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칼럼] 한인 대통령 후보, 꿈은 이루어진다
그런데 당시 공화당 대통령 대선 후보 도전자 가운데는 인도계가 한 명이 더 있었다. 역시 이민 2세인 비벡 라마스와미였다. 그는 하버드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엘리트다. 바이오기업 로이반트 사이언스를 창업해 백만장자 반열에 오른 사업가다. 그는 당시 공화당 후보로 등록하며 대선 공약으로 기후변화와 성 소수자 관련 이슈 등을 내세워 기존 공화당 후보들과는 차별된 행보를 보여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인도계의 대선 도전은 과거에도 있었다.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바비 진덜 전 루이지애나 주지사다. 그의 본명은 피유시 진덜로 당시 함께 출마했던 마르코 루비오보다 1개월이 어려 최연소 후보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진덜 전 주지사 역시 하버드 의대, 예일대 로스쿨에 동시 합격하고서도 로즈 장학금을 받으며 옥스퍼드 대학교에 유학해 23세에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은 엘리트다. 이후 매켄지&컴퍼니에 입사했다가 정계로 발을 들여 24세에 루이지애나 주 보건부 장관, 30살에 연방 보건부 차관보를 맡으며 젊은 정치인으로 승승장구했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 덕에 그는 2009년 첫 인도계 주지사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는 이런 인기를 바탕으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지지율이 1%도 못 미쳐 결국 중도 사퇴했었다. 하지만 그의 대선 도전으로 미국 유권자들은 이제 ‘인도계 대선 주자’가 전혀 낯설지 않다는 인식을 갖게 됐다.
민주당에도 많은 인도계 정치인이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물러날 경우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도 인도계 정치인으로 꼽힌다.
또 연방 하원의원에는 로 칸나, 아미 베라 의원이 있다. 둘 다 캘리포니아 출신이다. 워싱턴 주에는 프라밀라 자야팔, 일리노이 주에는 라자 크리슈나무르티, 미시간 주에는 슈리 타네다르 의원이 인도계 정치인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인도계 정치인이 많이 배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관련 감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는 커뮤니티의 힘 덕분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인도계 커뮤니티는 정치인으로 출마하는 후보를 위해 똘똘 뭉친다. 이민자 출신인데도 인도계 주지사가 여럿 배출된 이유”라며 “정치인 배출을 위해 커뮤니티가 단합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부럽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가 러닝메이트로 낙점한 J.D. 밴스 공화당 상원의원의 아내가 인도계로 알려지면서 주류 언론들은 그녀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그녀 역시 인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다. 예일대를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하고 케임브리지대에서 장학생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이 엘리트 여성은 존 로버츠 주니어 연방대법원장의 재판연구원 등을 하며 법조인으로서의 경력을 쌓았다.
한인 사회는 11월 선거에서 앤디 김 후보의 연방 상원 입성 여부를 가장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기금 모금 활동 등 힘을 모으고 있다. 인도계 커뮤니티처럼 곧 한인 주지사, 대통령 도전자도 나왔으면 좋겠다. 꿈은 이루어진다.
장연화 / 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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