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열정을 껴안고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섭다. 날밤 새는 줄 모르고 설쳐댄다. 요즘 눈만 뜨면 아들이 사 준 트레드밀에서 다람쥐처럼 뜀박질을 한다. 장가 가서 집에 다니러 온 아들이 다짜고짜로 끌고가 트레드밀을 구입했다.   물론 구입대금은 내 크레딧 카드로 긁었다. 그리곤 시간표를 만들어 놓고 운동을 시킨다. 지들 어릴 때 숙제 조사하듯 매일 체크를 해대니 안하고는 못배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자식이다. 범보다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게 자식하고 맺은 약속이다. “오래 건강하게 살려면 운동해야 돼요. 엄마 일찍 죽으면 나 슬퍼해.” 아들의 이 한마디에 40년 동안 ‘운동 안 하고도 스트레스 안 받기 작전’으로 버티던 내 지조(?)가 와르르 무너졌다. 성가시게 보채도 누군가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뻐근하게 저려온다.   몸으로 떼우는 모든 것에 나는 젬병이다. 특히 운동에는 취미도 관심도 없다. 미식 축구 게임조차 잘 이해를 못하니 무식 정도가 아니라 푼수에 속한다.   친구들에게 등 떠밀려 산 골프채는 레슨만 두 번 받고 차고에서 휴식 중이다. 그래도 주눅 안들고 “난 운동 싫어서 안한다”고 오리발을 내밀며 오히려 큰소리치며 산다. 포기각서 쓰면 맨날 마음만 먹고 실천 못해 안달하는 사람보단 정신건강(?)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게 내 지론이다.   그런데 이변이 발생했다. 모를 때는 몰랐는데 해보니 진짜 운동만큼 재미있는 것도 없다. 저 혼자 놀아도 즐겁고 봐주는 사람 없어도 신나는 게 운동이다.   신나면 재미있다. 신은 열정을 유발시킨다. 열정이란 좋아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때 생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을 알면 자신을 바로 파악할 수 있어 열정이 생긴다. 마음은 콩밭에 있는데 보리밭에 가면 물에 물탄 듯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이다. 열정은 겉으로 들어난 것만으로 파악할 수 없다. 떠벌리고 실천이 뒤따르지 않으면 진정한 의미의 열정이라 할 수 없다. 떠벌리기는 겉으로 뿜어내는 거품이기 때문에 잘 사그러든다.   드러나지 않지만 차분한 열정을 가진 사람은 작은 물방울로 바윗돌을 뚫는다. 열정은 마음의 밑바닥에서 용솟음치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영혼을 붙태우는 화염이고 생을 끌고가는 수레바퀴다. 찬물을 끼얹으면 의기소침해지고 풀이 죽어 마음에 병이 생긴다. 열정은 드릴 속의 배터리와 같다. 열정은 드릴처럼 삶에 구멍을 뚫어 신선한 바람이 불게 한다. 드릴을 사용할 때는 배터리 점검도 중요하지만 용도에 맞는 드릴척(drillbit)을 잘 골라야 된다.   분별 없는 열정은 에너지만 소진시킬 뿐 목표 달성에 걸림돌이 된다. 열정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다. 타협해서 무너지면 열정이 아니라 오기였을 뿐이다. 오기는 벽에 부딫치면 부서지지만 열정은 벽을 넘고 산을 넘어 지칠 줄 모르는 힘으로 인생이라는 동력선을 이끌게 한다.   왠지 의기소침하고 사는 게 시시하고 삶에 열정이 없다고요? 마음의 상자를 열어보고 제일 하고 싶은 것부터 순서대로 줄을 세우세요. 눈을 감고 한 손으로 맥을 짚고 다른 한 손을 심장에 얹어보세요. 살아있다는 이 작은 충만함으로도 당신이 진정 하고 싶었던 그 일을 활화산처럼 불태울 열정이 다시금 용솟음치고 있지 않나요?  (Q7editions 대표)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활화산 열정 맨날 마음 진짜 운동 배터리 점검

