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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5600명 팬데믹에 캠핑족됐다…페북 개설 3년 '캠핑매니아'

“캘리포니아는 캠핑 천국입니다. 아름다운 바닷가와 산 곳곳에 캠핑장이 있어요. 자연 속에서 음식을 나누고 모닥불 앞에 둘러앉으면 마음을 열게 됩니다. 캠핑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주저하지 마세요. 회원 5600명이 캠핑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8월, 평소 캠핑을 좋아한 진민수씨는 페이스북에 ‘캘리포니아 캠핑매니아(California Camping Mania, 이하 캠핑매니아)’ 페이지를 개설했다. 전례 없던 전염병으로 모두가 움츠러들 때 ‘자연 속 캠핑’이 주는 위안을 나누고 싶어서였다.   온라인으로 ‘캠핑의 참맛’을 나누고 싶었던 진씨는 뜻밖의 반응에 놀랐다. 남가주 등 가주 전역에서 캠핑에 진심인 이들이 밀물처럼 모인 것. 2023년 7월 현재 캠핑매니아 가입 회원은 5600명을 넘어섰다.   온·오프 모임을 이끄는 운영자 진씨도 바빠졌다. 진씨는 “처음 모임을 시작할 때는 가고 싶은 캠핑장 정보가 한정적이었다”며 “한인끼리 캠핑 정보를 나누고 동행도 구하면 좋을 것 같아 모임을 시작했다. 가주 전역에서 캠핑을 좋아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놀랐고, 또 반가웠다”고 말했다.   캠핑매니아 회원들은 각양각색 개성을 뽐낸다. 의욕은 있지만 캠핑 도전은 주저하는 초보,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한 커플, 홀로 자연을 즐기는 독신, 자녀에게 자연의 여유를 느끼게 해주고 싶은 부모, 은퇴한 노부부 등 남녀노소가 다 모였다.   회원수가 5600명에 달하면서 ‘재야의 고수’도 여럿 등장했다. 가주 캠핑장 곳곳을 섭렵한 이들은 직접 부딪치며 얻은 생생한 정보를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캠핑에 진심인 이들은 실시간 캠핑장 정보, 캠핑장 예약 나눔, 가격대별 캠핑장비 및 가성비 비교 등을 대가 없이 제공한다.   진씨는 “회원 대부분 1년에 한두 번, 많게는 수십 번 캠핑을 즐기는 분들”이라며 “다같이 캠핑장과 주변 정보, 계절별 캠핑장 장단점, 예약방법, 주의사항 등 안전교육, 캠핑 준비물 등 정보를 나누고 있다. 초보를 위한 간단한 캠핑 방법부터 전문가급 정보까지 지식공유와 친목을 다지는 모임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캠핑마니아는 ‘자연을 함께 나누는 캠핑’을 지향한다. 진씨는 “친구나 지인과 캠핑을 가고 싶어도 일정을 맞추기 힘들어 포기할 때가 많다”며 “우리 회원들은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끼리 일정을 맞춰 동행한다. 독신이면 독신, 같은 성별끼리, 가족단위 모임 등 각자가 원하는 캠핑을 즐기고 네트워크도 쌓는다”고 전했다.   한인 수천 명이 캠핑에 빠지는 이유는 뭘까. 캠핑 장비를 챙기고 정리하는 일이 쉬운 일도 아니다. 진씨는 “자연으로 들어가 서로 맛있는 음식을 나누면 어느새 마음도 열린다”며 “자연이 주는 여유, 저녁 모닥불 앞에서 서로가 스스럼없이 친해지는 경험을 하고 나면 그 매력에 계속 빠져든다”고 말했다.   캠핑매니아 회원들은 여름철 캠핑 준비에도 한창이다. 회원은 정기모임과 그룹별 소모임을 골라서 참여하면 된다.   “서로를 존중하고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캠핑을 최대한 즐겨요. 캠핑 정보를 얻고 싶은 분, 정보를 나누고 싶은 분, 동행을 찾는 분 모두를 환영합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사설 매니아 캘리포니아 캠핑매니아 캠핑 매니아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2023-07-07

