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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북한인권 실태를 생생히 다룬 다큐영화 ‘비욘드 유토피아’ 시사회가 미주통일연대 워싱턴(회장 김유숙) 주최로 오는 21일(일) 오후3시에 한인커뮤니티센터 1층 대강당에서 열린다.       비욘드 유토피아는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관객상 수상을 시작으로 오스카 영화제 예비후보, 영국 아카데미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전 세계 영화제의 주목을 받았다. 더불어 대한민국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회, 국가인권위원회 등 주요 정부기관과 교회 등지에서 상영되며 북한의 인권 실태를 가감없이 담아냈다는 점에서 다큐영화로 업계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유숙 회장은 “‘비욘드 유토피아’는 탈북 과정에서 겪는 고난과 위험을 생생하게 보여주며 북한의 인권 실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단순히 ‘통일’이라는 남북의 하나됨을 넘어선다”면서 “영화의 메세지가 휴머니즘 문제로 더 확대 돼 북한 동포들의 자유와 인권에 봄바람이 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영화 상영 후에는 공동제작자인 수미테리(미외교협회 선임연구원) 박사와 다큐 속 주요 인물인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가 참석해 관객과의 만남 시간이 마련되며 간단한 저녁식사도 제공된다.           장소: 6601 Little River Turnpike, Alexandria VA 한인커뮤니티센터 1층 대강당     문의: 202-577-3284 (김유숙 회장)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다큐영화 유토피아 비욘드 유토피아 지난해 선댄스영화제 오스카 영화제

2024-04-19

'콘크리트 유토피아' 아쉬운 오스카 후보 탈락

한국 출품작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 부문 예비 후보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주류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점은 성과로 꼽힌다.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1일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10개 부문 쇼트리스트(예비 후보)를 발표했다. 모두 88개국이 출품한 국제장편영화 부문에서는 조나단 글래이저 감독의 ‘더 존 오브 인터레스트’(영국) 등 15개국의 출품작이 선정됐다. 아카데미는 내년 1월 11~16일 투표를 거쳐 2차 예비 후보를 선정해 1월 23일 공식 발표한다. 수상작은 2월 22일 최종 투표로 결정되며 3월 10일 LA 돌비극장에서 시상식을 개최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일커 차탁 감독의 ‘티처스 라운지’(독일)와 빔 벤더스 감독의 ‘퍼펙트 데이즈’(일본), 아키 카우리스마키 감독의 ‘폴른리브스’(핀란드) 등과 경쟁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후보작에 오르지 못했지만, 주류 언론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7일 뉴욕타임스(NYT)는 영화에 대해 “익숙한 장르에 계급 투쟁과 연민 실종 같은 잔인한 소재를 부드럽게 가공했다”고 평가했다. NYT는 이어 “사회적 무질서 속에서 인간다움이 무너져가는 과정을 사실적이고 처절하게 보여준다”고 영화의 완성도에 주목했다.   엔터테인먼트 전문매체 버라이어티는 지난달 11일 기사에서 ‘콘크리트 유토피아’에 대해 “생존 의지의 혈투와 피가 어우러진 영화”라며“‘지진’(1974·감독 마크 롭슨)이 ‘파리 대왕’(1990·감독 해리 후크)과 교차한 느낌”이라고 분석했다. 버라이어티는 “흥미로운 점은 이 영화를 보면서 ‘만약 내가 이 영화 안에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한다”면서 “역동적이고 어지러운 재난 영화 형식을 사용하여 인간과 집의 가치에 대해 깊이 고찰하게 되는 영화”라고 몰입감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엄태화 감독, 이병헌·박서준·박보영 주연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높은 완성도로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영화는 12월 현재 전 세계에서 2억7609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약 38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올해 흥행 4위에 올랐다. 정하은 기자 chung.haeun@koreadaily.com콘크리트 유토피아 콘크리트 유토피아 아카데미상 국제장편영화 국제장편영화 부문

