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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설 밑을 맞이하면서

어느덧 2024년의 마지막 달 12월을 맞이했다. 음력으론 동짓달인 11월이 지나고 섣달인 12월이 다가오니 설밑(年末)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그런데 동짓달과 관계있는 몇몇 행사가 섣달에 있는 것이 꽤 재미있다. 이를테면 액운을 막는다는 동지 팥죽(冬至一粥)을 동짓날에 쑤는데, 보통 12월 22일 경이다. 새알심을 넣어 쑤는 팥죽은 새해를 맞아 나이만큼의 개수를 먹는다고 한다.   올해는 음력 11월 1일과 양력 12월 1일이 겹치고, 음력 12월 1일이 양력 12월 31일이라 음력과 양력이 같은 달에서 만나는 기적(?)이 일어났다. 양력 12월은 북반구의 겨울이 시작되는 까닭에 ‘혹한의 달(the frosty month)’로 불린다.     12월은 성탄절이 있는 달이다. 초기 영어의 ‘Christes Maesse’에서 비롯된 ‘Christmas’는 서기 336년 로마 달력에 12월 25일로 기록된 이후 기독교의 큰 명절이 되었다. 이 성탄절은 1500년 종교개혁이 이뤄질 때까지 발전했고 신교 탄생에 크게 기여했다. 성탄절과 아울러 예수의 탄생을 축하기 위한 강림절(Advent)이 크리스마스이브 전 일요일까지 4주 동안 열리기도 한다.   양력 12월에는 일어난 일도, 태어난 유명인도 많다. 성가대 지휘자를 오래 한 탓인지 12월에 출생한 음악가 몇 사람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프랑스의 작곡가 엑터 베를리오즈가 1803년 12월 11일  태어났으며,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는 1858년 12월 22일 출생했다. 그리고 미국의 재즈 피아니스트 데이브 브르벡이 1920년 12월 6일에, 미국이 자랑하는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는 1923년 12월 3일 태어났다. 특히 오페라 가수인 칼라스가 부른 ‘고요한 밤, 거룩한 밤(Silent night, holy night)’ 노래를 감명 깊게 들은 기억이 새삼스럽다.   그리고 수많은 찬송가를 만든 영국의 찰스 웨슬리 목사의 생일이 1707년 12월 18일이다. 웨슬리 목사가 지은 성탄절 노래 ‘들으라, 천사 찬송하시네(Hark, the herald angels sing)’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정치인으로는 캐나다 총리를 세 번이나 역임한 윌리엄 L. M. 킹이 1874년 12월 17일 태어났는데 12월 17일은 나의 결혼기념일과 같아 잊을 수가 없다.       연말에 새길만한 동서양의 비슷한 명언도 재밌다. 히포크라테스의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Life is short, art is long)’는 말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다. 하지만 장자의 ‘오생야유애, 이지야무애 (吾生也有涯, 而知也無涯)’라는 말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삶에는 한이 있지만, 앎에는 한이 없다’는 뜻이다. 한이 있는 걸 가지고 한이 없는 것을 좇으려 하다 보니 삶이 매우 어렵게 이어진다는 뜻이다.     또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He who truly knows has no occasion to shout”라는 말을, 노자는 ‘지자불언, 언자부지 (知者不言, 言者不知)’라는 말을 남겼다. 삶의 참뜻을 이해하는 사람은 말을 적게 하고,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세상의 이치를 깨닫지 못한다는 뜻이다.  윤경중 / 목회학박사·연목회 창설위원열린광장 맞이 음력과 양력 오페라 작곡가 웨슬리 목사

2024-12-08

레이디 가가·비버 뒤에 한인 작곡가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블랙핑크, 카밀라 카베요.   이들의 세계적인 히트곡 뒤에는 한인 작곡가 브라이언 이(사진)가 있다.   그는 레이디 가가의 ‘Americano’, DJ 스네이크와 저스틴 비버의 ‘Let Me Love You’,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카밀라 카베요의 ‘Havana’ 등을 공동 작곡하며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주목받는 작곡가로 자리매김했다.   이씨는 지난 8일부터 시작된 화제의 음악 경연 대회 ‘오픈 벌스(OPEN Verse)’의 심사위원으로 활약 중이다. 이 대회는 아시아·태평양계(AAPI) 아티스트의 창의성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오디션이다. 본지는 이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의 음악적 여정과 이번 대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미시간에서 태어나 뉴욕 퀸스에서 자란 이씨는 3살 때 바이올린으로 음악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기타를 배우며 록과 펑크에 매료됐다. 비치 보이스와 그린 데이 같은 밴드에 영향을 받았다. 음악적 기반을 다진 건 학교에서의 밴드 활동이었다. 이후 정식 밴드로 데뷔했지만, 작곡과 프로듀싱으로 방향을 틀었다. 레이디 가가의 ‘Americano’는 그의 이름을 알린 첫 번째 대표작이다.   이씨의 곡들은 예상치 못한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Let Me Love You’는 비틀즈의 ‘Blackbird’에서 영감을 받아 처음에는 리한나를 염두에 두고 작업한 곡이었다. 그러나 여러 아티스트에게 거절당하며 묻힐 뻔했던 이 곡은 DJ 스네이크가 트랙을 재구성하고, 저스틴 비버가 보컬을 더하면서 세계적인 히트곡으로 완성됐다.   그는 “‘Work From Home’은 작곡 캠프에서 친구들과 수영장 파티를 하며 자연스럽게 만든 곡"이라며 “후렴구의 ‘Work Work Work’는 약간 도발적인 느낌을 의도해 작업했다”고 설명했다.   이 곡 역시 본래 다른 아티스트를 위해 쓰였지만, 피프스 하모니가 녹음을 하며 빌보드 차트를 휩쓸었다.   이씨는 “곡이 완성되기까지의 예측 불가능한 과정이 음악의 묘미”라며 “거절과 우연이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가 된다”고 말했다.   K팝에서도 그의 존재감은 확실하다.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작곡에 참여하며 빌보드 글로벌 차트 1위와 공개 24시간 만에 유튜브 조회수 6140만 회를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   이씨는 “K팝의 화음 진행은 보이즈 투 멘 같은 감미로운 매력이 있는데다 독창적이고 멋진 문화”라고 했다.   이어 “K팝 작업을 통해 한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되찾았다”며 “어린 시절 인디애나에서 자랄 때는 한인이라는 사실에 큰 자부심이 없었지만, 이제 뿌리에 대한 자긍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아시아 인디 아티스트 경연 대회 ‘오픈 벌스’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아시아 아티스트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록, 펑크, 인디 등 다양한 장르에서 독창적 에너지를 가진 아티스트들과 작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대회 참가자들에게는 “대부분 새벽 1시에서 6시 사이에 가장 좋아하는 곡들이 탄생했다"며 “이 시간대가 내면의 감정을 끌어내는 특별한 순간인데, 여러분도 자신만의 그런 시간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이어 “스스로 녹음, 믹싱, 마스터링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작곡 프로그램 프로툴스를 배우고, 옛 곡들을 모방하며 영감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화제의 음악 경연 대회 ‘오픈벌스’는 2라운드에 돌입했다. 톱20에는 한인 아티스트 에이든 로랑, 글로리아 김, 태 혹, 미나 서, 주노플로, 저스틴 박, 키드 영 등 7명이 포함됐다. 대회는 오늘(2일)까지 2라운드가 진행된다. 결승은 오는 14일 LA에서 열린다. 결승전은 트위치와 유튜브에서 생중계되며, 우승자는 1만 달러 상금과 배급 계약을 받는다. ‘오픈 벌스’는 AAPI 아티스트들에게 글로벌 무대에 설 기회를 제공하며 새로운 음악적 목소리를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정윤재 기자브라이언 히트곡 한인 작곡가 주역 한인 글로벌 히트곡

