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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양용 사건’과 공권력에 대한 새로운 요구

지난 5월 발생한 양용씨 피살사건은 공권력 사용에 대한 의문을 갖게 한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무고한 시민이 과도한 공권력에 희생됐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나를 포함 뜻 있는 이들이 모여 ‘양용을 위한 사람들의 정의 위원회(JYYPC)’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나는 LA다운타운 스키드로 지역에서 오랫동안 피플스 마켓이라는 식료품점을 운영했다. 당시 지역 주민들이 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영혼도 치유하는 장소로 만들자는 것과 음식은 육체뿐 아니라 역사와 문화, 그리고 대지와도 관계가 있다는 생각으로 식료품점을 운영했다.     스키드로 지역은 ‘식료품 사막’, 또는 ‘식료품 차별 지역’으로 불릴 정도로 식료품점이 드물다. 이로 인해 우리 업소에는 하루 평균 750여명의 고객이 다녀갔다. 워낙 고객이 많다 보니 신체적 충돌과 언쟁이 벌어졌고 온갖 중독자도 많았다. 업소 주변에서 자살 사건이 발생하고 오물 문제로 괴로웠다. 하지만 원칙은 지키려 노력했다.     내가 운영했던 식료품점은 다양한 세대와 인종이 함께 하는 공간이었다. 매사에 헌신적인 직원과 고객들은 마치 가족과도 같았다. 가족은 물론 커뮤니티도 건강한 관계가 형성되려면 신뢰가 기본이라는 것을 배웠다. 신뢰는 시간이 지나면서 쌓인다. 누군가 나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 때 그에게 신뢰가 생긴다. 신뢰는 인간관계에서 서로 가장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신뢰가 있다고 해서 아무 갈등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떤 관계에서도 갈등은 생기기 마련이다. 갈등이 없다면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     LA시는 2024~2025 회계연도 예산의 40%가량을 치안 유지 활동에 쓸 예정이다. 반면 청소년 활동이나 패밀리 서비스, 장애인 지원, 문화 사업, 일자리 환경 개선 등의 분야에 배정된 예산은 각각 1% 미만에 불과하다. 그나마 공원 등 레저 시설 분야에 5%, 주거 환경 개선에 2%가 배정됐다.      최근 미국 사회는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총기 난사부터 교내 총격까지 총기 사건이 급격히 늘고 있고, 10대 청소년 4명 가운데 1명꼴로 자살을 시도했거나 충동을 느낀 적이 있다고 한다.  또 미국인의 70% 가까이가 한 가지 이상의 처방약을, 그중 절반은 두 가지 이상의 처방약을 복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약물 중독이나 정신적 문제로 인해 향정신성, 항우울제 등의 약을 복용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도 많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경찰이 순찰과 감시 활동을 강화하고 적극적으로 공권력을 행사하면 사회가 더 안전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민의 육체적,정신적 건강과 복지 혜택, 환경 개선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진다면 사회적 병폐는 감소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안전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찰 과실로 인한 보상이 늘고 있다. 2020~2023년 사이 주요 대도시에서 경찰 과실로 인한 보상금 지급액은 총 1억2500만 달러에 달한다. 모든 결과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 인과관계의 법칙이다.     2020년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공권력에 대해 정치·문화적으로 새로운 담론을 요구했다. 당시 미네소타 경찰국 소속이던 데릭 쇼빈 경관의 과도한 공권력 사용이 플로이드를 숨지게 했기 때문이다. 공공치안 문제에 대해 새로운 생각과 접근 방식이 필요했다.     양용씨 장례식에서 상영된 추모 영상에는 어머니 양명숙씨가 아들에게 감사하는 장면이 나온다. 어머니는 양용과 함께 하며 진정한 삶의 가치와 사랑의 힘, 영혼의 깊이와 잠재력을 배웠다고 말한다.       경찰이 최대한 신속히 범죄자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겸손함과 사려 깊은 주의력이 필요하다. 양용씨 피살 사건은 공권력을 가진 경찰에게 생명 존중과 연민의 마음이 부족해 벌어진 비극이다.  이로 인해 양용씨의 가족과 친구, 심지어 총격을 가한 안드레스 로페즈 경관과 그의 가족의 인간성마저 파괴해 버렸다.  LAPD 경관에게 총격을 당한 피해자의 3분의 1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들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가 서로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는지 기억해야 한다. 모두가 양용씨의 안타까운 죽음을 슬퍼하며 분노로 폭발하기 직전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계 미국인 사회운동가이자 철학자였던  그레이스 리 보그스가 생각난다. 생전의 그녀는 다양한 사회 운동을 하며 저항과 개혁의 차이를 고민했다. 그녀에 따르면 저항이 분노의 표출이라면 개혁은 목적의식과 책임감, 새로운 사고를 통해 비약적으로 도약하는 것이다.    대니 박 / 사회운동가시론 공권력 양용 공권력 사용 오물 문제 la다운타운 스키드

2024-06-16

[사설] ‘양용 사건’ 자료 소송까지 해야 주나

LA경찰국(LAPD)이 경찰의 양용씨 총격 살해사건과 관련 본지의 정보 공개 요구를 거부했다. 행정적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다. 다만 10월29일 까지는 업데이트 된 내용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본지가 정보 공개를 요구한 것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서다. 정신질환 환자의 병원 이송을 돕기 위해 출동한 경찰이 환자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어렵다. 이에 본지는 당시 출동 경관들의 바디캠 영상과 교신 내용 전부의 공개를 요구했다. 경찰의 과잉대응 가능성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LAPD의 자료 공개 거부 입장은 실망스럽다. LAPD는 이미 지난 16일 바디캠 영상 일부와 911 신고 녹취를 공개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체 자료의 공개를 꺼리는 것은 이해가 되질 않는다. 혹시 앞으로 경찰에게 유리한 내용만 선별적으로 공개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긴다. 공개된 영상도 양씨가 흉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부각한 내용이었다. 경찰 진입 이전 상황과 총격 후 조치 등에 관한 내용은 없다. 과연 LAPD가 양씨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에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       이에 본지는 LAPD를 상대로 정보공개 소송을 제기키로 했다. 법의 힘을 빌려서라도 진실을 밝히기 위함이다. 가주에는 공공기관으로부터 주민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공공기록법(Public Records Act. PRA)’이 있다. 주민 요구가 있을 경우 민감한 개인 정보 등을 제외하고 자료를 공개토록 한 것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한 개인의 비극이 아니다. 정부기관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사건이다. 정부기관 본연의 임무인 시민 보호 절차가 제대로 지켜졌는지, 또 공권력의 남용은 없었는지 따져봐야 한다. 그래야 또 다른 비극을 막을 수 있다. 본지가 소송까지 하려는 이유다. 사설 양용 자료 자료 소송 정보공개 소송 전체 자료

