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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미술 거장 작품들 뉴욕에 모아서 본다

  ‘ATO; 아름다운 선물 展’은 미국 유명 메인 예술 작가의 전시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AP 스페이스(AP SPACE·555 W 25th St, New York, NY 10001)’와 공동 기획으로, 오는 10월 10일 뉴욕의 문화특구이며 세계적인 갤러리와 뮤지엄이 집합해 있는 첼시에서 공개, 11월 23일까지 뉴욕 시민과 미술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김희선은 지난해에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6인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아 주목을 받았다. K-현대미술의 가치를 대중과 공유하기 위해 아트 콘텐트 디렉터에 도전해 ‘에이치아트이엔티(이하 에이치아트)’와 함께 무료 전시회를 개최한 것.     김희선은 이번 뉴욕 전시 ‘ATO; 아름다운 선물 展’에서도 박서보, 이우환, 박석원, 김강용, 강형구, 이이남 등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국 현대미술의 거장이자 전설인 6명 작가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김희선은 “박서보 작가는 설명이 필요 없는 ‘단색화’의 아버지이며, 이우환 작가는 모노하의 창시자로 미술사의 한 페이지를 기록한 현대미술의 거인이며, 박석원 작가는 한국 현대 추상 조각 회화의 거목이다. 또 강형구 작가는 허구적 리얼리즘을 개척한 초상화의 얼굴이고, ‘벽돌화가’ 김강용 작가는 한국의 극사실주의의 상징이며, 이이남 작가는 제2의 백남준으로 불리는 미디어 아트의 대표주자”라며 “한국이 보유한 세계적인 작가분들을 1년 만에 다시 뉴욕으로 모셔, 세계 문화의 중심에서 한국 현대미술, 나아가 K-아트의 매력을 자랑하겠다”고 전시의 포부를 밝혔다.   김희선은 “선생님들을 직접 찾아다니며 작품을 감상하고, 예술인으로서의 삶을 들었다”며 “앞으로 대중 문화와 순수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며, 한국의 대표 작가들과 작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하는 콘텐트 디렉터로서의 역할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전시를 기획한 ‘에이치아트’ 관계자는 “지난해 짧은 기간 동안 3만5000명이 ‘ATO; 아름다운 선물 展’을 찾아 거장들의 작품 세계를 감상했다”며 “김희선 배우가 데뷔 30주년에 대한 감사를 선물하고 싶어 했는데, 그녀가 느꼈던 한국 순수예술의 아름다운 감정을 더 많은 대중분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기획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에이치아트’는 대중문화와 순수미술을 결합, 새로운 방식으로 K-콘텐트를 확장하는 아트테인먼트 갤러리로, 이번 전시에서 김희선은 배우가 아닌 콘텐트 디렉터로 각 작가와의 만남, 공간 및 프로젝트 운영 실행에 대한 기획과 함께 작품 선정과 마케팅까지 단순한 참여가 아닌 프로젝트 실행을 위한 실질적인 스태프로 참여를 통해 K-아트를 글로벌하게 소개하며 순수예술의 매력을 알리게 된다.   한편 주류 매체들도 이번 ‘ATO; 아름다운 선물 展’에 특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포브스’(Forbes)는 “한국 현대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열렸다”고 보도하며 전시회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김희선 배우 김희선 김희선 콘텐트 디렉터 'ATO; 아름다운 선물' 전 ATO ; 아름다운 선물 Collection 展 - in NEW YORK 아름다운 선물 展 AP 스페이스 에이치아트이엔티 에이치아트 박서보 이우환 박석원

