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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열정을 껴안고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섭다. 날밤 새는 줄 모르고 설쳐댄다. 요즘 눈만 뜨면 아들이 사 준 트레드밀에서 다람쥐처럼 뜀박질을 한다. 장가 가서 집에 다니러 온 아들이 다짜고짜로 끌고가 트레드밀을 구입했다.   물론 구입대금은 내 크레딧 카드로 긁었다. 그리곤 시간표를 만들어 놓고 운동을 시킨다. 지들 어릴 때 숙제 조사하듯 매일 체크를 해대니 안하고는 못배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자식이다. 범보다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게 자식하고 맺은 약속이다. “오래 건강하게 살려면 운동해야 돼요. 엄마 일찍 죽으면 나 슬퍼해.” 아들의 이 한마디에 40년 동안 ‘운동 안 하고도 스트레스 안 받기 작전’으로 버티던 내 지조(?)가 와르르 무너졌다. 성가시게 보채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뻐근하게 저려온다.   몸으로 떼우는 모든 것에 나는 젬병이다. 특히 운동에는 취미도 관심도 없다. 미식 축구 게임조차 잘 이해를 못하니 무식 정도가 아니라 푼수에 속한다.   친구들에게 등 떠밀려 산 골프채는 레슨만 두 번 받고 차고에서 휴식 중이다. 그래도 주눅 안들고 “난 운동 싫어서 안한다”고 오리발을 내밀며 오히려 큰소리치며 산다. 포기각서 쓰면 맨날 마음만 먹고 실천 못해 안달하는 사람보단 정신건강(?)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게 내 지론이다.   그런데 이변이 발생했다. 모를 때는 몰랐는데 해보니 진짜 운동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 저 혼자 놀아도 즐겁고 봐주는 사람 없어도 신나는 게 운동이다.   신나면 재미있다. 신은 열정을 유발시킨다. 열정이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생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알면 자신을 바로 파악할 수 있어 열정이 생긴다. 마음은 콩밭에 있는데 보리밭에 가면 물에 물탄 듯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이다. 열정은 겉으로 들어난 것만으로 파악할 수 없다. 떠벌리고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열정이라 할 수 없다. 떠벌리기는 겉으로 뿜어내는 거품이기 때문에 잘 사그러든다.   드러나지 않지만 차분한 열정을 가진 사람은 작은 물방울로 바윗돌을 뚫는다. 열정은 마음의 밑바닥에서 용솟음치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영혼을 붙태우는 화염이고 생을 끌고가는 수레바퀴다. 찬물을 끼얹으면 의기소침해지고 풀이 죽어 마음에 병이 생긴다. 열정은 드릴 속의 배터리와 같다. 열정은 드릴처럼 삶에 구멍을 뚫어 신선한 바람이 불게 한다. 드릴을 사용할 때는 배터리 점검도 중요하지만 용도에 맞는 드릴척(drillbit)을 잘 골라야 된다.   분별 없는 열정은 에너지만 소진시킬 뿐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된다. 열정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다. 타협해서 무너지면 열정이 아니라 오기였을 뿐이다. 오기는 벽에 부딫치면 부서지지만 열정은 벽을 넘고 산을 넘어 지칠 줄 모르는 힘으로 인생이라는 동력선을 이끌게 한다.   왠지 의기소침하고 사는 게 시시하고 삶에 열정이 없다고요? 마음의 상자를 열어보고 제일 하고 싶은 것부터 순서대로 줄을 세우세요. 눈을 감고 한 손으로 맥을 짚고 다른 한 손을 심장에 얹어보세요. 살아있다는 이 작은 충만함으로도 당신이 진정 하고 싶었던 그 일을 활화산처럼 불태울 열정이 다시금 용솟음치고 있지 않나요?  (Q7editions 대표)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활화산 열정 맨날 마음 진짜 운동 배터리 점검

2024-11-12

[디지털 세상 읽기] 워싱턴과 빅테크, 짧은 선거 역사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20년 전만 해도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들은 워싱턴에 있는 연방 정부와 가까운 관계가 아니었다.     그랬던 미국 정부가 테크 기업들과 가까워진 건 2008년 대선 때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들고 다니면서 테크 기업의 응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에 응답이라도 하듯, 구글의 CEO 에릭 슈미트는 오바마 후보에 거액을 후원했을 뿐 아니라, 선거 운동 본부에 테크 관련 인력 지원과 기술적 자문을 하면서 실리콘밸리와 백악관이 가까워진 첫 사례가 되었다.   8년 후인 2016년 대선에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진다. 소셜미디어가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었고, 이를 이용한 선거운동도 활발했지만, 러시아 등 다른 나라의 미국 선거 개입에도 소셜미디어가 동원되었다. 테크 기업들은 석유, 자동차 등 전통적인 산업과 마찬가지로 적극적 로비를 통해 워싱턴과 가까워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된다.   다시 8년이 지난 지금, 미국의 유권자들은 테크 기업의 노골적 선거 개입을 목격하고 있다. 스페이스X를 통해 정부와 방위산업 계약을 맺은 일론 머스크는 추첨을 통해 매일 100만 달러를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뿌리고 있고,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가 카멀라 해리스를 지지하는 사설을 게재하지 못하게 막았다. 분노한 독자들이 구독을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베조스는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사업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한 것이다. 20년 전과 달리 정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얻을 것도, 잃을 것도 많아졌다는 얘기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디지털 세상 읽기 워싱턴 빅테크 선거 역사 선거 개입 선거 운동

