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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싱가포르를 만든 두 사람

싱가포르에서 가장 흔하게 듣는 이름은 래플스(Raffles)다. 거리도 래플스고 전통적인 고급호텔도 래플스다. 래플스는 사람 이름이다. 토머스 스탬포드 래플스(Thomas Stamford Raffles)경은 영국인이다. 그는 서구인들의 입장에서 싱가포르의 가치를 처음으로 알아보고 싱가포르 근대화의 기틀을 마련한 사람이다. 그는 1819년 싱가포르에 도착해서 영국의 동인도 회사를 대표해 싱가포르를 항구로 개발한 인물이다. 그가 오기 전에 싱가포르는 원래 쥐가 들끓는 더러운 섬이었다. 게다가 해적들의 본거지로 죽은 시체들과 해골들이 도처에 깔려있던 위험한 곳이었다. 이런 곳의 위치적인 장점을 제일 먼저 발견하고, 이 곳을 개발한 사람이 바로 래플스경이었던 것이다.   싱가포르를 발견한 사람이 래플스라면 오늘날 싱가포르를 만든 사람은 이관유(Lee, Kuan Yew) 총리다. 그는 싱가포르의 초대 총리로, 1959년부터 1990년까지 31년간 총리였다. 그는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 불린다. 오늘날 싱가포르를 아시아 최고의 도시국가이자, 세계적인 경제 중심지로 만든 사람이다.   토니블레어 전 영국수상은 이관유 총리가 싱가포르를 발전시킨 세가지 업적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번째는 이관유가 영어를 싱가포르의 공용어로 제정한 일이다. 싱가포르는 다민족 도시국가다. 인구의 74퍼센트는 중국계다. 말레이계가 13퍼센트고 인도계도 9퍼센트나 있다. 이런 다민족사회에 잠재한 인종적인 불평등과 불화를 잠재운 것이 그의 영어 공용화정책이었던 것이다.   토니 블레어가 강조한 이관유 총리의 두번째 업적은 세계의 금융자본을 끌어들인 정책이다. 이관유는 낮은 세율과, 지본시장 개방 정책으로 전세계의 거대 금융기관들이 싱가포르로 몰려들게 만들었다. 이런 정책은 오늘날도 계속되어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금융허브가 된 것이다.     세번째로 이관유 총리는 싱가포르에 부정부패를 일소했다. 싱가포르는 공중도덕을 어겼을 경우에 어마어마한 벌금을 물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공공장소에서는 음식을 먹거나, 쓰레기를 버리거나, 껌을 씹지도 못한다. 이것뿐이 아니라 공무원들이 부정부패를 저지르지 않도록 공무원의 급여를 엄청나게 인상했다. 현재 미국 대통령의 연봉이 40만불이다. 반면에 싱가포르의 총리연봉은 220만 싱가포르 달러이다. 환율을 감안해도 네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에 아직도 무시무시한 태형이 존재한다. 엉덩이를 까고 곤장을 때리는 것이다. 하지만 잘못한 사람에게 이렇게 어마어마한 벌을 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의 급여를 인상함으로써 공무원들이 부정을 저지를 이유가 없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싱가포르의 원래 면적은 서울보다 조금 작았다. 하지만 최근까지 진행하고 있는 간척사업으로 이제는 서울보다 면적이 더 넓다. 쌍용이 건설한 마리나 베이 샌즈 건물을 비롯해서 유명한 금융사들이 밀집해 있는 마리나 베이 금융센터는 모두 간척사업으로 바다를 메워 간척으로 새로 생긴 곳에 위치한다.     싱가포르는 작고 더러운 섬나라에서 시작해 오늘날 세계적인 경제강국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래플스와 이관유, 두 사람의 리더쉽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레플스의 통찰력은 더럽고 위험한 섬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항구로 개발하여, 싱가포르 근대화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또한 이관유 총리는 실용적이고 강력한 지도력으로 다민족사회를 영어로 통합하고, 싱가포르를 아시아 최고의 부자나라로 만들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싱가포르 오늘날 싱가포르 싱가포르 근대화 싱가포르 건국

2024-12-12

코미디 혁명 SNL<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탄생 순간 숨 막히게 재현

코미디의 전설은 고조된 긴장으로부터 시작됐다. 1975년 10월 11일 저녁 11시 30분 ‘Saturday Night Live’의 첫 방송을 준비하는 시간, 출연진과 스태프들에게 쇼의 시작이 임박해 오고 있음을 알리는 카운트다운, 이제 막이 오르기까지 남아 있는 시간 불과 90분.     당시 하락세에 있던 네트워크TV NBC에게 새로운 부흥기를 가져다준 새로운 백스테이지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스케치 코미디의 기원을 알려주는 영화 ‘새터데이 나이트(Saturday Night)’는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다수 노미니될 가능성이 크다. 작품상 후보군의 다크호스로 거론되고 있고 각본, 음악, 촬영, 프로덕션 디자인, 의상, 메이크업 등의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 록펠러 센터 8층 NBC 스튜디오. 코미디의 혁명적 순간, 그 90분간의 혼란을 생생하게 재현해낸 영화 ‘새터데이 나이트’는 오늘날 코미디의 전설이 된 SNL의 첫 방송이 시작되기 전, 쇼를 준비하는 제작진, 스태프, 그리고 배우들이 직면하고 있던 숨 막히는 90분간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영화는 SNL에 바치는 헌사다. VHS 테이프에 늦은 밤 SNL을 녹화하며 젊은 시절을 보냈던 사람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장면들이 많다. 그리고 유튜브에 떠도는 일회성 코믹 장면들을 보고 자란 오늘의 세대들에게는 무려 50년 동안 라이브로 방영되어 온 코미디의 원조 SNL이 첫 방송된 이후 코미디계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알려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훌륭한 코미디는 언제나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필요로 한다. 우리들의 폭소 그 이면에는 번득이는 천재성과 기동성 그리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누군가의 용기가 있었다. ‘새터데이 나이트’가 집중하는 대목이다. ‘주노’, ‘업 인 더 에어’(Up in the Air) 등의 수작들을 연출한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각본, 연출)은 이 과정을 스릴과 긴장감으로 전개해 나간다.     10분 미만의 짧은 에피소드(스케치 코미디)만으로 구성된 ‘새터데이 나잇’은 코미디가 연출해내는 웃음 뒤에는 관객이 알지 못했던 인간사의 대립과 시기가 있었으며 코미디는 단순히 웃음을 선사하는 장르가 아님을 조명한다.     영화는 록펠러 센터 앞 거리에서 아직 스튜디오에 도착하지 않은 배우 앤디코프먼(니콜라스 브라운 분)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총책임 프로듀서 론마이클스(가브리엘 라벨)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이윽고 코프먼이 도착하고 그들이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카메라는 스튜디오의 곳곳에서 이리저리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제작진, 서로 몸을 부딪쳐가며 대사 외우기에 골몰하고 있는 배우들의 분주한 모습들을 따라 다닌다.   존 벨루시(맷 우드)가 코카인을 흡입하고 있고 이에 당황한 동료 배우들은 패닉상태에 있다. NBC의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프로듀서 중 한명인 데이비드 테벳(윌렘 대포)의 잔소리! 그는 오히려 쇼가 망하길 바라는 듯, 자니 카슨쇼를 재방송하는 게 낫겠다며 핀잔을 준다. ‘MR. 텔레비전’이라 불리는 NBC의 실력자 밀턴 버리(J.K. 시먼스)는 스튜디오 구석에서 자니 카슨과 통화를 하고 있다.   작가 마이클 오도노휴(토미 듀이)는 SNL에 얽힌 NBC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스캔들화하려는 데 더 많은 관심이 있다. 거의 모든 여성 스태프들에게 추파를 던지는 댄 애크로이드(딜란 오브라이언), 유난히 분장에 신경을 쓰는 체비 체이스(코리 마이클 스미스), 자신이 잘생겼다고 믿는 그는 외모로 기회를 잡으려 한다. 줄리아드대 출신의 개럿 모리스(라몬 모리스)는 자신이 왜 이런 일을 하고 있는지 자문한다. 바바라 월터스 패러디로 유명한 길다 래드너(엘라 헌트), 여성 코미디언의 새로운 지형을 연 제인 커틴(킴 마툴라)의 모습도 보인다.     스튜디오는 엉망진창, 혼돈 그 자체이다. 사방에서 터지는 사고들을 진화해야 하는 사람은 총책임 프로듀서 론 마이클스이다. 쇼러너로서의 그의 역량이 시험대에 오른다. 1시간 분량의 대본을 잘라내야 한다. 무대에 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배우들에게 자신들의 출연이 무산된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아직도 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고 있는 존 벨루시가 그의 신경을 곤두서게 한다. 마지막 순간에 조명 감독이 그만두겠다고 한다.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사방에서 일어난다. 그 자신의 지나친 고집으로 인하여 쇼가 막을 올리지 못하게 될 것 같은 순간마저 있다. 그의 아내이며 쇼의 작가 중 한명인 로지 슈스터(레이첼 세노트)가 마이클스의 주변에서 조용히 그를 지켜준다.     그러나 결국 마이클스의 혁명적인 아이디어, 각기 배우들의 독특한 캐릭터를 적재적소에 투입, 활용하는 연출자의 능력이 극적인 순간에 최대치로 발휘된다. 그리하여 SNL을 탄생시킨 장본인으로 역사에 이름을 올린다.     론 마이클스 자신의 이야기로 전개되는 스토리에는 엄청난 양의 숨겨졌던 ‘팩트’들이 나열되어 있다. 당시 신인 코미디언 빌리 크리스털(니콜라스 포다니)이 쇼에 출연하기 위해 로비를 벌이는 일, 짐 벨루시와 체비 체이스 두 스타 간의 알력과 갈등, 마이클스가 술집에서 작가를 고용하는 일 등. 제이슨 라이트먼 감독은 이 숨 막히는 긴장의 순간들을 16mm 필름에 담아내 70년대의 분위기를 한껏 살려냈다.     2022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자전적 영화 ‘더 파벨만스’에서 스필버그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여 인지도를 높였던 라벨이 또다시 엔터테인먼트의 큰 아이콘 론 마이클스를 연기한다. 라벨과 세노트 외 출연진 전원이 이루어낸 앙상블 연기는 배우조합(SAG)의 ‘캐스트 앙상블’ 연기상의 유력한 수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 풍자, 버라이어티쇼의 효시 격인 SNL은 빌 머레이, 존 벨루시, 짐 벨루시 형제, 댄 아키로이드, 블루스 브라더스, 체비 체이스 등 시즌 초기 스타들과 이후 티나 페이, 윌 페렐, 에디 머피, 아담 샌들러, 마이크 마이어스 등 수많은 코미디 스타들을 배출해냈다.     오늘날까지도 가장 핫한 라이브 TV쇼로 인정받고 있는 SNL의 신화는 지금도 지속하고 있다. 2025년 2월 16일에는 SNL 50주년을 기념하는 3시간짜리 라이브쇼가 방영될 예정이다. SNL에 대한 애정을 간직하고 있는 올드팬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김정 영화평론가 ckkim22@gmailcom코미디 새터데이 새터데이 나이트 백스테이지 코미디쇼 오늘날 코미디

