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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마당] 국민체조

거실에서 “국민체조 시~작”하는 소리가 경쾌한 음악과 함께 들려온다. 며느리가 잘 걸으려 하지 않는 날 위해 매일 틀어주는 체조 시간이다. 예쁜 운동복 차림의 청소년 10여명이 TV에 나와 체조를 한다.  음악에 맞춰 나도 화면을 바라보며 열심히 따라 한다. 다리 운동을 할 때가 가장 힘이 든다.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이 잘 안 된다. 오늘도 일어나지 못해 두 손으로 바닥을 짚고 말았다.  어설픈 내 동작을 웃으며 슬쩍슬쩍 바라보는 며느리에게 “너도 늙어봐라. 그래도 나는 이 정도는 한다”라며 열심히 따라 한다.  
 
여러 가지 동작의 체조를 매일 반복하다 보니 그동안 굳었던 근육이 조금씩 깨어나는 것 같다. 두 번 반복하고 끝나는데 5분 정도 걸린다.  
 
체조를 하며 머릿속은 수십 년 전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간다. 월요일 조회시간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전교생이 국민체조를 하던 장면이 떠오른다. 교단 위에 올라선 체육 선생님의 동작을 보며 전교생이 같은 동작을 하는 것은 참 보기 좋았다. 5,6학년의 제법 정확한 동작과 1,2학년의 귀여운 동작도 잘 어우러졌다.  
 
아이들 앞에서 열심히 제조하던 젊었을 때의 내 모습을 떠올려 본다. ‘아! 그땐 나도 참 젊었었지.’
 


모든 국민이 할 수 있는 체조라 국민체조라 이름 붙였나 보다. 처음에는 며느리의 성화로 따라 하다가 매일 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건강에도 좋고, 옛날 생각에 젊어지는 것 같은 즐거운 시간이 됐다.
 
며느리의 정확한 동작을 바라보며 열심히 따라하는 81세 학생인 나의 동작은 한없이 어설프겠지만 마지막 숨쉬기 운동까지 끝나고 나면 “나도 참 잘하는데”라며 손등에 ‘참 잘했어요’ 도장이라도 찍어주고 싶다. “어머니, 아주 잘하셨어요.” 며느리의 칭찬에 어린아이처럼 기분이 좋아진다.

정현숙· 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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