2024-06-12

양용 사건 정보공개, 본지 LAPD 소송한다

LA경찰국(LAPD)이 소속 경관의 총격에 피살된 양용씨 사건에 대한 본지의 공공기록 정보 공개 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본지는 공공기록법(Public Records Act ·PRA)에 근거해 LAPD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본지는 지난달 10일 정찬용 변호사와 함께 LAPD를 상대로 양용씨 사건 당일 약 4시간 분량의 경관 바디캠 및 오디오 녹취록 등 공공기록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본지 5월 14일 자 A-1면〉   LAPD의 캘리포니아공공기록법(CPRA) 전담 부서는 약 한 달만인 지난 5일 “해당 사건은 진행 중인 행정 조사 대상이므로 형법 제832.7(b)(8)(C)에서 규정한 (공개에 대한) 일시적 면제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요청에 대한 업데이트를 10월29일 이전까지 제공하겠다”며 “형법 제832.7(b)(6)에 따라 LAPD는 개인 정보 및 익명성 보호, 기밀 의료 및 재정, 기타 정보 보호를 위해, 또 경관 및 기타 사람들의 신체적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 기록을 편집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LAPD는 현시점에서 모든 기록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거절한 셈이다.   하지만 앞서 LAPD는 지난달 16일 현장에 있던 경관들의 바디캠 영상을 일부를 공개한 바 있다. 이미 총격 당시 순간이 담긴 바디캠 영상을 공개한 상황에서 나머지 미공개분은 공개할 수 없다는 점은 의문이 드는 부분이다. 이는 공개된 일부 영상이 전체 영상 및 녹취록 기록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의심도 배제할 수 없다.   정 변호사는 “무엇을 숨기려는 의도인지 모르겠으나 유가족들도 보지 못한 사건 현장 청소 과정, 오가는 순찰차 안에서의 오디오 녹취록 등은 LAPD가 사전에 공개한 짧은 영상에 담겨있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LAPD가 제시한 10월까지 4개월의 기간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관의 바디캠은 수사물로 볼 수 없다는 판례(Becerra v. Superior Court)가 있다. 현재 조사 대상이기 때문에 기록을 줄 수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더구나 4개월 뒤에 기록을 공개할지 여부도 모르는 답변을 보냈다”고 말했다.   정 변호사는 이메일 회신을 통해 CPRA에 따라 경찰 바디캠 기록을 공개하도록 명령받은 사례 15개를 근거로 나열하며 즉각적인 정보 공개를 재차 요구한 상태다. 이번 정보 공개 청구에는 총을 쏜 경관의 인사 기록도 포함되어 있다. LAPD측은 본지 요청에 대해 인사 기록이 공개 사항임을 인정했다.   지난 2019년과 2022년 상원 법안에 의해 개정된 ‘경관 인사 기록 기밀 유지 및 비공개’(형법 제832.7조)에 따르면 몇가지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경관 총격 및 무력으로 인해 사망 혹은 부상자가 발생한 사건 ▶경관이 일반인을 상대로 성폭행한 사건 ▶경관의 부정행위 및 허위 진술·보고서, 증거물 폐기 등이 드러난 사건 ▶인종·종교·성별 등에 기반한 경관의 편견 혹은 차별적 행위가 드러난 사건 등이다.   본지는 조속한 정보 공개를 위해 이번 주 내로 LAPD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정 변호사는 “수사물이 아닌 사항을 수사물이라고 주장하며 정보공개를 지연시키고 있는 LAPD를 상대로  PRA 위반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며 “LAPD는 소장을 받고 30일 이내로 답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소송으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고액의 변호사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빨리 해결을 보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관련기사 양용씨 피살 영상 등 본지, 정보공개 청구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정보공개 양용 공공기록 정보 녹취록 기록 민사 소송

2024-06-11

[시론] 양용 사건의 정의를 위해

지난 2일, 양용 씨 사건에 대해 정의를 요구하는 집회에 참석했다. 그날 특히 마음 아팠던 것은 양 씨 어머니의 말이었다. 도움을 청하려고 카운티 정신건강국에 연락했지만, 그 전화가 아들을 경찰의 손에 죽게 만들 줄 몰랐다며 눈물을 흘렸다.   정신건강 문제 관련 대처에 경찰력은 필요치 않다. 그런데도 경찰에 의존해 온 관행 탓에 경찰 총격에 사망하는 정신질환자가 증가해왔다.     치료증진센터(Treatment Advocacy Center)에 따르면, 가장 보수적인 추정치로도 경찰 관련 사망 사건 중 4분의 1이 심각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경찰에 의한 사망자의 절반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들이라는 데이터도 있다. 중증 정신질환자가 경찰과 마주쳤을 때 살해될 위험은 일반인의 16배나 된다고 한다.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개인에 대한 경찰 총격 사건은 계속 발생했지만, 최근에야 비무장 대응팀이 출동하는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의 CIRCLE프로그램은 비무장 대응을 24시간 제공하며, 노숙자들에도 정신건강 전문가로 구성된 팀을 배치한다. 이를 보완하는 게 SMART팀으로, 카운티 정신건강국 직원과 경찰관이 짝을 이뤄 활동한다.   뉴욕, 애틀랜타, 샌프란시스코, 덴버, 앨버커키 등에서도 유사한 비무장 대응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폭력과 체포 건수가 감소하고 의료 비용도 줄었다. 오리건주 유진의 CAHOOTS(Crisis Assistance Helping Out on the Streets) 프로그램은 화이트버드 클리닉에서 운영하는데 개입, 상담, 기본의료, 운송, 레퍼럴 등을 해준다. 이 프로그램은 성공적인 커뮤니티 기반 응급 대응의 모델이 되고 있다.   2022년 연방하원에서는 ‘정신건강 및 복지를 위한 희망 회복 법’과 같은 정신건강 관련 법들이 통과됐다. 그해 7월 시행된 자살예방을 위한 ‘생명전화 988’ 설치도 그중 하나다.  이 법의 목표는 경찰과 정신건강이 위기에 처한 사람 간의 충돌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988 법’이 전국적으로 완전하게 시행되기 위해서는 몇 년이 걸리겠지만, 많은 주가 관련 계획 추진을 위해 자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정신건강 문제와 관련 자금과 서비스가 카운티 수준에서 배분되기 때문에 주 전역에서의 ‘988 법’ 시행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는 매우 중요한 과제로 반드시 실행돼야 한다. 우리는 LA 시의원, 카운티 수퍼바이저, 가주 상하원 의원들에게 ‘988 법’에 대한 입장을 묻고 확인해야 한다.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개편할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이 있는지 등에 대해 명확히 밝히도록 촉구해야 한다.   하지만,  로컬 및 주 정부는 아직 ‘988 법’에 제시된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또 어느 로컬 선출직 공직자도 희생자 가족을 위해 관료적 시스템을 개선하려 하거나, 양용 씨를 위한 정의 추구에 앞장서지 않고 있다.   정신건강국과 LA경찰국(LAPD)은 양용 씨 사건 관련 정보를 신속하고 성의있게 제공하라는 유가족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 아들의 비극적인 죽음을 애도하는 가족이 어둠 속에 남겨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양용 씨 사건 당일 정신건강국 현장 클리니션과 관련 직원, LAPD 경관들이 준수해야 할 프로토콜과 절차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는지, 실제로 이에 따랐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또, 클리니션이 경찰 개입 요청을 결정할 때 무엇을 고려했고, 무엇을 고려하지 않았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클리니션과 경관들이 양 씨의 비극적 죽음을 막기 위해 쉽게 취할 수 있었던 조치나 절차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한다. 또 사용하지 않은 리소스와 따르지 않은 프로토콜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애초엔 없었지만 비극을 막는 데 도움이 될만한 리소스와 프로토콜은 무엇인지도 조사해야 한다.   끝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이 양용 사건에 대해 정의를 요구하는 모든 활동에 동참하고 지지해 주기를 기대한다. 그의 이야기가 이제야 더 많이 알려지게 돼 슬프지만, 그의 죽음은 불의에 의한 것이므로 바로잡아야 할 것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데이비드 김 / 연방하원 가주 34지구 후보시론 양용 카운티 정신건강국 정신건강 문제 정신건강 전문가