2024-12-01

방예진 작곡가, 독창적 음악 세계를 확장하다

   영화음악 작곡가이자 음악감독인 방예진 작곡가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애니메이션 LEGO: Star Wars와 LEGO: Disney 시리즈, 미국 홀리데이 상업 영화의 대표적인 Hallmark 영화를 포함한 글로벌 브랜드부터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국 독립 영화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작품을 통해 독창적인 음악적 비전과 기량을 선보이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방예진 작곡가의 음악은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로맨스, 스릴러, 액션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작품의 서사를 더욱 깊이 있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업계의 찬사를 이어가고 있다.  방예진 작곡가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LEGO: Star Wars 시리즈에서의 활동이다. 이 프로젝트에서 방예진 작곡가는 풀 오케스트라와 전자음악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음악을 통해 대사 없이 음악만으로 각 에피소드의 스토리를 이끌어냈다.    이 시리즈는 디즈니 플러스와 레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방영되며 총 1,400만 뷰를 기록해 큰 인기를 얻었다. 이러한 성과는 방예진 작곡가의 명성을 더욱 공고히 했으며, 음악을 통해 창의적인 스토리텔링을 보여주는 능력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  또한 방예진 작곡가는 Hallmark 영화 Unwrapping Christmas: Olivia's Reunion과 Hocus Pocus Christmas의 메인 작곡가로서 작품의 음악을 이끌었다. 화려한 오케스트라와 창의적인 음악적 색채를 더하여 각 영화의 감성을 한층 돋보이게 했으며,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IMDb, Rotten Tomatoes 등에서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많은 리뷰를 기록했다. 현재 이 작품들은 Amazon Prime Video, Apple TV, Lifetime, Peacock 등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관객들에게 선보여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방예진 작곡가는 다양한 독립 영화에 음악감독으로 참여하여 뛰어난 기량을 발휘해 왔다. 그 중 영화 남남은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방예진 작곡가의 음악감독 및 작곡가로서의 면모를 더욱 빛냈다. 이 영화는 한국 주요 OTT 플랫폼에서 공개되어 많은 대중의 관심을 끌었으며, 방예진 작곡가가 참여한 프로젝트들은 총 23곳의 국내외 영화제에 선정되거나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그 탁월함을 인정받았다.  앞으로도 방예진 작곡가는 바쁜 일정을 이어가며, Hallmark 영화의 메인 작곡가로서 2025년 개봉을 앞둔 대형 홀리데이 영화들을 비롯해 미국 장편 로맨틱 코미디와 드라마 작품들을 담당할 예정이다. 방예진 작곡가의 음악적 비전과 심도 있는 작품 해석은 다양한 장르에서 지속적으로 선보여질 것이며, 전 세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방예진 방예진 작곡가 방예진 작곡가 맹활약 영화음악 작곡가 겸 음악감독 Hallmark 영화의 메인 작곡가

2024-12-01

[음악으로 읽는 세상] 가을바람 같은 음악

음악사에서 브람스는 순수음악을 지향했던 작곡가로 불린다. 그는 감정의 표피를 건드리기 위해 달콤한 멜로디를 쓰는 일은 하지 않았다. 듣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낭만적인 제목 같은 것도 붙이지 않고 오로지 음악 그 자체에 승부를 걸었다. 그래서 음악이 매우 진지하고 내면적이다.   브람스는 생전에 모두 네 개의 교향곡을 작곡했다. 어떤 사람은 이 네 개의 교향곡을 브람스가 걸었던 삶의 궤적과 연결해서 설명한다. 즉, 교향곡 1번은 존경해마지 않는 선배 작곡가 슈만의 죽음에 관한 것이고, 2번은 클라라에 대한 사랑, 3번은 브람스 자신에 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렇게 브람스 자신과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들을 두루 섭렵한 다음, 교향곡 4번에 이르러 그는 순수음악으로 다시 돌아왔다. 음악 그 자체로 승부를 거는 순수예술의 정신으로 돌아간 것이다.   교향곡 4번의 1악장 도입부는 스산한 가을바람 같다. 두 음을 레가토로 연결해 놓은 단순한 모티브의 반복 속에 가을바람같이 스산한 고독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1악장은 조용히 시작한다. 월요일 아침을 맞은 브람스의 모습과 비슷하다. 가을빛이 완연한 공원의 벤치에서 진한 커피를 마시며 담배를 피우고 있는 브람스의 모습이 연상된다. 그리고 곧이어 등장하는 첼로의 스산한 선율. 도입부에 나온 바이올린 선율과는 또 다른 차원의 고독, 첼로처럼 굵직한 사나이의 고독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브람스는 그저 고독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이렇게 제시된 모티브들을 그 후 고도의 지적인 테크닉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때문이다. 이렇게 감상적인 모티브를 고도의 지적인 작업으로 승화시키는 것. 감정 과잉에서 오는 정서적 피로감을 배제하고, 매우 지적이고 고급스러운 정서적 고양을 꾀하는 것. 바로 여기에 작곡가로서 브람스의 위대함이 있는 것이 아닐까.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가을바람 음악 선배 작곡가 브람스 자신 고독 첼로

