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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널부러질까, 널브러질까?

다음 중 바른 표현이 아닌 것은?   ㉠ 널부러지다  ㉡ 널브러지다  ㉢ 너부러지다   몸에 힘이 빠져 몸을 추스르지 못하고 축 늘어지는 상태를 나타낼 때 ㉠과 같이 ‘널부러지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계주를 끝낸 주자들은 한동안 운동장에 널부러져 있었다”처럼 쓰인다. 그러나 ‘널부러지다’는 표준어가 아니다. ‘널부러지다’는 사전에 등재돼 있지 않은 단어다.   정확한 표기는 ‘㉡널브러지다’이다. ‘널브러지다’는 “그들은 땅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앉아 있었다”처럼 몸에 힘이 빠져 몸을 추스르지 못하고 축 늘어지다는 뜻으로 쓰인다. ‘널브러지다’는 또한 “방에는 잡동사니들이 널브러져 있다”처럼 너저분하게 흐트러지거나 흩어지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따라서 “계주를 끝낸 주자들은 한동안 운동장에 널부러져 있었다” 역시 “계주를 끝낸 주자들은 한동안 운동장에 널브러져 있었다”로 고쳐야 한다.   비슷한 단어로 ‘㉢너부러지다’도 있다. “그는 지친 얼굴로 방바닥에 너부러졌다”처럼 힘없이 너부죽이 바닥에 까부라져 늘어지다는 뜻으로 쓰인다. “꽝 소리와 함께 군인들이 여기저기에 너부러졌다” 등과 같이 죽어서 넘어지거나 엎어지다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따라서 정답은 ㉠.우리말 바루기 한동안 운동장

2023-10-15

[삶의 뜨락에서] 잃어버린 시간

아침에 눈을 떠 창밖에 펼쳐지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 것은 가히 매일이 기적이라 할 수 있겠다. 언듯 보면 똑같은 모습으로 지루한 하루를 또 맞이하는구나 느꼈던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어느 때부터인지 시시각각으로 펼쳐지는 그 모습에서 지나온 세월(世月)을 반추한다.     오늘처럼 청명한 날에는 멀리 Met Life Stadium도 보이고 Teterboro Airport도 선명히 보이지만 안개가 짙게 낀 날에는 한 치 앞도 볼 수가 없다. 서서히 안개가 걷히고 나면 학교 운동장에 모여드는 아이들도 보이고 줄줄이 서 있는 건물들이며  상점들이 하루를 열고 있다.     지나간 시간은 잃어버린 시간일까! 모든 지나간 일은 되돌릴 수 없다 생각이 들기에 오늘의 노년의 삶은 때로는 허무를, 때로는 의욕을 잃고 허우적거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요즈음 많이 든다.   지난 4월 초 월요일 아침 학교 운동장에 아이들이 하나도 안 보일 때 웬일일까? 놀라면서도 허전하던 그 마음… 생각하니 요즈음 spring break란 것을 떠올리며 혼자 웃었던 생각이 난다. 이처럼 나와는 아무 연관도 없는 아이들한테도 이렇게 마음이 쓰이는 것을 보며 나의 아이들 자라던 때를 떠올리다가 손자 손녀들의 모습을 보면서 지나간 시간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삶은 이렇게 계속되는 것이구나 다짐을 했다.   내 집에서 멀지 않게 바라보이는 건물에는 ‘포부동’(soup Dumpling plus)이란  중국집이 있다. 무심(無心)히 쳐다볼 때는 몰랐는데 관심을 가지고 보니 일주일에 세 번 트럭이 물건을 놓고 가는데 그 시간이 되게 아침 11시경에 들리곤 한다. 그 모습을 창 너머로 바라보면서 내 마음은 어느새 몇십 년 전 내가 브루클린에서 살 때 늘 좋아하던 ‘아침 11시’경이 물밀 듯이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 시간은 분주한 아침을 남편과 아이들이 병원과 학교로 떠나고 내 마음이 쉼을 누리는 시간이었다.     나는 늘 ‘비발디의  4계’를 들으며 몇 시간 떨어져 사는 나의 친구와 수다를 떨곤 했다. 오랜 세월 우리는 주거니 받거니 실타래를 묶다가 지난 2007년 LA로 떠나고 말았다. 옛날 같지 않게 요즈음은 뜨막하게 지나는 사이가 되었는데 세월이 갈수록 그가 그립고 그 지나간 시간은 나에게 황금의 시간이었다. 가슴을 적신다.   생각만 해도 내 마음의 쉼을 누리니 그와 지냈던 그 시간은 잃어버린 시간이 아니고 희망과 의욕을 불러일으킨다. 지난 3년 동안 우리들의 발목을 잡았던 팬데믹도 주춤해 있는 요즈음 지나간 시간은 잃어버린 것이 아니고 지금도 살아있다는 생각을 하며 오늘도 열심히 살고 싶다. 정순덕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시간 학교 운동장 세월 우리 spring break