2024-12-04

[재정칼럼] 감사(Thanksgiving)한 이유

세계 여기저기에서의 전쟁과 테러 소식,  그리고 미국 내 각종 사건사고 등 연일 비관적인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이런 소식을 자꾸 접하다 보면 걱정과 불안감만 쌓인다.       하지만 ‘돈의 심리학’의 저자 모건 하우설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 대부분은 천천히 진행되므로 사람들이 인식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의 ‘삶의 질’이 어떻게 향상되었는지 감사절을 맞아 알아본다.     ·  지난 20년 동안 세계 인구 가운데 극빈층의 비율은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  결핵, 말라리아, 홍역, 황달, 콜레라, 에이즈 등의 질병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이제 코로나바이러스도 위협이 안 된다.   · 자동차로 미국 최초의 동서 횡단에 성공한 사람은 1905년 버몬트주 출신의 의사와 그의 운전기사였다. 그들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까지 가는 데 63일이 걸렸다. 오늘날엔 항공기로 몇 시간이면 된다.   · 1870년대 일반인이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는 음악회나 서커스, 실내 보드게임, 카드 게임 등이 고작이었다. 오늘날 엔터테인먼트 옵션은 거의 무제한이다.   ·  1800년 미국인의 평균 수명은 39세였고 1900년에는 49세, 그리고 1950년에는 68세였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80세에 가깝다. 은퇴 평균 나이도 62세로 높아졌다. 과거 62세면 이미 하늘나라에 도착했을 나이다.     · 1920년 주당 평균 세탁 시간이 11.5시간이었던 것이 2014년에는 1.5시간으로 줄었다.   · 일반인의 소득이 50년 전에 비해  3배 이상 늘었다. 이는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한 것이다. 1960년대는 아무리 돈이 많아도 컴퓨터, 스마트폰 등을 소유할 수 없었다.       · 1870년에는 주말, 휴가, 은퇴 등으로 일생에서 일하지 않는 시간이 햇수로 환산하면 11년이었지만, 1990년에는 35년으로 늘었다. 평균 수명 등을 고려해 현재는 이 기간이 약 40년이다. 인생의 반 정도를 일하지 않고 즐긴다는 뜻이다.     ·  지난 70년 동안 항공 여행은 2100배 더 안전해졌다. 이제 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할 확률은 0.000025%에 불과하다.   ·  1960년에는 주택 10채 중 1채에만 에어컨이 있었지만 1973년에는 49%로 증가했으며, 현재는 90%에 달한다. 에어컨이 없는 10%는 추운 지역에 있는 주택이다.       · ‘은퇴’는 비교적 새로운 개념이다. 과거에는 대부분이 죽을 때까지 일했다.     · 전염병 치료제 등의 개발로 1990년 이후 1억 명 이상의 어린이를 구했다.   ·  뱅가드(Vanguard) 창업자 잭 보글(Jack Bogle)의 인덱스 펀드 덕분에 무수한 투자자들의 투자 경비 절감은 물론 높은 수익률도 함께 받고 있다.   ·  주식시장이 올해 23.6% 올랐다. 지난 3년 연평균 수익률은 23.89%, 5년은 15.3%, 그리고 10년은 14.7%이다. 수익률 12%로 계산하면 투자 돈이 6년마다 2배로 증가한 놀라운 수익률이다.   인생이란 선택의 연속이기에 불안함과 불확실함이 가득하다. 그러나 살다 보면 흐린 날과 맑은 날이 있기 마련이고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한다. 혹시 실패하더라도 괜찮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에 아등바등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매우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들이다. 세상에 태어날 확률이 1조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복권 당첨보다 훨씬 더 어려운 놀라운 기적을 모두 경험한 것이다. 여기에 세계 인구의 4%만이 세계 최강국인 미국에서 살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그중 한 사람이다. 감사한 마음뿐이다.   이명덕 / 박사재정칼럼 thanksgiving 감사 오늘날 엔터테인먼트 연평균 수익률 세계 여기저기

