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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북한 독재자가 핵개발 목 매는 이유

요즘 SNS 등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뉴스가 김정은의 사진과 함께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김정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올해 11세에 불과한 딸 김주애를 열심히 데리고 다닌다. 마치 어린 딸에게 벌써 독재자의 길을 가르치고 있는 듯하다. 거기에 김정은의 누이동생 김여정도 오빠의 권력을 등에 업고 설치는 모습이다. 전형적인 독재자 일가의 행태를 보는 듯하다.     독재자의 공통점은 철권통치다. 국민에게 공포심을 갖도록 해 저항 의식을 억누른다. 이미 3대 권력 세습을 한 김정은 일가도 전형적인 독재자의 통치 방식을 보여준다.   최근 김정은은 군부대를 뻔질나게 드나들고 있다. 그리고 지속적인 핵무기 개발과 실험, 그리고 미사일 시험발사를 통해 대회적으로 무력을 과시하려는 듯하다. 하지만 이는 자신의 역량을 과대평가한 것에서 비롯된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행동이다.     북한 미사일의 장사정화(長射程化) 기술이 어느 정도 성숙한 단계로 진입했다고는 볼 수 있다. 미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5형 시험 발사 성공이 이를 말해준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5월 사거리 4500㎞급의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를 포함해 6번 연속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하기도 했다. 북한의 장사정화 기술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위성 발사체를 빌미로 발사했던 장거리 로켓 시험을 포함하면 20년 이상의 개발 경험을 축적하고 있는 셈이다.     김정은이 핵무기 개발에 결사적인 이유는 유일하게 가진 마지막 카드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심각한 경제 붕괴 상황을 맞고 있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주민도 많은 실정이다. 이런 위기에 핵무기 개발은 대외 과시용뿐 아니라 주민 불만을 잠재우는 데도 유용한 수단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김정은은 지난 10년 동안 북한을 통치했다. 그의  통치 스타일 역시 극도로 강압적이고 무시무시한 공포 정치다.  그런데도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등으로 국제 사회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달라진 것은 거의 없다.   통상 독재 정권의 첫째 목표는 권력의 유지다. 이를 위해서는 권력을 지켜주고 옹호해 줄 수 있는 연합 세력이 필요하다. 북한에서는 군부와 충성파 집단이 이 역할을 하고 있다. 김정은은 권력 승계 이후 자신의 권력 기반 강화를 위해 통치 시스템에 많은 변화를 주기도 했다. 그의 강압적인 지배와 극도의 공포 분위기 조성은 북한 주민에게 큰 고통을 안겨 주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주민들은 생존 문제에 대한 걱정과 함께 권력에 대한 두려움 속에 살아가야만 했다.   한국에서 진행 중인 한미연합편대군종합훈련(KFT), 연합공중침투훈련 등은 북의 핵 공격에 대비, 핵반격 가상전술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자 김정은은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우리 공화국을 힘으로 압살하려는 적대 세력들의 끊임없는 군사적 도발”이라고 악을 쓰며 대들었다.   지구 한편에서는 전쟁이 계속되고 있고 북한의 핵 도발 가능성도 여전한 상태다.  핵무기는 전쟁을 한 방에 끝낼 수 있는 무시무시한 무기다. 그리고 현대전에는 전선이 따로 없다. 미사일과 드론, 그리고 거기에 얹혀진 핵탄두까지 전후방을 가리지 않는다. 또 막다른 길에 몰린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은 언제나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바로 우리도 핵무기를 가져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는 말이다.     독재자의 일상은 늘 초조하고 불안하다. 그래서 ‘너 죽고 나 죽자’는 막가파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든다. 현재로썬 북한의 김정은이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오로지 핵무기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기고 북한 독재자 미사일 시험발사 독재자 일가 핵무기 개발

