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뜨락에서] 열정과 스트레스
‘열정은 자신이 하는 일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고 스트레스란 자기 능력 이상으로 목표에 도달하려고 할 때 느끼는 중압감이다.’Eckhart Tolle의 말이다. 독일 출신의 톨레는 달라이 라마, 틱낫한과 함께 21세기를 대표하는 영적 지도자이다. 그는 불우한 어린 시절, 사춘기와 청년기에 극심한 우울증으로 몇 번의 자살 시도 끝에 존재의 고통을 안겨주는 허구의 자아를 벗어던지고 깨달음을 얻는 내적 변화를 겪는다. 혼자 ‘깊은 환희 상태’를 방황하던 중에 사람들은 그의 정신세계를 존경하게 되었다. 모든 문제와 불행의 원인은 ‘자기 자신’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의 자유와 기쁨’에 이르는 단순하지만 심오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의 첫 번째 저서 ‘지금 이 순간을 살아라, Power of now’와 두 번째 저서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A New Earth’는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각각 300만 부와 500만 부가 판매되었다.
내가 그의 책을 접하게 된 연유는 마음에 평화를 얻기 위함이었다. “…자기 자신이라고 믿는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 ‘무엇이 내가 아닌가’를 아는 순간 ‘나는 누구인가’가 나타난다…”는 문구에 눈길이 갔다. 마치 미켈란젤로가 다비드상을 조각할 때 거대한 돌덩이에서 필요 없는 부분을 쳐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가끔 지인들이 나의 바쁜 일상을 보고 ‘너무 스트레스받는 것 아니세요’하고 묻는다. 그래서 찾은 대답이 이 글의 첫 문장이다. 열정과 스트레스 사이, 열정은 즐겁게 신이 나서 하는 일이고 스트레스는 목표에 도달해야만 하는 압박감이다. 열정을 갖고 즐겁게 일을 하다 보면 비전과 목표가 생기고 긍정적인 에너지장에 돌입하게 된다. 열정에 의해 연료를 공급받은 창조적인 활동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엄청난 강도의 에너지가 동반된다. 마치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처럼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게 된다.
그렇게 열정은 창조적 에너지와 서로 보완 작용을 하며 공명함으로써 예술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강렬한 열정과 스트레스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보다’ ‘목표에 도달하는 것’에 더 초점을 두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보통 스트레스는 자존심이 창조적 욕구를 억누르고 목표 달성만을 위해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 될 때 받게 된다. 그 결과 당연히 일은 질과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 결과 불안과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생기며 악순환을 겪게 된다. 그것은 신체에 독이 되고 암과 심장병 같은 질병을 유발한다는 연구가 있다. 미국 시인 랄프 에머슨은 “열정 없이는 어떤 위대한 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열정(Enthusiasm)이란 단어는 고대 희랍어의 ‘안’을 뜻하는 En과 신을 뜻하는 theos 에서 유래한 말이다. 즉 내재하는 신, a god within, 내 안에 신을 둔다는 의미이다. 열정에 불타고 있을 때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할 필요가 없다. 열정 자체가 창조적 에너지의 물결을 타기 때문이다. 열정은 당신이 하는 일에 무한한 힘을 보태준다. 이렇게 열정에 무한한 힘이 가해지면 위대한 창조물이 탄생한다. 자신도 놀라고 주위 사람들도 경이와 찬탄을 멈추지 못한다.
열정에는 대립이 없다. 열정은 대결하지 않는다. 열정에 따른 행위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다. 오히려 다른 사람들을 포용한다. 열정은 사람들을 이용하거나 조종할 필요가 없다. 열정 자체가 창조적 힘이기 때문에 다른 도움이 필요 없다. 열정은 자신의 살아있음, 기쁨, 힘의 원천인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다. 누구도 열정 속에서만 일생을 보낼 수는 없다. 지금 하는 일을 즐겁게 하고 그것이 목표와 비전과 결합하면 열정이 생겨난다. 초점은 현재이고 역동적이어야 한다. 열정은 마음속 청사진을 창조적인 마음을 사용하여 물질 차원으로 옮기는 힘이다. 열정을 잃지 않는 것이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는 비결이 아닐까.
정명숙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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