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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록적인 열대야

지난해와 올해 여름 기온은 1850년대 기온 측정이 시작된 이래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최장의 열대야(tropical night) 현상도 나타났다. 열대야의 정의는 밤(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의 최저 기온이 섭씨 25도(화씨 77도) 이상을 유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열대야라는 말은 일본의 한 기상 수필가가 1966년도에 출간한 ‘일본의 기후’라는 책에서 처음 등장한 것으로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     열대야 때는 후텁지근한 한증막 속에서 잠을 자는 것 같아 숙면을 취하기가 어렵다. 올해 한국에서는 추석에도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라 많은 사람이 적지 않게 놀랐다고 한다. 그 후에는 태풍의 진로 변경으로 인한 집중강우로 큰 피해도 발생했다.   열대야는 폭염(heatwave)과 관련성이 뚜렷하다. 지구의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폭염 및 열대야를 비롯한 이상 고온 현상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다. 폭염은 인체 내의 생리적 변화와 연관되어 있어 인간의 유병률과 사망률 증가와도 직접적인 관련성을 갖는다.  또 폭염은 범죄 발생률과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한다. 폭염이 지속하면 범죄 발생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여름철 범죄가 증가하는 것은 폭염과 관련성이 깊다고 한다.     폭염은 같은 강도라 할지라도 개인의 적응 능력과 지역적 기후 특성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심각한 것이 열 스트레스에 의한 온열 환자의 발생이다. 운동하면 체온이 오르고 땀도 난다. 하지만 이는 체내의 지방을 소모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열 스트레스에 의한 온열 증상은 특히 노약자에게 치명적이다. 그만큼 시니어는 열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폭염 발생 일수가 증가할수록 시니어 등 인명피해가 늘어나게 된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서 폭염에 의한 사망자 수는 태풍에 의한 사망자보다 3.6배나 많다고 한다.  2011년부터 2019년까지 9년간 한국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493명이나 됐다.       폭염에 의한 열 스트레스는 정신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즉, 폭염이 길어지면 정신질환 환자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낮에는 폭염으로, 밤에는 열대야로 인해 체력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폭염은 인간은 물론 동식물에도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알래스카에서 야생 블루베리는 겨울철 원주민에게 필수 영양소를 공급하는 중요한 과일인데 폭염이 길어지면 야생 블루베리 수확량이 줄게 된다. 블루베리가 흉작이면 겨울철 알래스카 원주민의 비타민 D 섭취가 어렵게 된다. 블루베리에는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이 많이 함유돼 있어 섭취하면 체내에 비타민 D를 공급하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체내에서 비타민 D를 생성할 수 없기에 외부로부터 공급받아야 한다.   알래스카의 의사들이 겨울철에 비타민 D 복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비타민 D 결핍은 정신질환과도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폭염으로 인한 문제는 지구촌 한 곳에서만 일어나지 않는다. 폭염이 발생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 폭우가 내리는 곳도 있다. 지구 전체적으로 보면 균형을 이루는 듯 보이지만, 기온 상승만큼은 막을 수 없다는 안타까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기고 열대야 기록 폭염과 관련성 야생 블루베리 정신질환 환자

2024-10-02

동물 사체 제거 7년내 민원 최다

올해 LA시에서 동물 사체 제거 민원이 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포화상태인 LA시의 동물보호시설들의 상황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3일 크로스타운은 민원서비스 ‘MyLA311’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7월까지 올해 7개월간 접수된 동물 사체 제거는 1만8859건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1만6363건)보다 15.3% 증가했으며, 동기간 비교했을 때 지난 2017년(1만3945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매체에 따르면 LA시 위생부(Bureau of Sanitation)는 무료로 동물 사체 제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숨진 애완동물부터 차량이나 포식자에 사망한 야생 동물까지 모두 포함된다.     최근 동물 사체 제거 서비스 요청은 급증했고 지난 7월에는 한 달간 3221건의 요청이 접수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월 3000건을 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5월, 6월, 7월까지 연속으로 역대 최고 월간 수치를 기록했다.     동물 사체가 급증하는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동물의 개체 수가 서서히 증가하다가 최근 급격히 늘어난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따뜻한 계절에 더 많이 번식하는 고양이와 같은 포유류는 최근 기온 상승으로 번식 주기가 길어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겨울철 사망률 감소로 인해 개체 수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키튼 시즌(고양이 번식 시즌)’과도 관련이 있다. LA의 경우 4~10월까지로, 들고양이나 개, 그리고 다른 동물들도 교배하여 새끼를 낳는 시기다.     이 시기에 일부는 사람들에게 발견돼 보호소로 옮겨지지만, 야생에 방치되어 포식자의 먹이가 되거나 도로 위를 다니다 차량에 부딪혀 죽으면서 사체도 그만큼 많이 발생한다.   한 동물 서비스 관계자는 최근 포화된 동물 셸터들이 유기 동물이나 새로운 동물을 받지 못하면서 더 많은 동물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물 사체 제거 요청이 많은 지역은 자연과 인접하여 야생 동물 출몰이 잦은 곳이었다. 노스리지는 5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접한 밴 나이스(508건), 실마(502건)가 뒤를 이었다. 그 외에도 샌피드로(483건)와 보일하이츠(447건), 파코이마(437건), 그라나다 힐스(404건), 리시다(403건) 등이 포함됐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동물 사체 동물 사체 동물 서비스 야생 동물