2024-11-12

[대입 들여다보기] 과외활동도 9·10학년은 열정 발견 시기, 11·12학년엔 좋아하는 2~3가지에 집중

명문대 입시에서 과외 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은 많은 학생들이 숱하게 들어봤을 것이다.     물론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업 성적이다. 대학이 고등교육 기관인 만큼 대학의 학업을 소화할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합격은 요원해진다.     그러나 톱 대학의 지원자들은 학업 능력이 검증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GPA와 표준시험 점수 등 우수한 성적이 기본이라는 전제하에 특히 신입생 선발 기준이 높은 대학들의 입시에서는 과외활동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많은 학생과 학부모는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최고의 과외활동이 될까’ 궁금해한다.     대학들은 신입생을 선발할 때 집단적 균형을 추구한다. 그 이유는 건강하고 다양한 캠퍼스 환경을 조성해서 학생들이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으며 성장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학은 다재다능함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런 신입생을 찾는다. 그러나 같은 사람이 스포츠, 음악, 미술, 연극, 기업가정신, 봉사정신, 외국어, 토론, 시 등에 모두 탁월한 것이 가능한가? 그런 천재형 인간을 대학은 바라지는 않는다.     신입생 한 명이 한 두 가지, 또는 두세 가지 영역에서 특별한 열정과 재능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신입생을 모든 영역에서 다수 선발해서 캠퍼스 전체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 대학의 목적이다. 마치 각기 다른 악기를 탁월하게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어떤 접근 방식을 가지고 과외활동 계획을 짜야 할까?     앞서 언급한 대학의 의도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양보다 질이라는 점이다. 여러 가지 활동을 얕게 손을 대는 것보다 몇 가지 활동을 선택하고 집중해서 완성도를 높이는 편이 훨씬 낫다.     고등학교 시기에서 학년별로 나눠보면 9학년과 10학년 초는 탐색기다.     관심이 가는 활동들을 이것저것 해보면서 무엇을 할 때 자신이 가장 즐겁고 의욕이 넘치는지 발견해야 한다. 고등학교에 수많은 스포츠팀과 로보틱스 클럽, 스피치&디베이트 클럽, 연극과 합창, 댄스, 마칭밴드, 사이언스보울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재미있을 것 같은 클럽 몇 개를 9학년 초부터 시도하는 것이 좋다. 몇 개월 하다 보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활동을 자연스럽게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일부 학생들은 어떤 활동을 해오다가 중단할 경우 그동안 투자한 시간과 에너지가 아깝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내가 관심 없는 활동을 오래 지속한다면 개인의 성장은 물론 대학 입시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쓰느라고 진정으로 재미를 느끼는 활동을 깊이 있게 하지 못하게 된다.     일부 학부모들은 궁금해한다. 자녀가 스포츠를 싫어하는데 그래도 어릴 때부터 해왔으니 지속해야 하고, 이왕 모의 유엔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대학 입시 때까지 끌고 가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자연스럽게 열정이 가지 않는 분야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야 그 경험을 통해 개인적으로 성장할 수 있고, 강력한 에세이를 쓸 만한 스토리가 나올 수 있다.     9학년과 10학년이 관심사와 열정을 발견하는 시기라고 한다면 11학년, 12학년 때는 내가 좋아하는 2~3가지 활동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오래 열심히 해왔다면 리더십 역할을 맡거나, 확장성 있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내가 다니는 고등학교나 지역 커뮤니티에 발전적인 영향을 끼치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간과 깊이가 쌓여서 나의 레주메가 강력해진다.     어떤 엘리트 대학도 학생으로부터 천재적 재능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신입생 대부분이 전형적인 10대 시기를 거치면서 평범한 10대의 생각을 누릴 권리가 있다.     한 개인으로서 자연스럽게 성장하면서 큰 성취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찌감치 시도하고 실험하고 실패하는 도전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자기 자신에 대해 잘 파악하고 숙고하며 재평가를 할 수 있다. 이처럼 고도로 자신만의 고유한 특성을 개발해 내가는 것이 대학 입시에서도 최고의 과외활동으로서 빛을 발할 것이다.     ▶문의:(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대입 들여다보기 과외활동 열정 과외활동 계획 대학 입시 고등학교 시기

2024-10-06

[삶의 뜨락에서] 열정과 스트레스

‘열정은 자신이 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고 스트레스란 자기 능력 이상으로 목표에 도달하려고 할 때 느끼는 중압감이다.’     Eckhart Tolle의 말이다. 독일 출신의 톨레는 달라이 라마, 틱낫한과 함께 21세기를 대표하는 영적 지도자이다. 그는 불우한 어린 시절, 사춘기와 청년기에 극심한 우울증으로 몇 번의 자살 시도 끝에 존재의 고통을 안겨주는 허구의 자아를 벗어던지고 깨달음을 얻는 내적 변화를 겪는다. 혼자 ‘깊은 환희 상태’를 방황하던 중에 사람들은 그의 정신세계를 존경하게 되었다. 모든 문제와 불행의 원인은 ‘자기 자신’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의 자유와 기쁨’에 이르는 단순하지만 심오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의 첫 번째 저서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Power of now’와 두 번째 저서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A New Earth’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각각 300만 부와 500만 부가 판매되었다.     내가 그의 책을 접하게 된 연유는 마음에 평화를 얻기 위함이었다. “…자기 자신이라고 믿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무엇이 내가 아닌가’를 아는 순간 ‘나는 누구인가’가 나타난다…”는 문구에 눈길이 갔다. 마치 미켈란젤로가 다비드상을 조각할 때 거대한 돌덩이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쳐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가끔 지인들이 나의 바쁜 일상을 보고 ‘너무 스트레스받는 것 아니세요’하고 묻는다. 그래서 찾은 대답이 이 글의 첫 문장이다. 열정과 스트레스 사이, 열정은 즐겁게 신이 나서 하는 일이고 스트레스는 목표에 도달해야만 하는 압박감이다. 열정을 갖고 즐겁게 일을 하다 보면 비전과 목표가 생기고 긍정적인 에너지장에 돌입하게 된다. 열정에 의해 연료를 공급받은 창조적인 활동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엄청난 강도의 에너지가 동반된다. 마치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처럼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게 된다.     그렇게 열정은 창조적 에너지와 서로 보완 작용을 하며 공명함으로써 예술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강렬한 열정과 스트레스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보다’ ‘목표에 도달하는 것’에 더 초점을 두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보통 스트레스는 자존심이 창조적 욕구를 억누르고 목표 달성만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 될 때 받게 된다. 그 결과 당연히 일은 질과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 결과 불안과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며 악순환을 겪게 된다. 그것은 신체에 독이 되고 암과 심장병 같은 질병을 유발한다는 연구가 있다. 미국 시인 랄프 에머슨은 “열정 없이는 어떤 위대한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열정(Enthusiasm)이란 단어는 고대 희랍어의 ‘안’을 뜻하는 En과 신을 뜻하는 theos 에서 유래한 말이다. 즉 내재하는 신, a god within, 내 안에 신을 둔다는 의미이다. 열정에 불타고 있을 때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할 필요가 없다. 열정 자체가 창조적 에너지의 물결을 타기 때문이다. 열정은 당신이 하는 일에 무한한 힘을 보태준다. 이렇게 열정에 무한한 힘이 가해지면 위대한 창조물이 탄생한다. 자신도 놀라고 주위 사람들도 경이와 찬탄을 멈추지 못한다.     열정에는 대립이 없다. 열정은 대결하지 않는다. 열정에 따른 행위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포용한다. 열정은 사람들을 이용하거나 조종할 필요가 없다. 열정 자체가 창조적 힘이기 때문에 다른 도움이 필요 없다. 열정은 자신의 살아있음, 기쁨, 힘의 원천인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다. 누구도 열정 속에서만 일생을 보낼 수는 없다. 지금 하는 일을 즐겁게 하고 그것이 목표와 비전과 결합하면 열정이 생겨난다. 초점은 현재이고 역동적이어야 한다. 열정은 마음속 청사진을 창조적인 마음을 사용하여 물질 차원으로 옮기는 힘이다. 열정을 잃지 않는 것이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비결이 아닐까.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스트레스 열정 스트레스 사이 열정 자체 창조적 에너지