2024-11-25

[종교와 트렌드] 당신의 의도는 무엇입니까

최근 넷플릭스에서 ‘흑백 요리사’ 시리즈가 핫하다. 한국의 유명 셰프들이 나와서 대결하는 프로그램으로, 인기 많은 공인된 셰프들로 이루어진 백팀과 이제 막 떠오르는 유명 셰프들의 흑팀 간의 대결이다. 한국에서 외식업계의 요리 대가인 백종원 씨와 한국의 유일한 미슐랭 3스타 셰프인 안성재 씨가 심사위원을 맡았다.   한국에서 이렇게 유명한 셰프들이 많이 생긴 것에 놀랐다. 한국에는 워낙 식당이 많고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한국인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 이렇게 개성 있는 셰프들을 탄생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이 쇼를 보면서 안성재 심사위원이 셰프들에게 음식을 시식하며 던지는 질문이 있다: ‘당신의 의도는 무엇입니까?’ 음식을 만드는 셰프들은 각자의 요리 철학과 목적, 그리고 의도가 있다. 맛도 중요하지만, 시식자들이 어떤 맛을 느끼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의도를 물어보는 것이다. 어떤 셰프들은 자신 있게 말하는 경우도 있지만, 자신의 의도를 잘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질문을 곱씹으면서 우리 인생에도 질문을 던져보면 어떨까. 당신 삶의 의도는 무엇입니까. 삶의 목적과 왜 사는지에 대한 고민은 죽을 때까지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신앙을 가진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하더라도 그저 남이 주는 주입식 신앙생활을 하면 남의 의도대로 살기 쉽다. 기독교 교리도 기계적으로 주입하고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하고 체험하며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고 하나님의 의도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에 열심히 다녀도 자칫 잘못하면 하나님의 의도가 아닌 나의 탐욕과 목사님의 의도대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 나의 신앙생활의 동기가 무엇인지 잘 따져봐야 한다. 교회에서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한다며 여러 활동을 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의도가 무엇인지 돌아보아야 한다. 전도와 교회 부흥이 교회의 성도 수를 늘리고 외형 확장을 위한 것인지, 진짜 영혼을 사랑해서 그런 것인지 의도가 있을 것이다.   선한 의도는 오래간다. 탐욕과 본인의 성공만을 위한 의도는 결국 탈이 난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타락이 그 본보기다. 요즘 한국과 미국 정치 현상을 보면 어지럽다. 권력을 위한 것인지 진짜 국민을 위한 것인지 헷갈린다. 미국 이민 생활에서 단조로우면서도 바쁘게 살아가다가 아이를 키우고 은퇴하고 생을 마무리하는 한인 이민자들의 삶을 보면서, 오늘 하루도 ‘당신의 의도는 무엇입니까’, ‘이게 당신의 의도였습니까’라고 묻고 싶다.   [email protected] 이종찬 / J&B 푸드 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의도 주입식 신앙생활 오늘날 한국 유명 셰프들

2024-10-14

[커뮤니티 액션] 한 달 뒤 민권센터 40주년 갈라

민권센터 40주년 갈라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많은 분이 고맙게도 일찍부터 후원과 참여의 뜻을 밝혀주었다. 남은 한 달 동안 더 많은 격려를 바란다. 민권센터 40주년 갈라는 10월 17일(목) 오후 6시 리버사이드처치(490 Riverside Drive 맨해튼)에서 열린다. 후원과 참여 정보는 웹사이트(www.minkwon.org)에서, 문의 전화는 917-488-0325로 하면 된다.   민권센터는 해마다 갈라 때마다 2~3명 개인 또는 단체를 선정해 정의구현상(Standing up for Justice Award)를 수여한다. 올해도 개인 1명과 2개 단체를 뽑았다. 한인사회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반드시 한인들도 알아야 할 그런 인물과 단체다.   수상자 가운데 한 명은 아시안아메리칸법률교육재단(AALDEF) 스탠리 마크 상임 스태프 변호사다. 민권센터 창립 초기부터 함께한 그는 40여년간AALDEF에서 일을 하며 아시안 가정과 이민 노동자들을 위한 법률 옹호 활동에 평생을 헌신했다. 그는 한인 식당 종업원, 중국인 가정부, 필리핀계 호텔 종업원, 파키스탄 택시 운전기사, 방글라데시 저임금 노동자, 동남아시안 병원 직원 등 수많은 아시안 노동자들의 권리를 찾는 일에 수십년간 큰 역할을 했다. 민권센터가 자체 스태프 변호사를 고용하기 전까지 스탠리 마크 변호사는 영주권과 시민권 등 이민 신청서 검토, 무료법률상담 등 민권센터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줬다. 오늘날 민권센터가 40주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만든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두 번째 수상자는 제레미 린 재단이다. 제레미린은 옛 뉴욕 닉스 농구팀에서 활약했던 선수다. 미친 듯한 플레이로 ‘린새니티(미친 린)’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한때 미국 농구계에 아시안 바람을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제레미린이 설립한 이 재단은 아시아태평양계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성장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식량 지원, 정신건강 대처, 청소년 권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아시안 단체들을 후원한다. 물론 민권센터 청소년 권익 프로그램도 이 재단의 후원을 받아 큰 힘이 됐다. 제레미린은 청소년 교육뿐 아니라 반아시안 증오범죄 대처와 여러 아시안에 대한 차별과 편견에 맞서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세 번째 수상자는 메트로폴리탄 아시안 청각장애인협회(MADA)로 뉴욕 메트로 지역의 아시안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단체다. 아시안 청각장애인들이 차별을 겪지 않고, 공평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민권센터가 이끄는 아태계정치력신장연맹(APA VOICE)에도 참여하며 청각장애인들의 선거 참여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 단체는 민권센터가 추구하는 커뮤니티 정의와 봉사 정신을 함께 나누며 활동한다. ‘바르게 살자, 굳세게 살자, 뿌리를 알자, 더불어 살자’는 민권센터의 구호를 이들에게 붙여도 하나 어색함이 없다. 그래서 올해 갈라의정의구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자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올해 민권센터 갈라는 또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열린다. 이민자 권익운동에 앞장서는 민권센터는 선거를 휘감고 있는 이민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모든 이민자가 평등하게 대우받는 나라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 주기 바란다. 김갑송 / 민권센터·미주한인평화재단 국장커뮤니티 액션 민권센터 오늘날 민권센터 민권센터 창립 노동자 동남아시안

2024-09-19

[삶의 뜨락에서] 한국인의 DNA

한류가 뜨고 있다. 처음에 K Pop, K Drama, K Food, K Beauty, 한글, 한국문학, 이제 냉동 김밥, 냉동 잡채, 냉동 떡볶이, 그다음은?     무척 궁금해진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다. 우리 같이 1970년대에 이민 온 일 세대는 각자 분야에서 많은 고생과 설움을 참아낸 결과 오늘을 맞게 되었다. 그동안 미국 사회에 적응하고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앞만 보고 질주했던 우리 2세 3세들이 우리 조국을 더 자랑스럽게 생각해서 놀랐다. 그동안 그들이 표현은 못 했지만, 그들 또한 자라면서 그들의 정체성 확립에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인들이 잘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우리 일세들의 어깨가 우쭐한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 2세 3세들이 그들 정체성의 뿌리인 모국에 그토록 관심을 기울인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     아주 오래전 일이다. 아이들이 7살, 9살쯤 되었을까. 동계올림픽 경기를 함께 보고 있었다. 아이스 스케이팅 종목에서 미국과 한국이 최종결승전을 겨루게 되었다. 한창 경기가 무르익어 가던 중에 환호성의 타이밍이 다르다는 것을 감지한 내가 “얘들아, 너희는 누구를 응원하니?” 하고 물으니 어리둥절해 하던 표정을 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들은 당연히 미국이지 무슨 그런 질문을 하냐는 표정이었다. 이제는 오히려 딸아이한테 한국에 대해 배우는 중이다. 딸아이는 인권변호사이다. 2019년에 출판된 ‘H 마트에서 울다’를 딸아이가 먼저 읽고 나는 2023년도에 읽었다. 이 책을 읽은 소감을 물으니 ‘깊이가 없다’였다. 어쩜 나도 똑같은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그 ‘깊이’란 과연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한국인의 DNA를 찾던 중에 김주혜 작가의 ‘Beasts of Little Land’ 작은 땅의 야수들로 번역된 책을 읽었다. 이 책 내용은 한국이라는 작은 땅의 역사를 장대한 스케일로 써 내려 간 장편의 역사 대하소설이다. 독립운동을 도왔던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에게서 듣고 자라면서 한국의 역사를 배웠고 역사 속의 전쟁, 기아, 자연 파괴를 겪은 야수들이 어떻게 그 거친 삶을 견뎌왔는가, 책 제목에 걸맞게 작은 땅의 야수들인 우리 선조들은 그 힘든 시대(1917~1964)를 우정, 사랑, 정의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고전분투하며 독립 국가로서 주권을 찾았다. 나는 우리 선조들을 작은 땅의 야수들이라고 부르는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우리 한국인만이 가진 특징, 왜 한국이 이렇게 우수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해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H 마트에서 울다’에서는 한국 음식의 마력을, ‘파친고’에서는 4대에 걸친 한 가족사의 거친 삶과 여정을 그리고 ‘작은 땅의 야수들’에서는 한민족의 역사 중 가장 격동의 시기였던 1917에서 1964년까지를 얼마나 힘들게 헤쳐나갔는지에 대한 역사 소설이다.     지구본에서 보는 한국은 너무나도 작은 나라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우수성은 지금 한 겹씩 서서히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난 앞으로 우리 2세 3세 중에 오늘날 한국을 빛내는 이들의 DNA를 분석하여 왜 한국이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지를 해명하는 책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우선 내가 알고 있는 한국인의 장점은 높은 IQ, 근면, 성실, 섬세함과 우아함, 은근과 끈기, 인내심과 인정이 많고 손재주가 뛰어나다. IMF 이후 최 단시간에 최대의 경제부국을 이룬 국가, IT 최강대국을 이룬 무제한 두뇌 자원이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얼마 전 UAE에서 사르자 국제 도서전이 열렸다. 여기 참가한 한국관의 주제는 ‘Unlimited imagination’ ‘Impossible is possible’이었다. 인간의 상상력은 우리 시대에 필요한 사회적 변화에 영감을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한국의 국위 선양은 모든 한국인에 달려있다. 조국이 우리를 자랑스럽게 해준 만큼 우리 또한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 함께 고민해 보자.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화학반응 관계 우리 한국인 오늘날 한국 한국 음식

