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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살 스타트렉 선장 "가장 심오한 경험"…10여분 진짜 우주여행

1960년대 미국 인기 드라마 '스타트렉'에서 제임스 커크 선장을 연기했던 90살 노배우 윌리엄 섀트너가 우주여행의 꿈을 이뤘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미국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은 1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밴혼 발사장에서 섀트너를 태운 '뉴 셰퍼드' 로켓 우주선을 발사한 뒤 무사 귀환에 성공했다.   ◇최고령 우주인 된 노배우…외신 "공상 과학과 실제 과학의 수렴" 우주선에서 내린 섀트너는 환영을 나온 베이조스를 껴안았다. 그는 "믿을 수 없고 내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오한 경험이었다"며 감격에 벅차 잠시 눈물을 글썽였다. 90살 노배우는 푸른 지구를 벗어나 암흑의 우주를 엿본 것에 사색적인 질문도 던졌다. 그는 "만물의 어머니 지구가 (아래에) 있는데 죽는다는 게 이런 건가.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섀트너 우주여행을 "공상 과학과 실제 과학의 수렴"이라고 묘사했다. 로이터 통신은 스타트렉 명대사 '우주, 최후의 개척지'(Space, The Final Frontier)를 인용하면서 "섀트너는 우주여행과 동의어였다"고 보도했다.    섀트너는 출발에 앞서 올린 동영상에서 "커크 선장 역할은 저에게 미래 우주인이 가질 지식을 선사했지만, 나는 항상 (우주여행) 호기심에 사로잡혔다"고 말했다. 섀트너는 이번 우주여행으로 우주 탐사 역사상 최고령 우주인이 됐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날아온 관광객 조지프 배라는 "섀트너는 90세 노인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기준을 세웠다"고 놀라워했다. 블루 오리진은 발사 전 생중계를 통해 많은 사람이 스타트렉과 같은 드라마에 이끌려 우주산업에 뛰어들었다며 섀트너의 우주여행이 가지는 의미를 전했다. 스타트렉의 열렬한 팬으로서 우주 사업 꿈을 키웠던 베이조스는 2016년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에도 출연했다.   ◇블루 오리진, 두 번째 우주 관광 성공…스타 홍보 효과 기대 이번 발사는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블루 오리진의 두 번째 우주 관광이다. 블루 오리진은 지난 7월 20일 베이조스 등 민간인 승객 4명을 태운 우주선을 쏘아 올렸고 3개월 만에 섀트너의 우주여행 꿈도 성공시켰다. 섀트너의 우주여행 경로는 첫 번째 비행과 같았다. 지구와 우주의 경계로 불리는 고도 100㎞ '카르만 라인'을 넘어 약 3분간 중력이 거의 없는 미세 중력 상태를 체험하고 지구로 복귀하는 여정이었다. 섀트너는 스타트렉에서 거대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를 지휘하며 은하 곳곳을 누볐지만, 블루 오리진이 제공하는 현실 우주여행은 10여 분이 소요됐다. 섀트너의 우주여행에는 3명이 더 동행했다.    탑승객은 전직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엔지니어 크리스 보슈이즌, 의료 분야 기업인 글렌 더프리스, 블루 오리진 부사장 오드리 파워스다. 섀트너는 무료 고객이었지만, 블루 오리진은 보슈이즌과 더프리스가 이번 우주여행에 얼마나 돈을 지불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외신들은 섀트너 우주여행 이벤트는 블루 오리진에 가치를 측정할 수 없는 홍보 효과를 안겨줄 것으로 전망했다. 블루 오리진은 우주 관광 사업을 두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리처드 브랜슨의 버진 갤럭틱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브랜슨은 지난 7월 버진 갤럭틱 우주 비행선을 타고 직접 우주 관광에 나섰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지난 9월 민간인들만의 사흘 지구 궤도 비행에 성공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이번 비행은 앞으로 10년 내 연간 30억 달러 시장 가치에 도달할 수 있는 초기 우주관광 산업에서 또 다른 중요한 날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jamin7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2021-10-14