2024-08-12

“좋으면 어디든 간다” 열정 관광 뜬다

#. 토런스에 사는 H씨는 지난 5월 축구경기를 보러 영국에 다녀왔다. 본인이 응원하는 영국의 축구팀 아스널이 우승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다. 아스널은 아쉽게도 우승을 놓쳐서 퍼레이드에 참여하고자 하는 꿈은 무산됐다. 하지만 후회는 전혀 없었다. 10년 이상 중계로만 보던 경기를 직접 관람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처음 가본 런던의 여러 관광지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팬들과 함께 경기를 본 것은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 어바인에 사는 O씨는 지난해 맥주 축제 옥토버페스트에 참가하기 위해서 독일 뮌헨으로 향했다. 대부분 사람이 찾는 관광도시인 베를린이나 프랑크푸르트에서 시간을 보내지 않고 뮌헨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맥주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다. 맥주를 좋아해 남가주에서 열린 옥토버페스트 행사에도 참여했지만 성에 차지 않아 결국 독일로 가게 된 것이다. 옥토버페스트 시기에는 항공료부터 숙박까지 모든 것이 평소보다 훨씬 더 비쌌지만,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했다. 맥주잔을 들고 건배를 하면 누구나 친구가 되는 시간이었다.   특별한 취미나 흥미를 기반으로 여행을 떠나는 ‘열정 관광(Passion Tourism)’이 최신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 특별한 스포츠 이벤트, 특정 지역에서만 열리는 축제 등에 참석할 목적으로 여행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열정 관광 트렌드의 선봉장은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다. 지역 경제에 영향을 줄 정도로 흥행 파워를 가진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 투어가 유럽에서 진행 중이다. ‘열정적인’ 스위프트의 국내 팬들은 유럽에서 열리는 콘서트를 예매하고 이를 보기 위해 기꺼이 비행기를 탄다. 에어비앤비가 최근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스위프트의 콘서트가 열리는 유럽 도시들에 대한 미국인의 숙소 검색횟수가 전년 대비 평균 70%나 늘어났다. 투어 도시 중 하나인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숙소 검색 횟수는 50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에도 열정 관광을 온 팬들이 몰린 바 있다. 2021년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BTS의 공연에서 네 차례에 걸쳐 무려 21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BTS 팬이 LA로 몰렸고 공연장 주변의 숙소가격이 폭등하는 등 이에 따른 경제효과도 컸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BTS 공연 1회당 경제적 파급효과가 당시 10억 달러(1조2000억원)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여행업계도 이런 트렌드에 편승하고 있다. 최근 CNBC는 소규모 여행사들이 특별한 이벤트 참석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고객들에게 개인화된 여행 상품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열정 관광이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경제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영국 금융기관 바클레이스는 스위프트의 콘서트를 보러 영국에 온 미국인이 1인당 평균 1000달러 이상을 썼고 이를 통한 경제효과가 13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특별한 이벤트가 열리는 지역은 열정 관광의 혜택을 제대로 받고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 투어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고 파리에서 올림픽이 개최될 예정이라 열정 관광 트렌드는 한동안 지속할 전망이다. 메릴랜드에 사는 니키타 라오씨 가족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리는 스위프트의 콘서트를 보려고 독립기념일 연휴에 유럽으로 향했다. 그는 “티켓만 구할 수 있다면 가는 게 당연하다. 콘서트 관람은 휴가 전체를 환상적으로 만들어준다”라고 말했다. 조원희 기자 cho.wonhee@koredaily.com열정 관광 열정 관광 관광도시인 베를린 테일러 스위프트

