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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골 때리는 사자성어

며칠 전 유튜브를 시청하다 재미있는 사자성어를 발견했다. ‘사면초과’다. 어떤 상황을 설명하면서 화면 가득 ‘○○○ 사면초과’라는 제목을 달았다. 이를 보는 순간 웃음이 절로 나왔다. 단순한 실수일 수도 있지만 상당히 체면이 구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면초과’라면 사면이 견뎌낼 수 없을 정도로 한도를 넘어섰다는 뜻으로 해석돼 일견 맞는 말일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알다시피 ‘사면초가(四面楚歌)’가 맞는 말이다. 사방에서 들리는 초나라의 노랫소리라는 뜻으로, 적에게 둘러싸인 상태나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사면초과’와 같이 언뜻 뜻이 잘 통하는 것처럼 보여 잘못 쓰기 쉬운 사자성어로는 ‘야밤도주’가 있다. 야밤에 도망간다는 뜻으로 문제가 없어 보인다. 실제로 “야밤도주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는 식의 표현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잘못된 말로 ‘야반도주(夜半逃走)’라 해야 한다. 한밤중에 달아나는 모습을 가리키는 말로, 여기서 ‘야반’은 한밤중을 뜻한다. 굳이 ‘야밤’을 쓰려면 ‘야밤에 도주했다’로 풀어 쓰면 된다.   이보다 웃기는 사자성어도 있다. ‘포복졸도’다. 너무 웃겨서 정신을 잃고 쓰러질 정도라는 뜻으로 이해가 된다. 하지만 ‘포복절도(抱腹絶倒)’가 맞는 말로, 배를 안고 넘어질 정도로 몹시 웃는다는 뜻이다. 이 밖에도 그런대로 뜻이 통하기 때문에 속아 넘어가기 쉬운 사자성어로는 ‘성대묘사(←성대모사), 산수갑산(←삼수갑산), 풍지박산(←풍비박산), 양수겹장(←양수겸장), 홀홀단신(←혈혈단신), 절대절명(←절체절명)’ 등이 있다.우리말 바루기 사자성어 고립 상태 순간 웃음 라면 사면

2023-05-08

[시조가 있는 아침] 목련

  ━   목련     이근배(1940-)   누이야   네 스무 살 적   이글거리던 숯불   밤마다 물레질로   뽑아올리던 슬픔   누이야   네 명주빛 웃음이   눈물처럼 피었다   - 한국대표명시선 100     ━   걸어다니는 현대문학사     스무 살 적 누이는 밤마다 물레를 자았다. 가슴에 그 무슨 이글거리던 숯불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그 슬픔을 물레질로 뽑아 올렸던 것일까? 어느새 화사하게 완성되는 명주. 눈물처럼 피었기에 그토록 아름다운가.   사천(沙泉) 이근배(李根培) 선생은 1961년 경향신문과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을 시작으로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신춘문예, 문공부 신인예술상, 영릉왕 환국기념 백일장을 석권했으니 60년대 전반기는 그의 시대였다.     율곡 이이가 과거시험에서 장원만 아홉 번을 해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이라 불렸는데 그에 못지않다.   화려하게 등단한 만큼 문단의 총아로서 한국문학의 중심부에서 지냈다.     그의 뛰어난 기억력으로 현대문학의 역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선생의 작품 세계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역사적 현실에 대한 인식으로 짜여져 있다.(한국시조큰사전) 한국시인협회장을 거쳐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이다. 유자효 / 시인시조가 있는 아침 목련 서울신문 신춘문예 신춘문예 문공부 명주빛 웃음