2024-03-08

청년 44% 부모에게 용돈 받아

부모에게 용돈을 받는 청년이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부모의 집에 얹혀사는 ‘캥거루족’은 30년 전보다 증가했다. 전보다 고학력에 정규직에 종사하고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지만, 부모에 대한 의존도는 오히려 커진 모습이다.   퓨리서치센터는 25일 30년 전의 청년(18~44세)들과 오늘날 청년들의 삶을 비교한 ‘부모, 청년 자녀, 성인으로의 전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오늘날 청년의 44%가 지난 1년 동안 부모로부터 재정적 도움을 받았다고 답했다. 생활비(28%)와 휴대폰·구독 서비스 요금(25%) 등 자잘한 지출이 대부분이었다.   특히 18~24세 응답자의 57%가 부모의 집에서 살고 있다고 답했다. 30년 전인 1993년에는 53%가 부모와 함께 산다고 답했는데, 이때보다 증가한 것이다.   정작 오늘날 청년들의 삶은 여러 면에서 30년 전보다 나았다. 25~29세 청년 중 학사 학위 이상 소지자는 40%로 1993년 24%보다 훨씬 높다. 정규직 비율은 70%로 30년 전(65%)보다 5%포인트 높다.   임금 역시 연평균 4만3000달러로 30년 전(3만4790달러·이하 인플레이션 반영 조정)보다 무려 24% 많았다.   이런 현상은 급격히 오른 학자금과 집값의 영향일 수 있다. 1993년 학자금 대출 중윗값은 6000~7000달러였지만 2023년에는 1만6000~2만 달러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청년들이 짊어진 모기지 중윗값 역시 1993년에는 10만~12만 달러였지만, 2023년에는 17만~19만 달러로 급증했다.   다만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는 이들의 대다수가 재정적 독립을 원하고 있었다. 응답자의 70%가 언젠가는 재정적으로 독립할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실제 부모와 함께 살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가계에 기여하는 모습이다. 65%가 식료품이나 공과금을 부담했고 렌트나 모기지를 함께 내는 경우도 46%에 달했다.   한편 모든 청년이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저소득층의 경우 거꾸로 청년 자녀가 부모를 지원했다. 저소득 청년 43%가 부모를 재정적으로 도운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중산층(28%)이나 고소득층(19%)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다.   이번 조사는 18~34세 자녀를 둔 성인 3017명과 18~34세 청년 1495명을 상대로 진행했다. 조사 기간은 지난해 10월 24일부터 11월 5일까지다.   이하은 기자청년 부모 부모 청년 오늘날 청년들 청년 자녀

2024-01-25

[마켓 나우] 일본식 수십 년 장기침체에도 놀라지 말자

투자자들은 큰 경기침체 리스크 없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경제 연착륙을 기대하며 들떠 있지만, 놀라운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은 항상 있다. 2024년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다섯 가지 쟁점을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장기 침체(secular stagnation)’의 귀환 가능성이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경험한 저성장과 저인플레이션의 기억이 생생하다. 수십 년 장기침체를 겪은 일본의 경우처럼 세계 경제가 ‘일본화(Japanification)’할 수 있다는 주장이 아직은 소곤거림에 불과하다. 올해 글로벌 수요를 둔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글로벌 긴축 통화정책의 영향이 경제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점, 재정부양책의 축소, 그리고 중국의 경제성장 의지 부족 등이 있다.   둘째, 우주산업이 뉴프런티어다. 무중력 상태는 화학공업을 포함한 혁신적 제조업, 특히 신약 개발에 사용되는 화합물 제조에 이상적이다. 또 결함률이 훨씬 낮은 반도체 개발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스페이스X와 같은 기업이 시도하는 상업용 우주선 발사를 계기로 올해는 우주산업이 ‘이륙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산업이 차세대 성장주 투자를 주도하는 핵심 부문이 될지 모를 일이다.   셋째, 혁신과 생산성 사이의 괴리는 오늘날 경제학 최대의 미스터리다. 1987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솔로(1924~2023)는 “컴퓨터 같은 혁신은 모든 곳에서 눈에 보이지만, 생산성은 통계에서만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한 혁신은 통신과 교통 분야에서 일어났다. 근래 나타난 많은 혁신은 생산보다는 소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획기적인 혁신이라고 부를만한 것들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최근 의료 분야에서 큰 발전이 있었지만 항생제나 실내배관, 냉장식품처럼 기대수명과 근로자 건강을 크게 향상시킨 과거의 혁신들과는 견줄 수 없다.   넷째, 유권자의 정치혐오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올해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는 40여 개국에서 선거가 진행된다. 선거 결과는 국가 재정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다섯째, 비우량 회사채에서 균열이 생길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양적완화 환경은 세계적으로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하였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어려운 경제 환경을 만나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였다. 언제 어느 섹터에서 문제가 터질지는 알기 어렵지만, 향후 12개월 이내에 부분적으로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이런 잠재적 불확실성에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스티븐 도버 /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마켓 나우 일본 장기침체 혁신적 제조업 생산성 향상 오늘날 경제학

2024-01-15

"바닥서 위로 올라온 교회…신분 상승하니 안주"