2024-04-29

트럼프 일가, 벌금 판결에 항소

재무제표서 자산을 불려 은행과 보험사를 의도적으로 속인 후 대출을 받았다는 이른바 ‘부동산 부풀리기’ 의혹을 받은 트럼프 일가가 공식 항소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법인, 두 성인 아들은 앞서 뉴욕주법원의 민사재판 1심 판결서 3억5500만 달러 이상의 벌금형을 판결받은 바 있다.   26일 ABC·AP통신·CNN폴리틱스·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측 변호사들은 이날 항소법원에 뉴욕주법원의 1심 판결을 뒤집어달라는 항소장을 냈다. 알리나 하바·클리포트 로버트 변호인은 “1심 판사가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관할권을 넘었는지 검토해달라”며 “뉴욕 법률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조치를 항소법원서 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달 16일 엔고른 판사는 트럼프 일가와 법인 임원이 10년간 의도적으로 사기행위를 한 책임이 있다며 벌금형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트럼프와 법인에 대해 3억55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두 아들에게도 각 400만 달러를 내라고 판시했다.   다만 벌금 총액은 재판 과정서 쌓인 이자를 포함해 약 4억6400만 달러다. 항소심 이후엔 하루 11만2000~11만4000달러씩 이자가 늘어난다. 변호인들은 벌금 지불 전엔 연 9%의 이자가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트럼프는  항소심 재판 진행을 위해 현금, 채권 등을 통해 벌금 해당액을 공탁해야 한다.   트럼프는 이를 위해 채권 발행 보증사들과 협상중이다.   NBC는 “이번 항소는 트럼프의 사업 관련 법정싸움이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앞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트럼프가 벌금을 충당하지 못할 경우 자산을 압류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트럼프 측에서 요청한 재판 30일 연기를 거부하며 “그렇게 해야 하는 정당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20년 대선 뒤집기 시도 혐의 관련 형사 재판도 앞두고 있다.   앞서 패션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에게 명예훼손 위자료로 8330만 달러를 지급하라는 판결도 받았다.   일각에선 법률비용에 정치자금이 쓰여 트럼프 선거 자금이 경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민혜 기자트럼프 일가 트럼프 일가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 선거

2024-02-26

트럼프, 이번엔 뉴욕주 검찰 출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 자신과 자녀들을 상대로 뉴욕주 검찰이 제기한 금융사기 민사소송 관련 증언을 위해 뉴욕에 도착했다.   13일 뉴욕타임스(NYT) 등의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 앞서 검찰의 질문을 받았다. 레티샤 제임스 주 검찰총장이 이끄는 이 민사 소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자녀들의 트럼프 그룹 자산 가치 조작 혐의를 추궁한다.   검찰은 트럼프 일가가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부동산의 자산가치를 축소했고, 은행 대출을 받는 과정에선 오히려 자산가치를 부풀려 부당 이득을 취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트럼프 그룹의 행위를 사기로 규정하고, 2억5000만 달러의 부당이득 환수와 트럼프 일가 4명의 뉴욕주 내 사업 영구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증언은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증언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피의자 증언 거부권을 보장한 수정헌법 5조를 들어 답변을 거부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사 알리나 하바는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늘 검찰총장 앞에서 증언할 의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열망하고 있으며, 숨길 것이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NYT는 트럼프가 지난 수년간 더 이상 회사를 운영하지 않고 있기에 직접적인 답변이 아닌, “기억하지 못한다”고 답변하거나, 자신의 자산 평가를 “직원들에게 위임했다”고 주장하는 등 실체가 없는 답변을 통해 질문을 피해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럼프 그룹 자산 가치 조작과 관련해 검찰을 받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8월 법정에 섰던 트럼프는 묵비권을 400여 차례 사용하며 검찰의 질문에 대부분 답변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제임스 검찰총장이 “마녀 사냥”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해당 소송이 “정치적 동기”가 있다며 법원에 주장했지만 기각됐다.   뉴욕주 검찰이 제기한 이번 민사소송의 정식 재판은 올해 하반기 이후에 시작될 예정이다.   심종민 기자트럼프 뉴욕주 뉴욕주 검찰 트럼프 그룹 트럼프 일가

2023-04-13

[독자 마당] 전우원 군

나는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군의 용기 있는 행동을 통해 대한민국의 앞날에 희망을 보았다.  전 군은 가족인 전두환 일가가 은닉한 거액의 비자금과 각종 불법 행위 등을 과감하게 폭로해 주목을 받았다. 특별히 새삼스러울 것은 없는 내용이지만 가족의 치부를 드러낸 그의 용기는 높이 살만하다고 생각한다.     거주하던 미국에서 한국으로 자진 입국해 마약 투약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받고 석방되기도 했다. 그리고 할아버지가 저지른 만행을 대신 사죄하고 싶다며 광주를 방문,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묘지를 참배하고 유족도 만났다.     온갖 비난을 각오하고 광주를 방문한 전 군, 그리고 부모의 마음으로 따뜻하게 그를 맞이해준 광주시민들, 너무나도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그의 이런 행동에 대해 일부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너무 옹졸한 반응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전 군처럼 양심이 있는 청년들이 많이 나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야만 국가가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한국의 정치인들도 달라져야 한다. 정치인들은 누구보다 스스로 윤리적으로 엄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도 특권 의식 대신 엄격한 윤리의식을 갖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정치인들 가운데 자기 죄는 숨기고, 자녀들의 죄는 감싸는 비양심적인 이들이 많다. 이런 정치인은 국가의 미래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전 군의 용기 있는 행동에서 배울 것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정치인이 많아질 때 대한민국에도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지금 여러 가지로 힘든 일이 많을 전 군에게는 하나님의 보호가 있기를 기도한다.   서상구·미션비에호독자 마당 전우원 손자 전우원 정치인들 가운데 전두환 일가