2024-11-25

[음악으로 읽는 세상] 힐데가르트 폰 빙엔

12세기 독일에 힐데가르트 폰 빙엔이라는 수녀가 있었다. 힐데가르트는 최초의 여성 식물학자, 최초의 여류 작가, 최초의 인권주의자, 최초의 여성 작곡가 등 여러 분야에서 ‘최초’를 기록한 위대한 여성으로 꼽힌다. 그녀는 뛰어난 예지력과 지칠줄 모르는 지적 호기심으로 다양한 분야에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수녀이자 뛰어난 예술가, 작가, 카운셀러, 언어학자, 자연학자, 과학자, 철학자, 의사, 약초학자, 시인, 인권운동가, 예언자, 작곡가였다.   베네딕트회 규율에 따라서 수도사들은 하루 여덟 번의 성무일도(聖務日禱)를 드렸다. 성무일도란 교회에서 정해진 시간에 하느님을 찬미하는 기도를 말한다. 힐데가르트가 수도원에서 수녀 수업을 받고 있을 당시, 여자 수도원에는 두 개의 창문이 있었다. 하나는 밖을 향해 나 있었고, 다른 하나는 교회의 작은 성가대석을 향해 있었는데, 수녀들은 바로 이 창문 앞에 앉아 전례에 참석했다. 힐데가르트 역시 이 창문을 통해 말과 음악이 교차하는 성무일도를 들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힐데가르트는 음악성을 키웠다. 총명했던 그녀는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받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악보를 읽고 쓸 줄 알았다. 힐데가르트가 전례시와 음악을 쓰기 시작한 것은 그녀의 나이 42살 때부터였다. 성무일도를 위해 작곡한 그녀의 음악은 주로 성자들의 일생을 그린 것이었는데, 나중에 이것을 모아 ‘하늘의 계시에 의한 교향곡’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그녀의 작품 중에 ‘성덕의 열’이라는 것이 있다. 등장인물들이 역할을 나누어 부르는 음악극인데, 가사와 곡이 모두 남아 있는 유일한 중세 음악으로 꼽힌다. 중세에도 물론 다양한 음악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중세라는 시대와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그런 의미에서 기록이 남아있는 힐데가르트 폰 빙엔의 ‘성덕의 열’은 중세라는 암흑시대를 비추는 한 줄기 찬란한 빛이라고 할 수 있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여성 작곡가 중세 음악 여성 식물학자

2024-11-04

할리우드 활약 영화음악 작곡가 이지우 씨

      한인 영화음악 작곡가가 할리우드에서 작곡가로 활약해 주목 받고 있다.주인공은 이지우 씨.  할리우드에 위치한 손꼽히는 실용음악대학인 MI(Musicians Institute) 에서 학사를 마치고, 현재 할리우드에서 영화 및 미디어 작곡가 겸 오케스트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이 씨는 이에 앞선 2022년부터 2023년까지는 미국 애니메이션계에서 대표적인 대학인 아트센터(ArtCenter College of Design)의 애니메이션 글래시스(Glasses)와 레일라(Layla)에 합류하여 음악감독, 작곡가, 오케스트레이터로 활약하였으며 그 중 '글래시스'는 유튜브에서 약 30만 뷰를 달성하며 여전히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있다.       이지우 씨는 이후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작곡가, 세계적 시상식 에미(Emmy)상과 제미니(Gemini Awards) 상을 다수 수상한 로렌스 슈라제(Lawrence Shragge)와 공동 작업을 시작하며, 〈The Ice Rink Murders〉, 〈Have You Seen My Son?〉, 〈Killing for Extra Credit〉 등 작품의 오케스트레이터로 활약했다. 이지우작곡가의 이같은 작품활동은 많은 할리우드 관계자들에게 주목 받으며 샷아웃LA(Shoutout LA) 등 전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작곡가 및 오케스트레이터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이지우 작곡가는 전설적 영화음악 작곡가 엔니오 모리코네 등이 거쳐간 이탈리아 시에 소재 유명 음악학교 '치지아나 뮤직 아카데미(Accademia Musicale Chigiana)'의 마스터 클래스가 선정한 유망 작곡가로 꼽혀, 세계적 오케스트레이터 피트 앤소니, 넷플릭스 키싱부스의 작곡가로 알려진 패트릭 커스트 등의 사사를 받으며 작곡가와 오케스트레이터로서 한걸음 더 성장했다.  이후 이지우 작곡가는 많은 아티스트들에게 러브콜을 받았고 현재 작곡가 안나 드루빅(Anna Drubich) 씨와 함께 다큐멘터리 음악팀으로 합류하여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지우 작곡가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내가 앞으로 만날 많은 작품들에 녹여내고 싶다"고 했다.  또한 이 작곡가는 “영화, 시리즈,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음악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작곡가로서 음악만이 아닌 작품전체를 통찰할 수 있는 작곡가 그리고 예술가가 되고 싶다"면서 “이번 다큐멘터리 작업 역시도 영상과 내용을 최대한 부각할 수 있는 음악으로 관객들의 뇌리에 기억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박세용 기자 [email protected]할리우드 영화음악 음악감독 작곡가 한인 영화음악 전설적 영화음악