조슈아트리 투명주택 1800만불에 매물로

조슈아트리의 사방이 유리 창문으로 된 ‘투명 주택(invisiblehouse)’이 1800만 달러에 매물로 나왔다.   CNBC는 주택 외부가 거울과 같은 반사 유리창으로 덮여 있어서 주변 환경과 빛을 반사해 마치 집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조슈아트리의 주택이 1800만 달러의 가격표를 붙이고 매물로 나왔다고 최근 보도했다. 집 전체가 유리로 돼 있어서 조슈아트리의 아름다운 풍광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총면적이 1만500스퀘어피트 규모인 주택은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인근 67.5에이커 부지에 위치하며, 주거 공간은 약 5500스퀘어피트다. 내부에는 100피트 길이의 수영장을 포함해 주방, 침실 3개와 화장실 4개를 구비하고 있다.   리스팅 가격과 주택 크기를 고려하면 스퀘어피트당 가격은 약 3300달러다. 부동산업체 더글러스 엘리먼이 조사한 지난 1분기 LA단독주택 중 가격 상위 10%의 평균가인 스퀘어피트당 2400달러를 크게 웃도는 가격이다.     최근까지 판매된 조슈아트리 지역 주택 중 가장 높은 가격은 350만 달러였다. 매매되면 조슈아트리 지역의 주택 판매 최고가를 경신하게 된다.   숙박과 촬영장소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해당 저택은 숙박 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에서 ‘2023년 가장 방문하고 싶은 숙소’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숙박은 1박당 2500달러부터 시작한다. 아리아나 그란데, 더위켄드 등 다수의 유명인과 인플루언서가 방문해 더 유명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매물을 담당한 매트 아다모 에이전트는 “촬영으로 대여하는 경우 시간당 1000달러를 받으며 최대 12시간 동안 1만2000달러의 수익을 올린 적도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021년 140만 달러의 대여 수익을 올렸으며 이 중 15%가 촬영으로 인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훈식 기자 woo.hoonsik@koreadaily.com조슈아트리 투명 투명 저택 조슈아트리 지역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2023-05-21

