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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歷知思志)] 도버

 영국 남부 해안도시 도버는 아름다운 하얀 절벽이 펼쳐진 풍광으로 유명하다. 도버 절벽은 1억4500만년 전부터 7900만년 동안 형성된 지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보여준다. 당시 번성했던 삼엽충 등은 바닷속의 막대한 이산화탄소와 칼슘을 결합했는데, 이것이 우리가 보는 흰 석회암을 만들었다. 이 시기를 백악기(白堊紀)라고 부르는 이유다. 덕분에 당시 2500ppm이었던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혁명 전까지 280ppm까지 낮아졌다. 현재의 대기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그래서 도버의 흰 절벽에는 고농도 이산화탄소가 압축돼 있다고 한다.
 
도버는 유럽에서 영국으로 닿는 가장 가까운 항구이자 관문이다. 영화 ‘덩케르크’에서도 도버의 하얀 절벽이 등장한다. 1940년 영국군 지도부는 이 절벽 위에 세워진 도버성 지하 벙커에서 작전을 지휘했다. 당초 4만 명만 구출해도 기적이라고 했지만, 민간인 선박까지 대거 참여하면서 예상보다 많은 33만8226명을 구할 수 있었다. 
 
그로부터 13년 전인 1927년 영친왕 이은도 도버 해협을 건너고 있었다. 순종의 소상(小祥·사후 1년 만의 제사)을 지낸 후 떠난 1년짜리 해외여행 중이었다. 귀국 후 그는 곧바로 일본 육군에 입대, 태평양전쟁 말기 육군 중장까지 지냈다. 도버의 흰 절벽에는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나라를 지킨 평범한 이들과 나라를 넘긴 고귀한 이의 이야기도 담겨 있다.

유성운 / 문화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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