2024-10-02

개봉작 11개로 늘리고 장르 폭 넓혔다

한국 중앙그룹 산하의 콘텐트 제작사 SLL(에스엘엘중앙)이 2024년을 이끌어갈 새로운 라인업을 공개했다.     SLL은 기획 개발, 제작, 유통, 투자 등 콘텐트 사업의 모든 가치사슬을 아우르는 완성형 스튜디오다. 주로 TV 또는 OTT 스트리밍 채널을 통해 접할 수 있는 드라마, 영화, 예능 작품의 제작과 판매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을 비롯해 ‘수리남’, ‘카지노’ 등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를 제작한 것으로 유명한 SLL은 2024년 해외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글로벌 콘텐트 제작사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으로 다양한 작품을 해외에 론칭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22년에는 8개, 2023년에는 7개의 작품을 해외로 진출시켰다면 2024년에는 작품 수를 늘려 11개의 작품이 해외에서 공개된다.     SLL미주법인의 이태호 담당은 “미국은 글로벌 콘텐트 제작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핵심 지역이다”라며 “미주에서의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 점차 글로벌한 작품 제작에 열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SLL이 미주 시장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SF, 로맨스, 스릴러, 사회 문제 등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다루고 있다. 이는 시청자들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려는 SLL의 노력을 보여준다. 2024년에 넷플릭스에 론칭작·예정작만 해도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닥터슬럼프’,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 SF 드라마 ‘기생수 더 그레이’, 미국 콘텐트 제작사 윕(wiip)에서 제작한 ‘온 레코드 S1’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외에도 ‘황야’, ‘로기완’, ‘미스터 플랑크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지옥S2’, ‘무도실무관’ 등이 있다. 다음으로 프라임 비디오에 출시하는 ‘더 서머 아이 턴드 프리티 S3(The summer I Turned Pretty S3)’와 HBO에서 방송하는 ‘테스크(Task)’ 역시 윕에서 제작을 진행했다. 또한, 최근 미국에서 인기의 절정 가도를 달리고 있는 마동석 주연의 영화 ‘범죄도시4’도 얼마 전 개봉했다.   SLL은 넷플릭스, 프라임 비디오, HBO, 디즈니플러스 등 주요 미디어 플랫폼과 협력하여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SLL의 작품들이 더 많은 시청자에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으로, 미주 시장 진출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SLL이 2024년에 론칭 예정인 작품 중 기대를 받고 있는 작품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의 시즌 2이다. ‘지옥’은 기이한 존재로부터 지옥행을 선고받은 시민들이 예고된 시간에 지옥의 사자가 찾아와 목숨을 빼앗는 일들이 벌어지며 시작된다.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신흥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 작품은 공포, 다크 판타지, 미스터리 장르로 드라마 ‘스위트홈’에서 활약했던 김성철이 새로 합류했다. ‘지옥’ 시즌1은 2021년 공개된 후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 공개 직후 약 84개국에서 넷플릭스 인기 순위 톱10에 진입했다. 시즌2는 3년 만에 공개 예정이라 론칭 전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미 전작들로 엄청난 흥행을 거둔 ‘범죄도시’ 시리즈의 최신작, ‘범죄도시4’도 4월 24일에 개봉했다. 최근 한국 영화 시리즈 작품 최초로 베를린 국제 영화제의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월드 프리미어를 선보였다. 마동석, 김무열, 박지환, 이동휘 등 탄탄한 배우들의 호흡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필리핀에 거점을 두고 납치, 감금, 폭행, 살인 등 온갖 범죄를 저지르며 한국의 온라인 불법 도박 시장을 장악한 특수부대 용병 출신의 악당 백창기(김무열)와 IT업계 천재 CEO 장동철(이동휘)을 소탕하기 위한 마석도(마동석)의 활약을 담았다. 전편에 등장했던 어떤 악역보다 더 강력하고 악랄한 백창기와 마석도의 숨 막히는 대결은 관객들에게 짜릿한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미 공개된 작품들도 해외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4년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영화 ‘황야’는 허명행 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마동석이 주연을 맡았다. 이 영화는 1월 28일 기준 누적 1430만 시청수를 올려 비영어권 부문 1위, 전체 부문 2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도 송중기가 출연한 넷플릭스 영화 ‘로기완’도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로기완’은 공개 2주차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부문 1위를 거머쥐었다. 한국, 페루, 말레이시아, 터키, 포르투갈 등 총 31개 국가에서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게다가 3월 4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간 510만 시청 수를 기록했다.     이태호 담당은 “SLL의 콘텐트들이 안정적으로 글로벌 바이어들에게 적절한 가치를 인정받고 판매가 된다는 것은 항상 도전적인 과제라고 생각된다”며 “꾸준히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면 글로벌 시장에서 이전보다는 더 많은 성장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SLL은 다양한 장르와 주제의 작품을 제작하고 주요 미디어 플랫폼과 협력하여 작품들을 선보임으로써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이름을 알리고 있다. SLL의 꾸준한 노력은 앞으로 더욱 큰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정하은 기자 chung.haeun@koreadaily.com미국 개봉작 콘텐트 제작사 작품 제작 글로벌 콘텐트

2024-05-08

[돈의 세계] 『브리태니커』 리덕스

“어렸을 때 우리 집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결혼할 때 오빠가 『브리태니커』를 결혼 선물로 줬어요. 오빠가 보기에는 그게 없으면 제대로 된 가정이 아니었죠.”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여동생 조안 파인만이 이렇게 회고했다고 책 『리처드 파인만』은 전한다. 천체물리학자가 되는 조안은 1948년에 결혼했다.   『브리태니커』는 앞서 20세기 들어 미국에 널리 보급되기 시작했다. 영어권 최초로 1768년부터 이 백과사전을 발행해온 스코틀랜드 회사의 소유권이 1901년 미국으로 넘어가면서였다.   『브리태니커』는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1968년 한국지사를 설립한 한창기는 이를 백과사전계 베스트셀러로 만들었고, 그 수익으로 월간 ‘뿌리 깊은 나무’를 발행하면서 우리 문화를 보듬었다. 한창기가 도입·실행한 현대적인 판매 시스템 속에서 나중에 웅진그룹 회장이 되는 윤석금이 54개국 최고의 『브리태니커』 세일즈맨에 올랐다.   콘텐트의 블랙홀 인터넷에는 이 백과사전도 버텨내지 못했다. 1990년 12만 질이 팔리던 전성기는 이내 꺾였다. 2012년 종이 책 발행이 중단됐다.   그랬던 『브리태니커』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이르면 6월 뉴욕증시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고 보도됐다. 유료로 제공하는 온라인 서비스와 학생 대상 교육 서비스 등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했으며 기업가치는 10억 달러로 평가된다고 전해졌다.   부활의 저력은 무엇일까. 첫째가 ‘품질이 뛰어난’ 지식의 방대한 저량(貯量)이다. 파인만은 이 백과사전의 설명은 “설령 내용이 압축돼 있더라도 전부 자세히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둘째는 이를 시의적절하게 홈페이지를 통해 유량(流量)으로 내보내는 큐레이션이 아닐까 싶다. 연간 온라인 페이지뷰는 70억건에 이른다고 한다. 콘텐트 서비스 사업자라면 참고할 대목이다. 백우진 / 경제칼럼니스트·글쟁이㈜ 대표돈의 세계 브리태니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백과사전계 베스트셀러 콘텐트 서비스