2023-04-04

[J네트워크] 뜻밖의 여왕

지난주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숨을 거둔 곳은 스코틀랜드의 밸모럴성. 2007년 개봉한 영화 ‘더 퀸’도 이곳을 주요 배경으로 삼는다.     때는 1997년 여름,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비극적 사고로 숨진 직후다. 여왕 일가는 밸모럴성에서 휴가를 보내다 사고 소식을 듣는데, 국민적 추모 열기와 딴판으로 처음에는 애도의 뜻조차 발표하지 않아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한다.   영화는 여왕의 내면을 영지에 불쑥 나타난 아름다운 사슴 한 마리에 눈길을 주는 모습을 통해 인상적으로 그려내는데, 개인적으로 더 인상적인 건 여왕이 운전하는 장면이었다.     특히 개울을 건너다 차가 멈추자, 이내 문제를 파악하고 “전쟁 때 기계를 다뤄봐서” 안다고 자신하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여왕이 제2차 세계대전 때 복무한 세대란 걸 그제야 비로소 실감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더 크라운’(2016~)에서도 상세히 그려진 대로, 여왕은 날 때부터 왕위에 오를 운명은 아니었다. 할아버지 조지 5세의 둘째 아들인 아버지 조지 6세가 왕이 된 것은, 큰아버지 에드워드 8세가 유명한 심프슨 부인과의 사랑 때문에 즉위 1년 만에 스스로 물러났기 때문. ‘킹스 스피치’(2011)는 조지 6세(콜린 퍼스)가 이처럼 뜻하지 않게 왕위를 계승한 과정과 함께 독일과의 전쟁을, 중요한 대국민 연설을 앞두고 말 더듬는 습관을 고치려 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이 영화에도 “왕이 얼마나 불안한 직업인지”를 비롯해 왕실의 존립에 대한 왕의 고민을 담은 대사가 등장한다.   ‘더 퀸’은 왕실에 대한 당시의 실제 비판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도 한편으로 토니 블레어(마이클 쉰)를 통해 균형을 잡는다. 극 중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막 총리가 된 블레어는 왕실의 고루한 분위기에 답답해하면서도, 주변 사람들이 노골적으로 왕실을 비판하고 조롱하는 말에 버럭 화를 낸다. 이런 블레어를 통해 영화는 50년 넘게 군주로서 왕실을 지켜온 여왕에 대해, 블레어의 어머니와 비슷한 연배로 전쟁을 겪은 세대에 대해 존중을 드러낸다.   열 번째 총리였던 블레어를 포함해 윈스턴 처칠부터 가장 최근의 리즈 트러스까지, 여왕은 자신이 임명한 총리가 열댓 번쯤 바뀌는 동안 내내 한자리를 지켰다. 1926년생이니 동시대 한국인이라면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모두 겪은 터. 이런 군주는 다시 나오기 힘들지 싶다. 전란의 세월을 포함해 무려 70년을 재위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남의 나라 일이지만, 고비용의 입헌군주제가 21세기에도 계속될지는 의문스럽다. 물론 왕실이 없는 나라에서도 왕실 영화는 계속 환영받을 공산이 크다. 미국 아카데미상은 ‘더 퀸’에 여우주연상을, ‘킹스 스피치’는 남우주연상과 작품상·감독상·각본상 등을 안겼다. 이후남 / 문화선임기자J네트워크 뜻밖 여왕 여왕 일가 왕실 영화 토니 블레어