2024-07-07

[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열정 한 스푼

“열정은 욕망과 소유 사이에 위치한다.” 프랑스의 철학자 데니 드 루즈몽(Denis de Rougemont)이 열정에 대해서 한 말이다. 갖고 싶은 것이 있지만 아직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욕망에서 열정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일본의 작가인 무라카마 하루키는 열정이 “소유와 비소유의 궤도를 도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비소유는 출발점이고, 소유는 목적지다. 출발점을 떠난 존재가 목적지 주위를 쉼 없이 움직이는 힘, 그 에너지가 열정인 것이다. 집을 갖고 싶고, 차를 갖고 싶고, 사랑하는 사람을 차지하고 싶은 욕망에서 열정이 생긴다는 것이다.   프로이드는 인간을 생존하게 만드는 에너지는 성욕에서 나온다고 했다. 그는 그것을 ‘리비도’라고 불렀다. 칼 융은 그래서 리비도를 “생명의 에너지”라고 불렀다. 기독교에서는 신이 흙으로 인간을 만들고 마지막에 생기를 코에 불어 넣었다고 한다. 죽은 것을 살게 만드는 생기가 어찌 보면 바로 열정이다. 이 생기와 열정이 모두 호르몬의 역할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그래서 어떤 의학자는 신이 인간을 빚고 마지막으로 불어넣은 생기가 바로 “호르몬”이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사랑이 처음 시작될 때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나온다. 도파민은 보상과 쾌락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이다. 사랑이 깊어지면서 “애착 호르몬” 또는 “포옹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옥시토신이 나온다. 옥시토신은 신체적인 접촉이나 친밀한 관계에서 나온다. 관계가 안정기에 돌입하면서 “행복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엔돌핀이 나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도파민과 엔돌핀의 분비는 줄어든다. 사랑이 흔들리면서, 코르티졸과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게 된다. 그토록 욕망하던 사랑이 이루어지게 되면서 더 이상 열정이 생기지 않게 된 것이다. 소유로 인해 열정이 식은 것을 권태라고 부른다.   권태까지 느꼈다면 그래도 다행이다. 욕망도 가져봤고, 열정도 있어 봤고, 소유도 해봤기 때문이다. 문제는 욕망 자체가 없는 상태다. 욕망으로 이글거리던 구세대는 나이가 들었다. MZ라고 불리는 새로운 세대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원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원하는 것이 없으니 욕망이 없다. 욕망이 없으니 열정도 없다.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는 말년에 이런 말을 했다. “열정을 잃어버리고서 나른하고 피곤하게 사는 삶처럼 무의미한 것은 없다.” 하지만, 욕망이 없이 무기력한 상태도 아직 최악은 아니다. 최소한 남에게 피해는 주지 않기 때문이다. 최악은 잘못된 목표를 가지거나, 열정이 심해서 집착이 되는 것이다. 열정이 잘못된 목표를 향해서 뿜어져 나올 때 광기가 된다. 인류에 해를 끼친 인간들이 열정만큼은 얼마나 뛰어났던가? 그래서 내가 소유하고자 하는 목표가 올바른 것인지를 늘 다시 곱씹어야 한다. 도박이나 마약, 네 이웃의 아내는 그릇된 목표다. 목표가 옳다고 해도 지나친 열정은 집착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늘 나의 열정이 너무 지나친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옳은 일에 모든 것을 걸고 열정적으로 매달리는 사람을 보는 일은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오늘 하루를 무료하게 시계추처럼 반복적인 일상을 살지 말고 열정적으로 살아내자. 그리고 그 열정과 활력의 에너지를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한 스푼 나눠주자. (변호사, 공인회계사)     손헌수손헌수의 활력의 샘물 열정 스푼 이상 열정 스트레스 호르몬 비소유의 궤도

2024-06-13

[인아트] 맞춤형 예술 교육…열정·재능을 명문대 합격으로

인아트(원장 앨리 배)는 예술에 대한 열정과 재능을 가진 학생이 드림 대학 합격이라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컨설팅 중심의 칼리지 프렙 미술학원이다.     인아트의 컨설팅은 예술적인 역량을 개발하고 차별화된 미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한 미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술 분야를 지도하고 있으며 학생 개인의 능력과 성향에 맞춘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수년간 인아트는 많은 학생을 아이비리그 대학과 최상위권 대학에 합격시켰다.     올해 돋보이는 성공 사례 중 하나는 USC와 UCLA에 다수의 학생들을 합격시킨 사례이다.     학생들은 인아트와 함께 진정한 예술적 열정과 노력으로 미술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또한 지도 학생들의 작품을 전시회나 공모전에 출품하도록 해 예술적인 성장을 도모하도록 독려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작품을 전문가들과 대중에게 선보여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은 독창적이고 창의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입시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아 많은 학생의 꿈이었던 아이비리그 대학과 최상위권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성공 스토리는 인아트의 특화된 교육 방법과 전문 강사의 지도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노력이 어우러져 만든 결과이다.     학생들은 전문 강사들의 지도 아래 다양한 미술 기법과 스킬을 배웠고 자신만의 예술적인 표현 방식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앨리 배 원장은 “인아트는 앞으로도 예술 교육의 품질을 높이고 미술 포트폴리오를 통해 학생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미래에 빛나는 예술가로서의 성공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인아트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인아트 맞춤형 명문대 맞춤형 예술 예술 교육 예술적 열정

2024-05-21

"어머니와 소통하기 위해 한국어 배워요" 한국어말하기대회

제7회 한국어 말하기대회가 지난 23일 오전 줌(Zoom)으로 열려 동남부 8개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 26명이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올해 대회는 앨라배마주 어번대학 코리아코어와 코리아센터 세종학당이 공동주최했다.   경쟁 부문은 한국계인 '헤리티지 레벨'과 비한인 '비 헤리티지 레벨'로 나뉘었다. 헤리티지 부문 우승은 '한국어와 함께해온 나의 여정'을 주제로 발표한 조지아텍의 김하진 학생이, 논 헤리티지 부문은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한 걸음씩'을 발표한 북조지아대학의 크리스티나 키리로브 학생이 차지했다. 두 학생은 박화실보험이 후원하는 한국행 항공권을 상품으로 받는다.   참가자들은 한국어를 배우게 된 계기, 한국에서의 유학생활, 한국 역사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특히 한인 학생들은 한국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다. 조지아주립대의 캐서린 안 학생은 '내가 한국어를 다시 배우게 된 이유'에 대해 발표하며 "언어 때문에 엄마와의 관계가 멀어지는 것이 무서웠다. 엄마와 가족 얘기 등 더 깊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한국어를 배우는 중"이라고 말해 참석자들이 눈시울을 붉혔다.   하윤선 박화실보험 대표는 대회에 참석해 학생들의 한국어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한국 사람으로서 한국문화에 관심 갖고 배우는 학생들에게 감사하다. 계속 응원하고 후원하겠다"고 전했다.   내년 말하기대회는 조지아텍에서 대면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윤지아 기자한국어말하기대회 어머니 한국어 열정 한국어 실력 유학생활 한국

2024-03-25

"미래 향한 열정 내년에도 이어가자"