2024-05-01

[디지털 세상 읽기] 음반업계가 주는 교훈

챗GPT, 달리와 같은 생성 AI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오픈 AI가 이번에는 동영상을 생성하는 AI인 소라를 선보여서 업계에 충격을 안겨줬다. 단 몇 줄의 프롬프트로 1분짜리 고퀄리티 동영상을 만들어 내는 소라는 동영상 제작자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콘텐트 제작 업계는 값싼 AI 콘텐트에 밀려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걸까?    음반 업계가 하나의 답을 보여 준다. 일 년 전, AI가 인기 가수 드레이크와 위켄드를 완벽하게 재현한 새로운 곡을 내놓으면서 음반 업계를 긴장시켰다. 두 가수가 소속된 세계 최대의 음반사 UMG는 곧바로 이 콘텐트의 유통을 금지했지만, 새로운 기술의 상업적 활용 가능성을 탐구하기로 결정했다. 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AI가 만든 콘텐트의 저작권 침해 여부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한편, AI를 활용해 새로운 콘텐트 제작을 더 빠르고 쉽게 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해 창작자들에게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유명 음악 프로듀서인 돈 워스는 이 도구를 사용해서 AI가 자신의 스타일을 적용한 노래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충격과 함께 큰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기가 직접 작업할 경우 컨디션에 따라 품질이 달라질 수 있지만, “생성 AI를 사용하면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나 자신과 함께 일하는 것과 같다”라는 것이다.   생성 AI는 궁극적으로 도구이기 때문에 뛰어난 실력을 갖춘 사람이 이용할 때 비로소 최고의 결과를 내놓는다. 따라서 기계가 인간을 대체한다는 시각이 아니라, 전문가가 자신의 실력을 초인적으로 키울 수 있는 무기가 생겼다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생산박적인 태도일 수 있다. 저작권에 민감한 음반 업계가 AI를 완전히 금지하거나 두 손을 들고 항복하는 대신, 창작자를 돕는 도구로 만드는 자세는 다른 창작 업계가 참고할 만하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디지털 세상 읽기 음반업계가 교훈 콘텐트 제작 동영상 제작자들 음반 업계

2024-03-03

[기자의 눈] 늘어나는 ‘쇼트 폼 콘텐트’ 중독자

대표적 소셜미디어(SNS) 업체인 메타(인스타그램·페이스북 운영사)는 지난해 미국 41개 주 정부로부터 집단소송을 당했다. 메타가 중독성 강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만들어 청소년들의 정신 건강을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이유였다. 그런가 하면 지난 1월 말에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린다 야카리노 X CEO, 저우서우쯔 틱톡 CEO 등 주요 5개 SNS기업 대표들이 연방의회에 출석해 줄줄이 고개 숙여 사과했다. 상원 법사위가 연 온라인 아동학대 피해 방지 청문회장에서였다.     최근 MZ세대(1980년~2010년대 출생)의  쇼트 폼(short-form) 콘텐트 중독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손가락 터치 한 번으로 무한 재생되는 틱톡, 유튜브 쇼트, 인스타그램 릴스 등 짧고 간결한 영상 플랫폼의 인기가 급등하면서 ‘디지털 마약’으로까지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쇼트 폼 콘텐트는 1분 내외의 짧은 길이로 드라마나 영화의 명장면, 패션, 요리법 등을 소개한다. 짧은 시간에 핵심을 전달하는 특징이 있어 빠른 변화를 선호하는 MZ세대의 특성에 잘 맞는다는 분석이다. 또한 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의 관심사를 파악해 끊임없이 새로운 맞춤형 콘텐트를 소비하도록 유도한다. 이러한 몰입은 중독으로 이어지기 쉽고, 일상생활은 물론 학업, 업무 수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의료 데이터 관리 회사 ‘하모니 헬스케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히 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 사이 출생자)는 다른 세대에 비해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길어 중독 위험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의 하루 평균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6시간 5분으로 밀레니얼(4시간 36분), X세대(4시간 9분), 베이비부머(3시간 31분)에 비해 훨씬 길다.  스마트폰 사용의 중독성을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도 Z세대가 56%로 가장 높다. 반면 밀레니얼은 48%, X세대는 44%, 베이비부머는 29%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심리학 학술지인 ‘프론티어스인피지콜로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쇼트 폼 비디오 중독은 대학생들의 학업 부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쇼트 폼 비디오 시청 시간이 늘수록 학업 성취도는 떨어지고 주의력 조절 능력도 저하된다는 것이다. 이는 Z세대의 평균 집중력 지속 시간은 8초로 밀레니얼 세대보다 4초나 짧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인사이더 인텔리전스’ 보고서에 따르면 틱톡 이용자 가운데 MZ세대 비율은 78.4%나 됐다. 이어  인스타그램(71.4%), X(전 트위터)(65.3%), 유튜브(50.6%) 순으로 MZ세대 이용자 비율이 높았다.        하지만 쇼트 폼 콘텐트는 짧은 시간에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속한 정보 유통과 소통의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바람직한 쇼트 폼 콘텐트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긍정적 활용 방안 모색과 중독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이런 노력이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업과 사회, 개인의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다.   우선 기업들은 수익 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독성을 줄이기 위한 기술적 해결책을 마련하고, 청소년 보호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으로는 관련 법규 정비 등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  아울러 개인적으로도 알림 삭제 등을 통해 스스로 시청 시간을 제한하고 운동, 독서 등 다른 취미활동을 통해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세로 자리 잡은 쇼트 폼 콘텐트의 확산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하지만 ‘중독’은 피해야 할 함정이다.    정하은 /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콘텐트 중독자 콘텐트 중독 맞춤형 콘텐트 사용 시간