가심비 뿜뿜 호캉스 떠나보자…LA인근 가볼만한 에어비앤비

다시 길 위에 서도 좋을 계절이 돌아왔다. 함부로 나선 길 위에서 가끔 노독(路毒)에 지치기도 하나 그 까무룩한 시간 속, 돌고 돌다보면 다시 길을 내는 법을 알게 된다. 여행이 주는 묘미다. 본격적인 휴가 계획을 세우기엔 아직 계절이 덜 무르익었지만 마음은 어느새 길 위를 서성인다. 이럴땐 호캉스만한게 없다. 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인 호캉스는 바쁜 현대인들이 멀리 갈 것 없이 평소 가보고 싶었던 호텔에서 1박2일이든 2박3일이든 짧게나마 푹 쉬었다 오는 휴가를 말한다. 그런데 올봄엔 호텔이 그리 탐탁치 않다면 조금 색다른 에어비앤비를 고려해보길. 그것도 도심 속 뻔한 숙소가 아닌 사막 한가운데 위치하거나 특별한 건축으로 눈길을 끄는, 숙소만으로 휴식이 되는 그런 에어비앤비에서의 특별한 하룻밤은 완벽한 힐링을 선사할 것이다. LA에서 1박2일 코스로 다녀올 만한, 이용자 리뷰도 4.9(5점 만점)을 넘어 고객 만족도까지 훌륭한 아주 특별한 에어비앤비를 알아봤다.     ▶빅베어 랜초 파인스 주니퍼   LA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빅베어 레이크 고요한 숲속에 위치한 이 캐빈(Rancho PinesI Juniper)은 보는 순간 로맨틱 영화 속 배경이 연상될 만큼 인상적이다. A자형 지붕이 소박한 캐빈 전체를 덮고 있어 클래식하면서도 러스틱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러나 이런 클래식한 외관과 달리 내부는 모던 인테리어를 베이스로 멋진 화목 난로, 대리석으로 마감한 주방과 거실 원목 가구들이 영화 속 한 장면으로 걸어들어온 느낌을 준다. 또 벽까지 원목으로 마감한 베드룸은 '빨강머리 앤'의 다락방을 연상시킬만큼 아늑하다. 3베드룸, 욕실 1.5개로 6명까지 예약 가능하다. 1박에 300달러선.   ▶airbnb.com/rooms/40495417?source_impression_id=p3_1678228371_Qk915PGz3jSCoGXm   ▶유카밸리 록리치 하우스   LA에서 차로 2시간 50분 거리인 유카 밸리(Yucca Valley)에 있는 록리치 하우스(Rock Reach House)는 2011년 '아키텍트 매거진 어워드'를 수상한 유카밸리 명물이다. 사막 한가운데 바위 틈 사이 목재와 철재, 유리 소재로 미니멀리즘을 반영한 건축물은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지게 한다. 마당엔 간이 풀장 및 핫텁, 샤워시설이 완비돼 있으며 패티오에도 멋진 벽난로가 있어 저녁엔 머리 위로 쏟아지는 별비를 맞으며 와인 한 잔과 함께 세상 멋진 밤을 보낼 수 있다. 2베드룸, 욕실 1개로 최대 4명까지 투숙할 수 있다. 1박에 560달러선.   ▶airbnb.com/rooms/3489531?source_impression_id=p3_1678229298_veyjQltwKkngDiSv   ▶조슈아트리 문캐처 돔텐트   광활한 대자연에서 특별한 하룻밤을 보내길 원한다면 주저없이 조슈아 트리 소재 문캐처 돔덴트(MoonCatcher Private Desert Dome Tent)를 예약하자. 텐트라 하니 뭐 별거 있을까하고 지레 짐작했다가는 큰코 다친다. 텐트 안에 들어서는 순간 국립공원 전망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은 물론이고 텐트 안에서도 쏟아질 것 같은 별들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또 아침 기상과 함께 이제껏 한번도 보지 못한 일생일대의 장엄한 일출과 조우하게 될 것이다. 마당엔 BBQ 그릴과 패티오 의자가 마련돼 있어 식사와 함께 수다도 즐길 수 있다. 1베드룸, 욕실 1개로 2명까지 투숙 가능하다. 1박에 220달러선.   ▶airbnb.com/rooms/52567688?source_impression_id=p3_1678230446_71FMXiRBtVi21irh   ▶아구앙가 카사 로사다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사막 구릉에서 하룻밤을, 그것도 아주 작고 작은 오두막집에서 고요하게 보내고 싶다면 리버사이드 카운티 아구앙가(Aguanga) 소재 카사 로사다(Casa Rosada)가 정답이다. 오두막에 들어서는 순간 거실도 없이 침대가 바로 투숙객을 맞이하지만 야생화 만발한 광활한 구릉을 향해 난 창가 책상에 앉으면 세상 근심이 눈 녹듯 사라진다. 주방과 욕실 모두 야외에 있지만 식사를 준비하고 샤워하기엔 전혀 불편함이 없다. 세상과 잠시 동떨어져 있고 싶을 때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다. 1베드룸, 욕실 1개로 최대 2명까지 예약 가능하다. 1박에 175달러선.   ▶airbnb.com/rooms/48511845?source_impression_id=p3_1678230965_C8xp7YEa5RKMqwP0 이주현 객원기자에어비앤비 la인근 3베드룸 욕실 2베드룸 욕실 조슈아트리 문캐처

