촬영한 총기류 사진, 동영상도 다수 갖고 있었다”며 “총기에는 일련번호가 없었고 소음기, 글록스위치 같은 총기 난사 등에 쓰이는 부품, 총기류를 계속 조달했다”고 말했다.   이들의 범행은 수사 기관 잠복 요원에게 덜미를 잡히면서 드러났다. 공범인 사이먼이 페냐로부터제공받은 총기를 구매자로 위장한 수사 요원에게 판매하다 지난 2022년 2월 현장에서 붙잡혔다.   연방검찰은 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 등과 함께 합동 수사를 진행, 이들을 체포했다.   공범인 사이먼은 이미 지난해 5월 비면허 총기 거래 사업에 관한 위반건, 자동소총 소지 혐의 등에 대해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한편, 페냐에 대한 형량 선고는 오는 9월18일 연방법원 LA지법에서 열린다. 해당 혐의에 대한 법정 최고형인 5년형에 처할 수 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한복판 주차장 불법 총기류 la한인타운 한복판 총기 거래

2024-01-18

['사랑나누기 마라톤' 참가팀<9>] 타운 한복판 뛰는 '새벽을 달리는 사람들'

“새벽을 달리는 사람들이 이번에는 LA한인타운 한복판을 힘차게 달릴 것입니다.”     ‘새벽을 달리는 사람들’ 달리기 동호회가 이번 주 토요일 중앙일보 주최, 해피빌리지 주관 ‘제10회 LA사랑나누기 5K/10K 마라톤’ 행사에 참여한다.   새벽을 달리는 사람들은 아마추어 마라톤 경력자들이 주축이 되어 지난 2004년에 결성됐다. 현재까지 매주 2회 회원들이 함께 모여 새벽공기를 마시면서 달리고 있다.   새벽을 달리는 사람들의 티나 김 부회장은 “우리 동호회가 해피빌리지 마라톤 대회에 6년 만에 다시 참가하게 됐다”며 “대회 우승에 의미를 두기보단 회원 간의 단단한 단합과 즐거운 추억 쌓기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빨간색 동호회 단체 티셔츠를 입고 회원들과 함께 LA 한복판을 달릴 것”이라며 “건강과 즐거움, 두 가지 모두를 잡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동호회 회원은 50명으로 주요 연령대는 40~70대다. 매주 토, 일요일 오전 5시 30분에 그리피스 공원에서 만나 체계적인 달리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회원은 30분의 스트레칭을 마치고 오전 6시부터 초보자를 위한 1.5마일 실버코스부터 경력자를 위한 26.2마일 코스까지 다양한 운동 강도에 따라 나눠서 뛰고 있다. 또 달리기뿐만 아니라 걷기 운동, 하이킹 파워 워킹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동호회는 매월 마라톤 대회 일정에 맞춰 훈련도 진행한다”며 “마리나 델레이에서 시작해 팔로스버디스까지 왕복 22마일을 달리는데 연습 때마다 아마추어 마라톤 경력자들로 구성된 코치가 자세 교정 등 러닝 클리닉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회원들은 달리기가 끝나면 교대로 준비해온 웰빙 식사를 통해 건강한 영양 섭취와 회원 간의 친목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우리가 매주 모여 달리기를 하는 목적은 건강이다”며 “남녀노소 누구나 관심이 있으면 언제든 문을 두드리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새벽을 달리는 사람들 문의: (213)590-0999, (323)244-5751     ▶마라톤 참가신청 및 문의: (213)368-2630, [email protected]   김예진 기자 [email protected]사랑나누기 마라톤 참가팀<9> 한복판 타운 la한인타운 한복판 해피빌리지 마라톤 la 한복판