2024-03-03

[디지털 세상 읽기] AI 저자들의 습격…아마존에만 200종

미국 서점가에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책이 쏟아지고 있다. 챗GPT 같은 대형언어모델(LLM)을 사용한 생성 AI는 문화 콘텐트 창작에서도 인간 저자들의 영역을 침범할 것으로 예상하였지만, 그 속도와 규모 면에서 예측을 초월하고 있다.   미국 내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의 e북 매장인 킨들 스토어에 챗GPT가 저자라고 밝힌 책은 이미 200여 권에 이른다. 인간 저자의 이름을 내세워서 팔리는 책 중에서 AI가 쓴 책이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조차 힘들다고 한다. 아직 아마존에는 AI를 사용해 만든 책인지를 표시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저자들에 따라서는 챗GPT에 명령어를 적어 넣고 뽑아내는 콘텐트로 하루 만에 100페이지가 넘는 단편 소설을 쓰기도 하고, 이미지 생성 AI를 활용해 어린이용 그림책을 만들기도 한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야기를 만들어 내거나 그림을 그리는 재능이 아니라, 눈길을 끌 만한 특이한 아이디어와 명령어를 적절하게 다듬는 능력이다.   물론 AI로 만든 책에서 독창성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AI를 활용한 책들이 가장 쉽게 공략하는 영역이 여행 가이드와 요리책, 프로그래밍, 정원 가꾸기 등의 실용서적이다. 이런 분야에서 창작 활동을 하던 저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도 많다. 이들 AI가 인간과 비슷한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인간 저자들이 그동안 만들어낸 텍스트를 사용해 훈련을 받았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AI가 만든 책의 원저자는 따로 있는 셈이다. 심지어는 이미 알려진 저자의 이름을 도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마존에서는 저자 이름을 상표로 등록한 게 아니라면 이를 사용해도 막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거에는 불법 복제가 창작자의 수입을 가로챘다면 이제는 AI가 만든 콘텐트가 인간의 창작 활동을 근본적으로 위협하기 시작했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디지털 세상 읽기 아마존 습격 어린이용 그림책 창작 활동 문화 콘텐트

2023-08-22

[디지털 세상 읽기] 스레드 vs 트위터…광고주의 선택

온라인 서비스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사용자가 늘고 있는 메타의 ‘스레드’는 아직 광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기업들이 계정을 만들고 홍보를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광고주가 돈을 내고 홍보 콘텐트를 많은 사용자에 전달해주는 광고 도구를 아직 제공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스레드에 사용자가 몰린다는 소식을 들은 대기업들은 광고를하고 싶어 메타에 연락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스레드의 광고는 도구가 준비되지 않아서 시작하지 않은 게 아니다. 메타 내에서 스레드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는 인스타그램에서 사용하던 것을 일부 변경해 적용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스레드 사용자가 충분한 숫자에 도달하고, 이들이 광고를 보게 되더라도 스레드를 떠나지 않을 만큼 서비스 이용 습관이 형성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반면 스레드와 경쟁하는 처지가 된 트위터의 일론 머스크는 지난 주말, “광고 매출이 50% 감소한 데다 부채가 너무 커서 손실이 이어지는 중”이라는 트윗을 했다. 머스크가 그동안 “떠났던 광고주들이 돌아온다”고 주장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던 이유는 사용자들이 트위터에서 만나게 되는 광고 중에 큰 광고비를 집행하는 대기업의 광고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형 광고주들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소셜미디어, 허위정보와 욕설이 난무하는 플랫폼을 꺼린다. 특히 머스크가 ‘언론의 자유’를 이유로 트위터 콘텐트를 관리하지 않고, 즉흥적인 결정으로 예측 불가능한 경영을 하면서 광고주들이 트위터에 자사 상품을 노출하는 걸 꺼리게 되었다. 그런 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며 광고주들을 만족하게 해온 세계 최대의 소셜미디어 기업 메타가 트위터의 클론을 만들었다고 하니 더더욱 트위터로 돌아갈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디지털 세상 읽기 스레드 트위터 스레드 사용자 트위터 콘텐트 대형 광고주들

2023-07-25

[디지털 세상 읽기] 뉴욕타임스의 야심

뉴욕타임스가 ‘NYT 오디오’ 앱을 선보였다. 이번 앱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기사를 읽어주거나 뉴스 팟캐스트를 들려주는 데 특화되어 있다. 이런 앱을 만든 배경에는 뉴욕타임스가 가진 오디오 콘텐트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팟캐스트 전문 기업과의 협력해 관련 기술을 빠르게 학습한 후 오디오 콘텐트를 늘려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몇 년 동안 디지털 부문에서 확고한 구독자층을 확보하면서 “디지털 시대에 가장 성공적인 매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글로벌 독자를 거느린 권위지라고 해도 미디어 기업으로서는 작은 기업이고, 현재 미디어 업계는 플랫폼을 장악한 테크 기업들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따라서 뉴욕타임스가 아무리 승승장구해도 뉴스 공급자로만 남는다면 작은 시장의 일인자밖에 되지 못한다.   NYT 오디오 앱을 들여다보면 이런 고민의 흔적이 보인다. 이 앱에 올라온 콘텐트에는 아직 많지는 않아도 공영 라디오를 비롯한 타사의 오디오 콘텐트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콘텐트는 애플이나 안드로이드가 제공하는 팟캐스트로 들을 수 있지만, 뉴욕타임스는 저널리즘 오디오라는 떠오르는 영역을 누구보다 앞서 장악해서 하나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려는 시도다. 아직 성공을 점치기에는 이르지만 자사 콘텐트만 올리는 것과 타사 콘텐트를 함께 올리는 것의 차이는 크다. 후자일 때 비로소 플랫폼이 된다.디지털 세상 읽기 뉴욕타임스 야심 오디오 콘텐트 타사 콘텐트 자사 콘텐트

2023-06-07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글스타그램

소셜 미디어 플랫폼 ‘인스타그램’은 사진·동영상 등 이미지 콘텐트를 주로 공유하면서 ‘셀피(셀카·자가촬영)’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인증샷(증명하거나 자랑하기 위해 찍는)’ 등의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요즘 등장한 신조어 ‘글스타그램(글+인스타그램)’은 글로 하는 인스타그램을 뜻한다.     여전히 좋은 사진은 필요하지만 대부분 배경으로 쓰이고, 그 위에 얹힌 ‘글’이 진짜 주인공이다.     책 속 좋은 문장이나 영화·드라마 속 명대사를 올리기도 하고, 일기처럼 자신의 감정을 적기도 한다.   페이스북(현 메타)을 통해 ‘SNS 시인’으로 유명해진 하상욱씨처럼, ‘글스타그램’ 운영자들이 출판한 에세이 책들이 인기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정영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고 있는 너에게』(최대호), 『나는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박찬위), 『저 별은 모두 당신을 위해 빛나고 있다』(손힘찬), 『나는 너의 불안이 길지 않았으면 좋겠어』(윤글), 『위로가 되더라 남에게 건넸던 말을 나에게 건네면』(김완석) 등이 모두 베스트셀러다.   책 제목만 봐도 ‘글스타그램’의 공통점은 ‘감성 글귀’, 그중에서도 ‘위로’가 키워드임을 알 수 있다.     김완석씨는 인터뷰에서 “괜찮은 게 아니라 괜찮은 척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SNS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구독자가 쑥쑥 늘어나는 걸 보면서 ‘괜찮다’는 짧은 말이라도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글스타그램을 검색하면 354만개의 게시물이 뜬다.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글스타그램 이미지 콘텐트 소셜 미디어 감성 글귀

