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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넨데즈, 의원직 공식 사퇴

뇌물 수수 등 16건의 혐의에 유죄 평결을 받고 20일 공식 사퇴한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사진) 연방상원의원이 조 바이든 행정부와 형량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뉴욕포스트는 메넨데즈가 오는 11월 본선거 후보 출마를 취소한 것은 그의 협상 수단이라고 보도했다.   이날 메넨데즈 측 변호인 애덤 피와 애비 웨이츠먼이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출한 문건 ‘무죄 평결 및 새 재판 요청서(Document 592)’에 따르면, 이들은 앞서 지난 7월 16일 받은 유죄 평결이 증거 불충분 및 뉴욕의 판결 부당성을 이유로 취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건 관할권이 없는 뉴욕주가 아닌 뉴저지주에서 새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며 증거로 제출된 검색 기록 및 문자 메시지가 혐의와 연결점이 없다고 했다.   이들은 “10주간의 재판에도 정부는 메넨데즈의 뇌물 수수 대가에 명확한 증거를 내지 못했다”며 “명확한 정황이 없는데도 정부가 현 연방상원의원의 권리를 보호하지 않았다. 유죄평결을 취소하는 것이 어려운 건 알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취소해야 하며, 메넨데즈는 무죄”라고 썼다.   한편 올 연말까지 메넨데즈의 잔여 임기 공석은 조지 헬미 전 필 머피 뉴저지주지사 비서실장이 맡는다.  강민혜 기자의원직 공식 의원직 공식 머피 뉴저지주지사 증거 불충분

2024-08-20

[이 아침에] 살아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

기계도 오래 쓰면 낡고 고장이 나기 마련인데, 사람이야 오죽하겠는가? 요즘처럼 수명이 늘어난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몸도 오래 사는 만큼 하나둘 이상이 생기기 마련이다. 기계야 기름칠하고 부품을 갈면 재까닥 제 기능을 하지만, 사람 몸은 한 번 이상이 생기면 제자리를 찾기까지 영 고달픈 게 아니다.     같은 교회에 다니는 은퇴 목사가 얼마 전에 보청기를 고치러 갔다. 보청기 전문점에서 수리를 맡기고 기다리는데, 웬 유대인 노인이 들어왔단다. 나이가 꽤 들어 보이는 그는 보청기를 처음 하는지 모든 게 서툴기만 했다. 은퇴 목사 옆자리에 앉아 순서를 기다리는 사이에 간단한 인사를 나누며 대화가 시작되었다.     유대인 노인은 청력이 많이 약해졌는데 이제야 보청기를 하러 왔다면서 은퇴 목사에게 무슨 일로 왔는지 물었다. 은퇴 목사는 사용하던 보청기를 고치러 들렀다고 하면서 보청기 선배로서 이런저런 조언을 했다.     이번에는 유대인 노인이 은퇴 목사에게 무슨 일을 하다가 은퇴했냐고 물었다. 은퇴 목사는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시작했다. 젊을 때는 원양 어선도 탔고, 미국에 와서는 세탁소를 경영했다고 했다. 그러다가 세탁소에 불이 나서 큰 손해를 보기도 했고, 이민 생활의 여러 일을 마주하며 여느 이민자들처럼 자식들 키우며 열심히 살다가 늦은 나이에 목사가 되었는데 은퇴 후에 오히려 더 바쁘게 지낸다고 했다.     뭐가 그리 분망하냐는 물음에 누가 오라고 하지 않지만, 양로원을 찾아 외로운 이들을 위로하고, 병원에 가서 아픈 사람을 위해 기도도 하면서 분주하게 지낸다고 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서 선교를 못 가지만, 팬데믹 전까지만 해도 해마다 선교지에도 다녀왔다고 했다. 그렇게 대화 하는 사이에 은퇴 목사가 맡긴 보청기가 말끔하게 수리되어 나왔다.   유대인 노인은 바쁘게 사는 은퇴 목사가 너무도 부럽다고 하면서 오랜 친구와 헤어지는 것처럼 아쉬워했다. 은퇴 목사가 그에게 인사하고 일어서는데, 유대인 노인도 그를 따라 일어섰다. 은퇴 목사가 그에게 보청기 새로 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유대인 노인은 원래는 사람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서 보청기를 하러 왔는데 당신과 대화하면서 당신이 하는 말을 아무런 불편 없이 다 알아듣는 것을 보니, 보청기는 아직 필요 없을 것 같다면서 씩 웃었다.     그 이야기를 전하는 은퇴 목사가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라고 했다. ‘귀가 들리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니라, 말할 대상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는 뜻이다. 그 말을 듣는데 뜨끔했다. 말할 대상이 없는 사람들이 어찌 그 유대인 노인뿐이겠는가? 우리 주변에도 온종일 말 한마디 하지 못하고 지내는 이들이 왜 없겠는가? 울리지 않는 전화기를 바라보면서, 혼자 떠드는 TV를 동무 삼아 외로운 나날을 보내는 이들이 왜 없겠는가?   그 답답함 때문에 작은 일에 짜증을 내고, 그 외로움 때문에 마음에 생채기가 날 때도 있다. 지금 머리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전화로 안부라도 묻자, ‘잘 지내느냐고’, ‘식사는 제때 하냐고’, ‘아픈 데는 없냐고’, 내가 거는 전화 한 통이 그 사람이 오늘 나누는 유일한 대화가 될지 누가 알겠는가? 서로 안부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살아 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이 아침에 증거 은퇴 목사 유대인 노인 보청기 전문점

