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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노인국의 무료도시락, 시니어센터서 한식 제공

LA한인타운 시니어·커뮤니티 센터(이사장 신영신.이하 시니어센터)에서 제공하는 무료 점심 도시락에 한식 메뉴가 추가될 전망이다.   시니어센터는 다음달부터 한인 캐이터링 업체 '밀포유(Meal4U)'가 점심 도시락을 맡으면서 한식 메뉴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시니어센터에 따르면 현재 밀포유는 무료 도시락을 LA시 노인국과 정식 납품업체로 선정되기 위한 협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해 노인국으로부터 성공적으로 점심 도시락 배포를 유치한 신영신 이사장의 집요한 노력의 성과라고 시니어센터측은 전했다. 신 이사장은 한인 시니어들의 입맛을 고려해 한식 메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노인국에 의견을 지속해 전달해왔고, 당국이 한인 캐이터링 업체를 찾아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시니어센터에 따르면 밀포유와 노인국의 계약이 성공적으로 성사된다면, 밀포유는 시니어센터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안 단체들에도 도시락을 납품하게 될 전망이다.   시니어센터의 박관일 사무국장은 "미국 정부의 지원금으로 K-푸드를 보급할 수 있다는 점이 특별한 것 같다"며 "그간에도 무료 도시락은 인기가 많았지만 한식 메뉴가 제공된다면 한인 시니어들이 더 좋아하실 것 같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시니어센터 도시락 시니어센터 점심 점심 도시락 이하 시니어센터

2024-04-14

“한인교회 점심같은 크리스마스 점심은 없다”

뉴욕타임스(NYT)가 ‘그 어디에도 한인교회 점심같은 크리스마스 점심은 없다’는 제목으로 미국 한인교회의 ‘점심 문화’를 조명했다.   NYT는 15일 예배 후에 직접 한식을 조리해 배급하는 뉴욕주 용커스한인동산장로교회의 ‘점심 문화’를 소개했다.     매주 오전 11시 예배가 끝난 후 무료 점심을 배급하는 이 한인교회의 풍경은 마치 학교 카페테리아를 연상하게 한다. 약 400~500인분의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봉사자들은 예배 하루 전날인 토요일에 모여 음식 재료를 다듬고 조리한다. 한 교인은 “많은 양이긴 하지만, 동료들과 함께하면 힘들지 않다”고 NYT에 말했다.   특히 가장 많은 사람이 교회를 찾는 오는 25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봉사자들의 손길은 더 바빠졌다. 점심 메뉴로는 미역국·잡채·갈비찜·불고기·닭볶음탕 등이 준비됐다. 미국에선 주로 접하지 못하는 친숙한 고향의 맛이다.   NYT는 이와 같은 한인교회의 ‘점심 문화’는 단순한 식사 자리가 아닌, 한인들이 직장과 가정을 넘어 교류하는 ‘제3의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 이민 온 한인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는 공간이었고, 각종 친목을 도모할 중요한 기회를 주는 곳이었다는 것이다.   한인 교회는 미국에 정착한 1세대 이민자들의 핵심 공간이었지만, 최근 교회를 찾는 한인들이 점차 줄어들면서 ‘점심 문화’에 대한 관심도 점점 시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전국 한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작년 조사 결과, 59%가 기독교인이라고 응답했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2012년 조사에서 기독교인이라고 답한 한인 응답자 비율(71%)과 비교하면 12%포인트나 줄었다. 반면 종교가 없다고 답한 한인의 비율은 같은 기간 23%에서 34%로 늘었다.   많은 한인은 사라져가는 교회 문화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장편소설 ‘인센디어리스’를 낸 권오경 작가는 종교 공동체에 소속됐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교회 외에도 많은 한인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면 좋겠다”고 했다. 아울러 NYT는 최근 한인교회의 경우 연령별로 커뮤니티와 예배가 세분화돼 있어 한자리에 모일 기회가 없지만, 크리스마스 맞이 식사의 경우 여러 세대가 한 자리에 어울리는 예외적인 경우라고도 전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NYT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점심 최근 한인교회 크리스마스 맞이

2023-12-18

“추수감사절 기쁨을 함께 나눕니다”