2023-03-09

나랑 눈보러 가지 않을래?…LA근교 로드트립 여행지

LA 한낮은 가끔 뺨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만이 겨울임을 일깨워 줄뿐 따스한 햇살은 벌써부터 봄 문턱 앞으로 쏜살같이 달려가고 있다. 그렇게 계절의 한가운데 서있다 보면 문득 떠나고 싶어진다. 그곳이 대양 건너 어느 낯선 도시라면 더할나위 없겠지만 그렇게 시간적 여유도 지갑 사정도 해맑지 않다면 가까운 근교로 차를 몰아보자. 로드트립이다. 주말을 이용해 다녀와도 좋고 주중 며칠 휴가를 내고 다녀와도 좋을 LA근교 로드트립 여행지를 알아봤다.        ■팜스프링   라스베이거스처럼 번잡하지 않으면서도 도시적 낭만과 자연의 여유로움이 어우러진 곳으로 떠나고 싶다면 팜스프링만한 곳이 없다. LA에서 팜스프링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사막 위 풍력 발전소는 이국적인 느낌을 주고 카바존 인근 자이언트 공룡 상은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명소다. 또 팜스프링 길목의 치노 캐년을 방문하면 팜스프링 에리얼 트램웨이(Aerial Tramway)를 타고 샌하신토(Mt. San Jacinto State Park) 마운틴에 오를 수 있는데 LA에서는 보기드문 눈 덮인 대자연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해발 8516피트 종착역에 도착하면 레스토랑 두 곳과 전망대가 있으며 50마일 이상의 하이킹 코스도 즐길 수 있다. 팜스프링에 도착하면 아트 뮤지엄(psmuseum.org), 보태니컬 가든(moortenbotanicalgarden.com)에서 여유롭게 미술 작품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다운타운에서는 유명 맛집 순례도 해볼만 하다.     ▶visitpalmsprings.com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1987년에 발매돼 단기간 최고 판매고를 올린 U2의 앨범명으로도 막연한 동경을 갖게하는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은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마법같은 장소다. 사막과 사막 나무, 거친 돌들이 아무렇게 흩어져 있는 무질서 속 질서를 느끼게 하는 이곳에서는 산책만으로도 지친 마음이 회복되는 것 같다. 현재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내 '49 팜스 트레일'은 목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만 개방하고 있어 트레일을 이용할 계획이라면 시간을 미리 알아보고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 또 캘리포니아에서 별 헤는 밤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는 이곳은 하룻밤 캠핑하기 좋은 장소다. 캠핑 예약은 웹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가는 도중 파이오니아 타운에 위치한, 90년대 할리우드 영화 속 전형적인 캘리포니아 사막 레스토랑 분위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패피앤해리스(pappyandharriets.com) 레스토랑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nps.gov/jotr       ■맘모스 레이크   395번 국도를 따라 드라이브하는 것만으로도 집을 나설 이유가 충분한 맘모스 레이크는 가는 내내 눈덮인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감상할 수 있다. 그렇게 달리다 빅파인에 내려 카퍼탑BBQ(coppertopbbq.com)에서 장작 훈제 포크립과 삼각살(tri-tips) 바비큐를 맛보는 걸 잊지말길. 또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있는 고대 브리슬콘 소나무숲((Ancient Bristlecone Pine Forest)에 방문했다 북쪽으로 드라이브해가면 비숍(Bishop)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로컬 맛집인 에릭 샤츠 베이커리(schatsbakery.com)에서 빵과 페이스트리를 맛보는 것도 좋겠다. 그렇게 맘모스 레이크에 도착하면 캘리포니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엘사 공주님이 살 것만 같은 겨울 왕국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스키는 물론 겨울 산행도 할 수 있어 LA에서는 하기 힘든 겨울 액티비티를 제대로 즐길 수 있다.     ▶visitmammoth.com       ■세코야/킹스캐년   겨울 숲 정취를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당연히 세코야/킹스캐년 국립공원이다. 미국 달력 사진 0순위인 이곳은 태고적 자연의 웅장함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전세계 하이커들의 성지기도 하다. 인기 코스로는 수령 2200살로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로 알려진 셔먼 장군 트리(General Sherman Tree). 또 길쪽으로 쓰러진 통나무에 터널을 낸 터널 로그(Tunnel Log), 토코파 캐년 폭포까지 하이킹 하는 토코파 폭포 트레일(Tokopah Falls Trail), 시에라 산맥의 보석이라는 별명이 붙은 크레센트 메도우(Crescent Meadow), 자이언트 포레스트와 크레센트 메도우 사이 공원에 위치한 모로 락(Moro Rock) 등이 있다. 겨울철 방문은 도로 사정과 일부 폐쇄 지역 등을 공식사이트에서 알아보고 방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visitsequoia.com 이주현 객원기자로드트립 la근교 la근교 로드트립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캘리포니아 사막

