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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쓴 열매

오늘 아침 동네를 걷다가 잘 익은 열매를 발견했다.
 
먹어도 괜찮을까. 잠깐 망설이다가 너무나 젊게 보여 하나를 입에 넣었다
 
몹시 쓴 열매였다. 뱉을까 하다가 음미했다
 
한두 주 있으면 산책로에는 오디가 익을 것이다
 


지난 해에는  따다가 잼을 해 먹고
 
술을 담구어 가족들과 나누어 마셨다
 
이어서 블루베리, 라즈베리가 열릴 것이다
 
 
 
늦가을이 온다. 싱싱했던 열매가 쭈그려 들고
 
기운 없이하나둘 땅에 떨어진다
 
나는 찬 바람을 피하려 옷깃을 여민다
 
긴 겨울, 야생 과실수는 헐벗은 몸으로 모진 바람을  맞는다
 
 
 
(이름도 모르는 과일을 먹고, 어디서 재배했는지
 
모르면서 와인을 마신다)
 
쓴 과일은 써서 좋고, 단 것은 달아서 좋다
 
늙어 찌그러진 과일은 나름대로의 향기가 있다
 
뭐든지 제대로 익으면 아름답다

최복림 /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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