2022-09-12

[열린 광장] 안중근 의사를 생각한다

그저께는 77주년 광복절이었다. 광복, 밝은 세상을 되찾았다는 의미다. 일제 36년의 어둠으로부터 벗어난 날이다.  수많은 애국지사의 피와 땀을 기억하고 역사를 생각해본다.     최근, 김훈 소설가가 쓴 ‘하얼빈’을 읽었다. 작가는 ‘권총 한 자루와 100루블의 여비로 세계사적 폭력과 야만성에 홀로 맞섰던 한국 청년 안중근의 치열한 정신을 부각하고싶었다’고 말한다.     지금부터 113년 전인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15분, 중국 하얼빈역에서 안중근은 일본  전 총리이자 초대 조선통감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했다. 아무런 정치적 정당성도 인정받지 못한 적의 법정에서, 그는 “대한제국의 의군 참모중장으로 전쟁 중 작전을 통해 적장을 사살한 것”이라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 앞에서 “항소하지 말라, 큰 뜻으로 죽음을 받아들여라”라며 의연함을 보였다.     일제는 만주 여순 감옥에 갇힌 안중근 의사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 교수형이 집행됐다. 그의 나이 서른한 살이었다.     안중근은 천주교인이었다. 거사 이후 80여 년 동안 한국천주교회는 안중근의 행위를 정당화하지 않았다. 1910년 당시 뮈텔 주교의 판단에 따라 안중근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어긴 ‘죄인’으로 남겨졌다. 1993년 8월 21일에 와서야 서울 대교구장인 김수환 추기경이 “안중근의 행위는 ‘정당방위’이고 ‘국권 회복’을 위한 전쟁수행으로 타당하다”고 선언했다.   안중근 거사 이후, 역사가 소용돌이쳤다. 일제는 한반도를 병탄했다. 안중근 일가는 중국 흑룡강성으로 이주했다. 큰 아들분도가 일곱 살에 죽었다. 누군가 쥐여준 과자를 먹고 갑자기 죽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남겨진 가족이 겪어내야 했던 수난의 서곡이었다.     30년 뒤인 1939년 10월 16일, 안중근의 차남 안준생은 이토 히로부미의 위패가 있는 박문사에서이토의 아들에게 깊이 고개 숙여 아비의 잘못을 사죄했다. 당시 경성일보는 ‘이토 공 영령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운명의 아들, 안준생 군’ 이라는 사진을 게재했다. 조선총독부의 기획과 연출로 이루어진 ‘박문사 화해극’이었다. 당시 조선과 일본의 언론에 감격적인 필치로 크게 보도되었다.     이 일을 손석희 앵커는 뉴스 시간 앵커 브리핑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호부견자(虎父犬子), 호랑이 아버지에 개와 같은 자식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남겨진 가족에게 현실은 잔혹했다. 애국 대신 매국을 선택하여 살아남고자 했던 비극과 통한의 역사였다. 희생으로 싸워 찾은 가치를 지키기란 얼마나 힘든 것인가.”     김구는 광복 직후 장개석을 만났을 때 안준생을 체포 구금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를 ‘교수형에 처해달라’고 중국 관헌에게 부탁했다. 안준생은 1952년 부산에서 병사했다.       다시 광복절이다. 무엇으로부터 광복인가. 우리에게 일본은 어떤 나라였고, 현재는 어떤가. 그리고 어떤 나라여야 하는가. ‘동양평화’를 절규하는 안중근의 총성이 울려온다. 지금 우리가 지켜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정찬열 / 시인열린 광장 안중근 의사 안중근 의사 안중근 거사 안중근 일가