3년 안에 '우주 택시' 나온다, 항공업체들 개발 박차…1인 비용 6300만달러

마지막 우주비행이 연기된 엔데버호가 은퇴하고 민간업체들이 미 우주항공국(NASA)의 파트너로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상업용 우주비행이 3년 내에 가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업 우주비행 사업에 도전하는 업체는 보잉 스페이스 익스플로레이션 테크놀로지즈(스페이스X) 시에라 네바다 블루 오리진 등 4개 회사. NASA는 올해 책정된 2억6930만 달러를 이들 4개 회사에 투입할 예정이다. 정치계에서 우주 정책에 큰 변화가 없고 2012년과 2013년에 추가로 투자되면 3년 이내에 소위 '우주 택시'가 출현할 수 있다는 것이 NASA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같은 계획이 여의치 않을 때는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우주비행사와 물자를 보내는 데 러시아의 신세를 질 수밖에 없는 데 현재 5100만 달러 수준의 1인당 우주비행 비용이 2014년에는 6300만 달러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4개 파트너 회사는 NASA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단계별로 목표를 달성했을 때 돈을 받고 또 독자적으로 투자하게 된다. 과거 NASA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는 약속한 금액 이외에 보너스를 제공했다. 인터넷 사업가 엘런 머스크가 설립한 스페이스X는 4개 회사 가운데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다. NASA로부터 7500만 달러를 지원받아 비상발사탈출 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7인승 캡슐을 개발한다. 9230만 달러를 지원받는 보잉도 7인승 캡슐을 개발하는 데 조만간에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에라 네바다에는 8000만 달러가 책정됐는데 '드림 체이서'라는 날개가 달린 7인승 우주선의 설계가 마지막 단계에 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회장이 설립한 블루 오리진은 2200만달러의 지원금을 바탕으로 7인승 캡슐과 재사용 액체연료 추진기 개발에 전념할 예정이다.

2011-04-29

민간 우주 여객선 '운반선' 공개…예약자 등 초청 '화이트 나이트 2' 선보여

세계 최초의 상용 우주선 '스페이스십 2'를 대기권 밖으로 실어나으는 역할을 담당할 운반선 '화이트나이트 2' 항공기가 28일 마침내 일반에 공개됐다. 영국의 억만장자이자 탐험가인 리처드 브랜슨과 우주선 설계 전문가인 버트 루턴은 28일 정치인과 정부 관계자 그리고 상용 우주여행을 예약한 고객 등을 초청해 화이트나이트 2를 공개했다. 이번 행사는 버진 갤럭틱사가 2010년으로 예정하고 있는 최초의 상용 우주선 운항 프로그램의 시발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미 250명이 우주여행 비용 20만달러를 선지불했거나 예치금을 내고 우주여행을 예약해둔 상태다. 지금까지 우주여행은 전문 우주인이나 천문학적인 비용을 낸 갑부들의 호사에 속하는 것이었지만 상용 우주선이 등장하면 일반인에게도 문호가 대폭 확대될 것을 보인다. 브랜슨과 루턴은 올해 1월 운반선 화이트나이트 2와 상용 우주선 스페이스십 2의 축소 모형을 공개했다. 설계과정은 극도의 보안 속에 이뤄졌으나 우주선에 관한 정보가 조금씩 언론에 흘러나고 있다. 쌍둥이 동체 모양인 화이트나이트 2는 양날개 폭이 139피트로 2차대전 당시 활약한 미군의 폭격기 B-29와 비슷하다. 화이트나이트 2는 8월 중에 지상 테스트를 거쳐 9월말 시험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화이트나이트 2가 실어나를 스페이스십 2는 비즈니스용 제트기인 걸프스트림과 비슷한 크기이며 조종사 2명과 승객 6명을 태울 수 있다. 두 우주선 모두 초경량 복합소재로 제작된다. 28일 행사에서는 화이트나이트 2만 공개되며 스페이스십 2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재 스페이스십 2의 설계작업은 70% 정도 진행된 상태라고 버진 갤럭틱이 밝혔다. 버진 갤럭틱의 윌 화이트혼 사장은 상용 우주비행의 정확한 개시 시점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2009년 말 또는 2010년 초에 최초 우주비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8-07-28

