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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문 회장 이름, 버클리 기념비에 새겼다

지난 3월 UC버클리에 100만 달러를 기부한 이종문(95·사진) 암벡스벤처그룹 회장〈본지 3월 29일자 A-3면〉이 ‘버클리를 만든 사람들’ 기념비에 이름을 올렸다.   UC버클리는 지난 달 25일 도(DOE)도서관 앞에서 고액 기부자의 이름을 새긴 버클리를 만든 사람들(Builders of Berkeley) 초청 행사를 열었다. 도서관 앞 광장 양옆 기념비에는 올해 100만 달러 이상 기부한 이들의 이름이 영어로 새겨졌다.   이날 UC버클리 측은 이종문 회장 등 100만 달러 이상 기부자를 초청해 감사패 등을 전달했다. 이 회장은 아내 레이코 이씨와 함께 참석해 부부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를 둘러봤다.   이날 행사에서 UC버클리 캐럴 크리스트 총장은 기부자의 숭고한 뜻으로 새로운 연구를 진행하고 학생들에게 더 나은 학업 환경을 조성해줄 수 있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회장이 기부한 100만 달러는 UC버클리 동아시아도서관 한국 관련 자료 확보에 쓰일 예정이다. 대학 도서관 측이 한국학 도서 구매를 위해 거액을 기부받은 건 북미에서는 처음이다. 지난 3월 대학 측은 기증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동아시아도서관 한국 컬렉션을 ‘이종문 한국 컬렉션’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한인들이 자신의 뿌리를 정확히 아는 데 평생 모은 재산을 쓰고 싶다”며 “한인사회 여러분이 공동체 의식을 가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국 종근당 창업주 고 이종근 회장의 동생인 이종문 회장은 1982년 미국에서 IT업체 다이아몬드 미디어를 창업하며 부를 일궜다. 이 회장은 1995년 회사 매각을 통해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했다. 현재 암벡스벤처그룹 회장으로 IT 기업 투자와 함께 사회공헌과 자선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이미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박물관에 1600만 달러, 스탠퍼드대 국제학 연구 400만 달러 등을 기부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버클리 이종문 uc버클리 동아시아도서관 이종문 회장 이종문 한국

