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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을 넘는 키스…청년 5명의 혼란과 사랑

열정(Passion)

매우 사려 깊은 미장센이 돋보이는 일본의 거장 류스케하마구치의 2008년 장편 데뷔작 ‘열정’. 청년기 시절 경험하는 갈등과 사랑에 대한 5명의 친구들의 이야기. [Film Movement]

매우 사려 깊은 미장센이 돋보이는 일본의 거장 류스케하마구치의 2008년 장편 데뷔작 ‘열정’. 청년기 시절 경험하는 갈등과 사랑에 대한 5명의 친구들의 이야기. [Film Movement]

거장의 초기 작품들은 거장의 기원을 찾아가는 의미를 지닌다. 2008년작 ‘열정’은 2021년 ‘드라이브 마이 카’로 아카데미 국제영화상과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고 황금종려상 경쟁작에 올랐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이 도쿄예술대학 대학원 재학 중, 졸업 작품으로 제출했던 그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열정’은 청년기의 류스케 자신처럼, 인생의 전환기에 갇힌 일본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누구나 청년기에 겪어보았을 만한 경험담에 류스케 감독의 인생에 관한 사색으로 채색된 영화다. 오랜만에 만난 5명의 대학 동창들이 나누는 대화와 며칠간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사랑과 우정, 욕망, 미래, 의무감과 같은 문제들로 고민하고 때로는 고통스러워하는 주인공들과 만나게 된다.
 
가호의 29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5명의 친구들이 모인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 토모야와 가호가 약혼을 발표한다. 친구들은 두 사람을 축하해 주지만 한편으로는 어색한 미소와 불편한 침묵이 감돈다. 이후 친구들은 과거에 있었던 일들과 서로 숨기고 있었던 감정들을 조금씩 끄집어낸다. 밤이 되자 일행의 여자들은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세 남자인 타케시, 토모야, 겐이치로는 술을 몇 잔 더 마시기 위해 타카코의 집으로 향한다.  
 
타카코와 세 남자, 가호와 두 남자 사이에 미묘한 3각, 4각 관계가 형성된다. 선을 넘는 몇번의 키스가 각자의 감정에 혼란을 불러온다. 서로의 사랑과 믿음에 의문을 품으면서 영혼을 짓누르는 질투와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식당에서 골목으로 이어지는 과도기적 공간에 반영된 삶의 ‘막다른 길’에서 성장의 본질과 우연을 포착하는 류스케의 카메라가 낯설지 않다. 일면 독립 영화의 전설인 존 카사베티스(John Cassavetes)의 작품들을 연상시키는 ‘열정’은, 문학작품 같은 영화를 지향하던 젊은 시절 류스케의 놀라운 연출 감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김정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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