짓밟히는 탈북민, 충격적인 다큐
비욘드 유토피아
(Beyond Utopia)
탈북민 두 가족의 필사적인 탈출 이야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비욘드 유토피아’가 미전역 600여개 극장에서 개봉된다. 탈북민을 소재로 한 영화가 이처럼 대대적으로 대중에게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발표된 다큐멘터리 중, 가장 통렬하고 충격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다.
각박한 현실 속에서 잊고 살았던 북한 동포들의 참담한 상황을 적나라하게 파헤친 ‘비욘드 유토피아’는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가족들의 탈출에 동행한 제작진의 노력으로 결실을 맺게 됐다. 영화는 지구촌이 강제 송환 당하는 탈북민의 인권에 관해 우려하고 있는 동안, 정작 우리는 무엇을 했나 하는 자책감을 갖게 한다.
‘비욘드 유토피아’는 북한에 남아 있는 아들을 어떻게든 남한으로 데리고 오려는 어머니,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 탈출하려는 한 가족,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들을 안전한 곳으로 탈출시키려는 한 목사의 이야기다. 브로커를 통해 전화로만 아들의 안부를 알 수 있는 어머니의 애절함, 국경을 넘기 전 영상통화로 살려 달라고 울부짖는 어린 딸들의 절규, 가족들과 중국 국경에서 만나 이들이 태국에 도착할 때까지 함께하는 목사의 헌신 등 생생하고 가슴 시린 장면들을 담고 있다.
영화는 탈북에 성공한 여성의 아들이 중국으로 탈출하려다 잡혀 다시 송환되는 이야기도 소개한다. 아들은 북한에서 잔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를 포획한 정보원은 뇌물을 요구한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들을 한꺼번에 붙잡아 북으로 송환하려는 북한의 공작임이 밝혀진다.
충격과 슬픔을 안겨주는, 그래서 안타까움의 탄식과 울음 없이는 볼 수 없는 영화 ‘비욘드 유토피아’의 모든 이야기와 장면들은 실제 탈북 상황의 현장을 카메라에 담은 것이다.
유엔난민기구 등은 탈북민을 현장 난민으로 인정해 강제송환을 금지하고 있다. 탈북민들의 절박한 상황을 돈벌이로 이용하는 인신매매범과 브로커들의 추악한 모습에는 분노가 치민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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