2023-06-05

[J네트워크] 중국서도 ‘슬램덩크’ 열풍, 그 뒤에 숨은 것

요즘 일본의 자부심을 지키는 건 ‘슬램덩크’다. 지난해 일본에서 관객 922만 명을 모은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한국·중국으로 건너가 일종의 신드롬까지 일으켰다. 중국에서는 지난달  20일 개봉했는데, 관객 동원 속도가 일본이나 한국(누적 450만 명)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개봉 첫날에만 290만8000명이 영화를 봤고, 나흘 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흥행 수익은 이미 4억 위안(약 5780만 달러)을 넘어섰다고 한다.   일본 아침 방송엔 영화 속 ‘북산고’의 붉은 유니폼을 입은 남성들이 극장에 길게 줄을 선 장면 등 중국의 ‘슬램덩크’ 광풍을 조명하는 기사가 연일 이어진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이토록 ‘슬램덩크’에 열광하는 이유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1990년대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면서 당시 중국 내 농구 열풍과 맞물려 청소년들에게 깊게 각인됐고, 그 추억을 지닌 ‘바링허우(1980년대생)’들이 지금 극장으로 몰려든다는 것이다.   콘텐트 규제가 심한 중국에서 스포츠라는 부담 없는 소재도 강점이었다. 과거 ‘진격의 거인’ 등의 일본 애니메이션이 군중 봉기를 연상시킨다는 이유 등으로 중국 내 상영을 제한당했던 것과 달리, ‘슬램덩크’는 전국 전역에서 수많은 개봉관을 잡을 수 있었다.   중국에서의‘ 슬램덩크’ 열풍을 바라보는 일본의 시선엔 미묘한 부분도 있다. 중국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가장 큰 시장인 동시에 불법 해적판을 가장 많이 유통하는 나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일본콘텐트해외유통협회(CODA)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만화·애니를 포함한 일본 콘텐트 해적판 피해액은 약 2조엔(약 146억 달러)에 달한다. 공식 발표는 없지만 이중 상당수가 중국발 사이트를 통해 퍼져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CODA는 해외에 거점을 둔 해적판 사이트를 찾아 개별 국가에 폐쇄 요청을 하고 있는데, 지난달에는 가장 큰 규모의 일본 애니 해적판 사이트로 꼽히던 ‘B9GOOD’가 CODA의 고발로 중국 당국에 적발돼 폐쇄됐다. 2021년 3월부터 2년간 이 사이트의  액세스 수만 3억회에 달했다. CODA는 지난달 중국판권협회와 불법 콘텐트 근절을 위해 노력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맺기도 했다.   중국 ‘슬램덩크’ 상영관에서도 ‘도촬’이 빈번하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공식 웨이보에 불법 촬영을 자제해달라는 호소문이 올라왔을 정도다. 반면 휴대폰으로 영화를 촬영하는 사람을 주변 관객들이 말리다 다툼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작은 움직임이지만 중국의 변화를 기대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영희 / 도쿄특파원J네트워크 중국 슬램덩크 퍼스트 슬램덩크 애니메이션 영화 콘텐트 해적판

2023-05-01

K금융 콘텐트 영어로…‘삼프로TV’ 뉴욕 진출

“K팝, K푸드 등 K콘텐트가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지만, 아직도 한국은 금융산업에선 후진국이란 이야기를 듣습니다. 이번 기회에 한국에서 인기를 끈 금융·경제 채널 ‘삼프로TV’를 뉴욕에서 성공시켜보고자 오게 됐습니다.”     구독자 230만명을 보유한 유튜브·팟캐스트 동시송출 경제채널삼프로TV(https://www.youtube.com/@3protv)가 뉴욕을 거점으로 삼아 글로벌 진출을 타진한다.   23일 뉴욕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동환(사진) 삼프로TV 대표이사는 “재테크 인사이트를 심어주는 비즈니스 모델을 한인들은 물론이고 타민족까지 겨냥해 넓혀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뉴욕을 찾은 것은 거의 15년 만이다. 증권사에서 승승장구하던 김 대표는 2005년 뉴욕으로 건너와 사업을 했다. 첫 시도였던 모자 사업은 실패했지만, 한정판 운동화를 수집해 흑인 커뮤니티에 팔았던 신발 사업은 성공을 거뒀다. 한국으로 돌아간 후 다시 몸담은 금융권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삼프로TV 채널을 개설했다. 이 채널은 한국에서 팬데믹 초기부터 큰 인기를 끌며 성장했다.   그는 “과거 경험 덕분에 ‘뉴욕에서의 성공’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도 굳이 뉴욕에 다시 오게 된 이유다. 그는 “뉴욕에서도 삼프로TV 콘텐트를 영어로 제작해 한인과 타민족에 제공할 계획”이라며 “의외로 미국에서는 영상을 동반한 친절한 경제 플랫폼이 없어 주류시장 진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어 콘텐트는 이르면 5월부터 제공할 예정이며, 일정 수준의 해외 구독자를 확보한 후엔 향후 나스닥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김 대표는 “어느 정도 물가가 잡힌 후에는 다시 저성장·저금리 시대가 도래하고, 투자수요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백세시대에 근로소득으로만 살 수는 없기 때문에 경제 콘텐트에 목마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에 필요한 경제지표·교육 구독서비스도 동반할 계획이다.   아울러 그는 “뉴욕 일원 한인들의 투자 관심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만큼, 한인에 초점을 맞춘 경제 세미나도 기획 중”이라며 많은 관심을 당부했다. 김은별 기자삼프로tv 콘텐트 영어 콘텐트 경제 콘텐트 뉴욕 중앙일보