2023-03-16

[독자 마당] 웃음의 명상학

아침에 눈을 뜨면 다른 생각을 하기 전에 활짝 웃어보라. 그러면 그 웃음은 그날 하루의 기분을 즐겁게 해주는 길잡이가 된다. 웃으면서 잠에서 깨어나면 마음도 상쾌하고 살아있음에 감사하지 않을 수 있는가?     어려운 난관은 어디에도 없다. 다만 자기 생각을 어디에다 맞추느냐에 따라 희망도 고통도 달라진다.   힘겨운 일을 만나도 웃어넘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만 있으면 슬픔도 기쁨으로 바꿀 수 있는 자신감으로, 또 힘든 생활을 즐거움으로 바꾸는 마술 같은 힘을 준다.     살아가며 우리가 겪는 어려움도 우리가 존재함으로 부딪히는 일상의 일이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이다. 살아있다는 것은 얼마나 기분 좋은 일인가?     봄,여름,가을,겨울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사는 일들이 모두 축복받은 일인데 어찌  감사하지 않으랴. 철 따라 피고 지는 꽃들, 새들의 노랫소리, 푸른 하늘 뭉게구름,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는 하느님의 촉복인 것을…어찌 기쁘지 아니한가?   웃음을 잃지 않고 늘 살아가면 아름다운 세상을 살 수 있게 된다. 미소 짓는 얼굴은 보는 사람도 기쁘고 본인도 즐겁다. 웃음은 만복을 가져다주는 파랑새와 같은 것이다. 웃음은 하느님이 주신 또 하나의 큰 선물이다.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고 한다.  웃음이 가득한 집에 만복이 깃든다는 우리 조상들의 말처럼 올 한해에는 우리 모두 힘든 코로나를 반드시 이겨내고 모든 가정에 박장대소하며 행복이 가득한, 기분 좋은 한 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산하· 노워크독자 마당 명상학 웃음 하늘 뭉게구름 자기 생각 하나 소홀함

2023-02-07

[중앙 칼럼] 조 바이든의 묘한 웃음

유명 대형 서점 ‘반스앤노블(Barnes & Noble)’에 가면 현 대통령 조 바이든이 바닥에 깔린 채 웃고 있다. 냉랭한 현실이 반영된 배치다. 그의 미소를 표지 삼은 책(자서전 제목·Promises to keep)은 자서전 섹션 맨 하단에 있다. 자서전만 밑에 깔린 건 아니다. 지지율도 한동안 바닥을 기었다. 그런 바이든은 놀랍게도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필패’라는 예상을 뒤엎고 또 한 번 웃었다.   바이든의 웃음은 묘한 데가 있다. 지난 대선 때 뉴욕포스트는 아들 헌터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관련 비리가 담긴 이메일을 입수해 보도했다. 크게 두 가지였다. 조 바이든이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부통령으로 재직하면서 아들 헌터로부터 우크라이나 기업인을 소개받은 사실, 부통령 직위를 이용해 헌터가 재직하던 우크라이나 기업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내용이다.   대선 직전 이러한 내용은 ‘헌터 게이트’로 불리며 대선 판세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는 “부패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공세에 나섰지만, 바이든은 그때도 묘한 웃음을 보였다. 대수롭지 않다는 듯 조작된 내용이라고 치부해버렸다.   빅테크는 바이든의 웃음을 거들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은 뉴욕포스트의 기사 내용을 해킹된 자료를 이용해 조작된 ‘가짜 뉴스’로 규정해버리고 유통을 막았다. 헌터 게이트는 그렇게 음모론, 가짜 뉴스 딱지 등이 붙은 채 바이든의 웃음 뒤로 사라져갔다.   그랬던 조 바이든이 요즘도 웃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얼마 전 트위터를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연일 내부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일례로 당시 트위터 임원들이 헌터 바이든에 대한 뉴욕포스트 보도 내용 처리를 두고 주고받은 메시지가 공개됐다. 이는 오늘날의 검열과 왜곡, 진실이 어떠한 식으로 가려지는지 그 과정을 여실히 보여준다.   2020년 10월 14일이었다. 뉴욕포스트의 헌터 바이든 관련 기사 내용을 인용했다는 이유로 당시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케일리 매커내니의 트위터 계정이 폐쇄됐다. 트럼프 선거 캠프 소셜미디어 전략 담당 마이크 한은 트위터 측에 즉각 이메일을 보냈다. 검열 정책 기준 등을 묻는 내용이었다. 이메일을 받고 난 뒤 트위터 내부에서는 난리가 났다. 애초부터 콘텐트 및 계정 삭제 기준이 불분명했으니 애써 명분을 만들어야 했다. 트위터 안전 최고 책임자 요엘 로스와 법률 담당 바자야 게이드 등이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해킹된 내용이라고 치부해버립시다. (기사에 대해) 갑자기 불거진 일이라 진위는 확실치 않지만…클릭하면 안전하지 않은 링크라고 해버리죠.”(요엘 로스)   “어떠한 경고 내용을 띄울 건데요?”(바자야 게이드)   “그냥 일반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내용’이라고 하면 돼요. 스팸이나 악성 소프트웨어, 트위터 규정 위반 같은 거…이상적이진 않지만, 지금은 그 방법밖에 없어요.”(요엘 로스)   그랬더니 트위터 임원으로 추정되는 트렌턴 케네디라는 인물이 “(삭제 이유가) 안전 문제라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며 “차라리 해킹에 의한 링크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고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메시지를 덧붙였다.   당시 트위터는 뉴욕포스트의 보도 내용과 관련해 사실 여부조차 모르면서 단지 자신들의 ‘정치적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당 기사의 유통부터 막아버렸다. 또, 기사 링크를 인용했던 보수 진영 인사들의 트위터 계정까지 폐쇄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 헌터 바이든과 관련한 스캔들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난 상태다. 당시 조작, 음모 등이라고 우겨대던 주류언론조차 헌터 바이든 노트북에 담긴 내용이 사실임을 부정하지 못한다.   여론 조작, 선동, 통제 등이 자행되고 있다. 대중이 현혹되기 쉬운 시대다. 조 바이든의 묘한 웃음엔 다 이유가 있다. 장열 기자중앙 칼럼 웃음 트위터 계정 헌터 게이트 당시 트위터