2024-09-04

조지아 연안서 야생 플라밍고 발견

조지아주 동부 연안에서 야생 플라밍고(홍학)가 발견됐다. 사진을 통해 플라밍고 서식이 확인된 공식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지아 동남부 브런즈윅 시의 휴양시설인 리틀 세인트 사이몬스 아일랜드(LSSI) 측은 지난달 29일 섬 인근에서 머무는 플라밍고를 발견했다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회사는 "25일부터 섬의 머틀 연못에서 4마리의 플라밍고 떼가 포착됐다"며 "지난해 가을 허리케인이 불어닥친 후 주 서식지인 남미를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LSSI의 오로라 파울러 생태학자는 식별 번호가 붙어있지 않은 것으로 말미암아 이들을 야생 플라밍고로 추정했다. 그는 "작년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동남부 및 남미 지역을 강타한 뒤, 많은 플라밍고가 이동 경로를 이탈했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실제 허리케인 발생 이후 야생 플라밍고는 펜실베이니아, 캔자스 지역까지 날아간 것으로 관찰됐다. 조지아주 천연자원부의 팀 키예스 생물학자 역시 플라밍고 출현을 두고 기후 변화보다는 폭풍의 영향일 것으로 분석했다.   브런즈윅 북부의 사바나 인근 포트 웬트워스 시에서도 비슷한 시기 플라밍고 목격담이 전해졌다. 사바나 지역매체 WSAV-TV는 지난달 25일 포트 웬트워스 주민 션 키스가 주택 연못에서 플라밍고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플라밍고 조지아 야생 플라밍고 플라밍고 출현 플라밍고 서식

2024-06-05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진짜 야생을 만나다, 옐로스톤

미국 국립공원의 아버지라 불리는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은 1872년, 미국 최초이자 세계 최초로 옐로스톤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했다.   대자연의 위대함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와이오밍 주, 몬태나 주, 아이다호 주에 걸쳐 있다. 자그마치 90만㏊(헥타르), 서울의 10배나 되는 어마어마한 규모다. 이 광대한 국립공원에서 그리즐리불곰, 흑곰, 회색늑대, 바이슨(아메리칸들소), 엘크 등 온갖 희귀 동물과 다양한 식물들이 생생한 자연의 생태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또한 현재도 활동 중인 화산대에 위치하고 있어 온천과 간헐천이 즐비하며, 특히 전 세계 간헐천의 60~70%에 해당하는 500여 개의 간헐천이 이곳에 밀집해 있다.   옐로스톤은 미국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136평방마일의 산정호수와 알래스카 다음으로 가장 많은 야생동물, 나이아가라 폭포의 2배가 넘는 폭포, 1만여 개가 넘는 온천, 그리고 1만피트가 넘는 산봉우리도 45개나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 보니 전 세계 여행자들이 죽기 전에 꼭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버킷리스트 여행지로 통한다. 평생소원을 이루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한 해에만 400만명에 달한다.   옐로스톤을 대표하는 간헐천은 올드 페이스풀이다. 19세기 탐사대가 물이 솟는 주기가 일정하다며 '오래된 믿음'이란 이름을 붙였다. 뿜을 듯 안 뿜을 듯, 여행자들의 속을 애태우는 올드 페이스풀은 보통 90분가량마다 8000갤런 이상의 온천수를 160피트 높이로 약 3분간 뿜어내는 환상적인 분출쇼를 펼쳐 보인다.   '물 구경'과 함께 여행자들이 열광하는 건 '동물 구경'이다. 멸종위기종인 그리즐리부터 1930년대 자취를 감췄다가 다시 돌아온 늑대, 바이슨 등 TV에서나 봤던 야생동물들을 예사롭게 마주치니 마치 세렝게티에 온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외에도 옐로스톤를 소개하는 사진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그랜드 프리즈매틱, 예측하기 어려운 증기 분출을 보여주는 스팀보트와 영롱한 옥색 물빛이 매력적인 에메랄드, 2단 폭포가 절경인 캐년 컨트리의 아티스트 포인트, 진흙 웅덩이들이 모여 부글부글 끓는 머드 볼케이노 등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옐로스톤은 남쪽에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레이크, 캐니언, 루스벨트, 매머드, 가이저 컨트리가 8자 형태의 도로로 연결돼 있다. 5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가 옐로스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시기이고 이왕 옐로스톤까지 갔다면 그랜티톤 국립공원을 함께 둘러보는 것이 좋다.     옐로스톤에서 191번 하이웨이를 타고 직진하면 만년설 얹은 산봉우리, 바닥이 보일 만큼 투명한 호수, 야생화 만발한 초원의 그랜티톤 국립공원이다. 엽서와 달력에 자주 등장하던 바로 그 비경이며, 200마일에 이르는 등산로까지 품고 있어 '미국의 알프스'로 평가받는다. 대부호 록펠러 가의 별장이 있던 곳으로 이 지역 52평방마일 상당의 땅을 기증하면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옐로스톤 야생 옐로스톤 국립공원 야생동물 나이아가라 호수 야생화