2024-06-10

‘양용 사건’ 검시결과 최소 2개월 걸릴 듯

LA경찰국 소속 경관에 의해 살해된 양용(40)씨의 검시 보고서가 발표까지 두 달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LA카운티검시국 오데이 욱포 국장은 5일 언론인 간담회에서 “독극물 검사 대기 적체를 해소했다”며 “지금 진행 중이거나 최근 접수된 독극물 검사는 2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양용씨 사건 등을 포함, 총격 사건을 두고 독극물 검사를 진행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한 사인 규명 때문”이라고 답했다.   욱포 국장은 “이후 법적 다툼 등에서 제기될 의문점에 대해 명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총격 사건뿐 아니라 자살, 교통사고 등 대부분에 사건에서까지 독극물 검사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양용씨의 유가족은 지난 5일 화장 후 매장 절차를 진행했다. 아버지 양민 박사는 “검시소 측에서 사건 이후 검시를 진행하면서 ‘6주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다”며 “최근 검시소로부터 보고서 작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우편으로 발송된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욱포 국장이 직접 나서 검시국을 소개하는 LA카운티검시국의 첫 언론인 간담회였다. 이 자리에서 욱포 국장은 검시관, 행정 직원 등 총 260명의 직원이 연간 1만 3000건의 부검을 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이후 부검 건수가 1만 건 이상으로 늘었다면서 주요 사망 원인으로 약물, 노숙자 인구 증가, 살인 범죄 증가 등을 꼽았다. 욱포 국장은 커뮤니티에 원활한 부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력 충원 및 시설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경준 기자양용 검시 양용 검시 검시국 측은 카운티 검시국

2024-06-05

[시론] ‘양용을 위한 정의’ 집회 참여하자

지난 5월 2일 LA 한인타운에서 발생한 양용 피살 사건은 개인의 비극적인 죽음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정신질환을 앓는 개인과 법 집행기관 사이의 상호 작용과 대응 방식에 대해 지역 사회 구성원들이 책임을 묻고 체계적인 변화를 요구해야 하는 시급한 사안임을 다시 한번 부각했다.     40세의 양용이 부모 집에서 경찰과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대화를 주고받다가 몇 분 만에 치명적인 경찰 총격을 받은 상황은 분노를 불러일으킨다. 이는 실패한 프로세스의 전형적인 사례다. 이 사건도 너무나 많은 유사 사건 중 하나다. 정신건강 문제로 긴급한 상황에 부닥친 사람을 상대로 공권력이 대응할 경우 결국 사망으로 끝난다는 잘못된 패턴이 이번 사건으로 다시 한번 드러났다. 이는 충분히 피할 수 있었던 사건이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가족 구성원이 정신건강국에 전화할 때, 경찰이 마지막 수단이 아닌 첫 번째 옵션으로 총을 갖고 온다는 점이다. 이런 대응 방식으로는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 이번 사건도 그랬다.  이 같은 상황에 대처하는 LAPD(LA경찰국)의 정책과 절차가 불충분하다는 점, 그리고 상황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적절한 프로토콜과 후속 조치 또한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문제의 핵심은 개별 경찰관의 행동이 아니라 수년 동안 지속한 개혁 요구에도 불구하고 반복되고 있는 시스템적 실패다. 로스앤젤레스시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CIRCLE(커뮤니티 주도의 위기 및 사건 대응) 및 SMART(시스템 전반의 정신 평가 대응팀)가 경찰 대신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최고의 대응 방법이라고 자랑만 하고 있을 뿐 실제로는 운용에 필요한 자금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몇 년간의 법 집행 보고서에 따르면 경관에게 총격을 당한 사람 가운데  약 33~40%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이 수치는 놀랍게도 일정한 수준으로 지속하고 있다. 현재의 정책이 불충분하고 집행에 필요한 자금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 정부와 LAPD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지역 사회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우리는 양용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이의 투명한 공개를 요구해야 한다. 아울러 경찰의 대응 방식에 체계적인 변화를 유도해  더는 유사 사건으로 고통받는 가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양용과 같은 사람들의 죽음은 우리의 시스템이 가장 취약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사실을 아프게 일깨워준다. 우리는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서 이에 대한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대응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와 더 높은 투명성,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더 많은 자원을 요구해야 한다.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약자들이 폭력과 죽음이 아닌 돌봄과 연민을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오직 커뮤니티의 연대와 한 치의 흔들림 없는 확고한 신념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정의와 책임감은 정부기관의 필수 요소다. 더 이상 변명은 필요 없다. 시민들은 함께 모여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 정부로서 책임을 지고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지원을 우선시하라고 말이다. 변화를 원한다면 다음번 ‘양용을 위한 정의’ 집회에 참여하자. 시민 여러분의 참석은 큰 의미를 지닌다. 그레이스 유 / LA시의회 10지구 시의원 후보시론 양용 집회 양용 피살 대응 방식 양용 사건

2024-06-04

[취재 수첩] 규탄 현장에 한인 단체장·기관장·정치인은 없었다

한인 정치인, 단체, 기관들의 존재 이유가 무색했던 하루였다.    지난 2일 한인타운 윌셔 잔디광장에서 열린 ‘양용 사건 규탄 집회’엔 이름 모를 시민들만 나와 목소리를 높였다. 심지어 흑인, 히스패닉 등 타인종 주민까지 나섰다. 이번 사건을 한인의 죽음을 넘어 커뮤니티 전체의 문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정작 앞장서야 할 한인 단체, 기관, 정치인들은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너무나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LA총영사관(총영사 김영완)은 자국민의 생명을 빼앗은 미국 공권력에 대한 규탄 집회가 열리는데도, 영사 한 명 보내지 않았다.    김영완 총영사는 지난달 부임 2주년 인터뷰에서 “재외국민 보호 차원에서 피해자 중심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 LAPD 측에 공정하고 철저한 수사 요청을 하고 있다”고 했지만 말 뿐이었다. 행동은 없다.   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도 마찬가지다. 유가족의 기자회견을 지원했던 한인회는 장례식장에 조화만 달랑 보냈을 뿐,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다.    선거 때만 되면 한인들을 찾는 존 이 LA시의원(12지구), 미셸 박 스틸 연방하원의원(45지구), 영 김 연방하원의원(40지구) 등도 공식 성명 하나 발표하지 않았다. 이들은 LA경찰국(LAPD)이 편집한 바디캠이 공개된 이후 침묵하고 있다.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양용씨가 식칼을 들고 있었기 때문에 피격당했다는 점은 이번 사건의 본질이 결코 아니다. 도움이 필요한 정신질환자를 별다른 대응책 없이 극단의 상황으로 몰고 간 LAPD의 폭력적 시스템이 핵심이다.   정신질환으로 인한 폭력적인 상황 및 환자가 있을 경우 파견되는 비무장팀인 SMART도 출동하지 않았다. 무장경관들이 마치 범죄자를 잡듯이 들이닥쳤다. 환자를 그런 식으로 몰아붙인 과정은 LAPD의 비전문성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분명 양용씨는 도움이 필요한 환자였다. 범죄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식칼을 부각시킨 바디캠 편집본엔 그를 마치 범죄자처럼 몰아가려는 LAPD의 의도가 보인다.   집회 참석자들은 그러한 시스템을 규탄했고, 개선을 요구했다. LA지역에서 지금도 계속 발생하는 경찰 총격에 의한 안타까운 비극을 조금이라도 막아보려고 타인종까지 피켓을 들었다.   바로 그 자리에 있어야 할 한인 단체들은 어디에 갔나. 심지어 일부 참석자들은 개인 자격으로 왔다며, 자신의 단체명을 밝히지 말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입장이 난감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 지원금을 따야 하는 입장이어서 각 세우기가 난처하다는 걸까.   이번 사건으로 도미니크 최 LAPD 임시국장을 비롯한 정부나 정계의 한인들에게 부담을 주면 곤란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본말이 전도된 생각이다. 한인의 피해를 외면한다면, 그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누구를 위해 정부나 정계에 진출한 건가.     과거 LA폭동 때처럼 한인들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하소연조차 할 곳이 없었다. 지금은 경찰 국장, 연방의원, 검사 등 곳곳에 한인들이 진출해 있다. 그들에게 하소연할 수 없고, 도움도 받을 수 없다면 한인 사회의 정치력 신장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실망과 안타까움이 교차한  일요일 오후였다. 김경준 기자 / 사회부취재수첩 타인종 한인 LA 로스앤젤레스 양용 경찰 총격 LAPD LA총영사 김영완 LA한인회 제임스 안 도미니크 최 미주중앙일보