    메릴랜드 상록회(KASCA)의 43회 송년회 및 표창식이 지난 21일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에 위치한 레저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렸다.     100여명이 참석한 송년회에서 이광운 회장은 "올해는 어려움과 변화의 연속이었지만, 상록회와 상록대학은 여전히 미래를 향해 더 나아가기 위한 열정과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 회원들의 힘과 지지는 항상 큰 힘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크리스 밴 홀런 연방 상원의원은 동영상으로 전한 축사를 통해 "상록회는 40년 이상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고유문화를 지키고, 시니어에 대한 도전을 국복하기 위해 젊은 세대와 교류하며, 한인 사회 뿐만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와 연합하여 몽고메리 카운티 더 나아가서는 메릴랜드 주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   표창장 수여식에서는 박충기 판사가 이광운 회장에게 대통령 평생공로상을 전달했으며, 이광운 회장은 메릴랜드 주지사로부터 표창장을 받은 신상철과 최혜원 회원에게 메릴랜드 주지사 표창장을 수여했다. 더불어 벤 칼딘 연방 상원의원의 표창장을 받은 회원들로 양성주, 이영숙, 정성애 회원이 포함되었으며, 홀런 연방 상원의원 표창장은 김희수, 장규형, 채영원 회원들에게 전달되었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미래 열정 열정 내년 상원의원 표창장 메릴랜드 주지사

2024-01-03

"미래 향한 열정 내년에도 이어가자"

       메릴랜드 상록회(KASCA)의 43회 송년회 및 표창식이 지난 21일 메릴랜드 실버스프링에 위치한 레저월드 크리스탈 볼룸에서 열렸다.   100여명이 참석한 송년회에서 이광운 회장은 "올해는 어려움과 변화의 연속이었지만, 상록회와 상록대학은 여전히 미래를 향해 더 나아가기 위한 열정과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우리 회원들의 힘과 지지는 항상 큰 힘이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크리스 밴 홀런 연방 상원의원은 동영상으로 전한 축사를 통해 "상록회는 40년 이상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고유문화를 지키고, 시니어에 대한 도전을 국복하기 위해 젊은 세대와 교류하며, 한인 사회 뿐만 아니라 다른 커뮤니티와 연합하여 몽고메리 카운티 더 나아가서는 메릴랜드 주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감사를 전했다.   표창장 수여식에서는 박충기 판사가 이광운 회장에게 대통령 평생공로상을 전달했으며, 이광운 회장은 메릴랜드 주지사로부터 표창장을 받은 신상철과 최혜원 회원에게 메릴랜드 주지사 표창장을 수여했다.  더불어 벤 칼딘 연방 상원의원의 표창장을 받은 회원들로 양성주, 이영숙, 정성애 회원이 포함되었으며, 홀런 연방 상원의원 표창장은 김희수, 장규형, 채영원 회원들에게 전달되었다. 김윤미 기자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미래 열정 열정 내년 상원의원 표창장 메릴랜드 주지사

2024-01-03

[열린광장] 열정으로 유지되는 한글교육

한글학교 방학이 코앞이다. 학생만 방학을 기다리는 게 아니다. 교사들도 학기가 시작되는 순간부터 17주 과정이 어서 끝나기를 고대한다.     어디 그뿐인가? 다음 학기에는 교사직을 그만둬야겠다고 수도 없이 결심한다. 그런데 해마다 학기 말이 되면 감정이 묵직해진다. 교사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슬며시 올라오다가도 마음을 다잡게 되는 것도 학기 말이다.   내가 맡고 있는 6학년은 다른 학년과 달리 방학이 아니라 졸업이라는 의미가 부여된다. 졸업장과 상장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의 등록기록을 살펴보게 되는데 그때마다 나는 놀라움과 감격을 경험한다. 졸업준비를 하며 부모님의 열성을 하나하나 떠올린다.   학교 규정상 5, 6학년을 연이어 등록해야 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 2년을 꾸준히 토요일에 한글을 배우러 다니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어떤 아이는 유치반부터 등록한 학생들도 있다. 그런 학생은 최소한 7년 이상을 다닌 셈이다.   집중력이 10분 이상 유지되지 않는 아이들의 조막손을 이끌고 한글학교에 등록한 학부모님의 열의는 칭찬만으로는 부족하다. 게다가 미국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좀 바쁜가. 골프나 수영을 배우거나 학교에서 실시하는 특별활동에 참여해야 해서 토요일은 어른보다 더 분주하다. 그런데도 그 틈을 쪼개 한글을 배우겠다는, 아니 한글을 가르쳐야겠다는 부모의 결단은 한석봉의 어머니도 울고 갈 일이다.   늘 한글학교 교사직을 그만둬야겠다고 갈팡질팡하는 나에게 힘을 실어주는 이가 학부모 말고 또 다른 한 사람이 있다. J선생은 중학교 때 미국에 이민을 온 1.5세다. 고등학교 때 대학교 입학을 위한 봉사활동을 찾던 중 한글학교의 보조교사로 지원했다가 그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 한글을 가르치는 J선생은 나이로는 우리 큰딸과 동갑이라 딸뻘이지만 동료이자 친구다.   J선생은 우선 젊다. 그리고 예쁘다. 젊어서 예쁜 건지 예쁜데 젊기까지 한 것인지, 아무튼 그녀는 아름답다. 그녀가 아름다운 이유는 외모 때문만이 아니다.   현재 그녀는 LA통합교육구 소속 현직 교사이기에 토요일까지 굳이 한글학교 교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한창 친구들과 만나 주말을 즐겨야 할 나이가 아닌가. 결혼 적령기에 있는 J교사를 볼 때마다 안타깝다. 더군다나 다른 교사들은 다들 기혼이고 그녀와는 친구가 되지 못한다. 소외감을 느낄 만도 한데도 J교사는 학기가 시작되면 여지없이 꾸밈없는 미소로 교무실에 나타난다.   돈을 벌기 위해 한글학교 교사를 지원한다면 큰 오산이다. 3시간 임금은 그리 많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교사미팅, 수업준비까지 자신의 시간을 희생해야 한다. 정식 교사직이 아니라서 보험이나 연금 따위는 더더군다나 없다.   그런데 누구나 아는 한글은 누구나 가르칠 수 없다. 아는 것과 타인에게 가르치는 것은 다른 문제여서 실력이 우선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건 열정이다. 젊음과 한글과 맞바꾼 J선생에게 존경의 마음을 갖는 이유다. 권소희 / 소설가열린광장 한글교육 열정 한글학교 교사직 한글학교 방학 정식 교사직

