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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신비한 붉은 땅으로 떠나볼까, 캐년랜드 국립공원

비교적 높은 고도에 자리 잡은 유타 주에는 브라이스 캐년(Bryce Canyon), 자이언(Zion), 아치스(Arches), 캐년랜드, 캐피톨 리프(Capitol Reef) 등 총 5곳의 국립공원이 있다. 이중 캐년랜드 국립공원(Canyonland National Park)은 그린 강과 콜로라도 강의 합류 지점을 중앙에 두고 끝이 보이지 않는 광대한 바위 고원과 붉은색 황토 지층이 신비롭게 펼쳐져 있어 마치 작은 그랜드캐년을 보는듯하지만 그와는 또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70번 하이웨이와 191번 지방도로가 만나는 남쪽 40마일 거리에 유타 주 모압(Moab)시가 자리해 있다. 이 도시는 원래 우라늄 광산의 광부들과 원주민들만 거주하던 곳이었지만 도시 인근 캐년랜드와 아치스 지역이 1964년과 1971년에 각각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매년 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와 래프팅, 카약, 산악자전거, 승마, 4WD, 하이킹, 트래킹, 사진촬영, 암벽등반 등을 즐기는 관광 명소가 됐다.     모압시에서 68마일의 거리에 위치한 캐년랜드 국립공원으로 진입하면 '아일랜드 인더 스카이 (Island in the Sky)'라 이름 붙은 지역이 34마일 시닉로드를 따라 펼쳐진다. 도로변 전망대에 서면 발밑 2200피트 아래로 콜로라도 강과 그린 강이 흐르고 거대 분지 동편에는 라살스 산(La Sals Mt.), 남쪽으로는 아바호스(Abajos) 고봉이 지평선 끝자락에 우뚝 솟아 붉은 바위 첨탑들과 진흙 바위의 고원을 품에 안고 있어 신비한 장관을 연출한다.   캐년랜드 국립공원 중앙을 가로지르는 콜로라도 강은 와이오밍 주에서 발원한 그린강(Green River)과 콜로라도 주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콜로라도 강의 만나는 지점인데 이를 기점으로 캐년랜드 국립공원은 '아일랜드 인더 스카이', '더 메이즈(The Maze)', '더 니들스(The Needles)', '홀스슈 캐년(Horseshoe Canyon)' 등 4지역으로 나뉜다.     캐년랜드에는 깎아지른 절벽, 우뚝 솟은 바위기둥 절벽 중간에 형성된 옛 원주민들의 주거지, 바위에 새겨진 상형문자와 암각화 등 숨겨진 비경들이 대자연의 품을 열고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하이킹과 트래킹으로 이곳을 찾는다면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일몰시 헬리콥터 투어로 볼 수 있는 캐년랜드 국립공원과 아치스 국립공원이 붉게 물들어가는 절경은 오랫동안 최고의 명화로 기억에 남을 것이다. 또 콜로라도 강을 따라 즐기는 래프팅 투어도 추천한다.     이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캐년랜드 국립공원 인근 '데드 홀스 포인트 주립공원(Dead Horse Point State Park)'도 꼭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캐년랜드 대협곡을 따라 콜로라도 강이 굽이굽이 흐르는 절경을 더 넓은 시야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캐년랜드 국립공원을 여행할 계획이라면 방문 전 국립공원 웹사이트(nps.gov/cany/index.htm)를 참고하면 다양한 여행 팁을 얻을 수 있다.  정호영 / 삼호관광 가이드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국립공원 국립공원 중앙 콜로라도 강의 바위기둥 절벽