2023-11-01

"한인 노벨상 배출의 길 찾고 있다"…실리콘밸리 벤처 선구자 이종문 엠벡스그룹 회장

실리콘밸리 1세대 벤처 기업가이자 사회사업가인 이종문 엠벡스(Ambex) 벤처그룹 회장이 지난 3월 UC버클리 동아시아도서관에 깜짝 모습을 드러냈다. 한인 커뮤니티는 물론 주류 사회에도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가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이곳에 나타난 건 한국 자료 구매용으로 100만 달러의 기부금을 도서관에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이 회장은 20~30대에 한국 국립중앙도서관 사서관이자 연세대학교 강사(도서관학) 한국도서관협회(교육부 산하) 상무이사 겸 사무국장을 맡았을 만큼 잘나가던 도서학자였다.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자의 길을 걷는 듯했지만 40대 중반 미국으로 훌쩍 떠나 골프채를 판매하는 세일즈맨으로 변신했다. 그리고 남들은 은퇴를 준비하는 50대 중반에 실리콘 밸리에 소프트웨어개발업체 '다이아몬드멀티미디어시스템'을 설립하더니 10년도 채 안 돼 나스닥에 상장시켜 10억 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이후에도 이 회장의 걸음은 남들이 다니지 않는 곳을 향했다. 1995년 회사를 성공적으로 매각하며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했지만 사회공헌과 자선활동을 하는 사회사업가이자 자선가의 길을 선택했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안 박물관 건립을 위해 1500만 달러라는 거액을 쾌척하고 하이 테크놀로지 기업 엠벡 벤처그룹을 설립해 차세대 벤처 기업에 투자하고 교육하기 위해 스탠퍼드 대학에 200만 달러 KAIST에 200만 달러 등을 기부하는 등 끊임없이 지원했다.   한번 바꾸기도 쉽지 않은 인생의 진로를 거침없이 바꾸며 걸어간 그는 늘 언론의 관심 대상이었지만 두문불출해왔다. 그러다 올해 다시 한번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움직인 것이다. 오랜만에 한인 커뮤니티에 소식을 전한 이 회장은 구순을 훌쩍 넘었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여전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사람을 만나고 강연하면서 바쁜 스케줄을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더 심혈을 쏟는 일은 공부였다. 시간이 날 때는 산더미처럼 책이 쌓여 있는 서재에 파묻혀 공부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공부를 아직도 하고 계시느냐"는 질문에 이 회장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한인 커뮤니티가 이제는 노벨상 수상자들을 배출해야 할 때가 됐다. 그 길을 찾고 있다."   -무슨 뜻인가.   "그동안 한인 커뮤니티는 외적 성장 경제력 성장에 주력해왔다. 한인 이민자 1세들은 경제적 안정이 우선이었다. 우린 먹고살기 위해 이민을 왔다. 그래서 사업을 일구고 좋은 집을 사는 삶이 먼저였다. 하지만 2~3세들은 다르다. 그들은 밥을 먹기 위해 공부하고 직업을 찾는 세대가 아니다. 자신들의 꿈을 이루는 삶을 살아야 한다."   -전문직에 진출하는 2~3세들이 많다.   "지금 한인 2~3세들이 진출해 있는 분야는 제한돼 있다. 가장 많고 보편적인 분야가 여전히 변호사 의사 회계사 등이 아닌가. 우리가 말하는 2세들의 전문직은 안정적인 생활을 하라는 1세 부모들의 뜻이 담긴 직업이다. 그건 자신들의 꿈을 이루는 삶이 아니다."   -꿈이라면.   "이민 역사가 120년이 됐지만 한 분야에 오랫동안 머물고 업적을 이룬 한인을 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학문 분야는 불모지다.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평생 공부해야 하는 쉽지 않은 길이다. 그러다 보니 한인 부모들은 그런 길을 가겠다는 자녀를 말린다.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다양한 기초 학문 분야에 남아서 연구하는 중국계와 일본계들은 많다. 이미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는 결과가 이를 입증한다. 같은 소수계이자 이민자 커뮤니티이지만 우리와는 큰 차이다."   -'한인 2세 노벨상 수상'이라는 목표가 아직은 낯설다.   "그렇지 않다. 가능성이 높지만 그동안 한인 커뮤니티가 생각을 못 하고 기대하지 않고 있을 뿐이다. 지금 미국사회를 봐라. 한식 K팝과 K드라마 등에 열광을 한다. 그만큼 한국과 한인 커뮤니티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인 2~3세들은 유능하고 똑똑하다. 