2024-04-25

첫 사진전 여는 수잔 황 화가 “알래스카는 내 영혼의 고향”

“알래스카를 처음 갔을 때 심장이 떨렸어요.”     화가이며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수잔 황(갤러리 두아르테 관장·사진) 작가가 첫 사진전 ‘알래스카’를 열며 소회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알래스카에서 영감 받아 지난 2022년에 연 5번째 개인전 ‘물길’에 이은 첫 사진전이다.     오는 19일부터 5월 4일까지 갤러리 두아르테에서 열리는 사진전에는 카메라 뷰파인더에 담은 살아있는 알래스카 진경 50여 점이 공개된다.     황 작가는 알래스카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이번 전시회를 준비했다. 알래스카는 그에게 영혼의 고향이다.     그는 20여 년 전 처음 크루즈 여행으로 알래스카에 첫발을 디뎠다. 명소를 중심으로 바다로 이어진 크루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문득 알래스카의 내륙이 궁금했다.     그로부터 알래스카 방문만 10여 회 이상. 10여 년 전부터는 본격적인 작품 사진을 찍기 위해 알래스카를 갔다.       관광철인 여름이 아닌 10월~4월 겨울의 알래스카에서 구석구석 출사를 다녔다. 정오가 될 때까지 해가 뜨지 않는 한겨울 극야 등 신비로운 알래스카에 완전히 매료됐다.   때로는 한 달 살기를 하며 차를 타고 무작정 가다가 뷰파인더에 경이로운 알래스카의 겨울을 담았다.     그는 “카메라 세 개를 차에 싣고 다니면서 바꿔가며 촬영했다. 원하는 색감의 풍경을 담기 위해 추운 줄 모르고 차에서 자다가 찍은 알래스카 겨울 풍광 사진도 다수”라고 설명했다.     황 작가에게 가장 인상 깊은 곳은 앵커리지에서 5~6시간 거리에 있는 페어뱅크스다. 툰드라 지역으로 키 작은 소나무가 듬성듬성 있는 만년설이 펼쳐진 곳이다.     알래스카 야생의 관문으로 여름에는 백야가 찾아오고 오로라가 밤하늘을 수놓는다.     10여 차례 알래스카를 오가면서 환상적인 풍광 속 그의 시선이 머무른 곳은 동네 화가들의 작품을 전시해 놓은 작은 갤러리들이었다.     황 작가는 2016년에 LA 한인타운에 갤러리 두아르테를 열었다. 로컬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커뮤니티에 소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그는 “커뮤니티의 양적 팽창과 함께 문화도 동반성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갤러리를 개장했다”며 “지역 커뮤니티의 문화 발전에 조그마한 보탬이 되기를 원하는 소박한 바람”이라고 설명했다.     ‘알래스카’ 전시 작품 대부분은 제목이 없다. 황 작가는 “작가의 감성이 투영된 알래스카 사진이 관객들을 통해 다시 한번 재해석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수잔 황 작가는 갤러리 두아르테 관장, 남가주한인미술가협회, 가톨릭미술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밀라노, 파리, 스페인에서 60여회 그룹전, 마이애미, 뉴욕, LA아트쇼에 참가했다.     알래스카 사진전 오프닝 리셉션은 오는 19일 오후 3~6시까지 갤러리 두아르테에서 열린다.   이은영 기자알래스카 사진전 알래스카 겨울 알래스카 진경 알래스카 야생

2024-04-15

야생고양이 천국인 시카고

시카고는 비공식적으로 야생화된 고양이의 천국이다.     이와 관련된 법안이 마련됐고 쥐가 많은 특성으로 인해 야생에서 자라는 고양이가 흔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카고 지역에는 약 30만 마리의 야생화된 고양이가 있는 것으로 비공식 집계되고 있다.     야생화된 고양이(feral cat)이란 인간과 거의 접촉하지 않는 개체로 인간을 두려워하고 스스로 먹이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특징이 있다. 또 실내에서 머물지 않고 집 밖을 돌아다니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일부 야생 고양이는 인간이 주는 먹이를 받아 먹고 만들어준 집에서 생활하지만 대부분은 거리에서 살아가는 특징이 있다.     이런 고양이들이 시카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는 지난 2007년 쿡 카운티가 야생 고양이와 관련된 법안을 통과시킨 뒤 발효했기 때문이다.     미국내 주요 대도시 중에서는 쿡 카운티가 유일하게 채택한 이 법안은 거리에서 지내는 고양이들을 잡아 중성화 시술을 시킨 뒤 다시 풀어주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이 마련된 이유는 이전까지는 카운티 동물국에서 야생 고양이 신고를 받으면 안락사를 시키면서 예산을 많이 집행했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 대신 개체 수를 유지하면서 고양이들을 안락사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관련 법이 제정된 이후로는 비영리단체에서 야생 고양이를 덫을 놓아 잡은 뒤 중성화 수술 후 다시 풀어주고 있다.     시카고의 야생 고양이 숫자가 많은 또 다른 이유는 주민들이 쥐를 잡기 위한 목적으로 야생 고양이를 기르고 있기 때문. 시카고는 전국에서도 쥐가 많은 도시로 유명한데 쥐를 잡는 습성이 강한 고양이를 길러서 집 안에 돌아다니는 쥐를 없애고자 하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Nathan Park 기자야생고양 시카고 현재 시카고 야생 고양이 카운티 동물국

