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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의 4월 총선에도 적극 참여를

한국의 4월 국회의원 선거(총선)를 앞두고 미주 한인들 사이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관심을 끌 만한 요인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접전 양상이 펼쳐지면 해외 유권자의 표도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갖는다. 선거철이 되면 한국의 정치인들이 미주를 방문해 한표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이러한 현상은 다른 이민사회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인도계 이민자들도 4월에 열리는 인도 총선에 관심이 많다고 한다. 현재 집권당인 인도국민당(BJP)을 이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3연임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모디 총리는 인도의 테크놀로지 산업 성장과 미국과의 협력 강화 등을 강조하고 있어 미국 내 인도계 이민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게 아빈드 파나가리야 콜럼비아대 교수의 설명이다.     멕시코 역시 오는 6월 대통령선거와 총선이 함께 열려 멕시코계 이민자들의 관심이 많다. 멕시코는 제도혁명당(PRI)이라는 정당이 70여년간 장기 집권했지만 2000년 이후에는 선거 결과에 따라 집권당이 달라지고 있다.  올해는국가재건운동당(MORENA)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전 멕시코시티 시장이 대통령 선거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어, 만약 승리하게 되면 멕시코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내 멕시코 이민자들의 직접 투표율은 저조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미국 내 멕시코계 인구는 40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지만, 유권자 등록을 마친 멕시코계 미국인은 7만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세계적 관심 속에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 역시 대만계 미국인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한다. ‘친미, 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대만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중국이 어떤 외교적 대응에 나설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만계 미국인들의 대만 선거 참여는 쉽지 않다. 70만 명에 달하는 대만계 미국인 가운데 유권자 등록을 마친 사람은 4000명에 불과했다고 한다. 한 대만계 언론인은 “대만까지 직접 날아가서 투표할 여유가 없는 대만계 미국인들의 불만이 크다”며 “정치권이 제도적으로 재외국민의 선거참여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민정책연구소의 캐슬린 뉴랜드 연구원은 해외 유권자의 투표권을 인정하는 국가는 많지만 각국의 선거 제도와 투표 방법은 다르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인도와 대만 출신 이민자들은 본국 선거에 투표할 수는 있지만, 이들 국가에는 재외국민 투표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미국 내 유권자들은 투표권을 행사하려면 직접 본국까지 가서  투표하는 방법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한국 정부의 재외국민 투표 제도는 인도나 대만보다 굉장히 앞선 시스템이다. 유권자 등록도 편하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 내 투표소가 설치된 곳을 찾아 투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투표소 부족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지만 개선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내 재외국민들의 재외선거인 등록 마감이 오는 2월 10일로 다가왔다. 유권자 등록은 선관위 재외선거 홈페이지(ova.nec.go.kr)를 통해 간편하게 할 수 있다. 또 관할 지역 총영사관을 직접 방문하거나 순회영사를 통해서도 등록이 가능하며, 이메일(ovla@mofa.go.kr) 혹은 우편 접수도 할 수 있다.      한인 유권자들도 4월 10일(한국시각) 열리는 제22대 총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인 사회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한국 총선 멕시코계 이민자들 인도계 이민자들 대만계 언론인