문화와 예술뿐만 아니라 학문 분야도 도전한다면 분명 빠르게 두각을 보일 것이다."   -어떤 학문 분야를 가리키나.   "컴퓨터 시대 인공지능 시대가 시작됐다고 하지만 그럴수록 기초 학문이 더 단단해야 발전한다. 그래야 남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하려면 기초과학 지식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코딩을 안다고 컴퓨터 시대를 사는 건 아니다. 이 모든 건 책 속에 답이 있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은 책에서 배웠다. 우리가 속한 이 사회에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알면 더불어 더 잘살아갈 수 있다."   -한인사회가 도전할 분야는.   "기초 학문 분야다. 그래서 주류 대학과 연구소 싱크탱크에 한인 2~3세들이 많이 진출해야 한다. 지금 한국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지식을 미국 학자들을 통해 듣는다. 한국 관련 자료와 정보를 보려면 영어 논문이나 자료를 찾는 게 현실이다. 그 유명한 버클리 동아시아도서관에 한인 2~3세들이 쓴 한국 관련 논문과 책이 많지 않다. 오히려 중국계나 일본계 학자들이 한국을 연구한 자료가 더 많다. 120년 이민사를 가진 한인 사회로서 조금 창피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을 연구하는 한인 2~3세들이 많았으면 한다. 한인 후손들이 연구하는 한국과 미국인 학자들의 연구 논문은 분명히 다르다. 우리 한인 후손들이 한국에 대한 연구를 리드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날이 곧 올 것이다."   -벤처 기업가가 학문을 강조하니 조금 놀랍다.   "벤처기업은 기초 학문이 단단해야 탄생할 수 있다. 이론과 바탕이 없다면 잠깐 반짝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힘들다. 장기적인 성장을 기대한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계속 기술을 연구해야 한다. 그러려면 공부해야 한다."   -'실리콘 밸리의 신화'를 썼다. 한인 기업계에 기대하는 바는.   "이제 한인 기업들이 진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한국의 경제는 이제 세계 상위권에 올라섰다. 강해진 모국의 경제력을 뒷받침할 수 있는 한인 사회가 돼야 한다."   이 회장은 이 말과 함께 오는 10월 오렌지카운티에서 열리는 세계한상대회를 언급했다. 이 회장은 꼭 28년 전인 1995년 전 세계 한상들을 한국에 불러 시작한 한상대회가 성장해 이제는 한국을 떠나 캘리포니아 오렌지카운티에서 개최된다는 사실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이 회장은 당시 서울 힐튼호텔에서 8월 31일부터 9월 2일까지 2박 3일 동안 열린 세계한인상공인대회의 대회장을 맡아 지구촌 곳곳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한국 기업인들을 불러 모았다. 이 회장의 초청으로 당시 참가한 한상인들은 20여 개국에서 400여 명에 달했다.   이 회장은 "당시 한국 경제는 수출이 절박했었다. 세계한상대회를 구상한 건 한국을 방문하는 한상들이 모국과의 무역을 늘려 한국의 경제 성장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한상대회와 오는 10월 한상대회를 비교한다면.   "지금의 한국으로 성장할 수 있던 건 미주 한상들이 한마음 한 뜻이 되어 모였기 때문이었다. 한국 수출을 돕기 위해 한인 바이어들은 한국에서 생산하는 아이템을 사들이고 교류하는데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해외에서 개최되는 한상은 이제 새로운 형태로 한국 경제에 기여해달라는 주문이다. 그만큼 한국 경제가 커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으로 한상대회에 전 세계 비즈니스맨들이 몰리는 엑스포 수준으로 키워야 한다. 그게 지금 한상들의 할 일이다."   -한인사회에 하고 싶은 말은.   "공동체 정신(community spirit)이 살아있는 한인사회가 됐으면 한다. 미국 사회의 기본은 공동체부터 시작한다. 이슈가 있으면 함께 논의해 문제를 풀어나가고 함께 걸어가는 것이 공동체 정신이다. 한인 커뮤니티가 이제는 주류사회에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 무엇보다 거주하는 지역 커뮤니티 활동에 활발하게 참여하길 바란다. 한인을 향한 아시안 인종차별도 증오범죄도 없어질 것이다."   허리를 꼿꼿이 펴고 성큼성큼 걷는 그의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한인사회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인터뷰 이종문 이종문 회장 특별 인터뷰