2024-03-04

야생 레드베리 예찬

    이맘때(6월말~7월중순) 아침 일찍 산책을 나서면 길을 걸으며  빨갛게 열매 맺은 야생 레드베리를 찾곤 한다.    산책길에는 야생 레드베리 나무가 한 100그루도 넘게 자라고 있다. 베리는 마음이 간절한지 유난히 빨갛게 열매 맺고 눈길을 기다리는 듯 하다.  야생 레드베리는 그로서리에서 파는 레드베리보다 1/5도 안되는 크기지만 나무에서 직접 따 먹을 때 목을 타고 넘어가는 그 오묘한 맛은 무어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비타민이 충만해서인지 아니면 이슬에 맺힌 신비한 맛이 주는 기분인지 잘 모르지만 자연이 주는 기막힌 축복의 선물임은 틀림없다.   찬송가 'How Great Art'를 흥얼거리며 아침을 연다.  산책길 끝자락의 시냇물이 흐르는 곳에 다다르면 맨손체조와 요가를 한다. 심호흡을 하며 눈길을 돌리니 시냇물 내려가는 언덕 위로 빨갛게 잘 익은 야생 레드베리가 보인다. 체조를 중단하고 언덕을 타고 내려가다 비탈진 길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엉거주춤으로 일어나 조심스레 손을 뻗어 레드베리를 따서 먹는다.   누군가는 그깟 레드베리를 따려고 목숨까지 걸고 비탈길을 내려가느냐며 비웃을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나에게 소소한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데 가치는 충분하다.  퇴근해 저녁 식사 후 집 주변의 베리를 50-60개쯤 따서 물에 헹구어낸다. 한 10개를 먹었을 즈음 아침에 맛보았던 이슬을 머금은 레드베리의 신비한 맛이 더이상 나질 않는다. 일전에 산책길에 피어 오른 깻잎에 관한 수필을 쓴 적이 있다. 이맘때 나의 관심은 온통 베리에 쏠려 있다. 아침에는 레드베리와 블루베리를 꼭 먹는다. 지난 5월에는 블루베리 4뿌리를 사다 산책길에 심어 놓았었다.   매일 열매가 맺히기를 오매불망 기다리며 유심히 들여다 보아도 아직 열매를 맺기에는 나무의 성장을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참 신기하게도 이 기막힌 맛의 야생 레드베리를 사슴이나 기타 동물들은 따먹지 않는다. 듬성듬성 있는 이웃들도 관심이 없는지 베리를 따가는 사람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어느 누구도 길쌈도 안하고 가꾸지도 않지만 창조주 하나님께서 우리 불쌍한 생에게 내려 주시는 야생의 만나 열매가 아닐까.   올해도 7월 중순까지 열매 맺는 야생레드베리를 먹으며 혹서의 여름을 무난히 극복하면서 나만의 작지만 행복한 여름을 지내고자 한다.  레드베리 야생 야생 레드베리 산책길 끝자락 블루베리 4뿌리