2023-03-27

[돈의 세계] 짧으면 돈이 되는 것들

우리가 뭔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attention span)은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 12초였다. 이제 8초로 뚝 떨어졌다. 9초인 금붕어보다 못하다. 그래서였나? 틱톡, 스냅챗, 인스타그램, 유튜브 쇼츠처럼 짧을수록 돈이 되는 게 유행한다. 짧은 것은 명확해 집중하기 쉽다. 지루함을 싫어하는 현대인이 짧은 동영상에 매료되는 이유다. 쇼츠 콘텐트는 접근성이 높다. 공감대를 잘 형성해 쉽게 공유된다. 제작 비용도 낮아 금상첨화다. 젊은 층은 잘 요약된 정보를 속성으로 습득한다. 제한된 시간에 다양한 주제의 콘텐트를 섭렵하길 좋아한다.   짧은 시간에 사람의 관심을 끌고 유지하는 능력이 돈 버는 기술로 중요해졌다. 짧은 비디오, 인스턴트 메시지, e메일이 소비자의 흥미를 끈다면 회사의 수익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한층 커진다. 광고주는 이런 변화를 인지하고 행동한다. 재생 시간이 짧아야 광고 클릭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잘 활용한다.   유튜브 쇼츠는 최대 60초의 동영상을 시청자가 스크롤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광고 수익을 번다. 유튜브 쇼츠의 수익은 비밀에 부쳐져 있다. 올 2월부터 유튜브는 쇼츠 성장을 낙관하며 수입 배분 계획을 발표했다. 쇼츠 크리에이터에게 광고 수익의 45%를 할애해 주기로 했다. 페이스북(55%), 틱톡(50%)보다 낮은 수준이나, 수익을 챙길 기준을 낮춰 더 많은 창작자를 끌어모으려 한다. 짧은 것들의 치열한 대결에서 유튜브 쇼츠가 새 돈벌이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e메일 제목과 발표 자료는 간결하고 명확해야 한다. 광고 문구는 짧아야 기억에 남는다. ‘한 해의 모든 숨결과 꽃은 한 마리 벌의 주머니에 들어있다.’ 얼마나 짧고 강력한 시구인가? 19세기 영국의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은 “Less is more(적을수록 더 좋다)”라며 짧음의 미학을 외쳤다. 좋은 글은 덜어냄을 계속해 더 덜어낼 수 없을 때 빛이 난다. 조원경 / 울산과학기술원 교수돈의 세계 유튜브 쇼츠 쇼츠 콘텐트 쇼츠 크리에이터

2023-03-12

[기자의 눈] 현대판 판도라의 상자

코로나19로 비대면 및 온라인 활동이 증가하면서 미디어 플랫폼에도 변화가 생겼다. 바로 영상 콘텐트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숏폼(short-form) 플랫폼이 하나의 메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됐다.     숏폼은 몇 초부터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말한다. 모바일이 익숙한 MZ세대(1980년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콘텐트의 주 소비자로 자리 잡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소비 트렌드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는 MZ세대는 이미지나 텍스트보다 동영상을 선호한다. 여기에 숏폼은 짧은 영상 콘텐트를 통해 다른 사용자와 소통하며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TV나 PC 시대의 동영상이 가로 위주였다면 스마트폰 중심의 숏품 플랫폼에서는 세로 영상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숏폼 플랫폼인 ‘틱톡’은 지난 2018년 시작해 5년 만에 월간 사용자 수가 10억 명을 돌파했으며, 현재는 30억 명이 이용하는 세계 1위 미디어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틱톡의 지난해 매출은 약 95억 달러로 추산됐다.      현재 215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한국 틱톡커 ‘온오빠’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영상이 더 익숙한 MZ세대는 부담 없이 시청할 수 있는 짧은 영상을 선호한다”며 “영상 길이가 짧아 제작 및 편집이 비교적 간단해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핵심 내용만 간결하게 전달하는 방식인 숏폼 콘텐트는 대부분 단순하고 즉각적인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이렇듯 틱톡 등의 등장으로 미디어 플랫폼 및 콘텐트 시장은 유통 및 소비 방식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다른 소셜미디어 매체인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도 15~30초 등의 짧은 영상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러한 숏폼은 빠른 공유 속도와 해시태그를 사용한 간편한 검색으로 시청자들의 입맛대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최근 틱톡 내 청소년들 사이에서 기절할 때까지 숨을 참는 ‘블랙아웃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실제 수십 명의 미성년자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현대·기아차 훔치기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전국적으로 차량 도난 사건도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24일 뉴욕주 버팔로에서는 기아차를 훔쳐 도주하던 10대 6명이 차량 충돌 사고로 4명이 숨지는 일도 벌어졌다. 이같이 틱톡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기승을 부리자 청소년에게 유해한 콘텐트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영리단체 디지털 증오대응센터(CCDH)는  지난 12월 틱톡 사용 3분 이내에 자살 관련 콘텐트를 보게 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이 뿐만 아니라 짧은 영상으로 무한 재생되는 숏폼은 ‘디지털 마약’ 같은 중독성을 가져 젊은 층의 수면 시간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또한 숏폼에 대한 중독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청소년들도 늘고 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기술력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더 편해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의 정신 건강은 더 피폐해지고 있다. CCDH 설립자인 임란 아메드는 보고서를 통해 “미디어 플랫폼 사용자들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로운 게시물에 폭격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휴대폰 하나로도 지구 반대편의 사람과 소통하고 삶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편리함이 아직 자아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사회성 부족, 수면 방해, 우울증 등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급속하게 진화하는 미디어 플랫폼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처럼 우리 삶과 사회에 침투하고 있다. 김예진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현대판 판도라 미디어 플랫폼 숏품 플랫폼 콘텐트 시장