2023-07-04

이종문 회장, UC버클리에 100만불 기부

실리콘밸리 1세대 벤처 기업가이자 자선사업가인 이종문(95·사진) 암벡스벤처파트너스 회장이 UC버클리 동아시아도서관에 한국 관련 자료 구매를 위해 거액을 쾌척했다. 한인이 도서관에 자료 구매를 위해 기부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학교 측은 기증자의 뜻을 기리기 위해 동아시아도서관 한국 컬렉션을 ‘이종문 한국 컬렉션’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도서관 측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24일 UC버클리 동아시아도서관을 직접 찾아 한국 관련 책 구매용으로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버클리대 동아시아도서관은 인문·사회·과학 연구 자료만을 소장한 연구 도서관이다. 도서관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학 도서 구매를 위해 거액을 기부받은 건 북미에서는 처음이다.     2008년 4월 개관한 동아시아도서관은 연방의회 도서관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많은 동아시아 관련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곳으로 꼽힌다. 현재 한·중·일을 비롯해 동아시아 관련 자료만 90만 종 이상을 소장하고 있지만 한국 관련 책은 2022년 6월 기준으로 13만 권으로, 중국(63만권)이나 일본(43만권) 컬렉션보다 규모가 작다.     이 회장은 미국 내에 한국 관련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기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부금 전달식에도 이 회장이 직접 참석해 한국 컬렉션 담당자들을 격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1928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이 회장은 검정고시로 대학에 들어간 뒤 정부 지원을 받아 1958년 밴더빌트대로 유학을 가 도서관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의 도서관 사서 1호이기도 하다.     47세 때인 1975년 실리콘밸리에 정착했으며 1982년 설립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다이아몬드멀티미디어시스템’을 통해 당시 획기적인 IBM 컴퓨터와 애플 컴퓨터의 호환 시스템을 만들었다. 1995년 회사 매각을 통해 천문학적인 부를 축적했으며 현재 암벡스벤처그룹 회장으로 IT 기업 투자와 함께 사회공헌과 자선활동을 하고 있다.     1995년 미국 최대의 아시아전문박물관으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박물관에 1600만 달러를 기증해 박물관 이름이 ‘이종문 아시아예술문화센터’로 바꿨다. 이 회장은 한국의 제약사 종근당 창업주인 이종근의 막냇동생이다.   한편 동아시아도서관은 이 회장의 기부금을 토대로 앞으로 5년간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국제정치 및 정치 지리학 관련 자료, 한국인의 정체성 관련 자료, 한국 근현대사 관련 자료에 대한 자료를 수집할 예정이다. 또한 예산 부족으로 구매가 중단됐던 한국사 관련 기초자료(한국역대문집총서)와 한반도 평화 관련 기초자료도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도서관 측에 따르면 현재 소장 중인 한국역대문집총서의 경우 총 4000책 중 1권(V.1) 3000까지만 소장하고 있다. 한국역대문집총서는 한국 고대(신라)부터 근대(일제강점기)까지 주요 인물 3500여 명의 문집을 3000책으로 엮은 자료로, 한국 역사문화의 연구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료로 꼽힌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이종문 버클리 버클리대 동아시아도서관 uc버클리 동아시아도서관 동아시아도서관 한국