2022-12-18

LA한인축제 9월에 연다…주제 ‘한류의 힘으로 회복’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2년 동안 열지 못했던 한인사회 최대 규모의 LA한인축제가 올해는 다시 열린다.     LA한인축제재단(이사장 배무한·이하 축제재단)은 제49회 LA한인축제를 오는 9월 22일(목)~25일(일)까지 나흘간 서울국제공원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날 축제재단은 올해 첫 정기이사회를 열고 3년만에 진행될 LA한인축제의 방향과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재단은 그간 비공개였던 정기이사회를 올해부터 공개로 전환해 실속있고 투명한 운영을 약속했다.     배무한 이사장은 “올해 한인축제 주제는 ‘한류의 힘으로 회복과 화합’”이라고 소개하며 “팬데믹동안 고생한 한인들에게 웃음과 즐거음을 선사할 수 있도록 볼거리·먹거리·살거리, 어느것 하나 빠짐없는 풍성한 축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축제재단은 축제재단 실무 경험이 있는 윤한나씨를 신임 사무국장으로 영입, 본격적으로 사무국을 가동하고 있다.     윤한나 사무국장은 “지난주 보건국과의 미팅에서 보건규정만 따른다면 축제 개최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대답을 들었다”며 “코로나 사태로 여전히 급변하는 정책의 위험성을 안고 있지만, 차질없이 축제가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나흘간 평균 30만~40만명이 찾는 LA한인축제는 ‘대형 이벤트(Mega Event)’에 속해 앞으로 시정부 기관과 보건국의 철저한 심사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윤 사무국장은 전했다.     축제재단측에 따르면 이번 참여 부스 규모는 농수산물 엑스포 116개, 로컬 98개, 스낵 5개 등 총 250여개로 계획 중이며, 이번 주부터 업체들에 공문을 발송하고 3월 초부터는 분양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배 이사장은 “이미 한국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면서 경남, 경북에서는 참여 의사를 알려왔다”면서 “통상 이맘쯤 진행되는 한국 지방자치단체, 후원 기업 등과의 협의를 위한 이사진들의 한국 방문은 최근 강화된 한국 격리 규정으로 잠시 보류돼 추후 일정을 잡을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축제재단은 부스 운영, 스폰서 유치 등을 통한 올해 예상 수입은 총 100만5000달러, 예상 지출은 91만4199달러로 추산했으며, 이를 통한 순수익은 9만여 달러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재단측은 재단 운영비를 제외한 수익금 전체를 비영리단체 등 한인사회에 환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배 이사장은 젊은 2세들이 주축이 된 운영위원들을 모집, 1년간 운영에 참여한 뒤 정식 이사로 영입하는 제도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축제재단에서 개인의 이익을 위해 결정권을 휘두르는 일이 없도록 1년간 성실한 참여도와 성과가 증명되면 이사로 영입하는 제도를 구축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la한인축제 웃음 축제재단 실무 이하 축제재단 이날 축제재단