2024-01-21

[기고] 유권자는 주머니 사정에 따라 투표한다

2024년 대통령 선거가 이제 1년도 남지 않았다. 2020년에 이어 내년에도 양당 후보들은 한인 등 아시안 이민자 표심에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치권이 점점 양극화되고 양당의 표차가 점점 줄어들면서, 한표 한표가 선거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 유권자들은 공화당보다 민주당을 더 지지한다는 통념이 있었다. 그러나 이런 통념이 과연 맞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고 한다. UC리버사이드 교수이자 연구기관 아시아·태평양계 데이터(AAPI Data) 창립자인 카식 라마크리쉬난에 따르면, 베트남계 미국인은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하고, 반대로 일본계와 인도계 미국인들은 민주당 성향이 강하다. 그는 “인도계 유권자의 성향과 달리, 최근 비벡 라마스와미와 니키 헤일리 등 인도계 대선주자들이 공화당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재미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추세는 바뀌고 있다. 2016년 대선을 계기로 아시안 표심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기에 인도계와 중국계 미국인들은 공화당 지지로 바뀐 경향이 있다고 라마크리쉬난 교수는 지적한다.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세력인 라티노 유권자들도 바뀌고 있다. 로욜라 메리마운트 대학의 클라우디아 산도발 교수는 “라티노 유권자들이 왼쪽으로 기울긴 했지만, 라티노 남자 유권자들은 점차 공화당을 지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네바다주 라티노 유권자 가운데 공화당을 지지하는 남성은 48%로  24%인 여성에 비해 두 배나 높았다. 그뿐만 아니라 젊은 라티노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젊은 라티노 유권자의 37%는 “민주당이 라티노 커뮤니티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 중 3분의 1은 공화당이 라티노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흑인 유권자들의 민주당 지지세도 꺾이고 있다. 그동안 미국 대선은 흑인 유권자들이 많이 투표할수록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있었다. 이에 대해 조지타운 대학 자밀 스캇 교수는 “내년 선거에서 흑인 표심 문제는 두 가지가 있다”며 “그중 하나는 흑인들이 지지 정당을 바꿀 것인지, 또 하나는 얼마나 많은 흑인 유권자들이 투표소에 나올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라고 반문하며, 바이든 행정부가 대학생 학자금 탕감 문제 등 흑인 유권자의 표심을 얻는 데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하고 스몰 비즈니스를 지원했으며, 흑인 판사를 지명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조치들이 겉보기엔 좋지만 눈에 보이는 결과를 창출했지는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권자들은 결국 주머니 사정에 따라 투표하는 사람들”이라며 “흑인들이 당장 지지정당을 바꾸지는 않겠지만, 유권자의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지면 투표장에 나와 오랜 시간 기다리며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젊은 흑인 유권자들 가운데는 민주당을 위한 ‘닥치고 묻지마 투표’ 태도에 불만을 가지는 사람이 많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처럼 한인을 비롯한 이민자 출신 유권자들은 현 정치권을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의회 폭동사태’와 관련된 ‘사법 리스크’에 처해 있는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문제지만, 인플레와 높은 집값에 제대로 대처 못 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도 걱정스럽다.     내년 대선에서 한인 등 아시아·태평양계의 표심을 얻고 싶은 후보는 이런 우려에 대답하고 새로운 미래를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유권자 주머니 인도계 유권자 아시안 유권자들 흑인 유권자