2023-09-12

돌아온 ‘사랑나누기 마라톤’ 한인타운 달린다

한인 러너들이 4년 만에 LA한인타운 한복판을 다시 달린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 3년간 열리지 못했던 중앙일보 해피빌리지 ‘사랑나누기 5K/10K 마라톤’이 다음 달 16일 오전 8시 성대하게 펼쳐진다.     올해로 10회를 맞은 ‘사랑나누기 5K/10K 마라톤’은 특별히 캘리포니아 주 정부의 후원을 받아 ‘증오를 멈추고 커뮤니티에 사랑을 나누자(Stop the Hate & Sharing Love Community)’라는 주제로 이웃 타인종들도 대거 초대해 참여하는 축제로 치른다.   올해는 중앙일보 창간 49주년을 기념해 더욱 푸짐한 선물과 볼거리를 제공하는 행사로 진행할 예정이다. 수익금은 예전처럼 한인 커뮤니티는 물론, 타 커뮤니티를 포함해 학교와 비영리 봉사 단체를 지원하는 데 사용한다.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사랑나누기 마라톤은 코로나로 막혔던 커뮤니티간의 만남과 친목의 장소가 될 전망이다.     벌써 해피러너스(회장 송두석)는 100명이 참가 신청을 했으며, 이지러너스(회장 김광옥)에서는 40명, 한인마라톤동호회(KART·회장 우영철), 사우스베이러닝팀(SBRT·회장 윤희동), LA러너스(회장 김재창)에서는 각 30여명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     한인타운의 돈독한 파트너인 라틴계장애인연합(UDLA)에서는 회원 및 가족과 친구들까지 무려 200명이 준비하고 있다.     교회와 학교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방주교회(담임 김영규 목사)에서는 독거노인 잔치 지원팀 50명이 함께 뛸 예정이며, 레인보우어린이집(원장 유니스 이)에서는 원생과 학부모 40가정이 이날 모여 걷고 뛴다.   가족 행사로 참가하겠다며 13명이 등록한 가정도 나왔다.     고향중학교, 코헹가 초등학교, 뉴오픈월드, 앰배서더스쿨 등 LA통합교육구(LAUSD) 산하 한인타운 내 학교에서도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이 사랑나누기 마라톤에 한데 모여 축제의 시간을 보낼 계획을 세우는 중이다.   사랑나누기 마라톤은 LA한인타운의 중심가인 윌셔 불러바드와 웨스턴 애비뉴 코너의 윌턴극장 앞을 출발해 빌딩 숲으로 둘러싸인 윌셔가를 관통해 달렸다가 반환점인 맥아더파크를 돌아 다시 출발점으로 돌아오도록 구성돼 있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 티셔츠를 제공하며 대회 당일 완주자에게는 메달과 완주 증서를 지급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기념품과 선물도 마련돼 있다.   오는 9월 14일까지 사랑나누기 5K/10K 마라톤 홈페이지(https://myhappyvillage.org/5k)나 전화(213-368-2630, 2607)로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참가비는 일반 20달러, 시니어 15달러이며, 그룹일 경우 15달러, 10세 이하는 무료다.   ▶문의: (213)368-2630, 2607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일요당직 스크린 사랑나누기 마라톤 la한인타운 한복판 회장 윤희동

2023-08-13

원로학자 차종환 박사, 매일 글쓰기로 시간 가는 줄 몰라

참 부지런한 저자가 있다. 바로 수 백권(330권?)의 책을 출간한 차종환 박사다. 1935년생인 차 박사는 한국 국회도서관에 등록된 저서가 그 정도다. 현재도 제주 4.3사건과 관련된 책을 쓰고 있다.   그래서 차 박사의 일상은 매우 단조롭다.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8시간 이상을 책 쓰기에 할애하고 있다. 차 박사는 "2018년 쓰러져서 스텐트 수술을 받은 후부터 집필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남은 시간 더 집필해서 한국기록원에 공인된 최다 저서 집필자로서의 타이틀을 뺏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남가주 호남 인맥의 대부이기도 한 차 박사는 유신시절 해직된 교수로 미국에 와서도 UCLA연구교수(식물영양학 전공)로 22년간 봉직했다. 포스닥 과정 하러 미국에 왔다가 눌러 앉은 경우다. 원래 한국으로 돌아가 학계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은 것. 가족들은 이것이 '불행중 다행'이 아닌 '천재일우'였다는 얘기를 한다고 전한다.     우선 부인 차순애 여사와 함께 시작한 나성백화점이 성업을 이뤄 리스로 들어간 건물을 소유하게 됐고 동업자들과 시작한 부동산이 커져 한인타운 한복판에 한 블럭을 소유하고 있다. 한인타운에서 돈을 벌어 한인타운에 투자한 경우다.     사범대(서울사대)를 나온 것의 의미를 살려 '한미교육연구원'을 설립했다. 예전에는 학부모를 위한 교육세미나를 열은 바 있고 또 꿈나무 장학생을 올해로 45회째 선발하고 있다.     2남1녀 자녀교육에도 성공했다.  장남 윤호는 발정형외과 전문의로 활약중이고 딸 은 공인회계사, 차남은 LA시 검사로 근무하고 있다. 자녀들에게는 특별히 바라는 것은 없고 직업에 충실하고 항상 선두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항상 감사 기도를 드리는 삶도.   세상에 바라는 것은 역시 남북통일이다. 황해 재령 출신인 차순애 여사가 북한을 6번 방문했는데 결국 남북이 평화롭게 교류하는 게 우선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그는 말했다.   차박사의 가장 보람된 순간은 식물학으로 이학박사를 받은 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차 박사는 호남향우회와 인권문제연구소 LA지부장(2002-2004)을 역임한 바 있고 전두환 정권에 반대했기 때문에 '종북좌파'라는 누명을 쓰기도 했지만 좌표찍기를 하고 괴롭혔던 주동자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을 통해 25만달러 배상 판결을 받는 등 승소해 진실을 밝혔다고 말했다.   장병희 기자원로학자 차종환 원로학자 차종환 한인타운 한복판 차순애 여사