2023-02-02

[이 아침에] 떨어진 별을 찾다

별을 보러 가잔다. 별? 그러고 보니 별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은지도 꽤 된 것 같다. 어디 별 뿐인가? 하늘을 봐도 보는 둥 마는 둥. 지천에 널린 게 꽃이고 풀이지만 자연의 존재를 잊고 산지 오래다. 감성적으로 메말라 가는 나의 팔을 잡아끄는 두 딸 내외를 따라 나와 남편은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근처에 자리 잡은 숙소는 허름한 겉모습과는 달리 자쿠지까지 딸려있어 집을 떠나기를 잘했다 싶을 정도로 흡족했다. 여럿이 먹는 저녁식사는 별다른 찬이 없어도 입안으로 술술 넘어갔다. 돼지삼겹살과 차돌배기는 불판에서 굽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없어졌다. 창밖에 검은 커튼을 두른 듯 어둠이 짙어지자 우리는 주섬주섬 의자를 챙겨 국립공원 안으로 향했다.   맨 처음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을 방문했을 때는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가시를 달고 있는 식물의 형상이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막의 생태계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선인장의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빛이 차단된 공원은 낮의 암벽을 보는 것과 분위기가 또 달랐다.     휴대폰까지 꺼버리니 그야말로 완전한 암흑이 되었다. 손전등을 머리와 손에 달고 적당한 자리를 찾아 깊숙이 들어갔다. 사람들 말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우리처럼 별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어둠에 익숙해졌고 하늘에 떠있는 별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금가루처럼 하늘에 박혀 있는 별을 바라보았다. 은하수가 보였다. 지구와 아주 먼 거리에 있다는 미지의 존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행복한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가려고 의자를 챙기는 데 작은 딸이 “내 귀걸이!” 하고 외쳤다. 머리에 쓴 헤드라이트를 벗다가 귀걸이가 튕겨나간 모양이다.   사위가 결혼 선물로 딸에게 사준 다이아 귀걸이란다. ‘다이아’라는 소리에 놀란 우리는 이마에 두른 전등과 손전등을 휘두르며 반딧불이 마냥 움직였다. 칠흑처럼 깜깜한 어둠속에서 무슨 수로 귀걸이를 찾겠는가. 오만가지 감정이 오고갔다. 귀걸이를 찾지 못하면 이 기분 좋은 여행의 끝은 후회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고 모처럼 가족모임을 계획한 딸의 속상함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들 자리를 쉽게 뜨질 못했다. 우왕좌왕 하늘이 아닌 땅바닥을 헤집었다. 무작정 찾을 게 아니라는 생각에 나는 작은 딸에게 한 짝 남은 귀걸이를 보여 달라고 했다. 타원형으로 된 다이아 4개가 방사형으로 붙어 있었다. 흡사 별처럼 보였다.   ‘별 보러왔다가 별을 찾는구나.’ 이 모순된 상황이 우습기도 하고 어이가 없었다. 서걱거리는 흙을 핸드폰 전등으로 비취다가 가시덤불과는 전혀 다른 재질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또 뭐지?’ 사막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어서 무심코 손을 내밀었다. 찾았다! 귀걸이는 전등불을 비쳐도 빛이 반사될 수 없는 각도로 비스듬히 놓여있었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딸은 귀걸이를 찾았다고 좋아라했지만 나는 가족의 행복을 찾아 기뻤다. 별보다 소중한 사랑이었다. 권소희 / 소설가이 아침에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수로 귀걸이 전등과 손전등