2022-08-17

[열린 광장] 안중근 의사를 생각한다

어제는 77주년 광복절이었다. 광복, 밝은 세상을 되찾았다는 의미다. 일제 36년의 어둠으로부터 벗어난 날이다.  수많은 애국지사의 피와 땀을 기억하고 역사를 생각해본다.     최근, 김훈 소설가가 쓴 ‘하얼빈’을 읽었다. 작가는 ‘권총 한 자루와 100루블의 여비로 세계사적 폭력과 야만성에 홀로 맞섰던 한국 청년 안중근의 치열한 정신을 부각하고싶었다’고 말한다.      지금부터 113년 전인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15분, 중국 하얼빈역에서 안중근은 일본  전 총리이자 초대 조선통감이토 히로부미를 암살했다. 아무런 정치적 정당성도 인정받지 못한 적의 법정에서, 그는 “대한제국의 의군 참모중장으로 전쟁 중 작전을 통해 적장을 사살한 것”이라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죽음 앞에서 “항소하지 말라, 큰 뜻으로 죽음을 받아들여라”라며 의연함을 보였다.      일제는 만주 여순 감옥에 갇힌 안중근 의사에게 사형을 선고했고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 교수형이 집행됐다. 그의 나이 서른한 살이었다.      안중근은 천주교인이었다. 거사 이후 80여 년 동안 한국천주교회는 안중근의 행위를 정당화하지 않았다. 1910년 당시 뮈텔 주교의 판단에 따라 안중근은 “살인하지 말라”는 계명을 어긴 ‘죄인’으로 남겨졌다. 1993년 8월 21일에 와서야 서울 대교구장인 김수환 추기경이 ”안중근의 행위는 ‘정당방위’이고 ‘국권 회복을 위한 전쟁수행으로 타당하다’고 선언했다.    안중근 거사 이후, 역사가 소용돌이쳤다. 일제는 한반도를 병탄했다. 안중근 일가는 중국 흑룡강성으로 이주했다. 큰 아들분도가 일곱 살에 죽었다. 누군가 쥐여준 과자를 먹고 갑자기 죽었다는 소문이 자자했다. 남겨진 가족이 겪어내야 했던 수난의 서곡이었다.      30년 뒤인 1939년 10월 16일, 안중근의 차남 안준생은 이토 히로부미의 위패가 있는 박문사에서이토의 아들에게 깊이 고개 숙여 아비의 잘못을 사죄했다. 당시 경성일보는 ‘이토 공 영령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운명의 아들, 안준생 군’ 이라는 사진을 게재했다. 조선총독부의 기획과 연출로 이루어진 ‘박문사 화해극’이었다. 당시 조선과 일본의 언론에 감격적인 필치로 크게 보도되었다.      이 일을 손석희 앵커는 뉴스 시간 앵커 브리핑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호부견자(虎父犬子), 호랑이 아버지에 개와 같은 자식이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남겨진 가족에게 현실은 잔혹했다. 애국 대신 매국을 선택하여 살아남고자 했던 비극과 통한의 역사였다. 희생으로 싸워 찾은 가치를 지키기란 얼마나 힘든 것인가.”      김구는 광복 직후 장개석을 만났을 때 안준생을 체포 구금해 달라고 요청했고, 그를 ‘교수형에 처해달라’고 중국 관헌에게 부탁했다. 안준생은 1952년 부산에서 병사했다.        다시 광복절이다. 무엇으로부터 광복인가. 우리에게 일본은 어떤 나라였고, 현재는 어떤가. 그리고 어떤 나라여야 하는가. ‘동양평화’를 절규하는 안중근의 총성이 울려온다. 지금 우리가 지켜내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정찬열 / 시인열린 광장 안중근 의사 안중근 의사 안중근 거사 안중근 일가

2022-08-15

조양호 회장 미납 상속세 500억대 포탈 혐의 수사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벼락 갑질'에서 시작한 한진그룹 총수 일가 논란이 밀반입 관세포탈 의혹으로까지 번진 가운데 검찰도 총수 일가를 겨냥했다. 검찰이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의 500억원대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지난달 30일 서울지방국세청으로부터 이와 관련한 고발장을 접수하고 조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9일 밝혔다. 검찰은 조 회장이 아버지인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으로부터 해외 재산을 상속받으며 500억원이 넘는 상속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 전 회장이 스위스와 프랑스 등 유럽 각국에 부동산과 예금을 보유했고, 사망 이후 조 회장 등에게 재산으로 물려주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항공 측은 "당시 상속세 누락분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였으며 2016년 발견 이후 국세청에 신고했다"며 "이번 달 납부기한에 맞춰 세금을 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는 별개로 관세청은 지난달 서울 평창동 조 회장 자택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를 포함해 수차례 압수수색을 벌이고 총수 일가가 해외에서 국내로 개인 물품을 밀반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사 중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관련해 쏟아지고 있는 각종 '갑질' 의혹 등에 대해 A4 5장 분량의 해명자료를 냈다. 대한항공 측은 이 이사장의 과거 폭언.욕설 논란에 대해 "일부 폭행 내용에 대해서는 그 사실을 인정하고 뉘우치며 피해자를 비롯한 모든 분께 사죄드린다"고 밝히면서도 총 18가지 갑질 의혹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라는 견해로 반박했다. 대한항공 측은 해명자료에서 이 이사장이 그랜드 하얏트 인천 관련 직책이 없음에도 호텔 업무에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양호 회장 지시에 따라 컨설턴트 자격으로 호텔 정원 관련 사항을 점검한 바 있다"고 해명했다. 호텔 정원에서 '할머니'라고 부른 직원을 해고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상황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해고는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최준호·오원석 기자 joonho@joongang.co.kr

2018-05-09

FBI국장, 부국장 해임 압력에 "나를 자르라"