2024-06-03

타인종도 '경찰 잔혹행위' 규탄 한목소리

LA경찰국(LAPD)의 잔혹 행위를 규탄하고, 정신질환자 대응 방식의 개선을 요구하는 범커뮤니티 차원의 집회가 열렸다.   2일 LA한인타운 내 윌셔 잔디광장에서는 LAPD 소속 경관에 의해 무참히 총격 살해된 양용(40)씨 사건을 두고 유가족과 시민들이 나와 법집행기관을 강력히 규탄했다.   ‘양용을 위한 사람들의 정의 위원회(이하 JYYPC)'가 주최한 이날 집회는 데이비드 김 후보(연방하원 34지구), 그레이스 유 후보(LA시 10지구)를 비롯해 서울대동문회, 재미대일고 동문회 등에서 한인 100여명이 참여했다. 또, 피플스시티카운슬LA, 더처치위드아웃월스 등 타인종 단체 및 흑인 교회 관계자들도 참여해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흑인인 유진 해리스씨는 “이건 한인 사회만의 일이 아닌, 우리 흑인 커뮤니티에서 지금도 매일 발생하고 있는 비극”이라며 “처음 양용씨 뉴스를 봤을 때 남의 일 같지 않았고, 이런 일은 앞으로도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지역사회를 위해 함께 목소리를 높이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살인 말고, 응급 도움' '경찰을 규탄한다' 'LAPD가 우리 형제를 죽였다' 등의 피켓을 들고 법집행기관을 향해 대응 정책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외쳤다. 특히 이날 집회에는 지난 2018년 7월 실버레이크 지역 트레이더 조 마켓에서 경찰의 오인 사격으로 여동생을 잃은 앨버트 코라도씨도 연사로 나섰다.   코라도씨는 “경찰은 그런 식으로 사람을 매번 죽이고 있지만, 정책을 개선하려거나 심지어 유감을 표한다는 말조차 하지 않는다”며 “자신들이 보호해야 할 시민들의 세금으로 약 10만 달러씩 연봉을 받으면서도 정작 도와야 할 때를 구분 못 하고 무조건 총부터 쏘는 LAPD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반드시 총기 사용 정책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유가족 중 숨진 양용씨의 큰 형인 양인씨, 작은 아버지인 양웅 변호사, 조만철 박사(정신과 전문의), 대니 박(피플스마켓 전 운영자), 최응환 변호사, 큐 진마리 목사(더처치위드아웃월스) 등이 연사로 나섰다.   특히 사회운동가이자 흑인 교회를 이끄는 큐 진마리 목사는 이날 4년 전 발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짚었다.   진마리 목사는 “양용씨 사건은 조지 플로이드처럼 망가진 경찰 시스템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우리 흑인 사회도 마음을 같이 한다”며 “LAPD는 늘 이런 방식으로 해왔는데 경찰의 폭력성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이 집회 참가를 요청했음에도 LA총영사관(총영사 김영완) 관계자들은 아무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숨진 양용씨는 한국 국적자였지만, LA총영사관측은 장례식에도 정식 조문이 아닌 참관 형태로만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 한미연합회 등 주요 한인 단체들도 참석하지 않았다. 존 이 LA시의원(12지구) 등 한인 현직 정치인들도 집회에 나타나지 않았다.   장열ㆍ김경준 기자 jang.yeol@koreadaily.com양용 집회 양용 사건 정신질환자 대응 LAPD LA 로스앤젤레스 장열 미주중앙일보 경찰 총격 총기 한인

2024-06-02

도움 요청했던 어머니 “내가 잘못했다, 아들아”

이름을 아무리 불러도 답이 없다.   하염없이 흐르는 어머니의 눈물에도 아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2일 LA경찰국(LAPD) 소속 경관에 의해 총격 살해된 양용(40) 씨가 가족에게 인계됐다.   유가족은 29일 할리우드포리스트론에서 양용 씨의 시신을 처음으로 대면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28일 만이다.   입을 꾹 다물고 있던 어머니 양명숙 씨는 시신으로 돌아온 작은 아들을 마주한 순간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양명숙 씨는 “일어나…용이야…이제 집에 가야지”라며 “내가 다 잘못했어. 미안해”라며 눈물만 흘렸다.   도움을 청했던 전화 한 통이 경찰 총격으로 끝이 날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사건 당일 LA카운티정신건강국(LACDMH)에 처음 도움을 요청했던 게 어머니 명숙 씨였다. 흐르는 눈물은 만약 그때 전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자식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는 후회다.   이날 대면에서는 아버지 양민 박사와 큰아들 양인 씨, 작은 아버지인 양웅 변호사가 자리를 함께했다. 양용 씨의 형 양인 씨는 평소 동생이 즐겨 쓰던 모자도 가져왔다.     고인인 양용 씨는 할리우드에 있는 유명 음악 학교인 ‘MI(Musicians Institute)’에 다녔었다. 음악을 즐겼고 사람을 좋아했다.   양민 박사는 “용이가 MI에서 공연한 적이 있는데 그 학교에선 최고의 무대를 선보인 학생에게 신발을 벗어 던지는 문화가 있었다”며 “공연이 끝날 때 관객들이 신발을 벗어 무대에 던질 만큼 노래를 잘했는데 그때 환하게 웃던 용이가 이렇게 허망하게 떠나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 박사는 아들의 노랫소리가 아직도 그립다. 마더스데이에 양용 씨가 어머니에게 노래를 불러주던 영상을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재하기도 했다.   양용 씨의 장례식은 30일(오늘) 오후 5시 포리스트론 할리우드 힐스 올드노스처치(6300 Forest Lawn Dr)에서 열린다. 유가족은 장례식을 대중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다. 누구나 참석이 가능하다.   한편, 양용 씨 사건을 계기로 정신질환자 대응 방식의 개선을 요구하고 법집행기관의 잔혹 행위를 규탄하는 집회도 열린다. 한인 1세와 2세, 아시아계 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양용을 위한 사람들의 정의 위원회(JYYPC)’는 오는 6월 2일 오후 2시 LA 한인타운 내 윌셔 잔디광장(3700 Wilshire Bl.)에서 집회를 개최한다. 이번 집회에는 개인, 단체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집회 참여 문의: justiceforyongyang@gmail.com   ▶인스타그램: #justiceforyong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양용 포리스트론 할리우드 양명숙 LAPD 경찰 총격 무력 사용 LA 로스앤젤레스 장열 미주중앙일보 양민 한인타운 LA경찰