2023-07-30

[독자 마당] 서울 망신기

인생 8학년 중반에 ‘집 떠나면 다 개고생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집안에 급히 해결할 일이 있어서 서울 행을 강행했는데 돌아와서도 그 ‘씁쓸한 맛’을  잊을 수 없다.     서울의 지하철은 오르락내리락 하다 보면, 동대문에서 서대문 갈 거리를 3배는 더 걷는 것 같다. 다리가 아파 도저히 걸을 수가 없어서, 이리저리 둘러 보다가 구석에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가까이 갔다.     이미 나보다 앞서 온 시니어들이 엘리베이터 문 좌우에 두 줄로 서 있었다,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자 내리는 사람들이 다 내리고, 좌우에 있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막 들어가려는 찰라, 나는 그들을 손으로 젖히고 막아서며 유모차를 끌고 기다리고 있던 한 젊은 여성을 먼저 들어가게 하였다.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는 유모차의 옆에서 유모차 안에 있을 어린아이가 보고 싶어 허리를 굽히고 빠끔히 내려다보았다. 그때 갑자기 유모차 안에서 강아지의 머리가 불쑥 올라왔다. 화들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뭐 같은 세상….” 할 말이 없었다. 젊은 여성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무런 표정도 없이 문이 열리자 고개를 빳빳이 세운 채로 소리 없이 유모차를 끌고 도도히, 그리고 유유히 사라졌다.     나는 뒤통수로 여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말 없는 뜨거운 눈총이 오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대낮에 서울 한복판에서 두 눈 멀쩡히 뜨고 유모차 안의 아기 대신, ‘강아지님’을 우대한 잘 못의 결과였다. 서울은 변하고 있었다. 많은 세월, 여러 세대가 흘러갔다.     서울은 이미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난 예전의 서울이 아니었다.  주영세 / 은퇴 목사독자 마당 망신기 서울 서울 망신기 서울 한복판 할머니 할아버지들

2023-04-16

한인타운 대로 위 차량에 총격…10대 사망

LA한인타운 한복판에서 10대 소년이 강도의 총에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12일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사건은 전날인 11일 오후 10시 40분쯤 7가와 버몬트 애비뉴 인근에서 발생했다.   당시 10대 2명이 타고 있던 차(닛산 알티마)에 한 남성이 총을 들고 다가가 금품을 요구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들이 요구를 거부하자 용의자는 총격을 가했고 조수석에 타고 있던 승객 한 명이 머리에 총을 맞았다.   총격이 발생했을 때 운전자는 재빨리 차량을 몰고 현장을 벗어나 1.5마일 떨어진 올림픽 불러바드와 벌링턴 애비뉴에 멈춰섰다.   그곳에 있던 경관이 차량을 발견하고 긴급구조팀을 호출했지만 총상을 입은 승객은 현장에서 숨졌다고 LAPD는 밝혔다.     에런 폰세 올림픽 경찰서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도 및 살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면서 “피해자들은 당시 음식 먹을 곳을 찾던 중에 7가쯤에서 차를 세웠다가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관계 인터뷰 3면〉 이어 “당시 용의자와 피해자 사이에 언쟁이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면서 “어떻게 소통했는지, 창문이 열려있었는지 등 자세한 상황은 알 수 없지만 피해자가 용의자의 요구에 불응했고 총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한 초동수사가 지연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폰세 서장은 “총격은 한인타운에서 있었지만, 피해자가 숨진 채 발견된 곳은 램파트 지서 관할로 센트럴 지부 소속이다”며 “서부지부에서 인계받는 과정에서 시간이 좀 걸렸다”고 설명했다.   LA카운티 검시국에 따르면 숨진 피해자는 올해 17세인 딜란 라미레즈(Dylan Ramirez)로 나타났다. 피해 운전자나 용의자에 대한 신원 정보는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LAPD 서부지부는 현장 인근 비즈니스의 CCTV 영상들을 토대로 용의자를 수색 중이다. 장수아 [email protected]한복판 타운 la한인타운 한복판 강도 미수 1면 타운

2023-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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