2022-02-16

[시로 읽는 삶] 어휘의 의미 확장

슬픈 시를 쓰려고 배고프다, 썼는데 배곺으다라 써졌다/ 곺 뒤에 커서를 놓고 백스페이스키를 누르자 정말 배가 고팠다// (…) 그래, 슬픔은 늘 고프지/ 어딘가가 고파지면 소리 내어 울자, 종이 위에 옮겼다// 세면대 위에 틀니를 내려놓듯 덜컥, 울음 한마디 내려놓고 왔습니다// 그뿐인가 했더니/ 옆구리 어디쯤에 쭈그리고 있던 마음, 굴절되어 있네요   -이선락 시인의 ‘반려울음’ 부분       반려(伴侶)의 사전적 의미는 ‘짝이 되는 동무’이다. 가장 가까이에서 동고동락하는 사이로 인생을 함께하는 배우자를 반려자라고 하듯이 마음을 나누고 의지하는 관계에서 쓰인다.     요즈음 반려동물, 반려식물이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반려동물은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며 가까이 두고 기르는 동물인 개, 고양이, 새 따위를 일컫는다.     애완동물이라는 말 대신 언젠가부터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빈도 높게 쓰인다. 개나 고양이를 가족의 일환으로 보는 까닭이기도 하고 애완동물에서 ‘완’이 완구처럼 유희의 대상 같은 뉘앙스를 갖는다며 대체 용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반려식물은 집안에서 키우는 식물을 아우르는 말일 것이다. 지인 한 분은 다육식물인 다육이를 키우고 있다. 다육이는 건조한 기후에 적응하기 위해 잎이나 줄기 혹은 뿌리에 물을 저장하는 구조를 지니고 있는 선인장과의 식물이다. 실내에서 기르기가 비교적 용이하다.   팬데믹으로 집 안에서의 생활이 늘어나는 요즘 다육이를 키우는 일은 적적함을 달래주기도 하고 무료함을 해소할 수 있어 정서의 안정을 준다고 한다. 식물도 말을 알아듣는다고 믿는 그는 식물에게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고 말을 걸기도 한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많은 사람은 개나 고양이는 배반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람을 가까이 하다 보면 이런저런 연유로 상처를 받곤 하는데 개나 고양이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으로 결코 주인을 섭섭하게 하지 않고 의리를 지킨다는 것이다.     가까이에 두고 기르는 동물이나 식물에 반려라는 명사를 앞세워 우대하게 이른 것은 동·식물의 가치적 이해가 달라진 것도 있겠고 생명 있는 것들은 모두 동일하다는 인식변화의 결과인 듯하다.    현대인들이 동물이나 식물을 키우는 행위 자체보다 더 크게 의미를 확장하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인간의 고독과 외로움을 상징적으로 보이는 것 아닌가 싶다. 사람 사이의 단절이 늘어나는 우환이 잦은 시대에 심리적으로 기대고 의지할 대상이 필요한 것이다.   시 ‘반려울음’은 올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이다. 울음을 반려로 삼고 가겠다는 말인 듯하다. 이쯤 되면 시인이 지닌 내공이나 시적 중력이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울음도 짝이 되고 동무가 될 수 있다면 내칠 이유가 없다. 인생을 울리는 울음이나 웃게 하는 웃음이나 동무로 삼고 보면 마음을 담아내는 감정의 다름일 뿐이다. 울음과 웃음이 불행이나 행복의 차원을 넘어선다. 시인의 정서적 담력이 남달라 보인다.   ‘반려고통’ ‘반려상처’ 뭐 이런 말들도 나올법하다. 어떤 환경에서도 마음의 윤택을 누리며 살아가는 고수들이란 누구라도 친구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울음을 꺼내 해학의 옷을 입힐 줄 아는 자들이다. 아무리 두려운 적수라도 친구가 되고 나면 내 편이 된다. 울음도 내 편이 되고 보면 예쁜 구석이 많이 보이고 한계상황을 뛰어넘을 수 있는 이정표의 역할을 해주지 않을까. 조성자 / 시인시로 읽는 삶 어휘 의미 의미 확장 울음과 웃음 사전적 의미

