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난새 지휘자 제의로 아리랑 즉흥 연주”
피아니스트 찰리 올브라이트
평화 음악회로 큰 찬사 받아
어머니 한인…시애틀서 활동
클래식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즉흥연주가인 올브라이트씨는 ‘그의 세대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음악가’(워싱턴 포스트), ‘입을 벌어지게 하는 테크닉과 기교, 탁월한 음악성의 결합’(뉴욕 타임즈) 등 주요 언론의 극찬을 받은 음악인이다.
그는 하버드 대학과 뉴잉글랜드 음악원의 5년 학사·석사 통합 프로그램의 첫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졸업한 뒤 이후 아티스트 디플로마(AD)로 줄리아드 음악 대학원을 졸업했다.
음악계에서 권위 있는 상인 애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와 길모어 영아티스트 어워드, 독일의 루르 클라비어 페스티벌 영 아티스트 어워드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시애틀에 거주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계 어머니와 백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3살 무렵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3일 올브라이트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 어머니가 가라지 세일에서 완전 고장 난 폐피아노 하나를 사 오셨다”며 “혼자서 배운 적도 없는 ‘반짝반짝 작은 별’ 동요를 치고 있는 것을 어머니가 보시고 그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게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7살 때까지 악보도 볼 줄 몰랐지만, 연주에는 큰 재능을 보이며 4~5살부터 워싱턴주 미인대회 등에서 피아노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후 전문적으로 클래식 음악 레슨을 받기 시작한 그는 고등학생 시절 전국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와 공연을 참가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피아니스트로 진로를 굳히진 못했다.
올브라이트씨는 “아버지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질환으로 항상 몸이 안 좋으셨고, 우리 가족은 부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음악을 계속하기로 선뜻 결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씨에 따르면 그의 한인 어머니 박혜수씨는 미 해군을 은퇴하고 한국에서 여행 중이던 아버지 제프 올브라이트를 만나 1980대에 도미한 뒤 워싱턴주 소도시 센트레일리아에서 그와 그의 여동생 릴리안씨를 낳았다.
올브라이트씨의 아내 역시 한인이며 현재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브라이트씨는 하버드 컬리지 재학 시절에 경제학과 프리-메드 커리큘럼을 이수하며 다른 진로를 모색하기도 했다. 그는 “주중에는 학교 수업 들었고 주말에는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콘서트를 하러 다녔다”며 “하지만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봤을 때 다른 비즈니스나 의학에 관심이 있었지만 음악에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줄리아드에 입학하기로 하면서 음악의 길로 가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때쯤 대형 금융 회사의 채용 파이널 라운드를 남겨놓고 있었다. 피아노를 하기로 결정하고 인터뷰를 취소해달라고 말하는 데 정말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 씨와의 만남은 지난 2021년 9월 휴가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루어졌다. 그때의 인연은 2년 뒤 LA 평화콘서트 협연 제안으로 이어졌다.
올브라이트씨는 “영향력 있는 지휘자님을 만나 뵙는 것은 정말 영광이었다”며 “그가 음악으로 말하는 방식은 정말 멋있었다. 클래식의 경우 관객과 연결된 느낌이 거의 없는데 금난새 지휘자님은 관객과 소통하며 누구나 클래식을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든다”고 전했다.
아리랑 연주로 극찬을 받은 앙코르곡 역시 금난새 지휘자의 아이디어라고 전했다. 그는 “공연이 다시 시작되기 5분 전 인터미션 때 지휘자님이 ‘반응이 좋으면 아리랑으로 즉흥 연주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하겠다고 했다”며 “즉흥 연주의 묘미는 연습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인데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찰리 올브라이트 소개 웹사이트: https://www.charliealbright.com/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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