2023-12-26

종이잡지 접고 온라인 전환, 구독 3배 증가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던 매거진 산업을 과감하게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해 구독자를 3배나 늘린 소수계 언론이 있다. 바로 인도계 매거진 ‘인디아 커렌츠(india currents)’다.     지난 1987년 설립된 인디아 커렌츠는 서부 지역에서 가장 오랜 역사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도계 매거진이다.   본지는 지난 31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캘리포니아 소수계 언론 시상식'에서 인디아 커렌츠의 반다나 쿠마르 대표를 만나 디지털 시대에 발맞춘 소수계 언론 산업의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매거진에 대해 소개해달라.     “지난 1987년에 시작해 36년 동안 인도계 이민 1세대를 주된 독자층으로 커뮤니티의 주요 소식을 전하고 정부 지원 서비스 등 필요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직원은 모두 인도계로, 편집장 3명과 정규직 및 프리랜서 기자 8명까지 총 11명이다. 과거 매달 3만 부 이상씩 발행했고 지난 2000년부터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온라인 플랫폼도 도입했다.현재는 온라인으로 완전히 전환하면서 구독자는 50만 명이 넘는다.”   -매거진은 어떻게 시작했나.     “1986년 사별한 전 남편의 유학길을 따라왔다. 그 당시 인도계 이민자들은 흩어져 살고 있었기 때문에 커뮤니티라는 개념이 없었다. 개인적으로도 아는 사람도 없어 외로웠다. 그래서 처음에는 비즈니스 목적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연결을 목적으로 인디아 커렌츠를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이곳이 커뮤니티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온라인으로 전면 전환했다. 계기가 있나.   “32년 만에 종이 매거진 발행을 중단하고 지난 2019년 전면 온라인화했다. 수년째 광고가 현격히 줄면서 더는 종이 잡지를 고집할 수 없었다. 페이스북 등 SNS로 개인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시대에 사람들이 더는 종이에 광고하지 않았다. 우리는 잡지 발행비와 청구서, 급여 등을 모두 감당할 수 없어 과감한 결정을 했다. 이 문제는 비단 인도계뿐만 아니라 모든 소수계 종이 언론들의 오늘날 현실이다.”   -수익은 어떻게 얻나.   “온라인으로 전환할 당시 동시에 비영리 언론단체로 등록하면서 수익 구조 자체를 바꿨다. 현재는 기부자들의 자선 기부와 정부 에이전시, 언론재단, 기업 등의 지원금을 통해 운영되고 있다. 당사의 웹사이트, 소셜 미디어, 주간 뉴스레터 등 구독은 모두 무료다. 물론 이로 인해 우리는 인력 규모를 축소해야 했다. 하지만, 구독자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던 2015년 기준 17만2000명에서 전면 온라인으로 전환한 후 2022년 기준 51만4736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구독료로 수익을 올릴 수는 없지만 늘어난 구독자 수는 기부 단체들에게 우리의 영향력을 반증하고 결국 수익을 창출하는데 기반이 된다.”   -운영 방식의 전환이 쉽지 않았을 거 같다.     “많은 사람이 반대했고 실패할 거라 말했다. 특히 온라인으로 전환하면 매거진의 본질을 잃을 거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손에 잡히는 종이 매거진과 달리 인터넷 글은 접근은 쉽지만,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 광고를 통한 수익과 시니어 독자층을 줄어들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지난 30년간 쌓아온 우리 브랜드 이름을 믿었고 새로운 독자층이 가져다줄 또 다른 이익들을 기대했다.”   -현재 인도계 커뮤니티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인가.     “이민 1세대들의 고령화다. 인도에서는 250개의 언어가 있다. 그래서 이민 1세대들은 기본적으로 영어를 읽을 줄 알지만 말을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메디켈, 소셜시큐리티 등 정부 서비스나 정보에 대한 접근성도 떨어진다. 또 기존의 아시안 문화와 달리 가족과 같이 살지 않아 시간을 보낼 때 주류 커뮤니티 센터를 자주 오가는데 식사도 문화도 맞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 깊은 논의가 필요한 문제들이다.”     -소수계 언론으로서 정체성을 지키는 방법은.   “각자 커뮤니티의 문화를 기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역에서 열리는 인도 무용 공연에 대해 뉴욕타임스가 기사를 내주지 않는다. 각 커뮤니티의 유산을 지키고 가치를 부여해 알리는 일은 그 커뮤니티의 언론이 가장 잘 알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 아이들이 잊어서는 안 되는 모든 것들을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종이잡지 온라인 전면 온라인 인도계 매거진 온라인 플랫폼

2023-09-05

“중위 연소득 인도계 12만불, 한인 7만불”