2024-05-29

[사설] 한인 단체·정치인 '양용 집회' 참여하라

경찰 총격으로 숨진 양용 씨를 추모하고 경찰의 무도한 행위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린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한인 사회의 울분을 전달할 기회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그나마 다행이다.   양용 씨 사건은 누누이 지적됐듯 경찰의 과잉 대응이 원인이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양 씨의 병원 이송 지원을 위해 출동한 경찰이 마치 범죄자 대하듯 서슴없이 총기를 사용해 벌어진 일이다. 이런 정황은 최근 LAPD(LA경찰국) 측이 공개한 경관 바디캠 영상에서도 잘 드러난다. 당시 출동했던 경관들은 정신질환 환자 대응에 대한 이해 부족은 물론 시민 보호라는 본연의 임무조차 망각하고 있었다.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를 요구하는 이유다.       집회는 한인 사회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개인 차원의 참석도 필요하지만 한인 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집회를 주도하는 ‘양용을 위한 정의위원회(JYYPC)’ 측은 주요 한인 단체들에 참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인 단체들의 적극적은 호응을 기대한다. 아울러 침묵만 지키고 있는 한인 정치인들도 현장에 나와 목소리를 내야 한다. 억울한 일을 당한 한인을 위해 나서는 것이  본인을 지지하고 후원해 준 한인 사회에 대한 도리다. 정치적 이해득실만을 고려할 일이 아니다.     집회는 공감대 확산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그동안 경찰의 과잉대응이 위험 수위라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피해자는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양용 씨 사건도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JYYPC 측은 한인 2세는 물론 다른 커뮤니티 관계자들도 참석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집회에서 통제되지 않는 공권력의 위험성을 알려야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양용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해야 한다.           집회는 6월 2일 오후 2시 LA한인타운 윌셔 잔디광장에서 열린다. 사설 정치인 한인 한인 정치인들 한인 단체들 정치인 양용

2024-05-29

[기자의 눈] 경찰 문제점 드러낸 ‘양용 피살 사건’

“아들을 병원으로 데려가 달라고 했더니 총으로 쏴 죽였습니다.”     한순간에 아들을 잃은 부모는 절규했다. 이해도, 납득도 되지 않았다. 경찰이 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 조금의 의심도 하지 않았다. 범죄자에게나 사용하는 총을 아픈 아들에게 겨눌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지난 2일 양용 씨는 부모 집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평소 양극성 장애를 앓던 양 씨를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부모는 경찰의 도움을 받고자 했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을 양 씨가 칼을 들고 다가왔다는 이유로 그에게 총격을 가했다.     정신질환자가 경찰에 피살된 사례는 양 씨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발생한 LA경찰국(LAPD) 소속 경관 연루 총격(Officer Involved Shooting·OIS) 사건은 총 34건이다. 그중 3분의 1이 넘는 12건(35%)이 ‘정신 질환 또는 정신 건강 위기를 겪고 있는 개인’이 포함된 사건이었다.     하지만 정신질환자가 연루된 사건에는 경찰의 무력 대응이 달라져야 한다는 규정은 그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경찰의 총기 사용 규정은 모호하다. 총기 사용 기본 원칙은 ‘객관적으로 타당한(Objectively reasonable)’ 상황으로 제한된다. 예를 들면 경관 자신이 사망 혹은 심각한 상처를 입을 가능성이 있는 ‘일촉즉발(imminent)’ 상황이거나 용의자가 즉시 체포되지 않으면 사람이 죽거나 다칠 수 있는 절박한 위험 상황이다. 상대의 정신질환 여부는 이 상황을 다르게 해석하는데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LAPD의 ‘정신건강 개입 훈련(Mental Health Intervention Training)’ 지침서에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등 대응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경찰은 모든 현장 상황에 동일하게 가주법 835(a)PC를 적용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정신질환자를 보호하는, 혹은 구별해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경찰 시스템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찰 총격 사건이 줄지 않는 이유다.   앞으로 단기간에 경찰 제도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경찰 조직의 안정성을 고려한 철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이고 법률과 구조적 장치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경관의 안전’을 우선시하는 미국 경찰 체재의 근간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다.     이로 인해 LA시에서는 ‘비무장 대응팀(unarmed response)’에 대한 지지 목소리가 높다. 실현 가능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LA시는 4년 동안 추진했던 비무장 대응팀 프로그램 ‘UMCR(Unarmed Model of Crisis Response)’을 공식적으로 선보였다. 현재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이며 LAPD 산하 사우스이스트, 윌셔, 데본셔 경찰서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UMCR은 정신 건강 전문가 등으로 팀이 구성되며 자격을 갖춘 임상의의 감독을 받는다. 이들은 긴장 완화, 갈등 해결, 약물 남용, 문화적 역량 및 기타 필요한 분야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다.  LA시는 지난 4월 정신 건강 위기 관련 서비스 요청 가운데 300건 이상이 법 집행 기관 소속이 아닌 인력으로 처리됐다고 발표했다.     이 파일럿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면 경관들은 범죄 대응에 집중할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자 대상의 총기 사용도 감소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우선 양용 씨에게 총격을 가한 경찰에 책임을 묻고 제도적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여야 한다.  이와 함께 단기간에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대안 마련 요구도 필요하다.       ‘비무장 대응팀’을 활성화하라는 것도 그중 하나다.  장수아 / 사회부기자의 눈 경찰 양용 경찰 총격 경찰 제도 경찰 시스템

2024-05-28

양용 사건 규탄 집회 열린다…2일 오후 2시 윌셔 잔디광장

한인들을 비롯한 아시아계가 한자리에 모여 정의를 외친다.   LA경찰국(LAPD) 소속 경관에 의해 총격 살해된 양용(40)씨를 두고 법집행기관의 잔혹 행위를 규탄하고, 정신질환자 대응 방식의 개선을 요구하는 범 커뮤니티 차원의 집회다.   ‘양용을 위한 사람들의 정의 위원회(이하 JYYPC)’는 오는 6월 2일 오후 2시 LA 한인타운 내 윌셔 잔디광장(3700 Wilshire Blvd)에서 LAPD에 대한 규탄 집회를 진행한다.   JYYPC는 한인 1세와 2세, 아시아계 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조직한 단체다. 이번 집회에는 개인, 단체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JYYPC의 최응환 변호사는 “양용씨 사건은 정신질환자를 다루는 경찰의 대응 방식의 구조적 실패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며 “양용씨의 유일한 죄목은 정신질환이었고, 시스템이 그를 죽인 것”이라고 말했다. 양용씨에 대한 추모식을 개최했던 아시안정신건강프로젝트(AMHP) 관계자들도 이번 집회에 함께 한다.   JYYPC측은 LA한인회를 비롯한 한미연합회, 남가주한인변호사협회, LA한인상공회의소, 한인가정상담소, 남가주기독교교회협의회 등 한인 단체에도 집회 참가 공문을 전달했다. JYYPC측은  UCLA, USC, UC어바인 한인 학생회에도 동참을 당부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 블랙라이브스매터(BLM) LA지부에도 이번 집회의 취지를 알리고 함께 나설 것을 당부하고 있다.    스키드로에서 ‘피플스마켓(People’s Market)'을 운영했던 대니 박(40)씨도 이번 집회에 참여한다. 박씨는 “경찰이 야기한 비극은 한두 번이 아니며 그때마다 지역사회는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찬다”며 “양용씨 사건은 비단 LA만의 문제가 아니며 우리가 모두 함께 공감하고 공유해야 할 이슈로, 이제 정책 변화를 위해 다 같이 목소리를 높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JYYPC는 현재 지역 정치인들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경찰의 과도한 무력 사용 정책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내고 있다.   유가족인 양민 박사는 “일련의 과정들을 돌아보면 그들은 아들을 병원으로 데리고 가겠다는 자세라기보다, 언제든지 사살 가능한 대상, 환경으로 그 일을 인식하고 있었다”며 “미국서 40년을 살았는데 이 나라의 시스템에 대한 존경이 무너지는 사건이었고, 아들은 환자로서의 삶의 권리가 처참하게 짓밟힌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 참여 문의: justiceforyongyang@gmail.com   ▶인스타그램: #justiceforyong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양용 LAPD 경찰 총격 규탄 집회 공권력 BLM LA 로스앤젤레스 미주중앙일보 장열 JYYPC 양민 경찰 무력 사용