우주관광사업 '성큼'···우주정거장 여행 2000만달러

우주는 이제 돈이다. 인류는 우주에 오르기 위해 엄청난 자금을 쏟아 부었다. 하지만 이제는 우주를 이용해 돈을 버는 새로운 산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한국이 거액을 러시아에 지급하고 이소연씨를 우주로 올려 보낸 것도 넓은 의미에선 그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첫 한국인 우주인 탄생을 계기로 우주산업의 경제적 가치를 분석했다. 구체적인 우주산업으로 처음 등장한 것이 우주관광이다. 민간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는 우주관광은 여행 종류에 따라 세 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지구궤도를 벗어나 달이나 화성으로 여행하는 행성 여행이 가장 비싼 여행이다. 민간 차원에선 아직 성사된 적이 없고 계획만 있다. 그 다음이 지구 저궤도(지상 160~ 2000km) 여행이다. 지구의 모습을 목격하고 우주정거장에서 머물며 실험을 비롯한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다섯 명이 이 여행을 떠났다. 가격은 2000만달러 정도다. 마지막으로 가장 싼 우주여행이 그보다 낮은 고도로 비행하며 무중력을 체험하는 것이다. 지구를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우주관광인가 우주여행인가= 우주관광의 첫 테이프는 2001년 미국인 기업가 데니스 티토가 끊었다. 그는 개인으로선 최초로 우주여행을 했다. 2001년 4월 28일 러시아의 소유스 TM-32를 타고 7일 22시간 4분 동안 우주에 머물렀다. 그동안 지구를 128바퀴 돌았다. 사실 티토보다 앞서 민간인 신분으로 우주를 여행한 인물은 있었다. 1990년 우주를 다녀온 일본인 아키야마 도요히로와 1991년 우주여행을 한 영국인 헬렌 셔먼이 주인공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남의 돈으로 우주여행을 했기 때문에 자기 돈을 내고 하는 '우주관광'과는 다르다. 그래서 최초의 우주관광객은 티토로 치는 게 일반적이다. ◇스페이스 어드벤처스사 우주관광사업 주도= 자 그럼 인류 최초의 우주 관광객인 티토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티토가 최초의 우주 관광객이 된 것은 여러 사람의 꿈 덕분이다. 가장 먼저 꿈을 꾼 이는 제프리 멘버라는 미국인이다. 그는 1999년 상업 우주업체인 미르코프를 설립했다. 그는 민간자금을 들인 것으로는 첫 유인 우주정거장 리스 계약(99년 12월) 우주정거장행 유인 우주비행(2000년 4월 4일 출발 6월 16일 귀환) 우주 화물운송(2000년 4월 27일) 우주유영 사업(2000년 5월 12일) 등을 해냈다. 러시아 우주정거장인 미르를 이용한 사업이다. 그 다음으로 해낸 것이 최초의 우주관광객 계약이었다. 티토와 2000년 6월 19일 맺은 계약이다. 미르코프가 판매한 개인 우주여행 상품을 구입한 티토는 이 회사의 주선에 따라 러시아 우주항공청에서 여러 가지 검사를 받고 우주인 훈련 승인을 받았다. 우주관광 프로젝트는 스페이스 어드벤처스라는 회사로 넘어갔으나 티토는 우주정거장 미르가 2001년 3월 23일 폐기된 다음달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우주관광을 했다. 사라진 미르 대신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다녀왔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된 이소연씨의 여정과 거의 동일하다. 