2022-08-31

[이 아침에] 떨어진 별을 찾다

별을 보러 가잔다. 별? 그러고 보니 별에 대해 관심을 두지 않은지도 꽤 된 것 같다. 어디 별 뿐인가? 하늘을 봐도 보는 둥 마는 둥. 지천에 널린 게 꽃이고 풀이지만 자연의 존재를 잊고 산지 오래다. 감성적으로 메말라 가는 나의 팔을 잡아끄는 두 딸 내외를 따라 나와 남편은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으로 향했다.   공원 근처에 자리 잡은 숙소는 허름한 겉모습과는 달리 자쿠지까지 딸려있어 집을 떠나기를 잘했다 싶을 정도로 흡족했다. 여럿이 먹는 저녁식사는 별다른 찬이 없어도 입안으로 술술 넘어갔다. 돼지삼겹살과 차돌배기는 불판에서 굽기가 무섭게 순식간에 없어졌다. 창밖에 검은 커튼을 두른 듯 어둠이 짙어지자 우리는 주섬주섬 의자를 챙겨 국립공원 안으로 향했다.   맨 처음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을 방문했을 때는 나는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었다. 가시를 달고 있는 식물의 형상이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막의 생태계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선인장의 생명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불빛이 차단된 공원은 낮의 암벽을 보는 것과 분위기가 또 달랐다.     휴대폰까지 꺼버리니 그야말로 완전한 암흑이 되었다. 손전등을 머리와 손에 달고 적당한 자리를 찾아 깊숙이 들어갔다. 사람들 말소리가 간간이 들렸다. 우리처럼 별을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다. 어둠에 익숙해졌고 하늘에 떠있는 별들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금가루처럼 하늘에 박혀 있는 별을 바라보았다. 은하수가 보였다. 지구와 아주 먼 거리에 있다는 미지의 존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았다.     행복한 기분으로 숙소로 돌아가려고 의자를 챙기는 데 작은 딸이 “내 귀걸이!” 하고 외쳤다. 머리에 쓴 헤드라이트를 벗다가 귀걸이가 튕겨나간 모양이다.   사위가 결혼 선물로 딸에게 사준 다이아 귀걸이란다. ‘다이아’라는 소리에 놀란 우리는 이마에 두른 전등과 손전등을 휘두르며 반딧불이 마냥 움직였다. 칠흑처럼 깜깜한 어둠속에서 무슨 수로 귀걸이를 찾겠는가. 오만가지 감정이 오고갔다. 귀걸이를 찾지 못하면 이 기분 좋은 여행의 끝은 후회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고 모처럼 가족모임을 계획한 딸의 속상함은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들 자리를 쉽게 뜨질 못했다. 우왕좌왕 하늘이 아닌 땅바닥을 헤집었다. 무작정 찾을 게 아니라는 생각에 나는 작은 딸에게 한 짝 남은 귀걸이를 보여 달라고 했다. 타원형으로 된 다이아 4개가 방사형으로 붙어 있었다. 흡사 별처럼 보였다.   ‘별 보러왔다가 별을 찾는구나.’ 이 모순된 상황이 우습기도 하고 어이가 없었다. 서걱거리는 흙을 핸드폰 전등으로 비취다가 가시덤불과는 전혀 다른 재질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또 뭐지?’ 사막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물건이어서 무심코 손을 내밀었다. 찾았다! 귀걸이는 전등불을 비쳐도 빛이 반사될 수 없는 각도로 비스듬히 놓여있었다. 가슴을 쓸어내렸다.     딸은 귀걸이를 찾았다고 좋아라했지만 나는 가족의 행복을 찾아 기뻤다. 별보다 소중한 사랑이었다. 권소희 / 소설가이 아침에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수로 귀걸이 전등과 손전등

2022-08-25

사막의 정원서 체험하는'별 헤는 밤'