2024-09-05

[음악으로 읽는 세상] 바다 교향곡

‘바다 교향곡’은 영국 작곡가 랠프 본윌리엄스가 미국 시인 휘트먼의 시에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다. 휘트먼은 민주주의의 시인, 자유와 평등의 시인, 인도주의의 시인으로 통한다. 그는 자유와 평등에 바탕을 둔 개인주의의 찬미자이며, 복종을 혐오하고 저항의 복음을 소리 높이 외친 시인이었다.   랠프 본윌리엄스는 복종과 귀환, 안정을 거부하는 그의 시 정신에 깊이 매료되었고, 자신도 자유와 방황, 탐험을 지향했다. 특히 인간의 삶과 영혼, 자유와 평등, 개척 정신을 바다와 항해, 배에 비유한 시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이에 영감을 받아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함께 하는 ‘바다 교향곡’이라는 바다 찬가를 작곡했다. 금관악기의 팡파르로 시작해 곧바로 합창으로 이어지는 이 교향곡의 도입부는 강렬한 인상을 준다.   “보라. 바다를! 끊임없이 요동치는 가슴, 그 위에 떠 있는 배들을! 보라! 바람 속에 부풀어지며, 초록빛과 푸른빛으로 점점이 부서지는 그 하얀 항해를! 오늘 바다를 항해하는 배의 거친, 짧은 레치타티보. 사납게 흩어지는 물살과 포효하는 소리로 불어 제치는 바람. 모든 나라의 뱃사람의 노래. 펄펄 날려라! 오! 바다여. 너희 나라의 국기를! 펄펄 날려라! 모든 용감한 선장들! 슬퍼하라! 그들의 의무를 다한 배와 더불어 침몰한 모든 뱃사람들!”   단조로 시작한 금관악기의 팡파르가 바로 “보라. 바다를”이라는 합창으로 이어지는데, ‘바다’라는 단어에서 화음이 장조로 바뀌는 것이 인상적이다. 단조로 에너지를 응축해서 장조에서 거대하게 분출하는 것이다. 바다가 연출하는 강렬한 에너지를 이처럼 도발적으로 묘사한 음악이 또 있을까. 휘트먼과 랠프 본윌리엄스는 낭만주의자이자 탐험가, 개척자였다. 그들의 배는 거친 파도와 싸우며 늘 바다 위에 떠 있었다. 그리고 영원히 항구로 돌아오는 것을 거부했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교향곡 바다 교향곡 오늘 바다 작곡가 랠프

2024-08-05

[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가장 미국적인 작곡가 ‘거슈윈’

‘올 거슈윈’은 지난달 11일 열린 할리우드보울 프로그램의 타이틀이다. 이날은 거슈윈(George Gershwin)의 87주기가 되는 날로 거슈윈을 총망라한 무대였다.     ‘쿠바 서곡’으로 시작해 쇤펠트의 편곡 ‘아이 갓 리듬’과 ‘랩소디인블루’를 피아니스트 쟝-이브 티보데가 협연했다.   오페라 가수 메조 소프라노 이사벨 레오나드와 브로드웨이 스타 토니 야츠벡이 여러곡의 노래를 탭 댄스, 스윙 댄스 등으로 연출하며 25분간 열연했다. ‘파리의 미국인’으로 무대의 막을 내렸다.   LA필 지휘자는 리오넬 브랑게였다. 지휘자와 피아니스트 모두 프랑스인으로 항상 지휘자와 협연자의 국적을 맞추는 것도 LA필 클래식 공연을 보는 재미 중 하나다.   사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거슈읜의 작품은 아무래도 1930년대 초 사우스 캐롤라이나를 배경으로 가난한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슬픈 삶을 소재로 한 그의 유일한 오페라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 그중에서도 ‘서머 타임’이라는 노래일 것이다.     이 아름다운 자장가는 장르를 불문해 많은 가수가 부를 만큼 유명하다. 오페라보다는 영화로 더 잘 알려졌을 만큼 이해하기 쉬운데, 이 작품이 나오기까지 거슈읜의 모든 작품 세계를 요약 정리한 게 앞서 말한 할리우드보울 프로그램이었다.   거슈윈은 여러 면에서 지극히 미국적인 작곡가라 할 수 있다. 이민, 자수성가, 애국심 ….   그는 뉴욕 근교 브루클린에서 유대계 러시아인의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가난해서 제대로 음악공부를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음악에 매료된 그는 학업을 포기한 대신 악보 출판사와 극장 등에서 피아노를 치고 또 극장 무대에 올릴 악극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음악과 멀어지지 않았다.     뮤지컬 코미디 ‘라라루실’의 인기로 인정받기 시작하며 심포닉 재즈인 ‘랩소디인 블루’로 클래식 작곡가로서도 성공하게 된 후 ‘파리의 미국인’과 ‘포기와 베스’로 가장 미국적인 작곡가로 평가받으며 부와 명예를 모두 안게 됐다.     그는 작곡가로 인정받은 후에도 화성학 공부를 할 정도로 제대로 공부하지 못해 음악적 지식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접했던 흑인들의 리듬과 소울, 그리고 이민자들의 고달픈 삶의 애환 등은 그의 창작에 큰 자산이 됐다.     그렇게 가장 미국적 음악을 만든 거슈윈은 미국인으로서 애국심과 자부심도 높았다고 한다.     오늘날에도 고달픈 많은 이민자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작곡가이다. 가난을 이유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 기회를 만들며 노력했고 또 성공했다.     그렇게 거슈윈 역시 우리 같은 수많은 이민자의 한 사람이었기에 그의 음악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지도 모르겠다.   손영아 디렉터 / 비영리 공연기획사 YASMA7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미국 작곡가 클래식 작곡가 아프리카 이민자들 할리우드보울 프로그램