두레마을 김진홍(82) 목사는 꿈이 있다. 통일이 되면 북한 땅에도 두레마을을 세우고 싶다고 했다. 목회자에게 설교는 울림이다. 말을 통해 영향력을 미친다. 그는 요즘 "90세가 넘어서도 설교를 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김 목사는 설교를 하면서도 한국 기독교의 문제를 서슴지 않고 말한다. 지난달 28일 집회차 LA를 방문한 김 목사와 만나 인터뷰를 했다. 그는 한국 정치본지 11월29일자 A-2면〉에 대해 말하던 중 오늘날 교회가 가진 4가지 문제점을 지목했다.     4가지 문제가 무엇인가.   "요약하자면 무속화, 우민화, 물량화, 귀족화다. 한국 교회가 성장한 것을 보면 바닥부터 시작해서 위로 올라온 것 아닌가.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살펴보면 선교사들은 맨 처음에 사회 하층민들에게 다가갔다. 나중에 그들이 신분 상승을 하면서 성공을 하게 되니까 현실에 안주해버린 거다. 게다가 기독교가 엄청난 성장을 하는 가운데 목회자 양성 과정 자체가 매우 안 좋았다. 아무 목회자나 양산했다."   오늘날 교회들은 어떤가.   "예를 들면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한국에서는 그 기간에만 1만여 개 교회가 없어졌다. 교인까지 감소했다. 과거에는 교회가 국가의 발전을 선도했는데 지금은 반지성주의로 인해 질적으로 하락했다. 사회는 지금 기독교를 외면하고, 기독교는 대처 기능을 상실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요즘 기독교는 정신을 차리고 있는 중이다."   왜 이런 상황이 됐나.   "한국 교회는 그동안 좋은 세월을 오래 누렸다. 다시 말하면 교회가 좋은 세월을 보내면서 방심했다. 이 모든 건 기독교 본질에서 떠난 결과다. 지금 교회들은 병에 걸렸다고 봐야 한다. 대신 병은 치료할 수 있다. 우리에겐 신약과 구약, 성경이 있지 않나."   정치와 종교는 어떤 관계여야 하나.   "일단 교회는 정치 자체를 하면 안 된다. 좋은 정치가를 키우는 일을 해야 한다. 정치 일선에 나서는 건 기독교의 본질과도 어긋난다. 오늘날 현실에도 맞지 않는다. 교회는 본연의 일에 충실하면서 인재를 성경적 가치관으로 키워내는 일에 힘써야 한다. 예를 들면 여당뿐 아니라 야당도 좋은 야당이 돼야 하지 않겠나. 여당도 엉터리 여당 말고 제대로 된 인재들이 모여 일을 해야 한다. 기독교 용어에 빗대자면 정치권도 '본 어게인(born again)'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독교가 키워낸 유능한 인재들이 사회 각 영역에 필요하다."   평소 통일을 위해 교회의 역할을 강조하는데.   "지금 국제 정세는 통일에 유리한 분위기로 조성되고 있다. 통일은 박자가 맞아야 한다. 국내적으로 먼저 정비가 돼야 한다. 때문에 기독교는 북한과 통일이 될 경우 이를 흡수할 수 있는 준비를 지금부터라도 미리 해야 한다."   통일이 되면 어떤 일을 하고 싶나.   "현재 동두천에 시니어타운인 '꿈꾸는 마을'을 준비중이다. 총 235세대다. 한국은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인 65세에 정년 퇴직을 하는 전문가도 많다. 그들이 가진 경험과 지식을 계속 활용해야 한다. 꿈꾸는 마을에 연구소도 만들 예정인데, 뜻있는 사람들이 와서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이다. 통일이 되면 북한에 이런 마을을 또 세우고 싶다."   평소 교육의 가치를 중시하는데.   "현재 한국 사회는 공교육이 완전히 무너졌다. 이 때문에 대안학교인 두레국제학교를 만들었다. 토론을 통한 교육, 스포츠, 성경 큐티 등을 강조한다. 영어 수업도 병행하고 있다. 학생을 중학생 때부터 영어로 발표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최근에는 뉴저지 지역에서 진행된 창의력 대회에서 우리 학교가 금상을 수상했다."   교육 이슈는 왜 중요한가.   "예수님은 사역을 할 때 모든 걸 제자와 대화를 통해 하셨다. 오늘날 교회가 하는걸 보면 예수님의 사역을 제대로 벤치마킹하지 못하고 있다. 무조건 '일방적으로 믿어라' 식으로 했다. 이는 한국 교회에 반지성주의라는 폐해를 낳았다. 교회 내에서도 지성이 왕성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됐다. 아마 이 부분을 해결 못 하면 교회는 영원히 퇴출당할 것이다.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다."       두레마을은 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데.   "땅은 정말 중요하다. 오염 문제가 심각하지 않나. 우리가 창조된 때로, 우리 조상이 살았던 그때의 상태로 회복하자는 것이다. 노년층이 많을 것 같지만 이러한 가치 때문에 두레마을에는 젊은층도 많다. 20~40대까지 골고루 있다. 두레마을을 세운 건 13년 전이다.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이번에 새 책을 냈다.   "'내 삶을 이끌어 준 12가지 말씀'이라는 책이다. 나의 80년 삶을 이끌어 주었던 12가지 말씀을 통해 살아온 지난 세월을 정리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고비마다 나에게 영향을 미친 성경말씀으로 글을 썼다."   건강은 어떤가.   "나는 역경을 거치면서 살아남는 법, 한마디로 생존법을 몸으로 익혔다. 그러면서 건강을 관리하는데 성공했다고 본다. 최근에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의사가 나보고 건강 나이가 50대라고 하더라."   관리 비결은.   "일단 소식(小食)을 한다. 뷔페를 가도 마찬가지다. 딱 정해진 양만 먹는다. 그리고 천천히 먹고, 정해진 시간에만 먹는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음식에 대한 절제를 익혔다. 운동을 꾸준히 하고,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한다. 건강 관리에 자신감을 갖게 되니까 요즘은 하나님께 90세가 넘어도 계속 설교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교회 안주 오늘날 교회들 한국 교회 한국 기독교

2023-12-04

보수 기독교계, 추수감사절 앞두고 문화 전쟁

기독 학부모들이 '문화 전쟁' 전면에 나서고 있다. 특히 최근 유명 백화점인 '메이시스(Macy's)'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두고 보수 기독교계 부모들의 참을성이 한계에 다다르는 사건이 있었다. 이는 최근 공립학교에서 성교육 관련 교과서 논쟁과 주 정부 통제 등의 이슈와 맞물리면서 더욱 심화하고 있다. 메이시스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로 인해 벌어진 논란을 통해 오늘날 기독교계 학부모들이 갖고 있는 불만을 알아봤다.     메이시스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는 올해로 97회째다.   매년 추수감사절이 되면 인기있는 애니메이션, 영화 캐릭터 등을 중심으로 뉴욕 맨해튼 거리를 행진하는 퍼레이드다.   본래 메이시스 백화점이 추수감사절을 맞아 마케팅 이벤트로 시작한 이 퍼레이드는 오늘날 미국을 대표하는 행사중 하나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퍼레이드 역시 23일 오전 8시30분(동부 시간)에 진행된다.   이 퍼레이드를 두고 최근 기독교계 학부모들이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가 아닌 '성전환자들의 광상적인 오락물(transgender extravaganza)'이라는 주장이다.   전국의 기독교인 어머니들로 구성된 교육 활동 단체인 '원 밀리언 맘스(One Million Moms)'는 지난 8일부터 이 퍼레이드 때문에 행사 반대 청원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 단체는 웹사이트에서 "추수 감사절 퍼레이드를 현장과 TV 등으로 지켜보는 사람만 수천만 명에 이르는데 이번 행사는 아이들이 적나라한 성소수자 어젠다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일 현재 4만 명 가까이 서명에 동참했다.   기독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공연들은 이렇다.   먼저, 메이시스에 따르면 이번 퍼레이드에는 유명 성인 뮤지컬인 '앤드 줄리엣(& Juliet)'과 '셕트(Shucked)'의 공연이 진행된다.   앤드 줄리엣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재구성한 작품이고, 셕트는 브로드웨이의 유명 뮤지컬이다.   문제는 이번 퍼레이드에서 이 두 작품에 '넌 바이너리(nonbinary)' 배우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앤드 줄리엣에는 저스틴 데이브 설리번, 셕트에는 알렉스 뉴웰 등 생물학적으로 남성인 배우들이 나선다. 넌 바이너리는 성별을 남성과 여성 둘로만 분류하는 기존의 구분법을 벗어나 자신이 남성과 여성 그 어떤 성에도 속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은 이번 퍼레이드에서도 넌바이너리 역할을 연기할 예정이다.   설리번의 경우 올해 초 토니 상 시상식 주최 측이 성별을 구분했다는 이유로 불참을 결정했던 인물이다. 뉴웰은 자신은 어느 성에도 속하지 않았다며 여성 복장을 한 채 토니상 시상식에 참석했던 인물이다.   이 배우들이 퍼레이드에 나선다는 것이 기독 학부모들의 심기를 자극한 셈이다.   원밀리언맘스측은 "진보주의자들의 난센스 같은 행동"이라며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 이런 이벤트를 홍보하고 후원하는 메이시스는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하며 우리의 아이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기독 학부모들이 이렇게 분개하는 것은 메이시스 퍼레이드에서 선정적인 장면이 나오는 것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에는 성전환자 팝스타인 킴 페트라스가 메이시스의 추수감사절 퍼레이드에 나선 바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18년에는 레즈비언들이 키스를 하는 퍼포먼스도 진행된 바 있다.   현재 청원자들이 단 댓글에는 기독 학부모들의 반대 목소리로 가득하다.   댓글에는 "메이시스는 신뢰를 잃었고, 한번 잃은 신뢰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 "진보주의자들이 수천만 명이 보는 퍼레이드에서 성 소수자들의 어젠다를 내세우고 있다" 등 퍼레이드 개최를 비판하는 내용이 가득하다.   다음 세대를 교육하는 기독교 기관인 캐피털 리소스 협회의 캐런 잉글랜드 대표는 "그들은 어린 아이부터 성인까지 온 가족이 함께하는 추수감사절조차 성적 어젠다로 이용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이들을 계속해서 노골적인 성적 어젠다로부터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전했다.   기독교 단체인 자유수호연맹 크리스틴 와그너 대표 역시 최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관용과 포용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성소수자의 이데올로기가 사회, 문화적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그러한 마케팅 전략에 우리 아이들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물론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원밀리언맘스의 청원 페이지에는 "불편하면 안 보면 되는데 반대를 왜 하는가"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은 원래 편협 적" "당신들이 있기 때문에 인권 증진이 어려운 것" 등 곳곳에서 기독교인들을 비판하는 내용도 눈에 띈다.   현재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이러한 논쟁들은 '문화 전쟁(culture wars)'으로 불리고 있다. 특히 교육계에서는 정부와 자녀에 대한 부모의 권리가 상충하면서 반발 여론 역시 거세지고 있다.   가주의 경우 얼마전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가 공립학교내 성중립 화장실 설치안, 공립학교 교직원에 대한 성소수자 교육 의무화, 성소수자 정체성 등을 인정하지 않는 학부모에 대한 프로필 작성 등을 허용하면서 보수 기독교인들의 반발이 심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보수 성향이 짙은 치노힐스 및 테미큘라 지역 교육구에서 학부모들의 주장에 따라 성소수자 관련 도서 및 교과서 사용에 제한을 두자 주 검찰까지 나서 해당 교육구와 대립각을 세웠다. 이에 뉴섬 주지사가 성소수자 등의 내용이 수록된 교과서 등을 교육구 차원에서 금지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하자 논란이 확산했다. 자치권을 강조하는 미국에서 주정부가 각 교육구와 학부모의 권리를 통제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기독교계 학부모들의 위기감이 팽배해진 것이다.   학부모 유진아(39.어바인)씨는 "요즘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도 성 소수자들의 어젠다가 많이 담겨 있다"며 "그런 것을 반대하면 차별과 증오의 프레임을 씌우는 시대에 있다 보니 부모로서 답답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추수감사절 기독교계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보수 기독교계 오늘날 기독교계