2024-11-03

[커뮤니티 액션] 민권센터 40주년, 40만 달러 모금

올 초 민권센터가 40주년을 맞아 시작한 40만 달러 모금 운동이 한 해를 다 채우기 전에 목표를 이뤘다. 10월 말 현재 온라인으로 7만여 달러, 지난 10월 17일 열린 민권센터 갈라에서 20만여 달러 그리고 13만여 달러가 한인사회와 재단 등으로부터 채워졌다.   이렇게 모인 기금은 과연 어떻게 쓰이는지 궁금할 수 있다. 간단히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민권센터에 1만 달러를 기부하면 한인 커뮤니티가 받는 혜택은 10배인 10만 달러다. 민권센터는 해마다 3000여 가정을 돕는다. 푸드스탬프, 난방비 지원, 렌트 억제 프로그램, 소득세 신고 신청 대행 등 저소득층을 위한 서비스로 커뮤니티 주민들이 받는 혜택은 연간 200만 달러가 넘는다. 이에 더해 시민권, 영주권 신청 대행과 서류미비 청년 추방유예(DACA) 갱신 등 무료 이민 서비스로 주민들이 절약하는 돈도 100만 달러에 이른다. 올해 40만 달러를 모았으니 내년에 커뮤니티가 받을 혜택은 400만 달러가 될 것이다.   사회봉사 서비스에만 기부금이 쓰이는 것은 아니다. 민권센터는 아태계정치력신장연맹(APA VOICE)과 함께 해마다 20만 명 이상의 유권자들에게 가정방문과 전화 걸기, 문자 보내기로 선거 참여를 독려한다. 해마다 200여 명 이상이 참여하는 청소년 권익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풍물 강습 등 문화 활동도 펼친다. 이런 활동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큰 가치가 있다.   민권센터는 1984년 창립 때부터 모든 서비스를 수수료 없이 무료로 진행하는 것이 자랑이다. 해마다 커뮤니티를 위하는 기부자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40주년 40만 달러 모금 운동은 비록 목표를 이뤘지만 연말까지 이어진다. 더 많은 기부금이 모일수록 어려운 처지에 있는 더 많은 우리 이웃들이 도움을 받는다. 선거 참여 운동 등으로 한인사회 정치력이 커진다. 이민자 청소년들이 이 땅에서 주인으로 살아가는 길을 찾고 커뮤니티 지도자로 성장한다.   1984년 청년들이 주머니를 털어 민권센터를 시작했다. 정말 어려웠다. 깡통과 헌 옷을 모아 팔고, 밸런타인스 데이에는 거리에서 꽃을 팔고, 크리스마스 때는 장난감을 팔아 렌트를 겨우 내던 민권센터가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함께해준 한인사회 덕분이다. 하지만 민권센터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 더 많은 한인을 돕지 못하고, 선거에 참여시키지 못해 배가 고프고 아프다. 아직도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 분야가 많고, 청소년 프로그램 신청자가 너무 많아 돌려보내야 하고, 더 많은 서류미비 장학생들을 뽑지 못하고, 한인사회 곳곳을 더 많이 살피지 못해 목이 마르다. 그래서 염치없이 해마다 기금 모금 만찬을 열고, 모금 운동을 펼친다. 올해 모금 운동에는 달마다 10달러씩 보내주는 기부자도 있었다. 더없이 고맙다. 모든 기부자에게 부끄럽지 않게 올해도, 다음 해에도 계속 땀 흘리겠다. 그리고 50주년, 100주년, 그 이상을 내다보고 달린다.   올해 민권센터 갈라 저널에는 창립자인 고 윤한봉 선생의 이야기를 담았다. 그가 가진 삶의 좌우명은 “가장 낮은 곳에서 퇴비로 살자”였다. 윤 선생의 후배들은 지금도 그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인사회의 앞날을 위한 퇴비가 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김갑송 / 민권센터·미주한인평화재단 국장커뮤니티 액션 민권센터 한인사회 정치력 모금 운동 한인사회 곳곳

2024-10-24

[골프칼럼] <2043> 골프화도 스윙에 활용하라

샷 실수 후 대부분의 골퍼들은 ‘헤드업’ 이라는 지적을 주로 받는다. 실제 골퍼들이 스윙을 하거나 끝나면 90%이상 헤드업으로 인한 실수를 저지른다.   자각증상은 없지만 임팩트전에 머리를 들든지, 아니면 목표방향으로 볼과 함께 머리가 함께 나가 스윙궤도가 바뀌며 뒤땅(fat shot)이나 탑핑(topping)등도 발생한다. 머리를 움직여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꼭’ 붙들어 두라는 것도 아니다.   스윙이란 개인의 신체적 조건과 습관에 따라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머리 고정에 실패할까? 이것은 스윙이라는 기본개념을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에 원인이 있다.   스윙이란 상체와 하체의 반 회전 운동과 팔의 상하운동이 조합되어 3개의 율동과 함께 클럽이 회전되며 원형의 궤도를 만드는 원운동이다. 이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스윙이 혼란스럽고 원 운동을 감지할 수 없으며 손으로 클럽을 회전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앞선다.   즉 몸을 중심으로 평면궤도가 아닌 수직 형에 가까워 올바른 스윙궤도를 이탈, 손 조작에 의존하는 샷을 한다는 뜻이다.   특히 오른쪽 어깨에 경직이 생기며 오른손으로 볼을 떠올려 다운스윙에서 왼쪽의 움직임이 일시 멈추고, 몸 회전이 정지되는 이상한 현상도 발생한다.   따라서 우측 허리의 회전이 멈추며 볼을 맞추던 오른손과 어깨의 움직임이 상향조정, 순식간에 헤드업을 제공하는 원인도 제공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자연히 왼쪽 팔꿈치가 굽어지며 양손을 자신의 몸통 쪽으로 끌어당기며 볼을 쳐 오른쪽의 과다한 힘에 밀려, 왼쪽이 약해지며 상체의 스웨이(sway)나 헤드업 등이 빈발한다.   헤드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몸의 경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숙지해야 할 사항이고 백스윙과 다운스윙궤도는 평면이 되도록 연습해야 한다.   헤드업이나 스웨이를 방지하려면 발상전환이 필요하고 연습장이나 실전에서 이 같은 실수를 최소화하려면 사물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 사물이란 골프볼, 헤드 커버, 티펙이나 심지어 골프장의 잔디 조각도 이용할 수 있다.   티펙을 이용할 경우 볼을 치기 위한 어드레스 전에 자신의 오른발과 앞쪽에 티를 하나 놓는다. 그리고 스윙을 시작해 다운스윙을 지나 임팩트 후, 즉 볼을 친 후 지면에 놓은 티펙을 확실하게 본 후 피니시에 들어가는 방법이다.   이것은 헤드업도 방지할 뿐만 아니라 팔로스루와 클럽헤드의 익스텐션(extension)에도 도움을 줘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탑 스윙에서 일시 멈춘 후 다운스윙으로 이어져야 스윙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실전에서는 티펙을 놓을 수 없기 때문에 스윙 후 오른발 골프화의 앞꿈치를 보려고 노력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www.ThePar.com에서 본 칼럼과 동영상, 박윤숙과 동아리 골프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박윤숙 / Stanton University 학장골프칼럼 골프 스윙 회전 운동 오른손과 어깨 오른발과 앞쪽

