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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나우] 일본식 수십 년 장기침체에도 놀라지 말자

투자자들은 큰 경기침체 리스크 없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경제 연착륙을 기대하며 들떠 있지만, 놀라운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은 항상 있다. 2024년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다섯 가지 쟁점을 꼽을 수 있다.
 
첫째는 ‘장기 침체(secular stagnation)’의 귀환 가능성이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경험한 저성장과 저인플레이션의 기억이 생생하다. 수십 년 장기침체를 겪은 일본의 경우처럼 세계 경제가 ‘일본화(Japanification)’할 수 있다는 주장이 아직은 소곤거림에 불과하다. 올해 글로벌 수요를 둔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글로벌 긴축 통화정책의 영향이 경제에 반영되기까지 시차가 있다는 점, 재정부양책의 축소, 그리고 중국의 경제성장 의지 부족 등이 있다.
 
둘째, 우주산업이 뉴프런티어다. 무중력 상태는 화학공업을 포함한 혁신적 제조업, 특히 신약 개발에 사용되는 화합물 제조에 이상적이다. 또 결함률이 훨씬 낮은 반도체 개발에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스페이스X와 같은 기업이 시도하는 상업용 우주선 발사를 계기로 올해는 우주산업이 ‘이륙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주산업이 차세대 성장주 투자를 주도하는 핵심 부문이 될지 모를 일이다.
 
셋째, 혁신과 생산성 사이의 괴리는 오늘날 경제학 최대의 미스터리다. 1987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솔로(1924~2023)는 “컴퓨터 같은 혁신은 모든 곳에서 눈에 보이지만, 생산성은 통계에서만 보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한 혁신은 통신과 교통 분야에서 일어났다. 근래 나타난 많은 혁신은 생산보다는 소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획기적인 혁신이라고 부를만한 것들은 자주 일어나지 않는다. 최근 의료 분야에서 큰 발전이 있었지만 항생제나 실내배관, 냉장식품처럼 기대수명과 근로자 건강을 크게 향상시킨 과거의 혁신들과는 견줄 수 없다.
 
넷째, 유권자의 정치혐오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올해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는 40여 개국에서 선거가 진행된다. 선거 결과는 국가 재정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다섯째, 비우량 회사채에서 균열이 생길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양적완화 환경은 세계적으로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하였다. 그러나 2022년 이후 어려운 경제 환경을 만나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였다. 언제 어느 섹터에서 문제가 터질지는 알기 어렵지만, 향후 12개월 이내에 부분적으로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이런 잠재적 불확실성에 경계심을 늦추지 말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스티븐 도버 /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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