2023-04-19

[살며 생각하며] 후회의 책

‘고양이가 죽었다. 옆집 남자가 문을 두드리며 알려 주었다. 볼테르는 길가에서 차갑게 식어 있었다. 나쁜 일만 계속 생긴다. 파혼하고 해고당하고 유일한 동무 고양이도 죽었다. 나는 쓸모없는 인간이다. 밤 11시 40분에 약을 먹었다. 눈을 떠 보니 삶과 죽음의 중간 지대에 있었다. 시간은 밤 12시, 그곳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라고 불리는 곳이다. 서가에는 수많은 책이 꽂혀 있었다. 그중 제일 두꺼운 책에는 로라가 살면서 했던 수많은 후회가 적혀 있었다. ‘볼테르를 밖에 내보내지 않았더라면!’ 책장을 펼치니 고양이를 집에서만 키우는 로라의 다른 삶이 있었다. 노라는 실수를 하기 전의 삶으로 걸어 들어갔다.’   매트 헤이그의 소설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펼쳐지는 내용이다. 나 역시 도돌이표처럼 돌아오곤 하는 후회의 순간이 있다. 그 당시 퇴근 무렵이면 나는 항상 지쳐 있었다. 얼른 쉬어야 한다는 생각에만 사로잡혀 있었다. 아들을 운동장에 떨구고 쌩하니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 운동장 벤치에는 부모와 조부모들이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있었다. 코치는 부모가 지키고 있는 아이들의 이름을 먼저 호명할지도 모른다. ‘내 아들은 대기석에 마냥 앉아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순간 스쳤지만, 나는 집으로 차를 몰았다.       나의 후회의 책장은 얼마나 될까? 후회의 순간을 다시 살 수 있을까? 나는 삼십 년 전 그 운동장에 서 있었다. 집에 갈까 망설이다, 끝에 있는 벤치로 걸어갔다. 자그만 내 아들은 코치가 ‘안토니’하고 소리치자, 부리나케 뛰어나갔다. 나도 ‘예이’ 소리치며 벌떡 일어났다. 아들은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며 다람쥐처럼 라인을 따라서 뛰었다. 자리로 돌아오는 아들의 얼굴이 의기양양하다. 몸이 좀 피곤한 것쯤이야, 저녁 준비가 늦어진들 어쩌랴. 경기가 끝난 아들을 태우고 돌아오면서 피자를 주문했다.     또 다른 순간도 있다. 질기게 나를 물고 늘어지는 장면, 장소는 과거의 서울이다. 마지막 3개월을 사는 엄마는 나와 같이 하와이에 가고 싶어 했다. 채식주의자 그룹이 있는 그곳에서 암을 완치했다는 말을 누구에게 들은 것 같았다. 나는 곧 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대답했다. 담당 의사는 환자의 몸 상태로 비행기 여행은 무리라고 말했다. 그때 직장에 휴직계를 내고 엄마를 모시고 하와이로 갔더라면? 엄마는 계속 사셨을까?     소설에서 자신의 또 다른 삶을 살아본 노라는 고양이가 심근병으로 죽었음을 알게 된다. 수의사는 고양이가 사랑하는 주인 앞에서 죽기 싫어서 밖에 나갔을 것이라고 말해준다. 가슴을 치면서 한 노라의 후회는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었다. 노라를 죽음으로 내몬 생각이 사실은 그녀의 죄책감에서 비롯된 엉뚱한 상상에서 나온 것이었다. 기억과 상상은 자주 뒤섞이며 우리를 혼란에 빠뜨린다.     노라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성공적인 삶에도 텅 빈 공허가 있음을 알았다. 그러자, 죽으려고 했던 자기 삶에 애착이 생겼다. 문을 두드리며 볼테르의 죽음을 알려준 앞집 남자, 친절한 애쉬에게 커피라도 사야 할 것 같다. 사이가 나빠진 오빠에게 먼저 연락할 것이다. 아 참, 옆집 할아버지의 약도 타다 주어야지. 황폐하게만 보였던 자신의 삶에도 마음을 나눌 사람이 있다니. 주위에 작은 친절을 베풀며 살아가는 것, 인생의 답은 ‘일상의 사소한 것’에 있는 것임을 노라는 죽음 직전에 알게 되었다.     작가 매트 헤이그는 1999년에 외딴 섬의 절벽에서 뛰어내리려던 찰나에 머릿속에 빛이 번쩍했다고 한다. 그 후, 도서관에 파묻혀 자기 경험을 책으로 쓰면서 우울증을 치유했다. 팬더믹이 시작된 2020년에 이 책이 나오자, 날개 돋친 듯이 팔렸다고 한다. 당시 직장을 잃고 귀향하던 MZ 세대는 물론, 집에 갇혀서 우울해 하던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와 공감을 주었다. 김미연 / 수필가살며 생각하며 후회 동무 고양이 운동장 벤치 매트 헤이그