2023-12-21

마지막 아파트를 지켜라…그 육중한 메시지

영화는 서울의 우뚝 솟은 아파트 단지에 대한 TV 다큐멘터리로 시작된다. 뉴스 캐스터는 아파트가 한국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에 대하여 보도하고 있다. 아파트는 한때 더 큰 집을 얻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러나 지금 한국사회에서의 아파트는 거주 공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아파트값의 오르고 내림에 따라 대통령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파괴력을 지닌 욕망의 실체이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2024년 아카데미 국제영화상 출품작이다. 아파트로 상징되는 한국인의 욕망을 재난영화 형식으로 표현한 디스토피아 드라마이면서 곳곳의 코믹한 톤에도 육중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파트에 배 있는 한국의 천민자본주의를 아카데미가 얼마나 실감할 수 있을지가 수상 가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의 겨울에 찾아온 멸망의 시간, 인류는 그들이 만든 콘크리트 더미 속으로 묻혀버린다. 쓰나미가 솟아오르듯 대지진이 일어나고 서울은 폐허로 변해있다. 한강까지 말라 버린 가운데 황궁 아파트 103동만은 온전히 살아 남아있다.     국가나 뉴스 기관들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 시야에 들어오는 건 시체와 잔해들뿐이다. 민성(박서준)과 명화(박보영) 부부를 비롯한 103동 주민들이 구조를 기다리는 사이, 외부 생존자들도 이곳으로 몰려든다. 103동 주민들은 김영탁(이병헌)을 주민대표로 선출하고 급기야 외부인들을 몰아낸다. 그러나 식량이 바닥나면서 위기에 처한다. 그들은 ‘황궁’ 바깥의 모든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면서 스스로 그들의 적이 된다.   결국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판단은 103동 주민들을 붕괴시켜 버리고 만다. 법과 윤리, 도덕이 사라진 사회, 오로지 날것들의 생존 경쟁과 강한 자만 살아남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한다. 주민들의 의식에도 피가 튀기 시작한다.     오합지졸 속에서도 명화는 보편적 양심과 상식을 가진 유일한 인물이다. 김영탁의 모호함을 의심하는 그녀는 사람을 살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하며 남편과 대립하고 끝까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려 한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재난 영화의 공식에서 많이 벗어나 있다. 엄태화 감독은 등장인물들을 절박하고 무서운 상황에 놓이게 하지만 옳고 그른 판단을 유보한다. 대신 관객들에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끔 유도한다. 마지막 장면에 가서야 융통성 없는 명화의 생각과 태도가 옳았음을 시사한다.     야만성과 광기가 상상력으로 표현된 디지털 이미지와 환상적인 세트로 합성된 황무지 영상은 인간의 ‘비인간성’을 상징하는 듯하다. 그나마 인간성이 남아 있는 사람들은 폐허 속에서 삶은 감자를 나누어 먹고 있는 바깥세상 사람들이었다.   김정 영화평론가아파트 메시지 아파트 단지 마지막 아파트 콘크리트 유토피아