2024-08-04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피오르의 절벽이 새겨진 사랑

‘그 겨울 지나 봄이 가고 봄이 또 가고/ 여름 또한 가면 한 해가 저무네. 또 한 해가 저무네/ 그래도 난 안다네 당신이 돌아오리라는 것을/(중략) 그리고 내가 약속한 것처럼 당신은 그 때, 기다리고 있는 나를 보게 될 거예요.’ 이 노래는 우리 귀에 익숙한 가곡으로 감미롭고 애잔한 선율과 슬픈 가사로 가슴저린 사랑의 아픔을 노래한다.   솔베이지의 노래는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작곡가 에르바르 그리그(1843-1907)가 당시 대문호인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페르귄트(Peer Gynt)를 위해 작곡한 23곡의 노래 중 하나다. 그리그(Edvard Grieg)는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낭만주의 작곡가와 연주자로 민속음악을 토대로 작품을 구축한 국민학파에 속한다.       전래민요를 바탕으로 쓰여진 희곡 페르귄트는 노르웨이 산간마을의 가난하고 방랑벽과 모험심이 많은 청년 페르귄트와 마을의 순박한 시골처녀 솔베이지와의 애달픈 사랑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솔베이지는 페르귄트와 사랑에 빠지지만 호색가 페르귄트는 다른 여자를 만나 고향을 떠난다. 오랜 세월이 흘러 늙어 백발이 성성하고 병든 페르귄트가 돌아왔을 때 쓰러져가는 오두막에는 희미한 불빛 아래 노파가 된 솔베이지가 혼자 바느질을 하고 있다. 페르귄트는 방랑의 닻을 내리고 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으며 그녀의 무릎에서 숨을 거둔다.     ‘우린 다시 만나 사랑하고 결코 헤어지지 않으리’라고 슬픈 사랑을 노래하며 솔베이지는 페르귄트를 품에 안고 죽는다. 죽음으로 완성되는 슬픈 사랑을 담은 전설은 아름다운 곡으로 태어나 시공을 넘어 만인의 심금을 울린다.   그리그의 가족은 스코틀랜드에서 노르웨이의 베르겐으로 이주했다. 그리그는 어릴 적부터 뛰어난 피아니스트와 음악강사인 어머니에게 음악교육을 받았다.     15세 때 독일에 유학하여 라이프치히 음악원에 입학해 스칸디나비아반도 출신 음악가들과 교류했는데 그들의 대부분이 독일에 머물렀는대 비해 그리그는 졸업 후 곧 노르웨이로 돌아와 이 때부터 민족주의적인 음악사상을 품게 된다.     1867년 4촌 누이인 가수 니나 하게루프와 결혼한 뒤 오슬로에 음악협회를 설립하고 서정적이고 민족색이 풍부한 명곡을 차례로 내놓는다.   고향 베르겐으로 돌아온 그리그는 작곡에 전념하였고 그의 작업장은 빙하로 생긴 골짜기가 강 입구로 된 해안선 근처까지 뻗어 나와 피오르가 내려다보이는 숲 사이로 경치가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지휘자로서 외국에서 공연하기도 했지만 그의 본거지는 늘 조국이었다. 그리그는 학생 때 앓은 폐병이 재발해 64세 때 태어난 고향에서 눈을 감는다. 유골은 작업장 아래 피오르의 절경을 영원히 바라볼 수 있는 절벽의 벽면 우묵하게 들어간 곳에 안치되었다.   조국을 등지면 애국자가 된다. 고향이 얼마나 따뜻하고 그리운 단어인지 그 곳에 살면 모른다. 사랑이 피고 지는 꽃잎으로 인생의 골목길을 낙화되어 떠돌아도 감꽃 목걸이 걸어주던 소년의 손길은 지금도 따스하다. 사랑은 수 만년 빙하의 침식으로 깎인 절벽에 영원이란 단어를 새긴다. 사랑이 돌아올 수 없는 외나무 다리라 해도 그리움은 흩날리는 생의 발길을 돌려 놓는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피오르 절벽 시골처녀 솔베이지 노르웨이 산간마을 낭만주의 작곡가

2024-06-11

[음악으로 읽는 세상] 홀스트의 화성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홀스트의 대표작은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묘사한 ‘행성들’이다. 홀스트가 별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알랜 레오의 『천궁도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은 후였다. 이 책에 매료되어 점성술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일생 친구들 앞에서 아마추어 점성술사 행세를 했다고 한다.   이런 그의 관심은 곧 작곡으로 이어져 1913년부터 ‘행성들’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행성들’은 모두 7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곡의 순서는 화성, 금성, 수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으로 되어 있는데 순서가 천문학적 배열이 아니라 점성술에 의한 배열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그 첫 곡이 ‘화성’이다. 화성에는 ‘전쟁을 가져오는 자’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인간이 처음 화성에 대한 관측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화성이 불과 같이 붉게 빛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 후 바빌론 사람들은 화성을 ‘전쟁의 왕’이라고 불렀고, 그리스인들은 화성을 전쟁의 신의 이름을 따서 ‘아레스’라고 불렀다. 로마에서도 이 이름을 그대로 번역해 ‘마르스’라고 불렀는데, ‘마르스’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신’이다.   ‘화성’의 특징은 화려한 관현악 색채다. 악기 중에서 특히 목관악기에 저음역을 담당하는 ‘베이스’ 계열의 악기가 많은 것이 눈에 띈다. 이런 음향의 조합이 곡 전체에 무겁고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여기에 시종일관 이어지는 리듬의 오스티나토가 전쟁의 긴박한 상황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오스티나토란 곡 전체에 걸쳐 반복되는 짧은 선율의 악구나 리듬을 의미한다.    ‘화성’을 보고 같은 해에 일어난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발 운운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스케치를 끝냈기 때문이다.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에 ‘전쟁’에 대한 곡을 썼으니 예언적인 작품이라고 해야 할까.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홀스트 화성 작곡가 홀스트 화성 금성 아마추어 점성술사

2024-05-20

우리가 만든 가곡 들어보세요…남가주한인음악가협회

남가주한인음악가협회(회장 이동율)가 주최하는 제15회 창작 가곡제 ‘사랑과 삶의 계절(포스터)'이 오는 11일 오후 5시 크레센타밸리 연합감리교회(2700 Montrose Ave. Montrose)에서 열린다.   ‘창작 가곡제’는 미국 내 활동 중인 작곡가, 시인, 그리고 연주자들이 함께 모여 창작한 가곡을 발표하는 자리다.     협회에 따르면 미주 한인 문단에서 활동하는 시인과 문인들이 작사를 담당하고 작곡가들이 이를 바탕으로 작곡하며, 새롭게 발굴한 연주자들을 통해 초연된다.   올해는 방주리, 장민호, 제미령, 강한나, 이가영, 황현정, 이호준, 박혜선, 강한나씨 등이 작곡가로 참여했으며, 손정아, 윤일흠, 이혜규, 문인귀, 이태건, 오영례, 석정희, 이인미, 최명희, 장효정, 김수영, 이성숙 시인 및 문인들이 작사한 곡을 선보인다.     공연은 밸리 한인챔버콰이어(지휘 조혜정, 반주 이상희), 성악가 장상근, 백동휘, 백하은씨와 남현선, 이지은 피아니스트, 한인 2세인 레이첼 여, 크리스틴 오 소프라노가 참여한다.   1964년에 설립된 남가주한인음악가협회는 매년 신년 음악회, 신인 음악회, 창작 가곡제, 매스터 클래스, 코랄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신인 음악가들의 발굴과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행사는 무료이며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문의: (310)422-4136 이호준 작곡분과위원장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게시판 가곡제 창작 가곡제 음악회 창작 작곡가 시인