2024-07-31

명품백에 접대 사진까지…적나라한 공소장 공개

연방 검찰이 대북 전문가 수미 테리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을 기소하고 16일 공소장을 공개했다.   관련기사 국정원, FBI 미행도 모른 채 금품 줬다 31쪽에 이르는 이 공소장은 테리 연구원이 10여년에 걸쳐 한국 국가정보원 등으로부터 고급 식사와 고가의 의류, 핸드백, 고액의 연구비 등을 받았다고 적시하고 있다.   공소장은 테리 연구원이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문자, 한국 측으로부터 받은 금품 내역을 비롯해 그가 어떤 식의 접대를 받았는지 등을 사진까지 붙여 적나라하게 담았다.   검찰이 그에게 적용한 혐의는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다.   고가의 금품과 접대를 받고 한국 정부를 위해 활동했으며, 한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활동하면서 미 법무부에 관련 사실을 신고하지 않아 FARA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미 검찰은 테리 연구원이 CIA에서 퇴직하고 5년이 지난 2013년부터 최근까지 외교관 신분의 한국 국가정보원 요원과 접촉하기 시작했다고 봤다.   공소장엔 이와 관련한 5장의 사진까지 담겨있다.   테리 연구원은 2019년 11월 국정원에서 파견된 워싱턴DC 한국대사관의 공사참사관으로부터 2845달러 상당의 돌체앤가바나 명품 코트와 2950달러 상당의 보테가 베네타 명품 핸드백 선물을 받았다.   며칠 뒤엔 매장에서 돌체앤가바나 코트를 4100달러 상당의 크리스챤 디올 코트로 바꿔 갔다고 한다.   공소장엔 국정원 간부가 매장에서 가방을 결제하는 모습, 핸드백 구입 후 국정원 간부가 테리 연구원과 함께 매장을 떠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이 담겨있다.   미 검찰은 해당 국정원 간부의 신용카드 결제 내역과 매장 CCTV 화면을 통해 이 사실을 확인했다. 추후 테리 연구원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문제의 코트와 명품백도 증거로 확보했다.   미 검찰은 또 테리 연구원이 국정원 간부들과 뉴욕 맨해튼의 한 그리스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함께 사진도 증거 사진으로 첨부했다.   테리 연구원이 미 정부의 비공개회의 관련한 정보를 한국 측에 전했다는 메모 사진까지 등장한다.   그는 2022년 6월 17일께 테리 연구원은 미 국무부 건물에서 열린 대북정책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토니 블링컨 장관과 국무부 고위 관계자, 대북 전문가 5명 등이 참석한 이 회의는 비공개 조건이었다. 그러나 그는 회의 직후 국정원 간부의 차량에 탑승했고 이 간부는 그가 적은 2쪽 분량의 메모를 촬영했다고 한다.   테리 연구원은 자신이 재직 중인 기관명이 인쇄된 종이에 내용을 적었고, 미 검찰은 그 내용은 검게 처리한 뒤 메모 사진을 그대로 공소장에 담았다. 카시트와 테리 연구원의 토트백 위에 종이를 올려놓고 찍은 모습이다.   미 검찰은 테리 연구원의 언론 기고 활동도 한국 정부의 금품 제공 대가로 봤다.   공소장에는 2023년 1월 국정원 간부가 ‘확장 억지 강화’ 등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과 한미 핵협의그룹(NCG) 창설 추구, 한일관계 등에 관해 테리 연구원에게 설명하고 이후 테리 연구원이 이에 부합하는 취지의 글을 기고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미국 명품백 국정원 간부들 테리 연구원 명품백도 증거

