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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광활한 사막 가운데  
 
모를 심은 듯 질서정연한 나무
 
척박한 환경에서도  
 
꽃을 피우고 열매 주렁주렁
 


 
 
기기묘묘한 바위산에  
 
매료되어 바라보느라면
 
나도 모르게 블랙홀에 빠져 들어간다
 
 
 
비가 자주 오지 않아 메마르고 건조한 땅
 
그럼에도 신의 숨소리가 느껴지는 신비의 땅
 
큰 암석들이 서로 뒤엉켜
 
씨름하듯 빚어진 만물상
 
절대자의 간섭이 만들어 낸 엄청난 걸작품
 
절묘한 조각가의 솜씨가 신기하고 놀라울 뿐
 
 
 
그 크나큰 바위 앞에 서면  
 
왜 이리도 작아지는지
 
코끼리 같았던 내가 개미처럼  
 
작아지는 것 왜일까
 
 
 
겸손하게 낮아지고 낮아져
 
그분 앞에 납작 엎드리면  
 
그제야 그분이 보이기 시작한다
 
 
 
광활한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에서
 
그와 랑데부한 이 황홀한 전율
 
이 생이 다 하도록 내 가슴에 비문처럼 새겨져
 
끊임없이 흐르는 생수가 되리라
 
한폭의 아름다운  추억 속의 그림  
 
하늘을 가득 채운다.

김수영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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