아시아계는 부유하고 고학력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출신 국가에 따라 소득과 학력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15일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 결과 아시아계의 2019년 연간 중위 소득은 8만5800달러로 전체 가구의 중위소득인 6만1800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또한 아시아계는 25세 이상 인구에서 대학 학사 이상의 학력 보유자가 54%인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나이대의 전국민 중 이 비율이 33%인 것과 비교하면 큰 격차다.   하지만 출신 국가별로 세분화하면 편차가 컸다. 인도계의 중위소득은 11만9000달러로 전국민 평균의 2배에 달했던 반면 미얀마계의 중위소득은 4만4400달러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한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인도와 미얀마의 중간쯤인 7만2200달러였다.   교육 수준도 인도계(75%), 스리랑카(60%)계, 중국계·파키스탄계·한인(이상 57%), 일본계(52%)의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 비율은 50%를 넘겼지만, 캄보디아·베트남·라오스계 등 동남아시아인의 30%는 고교 졸업장조차 따지 못했다.   아시아계라고 하나로 표현하지만 출신 국가에 따라 출발점이 다르다고 퓨리서치센터의 닐 루이스 인종·민족 연구 부책임자는 밝혔다.   예를 들어 첨단기업의 고소득 일자리를 보장받고 온 인도계 이민자와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피해 도망친 미얀마계 망명인을 동일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계 인구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배로 늘어 현재는 2200만 명에 달한다.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인종 그룹인 아시아계는 2060년에는 그 규모가 4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퓨리서치센터는 내다봤다.   덩치는 커졌지만, 아시아계는 고학력에 부유하고 성공한 이민자의 전형으로 편중되게 그려지고 있다. 소수에 불과한 일부 사례를 일반화하다 보니 학교 현장에선 아시아계 학생이 조용히 있으면 실제로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일지라도 학습 내용을 이해한 줄 알고 넘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퓨리서치센터는 지적했다.   또한 아시아계는 주류 사회가 만든 ‘모범적 소수자’란 틀에 갇혀 증오 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등 이중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엘런 우 인디애나대 역사학 교수는 “아시아계는 인종차별과 적대감,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주장해야 했다”고 말했다.연소득 인도계 인도계 이민자 출신 국가별 아시아계 인구

2022-05-16

“인도계 연 12만불 벌 때 한국계는 7만불”

아시아계 미국인이라고 하면 부유하고 고학력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출신 국가에 따라 소득과 학력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15일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 결과 아시아계 미국인의 2019년 연간 중위 소득은 8만5800달러로 미국 전체 가구의 중위소득인 6만1800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또한 아시아계는 25세 이상 인구에서 대학 학사 이상의 학력 보유자가 54%인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나이대의 전체 미국인 중 이 비율이 33%인 것과 비교하면 큰 격차다.   하지만 출신 국가별로 세분화하면 편차가 컸다. 인도계의 중위소득은 11만9000달러로 미국 전체 평균의 2배에 달했던 반면 미얀마계의 중위소득은 4만4400달러로 미국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미국 내 한인 가구의 중위소득은 인도와 미얀마의 중간쯤인 7만2200달러였다.   교육 수준도 인도(75%), 스리랑카(60%), 중국, 파키스탄, 한국(이상 57%), 일본(52%)의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 비율은 50%를 넘겼지만, 캄보디아, 베트남, 라오스 등 동남아시아인의 30%는 고교 졸업장조차 따지 못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이라고 싸잡아 표현하지만 출신 국가에 따라 출발점이 다르다고 퓨리서치센터의 닐 루이스 인종·민족 연구 부책임자는 밝혔다.   예를 들어 첨단기업의 고소득 일자리를 보장받고 미국으로 온 인도인 이민자와 미얀마 군부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온 미얀마 망명인을 동일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시아계 미국인 인구는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배로 늘어 현재는 2200만명에 달한다.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인종 그룹인 아시아계는 2060년에는 그 규모가 4600만명에 달할 것으로 퓨리서치센터는 내다봤다.   덩치는 커졌지만,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는 고학력에 부유하고 성공한 이민자의 전형으로 편중되게 그려지고 있다.   소수에 불과한 일부 사례를 일반화하다 보니 학교 현장에선 아시아계 학생이 조용히 있으면 실제로는 도움이 필요하다는 뜻일지라도 학습 내용을 이해한 줄 알고 넘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퓨리서치센터는 지적했다.   또한 아시아계는 주류 사회가 만든 ‘모범적 소수자’란 틀에 갇혀 증오범죄의 희생양이 되는 등 이중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엘런 우 인디애나대 역사학 교수는 “아시아계 미국인은 인종차별과 적대감,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주장해야 했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인도계 한국계 출신 국가별 아시아계 학생 인도인 이민자