2023-07-18

[이 아침에] 꽃피는 봄에

그놈들이 돌아왔다. 음력 설이 빨라 올해에는 봄이 일찍 올 것을 예상했는데, 역시 절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음력설이 지나자 바로 그놈들이 얼굴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놈들이란 우리 집 뒷동산에 피는 금잔화들이다.     우리 집은 뒤로는 집들이 없이 나지막한 언덕이며 나는 이 언덕을 뒷동산이라고 부른다. 그곳에는 이런저런 이름 모르는 풀과 옆집에서 슬금슬금 넘어온 선인장, 그리고 야생 해바라기가 자란다. 금잔화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10년쯤 전의 일이다. 어느 해 봄, 느닷없이 언덕 윗자락에 꽃이 피었다. 새들이 날라온 씨앗이 싹을 튼 것인지, 아니면 언덕 위 어느 집에서 내버린 씨앗인지 알 수 없다.     한번 발을 들여놓더니 매년 옆으로 아래로 조금씩 영토를 넓혀 이제는 아래위로 가득하다. 몇 년 전 비가 많이 내리던 봄에는 정말 볼만했었다. 그 후 몇 해 동안은 겨울에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는 가뭄이 계속되어 봄이 되어도 버짐 먹은 아이의 머리처럼 듬성듬성 나곤 했다. 지난겨울 내린 비에 마침내 제 세상을 만난 것이다. 처음에 한두 개 발견하고 나면, 그 주변을 시작으로 마치 팝콘 터지듯이 매일 기하급수적으로 그 수가 늘어난다. 햇살이 좋은 날이면 아침 다르고 저녁이 다르다.     계절이 바뀔 때면 계절풍이 부는데, 봄에 부는 바람은 확실히 가을바람과는 다르다. 가을에 바람이 불면 여름내 뜨거운 햇살에 마르고 거칠어진 가지에 달린 나뭇잎들은 찢겨 떨어져 바람에 날린다. 캘리포니아의 봄은 나무보다는 풀이 먼저 알고 싹을 틔운다. 바람이 부는 날이면 뒷동산에는 초록 풀과 알록달록 금잔화가 일사불란하게 물결친다. 풀 사이로 고개를 빼고 피어 있는 야생화는 마치 저 혼자 공간에 떠 있는 것 같은 입체감을 준다.     따스한 바람에 꽃과 풀은 물결치고, 새들은 지저귀며, 구름 한 점 없는 코발트 빛 하늘에는 높이 뜬 비행기가 가늘고 긴 비행운을 남기며 어디론가 날아간다. 보고 있노라면 의식하지 않아도 잠시 ‘멍’ 때리게 된다. 이별이나 외로움 따위의 쓸쓸한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라고 했던 모양이다.     아직 잎도 나지 않은 복숭아나무에도 꽃이 피었다. 이런 봄에 작은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인민군의 일원으로 전선에 나와 있던 작은아버지는 형님이 남한의 국군 장교라는 사실이 알려져 감시 대상이 되자, 종전을 앞두고 부대를 탈출해 남한으로 투항했다. 그 후, 포로가 되었다가 남한에 남았지만, 인민군 출신이라는 이유로 경찰의 감시대상이 되었다. 결국 미래가 불투명한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오게 되었다.     작은아버지를 끝으로 우리 집 실향민 세대는 모두 돌아가셨다. 북한 땅에는 만나본 적 없는 사촌들이 살고 있다. 원론적으로는 통일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더 이상 통일은 내게 절실하지 않으며 큰 의미도 없다.     작은 아버지는 미리 화장 패키지를 마련해 두셔서, 이달 중순에 화장이 끝나면 바다에 나가 재를 뿌릴 것이다. 그때쯤이면, 우리 집 뒷동산의 금잔화는 절정에 이를 것이다. 부디 꽃피는 고향에서 먼저 가신 부모 형제를 만나 편히 쉬시기를 기원한다. 고동운 / 공무원이 아침에 금잔화가 모습 화장 패키지 야생 해바라기

2023-02-19

[이 아침에] 꽃피는 봄에

그놈들이 돌아왔다. 음력 설이 빨라 올해에는 봄이 일찍 올 것을 예상했는데, 역시 절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음력설이 지나자 바로 그놈들이 얼굴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놈들이란 우리 집 뒷동산에 피는 금잔화들이다.     우리 집은 뒤로는 집들이 없이 나지막한 언덕이며 나는 이 언덕을 뒷동산이라고 부른다. 그곳에는 이런저런 이름 모르는 풀과 옆집에서 슬금슬금 넘어온 선인장, 그리고 야생 해바라기가 자란다. 금잔화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10년쯤 전의 일이다. 어느 해 봄, 느닷없이 언덕 윗자락에 꽃이 피었다. 새들이 날라온 씨앗이 싹을 튼 것인지, 아니면 언덕 위 어느 집에서 내버린 씨앗인지 알 수 없다.     한번 발을 들여놓더니 매년 옆으로 아래로 조금씩 영토를 넓혀 이제는 아래위로 가득하다. 몇 년 전 비가 많이 내리던 봄에는 정말 볼만했었다. 그 후 몇 해 동안은 겨울에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는 가뭄이 계속되어 봄이 되어도 버짐 먹은 아이의 머리처럼 듬성듬성 나곤 했다. 지난겨울 내린 비에 마침내 제 세상을 만난 것이다. 처음에 한두 개 발견하고 나면, 그 주변을 시작으로 마치 팝콘 터지듯이 매일 기하급수적으로 그 수가 늘어난다. 햇살이 좋은 날이면 아침 다르고 저녁이 다르다.     계절이 바뀔 때면 계절풍이 부는데, 봄에 부는 바람은 확실히 가을바람과는 다르다. 가을에 바람이 불면 여름내 뜨거운 햇살에 마르고 거칠어진 가지에 달린 나뭇잎들은 찢겨 떨어져 바람에 날린다. 캘리포니아의 봄은 나무보다는 풀이 먼저 알고 싹을 틔운다. 바람이 부는 날이면 뒷동산에는 초록 풀과 알록달록 금잔화가 일사불란하게 물결친다. 풀 사이로 고개를 빼고 피어 있는 야생화는 마치 저 혼자 공간에 떠 있는 것 같은 입체감을 준다.     따스한 바람에 꽃과 풀은 물결치고, 새들은 지저귀며, 구름 한 점 없는 코발트 빛 하늘에는 높이 뜬 비행기가 가늘고 긴 비행운을 남기며 어디론가 날아간다. 보고 있노라면 의식하지 않아도 잠시 ‘멍’ 때리게 된다. 이별이나 외로움 따위의 쓸쓸한 단어와는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라고 했던 모양이다.     아직 잎도 나지 않은 복숭아나무에도 꽃이 피었다. 이런 봄에 작은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인민군의 일원으로 전선에 나와 있던 작은아버지는 형님이 남한의 국군 장교라는 사실이 알려져 감시 대상이 되자, 종전을 앞두고 부대를 탈출해 남한으로 투항했다. 그 후, 포로가 되었다가 남한에 남았지만, 인민군 출신이라는 이유로 경찰의 감시대상이 되었다. 결국 미래가 불투명한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오게 되었다.     작은아버지를 끝으로 우리 집 실향민 세대는 모두 돌아가셨다. 북한 땅에는 만나본 적 없는 사촌들이 살고 있다. 원론적으로는 통일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더 이상 통일은 내게 절실하지 않으며 큰 의미도 없다.     작은 아버지는 미리 화장 패키지를 마련해 두셔서, 이달 중순에 화장이 끝나면 바다에 나가 재를 뿌릴 것이다. 그때쯤이면, 우리 집 뒷동산의 금잔화는 절정에 이를 것이다. 부디 꽃피는 고향에서 먼저 가신 부모 형제를 만나 편히 쉬시기를 기원한다. 고동운 / 가주 공무원이 아침에 금잔화가 모습 화장 패키지 야생 해바라기