크리스토퍼 레이(사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으로부터 앤드루 매케이브 부국장을 해임하라는 압력을 받자 사직하겠다는 위협으로 맞섰다고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23일 보도했다. 매케이브 부국장은 지난해 5월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해임되면서 7월까지 국장대행을 맡아 러시아 스캔들과 힐러리 클린턴 이메일 수사 등을 지휘했던 인물로 여야로부터 '눈엣가시'와 같은 존재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 부국장과 클린턴 전 국무장관 측과의 유착 의혹을 주장하며 그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트윗을 통해 "어떻게 제임스 코미와 함께 힐러리 클린턴 수사를 책임졌던 앤드루 매케이브 FBI 부국장의 부인이 선거기간 클린턴 꼭두각시들로부터 70만 달러를 후원받았는지 모르겠다. 모든 연금 혜택을 받고 은퇴까지 90일이 남았다고?"라며 매케이브 부국장을 겨냥한 바 있다. 일부 언론이 매케이브 부국장이 연금 혜택을 받기 위해 오는 3월까지 FBI 부국장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하자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하며 사퇴를 압박한 것이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레이 국장은 매케이브 부국장을 해임하라는 세션스 장관의 요구를 거부하면서 자신이 사퇴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 법무부 사이의 '관계'가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성 발언으로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백민경 기자

2018-01-23

[시론] 한반도 위기의 최대 변수 된 트럼프

북한이 최근 화성-15형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한반도 리스크의 원인 제공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워싱턴에서 나오는 발언 또한 불안감을 진정시키는 게 아니라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게다가 미국은 심각한 정치적 위기, 나아가 헌정사적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동북아시아에서 최대의 리스크가 된 것은 아닐까. 최근 워싱턴의 고위 관료들은 전쟁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미 동맹의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믿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발언은 수수께끼다. 좌파건 우파건 한국의 대통령들은 정전협정 서명 이래 한반도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강한 억지력으로 막아왔다. 지금 억지력이 작동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트럼프 행정부의 답변을 통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놀랍도록 명료하다. 군사적 충돌은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 야기한다는 것이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주 두 번의 주요 인터뷰를 통해 억지력이 김정은에게도 통할 가능성을 부인했다. 맥매스터는 믿기 어려운 시나리오를 개진했다. 북한은 핵무기로 한·미 동맹을 뒤흔들고, 미군을 철수시켜 한반도를 적화통일시킨다는 것이다. 맥매스터는 예방전쟁이나 선제공격전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답을 회피했다. 하지만 그의 발언에서 나오는 결론은 피할 수 없다. 맥매스터는 "(전쟁 가능성이) 매일 증대되고 있다"며 "(외교적 돌파구가 없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행동을 통해 북핵 문제를 다룰 것이다"고 했다. 외교정책 전문가로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의 발언도 충격적이었다. 그레이엄은 주한미군의 부양가족들을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의 도발적인 행위도 문제지만 미국이 선제공격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레이엄은 트럼프가 북한의 핵 능력을 허용하지 않기 위해 선제공격을 개시할 권한이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미군의 가족뿐만 아니라 비전투인력 소개 명령(NEO)을 내린다면 어떻게 될까. 북한이 아니라 미국이 개전 준비를 한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한·미 관계 뉴스를 모니터링 해온 대부분의 한국 독자는 이러한 사태 전개를 단편적이나마 알고 있다. 독자들에게 덜 알려진 사실은 지난 미국 대선 당시의 트럼프 선거 캠프, 트럼프 행정부 관리, 심지어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불법 행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에 로버트 뮬러 특검팀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구성됐다. 이제 특검팀의 조사는 트럼프 선거 캠프와 러시아의 공모, 러시아 불법 자금의 트럼프 캠프 유입, 트럼프의 사법 방해 여부로 확대됐다. 트럼프 핵심 측근들의 범법 행위에 대한 정황 증거가 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행태는 점점 더 대범해지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을 딴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다. 미국의 한반도 정책은 이러한 미국 내 정치 위기의 희생양이 될 것인가. 나는 두 가지를 근거로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수 있다고 믿는다. 첫째는 한·미 동맹이다. '전쟁 절대 불가'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반복된 입장 표명은 불편하다.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어서도 그렇다는 말인가.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상황은 진정되는 게 아니라 불안정하게 된다. 문 대통령과 뿌리 깊은 한·미 동맹이 극단적인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도록 브레이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믿는다. 한반도에서 취할 그 어떤 행동도 서울과 워싱턴의 사전 협의 없이 실행해서는 안 된다. 둘째, 나는 트럼프 최측근들의 군 경력을 신뢰한다. 실제 전쟁을 수행해본 사람들은 민간인들보다 더 신중하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협상에 의한 문제 해결을 옹호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북한 봉쇄(blockade)와 구별할 필요가 있는 북한 선박 항행 금지 전략은 현 대치 국면을 상승시키는 에스컬레이션의 요인이 될 것이다. 하지만 군사행동에 대한 대안으로 충분히 적합하다. 우리들 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신뢰를 보내는 사람이 있을까. 트럼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뿌리가 깊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미국은 한반도를 둘러싼 리스크의 최대 원인이 되고 있다. 스테판 해거드 / UC샌디에이고 석좌교수