2022-01-18

[살며 배우며] 올해의 소망

올해에 내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고 노력하여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작년엔 무슨 신년 계획을 세웠나 일기장을 찾아보았다. 작년의 소망 중엔 다 이루지 못하고 계속되는 부분이 많다. 작년의 소망을 수정하여 금년에 이루고 싶은 소망을 만들어 보았다.   소망 중에 바라는 것은 내 의도와 노력의 영향이 아닌 나보다 큰 질서 속에서 나에게 주어지는 것들이 많고, 내가 노력해서 이루려는 부분도 있다. 금년에도 가족들이 건강하고, 각자 하는 일이 뜻대로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들의 행복이 나의 감사로 이어질 뿐이다. 온 인류가 코로나 팬데믹에서 해방되고 면역력을 얻어 더 건강한 새해가 되길 바란다. 한인 사회의 활력이 빨리 회복되길 기원하고 젊은이들이 정상적인 활기찬 세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조국이 더 잘사는 나라, 평화로운 나라가 되길 소망 한다.     새해에 내가 노력을 기우려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첫째는 내 몸의 건강은 내가 챙겨야 한다. 늙어가는 몸에 맞는 건강생활을 위해 내가 노력해야 한다. 둘째는 내 정신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잘못된 버릇을 고치고, 의식의 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할 일들이다. 그것은 한번으로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집중하고 노력해야 고쳐지고 이룩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첫째, 늙어가며 몸의 건강을 위해서 금년에도 내가 할 일은 적어보자.     1.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버릇을 그대로 이어가자. 그런 버릇은 내가 살아온 과거의 습관이기에 은퇴하고도 계속하기가 어렵지 않다.     2. 건강식사를 하되 소식으로 계속하자. 늙어가면서 육체노동을 적게 하니 열량 많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자. 대신 건강과 면역력을 높이는 필수 비타민과 미너랄이 풍부한 건강식을 하자. 그런 차원에서 블로콜리 비빔 오트밀 아침 식사도 계속하자.   3. ‘Use it, or lose it’ 라는 속담처럼, 늙어질수록 근육은 안 쓰면 빠르게 없어지니, 근육운동을 정기적으로 지속하자. 아침에 일어나 하는 스트레칭, 월요 등산과 공원 걷기, 골프, 탁구, 체육관에 가서 근육 운동을 하는 일을 계속하되 너무 과격하겐 하지 말자.   둘째, 정신과 마음의 건강을 위해, 나쁜 버릇을 고치고 내 의식의 진화를 위해 계속 노력하자. 내게 알려진 나의 나쁜 버릇을 고치려고 노력하자. 내가 아직 모르는 나의 부족함과 나쁜 버릇도 찾아보고, 고치도록 노력하자.       1. 웃으며 감사하며 살도록 노력하자. 고생하며 자라던 시절 생긴 찌들고 찡그리는 버릇, 화를 잘 내는 버릇을 계속해서 고치도록 노력하자. 지금 돌아보는 여유 속에, 감사와 은혜도 보이니, 감사와 은혜를 찾아 가슴속을 데워 그 온기가, 옛 찌그러지고 경직된 표정을 바꾸어 감사하는 마음으로 웃도록 노력하자. 가짜 웃음이 안되도록, 감사와 은혜를 찾아, 속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얼굴표정을 감사와 웃음으로 만들자.     2.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노력을 계속하자. 데이비드 호킨스 정신과 의사는, 수용 단계(Acceptance level), 세상을 있는 그대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단계를 거쳐야만 사랑과 기쁨의 단계로 진화 한다고 그의 책 Power vs Force 에서 말한다. 있는 그대로 자연에서 배우자. 다른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도록 노력하자. 그들의 입장에 서 보면 그들의 생각과 판단이 맞을 수 있다. 나 자신도 과거에 있었던 그대로, 그리고 현재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남에게 노출될까 봐 내 속에 숨겨둔 비열하고 추한 비밀들과 죄악들을 내 자신이 찾아가서 사실대로 인정하고 있었던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자. 가짜로 꾸민 내가 아닌 진실한 나를 내가 받아들이는 작업을 계속하자. 나만 아는 죄를 가지고도, 결점과 약함을 가지고서도 지상에 존재하는 위대한 세상의 한 부분이며 이웃이며 국민인 것을 감사하자. 남을 함부로 비평, 가르치고, 내 입장만 고집하지 않고, 나와 이웃들이 모두 신성한 존재로 생각하고 느껴지도록 노력하자.       3. 오랜 동안 써온 일기를 계속 쓰자. 하루를 돌아보며, 감사한 일들을 찾아보자. 은혜를 찾아 감사하자. 새해소망으로 작정된 일들의 진행과정도 매일 찾아보며 개선하자. 나누고 싶은 일은 글로 쓰는 연습에 도전하여 좋은 글을 써서 신문에 올려 나누도록 노력하자.  살며 배우며 소망 오하이오 정신과 마음 대신 건강 가짜 웃음