2023-03-28

[기자의 눈] 주인 없는 은행, 주인 있는 은행

나라은행의 이종문 이사장이 깜짝 은퇴를 선언했다. 상장기업인 나라은행의 지분 6.19%를 갖고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던 그가 '티벳과 네팔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교육 인프라를 세워주는 일에 매진하기 위해' 갑자기 사임을 발표한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종문 회장은 쉽사리 만날 수 없는 '대어'와도 같았다. 실리콘밸리에 살아 쉽게 만나지는 못해도 만날 때마다 '기삿거리'가 있었고 폭넓은 시각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해 배울 점도 많았다. 샌프란시스코에 자신의 이름을 딴 박물관이 있고 작년에 달라이 라마가 샌프란시스코를 찾았을 때는 사비로 환영 만찬을 열어 주기도 했던 그다. 와인 애호가이자 골동품 수집가이며 국제전략연구소와 아시아 소사이어티 등에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그에 대한 소개는 이쯤으로 해두고 이 전 이사장의 사임을 계기로 지배 주주가 있는 기업의 장단점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 전 이사장의 사임이 유난히 주목받는 건 그가 나라 내부에서 확고한 리더로 활동해 온 지배주주이기 때문이다. 한인은행가에서는 나라와 함께 윌셔은행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배 주주가 이사장으로 있는 케이스이다. 특정 이슈가 발생했을 때 강력한 리더십과 혜안으로 조직을 이끄는 지배주주가 있다면 그 어느 기업보다 탄탄하고 안정적인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이 될 수 있다. 그 반대로 지배주주가 없다면 회사 고위층이 분열돼 싸우는 내분이 잦을 수 있고 특정 사안에 의견일치가 이뤄지지 않아 혼란이 오랜 기간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지배주주가 있는 게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지배주주를 중심에 둔 '그들만의 리그'가 조직 내부에 형성될 수 있고 수백명의 직원과 그들의 가족까지를 책임져야 하는 기업이 한 개인의 입김에 의해 좌지우지 될 소지가 많다. 줄서기와 같은 사내정치가 심해지면 조직의 효율성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특히 금융회사는 공공기업의 성격이 강해 지배주주를 두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지배주주에 의해 '낙하산 인사'가 이뤄지고 공정하지 못한 경영 개입이 있을 수 있다. 경영진과 이사진이 지배주주 눈치를 보느라 해야 할 말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도 가능하다. 지배주주가 없는 경우도 장단점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기업 지배구조에 정답은 없다고 말한다. 특히 상장기업에서 한 개인이 5% 이상의 지분을 갖는다는 건 그 기업 스스로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그래서 연방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분 5% 이상을 소유한 투자자는 매매가 있을 때마다 그 내역을 공시하도록 해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도모하고 있다. 제각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결국은 제도를 운용하는 개개인의 문제이다. 이미 들어와 있는 지배주주에 나가라 할 수도 없고 지배주주를 새로 만들 수도 없는 노릇이다. 법적인 규제나 시스템 보완보다는 기업 스스로의 상황에 맞는 운용의 묘를 살리는 것이 해결책이 될 것이다.

2010-09-17

이종문 이사장 물러난 나라은행은…"다음 이사장 누가 되나" 은행권 시선 집중

나라은행의 이종문 이사장(81)이 지난 15일자로 전격 사임함에 따라 차기 이사장에 후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라은행은 오는 22~23일 양일간 월례 이사회가 예정되어 있어 이 모임에서 차기 이사장 선출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현재 뚜렷한 후보가 떠오르지 않고 있어 자칫 이사장 공석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은행권의 시각이다. 이 이사장의 사임으로 나라 이사회는 박기서 백제선 존 박 스캇 황씨 등 한인 4명과 스티븐 브로이디 루이스 코소 등 비한인 이사 2명 앨빈 강 행장을 포함 7명으로 구성된다. 이중 차기 이사장 후보로는 건축가로 잘 알려진 박기서 이사가 가장 유력한 인물로 꼽힌다. 박 이사는 지난 2006년 이 이사장이 은행과 지주사 이사장직을 사임했을 당시 자리를 이어받은 경험이 있고 그 이후에도 이 이사장과 은행의 주요 업무들을 챙겨왔다. 하지만 최근 개인적인 일들이 많아 이사장직을 맡을 지가 불확실하다. 또 백제선 이사의 경우 뉴욕에 거주하고 있어 거리상 한계가 있고 존 박 이사도 이런저런 이유로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캇 황 이사는 이사회 참여한 기간이 충분치 않다는 평이다. 스티븐 브로이디와 루이스 코소 등 2명은 은행 합류가 반년도 채 되지 않았고 비한인 사외이사라는 한계가 있다. 일부에서는 이 이사장이 사임을 결심하고 이미 차기 이사장에 대한 구상도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전 이사장은 지난 주 외지의 이사들이 텔레컨퍼런스로 참석해야 했을 정도로 긴급하게 이사회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사임 의사를 밝히고 이에 대한 논의를 벌였을 것으로 보인다. 나라 측은 이날 이사회에서 논의된 내용에 대해 "말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기 이사장이 누가 되더라도 대주주로서 이 전 이사장의 영향력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이사장도 1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라 주식을 매각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이사장의 경우 지난 5월5일 현재 보유 지분이 6.19%에 달하지만 그 외에 지분이 1% 이상인 이사는 없는 상황이다. 나라의 이사진 및 경영진의 지분 총합은 8.60%이다. 익명을 원한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 전 이사장이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은행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고 5% 이상 대주주는 매매시 반드시 SEC에 신고를 해야 해 쉬운 결정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결국 막후에서 대주주로 영향력을 행사하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물이 이사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 이사장의 사임으로 현 경영진의 행동 반경이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나라는 윌셔와 함께 이사장의 높은 지분율을 바탕으로 확실한 지배구조가 갖춰진 은행 가운데 하나였다"며 "이 이사장의 사임으로 차기 이사장이 누가 되더라도 나라 경영진에는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