2023-12-08

“재난 자체보다 극단상황의 사람들에 포커스”…8일 개봉 ‘콘크리트 유토피아’ 엄태화 감독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 장편영화 부분 한국영화 출품작으로 선정된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감독 엄태화는 새로운 장르와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으로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선두주자로의 부상했다.     12월 8일 LA를 포함해 북미에서 개봉 예정인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에 휩싸인 서울의 폐허 속 살아남은 아파트 한 채에서 펼쳐지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면서도, 엄태화 감독 특유의 감정적인 깊이와 긴장감 있는 연출로 주목받고 있다.     이 작품은 인간존중과 생존이라는 주제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황궁아파트라는 단일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생존자들의 사투를 통해 감독의 섬세한 감정 표현과 배우들과의 호흡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이제까지의 상상을 뛰어넘는 독창성과 예측불가능한 전개로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것으로 예상되며, 국제무대에서의 한국 영화의 입지를 견고히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     -대지진이 왜 일어났는지, 어떻게 일어났는지 알려주지 않는 것이 흥미롭다.     “재난 상황 자체보다는 재난 이후의 극단적인 상황에 처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싶었다. 재난을 소비하기보다는 재난 상황에 남겨진 사람들의 공포와 개연성을 만들어주는 장치로 쓰고 싶었다. 그래서 재난 자체에 집중하지 않았던 것 같다.”   -엄태화에게 ‘집’이란 어떤 공간인가.   “아무 생각과 걱정 없이 쉴 수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집은 가족들과 쉴 수 있는 공간보다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더 강조될 때가 있다. 그럴 때 쓸쓸함이 느껴진다. 이 영화를 본 관객들은 집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 좋겠다.”     -황궁 아파트는 유토피아와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제목을 ‘콘크리트 유토피아’라고 지은 이유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아파트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접하게 된 박해천 작가의 인문 서적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 따온 것이다. 아파트의 역사를 정치, 사회, 문화로 나누어 다루고 있는 이 책을 보다가 영화와 너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콘크리트는 아파트를 상징하고 유토피아는 존재하지 않은 이상향을 상징한다. 생존이 너무 중요해서 남을 생각할 겨를 없이 나와 내 가족만 보면서 사는 그런 삶이 과연 유토피아일까 라는 의문점에서 생겨난 아이러니를 표현하고 싶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손에서 손으로 이어지는 손에 관한 클로즈업 샷이 많이 보이더라. 어떤 의미로 이런 샷을 만들어냈는지.   “손이라는 것이 결국에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손으로 누군가를 돕기도 하고 손으로 누군가를 죽이거나 해칠 수도 있다. 배우의 얼굴로 감정을 보여줄 때도 있지만 다 보여주지 않고 손으로만 표현했을 때 관객들이 더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국제장편부문 한국 영화 대표 출품작에 선정된 것이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지.   “너무 영광스럽고 부담스럽기도 하다.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이런 경험 자체가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최대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건 다 하고 있다.”   -북미의 반응은? 미국 관객은 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 것 같은가.     “영화를 처음 만들 때 한국적인 정서를 담아 한국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결국 이 영화의 핵심을 파고들어가 보면 인간존중과 생존이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주거문제는 어느 나라에나 존재하며, 이런 상황은 어디에나 일어날 수 있다. 다들 그런 점을 공감하면서 보는 것 같다.”     -이 영화가 북미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무엇인지.   “4인 가족이 영화를 보고 각자 다른 캐릭터에 이입해서 격렬한 토론을 했다는 리뷰를 봤다. 각자의 입장이 다 다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인물에게 이입한 것 같다. 또 어떤 리뷰에서는 명화(박보영)가 답답하다고 비난하다가 집에 와서 자려고 보니 그렇게 명화를 비난했던 자기가 너무 이기적인 것이 아닌가 무서워졌다고 했다. 이처럼 어떤 인물에게 이입해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답을 내려 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영화인 것이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만약 본인이 재난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영화 시나리오를 쓰면서도 그렇고 아직도 계속해서 고민이 되고 쉽게 답을 내리기가 어렵다. 그래도 조금 더 가까운 사람이 누굴까라고 생각하면 앞에 나서진 못해도 약자가 도움을 요청하면 도움을 주는 도균(김도윤)에게 가까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명화가 가게 된 아파트는 90도로 기울어져 있다. 의도한 것인가.     “수직적인 아파트가 수평으로 기울어지면서 아파트에 따라 나뉘었던 계급이 중요해지지 않은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다.”   -주민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장면에서 지옥 불에서 춤추는 것 같은 봉준호 감독의 ‘마더’의 관광버스 장면이 떠오르더라. 영향이 있었나.     “직접적으로 오마주한 장면은 아니지만, 봉준호 감독님의 영화를 보면서 공부했고 그래서 그런 것들이 무의식에 깔린 것 같다.”   -황궁 세력이 무너진 이유가 무엇일까. 명화? 외부인들? 주민 간의 갈등? 영탁의 거짓말?   “누구에게 이입해서 보느냐에 따라서 해석이 다른 것 같다. 다만, 명화 때문이라고 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외부인들을 내쫓자고 선택하는 시점부터 무너진 것 같다. 당장에 춥고 배고픈 공포감에 사로잡혀 함께 살 방법을 강구하지 못했던 이기심이 원인이라고 본다.”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질문을 던지는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 시대가 바뀌어도 이러한 보편적인 문제는 계속된다고 생각한다. 그때마다 어느 가치가 더 중요할까에 답은 내리지 못할지언정 질문을 하는 것 자체로도 조금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하은 기자 chung.haeun@koreadaily.com인터뷰 인문서적콘크리트 유토피아 부분 한국영화 한국 영화

2023-12-01

짓밟히는 탈북민, 충격적인 다큐

탈북민의 증가는 1990년 중반 이후 본격화되었다. 그들은 탈출에 성공한 뒤에도 체류국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으며 중국의 경우, 불법체류자로 규정해 북한으로 강제 송환한다. 송환된 탈북민들이 북한 당국에 의해 처형을 당하거나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있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탈북민 두 가족의 필사적인 탈출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가 미전역 600여개 극장에서 개봉된다. 탈북민을 소재로 한 영화가 이처럼 대대적으로 대중에게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발표된 다큐멘터리 중, 가장 통렬하고 충격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잊고 살았던 북한 동포들의 참담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비욘드 유토피아’는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가족들의 탈출에 동행한 제작진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 영화는 지구촌이 강제 송환 당하는 탈북민의 인권에 관해 우려하고 있는 동안, 정작 우리는 무엇을 했나 하는 자책감을 갖게 한다.     ‘비욘드 유토피아’는 북한에 남아 있는 아들을 어떻게든 남한으로 데리고 오려는 어머니,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탈출하려는 한 가족,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탈출시키려는 한 목사의 이야기다. 브로커를 통해 전화로만 아들의 안부를 알 수 있는 어머니의 애절함, 국경을 넘기 전 영상통화로 살려 달라고 울부짖는 어린 딸들의 절규, 가족들과 중국 국경에서 만나 이들이 태국에 도착할 때까지 함께하는 목사의 헌신 등 생생하고 가슴 시린 장면들을 담고 있다.     영화는 탈북에 성공한 여성의 아들이 중국으로 탈출하려다 잡혀 다시 송환되는 이야기도 소개한다. 아들은 북한에서 잔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를 포획한 정보원은 뇌물을 요구한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들을 한꺼번에 붙잡아 북으로 송환하려는 북한의 공작임이 밝혀진다.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는, 그래서 안타까움의 탄식과 울음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의 모든 이야기와 장면들은 실제 탈북 상황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은 것이다.     유엔난민기구 등은 탈북민을 현장 난민으로 인정해 강제송환을 금지하고 있다. 탈북민들의 절박한 상황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인신매매범과 브로커들의 추악한 모습에는 분노가 치민다.   김정 영화평론가유토피아 영화 비욘드