2024-05-08

뉴욕한국문화원, 한인 작곡가 ‘얼 김’ 조명 다큐 상영회

뉴욕한국문화원(원장 김천수)이 뉴욕 기반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예술감독 강효)와 공동으로 맨해튼 코리안타운의 문화원 신청사(122 E. 32스트리트)에서 이달 29일 오후 7시 다큐멘터리 영화 ‘얼(Earl.)’ 상영회를 연다.   1일 문화원에 따르면 현대음악 실력자로 꼽히는 한인 얼 김(한국이름 김을)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로, 영화를 제작한 타이 김 감독이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얼 김은 UC 버클리·UCLA서 작곡가 ▶아놀드 쇤베르크 ▶어니스트 블록 ▶로저 세션스를 사사했다.     그러나 1941년 전쟁 발발로 음악에 대한 꿈은 중단되었고 이후 ‘핵무기 반대 음악가들의 모임(MANA)’을 창립하며 ▶프린스턴 ▶하버드서 최소 15년간 교육자로서 후학을 양성했다.   이 영화를 제작한 타이 김 감독도 한인 2세로, CBS 뉴스 “60분(60 Minutes)”의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골든 마이크 ▶에미상 ▶캘리포니아 주 언론상 등을 받았다.   한편 상영회에 앞서 오는 17일과 22일에는 맨해튼 7애비뉴 선상 56~57스트리트 카네기홀 잰켈홀에서 문화원 협력으로 ‘세종솔로이스츠 히어&나우 페스티벌’ 콘서트가 열린다.     상영회 등의 예약은 오는 6일부터 홈페이지(koreanculture.org)로 가능하며, ▶페이스북(@KoreanCulturalCenterNY) ▶인스타그램(@kccny)을 통해서도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전화(212-759-9550, Ext.#209)로 하면 된다.   한편 얼 김의 작품세계에 대한 재발견을 통해 현대음악서의 자리를 찾아주자는 목소리는 한인사회서 잇달아 제기된 바 있다. 강민혜 기자 [email protected]뉴욕한국문화원 작곡가 뉴욕한국문화원 한인 조명 다큐

2024-05-01

[음악으로 읽는 세상] 베니스에서의 죽음

1971년에 나온 비스콘티 감독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은 독일의 문호 토마스 만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작곡가 구스타프는 베니스의 리도 섬으로 여행을 갔다가 그곳에서 마치 그리스 조각처럼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소년을 보고 한순간에 매료되고 만다. 평생 아폴로적인 절제와 금욕을 최고의 덕목으로 알고 살았던 예술가가 디오니소스적인 욕망에 속수무책으로 내몰린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섬에 전염병이 찾아와 소년의 가족이 섬을 떠난다는 소식을 듣는다. 다시는 소년을 볼 수 없다는 절망에 휩싸인 구스타프는 이발사를 찾아가 흰머리를 검은색으로 물들이고, 얼굴에 하얗게 분칠을 한다. 입술에는 빨간 연지도 바른다. 늙은 얼굴을 가린 채 소년의 주변을 맴돈다.   영화의 주제음악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5번의 4악장 아다지에토다. 처연하고 비극적인 느낌의 이 느린 악장은 집요하게 죽음을 이야기한다. 이 악장에서 말러는 오로지 현악기만 사용했는데, 그 소리가 그렇게 비장하고 처연할 수가 없다. 인간 존재의 실존적 의미, 젊음의 소멸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멀리서 검은 구름이 밀려오듯 현악기의 처연한 음색이 점점 소리의 강도를 높여 간다. 그 장면에서 남자는 죽음을 맞는다. 그의 얼굴에서 땀이 흘러내린다. 머리와 눈썹, 얼굴과 입술을 물들인 염색약과 화장품이 땀으로 범벅된다. 그 추한 모습은 되돌릴 수 없는 젊음을 화장으로 감추려 했던 남자의 소망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가를 처절하게 보여준다.   소년의 모습이 점점 멀어지는 동안 구스타프의 삶도 서서히 꺼져 간다. 갑자기 현기증이 밀려온다. 멀리 사라져 가는 소년을 따라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구스타프는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만다. 소년과의 이별이 곧 육신의 죽음이자 정신의 죽음이 된 것이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베니스 죽음 소멸과 죽음 구스타프 말러 작곡가 구스타프

2024-04-01

잊혀진 작곡가 '얼 김' 다큐 상영

한인 클래식 작곡가 얼 김(Earl Kim)의 예술적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LA에서 상영된다.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내달 4일 오후 7시 문화원 아리홀에서 잊혀진 위대한 한인 작곡가, 얼 김의 인생을 조명한 다큐 영화 '얼(EARL·포스터)' 상영회를 개최한다.     1920년 중가주 디누바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작곡에 두각을 나타냈던 얼 김은 UC버클리와 UCLA에서 아놀드 쉔버그 같은 위대한 작곡가들과 함께 수학했다.     이후 동부로 건너가 프린스턴과 하버드 대학에서 38년간 음악학도들을 가르쳤다. 또한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미 육군 항공대 정보 장교로 근무했고, 바이올리니스트 거장 이츠학 펄만, 세계적인 지휘자 세이지 오자와 등 위대한 음악가들과 깊은 예술적 교류와 협업을 했다. 독립운동가 김성권 씨와 김혜원 씨의 3남인 그는 예술가로서 검열과 매카시즘에 저항하는 등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가 1998년에 세상을 떠났다.   '얼'은 이번 달 프린스턴대학, 리하이대학교에서 특별 상영회 개최에 이어 오는 7월에는 페스티벌 모자익에 초청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영화를 제작한 타이 김 감독은 에미상 수상자이자 CBS 시사프로그램인 60분 프로듀서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그는 "작곡가 얼 김의 숨겨진 이야기를 LA 관객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며 "무수한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그의 강인한 영혼에서 깊은 감동을 느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상원 원장은 "영화 '얼'을 통해 잊혀질 수 없는 위대한 한인 작곡가 얼 김을 재조명하고자 한다"며 "한인 예술가들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큰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큐 영화 '얼'은 무료 상영하며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문의:(323)936-7141 이은영 기자작곡가 다큐 한인 작곡가 다큐 상영 다큐멘터리 영화

2024-03-24

[음악으로 읽는 세상] ‘유디트의 승리’