2023-05-07

선을 넘는 키스…청년 5명의 혼란과 사랑

거장의 초기 작품들은 거장의 기원을 찾아가는 의미를 지닌다. 2008년작 ‘열정’은 2021년 ‘드라이브 마이 카’로 아카데미 국제영화상과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고 황금종려상 경쟁작에 올랐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도쿄예술대학 대학원 재학 중, 졸업 작품으로 제출했던 그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열정’은 청년기의 류스케 자신처럼, 인생의 전환기에 갇힌 일본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청년기에 겪어보았을 만한 경험담에 류스케 감독의 인생에 관한 사색으로 채색된 영화다. 오랜만에 만난 5명의 대학 동창들이 나누는 대화와 며칠간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사랑과 우정, 욕망, 미래, 의무감과 같은 문제들로 고민하고 때로는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들과 만나게 된다.   가호의 29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5명의 친구들이 모인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토모야와 가호가 약혼을 발표한다. 친구들은 두 사람을 축하해 주지만 한편으로는 어색한 미소와 불편한 침묵이 감돈다. 이후 친구들은 과거에 있었던 일들과 서로 숨기고 있었던 감정들을 조금씩 끄집어낸다. 밤이 되자 일행의 여자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세 남자인 타케시, 토모야, 겐이치로는 술을 몇 잔 더 마시기 위해 타카코의 집으로 향한다.     타카코와 세 남자, 가호와 두 남자 사이에 미묘한 3각, 4각 관계가 형성된다. 선을 넘는 몇번의 키스가 각자의 감정에 혼란을 불러온다. 서로의 사랑과 믿음에 의문을 품으면서 영혼을 짓누르는 질투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식당에서 골목으로 이어지는 과도기적 공간에 반영된 삶의 ‘막다른 길’에서 성장의 본질과 우연을 포착하는 류스케의 카메라가 낯설지 않다. 일면 독립 영화의 전설인 존 카사베티스(John Cassavetes)의 작품들을 연상시키는 ‘열정’은, 문학작품 같은 영화를 지향하던 젊은 시절 류스케의 놀라운 연출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김정 영화평론가영화 영화 열정

2023-04-14

[삶의 뜨락에서] 순수한 열정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 아니 에르노(Annie Ernaux)의 ‘단순한 열정(Passion Simple)’을 읽었다. ‘사적인 기억의 근원과 소외, 집단적 억압을 용기와 임상적 예리함을 통해 탐구한 작가’라고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혼녀인 주인공은 연하의 유부남과 폭풍보다 심한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이 사랑은 그녀의 일상을 송두리째 뒤엎어버린다. 그녀는 하루하루를 그 남자만을 생각하며 넋이 나간 상태로 보내고 그 남자만을 기다리는 일 이외는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녀의 일상, 몸, 정신 그리고 영혼까지도 잊게 하는 열정으로 그에게 깊게 빠져들어 간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명품이나 저택 혹은 지적인 삶이 사치라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한 남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바로 사치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배경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게 되면 사랑에 끌리는 정신적 교감이나 지적인 대화가 배제된 단순한 욕망만 드러내고 나열했다는 질타를 받을 수 있겠다. 이 글을 전개해가는 형식에 있어서 그녀는 감정 상태의 미묘하고 복잡한 내면세계를 묘사한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그 사랑을 낭만적으로 미화시킨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평평하고 객관적인 문체로 사실만을 적어 내려감으로써 독자는 일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한 남녀가 불륜을 저지르며 긴장감을 즐기는 대중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도 제목을 ‘Passion Simple’이라고 붙였다. 그녀는 생생하고 강렬하게 거의 광적으로 묘사하여 정신병자가 아닌가 하는 의혹과 충격, 당혹감까지 자아내게 한다. 날마다 애타게 그의 전화만을 기다리고 만남을 위해 준비하고 황홀한 섹스를 한다. 그 이후로는 그와의 정사를 기억하고 보존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한다.     결국 1년 2개월 후 그는 본국으로 떠난다. 1년 후 꿈속에서처럼 다시 한번 만난 후 그녀는 그 기억을 오래 붙잡아 두기 위해 ‘단순한 열정’을 출간하기로 결심한다. 작가는 이별의 괴로움과 과거에 대한 기억은 풍화되기 때문에 어쩌면 단어들로 그 기억을 영원히 붙잡아 두려고 한 것이 아닐까. 오죽하면 혹시 그가 에이즈라도 남겨주지 않았는지 검사를 해보고 싶었을까. 작가에게 그는 그녀의 상대로서 가치 있는 사람인지를 재고하는 일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녀는 그 사람 덕분에 그녀를 남들과 구분시켜주는 어느 한계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그녀는 온몸으로 인간이 어떤 일에 얼마만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지, 숭고하고 치명적이기까지 한 욕망, 위엄 따위는 없는 무분별한 신념과 행동을 스스럼없이 행했다.     이 책은 그녀에 관한 책도, 그에 관한 책도 아니다. 단지 그 사람의 존재 자체로 인해 그녀에게로 온 단어들을 글로 표현했을 뿐이다. 이 책에 대한 반응은 열광과 악평으로 나뉘었다. 말과 글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의 소외와 상처를 표현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작가의 말이다. 칼날 같은 글쓰기의 작가로서 그 용기와 단호함에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 세상에 존재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선, 남에게 보이는 ‘나’와 내적으로 충만한 ‘나’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려 나를 세상과 더욱 굳게 맺어준 다리 역할을 해준 본인의 경험을 담담하게 적은 개성적인 글이다. 어린 시절 가난과 무지한 부모 밑에서 자라지만 학교에서 사회 계층을 알게 되면서 심한 충격을 받는다. 총명한 그녀는 신분 상승을 위해 공부하고 대학교수가 된다. 바흐를 듣고 책을 쓴다. 자신의 출신이 부끄럽고 그런 수치심을 느끼는 자신이 부끄럽고 그 수치심을 글로 드러내는 일이 자신을 낳아준 계층을 배반하는 일이기에 더욱 수치스럽다고 생각했으나 결국 펜의 힘은 칼보다 강했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순수 열정 passion simple 노벨 문학상 감정 상태