2024-10-17

[살며 생각하며]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일

얼마 전에 여동생이 우리 집에 와서 묵었다. 그녀의 운동 루틴은 여행을 와도 여전했다. 제일 하기 싫은 것을 제일 먼저 한다고 한다. 일어나면 커피를 들고 운동복 차림으로 나왔다. 미국 동네는 공원 같다면서, 아침 기운을 받아 생생해진 꽃나무들을 구경하면서 걸었다. 동네 길을 구석구석 돌고 오면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나는 평소에 걸어도 20분 정도가 고작이다. 걷는 흉내만 내는 나와는 달리, 동생은 진지하게 걸었다. 그만 걷자고 하면 안 될 것 같았다. 나도 따라서 열심히 걸었다. 동생은 걷기가 끝나면 스트레칭을 했다.   그녀는 두 다리를 살짝 어긋나게 겹쳤다. 팔을 위로 뻗치고 허리를 굽혀서 손을 땅에 댄다. 하늘을 향해 기원이라도 하는 듯 동작이 엄숙하다. 온몸에서 땀을 줄줄 흘리는 동생이 신기했다.     “언니 등이 굽었어.”     그녀의 움직임을 멍청히 보고 있는 나에게 말했다. 그냥 서 있기도 멋쩍었다. 나도 스트레칭을 따라 했다. 두 팔을 앞으로 펴서 돌리고, 뒤로 깍지를 껴서 어깨를 펴 주고… 처음에는 중심을 잡지 못했다. 흔들리고 쓰러졌다. 엉성한 동작으로 며칠을 따라 했다. 그랬더니 뭐랄까? 허리께에 고무줄이라도 두른 것처럼 몸체가 늘어나는 것 같았다. 어깻죽지를 펴고 가슴을 세우니 숨이 잘 쉬어졌다.     내 안에서 어떤 소리가 들려왔다. ‘운동 열심히 하는구나.’ ‘잘했어! 내가 기분 좋게 해 줄게.’     이 소리가 어디에서 나는 것일까? 심장일까? 뇌일까? 아니다. 이 둘은 따로가 아니다. 몸이 신호를 보내면 머리가 반응한다. 몸을 움직이면, 심장이 뛰고, 뇌까지 올라간다. 뇌에서 널브러져 있던 물질이 출렁임을 받아서 게으름에서 깨어난다. 서로 같은 물질을 찾아 헤매면서 연결고리가 탄탄해진다. 뇌세포 시냅스가 두꺼워질 때, 뇌는 기운이 넘친다.     이 물질은 도파민, 세로토닌 혹은 엔도르핀이라고 불리는 호르몬이다. 기분을 좋게 만드는 물질이다. 도파민은 뇌 속에 점점이 흩어져 있다. 따로 떨어져 있는 도파민은 소량이라서 별로 기분을 좌우하지 못한다. 뇌는 혼자서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가만히 두면 게으르기 그지없다. 원시 동굴인들은 사냥을 위해서는 쉴 틈이 없었다. 온종일 뛰어다니고 나면, 뇌에서 도파민이 땀처럼 솟았다. 뇌는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하면 기분을 좋게 만드는 메커니즘이 있다. 기분이 좋아야 사람들이 계속할 테니까 말이다.   또한 뇌는 그렇게 빨리 진화하지 않는다. 현대인의 뇌는 2만 년 전 원시인의 뇌와 비슷하다. 동굴인은 누가 나타나면 일단 먼저 활을 쏘았다. 적인지 친구인지 생각하다가는 죽을 수도 있으므로 일단 저지르고 보았다. 그리고 나중에 생각했다. 내가 적을 죽였는가? 우리 편을 죽였는가? 실수였는가? 반성이라는 생각은 항상 나중에 따라온다. 뇌는 행동이 먼저고 생각에 더디다. 만약 우울하다면, 머리 싸매고 생각해 봤자 소용없다. 벌떡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서 걸으시라!     동생이 왜 그렇게 운동에 집중하는지 알 것 같다. 햇빛을 받으며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행복 호르몬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낮에 쓰다 남은 세로토닌은 저녁에 멜라토닌으로 변하여 잠까지 잘 오게 한다니. ‘별것’ 아닌 걷기와 ‘별것’ 아닌 스트레칭을 첫 새벽부터 하는 모습에서 나는 감동을 받았다. 마치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일을 하는 것처럼. 그런데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 일 맞다. 나를 잘 돌보는 것….   동생은 잠깐 다니러 온 사이에 나에게 무엇인가를 남기고 돌아갔다. 선한 에너지는 전파력이 강하다.     청바지를 입고 트렁크를 끄는 동생의 뒷모습이 날씬해 보였다. 김미연 / 수필가살며 생각하며 도파민 세로토닌 운동복 차림 운동 루틴

2024-09-16

[골프칼럼] <2309> 골프 살리는 원·스윙 개념

샷 실수 후 대부분의 골퍼들은 ‘헤드업’이라는 지적을 주로 받는다.   실제 골퍼들이 스윙을 하거나 끝나면 90% 이상 헤드업으로 인한 실수를 저지른다.   자각증상은 없지만 임팩트 전에 머리를 들든지, 아니면 목표 방향으로 볼과 함께 딸려나가 스윙궤도가 바뀌며 뒤땅(fat shot)이나 탑핑(topping)도 발생한다.   머리를 움직여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꼭’ 붙들어 두라는 것도 아니다.   스윙이란 개인의 신체적 조건과 습관에 따라 합리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그렇다면 왜 머리 고정에 실패할까? 이것은 스윙이라는 기본개념을 잘못 인식하고 있는 것에 원인이 있다. 스윙이란 상체와 하체의 반 회전 운동과 팔의 상하운동이 조합되어 세 가지 율동과 함께 클럽이 회전되며 원형의 궤도를 만드는 원(arc) 운동이다.   이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스윙이 혼란스럽고 원운동을 감지할 수 없으며 손으로 클럽을 회전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앞선다.   즉 몸을 중심으로 평면궤도가 아닌 수직형에 가까워 올바른 스윙궤도를 이탈, 손 조작에 의존하는 샷을 한다는 뜻이다. 특히 오른쪽어깨에 경직이 생기며 오른손으로 볼을 떠올려 다운스윙에서 왼쪽의 움직임이 일시 멈추고 몸 회전이 정지되는 이상한 현상도 발생한다.   따라서 우측 허리 회전이 멈추며 볼을 맞히던 오른손과 어깨의 움직임이 상향조정, 순식간에 헤드업을 제공하는 원인도 제공한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자연히 왼쪽 팔꿈치가 굽어지며 양손을 자신의 몸통 쪽으로 끌어당기며 볼을 쳐 오른쪽의 과다한 힘에 왼쪽이 약해지며 상체의 스웨이(sway)나 헤드업 등이 빈발한다.   헤드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몸의 경직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숙지해야 할 사항이고 둘째는 다운스윙 중, 오른쪽어깨가 자신의 턱을 목표 방향으로 밀며 스웨이(sway)는 물론 헤드업을 발생시킨다.     헤드업이나 스웨이를 방지하려면 발상 전환이 필요하고 연습장이나 실전에서 이 같은 실수를 최소화하려면 사물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이 사물이란 골프볼, 헤드 커버, 티펙이나 심지어 골프장의 잔디 조각도 이용할 수 있다.   티펙을 이용할 경우 어드레스 때 자신의 오른발 앞쪽(toe)에 티를 놓는다. 그리고 스윙을 시작해 다운스윙을 지나 임팩트 후, 즉 볼을 친 후 지면에 놓은 티펙을 확실하게 본 후 피니시에 들어가는 방법이다. 이것은 헤드업도 방지할 뿐만 아니라 팔로스루와 클럽헤드의 익스텐션(extension)에도 도움을 줘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으며 특히 탑 스윙에서 일시 멈춘 후 다운스윙으로 이어져야 스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   ▶ThePar.com에서 본 칼럼과 동영상, 박윤숙과 동아리 골프도 함께할 수 있습니다. 박윤숙 / Stanton University 학장골프칼럼 골프 스윙 스윙 개념 회전 운동 오른손과 어깨