2022-01-07

[삶의 뜨락에서] 웃는 마음 웃는 얼굴

 웃는 얼굴을 만들 때는 언제일까. 사진사가 “자 웃으세요” 말할 때 우리는 웃는 얼굴이 된다. 가끔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어 뚱한 표정을 풀지 않기도 하지만 대체로 사진에 고정되는 내 표정이 웃는 얼굴이기를 바라면서 웃음 짓는 사람이 된다. 그리고 또 언제일까. 내 어린아이가 함빡 웃으며 달려들 때 그 웃음에 지지 않는 그런 웃음으로 화답하며 따뜻한 풍경을 그려낸다. 이때 웃는 얼굴은 거짓말이 아니다. 그 시절에 아이들이 부모에게 가장 효도하는 때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사진사의 말대로 만드는 웃음이나 경쟁사회 속에서 끌어내는 웃음이나 다른 속셈으로 지어내는 웃음들이 걸려 있는 얼굴은 웃음과 그 뒤가 같지 않은 경우가 많아 웃는 얼굴을 보는 표정도 앞뒤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많아지는 세상이다.   무엇을 만나면 웃는 얼굴이 되는가. 어떤 이들은 이렇게 얘기한다. 살아서 웃을 일이 뭐 있나. 그러면서 웃음기를 얼굴에서 걷어내고 표정 없음이나 못마땅하거나 슬픈 얼굴을 드리운다. 그렇게 혼자 세상 고민을 다 끌어안는 심각한 표정에 때로는 오히려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살아가면서 웃는 얼굴이 되게 하는 것들도 적지 않게 만나게 된다.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라는 글이 가을에 바싹 곁에 와서 앉으며 쓸쓸함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이라는 글을 한번 써보면 그 또한 적지 않게 많으며 그렇게 웃는 얼굴을 유지하게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웃으면 건강해진다고 하며 그냥 웃어보면 저절로 진짜 웃음을 담은 얼굴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건강을 만나면 웃는 얼굴이 된다. 건강하여도 우는 얼굴이면 그 건강을 아마도 가짜 건강일 확률이 높다.     내가 웃어도 웃는 게 아니야. 이렇게 말하는 웃는 얼굴을 가끔 본다. 겉으로는 웃지만 속으로는 울고 싶다는 하소연으로 들린다. 어떤 사정일까. 내 속을깊이 감추고 남에게 보여주는 얼굴에 잘 만든 웃음을 걸어놓고 나는 지금 웃고 있습니다 중얼거리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대체로 잘 알고 있다. 그가 울고 있다는 것을. 우는 마음이 드러내는 웃는 얼굴이 눈물을 흘리고 있음을 눈치채고 있다. 그와는 반대로 속으로 웃으며 겉에 무표정 또한 사람들을 속일 수는 없다. 억만금 복권에 당첨되었거나 금광에서 커다란 금덩이를 발견한 사람이 속에 감추고 겉으로 무표정 지어내도 사람들은 무표정 바로 뒤에 있는 웃는 얼굴을 알아내고 만다. 어려운 세상을 사는 보통사람들에게 위대한 스승의 길을 가는 사람들은 요즘 흔한 전화기 속에 크게 웃는 동그란 얼굴이 아니어도 어느 쪽인가 할 때 분명 웃는 얼굴이라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그런 인물들의 속사람은 미소가 있거나 웃는 마음이라고 여겨지는 까닭이다.   사람들의 소박한 소원은 웃는 얼굴로 살아가는 것이다. 삶이라는 이름의 사진사가 “자 웃으세요”라고 말할 때 가짜 웃음이 아니고 진짜 웃음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다. 겉과 속이 다른 표정을 가질 때 사람들은 피곤해진다. 살기 어려운 세상 속에서 산다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 내 속을 함부로 드러내 보이면 손해 보는 일이 많을지라도 웃는 마음으로 살 수 있다면 그렇게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웃는 마음이 되고 난 후에야 억지로 웃는 얼굴 만들지 않아도 저절로 보기 좋은 얼굴이 피어오른다. 물질로 모든 것이 판단되는 세상이 되었지만 참된 지혜는 우리에게 말해준다. 외양간에 송아지가 없어도 포도나무에 포도송이가 열리지 않았어도 과일나무가 소출을 내지 않아도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다닐지라도 그런 것들을 능히 이기는 귀한 것이 내게 있으니 나는 즐거워하겠다. 이렇게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자리 잡으면 누구도 뺏을 수 없는 아름다운 얼굴이 그곳에 나타난다. 소박하지만 대단한 소원이 이루어진다. 안성남 / 수필가

2021-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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