2023-04-07

다시 폭발하는 미국인들의 태권도 열정

    버지니아 비엔나에 위치한 마운틴 김 태권도장이 지난 12일 마운틴 김 제65회 토너먼트를 개최해 600여명의 태권도 학생이 참가하는 성황을 이뤘다. 마운틴 김 토너먼트는 1975년에 시작해 이번에 65회째를 맞이했다.   마운틴 김 태권도가 주최한 행사에 600명의 학생이 참가했다는 것은 코로나 기간에 억눌렸던 미국인들과 재미한인들의 태권도 열정이 다시 폭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운틴 김 관장은 “이번에 약 25개 도장에서 학생들이 참여해 성황이었다. 이전에 토너먼트를 개최하면 300-400명 정도의 학생이 참여했는데, 코로나로 인해 3년만에 대회를 개최하니 두배인 600명이 참여했다”며 “이 중에서 백인학생의 비율이 80%에 이를 정도로 미국인들 사이에서 태권도의 인기는 대단하다. 올림픽  종목으로서도 인기고, 최근 한류 붐에 힘입어 태권도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태권도를 적극적으로 자녀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한인 이씨는 "딸이 태권도를 배우면서 건강하고 활력적으로 변하는 게 좋았다"며 "매일 몸을 움직여 운동하고, 친구들과 어울리며 웃고, 사회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끝나면 태권도 차가 학교에서 아이를 픽업하고, 내가 태권도장으로 아이를 픽업할 때까지 봐주기 때문에 더욱 좋다"며 "태권도가 아니었으면 직장생활이 어려웠을 것이다. 일석이조 태권도장에 아이를 보내길 추천한다"고 전했다.   한편, 다음 토너먼트는 내년 3월말에 개최될 예정이다. 김정원 기자 kimjungwon1114@gmail.com미국 태권도 태권도 열정 일석이조 태권도장 태권도 학생

2022-11-18

[오늘의 생활영어] burned out; 녹초가 되다, 열정이 식다

(Linda is talking to Sandra … )   (린다가 샌드라와 얘기하고 있다…)   Linda: I’m going to resign as president of the club.   린다: 클럽 회장직에서 사퇴할 거야.   Sandra:You can’t! Everyone counts on you.   샌드라: 안돼! 모두들 널 믿고 있는데.   Linda: I’m just too busy and I need to spend more time with my family.   린다: 난 너무 바빠 가족들하고 더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Sandra: I understand that. You’ve been president for two years.   샌드라: 나도 이해해. 2년동안 회장직을 해왔으니.   Linda: So it’s time for someone else to run the club.   린다: 그러니까 다는 누군가가 클럽을 운영할 때라는 거지.   Sandra: You must be burned out.   샌드라: 너 분명 지친거야.   Linda: Yes I guess I am.   린다: 그래 그런가보다.   Sandra: We’ll never find a president that will work as hard as you do.   샌드라: 너처럼 열심히 일하는 회장은 다시 못찾을 거야.   Linda: That’s not true. There are a lot of members who can do a better job than I did. And you’re one of them.   린다: 그렇지 않아.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는 회원들이 많아. 너도 그 중 한사람이고.   기억할만한 표현   * count on (somebody): ~를 신임하다 의지하다 많은 것을 기대하다   "I have always counted on you to help me."   (저야 항상 선생님 도움에 의지해왔습니다.)   * run (something): ~를 운영하다 책임지다   " Chris has been running the restaurant for five years."   (크리스는 5년동안 식당을 운영해왔습니다.)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녹초 열정 클럽 회장직 president that california international