2024-09-12

[우리말 바루기] ‘주십시오’, ‘주십시요’

“모금 운동에 동참해 주십시요!” “계획을 취소해 주십시요!”    당부를 전할 때 주의할 표현이 있다. ‘주십시요’를 ‘주십시오’로 고쳐야 바르다. 문장을 끝내는 종결어미는 ‘-요’가 아니라 ‘-오’이기 때문이다. 앞 모음 ‘이’의 영향을 받아 마지막 어미가 [요]로 소리 나더라도 그 원형을 밝혀 ‘-오’로 적는다. 하십시오체뿐 아니라 “도와주시오” 같은 하오체 문장도 ‘-오’로 끝난다.   ‘-요’는 어떤 사물·사실 등을 열거할 때 쓰이는 연결어미다. “이건 두통약이요, 저건 감기약이다”처럼 사용한다.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이도 있다. “너무 늦었어요” “그러는 게 좋지요”에서의 ‘요’는 무엇일까?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로, 어미 뒤에 덧붙은 것이다. 연결어미 ‘-요’나 종결어미 ‘-오’는 생략할 수 없지만 보조사 ‘요’는 떼어 내도 말이 된다. “너무 늦었어” “그러는 게 좋지”라고 해도 무방하다.   ‘-오’와 ‘-요’를 헷갈리게 하는 요소는 또 있다. 바로 해요체다. 하십시오체와 하오체 자리에 두루 쓰이면서 혼란을 부른다. “말씀하세요”에서 ‘-세요’는 ‘-시어요’의 준말이다. ‘-시-’는 선어말어미고 ‘-어’는 종결어미다. 이들 어미 뒤에 붙은 ‘요’는 존대의 뜻을 나타내는 보조사다. “말씀하셔요”도 마찬가지다. 어미에 보조사 ‘요’가 결합한 말이다. “말씀하십시오”와는 구별해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보조사로 어미 모금 운동

2024-08-22

[커뮤니티 액션] 미주한인사회 반전반핵 운동

오는 2025년과 2026년, 한국과 미국의 평화운동 단체들이 잇따라 뉴욕에서 중요한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한 준비가 본격화되고 있다.   2025년 3월 유엔에서는 핵무기금지조약(TPNW) 3차 당사국 회의가 열린다. 2017년 유엔에서 채택된 조약인 TPNW는 핵무기 개발, 실험, 생산, 비축, 주둔, 이전, 사용, 위협 등을 완전히 금지하는 조약이다. 2024년 현재 93개국이 서명을 했고, 70개국이 비준을 했다. 물론 핵무기 보유국들은 모두 참여하지 않았으며 한국과 북한, 일본도 외면하고 있다. 핵무기 보유국으로부터 이른바 ‘핵우산’을 제공받는 나토 회원국들도 고개를 돌리고 있다. 한국의 원폭피해자협의회와 평화운동 단체들은 내년 3월 유엔 당사국 회의에 맞춰 뉴욕을 방문하고 세계 각국의 TPNW 참여를 촉구한다.   2026년에는 뉴욕에서 한국원폭피해자국제민중법정이 열린다. 히로시마 원폭 투하 79주년을 맞아, 원폭국제민중법정 국제조직위원회(공동대표: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 전 주교, 히라오카 다카시 히로시마 전 시장)가 ‘1945년 미국의 원폭 투하 책임과 한국원폭피해자에 대한 구제(사죄)’를 요구하는 민중법정을 여는 것이다.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유일한 핵무기 실전 사용 국가다.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폭으로 70만여 명이 죽었는데 이 가운데 10%인 7만여 명이 한국인이었다. 대다수는 징병으로 끌려간 한인들이다. 전쟁범죄 국민도 아닌 한국인들의 피해는 원폭피해자 2세들에게까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한국, 북한 그리고 전 세계 정부들을 움직여 핵무기 없는 세상을 만들려고 애쓰는 원폭피해자들의 활동에 미주한인사회가 꼭 힘을 보태야 한다.   미주한인사회는 활발했던 반전반핵 운동의 역사를 갖고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이 역사를 이어가는 활동이 새싹을 키우고 있다. 광주민중항쟁의 영향으로 창립된 재미한국청년연합 등은 1980년대 중반부터 미 전역으로 퍼져 나가며 통일운동과 맞물린 반전반핵 평화운동에 나섰다. 해마다 열리는 미국 내 주요 도시에서의 반전평화 시위에 참여하며 ‘코리아에서 미국 핵무기 철거’를 주장했다. 1988년에는 주한 미 핵무기 철거 서명운동을 펼쳐 10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 그리고 1989년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DC까지 행진하며 서명을 연방의회에 전달했다. 199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면서 한반도는 심각한 전쟁 위기를 맞았다. 이에 한국청년연합 등은 수많은 한인의 참여로 수만 달러를 모아 워싱턴포스트에 미국과 북한 정부에 핵위기 해결을 촉구하는 광고를 두 차례 게재했다. 이로부터 30여 년이 흘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아진 것이 없다. 한반도는 북한 핵무기와 미국 핵우산이 대치하는 더 심각한 상황에 부닥쳤다. 한국청년연합의 역사를 이어받아 지난해 설립된 미주한인평화재단은 최근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한반도 평화 촉구 영상을 띄운 데 이어 한국의 평화단체들과 함께 2025~2026년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다시 늘고 있는 지구상 핵무기는 1만2100여 개에 이른다. 지구를 13~14번 갈아엎을 규모다. 1%만 터져도 ‘핵겨울’을 맞아 동식물이 절멸한다. 우리의 앞날을 위해 반전반핵 운동에 나서야 한다. 김갑송 / 민권센터·미주한인평화재단 국장커뮤니티 액션 미주한인사회 반전반핵 반전반핵 평화운동 반전반핵 운동 평화운동 단체들