2023-03-30

[독자 마당] 국민체조

거실에서 “국민체조 시~작”하는 소리가 경쾌한 음악과 함께 들려온다. 며느리가 잘 걸으려 하지 않는 날 위해 매일 틀어주는 체조 시간이다. 예쁜 운동복 차림의 청소년 10여명이 TV에 나와 체조를 한다.  음악에 맞춰 나도 화면을 바라보며 열심히 따라 한다. 다리 운동을 할 때가 가장 힘이 든다.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잘 안 된다. 오늘도 일어나지 못해 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 말았다.  어설픈 내 동작을 웃으며 슬쩍슬쩍 바라보는 며느리에게 “너도 늙어봐라. 그래도 나는 이 정도는 한다”라며 열심히 따라 한다.     여러 가지 동작의 체조를 매일 반복하다 보니 그동안 굳었던 근육이 조금씩 깨어나는 것 같다. 두 번 반복하고 끝나는데 5분 정도 걸린다.     체조를 하며 머릿속은 수십 년 전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간다. 월요일 조회시간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전교생이 국민체조를 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교단 위에 올라선 체육 선생님의 동작을 보며 전교생이 같은 동작을 하는 것은 참 보기 좋았다. 5,6학년의 제법 정확한 동작과 1,2학년의 귀여운 동작도 잘 어우러졌다.     아이들 앞에서 열심히 제조하던 젊었을 때의 내 모습을 떠올려 본다. ‘아! 그땐 나도 참 젊었었지.’   모든 국민이 할 수 있는 체조라 국민체조라 이름 붙였나 보다. 처음에는 며느리의 성화로 따라 하다가 매일 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건강에도 좋고, 옛날 생각에 젊어지는 것 같은 즐거운 시간이 됐다.   며느리의 정확한 동작을 바라보며 열심히 따라하는 81세 학생인 나의 동작은 한없이 어설프겠지만 마지막 숨쉬기 운동까지 끝나고 나면 “나도 참 잘하는데”라며 손등에 ‘참 잘했어요’ 도장이라도 찍어주고 싶다. “어머니, 아주 잘하셨어요.” 며느리의 칭찬에 어린아이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정현숙· LA독자 마당 국민체조 가지 동작 초등학교 운동장 월요일 조회시간