한해의 결실에 감사하는 추수감사절을 맞아 주민들과 함께 식사하며 어울리는 행사가 열렸다.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본스타트레이닝센터 뉴욕캠퍼스 K-POP 스쿨(Born Star Training Center New York Campus·대표 홍하나)은 지난 23일 이스타 할렘에 거주하는 주민들을 초대해 함께 추수감사절 식사를 나누는 ‘추수감사절 점심 대접 잔치’ 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는 이스트할렘 주민 30여 명을 비롯해 홍하나 대표, 김사라 KCS공공보건센터 디렉터, 유병호 SATRI 회장 부부, 김옥진 한의사(자연치유힐링센터 원장·T.B.A. Rapha Inc.), 레이몬드 맥(음식 준비) 등과 함께 K-팝 스타인 모란 스카일라(Moran Skyla) 등도 함께 참석했다.   홍 대표는 “본스타트레이닝센터 뉴욕캠퍼스 K-POP 스쿨은 추수감사절이 되면 해마다 동네의 외로운 분들을 모시고 점심 대접을 해 오고 있다”며 “행사를 준비하신 모든 분들과 참석자들, 그리고 KCS에서 선물을 준비하고 음식을 만든 레이몬드 맥에게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참석자들은 점심을 함께 하면서 추수감사절을 축하하고, 주민들의 친목과 세계평화를 기원했다.     한편 이날 유병호 SATRI  회장은 홍 대표에게 후원금을 전달했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본스타트레이닝센터 뉴욕캠퍼스 K-POP 스쿨 본스타트레이닝센터 홍하나 대표 김사라 KCS공공보건센터 디렉터 유병호 SATRI 회장 김옥진 한의사 본스타트레이닝센터 추수감사절 점심

2023-11-26

[살며 생각하며] 오이지

친구 A는 마켓만 오면 남편과 싸운다고 한다. 더운 여름에 마켓오는 게 힘든데, 온 김에 다 사고 싶은데, 남편은 뭐든지 못 사게 한다는 것이다. 오이 냉국도 먹고 싶고, 냉면에 들어갈 무도, 닭도리탕에 들어갈 당근과 양파도. 친구는 장바구니를 순식간에 가득 채웠다. 장을 볼 때는 다 해 먹을 것 같았지만 집에 돌아오니 사정이 달라졌다. 다음 날, 의사 체크 업 간 김에 점심 먹고 들어오고, 저녁은 고구마로 때우고, 주말엔 딸이 와서 오더해 먹었다. 냉장고에 넣은 채소들은 삼사일 지나니 어그러지기 시작했다.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채소들을 보다 못한 남편이 시장 보지 말고 사 먹자고 잔소리를 한다는 것이다.     나도 마켓에만 오면 나쁜 버릇이 고개를 든다. 무엇을 해 먹을지 몰라서 주섬주섬 다 담고, 필요 없는 것도 필요할 것 같아서 또 담고. 