2024-05-28

[발언대] 양용 사건에 입 다문 정치인은 꺼져라

오래전 미국 유학 시절, 미국 생활이 참 쉽지 않다고 느꼈다. 내 나라가 아니라는 것을 잊고 열심히 살고 있을 즈음, 반대의 현실을 각인시켜주는 사건들을 겪을 때 특히 힘들었다.     그 첫 사건이 4·29 폭동이었다. 이 사건은 한인에 대한 집단 괴롭힘이라고 볼 수 있다. 백인 언론들의 횡포에 더해 백인에겐 함부로 못 하는 흑인의 분풀이까지 한인들에게 퍼부어져, 한인은 그야말로 쌍포화의 희생양이었다. 한인은 이 일로 아직 누구에게도 사과조차 못 받는 아메리카의 이방인 신세가 됐다. 누구도 도와주지 않으니, 할 수 없이 한인 스스로 총을 들고 집과 일터를 지켜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이 우리의 목소리를 내줄 한인 정치인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꼈을 것이다.   채 아물지 않은 한인 사회의 상처를 소환한 이유는 최근 정신질환을 앓던 양용 씨가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사건 때문이다. 경찰을 불러 병원에 옮겨 달라고 요청했더니, 범죄자 대응 방식으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환자에게 총을 쏴 사망케 한 사건이다. LAPD의 과잉대응이 불러온 참사다.     그런데 한인 사회의 반응을 보면, 온도 차가 크다. 내가 양용이 될 수도 있고, 내 자식, 내 가족이 그 위치에 처할 수도 있음에도, 진실 규명을 요구하거나 경찰의 무력대응을 질책하는 목소리는 의외로 차분하다. 아니, 차갑다고 해야 할 지경이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게 목숨을 잃었을 때 흑인 사회가 보인 반응과 너무도 다르지 않나.     특히 놀라운 점은, 선거철만 되면 한인의 지지와 후원금을 바라며 문턱이 닳도록 커뮤니티를 찾아오던 그 많은 정치인이 보이지 않는다는 현실이다. 모두 자랑스러운 한인이고, 한인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 약속하지 않았던가. 심지어 어느 기자가 이에 관해 질의했더니, 자기 관할이 아니라 말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했다는 기사를 보면 화가 치민다. 자기 지역구가 아니라는 이유로 불의를 보고도 꾹 참으시는 분들이 선거철엔 왜 너도나도 전국에서 자기 지역구도 아닌 LA까지 찾아와 손을 벌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인 정치인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한인들은 차라리 각 지역구의 주류 정치인들에게 호소해도 이보다는 나은 대접을 받지 않을까 싶다.     흔히 한인의 정치력이 몰라보게 신장했다고들 한다. 과연 그런가. 그건 후원금을 주고받는 그들만의 리그에서나 통하는 얘기 아닐까. 양용 씨 사건을 계기로 그 실체가 얼마나 허망한지, 그리고 힘없는 한인의 일상생활과는 얼마나 괴리가 큰지 훤히 드러났다. 정계 진출에 성공한 분들은 자기 입신양명을 위해 정치인이 됐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진정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목소리를 내주며 일하고 있는 정치인이 얼마나 되는가.   앞으로 한인 정치인들이 양용 씨 피격 사건에 대해 계속 입조심을 한다면, 나는 혼자서라도 외치고 싶다. 미국에서 한인 정치인은 이젠 필요 없다고 말이다. 내 가족이 경찰 폭력에 쓰러지는 판에 수수방관하는 정치인이 무슨 소용인가. 한인들은 그들을 향한 쓸데없는 기대를 접고, 차라리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 다수의 한인이 정말 그렇게 외치기 전에,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일하는 한국계 미국 정치인을 자임하면서 이번 사건에 당당히 발언하는 정치인을 보고 싶다. 김필성 / 치과의사·윌셔임플란트 원장발언대 정치인 양용 한인 정치인들 한국계 정치인 주류 정치인들

2024-05-27

위협 상황 없는데 갑자기 "물리력 사용해야"

정신질환을 앓던 양용(40)씨에게 총격을 가한 LA경찰국(LAPD)의 대응 방식은 물리력 사용에 따른 각종 문제를 드러낸다.   이는 LAPD의 경관 연루 총격 건(officer involved shooting)이 타 대도시 경찰국과 비교할 때 왜 가장 많은가를 다시 한번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본지 5월14일자 A-3면〉   16일 LAPD가 공개한 바디캠 영상을 보면 물리력 사용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각 상황에 따른 정확한 규정이나 지침은 불분명하다.   먼저 올림픽 경찰서 수퍼바이저 서전트 루발카바가 현장 도착 후 아버지 양민 박사와 나누는 대화 내용에서 이를 엿볼 수 있다.   루발카바 서전트는 양 박사에게 진입 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알려주면서 “물리력(use of force)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물리력이 다양한 경우를 포함한다는 점이다. 비살상 무기 사용이나 신체적 제압 등 여러 시나리오까지 내포한 용어다.   루발카바 서전트는 물리력에 대한 정확한 설명 없이 “아마도 (아들이) 다칠 수 있다(He might get hurt)”고만 했다.   정신질환에 따른 병원 이송만을 염두에 뒀던 가족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살상 무기 사용은 생각지도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루발카바 서전트는 아들을 집에서 나오게 하는 걸 강제할 수 없다며 주거침입으로 체포하는 방법을 가족에게 선택 사항으로 제시했다.   이에 양 박사는 당황하며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렇다면 ‘범죄건(criminal thing)’으로 다뤄지는 것인가”라고 되묻는다.   루발카바 서전트는 짧게 “그렇다”고 답했다.   법집행기관의 생리를 모르는 일반인이 범죄건으로 가족을 체포할 수 있다는 경찰의 제안을 수용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경관들의 진입 결정 과정에도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루발카바 서전트는 가족과 대화 후 양씨와 대화를 시도하기 전 주변 경관들에게 누가 먼저 앞에 설 것인지 묻는다. 심지어 ‘비살상 무기(less lethal)’를 어떤 경관이 사용할지 묻자 나머지 경관들이 동시에 쭈뼛거리며 손을 드는 장면도 나온다. 이는 위험 상황 대응시 역할 분담이 임의로 정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리력 사용 결정 배경이나 기준도 불분명하다. 이미 현장 출동 경관들의 첫 대화 실패 이후 두 번째 대화에서도 양용씨와 소통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경관들은 두번의 대화 시도와 가족의 증언을 통해 양씨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단, 이때까지 아무런 위협 상황이 발생한 건 없었다.     이때 루발카바 서전트는 갑자기 “물리력을 사용해야겠다(we’re going to have a use of force)”고 말했다. 단지, “밖으로 나오라”는 경관들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고, 소통이 안 된다는점 외에는 아무런 위협이 없었다. 이는 물리력 사용 결정이 무엇에 근거한 것인지 의문인 부분이다.   정신질환자를 대상으로 강압적 분위기의 진입 절차도 문제다.   총격이 이루어지기 직전인 세 번째 진입에서 맨 앞에선 경관은 동료들에게 갑자기 “(이름을) 불러야 하느냐, 말아야 하느냐(call out or no call out)”고 묻는다.   이때 이미 경관은 열쇠로 문을 열기 위해 시도 중이었다.   이미 수차례 이어졌던 경찰의 압박으로 극도의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을 양씨 입장에서는 실제 대문 손잡이에서 계속 덜그럭 소리가 나면서 문이 강제로 열리는 상황은 더 위험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   이런 긴박한 상황에서 다른 동료 경관이 “그를 불러라(call him out)”라고 하자 그제야 “우리는 경찰이다. 미스터 용, 밖으로 나와라”라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문을 강제로 열었고 겁에 질린 양씨의 모습이 그대로 바디캠 영상에 담겼다.   대응 방법도 발포가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도 의문이다. 바디캠 영상을 보면 임의로 정했던 비살상무기 '빈백(bean bag)' 장착 경관은 뒤쪽에 서 있었다. 이 장면은 LAPD의 어설픈 대응 정책을 여지없이 드러낸다.   맨 앞에 섰던 경관은 문을 열고 진입할 때 총기를 들지 않은 상태였다. 칼을 든 양씨를 인지하고 나서야 급히 권총을 꺼냈다는 점을 볼 때 진입 전 여러 시나리오를 예측하거나 세워두지 않았고, 별다른 대비책도 없었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는 뒤쪽에 서 있던 비살상무기인 ‘빈백(bean bag)’ 총을 들고 있던 경관의 행동에서도 알 수 있다. 맨 앞에 섰던 경관이 뒤로 물러서며 총을 꺼내고 “내려놓으라(drop it)”며 소리치는데, 빈백을 사용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경관들이 과연 양씨를 안전하게 데리고 나올 방안이나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경찰들은 발포 후 소파에 쓰러진 양씨에게 수갑부터 채웠다. 이 과정에서 양씨의 몸은 이미 축 늘어져 있었고 눈은 풀려있었다. 누가 봐도 경찰에 대항할 수 있는 의식 상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런데도 경찰들은 양씨에게 계속해서 움직이지 말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 것을 외치면서 총상을 살피기 위해 상의를 벗겼다.   양씨는 범죄자가 아니었다. LAPD의 어설픈 대응이 낳은 비극이다.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물리력 사용 경관 연루 OIS 양용 LAPD 총기 사용 경찰 총격 경관 총격 올림픽 경찰서 장열 미주중앙일보 LA 로스앤젤레스