2023-03-14

영주의 첫 랜드마크, ‘영주 아이파크’ 11월 견본주택 오픈 예정

오는 11월 공개가 예정된 '영주 아이파크'는 브랜드만의 특화설계가 적용돼 품격 높은 생활을 기대하게 한다. 여기에 우수한 정주 여건과 입지가 더해져 벌써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영주 아이파크'는 영주 휴천동 일원에 지하 4층~지상 20층, 6개동 총 428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이 단지는 ‘아이파크’ 이름에 걸맞은 화려한 외관과 최신 평면 구조, 편리한 원스톱 라이프, 첨단 시스템 등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다양한 조건을 갖춰 호평 된다.     먼저, 전 세대가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실속 평면으로 설계됐다. 아파트는 전용면적 84㎡(294세대)를 중심으로 66㎡, 84㎡A, 84㎡B, 115㎡ 4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지하3,4층에는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함께 조성될 예정이다. 동측 일부세대를 제외한 우수한 조망권을 확보한 것도 장점이다. 서측 어린이 공원과 동측의 소공원, 남측 녹지를 품었다. 그리고 조경 특화단지로 조성돼 수경시설, 나무, 휴식이 어울어진 중앙광장, 어린이놀이터, 아이들의 안심 등.하교를 위한 맘스테이션 등 친환경 단지 프리미엄도 기대할 수 있다.     또한, 4베이 위주 설계를 적용해 쾌적한 주거생활도 기대된다. 전 세대에 팬트리 및 드레스룸을 기본 구성해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한 것도 눈길을 끄는 요소로, 입주 시 전용면적보다 넓은 실사용 면적을 사용할 수 있다.     한층 차별화된 스마트홈 시스템을 적용해 생활의 편리함을 더한 것도 차별화 포인트다. 스마트홈 시스템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조명과 난방, 가스, 화재감지 등 홈네트워크를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입주 시 스마트폰을 사용해 외부에서 주차 위치를 확인하거나 조명과 난방을 조절할 수 있다.       '영주 아이파크'는 상품성뿐만 아니라 우수한 입지로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 특히, 교육 여건의 경우 영주 내에서 최고 입지로 꼽힌다. 단지 바로 옆에 동부초등학교와 영주중학교가 있고 도보 10분 거리에 영주고가 있다. 또한, 영주에서 진학률이 가장 높은 대영고를 비롯해 영광고, 영주여고가 약 2km 이내에 자리해 자녀 교육 여건을 중요시하는 수요자들 사이에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에 필요한 인프라도 단지 주변으로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단지 인근에 홈플러스 영주점, 농협파머스마켓과 여러 재래시장이 있어 쇼핑이 편리하다. 영주시청, 영주시 보건소, 영주시민 운동장 등 영주 시내 상권도 방문이 편리한 거리에 있다. 우수한 접근성도 장점이다. 가흥교차로를 통해 중앙고속도로에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고 KTX 중앙선 영주역도 반경 2km 내에 있어 인근 도시는 물론, 전국 주요 도시로 빠르게 연결된다.     단지가 계획된 영주의 밝은 미래전망도 주목해야 한다. 영주는 지난해 '영주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가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에 선정되는 등 인구 유입 및 일자리 창출 전망이 밝은 지역이다. 특히, 문정동과 적서동 일원에는 생산R&D시설과 기업지원 편의시설 등이 갖춰진 '베어링 제조기업 집적화단지'가 계획돼 있다. '베어링 제조기업 집적화단지'는 향후 예비타당성 조사 등을 거쳐 산업단지로 지정될 예정이다.     분양 관계자는 “영주 아이파크는 탁 트인 조망권 확보 및 조경 프리미엄, 다양한 커뮤니티시설 등 아이파크 브랜드의 차별화된 상품성을 확보한 동시에 영주 시내의 인프라를 가까이 누릴 수 있는 입지에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며 “특히, 영주에 처음으로 선보여지는 프리미엄 브랜드 아파트로, 랜드마크 단지로의 자리매김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영주 아이파크’의 견본주택은 오는 11월 중 오픈예정이며, 경북 영주시 가흥동에 마련될 예정이다.      김진우 기자 (kim.jinwoo.ja@gmail.com)영주 랜드마크 영주 아이파크 홈플러스 영주점 영주시민 운동장