2023-11-03

    북한 일가족의 한국행 탈출 과정을 그린 다큐 영화 〈beyond utopia : 유토피아 저너머〉가 오늘부터 일주일간 페어팩스 모자이크 소재 안젤리카 필름 센터에서 상영된다.     미국 독립영화계의 거장 매들린 개빈이 메가폰을 잡은 〈비욘드 유토피아〉는 코로나신종바이러스 감염 직전인 2019년, 북한에서 17세 아들을 데려오려는 탈북민 이소연씨와 국경을 넘는 다섯 일가족의 탈북 과정을 담고 있다.    탈북 가족이 목숨을 걸고 조국을 떠나야 하는 이유와 이들을 돕는 한국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김 목사는 어린 아이들과 노쇠한 할머니까지 다섯명의 가족이 압록강을 건너 중국, 라오스, 베트남을 거쳐 한국으로 무사히 들어오기까지 탈북의 전 과정에 동행했으며 지난 20년간 김 목사가 구출한 탈북민이 1천여 명인것으로 알려졌다.     영화는 북한의 잔혹한 체제와 주민들의 열악한 삶을 생생하게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뉴욕 허드슨 밸리에서 개최된 제 24회 우드스톡 영화제에서 최우수 다큐멘터리 상, 편집상을 받으며 아카데미상 다큐멘터리 후보작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성은 목사는 한 언론인터뷰에서 “중국역류 2천명 북송위기 탈북민 처참한 실상을 전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는 수미 테리 전 윌슨센터 아시아 프로그램 국장이 공동 프로듀서로 제작에 참여했다.     상영시간: 3일(금)낮 12시, 4일(토) 낮12시, 5일(일) 오후5시, 오후8시 6일(월) 오후1시30분, 7일(화) 낮12시, 오후5시, 8일(수) 낮12시   주소: Angelika Film Center Mosaic Fairfax, VA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유토피아 utopia 유토피아 저너머 비욘드 유토피아 아카데미상 다큐멘터리

2023-11-02

[컷 cut] 평범한 우리가 만드는 무서운 세상

대지진으로 온 세상이 무너져 내리고 아파트 한 동만 온전하게 살아남는다. 살을 에는 혹한 속에 사람들이 아파트로 밀려든다. 처음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받아들였던 주민들은 외부인과의 충돌 사건을 계기로 등을 돌리기 시작한다. “다 같이 살아야죠”라는 이상론은 “그건 다 같이 죽자는 얘기”라는 현실론에 맥없이 허물어진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야기다.   주민들은 902호 영탁(이병헌)을 임시 대표로 선출하고 방범대와 배급 시스템을 구축한다. 첫 조치는 ‘바퀴벌레’(외부인들)를 내쫓는 ‘방역’이다. 왜냐고? “아파트는 주민의 것”이니까. 이 헌법 제1조는 주민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정당화한다. 대표 영탁은 말한다. “우리가 뭘 하든 죄책감 가질 것도 없고 자부심 가질 것도 없어요. 우리 지금 당연한 거 하고 있으니까. 가장이 가족 지키는 거.”   602호 명화(박보영)는 “사람이 어떻게 그래?”를 되뇌지만 ‘아파트를 지키자’는 구호 앞에 속수무책이다. 수많은 일들이 폭풍처럼 몰아친 뒤 아파트를 빠져나온 그녀에게 다른 지역 주민이 묻는다. “그 아파트에선 사람 막 잡아먹고 그런다던데?” 명화는 답한다. “아니요.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었어요.”   ‘평범한’이란 수식어가 그렇게 무섭게 다가온 적은 없었다. 우린 스스로를 평범하고 선량하다 여기지만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농후하다. 어떤 상황, 어떤 지경에 놓이면 그 주어진 ‘조건값’에 따라 행동하는 게 보통의 사람들이다.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았던 것도, 마녀 화형식을 했던 것도, 히틀러 지휘에 따라 유대인을 죽음의 수용소로 보냈던 것도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어쩌면 지금의 무서운 세상은 평범한 우리들이 만드는 것인지 모른다. 우리 가족의 ‘유토피아’를 위해서라면 다른 이들의 삶 따위는 언제든 ‘죄책감도, 자부심도 없이’ 저버릴 수 있는 당신과 내가. 권석천 /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컷 cut 콘크리트 유토피아 지역 주민 임시 대표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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