2023-11-20

최희만 회장 10주기 추모음악회 열린다

LA한인회관 건립에 큰 족적을 남긴 고 최희만 회장의 10주기 추모음악회가 열린다.     1970년대 초 LA한인회관 건립위원으로 활동한 최 회장은 당시 한국 정부로부터 지원금 15만 달러를 끌어내는 데 일조해, 한인회관 건립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친척들로 구성된 ‘킹스 메신저 남성 사중창단’과 남가주 지인들은 15일 한인타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회장이 작고한 지 10주년이 되는 다음달 추모음악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과 40년 지기로 돈독한 관계였다는 리처드 남씨는 “그가 우리 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분이 최 회장을 그리워하고 있다”며 “말로만 기리지 말고 그의 생전 한인사회를 위한 노고와 업적을 후세에 알리고 기억하고자 하는 노력에서 음악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제강점기에 순교한 고 최태현 목사의 7남매 중 막내아들로 태어난 최 회장은 1954년 도미 후 LA에서 한인회와 상공회의소 등 한인사회 주요 단체에서 활약했고 LA평통위원과 고문, 미주 한반도 평화협의회 회장, 웰빙 새생활운동본부 회장 등을 역임했다.   남씨는 “최 회장은 오늘날 500만 달러가 넘는 LA한인회관 건립의 초석을 세웠고  또 한인사회 기부왕이셨던 고 홍명기 회장을 한인사회 봉사 단체에 제일 처음 안내했다”며 “사심 없는 사랑과 봉사, 헌신으로 한인사회에 직접 모범을 보여준 분으로 음악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의 정신을 이어받고 추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추모음악회는 ▶12월 29일(금) 오후 7시 30분 로마린다 재림교회(11487 New Jersey St. Redland) ▶30일(토) 오후 3시 올림픽 재림교회(3300 W. Adams Bl. LA)에서 각각 열린다.     이번에 공연을 펼치는 킹스 메신저 남성 사중창단은 최 회장의 조카 가족들로 구성된 그룹으로 1980년대 LA한인 교계에서 공연을 진행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이번 공연에는 엘브라다 남성 사중창단과 빛소리 여성 대 합창단(지휘 최은향 교수) 등이 특별 찬조 출연할 예정이다.     추모음악회는 문자메시지(213-268-2860)로 예약한 후에 참석할 수 있고, 선착순 100명에게는 무료 증정품이 제공된다.     ▶문의:(213)386-8000    [email protected]    장수아 [email protected]한인회관 추모음악회 la한인회관 건립위원 오늘날 la한인회관 새생활운동본부 회장

2023-11-15

[보험칼럼] 수출입 사업자를 위한 필수 해상 적하보험

보험의 출발, 근본은 영국 로이드런던의 해상적하 보험이다. 수출입 무역업자들이 상호간 위험 분산을 위해 시작한 것이 보험의 효시를 이루게 된 전통적인 위험 분산 제도다.     수출입 업자는 자신의 선적물품을 해상 운송도중 혹은 도착·출발지의 내륙운송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위험(도난·해난·천재지변·부식·음식 변질 등)을 부보한다. 이는 통상 해상운송에 적용되지만, 긴급한 경우 사용되는 항공운송 위험도 대부분 같이 포괄적으로 포함해 커버된다.   이 보험의 계약 조건은 통상 무역거래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즉 FOB 거래 조건이라면 공급업자는 화물이 선적항에서 본선에 적재될 때까지의 위험을 부보하면 된다. 그러나 CIF의 경우라면 공급업자가 바이어를 위해 최종 목적항까지의 위험을 담보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지급하게 된다. 오늘날 적하보험은 대개는 도어 투 도어, 즉 출발지 문앞에서 최종 물건 인수자의 창고 문앞까지를 부보하는 조건이 일반화되고 있다.   해상적하 보험은 여러가지 면책조항을 포함하고 있다. 피보험자의 고의적 불법행동, 운송지연으로 인한 피해, 일반적인 자연 마모 혹은 감소, 통상적인 누손 혹은 감소, 부보대상의 물품의 고유적인 하자나 특성, 병해충 혹은 쥐, 곤충 등으로 인한 피해 등은 일반적으로 제외된다. 따라서 본인이 선적하는 제품이 상기의 일반적인 사례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가 많을 경우에는 사전에 커버리지 적정성에 대한 확실한 이해가 필요할 것이다.   해상 운송도중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전손 혹은 분손에 따라 그 커버리지 기준이 달라진다. 전손은 말 그대로 적하 물품이 복구가 불가능할 정도로 큰 피해가 발생한 경우이며, 분손은 그 피해액을 가입자가 단독으로 부담할 것인가 아니면 손해를 입은 그 배에 선적한 모든 화물주들이 공동으로 부담할 것인가로 나눠진다. 동일한 배에 선적돼 내 하물은 아무 피해를 입지 않고 무사히 도착했음에도, 다른 화주의 물건이 화재나 급심한 풍랑으로 배의 무게를 줄여야 해서 바다에 투척했다면 그 손해 비용을 동일한 배에 선적한 화주들의 공동으로 지급하게 돼 손해 입지 않은 우리도 부담하게 되는 사례다.   중남미등을 통한 육로운송의 경우는 운송업체의 보안시스템이 아주 중요하다. 멕시코를 경유하는 육로운송 적하 보험의 경우는 그 클레임이 너무 자주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보험사는 멕시코 지역도시를 운행할 때에는 꼭 보안회사가 에스코트하는 조건 그리고 컨테이너에 목적지에 도착해서 오픈이 가능한 볼트 록 사용을 강제하게 된다. 화주들은 이 조건을 충족시켜야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미국내 운송회사의 크레딧도 중요하다. 대형트럭 기사가 트럭을 일반식당이나 도로 등에 방치해 그 시간에 감쪽같이 컨테이너 차량이 사라지는 클레임을 경험하기도 했다. 어떤 보험사는 아예 약관에 장시간 컨테이너 트럭을 방치해 발생한 클레임 청구는 거부할 수 있다는 특약을 집어넣기도 한다. 의류 등을 육로로 운송하는 보험 가입자라면 이 조건을 검토한 후 가입해야 한다.     이외에 보험 가입시 보험사에 고지한 물품, 출발지, 도착지, 계약자, 피보험자, 화물의 가액, 화물의 품명, 수량, 운송용구, 보험조건, 포장방법 등의 여러가지 계약조건을 바꾸거나 수정할 때는 반드시 보험사에 미리 고지할 의무가 있다. 위반시엔 클레임이 기각될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할 것이다. 박명근 / 이코노 보험 대표보험칼럼 적하보험 수출입 오늘날 적하보험 해상적하 보험 수출입 무역업자들