2022-09-07

[문화 산책] 나이를 이겨낸 열정

 원로화가 장정자 화백의 개인전이 잔잔한 화제가 되었다. 평생 그림을 그렸는데 80대 중반의 나이에 이르러 비로소 첫 개인전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고, 전시장을 가득 채운 검은색 위주의 그림들이 내뿜는 곰삭은 연륜의 향기와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도 높이 평가할 만했다.   이번 장정자 개인전은 나이 탓하며 의욕을 잃어버린 노년층에 용기를 주었고, 타성에 젖어 게을러진 후배 작가들에게는 따끔한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우리 미주한인 예술계의 고질적 문제인 고령화에도 작은 희망이 되었을 것으로 믿는다.   날이 갈수록 노령화되어가는 미주한인 예술계의 현실에서 90대의 고령에도 나이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지런히 시를 써서 발표하는 박복수 시인이나 80대 중반의 나이에 미주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하고 첫 소설집을 펴낸 민원식 작가 같은 분들은 큰 힘이 된다. 그밖에도 나이를 잊고 열심히 활동하는 많은 노익장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물론 이 같은 원숙하게 농익은 열정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몸과 마음과 정신이 모두 건강해야 비로소 가능하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해보지도 않고 “이 나이에 뭘 하랴?”고 퍼질러 앉아버리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나이 먹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반드시 있는 법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과감한 변신이 어려워진다. 나이를 먹을수록 겁이 많아지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관성(慣性)이 강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습관으로 작품을 하는 ‘언어 기능공’이나 ‘조형 기능공’으로 전락하기 쉽다.   어느 분야나 비슷한데 일단 자기 작품 세계를 인정받고, 어느 정도 명성이 생기면 그에 알맞은 성공이 보장되고, “아무개 작가는 어떠어떠한 작품을 한다”라는 식의 틀이 만들어진다. 그걸 ‘개성’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고 거기에 안주하게 된다. 그리고 매너리즘이라는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된다.   물론 예외도 있다. 말년에 과감하게 변신하여 멋지게 성공한 작가들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김환기 화백의 대표작인 전면 점화(點畵)는 생애 마지막 몇 년 뉴욕에서 활동할 때 피어났다.   박생광(1904~1985년) 화백 같은 작가도 좋은 예다. 내고(乃古) 박생광 화백은 한국현대미술사의 새롭고도 독창적인 장르를 구축해낸, 수묵채색화의 거장으로 평가 받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가다.   그런데 이런 성취가 생애 마지막 8년 동안의 놀랍고도 대담한 예술적 변신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일본에서 오랜 동안 공부하고 해방 후 귀국하여 지방에서 활동하면서 일본풍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평가 받다가 70세가 넘어서 과감하게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지극히 한국적인 주제를 수묵화에 강렬한 오방색의 채색을 혼합하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 것이다. 강렬한 색채와 자유로운 화면 구성을 통해 한국의 토속적인 정서와 민족성이 생명력으로 들끓어 오르는 그의 작품은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역사를 떠난 민족은 없다. 전통을 떠난 민족은 없다. 모든 민족예술에는 그 민족 고유의 전통이 있다.” 박생광 화백의 말이다.   한국적인 주제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호를 ‘그대로’로 바꿨고, 작품에 적는 제작연도도  서기가 아닌 단기로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새로운 작품세계를 연지 얼마 안된 1985년 후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붓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문화 산책 나이 열정 박생광 화백 미주한인 예술계 장정자 화백

2022-06-08

[문화 산책] 나이를 이겨낸 열정

원로화가 장정자 화백의 개인전이 잔잔한 화제가 되었다. 평생 그림을 그렸는데 80대 중반의 나이에 이르러 비로소 첫 개인전을 열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았고, 전시장을 가득 채운 검은색 위주의 그림들이 내뿜는 곰삭은 연륜의 향기와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도 높이 평가할 만했다.   이번 장정자 개인전은 나이 탓하며 의욕을 잃어버린 노년층에 용기를 주었고, 타성에 젖어 게을러진 후배 작가들에게는 따끔한 자극이 되었을 것이다. 또한 우리 미주한인 예술계의 고질적 문제인 고령화에도 작은 희망이 되었을 것으로 믿는다.   날이 갈수록 노령화되어가는 미주한인 예술계의 현실에서 90대의 고령에도 나이의 한계를 극복하고 부지런히 시를 써서 발표하는 박복수 시인이나 80대 중반의 나이에 미주한국소설문학상을 수상하고 첫 소설집을 펴낸 민원식 작가 같은 분들은 큰 힘이 된다. 그밖에도 나이를 잊고 열심히 활동하는 많은 노익장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물론 이 같은 원숙하게 농익은 열정이 누구에게나 가능한 것은 아니다. 몸과 마음과 정신이 모두 건강해야 비로소 가능하니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해보지도 않고 “이 나이에 뭘 하랴?”고 퍼질러 앉아버리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나이 먹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반드시 있는 법이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과감한 변신이 어려워진다. 나이를 먹을수록 겁이 많아지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관성(慣性)이 강해지게 마련이다. 그래서 습관으로 작품을 하는 ‘언어 기능공’이나 ‘조형 기능공’으로 전락하기 쉽다.   어느 분야나 비슷한데 일단 자기 작품 세계를 인정받고, 어느 정도 명성이 생기면 그에 알맞은 성공이 보장되고, “아무개 작가는 어떠어떠한 작품을 한다”라는 식의 틀이 만들어진다. 그걸 ‘개성’이라는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고 거기에 안주하게 된다. 그리고 매너리즘이라는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리게 된다.   물론 예외도 있다. 말년에 과감하게 변신하여 멋지게 성공한 작가들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 김환기 화백의 대표작인 전면 점화(點畵)는 생애 마지막 몇 년 뉴욕에서 활동할 때 피어났다.   박생광(1904~1985년) 화백 같은 작가도 좋은 예다. 내고(乃古) 박생광 화백은 한국현대미술사의 새롭고도 독창적인 장르를 구축해낸, 수묵채색화의 거장으로 평가 받고 있고,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가다.   그런데 이런 성취가 생애 마지막 8년 동안의 놀랍고도 대담한 예술적 변신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일본에서 오랜 동안 공부하고 해방 후 귀국하여 지방에서 활동하면서 일본풍의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평가 받다가 70세가 넘어서 과감하게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지극히 한국적인 주제를 수묵화에 강렬한 오방색의 채색을 혼합하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 것이다. 강렬한 색채와 자유로운 화면 구성을 통해 한국의 토속적인 정서와 민족성이 생명력으로 들끓어 오르는 그의 작품은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역사를 떠난 민족은 없다. 전통을 떠난 민족은 없다. 모든 민족예술에는 그 민족 고유의 전통이 있다.” 박생광 화백의 말이다.   한국적인 주제를 다루기 시작하면서 호를 ‘그대로’로 바꿨고, 작품에 적는 제작연도도  서기가 아닌 단기로 쓰기 시작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새로운 작품세계를 연 지 얼마 안 된 1985년 후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붓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박생광 화백의 예는 고령화로 날이 갈수록 활기를 잃어가는 우리 미주 한인문화계에 좋은 자극이 될 것이다. 장소현 / 미술평론가·시인문화 산책 나이 열정 박생광 화백 미주한인 예술계 장정자 화백

2022-06-0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