2024-10-03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피오르의 절벽이 새겨진 사랑

‘그 겨울 지나 봄이 가고 봄이 또 가고/ 여름 또한 가면 한 해가 저무네. 또 한 해가 저무네/ 그래도 난 안다네 당신이 돌아오리라는 것을/(중략) 그리고 내가 약속한 것처럼 당신은 그 때, 기다리고 있는 나를 보게 될 거예요.’ 이 노래는 우리 귀에 익숙한 가곡으로 감미롭고 애잔한 선율과 슬픈 가사로 가슴저린 사랑의 아픔을 노래한다.   솔베이지의 노래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작곡가 에르바르 그리그(1843-1907)가 당시 대문호인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페르귄트(Peer Gynt)를 위해 작곡한 23곡의 노래 중 하나다. 그리그(Edvard Grieg)는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낭만주의 작곡가와 연주자로 민속음악을 토대로 작품을 구축한 국민학파에 속한다.       전래민요를 바탕으로 쓰여진 희곡 페르귄트는 노르웨이 산간마을의 가난하고 방랑벽과 모험심이 많은 청년 페르귄트와 마을의 순박한 시골처녀 솔베이지와의 애달픈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솔베이지는 페르귄트와 사랑에 빠지지만 호색가 페르귄트는 다른 여자를 만나 고향을 떠난다. 오랜 세월이 흘러 늙어 백발이 성성하고 병든 페르귄트가 돌아왔을 때 쓰러져가는 오두막에는 희미한 불빛 아래 노파가 된 솔베이지가 혼자 바느질을 하고 있다. 페르귄트는 방랑의 닻을 내리고 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으며 그녀의 무릎에서 숨을 거둔다.     ‘우린 다시 만나 사랑하고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라고 슬픈 사랑을 노래하며 솔베이지는 페르귄트를 품에 안고 죽는다. 죽음으로 완성되는 슬픈 사랑을 담은 전설은 아름다운 곡으로 태어나 시공을 넘어 만인의 심금을 울린다.   그리그의 가족은 스코틀랜드에서 노르웨이의 베르겐으로 이주했다. 그리그는 어릴 적부터 뛰어난 피아니스트와 음악강사인 어머니에게 음악교육을 받았다.     15세 때 독일에 유학하여 라이프치히 음악원에 입학해 스칸디나비아반도 출신 음악가들과 교류했는데 그들의 대부분이 독일에 머물렀는대 비해 그리그는 졸업 후 곧 노르웨이로 돌아와 이 때부터 민족주의적인 음악사상을 품게 된다.     1867년 4촌 누이인 가수 니나 하게루프와 결혼한 뒤 오슬로에 음악협회를 설립하고 서정적이고 민족색이 풍부한 명곡을 차례로 내놓는다.   고향 베르겐으로 돌아온 그리그는 작곡에 전념하였고 그의 작업장은 빙하로 생긴 골짜기가 강 입구로 된 해안선 근처까지 뻗어 나와 피오르가 내려다보이는 숲 사이로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지휘자로서 외국에서 공연하기도 했지만 그의 본거지는 늘 조국이었다. 그리그는 학생 때 앓은 폐병이 재발해 64세 때 태어난 고향에서 눈을 감는다. 유골은 작업장 아래 피오르의 절경을 영원히 바라볼 수 있는 절벽의 벽면 우묵하게 들어간 곳에 안치되었다.   조국을 등지면 애국자가 된다. 고향이 얼마나 따뜻하고 그리운 단어인지 그 곳에 살면 모른다. 사랑이 피고 지는 꽃잎으로 인생의 골목길을 낙화되어 떠돌아도 감꽃 목걸이 걸어주던 소년의 손길은 지금도 따스하다. 사랑은 수 만년 빙하의 침식으로 깎인 절벽에 영원이란 단어를 새긴다. 사랑이 돌아올 수 없는 외나무 다리라 해도 그리움은 흩날리는 생의 발길을 돌려 놓는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피오르 절벽 시골처녀 솔베이지 노르웨이 산간마을 낭만주의 작곡가

2024-06-11

전국 주택시장 ‘거래 절벽’…10개월째 감소

LA한인타운에 이어서 전국 부동산 시장도 거래 절벽이 심화하는 추세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11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가 전월보다 7.7% 감소한 409만 건(연율)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해 지난 1999년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최장기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달 매매 건수는 2020년 5월 이후 최저치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전면 봉쇄 기간을 제외하면 2010년 11월 이후 12년 만에 가장 적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20만 건)도 상당폭 하회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11월 매매 건수는 35.4% 급감했다.   집값은 지난 6월 역대 최고점(41만3800달러)을 찍은 뒤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11월에 팔린 기존주택 중위가격은 37만700달러로 10월(37만8800달러)보다 하락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5% 상승했지만, 이는 지난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전년 대비 집값 상승률은 지난 5월까지만 해도 15%에 이르렀으나, 7월 이후 한 자릿수대로 내려오는 등 꾸준히 그 폭을 줄이고 있다.   최근 주택시장 침체는 올해 상반기까지 지나치게 오른 집값 부담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모기지 이자 상승으로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로렌스 윤 NAR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1월 주거용 부동산 시장이 2020년 코로나19 경제 봉쇄 기간과 비슷하게 얼어붙었다”면서 “급격한 모기지 금리 상승이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기존주택 거래는 전체 주택시장 거래량의 90%를 차지한다. 나머지 10%가 신규주택 거래다.주택시장 전국 기준금리 인상 전국 주택시장 거래 절벽