티토는 이 관광에 2000만달러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에선 1200만달러 정도만 줬을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사실 이 관광을 최종 주선한 스페이스 어드벤처스사는 현재 우주관광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1997년 설립된 이 회사는 지금까지 1억20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데니스 티토에 이어 2002년 4월엔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업가인 마크 셔틀워스가 똑같은 우주관광을 하고 '최초의 아프리카 우주인'이 됐다. 그 다음 2005년 10월엔 미국인 사업가인 그레고리 올슨이 ISS를 방문했다. 2006년 9월엔 이란계 미국인 사업가 아누셰 안사리가 최초의 여성 우주관광객이 됐다. 2007년 4월엔 전 마이크로소프트의 응용소프트그룹 사장을 지낸 헝가리계 미국인 사업가 찰스 시모니가 우주관광을 즐겼다. 올해는 러시아 의원인 블라디미르 그루즈데프와 미국인 게임 디자이너 리처드 개리오트가 우주관광을 예약하고 있다. 업계에선 우주관광이 앞으로 20년 안에 연 매출 10억달러 규모의 거대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페이스 어드벤처스는 이미 5억달러의 투자를 받아 아랍에미리트와 싱가포르에 글로벌 스페이스포트(우주 공항)를 하나씩 건설하고 최초의 민간 달 여행을 2011년까지 해낼 계획이다. 야심만만한 CEO인 에릭 앤더슨의 야망이다. ◇보다 저렴한 세미 우주관광도= 낮은 고도에서 무중력 정도만 체험해보는 세미 우주관광도 인기다. 우주를 맛만 보는 것이지만 가격 경쟁력이 있어 업계에선 이 분야가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2020년께면 매년 1만명 이상이 세미 우주관광을 즐길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이미 영국의 사업가이자 탐험가인 리처드 브랜슨 소유의 버진 갤랙틱과 XCOR 에어로스페이스가 진출했으며 우주관광의 선구자인 스페이스 어드벤처스도 이 저가 분야로 진출을 확정했다. 로켓플레인 키슬러 등 수많은 민간업체가 진출을 고려 또는 시도하고 있다. 이 여행은 최근까지 20만 달러가 정가였다. 버진 갤랙틱은 세계 최초의 상용 우주선인 스페이스십2의 설계를 마치고 1월 이를 공개했다. 이 회사는 2010년 스페이스십2의 운항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요금을 우선 20만달러로 잡고 차츰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월스트리트 저널은 3월 27일 흥미로운 보도를 했다. 우주여행 시대를 열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가격 파괴'마저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이다. 캘리포니아에 있는 우주관광업체인 XCOR 에어로스페이스가 주동자다. 이 회사의 제프 그리슨 CEO는 이날 민간인 우주여행용 우주선을 공개하면서 요금을 30분 비행에 10만달러 선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리슨이 공개한 링스 우주선은 조종사 1명과 승객 1명이 탈 수 있는 길이 8.5m의 소형으로 음속 2배의 속도로 지상 61㎞ 상공까지 올라갈 수 있다. 이 우주선은 비행기처럼 이착륙이 가능하며 하루 네 차례 비행할 수 있다.