2022-10-19

[이 아침에] 꽃을 닮았던 아이들

 3월이 되면 한국의 학교 운동장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의 입학식이 열린다. 가슴에 이름표를 달고 새 가방을 메고 신주머니와 실내화를 가지고 오던 시절이다. 꽃피는 3월이라지만 꽃샘 추위가 몸과 마음을 얼어붙게 한다.   74년도에 초임 발령을 받은 학교가 옥수동 산동네에 자리 잡은 옥정 초등학교였다. 한 교실에 70명 가까운 어린이들이 공부했다. 선풍기도 없었다. 더위를 식혀주는 것은 젖혀진 창문에서 들어오는 바람뿐이어서 여름에는 시큼한 땀내가 코에 뱄다.     어느 해 교장은 내가 원하지도 않은 1학년을 맡겼다. 꼬마들의 담임으로서 운동장 구령대에 올라가서 율동을 해야 했다. 묵묵히 주어진 일을 처리하는 성격으로 남 앞에 나서는 것을 싫어했던 나였기에 부담감이 컸다. 아이들만 있다면 서슴없이 율동을 할 용기는 있는데 나의 행동을 일일이 지켜보는 학부모 앞에 서는 것은 피하고 싶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얼굴이 달아오른다.     구령대에 올라가는 시간이었다. 흰 체육복으로 산뜻하게 갈아입고 구령대에 올랐다. 마이크를 잡는 순간 운동장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학부모들은 그저 말 없는 인형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을 하기로 했다. 오직 어린이들을 바라보며 '씨앗', '아침 해', '학교 종', '태극기', '꽃밭에서' 등을 율동으로 꾸며 지도했다.     ‘씨 씨 씨를 뿌리고, 꼭 꼭 물을 주었죠, 하룻밤 이틀 밤 쉿쉿쉬 뽀드득 뽀드득 뽀드득 싹이 났어요.’     손을 모아 둥그런 아침 해를 만들고, 주먹 쥐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모습, 윗니와 아랫니를 닦고 깨끗이 세수하고 단정히 머리 빗고 옷 입고 거울 보는 모습, 밥을 꼭꼭 씹어 먹고 가방 메고 학교에 가는 모습을 율동으로 표현했다. 입학생들이 행동으로 실천하여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했다. 율동이 끝나면 각 반별로 학교 교실 둘러보기, 화장실 사용법 알기, 교통안전 등 기본 학교생활에 초점을 맞추어 지도했다.     처음에는 쑥스러워하던 아이들이 학교에 익숙해질 즈음엔 어느덧 봄이 성큼 다가와 학교 내 정원과 학교 주변의 산에서 꽃들은 꽃망울을 터뜨린다. 교실에서도 아이들의 함성과 순박한 웃음이 피어난다. 밝게 미소 짓는 진달래꽃, 향기를 뿜어내는 매화꽃, 춤추는 벚꽃, 수줍은 살구꽃, 주위를 밝히는 노란 개나리꽃처럼 아이들은 저마다 특유의 색깔로 꽃봉오리를 피우며 환하게 웃는다. 이런 꽃들이 우리 반의 외향적인 아이, 산만하고 집중력이 없는 아이, 얌전한 아이, 호기심이 많고 도전정신이 강한 아이 등 개개인의 모습과 많이 닮았다. 지금은 쉰이 훌쩍 넘었을 그 시절의 아이들 모습이 내 앞에 내려앉는다.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래와 율동으로 무진 애를 썼던 시절이다. 그때가 정원에서 막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는 살구나무와 복숭아나무 속에서 피어난다. 지나간 내 젊은 날의 3월이 떠오른다. 이현인 / 수필가이 아침에 기본 학교생활 학교 운동장 초등학교 1학년

2022-04-10

교사 지시로 뛰다 사망 학생 가족 교육구와 합의

감기에 걸려서 몸이 힘들다고 말했지만 교사의 지시에 계속 운동장을 뛰다가 사망한 학생의 가족이 LA통합교육구(LAUSD)와 소송 끝에 합의했다.   LA데일리뉴스는1일 자에 학생의 가족들이 LAUSD와 잠정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사망 학생 가족과 LAUSD와의 구체적인 합의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기사에 따르면 페스투스 오누와 알라그바·클라라 알라그바 부부의 아들은 지난 2018년 3월 6일 랜초팔로스버디스의 도슨중학교 운동장을 뛰던 중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소장에 따르면 사망한 학생은 당일 체육 시간에 자신이 감기에 걸려 참가할 수 없다고 말했지만 는 말을 들었다. 이 학생은 3바퀴를 돌고 교사에게 피곤하다며 중단하길 원했지만 계속 뛰라는 지시에 4바퀴째를 돌던 중 쓰러졌다. 교사는 학생이 장난을 치는 것으로 생각하고 상당 시간 방치했다가 뒤늦게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장에 따르면 이 학생은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CPR)을 받지 않았으며, 같은 날 오후 1시 55분경 토런스에 있는 메리 메디컬센터에서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학생의 부모는 소장에서 “학교 직원들이 자동제세동기(AED)를 갖고 있었지만 아들을돕는데, 즉시 사용하지 않았으며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하자 이미 맥박도 없고 의식도 없는 아들 옆에 AED를 가져왔다”며 학교의 부실대응을 주장했다. 이에 LAUSD는 “학교의 부주의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관상동맥 결함으로 인해 발생했기 때문에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었다. 장연화 기자교육구 교사 사망 학생 교사 지시 도슨중학교 운동장

202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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