2023-02-08

고속도로서 야생 퓨마 차에 치어 숨져

시카고 인근 고속도로에서 야생 맹수 퓨마(Mountain Lion)가 차에 치어 숨져 학계의 관심이 쏠렸다.   17일 일리노이 천연자원부(IDNR) 발표에 따르면 전날 시카고에서 서쪽으로 약 80km 떨어진 디캘브 카운티의 88번 주간 고속도로(I-88)에서 퓨마가 자동차에 치이는 사고가 있었다.   해당 고속도로를 관할하는 일리노이 주경찰은 퓨마 사체를 IDNR로 이송했고 IDNR 야생동물 연구팀은 이를 일리노이대학(UIUC)으로 보냈다.   당국은 "일리노이대학에 퓨마 사체 부검을 의뢰했다"며 "유전자(DNA) 분석을 통해 원서식지, 중서부 서식지와 이동경로 등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IDNR 전문가들은 사고를 당한 퓨마가 지난 9월 디캘브에서 서쪽으로 약 120km 떨어진 화이트사이드 카운티의 사유지 폐쇄회로TV(CCTV)에 포착된 퓨마와 같은 개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연방 농무부(USDA)도 이를 확인했다고 시카고 WGN방송은 전했다.   아울러 IDNR은 이달 초 일리노이주 서부 지역에서 목격 신고된 또 다른 퓨마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퓨마는 네브래스카주 당국이 2021년 11월 목에 위치추적기(GPS)를 달아놓은 개체로 아이오와주를 거쳐 일리노이주까지 이동했다고 당국은 밝혔다.   북미 토종 동물인 퓨마는 쿠거, 팬서, 아메리카 사자, 산 사자 등으로 불리는 큰 고양이과 맹수로 몸 길이가 약 2~2.5m, 체중이 약 30~100㎏에 달하며 사슴, 토끼, 너구리 등 먹잇감이 충분한 평원이나 숲지대에 서식한다. 1870년대까지 일리노이주를 비롯한 중서부 지역에 번성했으나 해를 끼치는 동물로 간주돼 사냥의 표적이 되고 서식지가 훼손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나 학계는 2012년 "네브래스카,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등에서 퓨마 서식지가 발견됐으며 이들이 차차 동쪽으로 분산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학자들은 시카고 인근에서 발견된 퓨마들은 대부분 사우스다코타주의 블랙힐스 국유림지에서 온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시카고 주택가에서 야생 퓨마가 발견돼 경찰에 의해 사살됐으며 2018년에도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 인근에서 퓨마를 봤다는 주민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인근 지역에 경계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퓨마가 사람을 공격하는 일은 흔치 않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 지난 100년간 약 130차례 퓨마의 공격이 보고된 바 있으며 이로 인해 숨진 사람은 최소 27명으로 집계됐다.   IDNR은 퓨마 목격 신고를 종종 받지만 대다수는 몸집이 큰 길고양이거나 붉은 스라소니라고 전했다. 이어 "쿠거와 마주칠 경우 절대 뛰어 달아나서는 안된다"며 먹잇감을 쫓는 본성을 자극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똑바로 서서 가급적 키를 커보이게 하고 두 팔을 휘두르거나 돌을 던지며 큰 소리를 내라. 퓨마와 눈을 맞추고 서서히 뒤로 물러서서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고속도로 야생 야생 퓨마 퓨마 서식지 퓨마 사체