2008-04-29

우주관광 시대 열린다···우주선 제작업체 등 부유층 겨냥 눈독

옛 소련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1961년 최초로 지구 궤도를 한 바퀴 돈 지 40년이 넘었다. 그러나 일반인들의 우주여행이 언제쯤 가능할지 또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능하냐는 의문들은 할리우드의 공상과학 영화나 만화책의 소재에 불과했다. 이제 그 꿈의 실현이 임박했다. 가장 짧은 여행(5분간의 무중력 상태와 우주 경관 체험)은 사업적으로도 경제성이 있다. 리처드 브랜슨 영국 버진그룹 회장이 세운 민간우주여행사 버진 갤럭틱(Virgin Galactic)은 얼마 전 우주비행선 '스페이스십투(SpaceShipTwo)'를 공개했다. 사실 버진 갤럭틱도 몇 년 후 20만 달러짜리 우주여행 상품을 내놓고 싶어 하는 여러 회사 중 한 곳에 지나지 않는다. 경쟁 덕분에 가격도 결국 2만 달러까지 내려가리라 예상된다. 많은 업계 대표와 기업가는 항공기를 대기권 밖으로 내보내는 관광산업이 성공하길 바란다. 지구 궤도의 일부 구간을 비행하는 이번 관광은 그런 산업의 상업적 돌파구가 시작된 데 불과하다. 지금까지 인공위성 발사뿐 아니라 인간을 우주선에 태우고 비행하는 프로그램 등 우주사업은 주로 보잉이나 아리안스페이스 등 정부 군대 대규모 상업적 고객을 상대하는 기업들이 독차지했다. 비용이 수천만 달러까지 들었기 때문이었다. 이제 대중을 겨냥한 아니면 적어도 부유층을 겨냥한 우주 사업은 기업가들이 눈독 들이는 무대다. 많은 사람이 충분히 승산 있는 도박으로 간주하며 일이 잘되면 단순한 관광 차원을 넘어 위성 발사 유.무인 궤도 탐사까지 번져갈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 민간 우주선 제작업체 각종 장비 업체 보험사 여행사 우주공항 계약업체 따위가 생겨나 우주를 겨냥한 거대한 신시장이 만들어진다. 아직 많은 부분은 그림의 떡이다. 그러나 지구 궤도 일부를 관광하는 시도는 예외다. 버진 갤럭틱은 오는 7월 1년 남짓한 시험비행에 나설 계획이다. 승객 6명이 탑승하는 스페이스십투는 모선 '화이트나이트투(WhiteKnightTwo)'에 업혀 고도 15㎞까지 상승한다. 그 후 자체 로켓이 점화되면서(현 설계에 따르면 고무와 아산화질소가 쓰이지만 바뀔 가능성도 있다) 승객들은 90초간 엄청난 속도감을 경험한다. 이때 속도는 음속의 3배를 넘는 최대 시속 4000㎞에 이른다. 우주선이 고도 109㎞로 상승하면서 승객들은 지구 중력의 4배에 해당하는 관성력 때문에 의자에 흡착되다시피 한다. 이때 우주선이 하강에 대비해 위치를 조정하는 5분간 무중력 상태를 경험한다. 경쟁사들의 싸움은 치열하다. 미 오클라호마주의 로켓플레인 글로벌사는 버진 갤럭틱과 "접전 중"이라고 주장한다. 버진 갤럭틱의 스페이스십투와 달리 이 회사의 XP 항공기는 2차 점화가 따로 필요 없다. 이 회사와 동업 중인 조지 프렌치 3세는 "일반 비행기와 똑같이 생겼고 비행기처럼 이륙한다"며 "비행기와 다른 중요한 차이는 우주까지 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업비행 개시 연도를 2010년으로 잡았다. 모하비 사막에 위치한 XCOR 에어로스페이스사도 활주로 이착륙이 가능한 우주선 시러스(Xerus)를 개발 중이다. 발사 시한은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이미 2004년 미 연방항공국(FAA)으로부터 스핑크스호를 2006년 말까지 35회에 걸쳐 시험 비행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스핑크스호는 시러스의 전 단계인 유인 로켓 추진 항공기다. 회사는 시러스 개발이 어느 단계까지 진척됐는지 정확히 밝히지 않고 현재는 "설계 단계"이며 약속보다는 결과로 평가 받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우주항공 업계는 특히 이 회사의 EZ로켓을 높이 평가한다. 로켓 추진 비행기인 EZ로켓은 이미 25차례 비행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XCOR 에어로스페이스에 큰 관심을 보인다. 아마존 닷컴의 설립자 제프 베조스는 '블루 오리진(Blue Origin)사'에 자금을 댄다. 블루 오리진은 달착륙선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원뿔 모양의 캡슐을 개발 중이다. 2006년엔 이미 텍사스주에서 40초간 시험 우주선 고더드(Goddard)호를 띄웠다. 그 후 회사는 2차 시험 항공기 제작에 나섰지만 베조스가 2010년까지 매주 한 차례 관광용 우주비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느냐는 우려도 있었다. 대기업들도 경쟁에 뛰어든다. 에어버스사의 소유주이자 수십억 달러 규모의 유럽 항공우주 기업인 EADS의 산하 기업 아스트리움(Astrium)은 2012년까지 승객용 우주 제트기를 띄우려 한다. 이륙시엔 기존 제트엔진을 쓰고 고도 12~16㎞ 구간에선 로켓엔진을 이용해 80초간 아찔한 속도감을 느끼게 한다. 