2024-07-17

[사건 1주일 유가족 회견] "경찰, 아들 쏜 뒤 현장 증거 인멸"

경찰에 병원이송을 요청했다가 총격을 받고 사망한 한인 양용씨의 유가족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위법 부당한 물리력 행사로 인한 억울한 죽음임을 성토했다.   9일 LA한인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숨진 양용씨의 아버지 양민, 어머니 양명숙, 쌍둥이 형 인 양(Yin Yang) 씨와 유가족 변호인 로버트 시헨, 앨리슨 트리슬, 라이언 컨스 3명이 참석했다.   유가족의 변호인단은 이번 사건에 있어 크게 5가지의 부정행위를 지적했다.     이번 사건 리드를 맡은 로버트 시헨은 오랜 경력의 형사법 전문 변호사로, LA경찰국(LAPD) 소송 사건에 베테랑이다.     시헨 변호사는 “어머니는 아들을 위해 정신건강국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2시간 후 아들은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이 사건의 요지를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경찰 신고 전 정신건강국 직원이 있던 시간은 고작 2분이다. 이틀 동안 두 번이나 전화를 한 이력이 있음에도 제대로 된 개입은 전혀 없이 곧장 경찰에 신고했다는 지적이다.     또 정신질환자 1명을 제압하기 위해 현장엔 9명이나 되는 경관이 투입됐다.     그들은 아파트에 진입 전 20분 동안이나 아버지 양민씨와 대화하며 양용씨의 정신건강 이력과 수년간의 치료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변호인단은 총격 후 양씨가 죽어가는 동안 경찰은 적절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불과 100피트 떨어진 거리에 있던 부모에게 아들의 사망 소식을 알리기까지 약 45분이나 걸렸다고 지적했다.     시헨 변호사는 “경찰은 아들이 죽어가는 동안 어머니에게 들어와 안고 있어도 된다고 말하지도 않았다”며 “오히려 그들은 양씨를 죽게 내버려 뒀다. 의학적 관심도, 돕기 위한 노력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현장에는 구급대원이 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라이언 컨스 변호사는 “애초에 병원 이송을 위한 앰뷸런스는 있었지만, 총상을 입은 그를 살리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오히려 총격 후 구급차나 정신건강 전문가를 부르는 것 대신 더 많은 무장 경관이 아파트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씨는 범죄 용의자가 아니었다. 어떠한 범죄 이력도 없었다. 그저 겁이 많은 한 청년이었뿐”이라고 강조하며 “현장의 모든 사람이 그의 정신 건강 상태를 알고 있었음에도 그는 잔인하게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사 현장에 칼이 있었을지라도양씨의 정신질환을 이미 인지하고 있던 경관이 비살상무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도 물었다.   컨스 변호사는 “모든 일반적인 아파트라면 주방에는 칼이 있다. 그걸 추정하지 못할 사람은 없다”며 “양씨의 우발적인 행동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셀 수 없이 많았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또한 범죄 현장의 모든 물리적 증거들이 경찰에 의해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시헨 변호사는 “현장에 있던 모든 핏자국, 머리카락 등 작은 증거 조각 하나하나까지 모두 사라졌다”며 “이후 발표된 경찰의 성명서는 사건 은폐와 모든 사용 가능한 증거의 인멸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경찰이) 범죄 현장을 치우는 동안 보디캠이 사용되지 않았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시헨 변호사는 해당 사건은 LA카운티 검찰로 넘겨져 조사될 것이라고 설명하며 “만약 카운티 검찰에서 이들을 기소(prosecute)하지 않는다면 연방 검찰에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용씨의 어머니 양명숙씨는 눈물을 흘리며 “경찰은 내게 아들의 사망 소식도 알리지 않았고 시신을 보여주지도 않았다”며 “환청과 신체적 고통, 조울증에 시달리던 아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캐런 배스 LA시장은 유씨의 사망 사건에 깊은 애도를 표하면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배스 시장은 "양씨의 사망을 애도하는 가족과 한인타운 커뮤니티와 생각을 함께한다"며 "이 비극에 대한 투명성과 책임을 보장하기 위해 완전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이 사건에 대응하는 데 사용된 프로토콜도 검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경찰 양씨 증거 인멸 경찰 신고 동안 경찰 LA 한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2024-05-09