2024-08-08

아이비리그도 ‘운동 특기자’가 필요하다 [ASK미국 교육/대학입시-지나김 대표]

▶문= 레거시 학생과 운동 특기자 중 누가 아이비리그에 진학할 가능성이 더 높을까?     ▶답= 연방대법원이 대학입시에서 지원자의 인종을 고려하는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을 폐지한 후 입학사정에서 동문자녀에게 특혜를 주는 제도인 ‘레거시’(legacy)가 동네 북 신세로 전락했다. 여기 저기서 레거시 제도는 백인 부유층의 전유물이며 대학들이 더 이상 레거시를 시행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이비리그 8개 대학을 포함한 미국의 탑150 대학 중 56%는 여전히 레거시를 시행하고 있다.     레거시도 그렇지만 운동 특기자도 대학입시 과정에서 적잖은 특혜를 받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른 대학과는 달리 아이비리그는 운동 특기자들에게 스포츠 장학금을 제공하지 않는다. 따라서 많은 운동 특기자들은 다른 대학이 제공하겠다고 제안하는 스포츠 장학금을 거절하고 아이비리그행을 택한다.     운동 특기자가 갖는 상징성과 이들이 받는 특혜는 무시하기 어렵다.     듀크대, 조지아대, 오클라호마대 경제학자들이 2019년 실시한 연구조사 결과 평범한 학생이 하버드대에 합격할 가능성이 1%라면, 운동 특기자의 합격 가능성은 무려 98%에 달했다. 하버드대 학생신문 ‘더 크림슨’은 2023년 운동 특기자의 하버드대 합격 가능성은 86%라며 레거시 학생의 33%보다 훨씬 높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의 2023년 가을학기 신입생 합격률은 3.41%를 기록했다.     이들 데이터를 보면 운동특기자가 엘리트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다른 명문대들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난다. 프린스턴대 학부생의 18%는 운동 특기자이며 스탠포드는 12%이다. 브라운대는 약 1700명의 신입생 중 225명 정도를 운동 특기자로 채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UC버클리는 250명, 예일대는 200명 정도가 운동 특기자로 입학한다. 지난 수년간 명문대 캠퍼스 학부생 중 운동 특기자의 증가율이 학부생 전체보다 높게 나타났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내 대학의 운동선수는 45% 증가했으나 전체 학부생 증가율은 33%에 그쳤다.     명문대들이 운동 특기자를 받아들이면 캠퍼스의 다양성 확보에 도움이 된다. 학업성적과 시험점수만으로 학생을 뽑을 수는 없다. 운동선수들은 대학에 진학한 후 캠퍼스 문화에 기여하며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며 바쁘게 지낸다. 또한 해당 대학의 재정에 적잖은 기여를 한다. 한 조사에 의하면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2019년 한해동안 풋볼 프로그램으로 3000만달러를 벌어들였다. 따라서 운동 특기자에 대한 필요성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문의: (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미국 아이비리그 운동 특기자들 대학입시 과정 라면 운동

2024-06-20

여행, 운동 '꿀템' 타월 빌리 "이건 사야 해"

바다로, 산으로 여행하기 좋은 시즌이다. 여행 준비 시 제일 중요한 것은? 뭐니 뭐니 해도 짐이다! 최대한 실용적인 물건으로 짐은 간소화하는 것은 국룰! 그러나 챙기다 보면 어느새 짐은 한가득이고 특히나 여름휴가에는 물놀이 후 사용할 타월이 부피를 많이 차지한다.     여행 고수들은 이럴 때 '압축수건 타월 빌리'를 캐리어에 쏙 넣어 가져간다. 100% 식물성 생분해 원단으로 만들어진 30cmx80cm 특대형 사이즈의 도톰한 엠보싱 원단 타월이다. 한 상자에 5묶음씩 5개로 총 25개의 고강도 휴대용 압축수건이 들어있다.     사용방법도 아주 간단하다. 식당에서 압축 물수건을 물에 불려 사용하듯, 압축타월에 물을 붓기만 하면 끝이다. 간편한 것이 다가 아니다. 대나무에서 추출한 비스코스 100% 원단은 몸무게의 6배까지 흡수하는 엄청난 흡수력과 빠른 건조, 뛰어난 항균성을 자랑한다. 포름알데히드, 형광증백제, 방부제가 들어가지 않아 더욱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여러 번 재사용도 가능하다.   캠핑이나 등산, 낚시 갈 때, 골프나 요가 등 운동 갈 때 언제든지 간편하게 휴대 가능한 압축타월 빌리는 현재 중앙일보 '핫딜'에서 20% 할인된 가격인 27.96달러에 절찬 판매 중이다.   ▶상품 살펴보기:hotdeal.koreadaily.com   ▶문의:(213)368-2611 핫딜 여행 운동 타월 빌리 여행 운동