‘사계’의 작곡가 비발디의 본래 직업은 가톨릭 사제였다. 하지만 건강이 나빠 사제의 중요한 임무인 미사를 집전할 수 없었다. 대신 피에타 고아원 부속 음악원의 교사로 일했다. 피에타 음악원은 고아나 사생아 출신의 소녀들을 데려다가 국비로 음악을 가르치는 곳이었다.   비발디가 피에타 음악원 소녀들을 위해 작곡한 곡 중에 ‘유디트의 승리’라는 오라토리오가 있다. 고대 이스라엘의 여인 유디트가 조국을 위해 적장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해 그의 목을 벤다는 줄거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야기 자체는 남자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소녀들을 위해 작곡했기 때문에 배역은 모두 여성들이 맡도록 되어 있다.   ‘유디트의 승리’는 아시리아 군인들의 합창으로 시작한다. 내용상으로는 남자군인들이 불러야 하지만 실제로는 여자들이 부른다. 여성이 남자 역할을 해야 하고, 그럼으로써 반감되는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비발디는 악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첫 곡 아시리아 군인들의 합창은 힘찬 팀파니 전주로 시작한다. 그런 다음 트럼펫이 시종일관 합창과 함께 화려한 악구를 연주하는데, 이것이 소녀들의 목소리를 보완해주는 역할을 한다.   ‘유디트의 승리’ 전곡을 들어보면 여성의 목소리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발현된 비발디의 창조력에 경의를 표하게 된다. 음악을 듣다 보면 소녀들을 위해 작곡했다는 사실조차 잊을 정도다.   20세기 최고의 작곡가 이고리 스트라빈스키는 비발디를 ‘같은 곡을 1000개씩이나 써 갈긴 작곡가’라고 혹평했지만, ‘유디트의 승리’를 들어보면 그가 시대를 앞서가는 작곡가였다는 것, 인간의 감성을 소중하게 생각한 휴머니스트였다는 것, 그리고 한계 속에서 오히려 엄청난 창조력을 발휘한 진정한 예술가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비발디는 그렇게 놀라운 음악의 힘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승리 작곡가 비발디 작곡가 이고리 피에타 음악원

2024-01-22

[음악으로 읽는 세상] 오페라 ‘살로메’

영국 작가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는 데카당스의 진수를 보여준다. 살로메는 성경에 나오는 인물로 헤롯왕에게 세례 요한의 목을 베어 은쟁반에 담아오도록 요구한 엽기적인 팜므 파탈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수많은 팜므 파탈이 예술작품에 등장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팜므 파탈이 치명적인 매력을 마음껏 발산한 시기는 데카당스 예술이 풍미하던 19세기 말이 아닐까 싶다. 데카당스는 쇠퇴 혹은 퇴폐라고 번역되는데, 난숙기의 예술 활동이 내용이나 형식에서 막다른 골목에 이르러 정상적인 힘을 잃고 지나친 향락주의나 탐미주의에 빠지는 세기말적 징후를 말한다.   독일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를 오페라로 만들었다. 예술사적으로 볼 때, 와일드의 ‘살로메’가 R 슈트라우스의 음악과 만난 것은 필연이었다. 이 엽기적인 작품에는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 사실 낭만주의는 탐미주의와 데카당스로 상징되는 이 세기말 병(病)을 표현하기에는 너무 낡은 도구였다.   이 오페라를 작곡할 당시 R 슈트라우스는 낭만주의를 넘어 모더니즘으로 가고 있었다. 그는 수 세기 동안 서양음악을 지배해 온 조성(調性)의 굴레를 벗어던지고자 했다. 실제로 오페라 ‘살로메’에는 조성이 애매모호한 부분이 많이 나온다. 서로 다른 조성이 동시에 등장해서 충돌하기도 하고, 파격적인 방식으로 조(調)가 바뀌기도 한다. 그렇게 듣기에 불편한 불협화음과 애매모호하고 신비한 화성으로 ‘살로메’의 세기말적 병폐와 탐미적 데카당스를 그렸다.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는 슈트라우스로부터 촉발된 음악의 모더니즘을 ‘알프스 저편에서 넘어온 음악의 성병(性病)’이라고 비난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시절, 이런 ‘음악적 성병’  말고 살로메의 성도착증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과연 있었을까.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오페라 살로메 오페라 작곡가 데카당스 예술 음악적 성병

2023-12-18

[음악으로 읽는 세상] 베토벤의 머리카락

위대한 작곡가 베토벤은 살아있을 때 여러 가지 병으로 고생했다. 청력 상실과 더불어 만성복통과 소화불량, 우울증에 시달렸다. 툭하면 화를 내 사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기도 했다. 절망에 빠진 베토벤은 한때 자살을 결심하기도 했다. 그가 빈 근교 하일리겐슈타트에서 동생들 앞으로 쓴 유서에는 이런 절망감이 잘 나타나 있다.   “오! 너희들은 내가 적대적이고 고집이 세고 차갑다고 생각하고, 또 그렇게 말하고 다니지만 그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아느냐? 너희들은 내가 사람들에게 그렇게 보이게 된 이유를 모를 것이다. 지난 6년 동안 나는 절망적인 병에 시달려 왔다. 이제는 병이 낫는 것조차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누구보다 정열과 활기에 찬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던 내가 이제는 사람들을 피해 고독하게 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죽음을 생각할 정도로 베토벤을 절망에 빠뜨렸던 병은 무엇이었을까. 그가 선천적으로 이상한 성격을 타고 난 것일까. 온갖 추측이 난무했지만 모두 과학적인 근거가 없었다.   그런데 1999년, 미국 시카고의 한 연구소가 놀라운 결과를 발표했다. 베토벤의 머리카락을 분석한 결과, 정상인의 100배에 해당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이 뉴스를 보고 사람들은 베토벤이 만성복통과 소화불량에 시달리고, 이유 없이 사람들에게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고, 음악가로서 필수적인 감각인 청력까지 잃은 것이 어쩌면 납 중독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다.   자기 병의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평생 고통에 시달렸을 베토벤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하일리겐슈타트에서 얼마나 절박한 심정으로 유서를 썼을까. 그게 납 중독 때문이었다니 그의 일대기를 읽으며 이해되지 않았던 모든 것이 다 이해가 된다. 머리카락을 분석하면 다 나오는 시대이니 가능한 일이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머리카락 베토벤 작곡가 베토벤 소화불량 우울증 감각인 청력