2022-10-18

조지아 뱀 주의보

조지아 뱀 주의보       뱀이 가장 많아지는 계절이 오면서 골프나 등산 등 야외활동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뱀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에 눈에 더 띌 수는 있어도, 뱀의 개체 수가 가장 많아지는 것은 8~9월이다. 조지아주에 서식하는 뱀 46종 중 대부분이 지금 부화하거나 태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쥐잡이뱀, 구렁이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뱀은 알에서 부화하지만, 방울뱀과 코퍼헤드 독사는 새끼를 낳는다. 또 태어난 어린 뱀의 대부분은 첫 1년을 넘기지 못하고 날씨, 스트레스, 질병, 로드킬 등의 이유로 죽는다.     조지아에서 야외활동 시 특히 주의해야 하는 뱀은 독사 6종으로, 팀버·케인브레이크 방울뱀, 피그미 방울뱀, 동부 다이아몬드 방울뱀, 코퍼헤드 독사, 물뱀, 동부 산호뱀이 있다.     조지아 독성물질센터에 따르면 뱀에 물리는 주민은 매년 400~500명에 달하며, 그 숫자는 해마다 늘고있다. 이 중 대부분이코퍼헤드 독사에게서 물린 사례다.     위트 깁슨 조지아의 베테랑 뱀 전문가는 애틀랜타저널(AJC)에 "코퍼헤드는 위협을 느끼면 남동부에 서식하는 다른 어떤 독사보다 공격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뱀에 물렸다고 해서 무조건 생명에 위협이 있지 않지만,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간단하게는 물린 부위 주변이 붓거나 물집이 생기고 극심한 통증이  느껴진다. 심하면 메스꺼움, 설사, 호흡곤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약 뱀에 물렸다면 2차 공격을 당하지 않도록 뱀에서 멀리 떨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당장 큰 증상이 없더라도 응급실을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 움직이지 않고 차분하게 앉아있어 뱀독이 몸 안에서 빨리 안 퍼지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뱀은 인간이 해충으로 간주하는 쥐를 포함한 설치류를 먹기 때문에 생태학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매우 유익하다. 따라서 조지아에서는 독이 없는 뱀을 죽인 사람은 1000달러 의 벌금과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윤지아 기자뱀 조지아 야생 독사

2022-08-26

조지아 조류독감 발생에 비상

올해 최초로 조지아주에서 전염성이 높은 조류독감이 발생했다.   게리 블랙 조지아 농무부 국장은 2일 긴급 화상 기자회견을 열고 조지아 동남부인 툼스 카운티의 한 농장에서 조류독감 사례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블랙 국장에 따르면 이번에 발견된 조류독감은 조지아주에서 가축화된 조류에서 발생한 올해 최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사례이다.   블랙 국장은 "조지아 주는 미국 최대의 가금류 산업을 가지고 있고, 만약 조류 독감이 상업적인 운영으로 확산된다면 가금류 농부들뿐 아니라 주 전체 경제에도 파괴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지아주는 미국 최고의 닭고기 생산지이며 가금류 산업의 규모는 약 280억 달러 정도이다. 이는 조지아주의 한해 주 예산과 맞먹는 액수이다.   농무부는 해당 농장에서 감염된 닭, 칠면조, 오리 등의 조류들 약 350마리 이상을 폐처분 할 예정이다. 조지아 가금류 연구소는 현재 해당 발생지의 6마일 이내의 모든 상업용 가금류 농장에서 조류의 확진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조류독감이 다른 상업용 조류들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문가들은 농장 주인들이 의심 사례를 보고하고, 가금류 농장에 드나드는 사람들에 대한 위생 보안 프로토콜을 유지하라고 경고했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로 알려진 이 바이러스는 지난 4월 사체로 발견된 대머리 독수리 세마리를 포함해 조지아주 야생 조류에서 검출된 바 있다. 현재까지 조지아주 해안지역의 야생 조류 11마리가 이 바이러스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조류독감이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박재우 기자조류독감 조지아 조류독감 사례 조지아주 야생 조지아주 해안지역

