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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현대판 판도라의 상자

김예진 기자

김예진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및 온라인 활동이 증가하면서 미디어 플랫폼에도 변화가 생겼다. 바로 영상 콘텐트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특히 숏폼(short-form) 플랫폼이 하나의 메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됐다.  
 
숏폼은 몇 초부터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을 말한다. 모바일이 익숙한 MZ세대(1980년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가 콘텐트의 주 소비자로 자리 잡으면서 주목받고 있다.
 
소비 트렌드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는 MZ세대는 이미지나 텍스트보다 동영상을 선호한다. 여기에 숏폼은 짧은 영상 콘텐트를 통해 다른 사용자와 소통하며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되고 있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TV나 PC 시대의 동영상이 가로 위주였다면 스마트폰 중심의 숏품 플랫폼에서는 세로 영상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숏폼 플랫폼인 ‘틱톡’은 지난 2018년 시작해 5년 만에 월간 사용자 수가 10억 명을 돌파했으며, 현재는 30억 명이 이용하는 세계 1위 미디어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다. 틱톡의 지난해 매출은 약 95억 달러로 추산됐다.  
 


 현재 215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한국 틱톡커 ‘온오빠’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영상이 더 익숙한 MZ세대는 부담 없이 시청할 수 있는 짧은 영상을 선호한다”며 “영상 길이가 짧아 제작 및 편집이 비교적 간단해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핵심 내용만 간결하게 전달하는 방식인 숏폼 콘텐트는 대부분 단순하고 즉각적인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이렇듯 틱톡 등의 등장으로 미디어 플랫폼 및 콘텐트 시장은 유통 및 소비 방식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다른 소셜미디어 매체인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도 15~30초 등의 짧은 영상을 올릴 수 있는 플랫폼을 잇달아 출시했다.  
 
이러한 숏폼은 빠른 공유 속도와 해시태그를 사용한 간편한 검색으로 시청자들의 입맛대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장점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최근 틱톡 내 청소년들 사이에서 기절할 때까지 숨을 참는 ‘블랙아웃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실제 수십 명의 미성년자가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현대·기아차 훔치기 챌린지’가 유행하면서 전국적으로 차량 도난 사건도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24일 뉴욕주 버팔로에서는 기아차를 훔쳐 도주하던 10대 6명이 차량 충돌 사고로 4명이 숨지는 일도 벌어졌다. 이같이 틱톡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기승을 부리자 청소년에게 유해한 콘텐트를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영리단체 디지털 증오대응센터(CCDH)는  지난 12월 틱톡 사용 3분 이내에 자살 관련 콘텐트를 보게 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이 뿐만 아니라 짧은 영상으로 무한 재생되는 숏폼은 ‘디지털 마약’ 같은 중독성을 가져 젊은 층의 수면 시간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또한 숏폼에 대한 중독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청소년들도 늘고 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기술력으로 인해 우리의 삶은 더 편해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의 정신 건강은 더 피폐해지고 있다. CCDH 설립자인 임란 아메드는 보고서를 통해 “미디어 플랫폼 사용자들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로운 게시물에 폭격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은 휴대폰 하나로도 지구 반대편의 사람과 소통하고 삶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편리함이 아직 자아가 완전히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아울러 사회성 부족, 수면 방해, 우울증 등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급속하게 진화하는 미디어 플랫폼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처럼 우리 삶과 사회에 침투하고 있다.

김예진 /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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