2024-06-12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뉴턴의 운동 법칙

1687년 영국의 아이작 뉴턴이 《프린키피아》라는 제명의 책을 출판했을 당시 우리나라는 장희빈과 인현왕후가 역사의 무대에서 활동하던 조선조 숙종 때였다. 뉴턴은 이 책에서 만유인력과 운동 법칙을 수식을 이용해 설명했다. 그는 물체의 움직임에 다음과 같이 세 가지의 기본 법칙이 있다고 했다.   제1 법칙 - 관성의 법칙 제2 법칙 - 가속도의 법칙 제3 법칙 - 작용반작용의 법칙   잠깐, 전문용어가 나온다고 겁먹지 마시라. 우리가 매일 보는 사물의 움직임에 그럴듯한 이름만 붙인 이 운동 법칙은 만유인력과 함께 21세기 현재까지 유효하며 우주 만물 운행의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첫 번째 관성의 법칙이란 일명 갈릴레이 법칙이라고도 한다. 모든 움직이는 물체는 같은 움직임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쉬운 예를 들어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서게 되면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앞으로 밀린다. 버스가 가는 방향으로 승객들도 같은 속도로 가고 있었는데 버스가 속력을 줄이자 버스에 고정되지 않던 승객들의 몸이 버스가 진행하는 방향으로 쏠리는 것이다. 이를 관성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언덕길을 손수레를 끌고 힘들게 올라가고 있는 노인을 상상해 보자. 수레 뒤에서 걷던 철수가 노인을 도우려고 수레를 밀었더니 수레의 속도가 빨라졌다. 옆에서 걷던 영식이도 함께 밀자 수레는 더 빨리 언덕을 올라갔다.     반대의 경우, 운동장 바닥을 굴러가던 공은 점점 느려지며 결국 정지하게 된다. 물론 지면에서 생기는 마찰과 공기 저항이 공의 속도를 줄인 까닭인데 이처럼 기존 속도에 영향을 주어서 더 빠르거나 느려지는 것을 가속도라고 한다.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야구공 던지기 놀이를 하는 예를 들어보자. 아버지가 던진 야구공은 어린 아들이 던진 야구공보다 훨씬 멀리 날아간다. 아버지의 던지는 힘이 아들보다 세기 때문이다. 이처럼 더 강한 힘은 더 빠른 속도를 내는 것이 바로 가속도의 원리다.   세 번째는 작용반작용의 법칙이다. 벽을 바라보고 서 있던 철수가 두 손으로 벽을 밀자 자기가 벌렁 넘어졌다. 사람 쪽에서 보면 철수가 벽을 밀었지만, 벽의 관점에서 보면 벽도 똑같은 힘으로 철수를 민 것이다. 바닥을 딛고 높이 뛰는 것이나 제트 엔진을 장착한 비행기가 앞으로 나가는 것도 바로 작용반작용 때문이다.   그런데 거시세계에서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잘 맞아떨어지던 뉴턴의 고전물리학은 원자 규모의 미시세계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이때 등장한 것이 양자역학이다.   우리는 아직도 물체의 움직임에 운동 법칙과 양자역학 등 두 가지 법칙이 따로 적용되는 이유를 알지 못한다.     지금부터 3세기 전 멀리 영국에서는 뉴턴이란 천재가 등장해서 천체 간의 인력을 발견하고 이상에서 설명한 운동 법칙을 수식으로 정리했다. 《프린키피아》에서 다룬 만유인력과 운동 법칙 때문에 현재 첨단물리학을 이끄는 석학들은 아직도 아이작 뉴턴을 우리 인류에게 영향을 준 최고의 지성으로 꼽는다. 만년 2등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인데 뉴턴에서 아인슈타인에 이르는 물리학을 양자역학에 견주어서 고전역학이라고 부른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운동 운동장 바닥 운동 법칙 야구공 던지기

2024-06-07

[발언대] ‘아동보호법’ 상정 실패는 지속적 운동의 출발점

공산주의 붕괴로 마르크스주의가 종료되었다고 믿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공산 사회의 모순, 그리고 평등을 확보하지 못하는 서방의 약점 위에서, ‘문화적 마르크스주의’라는 신좌파 운동은 50년의 역사를 이어왔으니 말이다.     1960년대 말 프랑스의 68혁명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신좌파 운동이 반세기가 지나 미국, 특히 캘리포니아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 같다. 사회 비평과 문화적 변혁을 꿈꾸는 신마르크스주의(Neo-Marxism) 이론이 사회, 교육, 심지어 성 정체성의 정치를 통해 활기를 띠는 곳이 바로 여기인 듯하다.     오늘날 캘리포니아의 동성애 운동, LGBTQ+ 문제는 깊은 뿌리를 가진 세계관 운동의 일환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운동은 전통적 권위를 가진 국가와 가정, 교회를 ‘압제적(oppressive)’이라고 인식한다. 특히 그들은 ‘한 남자와 한 여자의 결혼’이라는 전통적 가치의 표현을 자유에 대한 억압으로 이해한다. 그들은 문화적 자유를 위하여 전통을 답습하는 ‘모방(mimesis)’이 아니라, 사회적 변동을 ‘창작(poiesis)’하기 위하여 기존의 권위를 해체한다고 주장한다.     이 문화전쟁의 주장은 결혼, 독신, 성적 순결이라는 전통적 성 윤리가 어리석고 고답적인 속박이라 생각하며, 사랑에서도 자유를 주장한다. 결혼 제도는 인간 본능과 충돌하는 사회적 구성물이라 간주한다. 여기에 성적 해방을 주장하는 허버트 마르쿠제, 빌헬름 라이히, 주디스 버틀러 등은 자유로운 성, 결혼 반대, 낙태의 자유와 권리, 생물학적 생리적 성(sex)을 넘어서는 사회적 성(gender)의 선택, 그리고 외설적인 표현의 자유와 성애(性愛)를  핵심적 가치로 삼는 성 혁명 이론을 주장한다.     물론 이러한 운동의 기저에는 유물론적 세계관을 제공한 헤겔 좌파와 마르크스, 신적 토대 없이 사유해야 한다는 무신론의 프리드리히 니체, 그리고 생물학은 하나님과 성경의 개입을 거부한다는 진화론의 대부 찰스 다윈이 있다.     이러한 성 혁명과 성 정체성 정치에 대항하여, 한인 교계는 지난 1월부터 5월 중순까지 전통적 가정을 지키기 위해 활발한 운동을 벌였다.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으나, 한인 교회와 기독교 단체들이 모두 힘을 모은 서명운동은 우리의 귀중한 경험이 되었다. 주민발의안은 11월 선거에 상정되지 못했지만, 여러 교회의 목회자와 성도, ‘아동보호법 주민발의안 서명운동본부’의 봉사자, 이 운동의 촉매제 역할을 한 ‘다음세대 가치관정립단체’(TVNEXT), 그리고 교계 여러 기관의 협력과 연대는 지속적 운동의 미래를 기약한 경험으로 보인다.     신좌파 운동이 성 혁명이 압도하는 현재를 만들어 냈다면, 이번 서명운동은 성 정치의 중심지에서 우리 자손을 지켜내는 지속적 사역의 출발이 되어야 함을 일깨워준다. 더구나 한인 교계뿐 아니라 주류사회와의 협력이 더욱 필요함을 인식하게 된다. 우리는 세계관 전쟁을 위한 연대활동의 징검다리를 이제 힘차게 내딛게 되었음에 감사할 뿐이다. 민종기 / 재미한인기독선교재단 이사장·충현선교교회 원로목사발언대 아동보호법 출발점 신좌파 운동 동성애 운동 세계관 운동