2023-10-23

[음악으로 읽는 세상] 내 황금 같은 젊은 날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로 유명한 러시아 작가 푸시킨은 서른여덟 젊은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사건의 시간적 배경은 1837년 1월 27일 오후 4시, 공간적 배경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남쪽의 초르나야였다. 여기서 푸시킨은 당테스라는 프랑스 장교와 결투를 벌였다. 당테스가 푸시킨의 아내와 자기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소문을 퍼트리자 화가 난 푸시킨이 결투를 신청한 것이다. 결투는 푸시킨의 패배로 끝났다. 평생 글이나 쓰던 백면서생이 군인에게 대들었으니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그렇게 푸시킨은 결투 중에 상대편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이렇게 어이없는 죽음이 또 있을까. 러시아가 자랑하는 위대한 작가가 겨우 이런 일로 목숨을 잃다니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푸시킨이 세상을 떠나기 9년 전에 이미 소설을 통해 자기와 똑같은 최후를 맞은 인물을 창조했다는 점이다. 문제의 소설은 『예프게니 오네긴』이다. 여기에 렌스키라는 시인이 나오는데, 그가 바로 푸시킨처럼 애정 문제로 결투를 벌이다가 친구의 총에 맞아 죽는다.   푸시킨은 소설에서 렌스키에게 이승에서의 마지막 시를 읊게 한다. 레테강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한 젊은 시인의 마지막 독백이다. ‘오! 어디로 어디로 가버렸단 말인가. 내 젊음의 황금 같은 날들이여./ 다가오는 내일은 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 두었는가. 헛되이 그것을 바라볼 뿐 모든 것이 어둠 속에 가려져 있구나./ 그러나 상관없는 일 운명이 가는 길은 항상 옳은 것이니 눈을 뜨고 있거나 감고 있어도 모든 것은 예정된 시간에 따라 움직이거늘.’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는 이 소설을 가지고 오페라를 만들었다. 소설에서처럼 오페라에서도 렌스키는 생의 마지막 노래를 부른다. 푸시킨의 주옥같은 시어를 담은 선율이 가슴을 울리는데, 그 울림이 그렇게 허망할 수가 없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황금 러시아 작곡가 시간적 배경 상트페테르부르크 남쪽

2023-10-06

“금난새 지휘자 제의로 아리랑 즉흥 연주”

지난 6월 월트디즈니 홀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평화음악회’에서 앙코르곡으로 ‘아리랑’ 연주를 선보여 큰 찬사를 받은 피아니스트 찰리 박 올브라이트씨가 주목을 받고 있다.   클래식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즉흥연주가인 올브라이트씨는 ‘그의 세대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음악가’(워싱턴 포스트), ‘입을 벌어지게 하는 테크닉과 기교, 탁월한 음악성의 결합’(뉴욕 타임즈) 등 주요 언론의 극찬을 받은 음악인이다.     그는 하버드 대학과 뉴잉글랜드 음악원의 5년 학사·석사 통합 프로그램의 첫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졸업한 뒤 이후 아티스트 디플로마(AD)로 줄리아드 음악 대학원을 졸업했다.   음악계에서 권위 있는 상인 애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와 길모어 영아티스트 어워드, 독일의 루르 클라비어 페스티벌 영 아티스트 어워드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시애틀에 거주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계 어머니와 백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3살 무렵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3일 올브라이트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 어머니가 가라지 세일에서 완전 고장 난 폐피아노 하나를 사 오셨다”며 “혼자서 배운 적도 없는 ‘반짝반짝 작은 별’ 동요를 치고 있는 것을 어머니가 보시고 그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게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7살 때까지 악보도 볼 줄 몰랐지만, 연주에는 큰 재능을 보이며 4~5살부터 워싱턴주 미인대회 등에서 피아노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후 전문적으로 클래식 음악 레슨을 받기 시작한 그는 고등학생 시절 전국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와 공연을 참가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피아니스트로 진로를 굳히진 못했다.   올브라이트씨는 “아버지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질환으로 항상 몸이 안 좋으셨고, 우리 가족은 부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음악을 계속하기로 선뜻 결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씨에 따르면 그의 한인 어머니 박혜수씨는 미 해군을 은퇴하고 한국에서 여행 중이던 아버지 제프 올브라이트를 만나 1980대에 도미한 뒤 워싱턴주 소도시 센트레일리아에서 그와 그의 여동생 릴리안씨를 낳았다.   올브라이트씨의 아내 역시 한인이며 현재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브라이트씨는 하버드 컬리지 재학 시절에 경제학과 프리-메드 커리큘럼을 이수하며 다른 진로를 모색하기도 했다. 그는 “주중에는 학교 수업 들었고 주말에는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콘서트를 하러 다녔다”며 “하지만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봤을 때 다른 비즈니스나 의학에 관심이 있었지만 음악에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줄리아드에 입학하기로 하면서 음악의 길로 가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때쯤 대형 금융 회사의 채용 파이널 라운드를 남겨놓고 있었다. 피아노를 하기로 결정하고 인터뷰를 취소해달라고 말하는 데 정말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 씨와의 만남은 지난 2021년 9월 휴가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루어졌다. 그때의 인연은 2년 뒤 LA 평화콘서트 협연 제안으로 이어졌다.   올브라이트씨는 “영향력 있는 지휘자님을 만나 뵙는 것은 정말 영광이었다”며 “그가 음악으로 말하는 방식은 정말 멋있었다. 클래식의 경우 관객과 연결된 느낌이 거의 없는데 금난새 지휘자님은 관객과 소통하며 누구나 클래식을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든다”고 전했다.   아리랑 연주로 극찬을 받은 앙코르곡 역시 금난새 지휘자의 아이디어라고 전했다. 그는 “공연이 다시 시작되기 5분 전 인터미션 때 지휘자님이 ‘반응이 좋으면 아리랑으로 즉흥 연주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하겠다고 했다”며 “즉흥 연주의 묘미는 연습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인데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찰리 올브라이트 소개 웹사이트: https://www.charliealbright.com/ 장수아 [email protected]피아니스트 올브라이트 피아니스트 찰리 클래식 피아니스트 작곡가 즉흥연주가인

2023-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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