2024-05-19

양용씨 유사 사건, 총 쏜 경관 6년형

경찰의 총기 사용 규정에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경관이 쏜 총에 맞아 피살된 양용(40)씨 사건과 관련, LA경찰국(LAPD)의 바디캠 영상 공개는 법집행기관의 과도한 무력 사용과 현장 대응 정책의 맹점을 드러내고 있다.〈관계기사 3면〉  관련기사 위협 상황 없는데 갑자기 "물리력 사용해야" 우선 경찰의 무력 사용 사례가 모두 법에 따라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 일례로 지난 2022년 3월 북가주에서는 콘트라코스타카운티 셰리프국 앤드류 홀 요원이 정신질환자(라우드머 아르볼리다)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6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이때 배심원단은 홀 요원에게 제기된 ‘총기를 이용한 폭행 혐의’를 두고 유죄로 판단했다.     당시 콘트라코스타카운티 수피리어법원 테리 모클러 판사는 최종 판결을 내리면서 홀 요원에게 “극도로 잘못된 선택(extremely poor choices)을 했다”며 “피해자가 법을 위반했을지는 몰라도 그렇다고 (경관에게는) 그를 죽여도 된다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 사건 역시 ▶피해자가 정신질환자였고 ▶경찰 측이 피해자로부터 먼저 위협당했다는 것을 주장하며 바디캠을 공개한 점 ▶가해 경관이 두 번이나 ‘경찰 연루 총격(officer involved shooting)’ 전력이 있다는 부분에서 양용씨 사건과 흡사한 데가 많다.     당시 사건은 2018년 경찰과 정신질환을 앓던 피해자 간 차량 추격전 가운데 발생했었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경찰들은 약 9분간 피해자의 차량을 쫓았는데 당시 속도는 6마일가량으로 저속이었다.     이때 홀 요원은 피해자의 차량을 멈추게 하기 위해 셰리프 차량으로 도로를 막아섰다. 이후 멈추지 않자 운전석을 향해 9발을 발포해 피해자를 살해했다.     당시 홀 요원 측 변호인단은 바디캠을 공개하면서 “용의자의 차량이 홀 요원과 동료 셰리프들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에 위협 받는 상황이었다”며 “경관으로서 자신의 안전에 대해 우려했으며 순간적인 결정을 내렸어야 했던 점을 이해해달라”고 주장했지만 배심원단을 설득하지는 못했다.   이 사건은 당초 콘트라코스타카운티 셰리프국이 9개월간에 거친 자체 조사를 통해 홀 요원의 총기 대응 행위를 무혐의 처리했지만, 검찰이 2년여간에 걸친 조사 끝에 기소를 결정하면서 지역사회에서 다시 공론화됐다.     게다가 홀 요원은 이 사건 후에도 정신질환을 앓던 한 노숙자(타이렐 윌슨·당시 33세)를 칼을 들었다는 이유로 총으로 쏴 숨지게 했다. 당시 이 사건은 콘트라카운티에서 경찰 총격과 관련해 경관이 기소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이후 콘트라코스타카운티 정부는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 이후 유가족 측에 490만 달러의 합의금 지급에 동의했지만, 해당 경관은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다.   형사법 전문 데이비드 백 변호사는 16년 전 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 변호사들과 함께 경찰에 무차별 총격을 받고 숨진 마이클 조 사건을 두고 진상 규명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백 변호사는 “그때도 (경찰의 대응이) 잘못됐다고 시위까지 진행됐는데 아무것도 변한 게 없다”며 “경찰의 총격 사건은 지금도 계속 일어나는 문제로 특히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찰의 대응 교육이 너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도 정신질환자에 대한 경찰의 총기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는 청원 운동이 시작됐다.   숨진 양용씨 유가족의 지인이 제기한 이 청원서에는 “치료 옹호센터(TAC) 자료를 보면 정신질환자가 법집행기관에 의해 사망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16배 더 높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법집행기관의 총기 사용을 제한해야 하며 총기를 사용하는 경관에게는 보다 명확한 조사와 책임 여부를 따지기 위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관련기사 양용씨 사망에 한인 정치인들 침묵 양용씨 피살 영상 등 본지, 정보공개 청구 양용씨에 발포한 경관은 총격 전력자 “양용씨 사건 자국민 피해로 철저한 수사 요구” [속보]양용씨 총격 경관 신원 공개 경찰, 숨진 한인<양용씨>에 여러차례 쐈다…LA검시소 ‘다수 총상’ 발표 장열 기자ㆍjang.yeol@koreadaily.com경찰 총기 총기 사용 경찰 총격 LAPD 양용 총기 폭력 장열 미주중앙일보 LA 로스앤젤레스 법원 판결 바디캠 경관