2022-05-16

[시론] '인종차별’이라는 이름의 독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스탠퍼드대학을 거쳐 산호세에 이르는 지역은 애플,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비롯한 수많은 컴퓨터 회사들이 자리 잡고 있는 첨단기술 지역이다. 주민 중 외국인, 외국학생들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들 외국계 주민들의 대부분이 아시안이며 아시안 중에서 가장 눈에 띄게 많은 사람들이 인도계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한 회사의 최고경영자를 포함해 많은 회사의 CEO가 인도 출신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인도계는 첨단 컴퓨터 기술에서만 큰 성공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리콘밸리를 포함해 북가주 전체의 많은 의사들이 인도계다. 미국 내 의사의 인종분포를 찾아보니 백인 의사가 56%, 아시안이 17%이다. 인도계만의 비율을 알 수는 없지만 한 가지 주목할 현상이 있다. 현재 미국 내 병원에서 근무하는 레지던트 중 20%가 인도계라는 통계다. 수년 안에 미국 내 의사 5명 중 1명이 인도 출신 의사일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환자들은 백인 의사를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가 갑자기 인도 출신 의사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수년 전부터 건강을 돌보아 주었던 의사 중 몇 명이 인도계이기 때문이다.     마침 최근에 읽었던 단편소설 중 인도계 의사 한 명이 모국인 인도에서 겪었던 심한 인종차별을 주제로 한 작품이 있다. 소설의 제목은 ‘독(Poison)’이고, 저자는 영국 소설가 로얼드 다알이다. 등장하는 인물은 친구 사이인 해리와 팀버라는 두 명의 영국인들과 이웃에 사는 인도 의사 갠더베이 등 3명이다.     20세기 초 배경은 인도 한 타운에 있는 방갈로다. 어느 날 팀버가  밤늦게 귀가 하니, 친구 해리의 방에 불이 켜져 있고 문을 노크해 보니 해리가 작은 소리로 팀버를 방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지금 자기 배 위에 독사(크레틴)가 올라와서 잠을 자고 있어 두 시간 동안 꼼짝 못한 채 누워있었다고 속삭였다. 팀버는 즉시 이웃에 사는 인도 의사 갠더베이 를 불러왔고, 의사는 방에 들어와 상황을 보더니 가방에서 필요한 약품과 기구를 꺼내 완전 침묵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필요한 조치를 했다. 두어 시간이 지난 후 의사는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내 보니 독사는 없었고, 있었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의사가 물었다. “해리씨, 크레틴을 진짜로 보셨어요? 혹시 꿈을 꾸신 것 아니에요?” 그러자 잠옷차림으로 침대 위에 서서 “이제 살았다” 소리치던 해리는 의사에게 욕설을 쏟아냈다. “시궁창 속 더러운 쥐새끼야, 내가  거짓말을 했단 말이냐?” 아무 대꾸를 안 하는 의사에게 해리는 계속 “이 시커먼 힌두야…”라고 소리쳤다.     의사는 아무 말 없이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옆에 있던 팀버가 얼른 의사를 따라 밖으로 나오면서 친구를 대신해 사과를 했다. 그때서야  의사는 “당신 친구, 휴가가 필요한 것 같네요”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가버렸다.     저자 자신도 영국인이지만 남의 나라에 와서 400년 동안 주인 노릇을 했던 자기 조상들의 오만과 편견을 담담하게 그렸다.     이야기의 제목인 ‘독’은 뱀의 독이 아니고, 인종차별의 독을 의미한다는 것이 평론가들의 해석이다. 김순진 / 교육학 박사시론 인종차별 이름 인도계 의사 친구 해리 인도 출신