2017-12-07

보수언론, 특검팀 한인 지니 이 정조준

로버트 뮬러 특검팀에 합류한 한인 지니 이(Jeannie Rhee·45) 변호사가 보수 언론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이 변호사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함께 일한 경력이 있어 '편향 수사'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다. 7일 폭스뉴스 진행자 로라 잉그럼은 "로버트 뮬러 특검이 지나치게 편향적인 멤버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하며 지니 이 변호사 이력을 집중 조명했다. 이 변호사는 과거 클린턴 재단을 상대로 제기된 소송에서 재단 측 변호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으며, 지난 2015년과 2016년 클린턴 정치 활동 위원회(political action committee)에 약 5400달러를 후원했다. 대선 이후 클린턴 전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각종 스캔들이 터져나올 때마다 사건 조사 담당자의 정치적 편향성은 늘 논란의 대상이 됐다. 이 변호사에 앞서 클린턴 전 장관 이메일 수사를 맡았던 피터 스트로크와 리사 페이지도 '안티 트럼프(Anti-Trump)' 성향이 짙은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가 관련 조사에서 배제된 바 있다. 잉그럼은 "뮬러 특검팀은 오랜 기간 편파적으로 활동한 인물을 고용했다. 로버트 뮬러 검사를 포함한 모든 멤버가 (정치적으로) 한발짝 기울어져 있다 "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한편, 이 변호사는 2006년부터 로펌 랭킹 20위권 안에 드는 '윌머헤일'에 소속돼 활동하다 지난 6월 로버트 뮬러 특검팀에 합류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법무부 부차관보를 지냈으며, 재직 당시 정부 고위 관리층에 형사법·안보 관련 헌법 규정 등에 대해 자문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윌머헤일 합류 전에는 워싱턴D.C 법무부 차관보로 30번 이상 재판에 참여했고, 톰 대슐 전 상원의원실 법률 보좌관으로도 활동했다. 김지윤 기자 kim.jiyoon2@koreadaily.com

2017-12-07

트럼프, 특검 기소 '분노의 월요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내내 백악관 관저(본관 3층)에서 로버트 뮬러 특검에 의한 러시아 스캔들 첫 기소 뉴스를 TV로 지켜보며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WP는 31일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관계자와 트럼프 대통령의 친구, 백악관 밖 핵심관계자 등 20여 명을 인터뷰해 '트럼프, 관저 위층에서 TV를 켜놓고 러시아 기소에 대해 화를 내다'라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웨스트윙(백악관 집무동) 직원들과는 동떨어진 상태에서 TV를 켠 채 비평가와 법조인, 커뮤니케이션 전략가 등이 나오는 관련 뉴스를 시청하면서 오전을 보냈다고 한다.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분노와 혐오의 감정 상태에서 뮬러 특검의 첫 기소 소식을 견뎌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변호사에게 거듭 전화를 걸었으며 방송뉴스의 해설을 골똘히 경청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오전 10시 28분 트위터 계정에 "내통은 없다"고 올렸다. 매너포트와 캠프 선대위 부본부장이었던 릭 게이츠 등 기소된 2명의 주요 혐의가 자신의 대선 캠프를 맡기 전에 벌어진 일이라면서 거리 두기에 나선 것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월요일 분노는 그와 소통하는 이들에게조차 뚜렷했으며 백악관은 전례가 없던 피로와 두려움의 분위기였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의 수사가 지난해 대선 캠페인을 넘어 금융 관련 문제로 확장돼 자신과 가족에게 타격이 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점점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7-10-31