마켓이 몇 시간 거리에 있는 것도 아닌데, 안 사 놓으면 큰일 날 것 같은 위기감은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다. 오래전, 안방에 다락이 있었다. 따뜻한 아랫목의 벽 가운데를 크게 차지하던 벽장은 무슨 금고처럼 높이 달려 있었다. 애들이 함부로 열거나 하면 안 되는 곳이었다. 그 안에 말린 오징어, 리츠 크래커, 통조림 같은 것이 쌓여있었다. 어두컴컴한 그곳에 먹거리를  모아두는 어머니가 이상했다.     오전 11시경, 나는 뜨거운 해를 피해서 밀짚모자를 쓴다. 장갑을 낀 손에 가위를 들고 목에 장바구니를 걸었다. 그냥 나갔다가 가지 꼭지에 난 날카로운 바늘에 손을 찔린 적이 있다. 길쭉한 보라색 가지 세 개를 땄다. 그 앞에 있는 고추밭에서 빨개지는 거대한 고추는 그냥 두고 말랑한 연한 고추를 한 움큼 낚아챘다.     이제는 무엇을 딸까? 마당을 휘휘 둘러보았다. 담벼락을 차지한 넝쿨이 얼마 전부터 흉해졌다. 늦여름 해 밑에서 줄기는 노끈이 되고 잎은 누렇게 말라 버렸다. 사나운 몰골을 뜯어내려고 다가갔다. 그런데, 녹색의 길쭉한 오자미 같은 것이 달려있다. 죽는시늉 하면서도 어린 오이를 키우고 있었다.     며칠이 지나니 오이는 팔뚝만큼 굵어졌다. 금방 딴 오이는 온몸에 송곳이 쭉 돋아있다. 제 몸 보호 장치가 서슬이 퍼렜다. 이번에는 물을 넣지 않고 오이지를 담갔다. 오이 10개 정도에 설탕, 소금, 식초를 동량으로 넣었다. 식초는 바닥에 조금 깔렸을 뿐, 두 겹으로 쌓인 오이는 멀뚱멀뚱 몸을 드러내고 있었다. 오이지가 되려나? 다음날 뚜껑을 열어 보았더니, 오이 5개 정도가 반쯤 물에 잠겨 있었다. 매일 조금씩 오이에서 물이 나왔다. 일주일이 지났다. 오이는 서로서로 노랗게 익혀 주었다. 변덕스러운 여름날 퍼붓는 빗물을 제 몸에 품었다가 늦둥이에게 물을 주더니, 마지막에는 제 몸을 쪼그라뜨리면서 아삭한 오이지가 되어갔다. 다락 속에 먹을 것을 감추어 놓았던 어머니가 생각났다. 어느 궁진한 겨울 저녁에 파인애플 깡통을 따는 어머니 옆에 우리는 올망졸망 모여들었다.     오이지와 가지 복음, 구운 고추로 점심을 먹었다. 몇 달 동안 마켓을 가지 않았다. 과중한 내용물에 헉헉대던 냉장고는 휑해져서 냉기가 왕성하고, 뭐가 뭔지 알 수 없게 쌓여있던 팬트리는 바닥이 드러났다. 홀가분한 기분으로 커피 한 잔을 들고 마당으로 나갔다. 부추는 하얀 꽃을 흔들어 대고 있다. 몇 번을 잘라 먹어서 지금은 뜨악해졌다.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이 꽃대를 내보냈다. 다섯 흰 꽃잎들이 사선으로 흔들거린다. 9월의 앞마당은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김미연 / 수필가살며 생각하며 오이 오이 냉국 고추로 점심 연한 고추