2023-10-02

[등불 아래서] 나보다 아래는 없다

어릴 적 부모님들의 관심은 성적이었다.     전쟁과 가난으로 공부에 한이 맺히신 분들도 많았고, 자식의 성공으로 자신을 찾으려는 분들도 있었다. 아이도 덩달아 공부를 잘하는 것이 벼슬이었다. 자라 보니 세상은 더 조건을 찾았다. 결국, 나를 인정받고 빛내기 위해 더 많은 조건이 필요해졌다. 좋은 스펙을 쌓는 일이 왜 나쁘겠는가. 안타까운 것은 나와 내 조건이 한 인격을 세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스펙이 인간에 앞섰다.   애석하게도 신앙도 그런 조건처럼 되지 않았나 싶다. 신앙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을 가진 세상 사람이 되었다. 하나님조차도 필요하면 쓸 수 있는 나를 위한 '아빠 찬스'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하나님은 내가 가진 여러 조건 중 하나가 아니다. 내 인생을 위한 뒷배는 더더욱 아니다. 우리를 변화시키거나 심지어 성숙시키기 위한 능력도 아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바꿀 수 있는 이유는 우리에게 환경이나 선물 혹은 행복을 줄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만족이시며 우리 인생의 의미가 되시고 내 기쁨이며 나의 행복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아는 일이 우리의 만족이다. 그렇다. 우리는 하나님을 사랑하기에 행복한 것이다. 그래서 한 시인은 기도하고 노래했다. "주님을 가까이하는 것이 내게 복이라."   신학자 본 회퍼는 유혹의 본질을 하나님 안에서 기쁨을 찾지 않고 우리와 피조물 안에서 기쁨을 찾는 것으로 보았다. 반짝이는 금이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하면, 별은 더 이상 아름답지 않다. 하나님은 나의 기쁨을 위한 들러리일 뿐이다.   그래서인지 오늘날 신앙은 나를 빛내려는 장식물이 되었다. '믿음이 좋은 나, 기도 잘하는 나, 잘되는 나, 성경을 많이 아는 나'가 되었다. 겉으로 그럴 듯 빛나 보이지만 하나님은 더 이상 빛나지 않는다.     그러나 참된 복음은 자기 성취가 아니라 자기 부인이 아니었던가. 내가 만든 사과나, 가게에서 사 온 배를 달아 놓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의 열매를 맺는 것이다. 화려한 이력들을 더덕더덕 더 붙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내 이력과 신념, 자랑을 떼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성도는 어떤 경우에도 이웃을 나보다 높게 여기는 것이다. 바울 사도의 말 그대로 우리는 죄인 중의 괴수다. 나보다 아래는 없다. 이 겸손이 자기를 낮추사 제자들의 발을 만지며 씻으신 예수님이 보여주신 마음이다. 하나님이 찾으시는 것은 통계가 아니다. 업적도 능력도 아니다. 오직 주님을 사랑하며 정의를 행하고 겸손하게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당신이다.   [email protected] 한성윤 / 목사ㆍ나성남포교회등불 아래서 오늘날 신앙 업적도 능력 아빠 찬스

2023-10-02

[시조가 있는 아침] 권농가 -남구만(1629∼1711)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 칠 아이는 여태 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 청구영언   농지는 농민이 가져야 한다   해가 점차 일찍 뜨고 종달새가 운다. 농사일이 시작되는 계절, 소 여물을 먹여야 할 머슴은 아직도 일어나지 않았느냐. 고개 너머 긴 이랑 밭을 언제 갈려고 그러느냐.   조선 숙종 때 소론의 영수였던 약천 남구만이 장희빈의 아들을 세자로 책봉하는 데 반대하다가 강원도 망상으로 유배되었다. 동해시 망상동 신곡 약천 마을에는 ‘재 넘어와 사래 긴 밭’의 지명이 있고 남구만이 이곳에서 이 시조를 지었다는 비석이 있다.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 나라의 기반이었던 조선. 세종은 “나라는 백성을 근본으로 삼고, 백성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고 했다. 약천은 유배 중에도 근면 성실의 미덕을 강조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시조는 농사는 머슴이 짓는 것으로 돼 있다. 양반인 내가 일찍 일어나 소를 끌고 밭을 가는 게 아니라 아이더러 농사일을 서두르라고 채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사농공상(士農工商)의 계급이 분명한 조선조 사대부의 인식이었다.   오늘날 농지는 농민이 소유하고 농사를 짓도록 돼 있다. 그런데 소유만 하고 농사는 짓지 않는 사람들, 신도시가 들어선다는 개발 정보를 빼돌려 농지를 사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농민들의 피눈물을 자아낸다. 지금은 조선시대가 아니다. 유자효 / 시인시조가 있는 아침 권농가 조선조 사대부 약천 남구 오늘날 농지

2023-08-31

[아메리카 편지] 진보라는 패러독스

기록을 깨는 무더위와 예상치 못한 폭우가 이어진 올여름이다. 한반도뿐 아니라 슬로베니아 등 중부 유럽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인류의 가장 큰 숙제인 기후 변화 대처 방법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폭염과 산불 등 지구의 종말 같은 재앙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18세기 계몽주의의 후손인 우리는 미래를 향한 전진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인류의 삶이 계속 진보(progress)한다는 생각은 19세기 들어서야 형성된 개념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각종 재해가 줄을 잇는 오늘날, 인류가 과연 끊임없이 발전해서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호메로스와 더불어 그리스 서사시의 양대 전통을 이루는 헤시오도스는 『일과 날』에서 인류의 시대를 다섯 단계로 구분한다. 티탄들(거인족)이 지배하던 태평스러운 황금의 시대에서 시작해 올림포스 신들이 지배했던 은의 시대를 거치고, 무섭고 사나운 종족이 전쟁을 일삼고 죽음의 테마가 특징적인 청동의 시대에 다다른다. 네 번째 영웅의 시대는 트로이 전쟁의 배경이 되는, 아킬레우스와 오디세우스 같은 그리스 신화 영웅들이 거닐던 시대다. 그리고 마지막 철의 시대는 전쟁·질병과 번뇌가 가득한 현재로, 헤시오도스 자신이 이 시대에 태어난 것을 한탄하며 작품을 끝맺는다.   영웅의 시대를 제외하고는 인간세계가 점차 타락해 가는 이미지를 그린 헤시오도스의 역사관은 그 이후 계몽주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인류 역사가 퇴화하는 관념을 지지했고, 주기적으로 재앙과 질병 또는 홍수로 인구가 숙청되었다고 믿었다.   오늘날 우리는 무서운 속도로 발달하는 고도의 기술과 과학만을 바라보는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그 결과로 타격받고 있는 인류의 웰빙과 참된 행복은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닐까.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패러독스 진보 인류 역사가 오늘날 인류 재앙과 질병