노숙자 텐트 철거시 LA시정부 증거 조작

LA시가 홈리스 텐트를 철거하는 과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철거 내용물을 일부 바꾸거나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되고 있다.   LA소재 가주 연방법원은 한인타운 홈리스 옹호 그룹인 ‘K타운 포 올’과 수 명의 홈리스들이 시정부의 증거 조작을 주장하며 제기한 소송에서 LA시가 2018~2019년 길거리 홈리스 철거 과정을 합법화하기 위해 ‘대형 물품’을 ‘보건상 위해물’ 또는 ‘오염된 물건’ 등으로 바꾼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 LA에서 압류되거나 폐기처분된 홈리스들의 소지품들은 이불이나 매트리스 등 ‘대형 물품(bulky item)’ 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 규정상 주민들과 교통에 직접적인 위해가 되지 않는 물건은 소유주의 허락없이 공공 장소에서 압류하거나 철거할 수 없다. 원고들은 5년 전 소송을 제기하며 “시정부가 길거리 시민들의 재산을 마음대로 빼앗아가고 압류하거나 무단 폐기조치해 큰 피해를 받았다”며 “중요한 소지품들을 챙길 시간도 주지않고 막무가내로 철거를 집행했다”고 주장했다.   시정부는 해당 물품들의 압류를 위한 정당성 확보를 위해 서류 내용을 바꾸거나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고 측은 시가 과실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의 재산상 손실과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보상은 물론 조작 혐의를 인정하고 시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원고 측 변호인 샬라 메이어스 변호사는 “시정부는 실제로 철거한 내용물을 마음대로 바꿔서 서류를 조작했으며 이는 시민들의 재산을 무단으로 철거한 증거를 숨기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며 “이는 법정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이 따로 조사를 위해 고용한 포렌식 수사팀은 당시 시정부가 해당 철거 집행 서류들을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파일에서 PDF 파일로 변경하면서 내용을 바꾸고 새로운 날짜의 스탬프를 찍은 것으로 확인했다.   시 정부는 현재 연방법원이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판결이 시정부의 공식적인 조작으로 종결될 경우 이후 있었던 철거 작업에서의 소지품 분실과 관련해 소송이 줄을 이을 수 있어 주목된다. 이번 재판의 다음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노숙자 철거 시정부가 길거리 증거 조작 철거 내용물

2024-04-16

[취재 수첩] 리들리-토머스의 '꼼수'

가톨릭 학교 ‘이마큘릿 하트 칼리지’는 설립 이념이 ‘믿음, 희망, 행동’이었다. 1970~80년대 학교를 이끈 수녀들은 사회 이슈에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설 정도로 ‘행동하는 양심’이었다.  마크 리들리-토머스(이하 MRT) 시의원이 사회학과 종교학을 공부하며 ‘사회 변화’를 꿈꾸던 곳이다.     2002년 가주 하원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사우스LA의 주요 선출직을 거친 MRT가 정치역정 최대의 기로에 섰다. 바로 ‘사심’ 때문이다.     그것도 카운티 주민들이 낸 세금을 거래했고, 아들이 USC 교수가 되도록 작업했고, 아들이 운영하는 단체에 보내는 기부금을 대학을 통해 세탁하려 했다.     이 정도 되면 정객들은 자숙하며 벌을 달게 받겠다고 말해야 맞다.     하지만 MRT는 ‘역습’을 택했다. 친구들을 동원해 변호비용 150만 달러를 모았다. 선출직 공무원인 자신의 사적인 욕심이 연루된 재판의 변호 비용을 공개적으로 정치인과 기업에서 거두는 것도 놀랍다. 더 나아가 사우스LA의 대표적인 교회에서 집회를 통해 사실상 무죄 투쟁을 시작했다. 친한 목사는 ‘이 정도는 봐줘야 한다’는 뉘앙스로 기도를 올린다.     미국의 형법재판은 검찰이 실질적인 증거를 제시해 용의자의 죄를 입증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이것이 안 되면 판사나 배심원들은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남가주 주민들은 OJ 심슨의 ‘맞지 않던’ 장갑을 기억한다. 무리한 수사와 부실한 증거는 무죄 방면을 뜻할 수도 있다. MRT가 노리는 수는 바로 이것이다. 유죄 인정을 통해 의원직, 명예, 인맥을 모두 잃기보다는 배심원의 의견 불일치를 통해 검찰의 증거 입증을 무력화하겠다는 전략이다.     흑인 커뮤니티의 민권 운동은 모든 소수계가 기억하고 배워야 한다고 믿는다. MRT가 남긴 여러 업적에도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그의 이번 법정 전략이 후세들에게 부끄러운 ‘꼼수’ 전략으로 기억되지 않길 바란다. 그 옛날 그를 가르친 수녀 선생님들에게도 부끄러운 일이 될 터이니 말이다. 최인성 사회부 기자취재 수첩 리들리 토머스 마크 리들리 사회학과 종교학 증거 입증