2023-09-25

런치스페셜이 돌아왔다

#. LA 한인타운에서 일하는 직장인 강수진(35)씨. 런치스페셜 메뉴가 있는 식당을 정해 일주일 3번 정도 먹는다. 택스에 팁, 발렛 파킹까지 포함 25달러에 육박하는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서다. 강 씨는 15달러 미만 런치에 발렛 파킹비가 없는 식당을 이용하면 최고 10달러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사회초년생인 이해나(23)씨는 가능하면 도시락을 싸 온다. 미처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하면 런치스페셜 메뉴가 있는 식당을 이용한다. 1년 사이 줄줄이 오르는 회사 인근 식당의 점심 메뉴 가격이 부담스러워서다.       고물가 시대에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자 가성비 좋은 런치스페셜을 제공하는 식당을 찾는 발길이 크게 늘면서 한인타운 식당가에 런치스페셜이 돌아왔다.   택스를 포함한 한 끼 점심이 거의 20달러에 육박하면서 밥값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런치 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 시대의 단면이다.   팬데믹 이전만 해도 저녁 식사보다 1~3달러 저렴해 인기를 얻었던 런치스페셜은 팬데믹을 거치며 식재료와 인건비 등의 상승으로 한인타운에서 자취를 감췄다.     사람들이 몰리는 타운 내 식당이 물가상승 영향으로 최근 자리가 비면서 식재료 및 인건비 인상에도 팬데믹 이전 가격을 유지하거나 새롭게 런치스페셜 메뉴를 선보이는 식당이 하나둘씩 늘고 있다.   요즘 LA한인타운에서 저렴한 런치스페셜은 13~15달러 사이로 메뉴가 다양해졌고 맛과 양도 물가를 고려하면 가성비가 높다. 20달러가 훌쩍 넘는 일식을 20달러 이하에 제공하는 일식당도 느는 추세다.     일식 전문점 어원은 70세 이상 시니어 대상 런치스페셜로 기존 22.95~25.95달러에 판매하던 전복죽, 회덮밥, 알밥, 장어 덮밥, 매운탕 등을 최대 10달러 낮춘 15.95달러에 판매 중이다.     어원 피터 정 대표는 “인플레이션으로 한인 시니어의 점심값 부담이 커져 파더스데이를 기념해 시니어 고객 인기 메뉴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며 “고객들의 호응이 뜨거워 이달 말까지 연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3.95달러였던 런치세트도 18.95달러로 낮췄다. 연어, 치킨 데리야키, 고등어구이, 돈가스 등 메인 메뉴에 튀김, 롤, 샐러드 등을 곁들여 인근 직장인들이나 단체예약 고객들 사이 인기 메뉴다.   활어 맛집인 활어광장도 점심시간에 10개의 런치스페셜 메뉴를 제공한다. 회덮밥, 전복내장죽, 동태찌개, 동태 지리 17.99달러에 맛볼 수 있다.     바비큐 전문점 한우는 일주일 내내 런치 스페셜을 제공해 주말에도 알뜰한 런치를 찾는 단골이 많다. 갈비 육수를 사용해 깔끔한 국물이 일품인 해장국 외 설렁탕, 육개장, 육회비빔밥, 차돌 된장찌개 등을 한정식 수준의 정갈한 반찬과 함께 14.99달러에 제공한다.     형제갈비도 주중 런치스페셜로 갈비탕, 도가니탕, 해장국 등 12개 메뉴를 14.99달러에 선보이고 있다.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LA양념갈비, 제육볶음, 양념돼지갈비 등 메인 요리에 반찬 세트를 곁들인 투고 전용 행복 도시락(15.99달러)도 베스트셀러 메뉴다. 형제갈비 주부권 대표는 “8년째 같은 고기를 사용하는 등 고품질의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성비를 넘어 갓성비라고 입소문을 탄 바베큐가든은 바비큐 전문점으로 점심에는 10여 가지 메뉴를 15달러 미만에 제공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이 팔리는 건 고등어구이와 된장찌개 콤보(14.99달러)다.   올봄부터 일찌감치 13달러 미만 런치를 제공한 도쿄함바그, 가주마켓 김밥 앤드 우동도 인상 없이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런치스페셜 일식당 런치스페셜 메뉴 한인타운 식당가 점심 메뉴