2024-05-19

문 열고 총격까지 단 8초...양용씨 피살사건 바디캠 공개

  지난 2일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피살된 양용(40)씨 사건과 관련, 당시 정황이 담긴 경찰의 바디캠 영상이 사건 발생 2주 만인 16일 공개됐다.   LA경찰국(LAPD)이 이날 오후 2시에 전격 공개한 바디캠에는 사건 당시 경찰과 마주한 뒤 겁에 질린 양씨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있다. 영상에 따르면 경찰의 총격은 지난 2일 오전 11시57분에 이루어졌다.   [사설] 우리가 양용이다...필요한 건 완전한 진실규명    영상에서는 총 6명의 경관이 양씨 가족에게 열쇠를 넘겨 받고 집 복도로 진입했다. 경찰은 수색 영장 등도 없이 열쇠를 통해 강제로 문을 열었다. 경찰이 들어서자 그 순간 거실에 있던 양씨는 두려운 눈빛과 얼굴로 뒷걸음질쳤다.   “밖으로 나오라”며 수차례 이어졌던 경찰의 압박으로 정신질환을 앓던 양씨가 심리적으로 더 위축된 상태였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선두에 섰던 경관은 집안으로 들어가려다 양씨가 든 칼을 보고 잠시 뒤로 물러나며 곧바로 총을 꺼냈다.     문을 열고 총격까지 걸린 시간은 단 8초였다. “칼을 내려놓으라(Drop it)”고 3번 외친 뒤 곧 바로 발포했다.     당초 경찰이 성명에서 밝힌 ‘경관 쪽으로 다가왔다’는 거리는 단 네 걸음 뿐이었다. 경관들의 사건 당시 대응은 매우 즉흥적이었다. 위협을 느꼈다면 문을 다시 닫을 수도 있었다. 뒤따라 오던 한 경관은 비살상무기 ‘빈백(bean bag)’ 총도 갖고 있었다. 바디캠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경찰은 겁에 질린 듯한 양씨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했다. 경찰은 이미 완전히 의식을 잃은 양씨에게 수갑까지 채웠다.     영상을 보면 양씨는 총에 맞은 뒤 소파 쪽으로 넘어졌다. 양씨는 이미 움직이지 않는 상태였다. 눈이 풀려있고 몸은 축 늘어져 있었다. 경찰에 질문에도 아무 응답이 없었다. 누가 봐도 경찰에 대항할 수 있는 의식 상태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경찰들은 양씨에게 계속해서 움직이지 말고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 것을 강조했다. 이때까지도 경관은 양씨가 살아있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경관들은 들어가자마자 양씨 왼쪽 소파에 올려져 있던 칼을 주방 쪽으로 치웠다. 경관들은 양씨를 옆으로 눕힌 뒤 수갑을 채우고 상의를 벗겼다. 총상을 살피기 시작했다. 완전히 탈의된 상반신에 선명한 총상 자국이 확인됐다. 가슴에 2발, 복부에 1발이었다.     이때부터 경관들은 심각성을 인지한 듯 했다. 응급 상황과 관련해 경찰의 대응이 매우 비전문적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제야 경찰은 양씨를 흔들며 “우리 목소리가 들리냐”, “숨을 쉬어라”라며 다급히 질문했지만 양씨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심장 마사지를 하는 듯했지만 그외 특별한 응급조치는 진행되지 않았다.   LAPD의 바디캠 공개에도 불구하고 경찰 총격 당위성에는 여러 문제가 지적된다. 바디캠을 보면 당시 양씨가 문을 여는 것을 거부했음에도 경찰은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정신질환이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했음에도 이러한 경찰의 대응은 충돌 상황을 야기한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앞서 현장에 있던 수퍼바이저는 그를 강제로 나오게 할 수 있는 것은 ‘침입(trespassing)’ 명목으로 체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치료를 받게 하기 위해 강제로 나오게 할 순 없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찰의 대응 규정이나 기준이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또한 총격 발생 당시 비살상무기 빈백을 든 경관이 선두에 선 경관 바로 뒤에 있었다. 하지만, 빈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 무력 사용에 대한 타당성을 가리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영상에서 LAPD는 “최대 1년까지도 걸리는 경찰 총격 수사 특성상 지금은 매우 초기 단계다”라며 “추가 증거가 수집, 분석, 평가를 완료하기 전까지 경관의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LA 한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총격피살 총격피살 사건 양용 바디캠 공개

2024-05-16

[사설] 우리가 양용이다

양용 씨 총격 피살 사건 2주일이 지나도록 진실 규명에 진전이 안 보인다. 총격을 가한 LAPD 경관 한 명의 신원이 공개됐을 뿐이다. 반면 경찰이 절차와 규정을 따르지 않았다는 정황은 속속 드러났다. 양 씨는 정신과 진료를 위한 병원 이송 준비 과정에서 경찰에게 4발의 총격을 당해 숨졌다.   그가 흉기를 든 탓에 어쩔 수 없이 총을 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 무장경관 9명이 환자 1명을 못 다뤄 다짜고짜 발포했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 먼저 설득하거나, 일단 후퇴해도 됐을 텐데, 왜 무장 테러범 잡듯 총부터 쐈나. 또 총격 직후 왜 즉시 의료 지원 요청을 하지 않았나. 사건 현장은 보존하지 않고 왜 증거 인멸하듯 치워놨나. 설명이 필요하다. LAPD 전체의 신뢰가 걸린 문제다.   경찰의 총기 사용은 시민에게서 부여받은 권한이다. 따라서 총기 사용엔 엄격한 제한이 있다. 법 집행이라는 미명 하에 무고한 시민이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출동 경관들이 규정을 준수했는지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 위반이 드러나면  무관용의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LAPD가 총격 유발 책임을 양 씨에게 떠넘긴 채, 경관 한 명의 과잉 대응을 따지려는 회피적 전술기동을 한다면, 격렬한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이게 납세자들을 위한 공권력인가. 납세자들을 짓누르는 공폭력이라는 비판이 나올 지경이다.   현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경관들의 보디캠 영상이다. 경찰은 이것부터 편집 없이 전체를 즉시 공개해야 한다. 경관들의 통신 내용 등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될 내용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본지도 지난 10일 LA시와 LAPD에 공공기록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조사 과정은 수시로 공개돼야 한다. 지연되거나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미룬다면 의혹만 커질 뿐이다. 질질 끌면 경찰에 대한 한인 사회의 시각도 달라질 것이다.     진실 규명은 누가, 왜, 몇 발을 쐈느냐 등과 같은 현장검증 수준에 그쳐선 안 된다. 개인의 잘못과 책임을 가려내는 데 머물러서도 안 된다. 우리가 원하는 진실은 경찰의 일상적 폭력성을 떠받치고 있는 구조와 제도까지 포함한다. 이를 하나하나 규명해 바로잡아야 한다.   현실적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관료조직과 강력한 노조의 존재 등이 LAPD의 자정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3의 힘을 빌리더라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뒤늦게나마 “투명하고 완전한 조사” 방침을 밝혔다. 한인 사회는 이번 사건의 조사 과정을 끝까지 주시할 것이다. 한국인이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러는 게 아니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피살 사건 이후 수많은 한인이 경찰의 폭력에 대한 항의에 동참했다. 그러면서도 경찰력 축소나 디펀드 폴리스(Defund Police)와는 거리를 뒀다. 우리는 정의로운 경찰을 원했고, 지금 역시 그렇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개인의 비극으로 치부할 수 없다. 그러다간 같은 피해가 반복될 뿐이다. 이젠 바꿔야 한다. 지금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호소할 데가 없었던 과거와 다르다. 한인이 힘을 합치면 바꿔야 할 것을 충분히 바꿀 수 있다. 그런데도 평소 한인의 지지를 요청하던 한인 정치인 대다수가 입을 닫고 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한인 사회의 바위와 같은 의지와 연대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다 함께 외쳐야 한다. 내가 양용이다, 우리가 양용이다.사설 양용 한인사회 한인 사회 무장경관 9명 진실 규명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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