2022-06-03

[시로 읽는 삶] 야생적 상상력

이제 어섯눈 뜨기 시작했어. 천일동안 미완성의 시를 썼지. 그러면 다음날 새로운 백지가 머리맡에 놓여 졌어. 미완성의 시를 쓰는 것. 그것이 지상에서 내가 사는 유일한 길이었어   -이재훈 시인의 ‘시인 세헤라자데’ 부분       지난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국제콘퍼런스에서 코웨이 이해선 대표가 ‘야생적 상상력’에 대해 언급하는 영상을 보았다. 앞으로의 세상은 야생적 상상력이 더 많이 요구된다고 했다. 예술 분야에서 활용되던 문화적인 대유법이 경계 없이 비즈니스와 생활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고도 했다.     기 소르망이 “한국인들은 야생적 사고(Bold thinking)가 뛰어나다”라고 한 말을 인용하면서 야생적 사고를 넘어서 야생적 상상력을 발휘해 세계를 감각해야 한다고 했다. 칼럼니스트이며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은 서구 지성 중 친한파로 불리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한국인들에게 우호적인 발언도 하지만 때로 쓴소리도 서슴지 않는다.   야생적 상상력이라는 말이 오래 마음을 맴돌았다. 경영일선에서도 상상력이 핵심키워드라는 것, 뭣보다도 야생이라는 말이 낯설지만 깊이 들어왔다.   야성적 사고라는 개념은 1962년 출간된 레비스트로스의 저서 ‘야생의 사고’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당시 문명인을 자처하던 서구 사회의 우월감에 반한 철학적 기조다.   ‘야생의 사고’는 주술적, 구체적, 신화적 사고를 통칭하며 원시사회보다 문명화된 서구사회가 우월하다고 보는 사고방식을 깨는 데 기여했다. 원시사회는 문명인의 이성, 합리성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 야생의 사고는 유연하고 즉흥적이되, 조화와 조정을 이루며 상황에 맞게 ‘변환’할 수 있게 한다는 게 레비스트로스의 논조였다. 유연성 면에서 문명적 사고보다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문명인의 사고는 범주화로 인해 추상적인 것에 반해 야생의 사고는 개별적인 사물에 대해서 더욱 구체적이고 객관적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고방식이라고 했다.   이 시대 제1의 언어는 ‘디지털’이라고 한다. 디지털은 이미 우리 삶의 분기점을 넘어섰다는 말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것이다. 일상생활에서조차 디지털의 기능을 배제할 수 없게 되었다.   메타버스라는 말도 자주 듣는다. 초월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를 합성한 신조어다. 아직 뚜렷한 개념은 확립되지 않았지만 이 개념은 점점 경제나 문화, 예술 전반에 통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메타버스라 일컫는 가상공간의 세계가 어떻게 펼쳐질지 아직은 누구도 잘 모른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현기증이 날 만큼 빠르게 변해간다. 앞으로는 더 가속화될 것이다. 이런 세상에 신화적인 상상력이 요구된다는 건 다소 낯설다.   야생적 상상력이란 언어 이전의 차원, 원시 부족사회의 신화적 발상체계이기도 하겠다. 그렇다면 인간의 존재성 자체가 위협당하는 것 같은 디지털시대에 요구되는 상상력의 세계란 어떤 의미일까. 과학이 끌고 가는 세상에서, 우주적이며 신화적 상상력의 수용을 통해 예술은 물론 경제와 문화 전반의 미래가 있다고 보는 한 경영인의 말이 시를 쓰는 내게도 오래 남는다. 조성자 / 시인시로 읽는 삶 상상력 야생 야생적 상상력 신화적 상상력 야생적 사고

2022-01-04

개체수 급증 백두산 호랑이 중국·러시아서 낮에 잇단 출몰(종합)

고침내용 : [제목 변경, 새끼 호랑이가 발견된 지점에서 이튿날 성체가 발견된 내용 추가.]개체수 급증 백두산 호랑이 중국·러시아서 낮에 잇단 출몰(종합)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최근 수년간 개체 수가 급증한 야생 백두산 호랑이(중국명 동북 호랑이)가 중국과 러시아에서 잇따라 출몰했다. 야행성이라 주로 야간에 출현했던 것과 달리 한낮에 목격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3일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새해 첫날인 지난 1일 주(朱)모 씨가 지린(吉林)성 훈춘(琿春)시 산다오거우촌에서 촬영한 야생 새끼 호랑이 동영상이 올라왔다. 이 동영상에는 산속에 있던 새끼 호랑이가 주 씨를 발견하자 몸을 돌려 달아나는 모습이 담겨 있다. 호랑이는 달아나다 잠깐 멈춰 주 씨를 돌아본 뒤 다시 산속으로 사라졌다. 주 씨는 이튿날인 2일 낮에 같은 지점에서 성체 호랑이와 조우했다. 이 어미 호랑이는 주씨 일행이 탄 차가 지나가는 길을 가로질러 숲으로 들어간 뒤 잠시 엎드려 주씨 일행을 응시하다가 숲속으로 자취를 감췄다.   주씨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 귀여운 모습을 한 새끼 호랑이는 인기척이 나자 황급히 달아났으나 어미 호랑이는 전혀 개의치 않는 듯 꽤 오래 엎드려 있다 서서히 숲속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주씨는 "호랑이띠 해를 맞아 이틀 연속 야생 호랑이를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지만 무서워 감히 차에서 내릴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0일에도 훈춘에서 한낮에 성체 백두산 호랑이가 목격됐다. 목격자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찍은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뒤 "차를 타고 가다 2m 앞에서 길을 막아선 호랑이와 마주쳤다"며 "순순히 길을 내주고 숲속에서 우리가 떠나는 것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6일에는 중국 접경 지역인 러시아 극동부 유대인 자치구에서 성체 호랑이 1마리와 새끼 2마리가 어둠 속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잡혔다. 아무르타이거센터가 설치한 비디오카메라에는 폭설 속 먹잇감을 찾으러 나온 어미와 4∼5개월 돼 보이는 새끼 호랑이들이 주위를 살피는 모습이 40초가량 담겼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 접경지역은 야생 백두산 호랑이 집단 서식지로, 출몰이 빈번하지만, 야행성이라 한낮에 지근거리에서 사람들과 마주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전문가들은 개체 수 증가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밀림에 국한됐던 야생 호랑이들의 먹이활동 영역이 넓어지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당국이 작년 10월 지린과 헤이룽장 일대 1만4천100㎢를 백두산 호랑이 및 표범 국가공원으로 지정하는 등 지속적인 보호에 나서면서 이 일대 서식 호랑이는 2017년 27마리에서 50여 마리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전문가들은 개체 수가 늘면서 야생 호랑이 근친교배가 일어나고 있으며, 유전병 유발과 열성 유전자 구현으로 인해 지속가능한 생존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중국 개체수 새끼 호랑이들 백두산 호랑이 야생 호랑이들

202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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