2024-06-05

[삶의 향기] 일상의 행운, 스스로 만드는 것

원불교 성직자인 필자의 꿈은 진실한 수행자, 훌륭한 불법의 안내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꿈이 있다. 그것은 직업일 수도 있고, 특정한 삶의 모습일 수도 있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들이 필요할까.     부유하고 지혜로운 가정에, 좋은 머리와 뛰어난 운동 신경에 출중한 외모까지 타고났다면 꿈을 이룰 가능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높다. 타고난 것이 비슷하다면, 하루에 10시간 노력하는 학생이 하루에 1시간 노력하는 학생보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재능과 노력은 성공의 충분조건일까.     어떤 사람은 여는 가게마다 대박이 나고, 어떤 사람은 하는 사업마다 실패를 한다. 비슷한 재능과 노력에도 축구선수로 국가대표가 되기도 하고, 부상에 시달리다 이렇다 할 성과 없이 그만두기도 한다. 실패하는 사람들이 성공한 사람들에 비해 재능이나 노력이 부족하다고 확언하기에는 그렇지 않은 사례가 너무 많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다. 운이 7할, 재주(노력)가 3할이라는 말이다. 사람에 따라 생각하는 비율은 다르지만, 성공에는 재능과 노력 외의 요소들이 작용한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세간에서는 이를 우연한 ‘운’이라 하고, 불가에서는 이를 ‘업’(과거에 자신이 행한 바로 서,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의 결과로 본다. 즉, 우연인 것처럼 보이는 행운이나 불운도 결국은 본인이 과거에 지은 업의 결과라는 것이다.     업의 이론에 따르면, 악업을 많이 지은 사람은 재능과 노력에 비해 성공하기 어렵고, 선업을 많이 지은 사람은 같은 노력에도 수월하게 성공한다. 한 번 지은 악업은 어찌할 수 없는 것일까? 인과를 엄밀하게 적용한다면 한번 지은 업은 어쩔 수 없는 게 맞지만, 간절히 구하면 용서해 주는 타 종교와의 형평성이나 나약하고 어리석은 인간의 처지를 고려할 때 자비를 논하는 종교치고는 너무 박절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받는 것 자체는 면할 수 없지만, 수행 여하에 따라 약하게 받을 수는 있다. 옆의 사람을 10대를 때렸으면 반드시 10대를 맞는 것이 인과이다. 과보는 당장 받을 수도 있고 1년 후에 받을 수도 있고, 10대의 물리적 폭행을 금전이나 정신적인 형태로 받을 수는 있지만, 과보 자체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운동을 열심히 해서 근육과 순발력을 키운다면, 같은 10대를 맞더라도 덜 아프게 맞을 수 있을 것이고, 평소 선업을 많이 쌓는다면 누군가 나를 때리려고 할 때 주위 사람의 도움을 받아, 역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과거 잘못을 뉘우치고 선업을 계속 쌓아가고, 수행을 통해 마음의 힘을 키워간다면 악한 과보를 받을 때 가볍게, 혹은 수행 정도에 따라 거의 안 받을 수도 있게 된다. 단, 잘못을 뉘우치는 것에 그치지 말고, 죄업의 근본인 삼독심(욕심, 화, 어리석음)을 없애야 악업을 완전히 소멸할 수 있다.     주변에 잘 되는 사람을 보며, ‘분명 전생에 나라를 구했을 거야’ 하며 부러워만 할 게 아니라, 현재의 나의 불운의 원인인 악업을 소멸하는 참회 공부를 통해 일상의 행운을 스스로 만들어 가야겠다.       drongiandy@gmail.com 양은철 / 교무·원불교 미주서부훈련원삶의 향기 행운 수행 여하 운동 신경 수행 정도

2024-06-03

[열린광장] 건강한 하루를

건강하게 살고 싶어하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것이다. 나도 80대에 접어들면서 주어진 시간을 건강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의학자인 히포크라테스는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신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매일 아침에 일어나 15분 정도 스트레칭을 하고 20분 이상 걸으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운동에는 등산, 자전거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쉬운 게 걷는 것이다.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고, 집 근처에서도 가능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헬시 웨이트(Healthy Weight)의 보고에 따르면 걷기와 같은 신체 운동은 혈압을 낮추며, 빠른 속도로 걸으면 심장, 폐 및 순환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심장병, 암,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의 위험도 줄인다는 것이다. 더불어 걷는 운동은 단백질을 생성해 신경 세포의 성장, 발달 및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뇌 유도 단백질인 BDNF(Brain-Derived Neurotropic Factor)의 수준을 높여 준다고 한다. 걷는 운동을 통해 BDNF 수준이 높아지면 신경 퇴행 질환인 알츠하이머, 파킨슨, 우울증, 불안 등의 정신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헬시 웨이트에 따르면 60~69세 남성은 1마일에 평균 2200~2500보를 걷는다. 1마일당 2250보로 계산해 1만보를 걷게 되면 대략 4.4마일이 된다. 시간으로는 1시간 47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나이가 60 - 69세인 남성이 1시간에 3마일을 걷고, 여성은 1시간에 2.8 마일을 걸으면, 하프 마라톤 거리를 걷는데 남자는 4시간18분, 여자는 4시간 36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나이가 들면서 신체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균형을 잡기도 힘들어진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보고서에 따르면 시니어는 신체적 균형 유지가 어렵기 때문에 부상이나 낙상 사고가 잦다고 한다. 또한 낙상 사고로 인한 사망률도 매우 높다는 것이다.         뉴욕 대학교 물리 치료학과 부교수인 아네트 루베츠키의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한쪽 다리로 50대는 약 40초, 60대는 20초, 70대는 10초 동안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건강의 주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한쪽 다리만으로 서는 것이 힘들 경우에는 한 손을 의자나 벽에 기대고 한 발로 서기를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런 운동을 계속하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는 한쪽 다리로 균형을 잡고 설 수 있게 된다.     나이가 드는 것은 자연의 섭리이기에 육체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그 날까지는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명렬 / 작가열린광장 건강 신체 운동 신체적 균형 정신질환 예방