특검과 형량 협상 파파도폴로스, 핵심 변수로

러시아 스캔들 관련해 기소된 폴 매너포트와 릭 게이츠가 유죄를 인정하지 않은 것에 반해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외교 고문을 지낸 조지 파파도폴로스는 연방수사국(FBI)에 거짓 진술을 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특검과 플리바겐(사전형량협상)을 해 그가 러시아 스캔들 내막을 밝혀줄 핵심 인사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새라 샌더스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파파도폴로스가 대선 캠프에서 '극히 제한적인 자원봉사 직책'을 맡았었다고 역할을 축소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도 31일 트위터에 파파도폴로스에 대해 "이미 거짓말쟁이로 드러난 어리고 수준 낮은 조지라는 이름의 자원봉사자를 아는 사람들도 거의 없었다"며 그를 하급직 자원봉사자로 폄하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3월31일 워싱턴에서 국가안보회의를 열었다며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에는 파파도폴로스도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오른쪽 네번째 자리에 앉아있었다.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였던 벤 카슨 주택도시개발장관의 참모를 지내고 트럼프 캠프에 참여한 파파도폴로스는 당시 트럼프 후보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의 만남 등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과의 접촉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뮬러 특검이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파파도폴로스는 지난해 3월 중순 이탈리아에서 런던의 한 '교수'를 만났는데 이 교수가 파파도폴로스에게 자신이 러시아 정부 관리들과 '상당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으며 파파도폴로스는 자신이 트럼프 캠프에서 중요성을 인정받을 기회로 간주하고 이 교수를 통해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와의 접촉을 주선하려 했다는 것. 파파도폴로스는 이 교수와의 만남을 이메일을 통해 트럼프 캠프에 알렸으며 1주일 후인 3월31일 워싱턴에서 열린 캠프의 국가안보회의에 참석해 자신이 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합을 주선할 수 있는 커넥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회의에는 트럼프 후보도 참석했다. 런던의 교수와 계속 접촉한 그는 4월 말에는 푸틴 대통령이 트럼프 후보와 만나기 위한 공개 초청 의사를 갖고 있다고 캠프에 알렸다. 그해 8월 중순 트럼프 캠프 대표와 러시아 대통령실 및 외교부 대표들 간의 만남이 거론되기도 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2017-10-31

비자금으로 존스크릭 주택 산 전두환 일가 재산 몰수

연방법무부는 4일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미국내 재산 122만 달러를 몰수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이날 ‘122만6000달러 몰수를 끝으로 미국 내 재판을 종결한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전씨의 차남 재용 씨와 함께 작성했다. 합의서에는 재용 씨 부인 박상아 씨와 박 씨 어머니 윤양자 씨가 공동으로 서명했다. 이번에 몰수된 전씨 일가의 미국 내 재산 122만6천 달러는 차남 재용 씨 소유의 주택 매각대금과 재용 씨 부인 박씨의 미국내 투자금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금 가운데는 2003년 박씨가 구입한 존스크릭 고급주택 매각대금이 포함돼 있다.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전씨의 장인 이규동 씨는 2000년 전재용 씨가 소유한 비자금 계좌에 2000만달러를 송금했다. 재용 씨는 이 돈을 여러 은행에 분산 예치했으며, 이중 일부를 2003년 존스크릭에 위치한 고급주택 구입에 사용했다. 검찰은 “재용 씨는 존스크릭 주택을 36만5000달러에 구입했지만, 이를 충당할만한 특별한 자금이 없었다”며 “존스크릭 저택은 비자금으로 구입했다고 볼수밖에 없다”고 밝혔다.재용 씨는 이 주택을 2004년 되판 후, 이 돈을 2005년 뉴포트비치의 224만달러짜리 고급주택 구매자금에 보탰다. 이 고급주택의 매각대금 잔여분 72만6000달러는 지난해 2월 연방법무부에 몰수된바 있다. 연방법무부는 또 지난해 9월 초에는 펜실베이니아 주 동부지방법원으로부터 박 씨의 투자금 50만 달러에 대한 몰수 영장도 받아냈다. 법무부는 당시 투자금 50만 달러의 소유주와 관련해선 전 씨의 며느리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당시 현지 언론은 박 씨가 투자이민 비자인 EB-5를 받기 위해 2009년 4월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컨벤션센터에 투자한 돈이라고 보도했다. 연방법무부는 향후 절차를 거쳐 몰수한 122만6000달러를 한국 정부에 돌려줄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법무부는 이외에도 한미 수사 공조를 통해 한국 정부가 전씨 일가의 재산 2천750만 달러(302억7천만 원)를 몰수하는데도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재산의 구체적인 성격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이종원 기자

2015-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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