캘리포니아에 최남단에 위치한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은 조슈아 나무를 비롯한 많은 사막 식물들과 기묘한 바위산으로 유명하다. 낮에는 사막 선인장들과 돌무더기 사이에서 하이킹하고 밤에는 반짝이는 은하수를 보면서 친구나 가족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조슈아 트리 국립 공원에는 총 9개의 멋진 캠핑장들이 있다. 대부분 연중 오픈한다. 봄 가을 겨울에는 많은 사람이 찾는 곳이어서 웹사이트(recreation.gov)에서 예약을해야 한다.     그룹 캠핑장을 제외한 모든 캠핑장은 자리당 6명, 3개의 텐트, 2대의 자동차를 원칙으로 한다. RV는 캠핑장마다 다른 룰을 적용하고 있으므로 미리 알아보고 가도록 한다.     9개 캠핑장을 시설, 청결함, 분위기를 고려하여 개인적으로 순위를 정해봤다.     1. 점보 록스 캠핑장   점보 록스 캠핑장은 124개 자리에 텐트와 RV 주차가 가능하다. 시설로는 재래식 화장실이 있으며 물은 없다. 자리마다 테이블과 화덕이 있으며 사용료는 20불이다. 점보 록스는 겨울철 성수기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6월 9일에서 8월 30일까지는 선착순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점보 바위들 사이에 아늑한 캠핑 자리와 아주 깨끗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자랑하는 곳으로 어린 자녀들과 함께하는 가족 캠핑에 좋다. 작은 야외극장이 있어 소규모 집회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2. 블랙 록 캠핑장   블랙 록 캠핑장은 공원 북서쪽에 위치해 있다. 99개의 캠핑 자리가 있으며 자리마다 사이즈가 달라 텐트와 RV 주차가 가능하다. 테이블과 화덕이 구비되어 있고 하루 사용료는 25불이다. 블랙 록은 수도 시설과 수세식 화장실이 준비되어 있다. 분위기가 아주 아름다운데 어느 곳보다 조슈아 트리가 많다. 그리고 물건 구입이 가능한 유카 밸리 마을이 5마일 거리에 있다.     3. 인디언 코브 캠핑장   인디언 코브 캠핑장은 13개의 그룹 캠핑장을 포함해 총 101개의 캠핑 자리가 있다. 물은 없고 재래식 화장실이 구비되어있다. 8월 말에서 6월 초까지 예약제로 운영된다. 자리당 25불이며 테이블과 화덕이 준비되어 있다. 인디언 코브 캠핑장은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밖의 62번 국도에서 들어간다. 바위산으로 둘려 있어 매우 한적하고 숨어있는 듯한 분위기이다. 몇몇 장소는 너무나 넓어서 거대한 바위산을 통째로 빌린듯한 기분이 든다.   4. 코튼우드 캠핑장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남쪽 입구에 위치한 코튼우드 캠핑장은 62개 자리가 있다. 하루 사용료는 25불이며 자리마다 테이블과 화덕이 준비되어 있다. 코튼우드는 조슈아 트리에서 수도와 수세식 화장실이 갖추어진 두 군데캠핑장 중 하나이다. 9월~5월 성수기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 코튼우드 캠핑장이 있는 공원 남쪽에는 조슈아 트리가 전혀 없다. 공원 북쪽 입구에서 코튼우드까지 운전으로 거의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가장 가까운 타운인 인디오가 약 30마일 거리이다.   5. 라이언 캠핑장   라이언 캠핑장은 32개 자리에 테이블과 화덕이 준비되어 있으며 하루 사용료는 20불이다. 모든 자리는 예약을 해야 한다. 재래식 화장실이 있고 물은 없다. 자전거 여행자용 캠핑 자리가 3곳이 있는데 사용료는 5불이다. 거대한 화강암 바위 아래 캠핑 자리가 있으며 자리마다 사이즈가 아주 넉넉하다.   6. 히든 밸리 캠핑장   히든 밸리 캠핑장은 44개의 캠핑 자리에 테이블과 화덕이 준비되어 있다. 재래식 화장실이 있고 물은 없다. 히든 밸리 캠핑장은 선착순 사용이며 하루 15불이다. 캠핑장은 팍 블러바드 선상에 있으며 커다란 바위와 조슈아 트리들로 둘려 있다.   7. 쉽 패스 그룹 캠핑장   쉽 패스 캠핑장은 전체가 그룹 캠핑장소이다. 6개의 그룹 캠핑 자리가 있으며 자리마다 테이블과 화덕이 준비되어 있다. 한 자리당10~25명을수용할 수 있으며 캠핑료는 35~50불 사이다. 반드시 예약해야 한다. 거대한 바위들과 조슈아 트리가 많은 장소다. 재래식 화장실이 있고 물은 없다.   8. 벨 캠핑장   벨은 아름답고 청순한 여성을 칭하는 단어이다. 화이트 탱크 캠핑장 옆에 자리한 벨 캠핑장은 18개 자리가 있으며 선착순으로 사용할 수 있다. 재래식 화장실이 있으며 물은 없다. 캠핑 비용은 15불이며 밤하늘의 별을 보기 좋은 장소로 알려져 있다.   9. 화이트 탱크 캠핑장   커다란 화강암 바위들 아래 15개의 캠핑 자리가 있으며 전부 선착순으로 사용한다. 시설로는 테이블과 화덕 재래식 화장실이 있으며 물은 없다. 하루 사용료는 15불이다. 화이트 탱크 캠핑장은 인근에 멋진 아치 록이 있으며 밤하늘 별 보기에 좋다.     ☞참고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을 트리를 방문하기 좋은 기간은 10월에서 5월 사이다.   -공원 안에는마켓이나 식당이 없다. 캠핑에 필요한 모든 음식과 물 그리고 장비를 미리 준비 해야 한다.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의 모든 캠핑장은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야외활동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청량한 공기와 맑은 날씨로 남가주 최고의 캠핑 장소로 손꼽히는 곳이다.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했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 있다.레저 여행 Week& 김인호 여행기 조슈아트리 NAKI 박낙희

20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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