2023-06-25

[살며 생각하며] 하늘을 향한 두 팔

화창한 일요일 아침이다. 나는 이상한 연유로 부지런히 음식을 만들고 있다. 토마토와 양파를 썰어서 프라이팬에 던져 넣었다. 불을 확 올리니 내 불편한 심기처럼 팬이 부글거렸다. 볶는 냄새가 M이 자는 이층으로 올라갔다. 수돗물을 틀어놓고 요란하게 케일을 씻었다. 시끄럽든지 말든지 M은 잘 것 다 자고 내려왔다. 어젯밤 공항에서 늦게 도착한 M을 기다리느라 나는 잠을 설쳤다.    오랜 세월 동안 M은 몇 년에 한 번씩 나를 찾아왔다. 그 친구와 연결되고 있는 것은 순전히 그녀 덕분이었다. 이번에도 “나 왔어” 하면서 갑자기 공항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어릴 적 친구는 언제 만나도 반가운데 M은 그렇지 않았다. 그녀는 마치 역성들러 온 시누이처럼 행동했다. 나와는 주거니 받거니 하는 대화도 없고 주로 나의 남편과 떠드는 그녀가 고와 보이지 않았다. 내 생활과는 너무 동떨어진 그녀가 펼치는 대화에 제대로 응대하지 않는 내 탓일지도 모른다. 내가 옹졸한 것일까? 친구를 이렇게 보내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며칠 후 나는 M에게 전화했다. 심드렁한 목소리를 숨길 수 없었다.     “지금 어디에 있어?”   “민숙이 음대 졸업식 보러 보스턴에 왔어.”   “토요일에 우리 집에 와서 하루 묵으면 어때? ”   M은 흔쾌하게 대답했다. 졸업한 딸도 데리고 오겠다고 한다. 이번에는 희망을 가져 보자. 어쩌면 학창 시절 이야기라도 나눌 수 있을지 몰라. 나는 기대감에 부풀었다.     10분쯤 지나서 M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딸의 바이올린 선생님이 마침 뉴욕을 방문 중인데, 그 가족을 일요일 점심에 초대해 달라는 것이다. 남편, 부인, 꼬마 둘 모두 네 명이라고 한다.     “안토닉 가족이 너희 집에 오면 좋아할 거야. 너희 남편이 만든 조형물도 멋있고, 텃밭 야채로 만든 너의 음식도, 허브 가든도… 애들 장난감도 있고, 정말 할렐루야지 뭐!”     칭찬인지 뭔지 알 수 없는 친구의 말 폭탄에 나는 멍해졌다. 한마디로 딸의 은사를 우리 집에서 대접하겠다는 이야기였다.   오늘 점심에 온다는 안토닌 가족을 맞을 음식 준비가 대충 끝났다. 우리는 커피를 들고 앞 정원으로 나갔다.   “이 나무를 보니 눈물이 나네. 나무 이름이 뭐야?”   핑크 꽃이 만개한 도그 우드 앞에서 M이 중얼거렸다. 하늘을 향해서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있는 꽃잎을 보면 눈물이 난다고?     친구는 선교사 남편을 따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살았다. 빡빡한 생활 속에서도 딸에게 바이올린을 시키느라고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코앞에 닥친 은퇴 문제로 고민하던 중에 산에서 우연히 마주친 나무꽃이라고 했다. 남미 국경 산중에 홀로 서 있던 나무, 꽃잎 넉 장이 굳센 마분지인 줄 알았다고. 위로 네 팔을 벌리고 선 모습이, 하늘을 향해, 하느님 계신 곳만을 보는 이 꽃을 잊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어디가 고향인지 모르겠단다. 하느님이 인도하신 곳으로 가겠다고 한다.     “미국, 한국, 남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공중에 떠 있는 기분 알아?”     땅을 상실하고 공중만 쳐다보는 저 나무… 안스러 보였다. 문득 그 꽃이 M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 이유는 무엇일까? 오월이 되자 꽃잎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친구의 할렐루야를 위해서 반나절 수고쯤이야 나도 훌훌 날려 버릴 수 있었다. 김미연 / 수필가살며 생각하며 하늘 나무 꽃잎 선교사 남편 일요일 점심

2023-05-23

[설문조사 결과] 점심 패턴이 달라졌어요!

    인플레이션 급등이 한인들의 점심 식사 패턴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확인됐다. 남가주의 경우 한식으로 점심 한끼를 해결할 경우 1인분에 세금과 팁을 합하면 20달러 전후로 금전적 부담이 늘면서 집에서 점심을 싸오거나 혼밥을 즐기는 한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싼 메뉴를 찾거나 식사 후 커피나 디저트 비용을 축소 내지 아예 건너뛴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코리아데일리닷컴(koreadaily.com)이 지난 11일 오후부터 15일 오전까지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총 응답자 351명 가운데 160명(45.6%)은 물가 급등으로 집에서 점심을 싸오는 날이 늘었다고 답했다.  또 70명(19.9%)은 동료와 함께 점심을 먹는 횟수가 줄고 혼밥(혼자 밥 먹는 것)하는 날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전보다 더 싼 메뉴를 찾거나 식사 후 커피를 건너뛴다고 답한 한인도 55명(15.7%)이나 됐다. 물가가 많이 올랐음에도 예전과 비교해 점심 패턴이 바뀌지 않았다고 답한 비율은 66명으로 전체의 18.8%를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인플레이션 급등이 한인 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절약을 통해 상황을 극복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4인 가족이 한인타운에서 외식할 경우 특별히 비싼 음식을 시키지 않아도 4인분 음식값과 세금, 팁을 합할 경우 100달러로도 부족한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외식을 줄이는 한인 가정이 늘고 식당에서도 전반적으로 고객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본부 뉴스랩설문조사 결과 점심 패턴 점심 패턴 점심 식사 인플레이션 급등