그 후 로켓엔진을 끄고 관성을 이용해 100㎞가 넘는 고도를 계속 비행한다. 가가린의 선구적 비행 이후 약 500명이 지구 궤도를 비행했지만 자신의 돈으로 비행한 사람은 5명에 불과하다. 버진 갤럭틱은 사업 첫해에만 민간인 약 600명을 우주로 내보낼 계획이다. 이미 티켓 구입자 100명이 펜실베이니아주에 마련된 원심력 경험 장치를 통해 중력의 몇 배나 되는 기압을 체험했다. 로켓플레인 글로벌도 비록 숫자는 구체적으로 안 밝혔지만 자신들도 대기자 명단이 있다며 프랑스 네슬레나 인도의 UTV 텔레비전 네트워크에 티켓 판매를 제의하는 등 기업들과의 연계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지구 궤도 일부를 도는 이 회사의 비행 기술은 꽤 높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때 가장 먼저 "우주 경쟁" 운운하던 회사들이 그런 이야기를 꺼리고 안전을 강조하는 지금은 누가 주도권을 쥐었는지가 불분명하다. 버진 갤럭틱의 윌 화이트혼 사장은 "많은 사람이 우리 회사보다 먼저 멋진 우주선을 만들겠다고 큰소리쳤지만 결국 헛소리였음이 분명하다"며 "우주선의 안전 면에서 우리의 경쟁자는 오직 우리뿐이며 전혀 하자 없는 우주선을 제작할 작정"이라고 강조했다. 우주 화물선도 개발 우주정거장 서비스 목표···소형 인공위성·장비 수송 경쟁은 관광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기업가들은 화물을 지구 저궤도로 나는 우주선 제작도 고려 중이다. 인공위성 사업도 분명 좋은 기회를 제공하지만 기업가들은 NASA가 우주왕복선 운항을 중단하는 2010년까지 국제우주정거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NASA는 당초 우주왕복선을 대체할 예정이던 X-33(별도의 추진로켓 없이 곧바로 궤도에 진입하는 정기선) 개발 계획을 2001년에 폐기하면서 기업인들이 그 일을 대신해 줬으면 하고 바란다. 이미 민간 기업들이 지구 저궤도로 화물을 수송하는 서비스를 개발하도록 5억 달러의 종자돈을 배정했다. 휴스턴에 있는 NASA의 존슨 우주센터에서 민간 승무원.화물 프로그램 매니저로 일하는 앨런 린든모이어는 "민간 부문의 기술개발을 기대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이 시장이 활성화되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NASA뿐 아니라 다른 고객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XCOR 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개발 중인 시러스의 수송 가능 무게가 50㎏만 더 늘어났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소형 인공위성이나 과학장비 수송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버진 갤럭틱도 수송 한도가 50~100㎏ 늘어났으면 한다. 온라인 결제 인증회사 페이팔(PayPal)의 창업자인 억만장자 엘런 머스크도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공위성과 화물의 상업적 발사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2002년 우주탐험기술사 스페이스X를 설립하면서다. 스페이스X는 현재 2개의 로켓과 탑승인원이 7명인 신형 캡슐을 개발 중이다. 2010년까지 화물을 국제우주정거장까지 실어 나르고 1~2년 뒤엔 승객을 수송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남태평양에서 한 시험발사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1 로켓은 지상 321㎞ 고도까지 올라갔다. 우주왕복선을 한 번 띄우려면 5억 달러가 들지만 700만 달러 정도밖에 안 들었다. 이번 발사는 두 차례에 걸친 시험비행 중 두 번째였지만 지구 궤도를 한 바퀴 도는 데는 두 번 다 실패했다. 스페이스X는 세 번째 시험비행 후 말레이시아 우주항공국(라자크사트)의 위성을 4월께 쏘아 올릴 계획이다. 기업가들은 한술 더 떠 지구의 특정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신속히 이동시키는 수송 체계 개발을 내다본다. 예컨대 버진 갤럭틱은 승객들이 거액만 지불한다면 뉴욕에서 호주까지 2시간 이하에 주파 가능케 할 2단계 계획에 나섰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상업용 항공사업에 혁명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그런 야망이 앞으로 수십 년간은 실현되지 않을지 모르지만 얼마 안 가 세계는 훨씬 더 가까워질 듯하다.

2008-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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