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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읽는 세상] 홀스트의 화성

20세기 영국을 대표하는 작곡가 홀스트의 대표작은 하늘에 떠 있는 별들을 묘사한 ‘행성들’이다. 홀스트가 별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알랜 레오의 『천궁도란 무엇인가?』라는 책을 읽은 후였다. 이 책에 매료되어 점성술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일생 친구들 앞에서 아마추어 점성술사 행세를 했다고 한다.
 
이런 그의 관심은 곧 작곡으로 이어져 1913년부터 ‘행성들’을 작곡하기 시작했다. ‘행성들’은 모두 7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곡의 순서는 화성, 금성, 수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으로 되어 있는데 순서가 천문학적 배열이 아니라 점성술에 의한 배열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그 첫 곡이 ‘화성’이다. 화성에는 ‘전쟁을 가져오는 자’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인간이 처음 화성에 대한 관측을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화성이 불과 같이 붉게 빛난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그 후 바빌론 사람들은 화성을 ‘전쟁의 왕’이라고 불렀고, 그리스인들은 화성을 전쟁의 신의 이름을 따서 ‘아레스’라고 불렀다. 로마에서도 이 이름을 그대로 번역해 ‘마르스’라고 불렀는데, ‘마르스’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전쟁의 신’이다.
 
‘화성’의 특징은 화려한 관현악 색채다. 악기 중에서 특히 목관악기에 저음역을 담당하는 ‘베이스’ 계열의 악기가 많은 것이 눈에 띈다. 이런 음향의 조합이 곡 전체에 무겁고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여기에 시종일관 이어지는 리듬의 오스티나토가 전쟁의 긴박한 상황을 실감나게 묘사한다. 오스티나토란 곡 전체에 걸쳐 반복되는 짧은 선율의 악구나 리듬을 의미한다.
 


 ‘화성’을 보고 같은 해에 일어난 제1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발 운운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스케치를 끝냈기 때문이다.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에 ‘전쟁’에 대한 곡을 썼으니 예언적인 작품이라고 해야 할까.

진회숙 /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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