2023-03-06

2천만 팔로워.. 한국인 틱톡 스타 LA 떴다

짧은 길이의 영상인 ‘숏폼(Short Form)’ 콘텐트가 MZ세대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이 분야 1위 플랫폼 틱톡의 영향력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커지고 있다.   틱톡에만 매일 수억 개의 콘텐트가 쏟아지는 가운데 한국인 크리에이터 ‘온오빠(On Oppa)’가 LA를 찾았다.   틱톡 채널명 온오빠를 운영하는 유온(32·사진)씨는 현재 215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연예인을 포함 한국 전체 틱톡 팔로워 순위 8위다. 그는 오징어 게임을 주제로 한 콘텐트로 12억 뷰를 기록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유씨가 콘텐트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게 된 계기는 영상의 알고리즘과 데이터 분석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직접 콘텐트 관련 데이터를 분석하는 유씨는 2019년부터 틱톡을 시작해, 한 달 만에 팔로워 100만 명을 달성했다.     또 틱톡의 공식 홍보 모델로 활동해 한국을 대표하는 인플루언서로 성장하며 그의 영향력은 더 커지고 있다. 그는 현재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있는 유쾌한 영상을 제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씨는 “영상에 더 익숙한 대중은 긴 영상보다는 부담 없이 시청할 수 있는 짧은 영상을 선호한다”며 “짧은 시간 내에 영향력 있는 영상을 제작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많은 숏폼 콘텐트 크리에이터들이 영상 제작을 어렵게 생각한다”며 “우리 주변의 재미있는 이야기는 보통 5분 이내의 짧은 스토리다. 그렇기에 주변의 모든 상황이 콘텐트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핵심 내용만 간결하게 전달하는 방식인 숏폼 콘텐트는 대부분 단순하고 즉각적인 흥미를 유발하며 정보 전달 과정이 지루하지 않도록 시간제한을 두어 보는 이의 집중도를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온오빠의 콘텐트는 간단명료하고,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일상에서 얻고 있다. 그의 영상에는 오징어 게임, BTS 등 한류 문화 관련 콘텐트가 있지만 친구들 간의 몰래카메라, 요리 꿀팁 등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상황도 많다.     유씨는 “틱톡은 콘텐트의 주제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이 퍼진다”며 “크리에이터가 중심이 아닌 콘텐트가 핵심이 되어 다양한 시청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의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유씨는“좋은 영향을 주는 영상은 단 몇 초면 충분하다”며 “앞으로의 목표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콘텐트를 통해 한국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크리에이터로 발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구독자 틱톡 콘텐트 크리에이터 한국인 콘텐트 플랫폼 틱톡

2023-01-25

[디지털 세상 읽기] 재등판의 의미

지난주 월가는 디즈니의 밥 체이펙 CEO가 해고되고 그 자리를 전임 CEO인 밥 아이거가 다시 맡기로 했다는 뉴스에 환호했다. 2020년 체이팩이 아이거의 후계자로 임명된 이후 잘 나가던 디즈니가 삐걱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15년 동안 재임하면서 디즈니를 콘텐트, 영화계의 거인으로 만들어 놓은 아이거라면 회사의 분위기를 완전히 돌려놓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팬데믹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체이펙 입장에서는 좀 억울할 수 있다. 디즈니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인 테마파크들이 코로나19로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거가 재임 중 갖춰 놓은 각종 스트리밍 서비스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적자가 나고 있다. 체이펙은 스트리밍의 적자를 숨기기 위해 예산 편성을 조정하는 편법을 사용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이거는 후임 체이펙이 내린 각종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왜 그를 후계자로 지목한 사람이 아이거라는 사실이다. 업계에서는 아이거가 경영은 잘했지만 후계자 임명에는 실패했다고 평가한다.     아이거가 복귀하면서 이사회가 임기를 2년으로 분명히 제한한 것도 그가 이번에 할 일은 좋은 CEO 후보를 찾아 훈련시키는 데 걸리는 시간이라고 해석한다. 한 번 더 기회를 줄 테니 이번에는 후계자를 제대로 찾으라는 것이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디지털 세상 읽기 재등판 의미 후계자 임명 콘텐트 영화계 각종 스트리밍

2022-11-29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후방주의

장소 불문하고 휴대폰으로 OTT(Over The Top) 서비스를 이용하는 세상이다. OTT 서비스란 인터넷을 통해 방송 프로그램, 영화 등의 콘텐트를 제공하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로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 등이 대표적이다.   ‘후방주의’는 이 OTT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젊은 세대가 콘텐트를 추천할 때 쓰는 용어다. 자세히 풀이하면 “지금 추천하는 동영상은 ‘청소년 불가’의 성적이거나 혐오스럽거나 잔인한 장면·언어 등 부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다. 때문에 이것을 시청하다 누군가에게 들키면 다소 민망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니 주변을 먼저 살핀 후 보라”는 일종의 경고다.   비슷한 말로는 ‘엄빠주의(엄마·아빠주의)’ ‘주번나(주위가 번잡하면 나중에 보라)’ 등이 있다. 영어권에선 ‘NSFW’가 비슷한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Not Safe For Work’의 약자로 직장에서(물론 집에서도) 함부로 열어보지 말라는 뜻이다.   참고로 ‘후방주의’ 문구가 붙은 화제작들에는 특별한 시간표가 따라다니기도 한다. 상영 시간 중 야한 장면이 나오는 부분만 따로 시간대를 정리한 표다. 시리즈물인 경우는 각 회차별로도 정리돼 있다.   사실 다 큰 성인이 선정적인 영상을 보는 게 큰 문제는 아니다. 영화나 출판도 ‘19금 딱지’가 붙으면 관능적 호기심이 더 커지기 마련. 다만 이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키는 건 진짜 멋쩍은 일이다. 더 무안한 건 이 문구에 ‘낚시’를 당했을 때다. 그 쑥스러움을 어찌할까. 온라인 콘텐트의 건강한 유통은 꼭 청소년을 위해서만 필요한 건 아니다.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후방주의 온라인 콘텐트 온라인 동영상 청소년 불가