2024-05-28

[아름다운 우리말] 문맹과 문해력 그리고 정치

문맹(文盲)이라는 말에는 차별의 감정이 들어있습니다. 글을 못 읽으면 맹인이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문맹은 퇴치해야 하는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말에서는 글을 못 읽으면 까막눈이라고 표현하는데 역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보고 있지만 못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 문맹입니다. 그렇게 취급을 하고 있습니다.   문해력(文解力)이라는 단어에도 차별이 느껴집니다. 글을 이해하는 능력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문해력은 평가의 대상이 됩니다. 문해력이 높은 사람은 좋은 평가를 받고, 문해력이 낮은 사람은 부족한 사람 취급을 당합니다. 문해력이 언론에 등장하는 것도 대개는 이런 평가 때문입니다. 청소년의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청소년은 어른들이 자신의 말을 이해 못 한다고 합니다. 문해력의 문제를 올바로 보려면 소통의 문제를 보아야 하는 겁니다.   문맹을 퇴치하자거나 문해력을 높이자는 문제는 정치와 깊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알고 보면 글의 문제는 정치의 방향과 관련이 됩니다. 예전의 문자는 지배층의 독점 수단이었습니다. 그래서 모두가 글을 아는 것을 극도로 꺼렸습니다. 한자가 어려운 것은 독점의 강화로도 보입니다. 모국어가 아닌 라틴어나 한자가 주요 소통의 수단이었던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지식인만 공유하는 문자 체계를 원했던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새 문자 운동은 언제나 혁명적입니다. 기존의 정치체계를 깨뜨리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지배층의 문자를 민중의 문자로 바꾸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세종의 한글 창제를 높이 기리는 것은 문자 생활의 대상을 바꾸었기 때문입니다. 한자를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하는 문자 체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특히 우리말에 맞는 문자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죠.     한자의 문제는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 한국에서도 고민이었습니다. 베트남에서는 한자 사용은 아예 사라졌습니다. 한자 없이 쯔놈이라는 문자 체계를 만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알파벳을 변형시켜 사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어의 병음 표기도 알파벳입니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도 아예 알파벳을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타자기라는 문명 앞에서 한글은 매우 고민거리이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용어이지만 2벌식, 3벌식이란 말은 이런 고민을 보여줍니다. 한글이나 한자는 컴퓨터 시대에 와서 다시 더 살아나게 됩니다.   특히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쉬운 글자와 쉬운 말 쓰기를 중요하게 여깁니다. 아무래도 사회주의 사상이 인민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중국에서 간체자를 사용하게 된 것은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북한에서 한자를 쓰지 않고, 쉬운 말로 바꾸는 ‘말다듬기 운동’을 실시하는 것도 정치와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글에서도 자연스럽게 한자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데, 모르는 사이에 영어 사용은 폭넓게 들어와 있습니다. 신문이나 책을 보면 한자는 없는데 알파벳은 엄청 많습니다. 저는 한자도 알파벳도 필요에 따라 쓸 수 있다고 봅니다.   문해력을 높이자고 이야기하면서 청소년, 청년의 언어에 관심이 없는 것은 모순입니다. 일방적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문맹이 꼭 나쁜 것도 아닙니다. 문맹 중 많은 사람은 시간이 없어서 못 배운 게 아닙니다. 필요가 적어서 안 배운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종종 글 읽기가 필요한 세상이 좋은 세상일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글보다는 말로 소통하는 세상이 어떨까요? 우리는 지나치게 글에 의존하면서 사람 사이의 정을 잃고 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알고 보면 문맹이나 문해력은 내가 원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회가 주입한 개념일 수 있습니다. 문맹도 문해력도 어쩌면 정치의 영역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문맹 정치 한자 사용 문자 체계 문자 운동

2024-05-27

[열린 광장] ‘누죽걸산’

‘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 시니어들은 건강을 위해 많이 걷거나 몸을 움직여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 집 건너편에 살던 70대 여성은 매일 넓은 밀짚모자를 쓰고 걸었다. 그런데 한동안 볼 수가 없었다. 얼마 전 그녀의 남편을 만나 아내가 잘 있느냐고 물었다. 남편은 그녀가 2주 전 집에서 갑자기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간 후 아직 돌아오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몸을 움직여야 한다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운동은 지루하기 때문이다. 차고에 있는 아령과 걷는 기계에 먼지만 쌓이고 있다.     운동을 재미있게 할 방법이 없을까 골똘히 생각해 보았다. 몇 년 전 사이프러스 커뮤니티 칼리지의 에어로빅댄스 클래스에 등록했던 기억이 났다 . 음악에 맞춰 젊은이들과 함께 동작을 하려니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어 중도에 포기하긴 했지만.     그러나 한 가지는 배웠다. 음악에 맞춰 운동을 하면 훨씬 재미있다는 것이었다. 옛날에 듣던 CD 가운데 군대 행진곡을 찾았다. 약 45분 분량의 행진곡을 틀어 놓고 두 손을 들고 격식을 갖추지 않는 막춤을 췄다. 손에는 5파운드 아령을 들고, 발목에는 5파운드 모래주머니를 매달았다. 팔다리가 뻐근하고 아팠다. 가끔 아령과 모래주머니 없이 율동을 하면 몸이 가벼워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시니어들은 팔과 다리의 근육을 단련해야 걸을 수 있다.   비가 오는 날이나 수영을 가지 않는 날은 방에서 CD를 틀어 놓고 그 막춤을 춘다. 아내가 내 모습을 보더니 깔깔대고 웃었다. 아내도 웃고 나도 웃고. 웃으면 복이 온다고 하지 않는가.   노인들에게 가장 좋은 운동은 수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동내 수영장에서 이 행진곡을 틀어 놓고 물속에서 피아노 건반을 두들기듯 물장구를 친다. 관절염으로 뻣뻣해진 손마디가 한결 부드러워진다. 관절염이 악화하면 컴퓨터 자판도 누르기 힘들어 글도 쓰지 못한다.   행진곡 소리가 수영장에 나온 사람들에게 방해가 될 줄 알았다. 웬걸, 어떤 이는 음악에 맞추어 덩실덩실 춤을 춘다. 특히 ‘미 해병대 찬가’는 신나는 행진곡이다. 행진곡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부엌의 소금도 쳐야 맛이 난다’고 했듯 아무리 좋은 음악과 운동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누군가 사람은 에덴동산에서 태어나 공짜를 좋아하고 게으르다고 말했다. 인간의 본성은 게으르다는 주장이다.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려면 게으름부터 극복해야 한다.  윤재현 / 전 연방정부 공무원열린 광장 음악과 운동 행진곡 소리 동내 수영장

2024-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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