2022-05-04

[시론] ‘인종차별’이라는 이름의 독

샌프란시스코에서부터 스탠퍼드대학을 거쳐 샌호제에 이르는 지역은 애플,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비롯한 수많은 컴퓨터 회사들이 자리 잡고 있는 첨단기술 지역이다. 주민 중 외국인, 외국학생들의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이들 외국계 주민들의 대부분이 아시안이며 아시안 중에서 가장 눈에 띄게 많은 사람들이 인도계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거대한 회사의 최고경영자를 포함해 많은 회사의 CEO가 인도 출신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인도계는 첨단 컴퓨터 기술에서만 큰 성공을 이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실리콘밸리를 포함해 북가주 전체의 많은 의사들이 인도계다. 미국 내 의사의 인종분포를 찾아보니 백인 의사가 56%, 아시안이 17%이다. 인도계만의 비율을 알 수는 없지만 한 가지 주목할 현상이 있다. 현재 미국 내 병원에서 근무하는 레지던트 중 20%가 인도계라는 통계다. 수년 안에 미국 내 의사 5명 중 1명이 인도 출신 의사일 것이라는 예측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환자들은 백인 의사를 선호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가 갑자기 인도 출신 의사들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수년 전부터 건강을 돌보아 주었던 의사 중 몇 명이 인도계이기 때문이다.     마침 최근에 읽었던 단편소설 중 인도계 의사 한 명이 모국인 인도에서 겪었던 심한 인종차별을 주제로 한 작품이 있어 간단히 소개한다. 소설의 제목은 ‘독(Poison)’이고, 저자는 영국 소설가 로얼드 다알이다. 등장하는 인물은 친구 사이인 해리와 팀버라는 두 명의 영국인들과 이웃에 사는 인도 의사 갠더베이 등 3명이다.     20세기 초 배경은 인도 한 타운에 있는 방갈로다. 어느 날 팀버가  밤늦게 귀가 하니, 친구 해리의 방에 불이 켜져 있고 문을 노크해 보니 해리가 작은 소리로 팀버를 방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지금 자기 배 위에 독사(크레틴)가 올라와서 잠을 자고 있어 두 시간 동안 꼼짝 못한 채 누워있었다고 속삭였다. 크레틴은 인도 토종 독사로 길이는 짧지만 물리면 사람, 동물 모두 즉사한다. 팀버는 즉시 이웃에 사는 인도 의사 갠더베이 를 불러왔고, 의사는 방에 들어와 상황을 보더니 가방에서 필요한 약품과 기구를 꺼내 완전 침묵 속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필요한 조치를 했다. 두어 시간이 지난 후 의사는 조심스럽게 이불을 걷어내 보니 독사는 없었고, 있었던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의사 물었다. “해리씨, 크레틴을 진짜로 보셨어요? 혹시 꿈을 꾸신 것 아니에요?” 그러자 잠옷차림으로 침대 위에 서서 “이제 살았다” 소리치던 해리는 의사에게 욕설을 쏟아냈다. “시궁창 속 더러운 쥐새끼야, 내가  거짓말을 했단 말이냐?” 아무 대꾸를 안 하는 의사에게 해리는 계속 “이 시커먼 힌두야…”라고 소리쳤다.     의사는 아무 말 없이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옆에 있던 팀버가 얼른 의사를 따라 밖으로 나오면서 친구를 대신해 사과를 했다. 그때서야  의사는 “당신 친구, 휴가가 필요한 것 같네요”라는 한마디를 남기고 가버렸다.     저자 자신도 영국인이지만 남의 나라에 와서 400년 동안 주인 노릇을 했던 자기 조상들의 오만과 편견을 담담하게 그렸다.     이야기의 제목인 ‘독’은 뱀의 독이 아니고, 인종차별의 독을 의미한다는 것이 평론가들의 해석이다.   김순진 / 교육학 박사시론 인종차별 이름 인도계 의사 친구 해리 인도 출신

202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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