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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한국인의 DNA

한류가 뜨고 있다. 처음에 K Pop, K Drama, K Food, K Beauty, 한글, 한국문학, 이제 냉동 김밥, 냉동 잡채, 냉동 떡볶이, 그다음은?  
 
무척 궁금해진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다. 우리 같이 1970년대에 이민 온 일 세대는 각자 분야에서 많은 고생과 설움을 참아낸 결과 오늘을 맞게 되었다. 그동안 미국 사회에 적응하고 두각을 나타내기 위해 앞만 보고 질주했던 우리 2세 3세들이 우리 조국을 더 자랑스럽게 생각해서 놀랐다. 그동안 그들이 표현은 못 했지만, 그들 또한 자라면서 그들의 정체성 확립에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한국인들이 잘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우리 일세들의 어깨가 우쭐한 것은 당연하지만 우리 2세 3세들이 그들 정체성의 뿌리인 모국에 그토록 관심을 기울인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  
 
아주 오래전 일이다. 아이들이 7살, 9살쯤 되었을까. 동계올림픽 경기를 함께 보고 있었다. 아이스 스케이팅 종목에서 미국과 한국이 최종결승전을 겨루게 되었다. 한창 경기가 무르익어 가던 중에 환호성의 타이밍이 다르다는 것을 감지한 내가 “얘들아, 너희는 누구를 응원하니?” 하고 물으니 어리둥절해 하던 표정을 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들은 당연히 미국이지 무슨 그런 질문을 하냐는 표정이었다. 이제는 오히려 딸아이한테 한국에 대해 배우는 중이다. 딸아이는 인권변호사이다. 2019년에 출판된 ‘H 마트에서 울다’를 딸아이가 먼저 읽고 나는 2023년도에 읽었다. 이 책을 읽은 소감을 물으니 ‘깊이가 없다’였다. 어쩜 나도 똑같은 생각이었다.  
 
그렇다면 그 ‘깊이’란 과연 무엇일지 생각해 본다. 한국인의 DNA를 찾던 중에 김주혜 작가의 ‘Beasts of Little Land’ 작은 땅의 야수들로 번역된 책을 읽었다. 이 책 내용은 한국이라는 작은 땅의 역사를 장대한 스케일로 써 내려 간 장편의 역사 대하소설이다. 독립운동을 도왔던 외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에게서 듣고 자라면서 한국의 역사를 배웠고 역사 속의 전쟁, 기아, 자연 파괴를 겪은 야수들이 어떻게 그 거친 삶을 견뎌왔는가, 책 제목에 걸맞게 작은 땅의 야수들인 우리 선조들은 그 힘든 시대(1917~1964)를 우정, 사랑, 정의 그리고 용기를 가지고 고전분투하며 독립 국가로서 주권을 찾았다. 나는 우리 선조들을 작은 땅의 야수들이라고 부르는 이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우리 한국인만이 가진 특징, 왜 한국이 이렇게 우수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해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H 마트에서 울다’에서는 한국 음식의 마력을, ‘파친고’에서는 4대에 걸친 한 가족사의 거친 삶과 여정을 그리고 ‘작은 땅의 야수들’에서는 한민족의 역사 중 가장 격동의 시기였던 1917에서 1964년까지를 얼마나 힘들게 헤쳐나갔는지에 대한 역사 소설이다.  
 


지구본에서 보는 한국은 너무나도 작은 나라이다. 하지만 한국인의 우수성은 지금 한 겹씩 서서히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난 앞으로 우리 2세 3세 중에 오늘날 한국을 빛내는 이들의 DNA를 분석하여 왜 한국이 세계적으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는지를 해명하는 책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우선 내가 알고 있는 한국인의 장점은 높은 IQ, 근면, 성실, 섬세함과 우아함, 은근과 끈기, 인내심과 인정이 많고 손재주가 뛰어나다. IMF 이후 최 단시간에 최대의 경제부국을 이룬 국가, IT 최강대국을 이룬 무제한 두뇌 자원이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얼마 전 UAE에서 사르자 국제 도서전이 열렸다. 여기 참가한 한국관의 주제는 ‘Unlimited imagination’ ‘Impossible is possible’이었다. 인간의 상상력은 우리 시대에 필요한 사회적 변화에 영감을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다. 한국의 국위 선양은 모든 한국인에 달려있다. 조국이 우리를 자랑스럽게 해준 만큼 우리 또한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 함께 고민해 보자.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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