2023-08-18

[시조가 있는 아침]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   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이황(1501∼1570)   제11곡   청산(靑山)은 어찌하여 만고(萬古)에 푸르르며   유수(流水)는 어찌하여 주야(晝夜)에 긋지 아니는고   우리도 그치지 말아 만고상청(萬古常靑) 하리라   - 도산육곡판본(陶山六曲板本)     ━   정치의 기반은 철학     조선 유학의 대종(大宗) 퇴계(退溪) 이황(李滉)이 벼슬을 버리고 고향 안동에 돌아가 도산서원(陶山書院)을 짓고 후진 양성에 전념하던 63세 때 지은 연시조 12수 가운데 열한 번째 작품이다.   푸른 산은 어찌하여 영원히 푸르며, 흐르는 물은 또 어찌하여 밤낮으로 그치지 않는가? 우리도 저 물같이 그치는 일 없이 저 산처럼 언제나 푸르게 살겠다는 학문 도야와 수양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만고상청’은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이자 이상으로, 진리가 내면화된 경지라고 하겠다. 도산12곡은 전6곡과 후6곡으로 구성됐는데 전6곡은 사물에 접하는 감흥을 노래한 언지(言志), 후6곡은 학문 수양에 임하는 심경을 노래한 언학(言學)이라고 명명하였다.   퇴계는 우주의 현상을 이(理)와 기(氣)의 이원(二元)으로 설명하였다. 인간의 순수이성은 절대선(絶對善)이며 여기에 따르는 것을 최고의 덕으로 보았다.   조선의 사대부에게는 도학 정치라는 지향점이 있었다. 정치의 기반은 철학이다. 철학이 없는 정치는 사회를 혼탁하게 하고 역사의 지향점을 오도하기도 한다. 오늘날 한국 정치는 어떤 철학에 바탕하고 있는가? 유자효 / 시인시조가 있는 아침 도산 학문 수양 조선 유학 오늘날 한국

2023-07-27

‘50년 젼 그날의 영광을 다시’

      1973년 5월 30일 부터 닷새 동안 총 440만 명을 모으며 대한민국 기독교 역사에 큰 획을 그은 ‘빌리그래함 전도대회’가 50년 만에 다시 개최 소식을 알려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내달 3일 오후3시 서울 월드컵상암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번 집회는 빌리 그래함 목사의 아들 프랭클린 그래함이 설교하고, 손주인 윌 그래함 목사가 청소년 집회를 이끈다.  프랭클린 그래함은 세계적으로 손 꼽히는 영향력있는 크리스천 지도자로서 구호단체 ‘사마리안 퍼스’와 빌리 그래함 전도협회를 이끌며 구호활동과 전세계 곳곳에 복음을 전하고 있다.   극동방송 김장환 이사장은 “1973년 여의도 광장에서 백만명 이상 운집했던 부흥 집회 이후, 50년 만에 다시 열리는 이번 집회를 통해 ‘전도’를 사명으로 삼는 교회 본연의 모습이 되살아 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회는 오늘날 한국교회 부흥의 주역인 60~70대 믿음의 선대가 남긴 좋은 전통과 유산을 허리 세대인 40~50 세대 목회자들이 믿음으로 계승해 나아갈 것을 선언하고 이와 함께 청소년 집회를 통해 다음세대가 복음의 황금기를 꿈꾸는 미래를 열어가자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한기붕 극동방송 사장은 “팬데믹으로 인해 만 오천개의 한국교회가 문을 닫는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73년도 집회가 한국교회를 부흥케 하고 대형교회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된 것처럼, 이번 집회가 또다른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대회 하일라이트로 꼽히는 ‘일만 명 찬양대’를 위해 사랑의 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명성교회, 연세중앙교회 등 130여개 교회 및 합창단, 기관, 극동방송 13개 지사 전속 합창단을 포함한 일만명이 무대에 오른다. 이를 위해 이화여대 음악대학장이자 한국교회음악협회 이사장인 박신화 교수가 찬양대를 이끌 예정이다.     홍희경 미동부운영위원장은 “빌리 그레이엄 전도대회는 역사상 세계 최대의 전도 집회였다”며 “이번 집회를 통해 교회가 성장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영광 전도대회 오늘날 한국교회 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 청소년 집회

2023-05-22

[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인공지능이 시를 쓰는 세상

1990년대 초, 인터넷이 세상에 막 알려지기 시작했을 때, 삼성에서는 신입사원들에게 이런 과제를 내준 적이 있다. “Internet으로 Search 하여 역대 올림픽 개최국을 찾아서 순서대로 나열하라.” 그런데 이런 조건이 붙었다. “어떤 사이트에서 어떤 검색어를 주고 어떻게 찾았는지 Search 과정을 함께 기술하라.” 오늘날 인터넷에 친숙한 우리들이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곳에서 검색하면 정말 짧은 시간 안에 해결할 수 있는 쉬운 과제다.   하지만, 30년 전만 해도, 어떤 사이트에 들어가서 어떤 검색어로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한참을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인터넷이 널리 보편화되기 전인데다가, 웹사이트도 그렇게 많지 않아서, 인터넷으로 지식을 찾는 일이 지금처럼 쉽지만은 않았던 것이다.     그로부터 30년이 흘렀다. 2023년이 된, 요즘은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인터넷에게 우리는 조금 더 무리한 요구를 할 수도 있다. “소설을 써라,” “시를 써라,” ”영화 시나리오를 써라” 등등, 원하는 것은 거의 무엇이든지 시킬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Chat GPT의 시대가 열렸단다.   내가 쓰고 있는 중앙일보 칼럼의 제목이 “활력의 샘물”이다. 내 글을 읽는 독자들이 힘든 일상에서 조금이라도 맑은 샘물과 같은 활력을 얻기를 기원하면서 지은 제목이다. 하여 Chat GPT에게 이런 명령을 해봤다. “활력의 샘물”이라는 주제로 한글로 시를 써주렴. 그랬더니 아래의 글이 나왔다.   “산속에서 피어나는 활력의 샘물, 맑고 선명한 기운이 쏟아지며 새로운 힘을 주는 물줄기. 생각하지 않은 것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며, 꿈을 꾸는 마음을 자극하는 기운 그 샘물은 우리 행복의 소중한 기쁨이 될 것이다. “   기가 막혔다. 내 혀끝을 맴돌던 단어들을 찾아내고 연결해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을 대신 해준 것이다. 내가 이 칼럼에서 독자들에게 드리고 싶었던 선한 영향력이 바로 이것이었다. “평소에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며”, “꿈을 꾸는 마음을 자극하는 기운”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Chat GPT라는 것이 웬만한 글은 다 써주니 요즘 대학생들은 학교에 제출할 과제를 여기에 물어보고 그대로 베껴서 제출한다고 한다. 오죽하면 콜럼비아 주에 있는 한 판사는 판결문에 넣을 내용을 Chat GPT에게 물어 본 후에 그 답을 참조했다고 실토를 했다. 자폐아에게 들어간 병원비를 의료보험회사가 전액 물어줘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판결을 내리는데 Chat GPT를 이용했다는 것이다. Chat GPT가 미국 변호사 시험에 합격을 하고, MBA 졸업 논문을 쓰고, 의사고시에도 합격했다고 한다. 자신의 창작물인지, 아니면 다른 사람의 글을 모방이나 인용한 것인지를 구분하기는 오래 전부터 이미 어려워졌다. 그런데다가 이제는 어떤 작품을 사람이 자기 힘으로 창조를 했는지,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았는지까지, 구분해야 하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인간의 글인지 인공지능의 글인지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느냐고? Chat GPT에게 물었더니 이렇게 대답한다. “AI는 유창하고, 일관성 있고, 정확하지만, 인간의 글이 좀더 자연스럽고 창의적이고 감정의 깊이는 있을 것이다.” 아직 그렇게 답해 줘서 고맙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인공지능 글인지 인공지능 오늘날 인터넷 chat gpt

2023-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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