2010-09-16

"경영 긍정적 변화 역할 다 해냈죠" 물러난 나라은행 이종문 이사장 일문일답

지난 15일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한 나라은행의 이종문 이사장은 "경영진과 이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뤄낸 지금 내 역할은 다 했다"며 자신의 사임 이유를 밝혔다. 그리고 "앞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빈곤국가의 교육사업에 전념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하지만 그의 사임 발표는 갑작스레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복귀했다가 1년 반만에 다시 사임하게 됐는데. "주당 25달러까지 갔던 주가가 2.50달러까지 떨어져서 복귀했다. 당시 경영진은 경기탓을 했는데 나라 주가는 타 한인은행에 비해서도 유난히 낮았다. 그래서 행장을 바꿨고 비한인 이사도 새 사람들로 교체했다. 현 경영진과 이사진은 정직하고 은행 일을 잘한다. 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나라은행의 주식까지 처분할 생각은 없다. 주당 13.88달러에 매입한 주식이 25달러 올랐어도 안팔았는데 7달러도 안되는 지금 가격에 주식을 팔 이유가 없다." -나라의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작년 주총에서는 2012년까지 동급은행 중 수익성 기준 20대 은행이 되겠다는 약속도 주주들과 했었는데. "은행이란 건 이사장이나 행장이 하는 게 아니다. 못하면 행장이나 이사장이 책임져야 하고 잘하면 직원 모두가 공을 나눠가져야 한다.이사장과 이사직은 사임하지만 여전히 대주주로 남기 때문에 은행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다. 두 패로 나뉘어 있던 이사회도 이제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은행 내부 분위기가 아주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한인은행가에 조언을 해준다면. "한인 은행들에 변화가 필요하다. 과거 20년 이상 해오던 방법에서 탈피해야 한다. 경제가 다른 상황이고 정부 규제가 달라졌다. 감독당국이 은행을 보는 눈도 달라졌고 고객들이 은행에 원하는 것도 달라졌다. 거기에 맞춰가지 못하는 은행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앞으로 할 일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이사로 미국-아시아 문제에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와 여러번 만나기는 했지만 그 분 때문에 이런 일을 하는 건 아니다. 그쪽 지역의 교육 사업에 도움이 되기 위한 것이다.” -차기 이사장 인선은. “차기 이사장은 이사회가 알아서 하겠지만 사임의사를 전하면서 젊은 이사들을 추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대교체에 대해서는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 염승은 기자 rayeom@koreadaily.com