2022-11-07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글스타그램

소셜 미디어 플랫폼 ‘인스타그램’은 사진·동영상 등 이미지 콘텐트를 주로 공유하면서 ‘셀피(셀카·자가촬영)’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인증샷(증명하거나 자랑하기 위해 찍는 사진)’ 등의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요즘 등장한 신조어 ‘글스타그램(글+인스타그램)’은 글로 하는 인스타그램을 뜻한다. 여전히 좋은 사진은 필요하지만 대부분‘배경으로 쓰이고, 그 위에 얹힌 ‘글’이 진짜 주인공이다. 책 속 좋은 문장이나 영화·드라마 속 명대사를 올리기도 하고, 일기처럼 자신의 감정을 적기도 한다.   페이스북(현 메타)을 통해‘SNS 시인’으로 유명해진 하상욱씨처럼, ‘글스타그램’ 운영자들이 출판한 에세이 책들이 인기다.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정영욱),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고 있는 너에게』(최대호), 『나는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박찬위) 등이 모두 베스트셀러다.   책 제목만 봐도 ‘글스타그램’의 공통점은 ‘감성 글귀’, 그중에서도 ‘위로’가 키워드임을 알 수 있다. 김완석씨는 “괜찮은 게 아니라 괜찮은 척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나를 위로하기 위해 SNS에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구독자가 쑥쑥 늘어나는 걸 보면서 ‘괜찮다’는 짧은 말이라도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이 참 많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해시태그 #글스타그램을 검색하면 354만개의 게시물이 뜬다.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글스타그램 이미지 콘텐트 소셜 미디어 감성 글귀

2022-10-19

[중앙칼럼] 디지털 뉴스의 생존 여행

뉴스와 언론사에 대한 개념이 모호해지고 있다.  언론사만이 정보의 유통 창구였던 시대는 오래전에 지났다.     21세기 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의 일부분이다. 단순히 기후 변화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언론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와 지각변동이 벌어지고 있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알려주는 나라 안팎의 최근 소식, 또는, 그런 소식을 전해주는 방송의 프로그램이 뉴스라는 사전적 정의는 이미 구문이 됐다. 뉴스에 대한 고전적인 개념을 수정해야 할 정도로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우선 이제는 뉴스의 전달자가 신문이나 방송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즉 기존 언론 매체에 더해 다양한 플랫폼이 만들어졌다. 포털 사이트가 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개인 유튜버가 각종 소식을 끊임없이 생산하거나 전달한다.     뉴스 전달자도 기자만이 아니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할 수 있고 특정 지지자나 구독자를 보유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언론사 기자가 되기 위해 언론고시라고까지 불렸던 어려운 입사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 내 방에서 나만의 방식으로 모아들인 소식과 의견을 곁들여 다양한 매체에 뿌리면 이런 것이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하나의 뉴스로 이해되고 회자한다. 한 개인이 하나의 언론 매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런 뉴스를 신뢰할 수 있는 지 여부가 논쟁이 되기도 한다.   뉴스 전달자와 뉴스 콘텐트에 대한 개념이 허물어지면서 언론사에 대한 개념 역시 서서히 희석되는 느낌이다. 한국은 물론 미주 한인 상당수도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등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 하지만 네이버를 언론사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언론과 뉴스에 대한 경계가 이런 식으로 전개되다 다시 재정립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뉴스를 뉴스라 부르지 않고 하나의 콘텐트로 취급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어떤 이는 “디지털 환경에서 뉴스는 웹드라마와 웹툰, 그리고 웹소설과도 경쟁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관점에서 뉴스를 하나의 상품이나 서비스로 취급하고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많이 판매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면서 독자, 즉 사용자에 대한 시각도 바뀌고 있는 것 같다. 기획에서부터 제작, 유통 과정까지 일방적으로 전달자의 주장만 내세웠던 기존 언론 매체의 뉴스 전달 방식에서 사용자의 취향과 반응을 적극 반영하는 쌍방향 소통 방식으로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려는 노력이 뒤따르고 있다. 내가 이 제품을 이렇게 생산했으니 좋으면 사용하고, 싫으면 관두라는 식은 더 이상 통할 수 없는 시대가 됐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뉴스 전달자와 플랫폼의 변화는 자연스레 뉴스 가치까지 변화시킨다. 뉴스 가치는 기삿거리가 될만한 사건을 걸러내는 기준을 말한다. 전통적인 뉴스의 판단 기준은 시의성, 사건의 중요성, 또는 흥미 정도 등이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기준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지적도 많다.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 매체가 정한 주요 기사나 편집 구성이 독자들에게 예전처럼 큰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사용자들이 관심 있는 기사를 골라 읽거나 보는 시대가 됐다. 신문에서 지면을 채우기 위해 끼워 넣은 1단 화제성 기사가 온라인에서는 클릭 수 1위가 나오기도 한다. 뉴스의 가치가 플랫폼에 따라 전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생산자의 방식을 주입하려는 태도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고정된 관념으로는 새 세상에 적응하기가 힘들어졌다는 말이다.   지금 언론은 존재 자체에 대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더해 디지털 분야에서의 생존 및 수익 창출이라는 새로운 과제까지 해결해야 한다. 의미 있게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투쟁의 연속이다. 언론이 생사기로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사실이 뉴스인 시대에서 목적지가 정해지지 않은 ‘디지털 뉴스의 생존 여행’을 이제 시작한다. 김병일 / 뉴스랩 에디터중앙칼럼 디지털 뉴스 뉴스 전달자 뉴스 가치 뉴스 콘텐트

2022-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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