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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가 있는 아침] 목련

목련

 
이근배(1940-)
 
누이야
 
네 스무 살 적
 
이글거리던 숯불
 
밤마다 물레질로
 
뽑아올리던 슬픔
 
누이야
 
네 명주빛 웃음이
 
눈물처럼 피었다
 
- 한국대표명시선 100
 

걸어다니는 현대문학사

 
스무 살 적 누이는 밤마다 물레를 자았다. 가슴에 그 무슨 이글거리던 숯불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그 슬픔을 물레질로 뽑아 올렸던 것일까? 어느새 화사하게 완성되는 명주. 눈물처럼 피었기에 그토록 아름다운가.
 
사천(沙泉) 이근배(李根培) 선생은 1961년 경향신문과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을 시작으로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신춘문예, 문공부 신인예술상, 영릉왕 환국기념 백일장을 석권했으니 60년대 전반기는 그의 시대였다.  
 
율곡 이이가 과거시험에서 장원만 아홉 번을 해 구도장원공(九度壯元公)이라 불렸는데 그에 못지않다.
 
화려하게 등단한 만큼 문단의 총아로서 한국문학의 중심부에서 지냈다.  
 
그의 뛰어난 기억력으로 현대문학의 역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선생의 작품 세계는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역사적 현실에 대한 인식으로 짜여져 있다.(한국시조큰사전) 한국시인협회장을 거쳐 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이다.

유자효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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