2023-03-09

80대 한인여성 숨진 채 발견…경찰 ‘살해 추정’

밸리 지역 주택가에서 80대 한인 여성이 강도에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LA경찰국(LAPD)은 2일 오후 7시 30분쯤 우드랜드힐스 지역 디소토 애비뉴와 마르타 스트리트에 위치한 한 단독주택에서 한인 여성 김옥자(81·Ok Ja Kim)씨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고 3일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연락이 닿지 않자 걱정한 가족들이 집을 찾아갔고 침실에서 숨진 김씨를 발견하고는 911에 신고했다고 전했다.   LAPD는 “방화와 관련된 사건으로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반쯤 화상을 당한(Semi-Charred) 여성의 사체를 발견했다”며 “사체는 바닥에 눕혀져 있었는데 몸의 절반은 침대 밑에 들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집에는 누군가 강제로 침입해 물건을 강탈하고 불을 지른 흔적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LA소방국(LAFD)은 “현장에는 화재가 발생했고 소방관들이 도착하기 전 불은 이미 꺼져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불이 난 침실 문이 닫혀있어 집 전체와 일부 증거가 불에 타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씨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LAPD 밸리 지부 살인과 스티브 케스트로 담당 수사관은 본지에 “숨진 김씨의 몸에 다른 외상들도 확인 중”이라며 “현재 ‘살인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 중이다”라고 밝혔다.     LAPD 한인 샤론 김 수사관은 초동수사를 통해 “용의자가 김씨의 집에 침입해 김씨를 살해하고 금품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과정에서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김씨의 집에 불을 지르려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김씨의 캐비넷과 보석함 등이 열린 채 발견된 것을 토대로 귀중품이 도난됐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족은 3일 수 시간 동안 사건 현장에 머물며 김씨의 물건들을 수습한 뒤 현장을 떠났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딸 2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이 발생한 곳은 다수의 은퇴한 시니어들이 사는 비교적 조용하고 안전한 동네로 알려졌다. 숨진 김씨 역시 이곳에 혼자 거주하면서 따로 일은 하지 않았고 교회를 다니며 시간을 보냈다고 김 수사관은 전했다.     앞집에 거주하는 이웃 주민 여성은 "숨진 김씨와 잘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며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 지역에서 조경사로 일하는 알렉스는 “지난 15년 동안 일하면서 이런 사건은 처음이다”며 “이곳은 굉장히 안전한 커뮤니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인접한 곳에 있는 101번 프리웨이와 카이저병원, 학교 캠퍼스 주변으로 많은 홈리스가 거주하고 있어 주민들의 걱정거리였다”고 전했다.     김 수사관은 “중상류층이 사는 동네로 이런 폭력범죄는 매우 드문 일”이라며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긴 하지만 (사건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금을 소지하고 있는 시니어가 많고 또 이들이 연약하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자의 타깃이 되기 쉽다”며 “낯선 사람이나 차량이 보이면 주변을 인식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경찰은 피해자의 집 내부에 CCTV가 없어 용의자의 신원을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목격자의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다.   장수아·김예진 기자살인사건 1면 살인사건 한인 여성 방화 증거

2022-08-03

트럼프 '셀프 사면권' 논란

도널드 트럼프(사진) 대통령은 4일 "수많은 법률학자가 말한 것처럼 나는 나를 스스로 사면할 절대적 권리가 있지만, 내가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왜 그런 일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13명의 매우 성나고 (나와) 대립하는 민주당원들이 주도하는, 절대 끝나지 않는 '마녀 사냥'은 중간 선거까지 계속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비록 트럼프 대통령이 그럴 의도가 전혀 없다고 했지만, 스스로 '자기 사면권'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최근 촉발한 '셀프 사면' 논란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등 일부 변호인단은트럼프 대통령의 '자기 사면'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공화당 내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사면할 경우 큰 문제가 될 것이라는 반대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사면할 '절대적 권리'가 있다고 한 트윗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도 논란이 됐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법 위에 있는 존재라고 생각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이 쏟아지자 "분명히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고 답하면서 "고맙게도 대통령은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고 사면의 필요성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로버트 뮬러 특검의 임명 자체를 '위헌'으로 규정하며 더욱 공세를 강화했다. 그는 또 다른 트윗에서 "특검의 임명은 완전히 헌법위반!"이라며 "그런데도 우리는 잘못한 게 전혀 없으므로 민주당원들과 달리 관습과 규칙에 따라 행동한다"고 주장했다.

2018-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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