2010-09-15

돌아온 이종문 이사장, 나라은행 행보 탄력

나라은행의 개인 최대주주인 이종문씨가 복귀하며 한인 은행권 특히 상장 한인은행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나라은행의 지주사인 나라뱅콥은 3일 공시를 통해 이 이사장이 사임 1년여 만에 다시 활동을 하게됐다고 공식 밝혔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은행권 관계자들은 일단은 "예상됐던 일"이란 반응이다. 지난 해 3월 사임을 공식 밝힐때 만 해도 은행권은 이 이사장이 언젠가는 다시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우선 8%가 넘는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데다 나이 등을 감안할 때 결국 복귀해 자신의 지분을 정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귀 시점이 나라은행은 물론 한인 은행권 전체가 부실 등의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고있는 상황이어서 관심을 더 끌고있다. 일각에서는 현 이사진이 대부분 사외이사라는 점이 오히려 이 이사장의 복귀를 앞당겼다는 주장이다. 좀더 공격적인 정책 결정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 이사장이 필요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사실 지난 해 사임때도 언젠가는 복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고 밝히고 "이번 복귀로 나라은행이 여러 면에서 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각에서는 그동안 꾸준하게 제기되어 온 M&A(인수합병)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란 시각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이 이사장의 등장으로 일부 은행들의 이사들간 접촉이 활발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이사장의 복귀가 한인 은행권에 새로운 움직임을 촉발할 수 있을 지 한인 은행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용훈 경제전문기자

2009-03-03

한미은행 주가 '1불 밑으로'…한인은행 '바닥은 어디'

한미은행 주가가 2일 1달러선 밑으로 하락하며 한인 은행권이 "과연 어디까지 하락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특히 한인은행 주가도 이미 큰 폭으로 밀린 상태여서 한미의 주가 추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미 주가는 이날 22센트 18.6%나 빠지며 96센트로 마감됐다. 사상 최저치다. 나라은행은 2.50달러로 윌셔와 중앙도 각각 4.26달러와 2.81달러로 떨어졌다. 증자를 해야하는 한미의 입장에서 주가 1달러선 붕괴는 자칫 어려움을 더 가중시킬 수도 있는 만큼 은행권과 투자자들이 매우 경계하는 모습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한미의 경우 신청한 1억달러규모의 TARP(구제금융) 자금을 아직 승인받지 못한 상태"라고 말하고 "주가가 1달러도 안되는데다 사실상 TARP 이외의 자본증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TARP 승인 여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한미은행의 토털리스크 자본비율은 지난 해말 기준 10.7% 수준. 감독당국이 강조하는 12%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서는 적어도 3200만달러 이상의 자본증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 시세인 주당 1달러 수준에서 증자를 한다면 총 발행주식수만 4600만주에서 7800만주로 늘게되고 주식 가치가 그만큼 희석되게 돼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다. 채권등 다른 방식으로 증자를 추진할 수도 있지만 수익률 등 가격 결정이 어려워 이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상업용 부동산가치 하락이 이제 본격화되고 있는 만큼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며 따라서 M&A(인수 합병)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시각을 보이고도 있다. 반면 한미은행과 다른 일각에서는 한미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섣불은 판단을 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유재승 행장은 2일 "정규장에서는 1달러선이 붕괴됐지만 시간외 거래에서 1.03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최근의 급락세는 일시적 현상"이라며 "시장이 안정되면 주가는 곧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날 급락세가 대형은행의 국유화 논란이 불거지며 다우가 급락한 데 따른 것이며 라고 풀이했다. 실제로 이날 씨티그룹은 20%나 폭락하며 1.20달러를 기록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 8.1% 웰스파고 10.4% 급락했다. 대표적인 중국계 은행인 이스트웨스트도 15%나 폭락했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한미은행의 개별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금융주 전반적인 급락세에 기인한 것"이라는 시각과 함께 "현재의 주가 수준이 사실상 큰 의미를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있다. 이를 반증하 듯 1달러 밑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시장에서 퇴출시키던 나스닥증권거래소도 이미 1달러미만 주식의 퇴출을 4월까지 유보한 상태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한미의 어려움은 곧 한인 은행권 전체의 어려움이 될 수 있다"며 "빠른 시간내에 한미가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용훈 경제전문기자

2009-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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