2022-08-15

[뉴스 포커스] 타운 식당 점심 가격의 배신

조금만 늦어도 기다려야 했던 식당이라 약속 시간을 좀 일찍 잡았다. 그런데 점심이 다 끝날 때까지도 빈 테이블들이 눈에 띄었다. “왜 이렇게 한산하지?”     그렇게 북적이던 식당에 손님이 준 이유에 대한 나름의 분석이 식사 시간 대화 소개가 됐다. 원인은 ‘불경기 걱정에 지출을 줄여서’, ‘코로나가 다시 퍼진다고 하니 조심하느라고’, ‘음식 가격이 너무 올라서’ 등의 3가지로 압축됐다. 그리고 ‘아무래도 세 번째가 가장 큰 이유일 것 같다’는 것에도 동의했다.          요즘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게 인플레이션이라고들 한다. 코로나는 이제 정점을 지났다는 생각도 있겠지만 인플레의 충격이 더 크고 광범위하다는 의미에서인 듯하다. 얼마 전  ‘6월 소비자물가 9.1% 폭등, 41년 만에 최대폭’이라는 발표는 소비심리를 얼게 만들었다.     이번 인플레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 공급망의 붕괴,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곡물, 원유가격 급등 등이 꼽힌다. 여기에 각국 정부가 코로나로 가라앉은 자국 경기 회복을 위해 쏟아부은 막대한 재정도 한몫했다. 미국만 해도 코로나 극복 지원 예산 규모가 6조 달러에 달한다. 연방정부의 1년 예산과 비슷한 규모다. 그러다 보니 인플레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었다. 다만 어떻게 연착륙을 시키느냐가 문제였다. 그런데 사령탑인 연방준비제도(Fed)는 초기에 ‘일시적 현상’, ‘관리 가능한 수준일 것’이라는 낙관적 입장을 내놨다. 그런데 이 발표를 곧이곧대로 믿은 사람들은 얼마 안 가 바보가 됐다. 연준의 기조가 갑자기 달라졌기 때문이다. ‘인플레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올리겠다는 신호였다.  올해 초 0~0.25%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는 4개월 만에 2.25%~2.50%까지 올랐다. 하지만 아직 인플레가 잡히고 있다는 소식은 없다. 오히려 일부 전문가들은 2024년쯤에나 연준이 원하는 2~3%의 물가상승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결국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추가 인상을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기준금리 수준은 3.25~3.50%, 아직 1%포인트 이상 여지가 있는 셈이다. 당분간은 고물가, 고금리를 견뎌내야 하는 상황이다.     다시 식당 얘기로 돌아가 보자. 요즘 타운 식당의 음식 가격이 많이 올랐다. 정확히 따져보지는 않았지만 느낌상 다른 식당들에 비해서 인상폭이 커 보인다. 타운 식당에서 45달러짜리 점심 메뉴를 보고 기겁한 적도 있다. 원래 가격이 좀 있던 업소고 가장 비싼 메뉴이긴 했지만 두 명의 점심 비용으로 100달러 이상(세금,팁 포함)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은 심하다. 물론 식당 음식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다. 마켓비용,자동차값,개스값,유틸리티비 등 모든 게 올랐다. 그런데도 유독 식당 음식 가격에 민감한 것은 자주 접하고 다른 곳과 쉽게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업주들은 항변한다. 재료값 오르고 전기료,개스값도 오르고, 인건비도 오르지 않았느냐고. 그러니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손해 보면서 장사하라는 얘기냐고. 식당에서 투고 포장하고 계산하면서 서빙까지 하는 사장님을 보면 이해도 간다. 그러나 가격 인상 요인이 발생했다고 그대로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곤란하다. 수익은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마진이 조금 줄더라고 업주들도 일정 부분 분담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비용절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충성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는 방법이다.     한인 고객들은 코로나 팬데믹 초기 어려움을 겪는 한인 식당을 돕자며 ‘한인 식당 이용 캠페인’까지 벌이지 않았던가. 부담은 나눌 때 훨씬 충격이 감소된다. 김동필 / 논설실장뉴스 포커스 타운 식당 타운 식당 식당 얘기 45달러짜리 점심

2022-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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