2022-12-21

[역지사지(歷知思志)] 도버

 영국 남부 해안도시 도버는 아름다운 하얀 절벽이 펼쳐진 풍광으로 유명하다. 도버 절벽은 1억4500만년 전부터 7900만년 동안 형성된 지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보여준다. 당시 번성했던 삼엽충 등은 바닷속의 막대한 이산화탄소와 칼슘을 결합했는데, 이것이 우리가 보는 흰 석회암을 만들었다. 이 시기를 백악기(白堊紀)라고 부르는 이유다. 덕분에 당시 2500ppm이었던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전까지 280ppm까지 낮아졌다. 현재의 대기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래서 도버의 흰 절벽에는 고농도 이산화탄소가 압축돼 있다고 한다.   도버는 유럽에서 영국으로 닿는 가장 가까운 항구이자 관문이다. 영화 ‘덩케르크’에서도 도버의 하얀 절벽이 등장한다. 1940년 영국군 지도부는 이 절벽 위에 세워진 도버성 지하 벙커에서 작전을 지휘했다. 당초 4만 명만 구출해도 기적이라고 했지만, 민간인 선박까지 대거 참여하면서 예상보다 많은 33만8226명을 구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13년 전인 1927년 영친왕 이은도 도버 해협을 건너고 있었다. 순종의 소상(小祥·사후 1년 만의 제사)을 지낸 후 떠난 1년짜리 해외여행 중이었다. 귀국 후 그는 곧바로 일본 육군에 입대, 태평양전쟁 말기 육군 중장까지 지냈다. 도버의 흰 절벽에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나라를 지킨 평범한 이들과 나라를 넘긴 고귀한 이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유성운 / 문화팀 기자역지사지(歷知思志) 도버 도버 절벽 도버성 지하 고농도 이산화탄소

2022-07-13

샌타모니카·샌타바버러·라구나비치, 홈리스 돌보기 나섰다

홈리스 단속을 중단하라는 소송이 제기된 시정부들이 홈리스 돌보기에 나서고 있다고 LA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해당 도시들은 최근 홈리스가 급증하고 있는 샌타모니카와 샌타바버러 라구나비치 등 3개 도시다. 신문에 따르면 이들 시정부는 지난 해 미시민자유동맹(ACLU)에서 홈리스들의 인권이 박탈당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후 홈리스를 위한 거주지를 늘리고 단속을 중단하고 있다. 한 예로 샌타모니카는 최근 홈리스에게 무전취식 혐의로 구인장을 발급하고 벌금형을 선고하던 단속도 중단하기로 ACLU와 합의했다. 또 홈리스에게 영구 거주지 임대 규모를 늘리는 안을 협상중이다. 반면 샌타바버러와 라구나비치는 소송 취하를 조건으로 홈리스에게 티켓을 발급하던 규정을 중단하는 한편 거주지 임대 및 의료복지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샌타바버러는 2주 전부터 원룸짜리 150유닛을 건설하는 저소득층 아파트 건설을 시작했다. 시정부는 유닛당 300~400달러의 렌트비를 받고 홈리스에게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사회보장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단체와 협력해 홈리스들을 돌보는 프로그램도 추진하고 있다. 라구나비치의 경우 홈리스들이 시정부가 구입한 공원 등에 설치한 휴대용 임시천막에서 잠을 잘 수 있도록 공공도로나 공원에서의 캠핑을 금지시키는 조례안을 폐지시키기로 결정했다. 또 25만 달러의 예산을 책정해 비영리재단이 50개 간이침대가 들어간 셸터의 운영을 맡기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이들 시당국은 "홈리스들의 인권을 유린하지 않았으며 소송과 상관없이 진행하고 있던 복지 정책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샌타바버러 시검찰청의 스티브 윌리 검사장은 "우리는 이미 거주지 임대안 등 홈리스들을 위한 정책을 추진해왔었다"며 "홈리스 단속은 조례안에 따른 것인 만큼 ACLU는 이번 소송에서 승리하지 못한다. 따라서 이번 소송과는 전혀 상관없는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정부들이 홈리스 단속을 완화한 후 해변가와 공원에 홈리스들이 몰려들면서 쓰레기와 소음이 늘었다는 시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ACLU는 지난 2007년에도 LA시가 홈리스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 승리했었다. LA시는 패소후 지금까지 237명의 홈리스에게 거주지를 제공했으며 1011명이 거주할 수 있는 셸터를 지었다. 장연화 기자

2010-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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