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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힙(hip)한 한옥마을

한류 덕분인지 아이들은 자신들이 한국인임을 무척 자랑스러워한다.   “한국 사람들은 스마트해요. 음악, 드라마, 영화 잘 만들어요. 나는 한국 이름을 가진 것이 근사해. 엄마, 온 가족이 함께 한국에 가자.”   우리는 미국에서 결혼했고 한국에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물론 아이들도 한국 호적에 올리지 않았다. 남편이 영주권자일 때 아이를 낳아서 홍준표 법(지랄 같은 법)으로 이중국적이 되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한국 이름이라서 잘못 걸리면 군대에 끌려갈지도 모른단다.     “군대 가도 괜찮아요. 한국에 가고 싶어요”   아이들 말에 힘을 얻어 일정을 짜라고 했다. 물론 우리 부부가 여행 비용을 전부 지불하는 것이다.     서울 첫날, 종로3가 인사동에 있는 호텔에 짐을 풀고 저녁 먹으러 밖에 나갔다. 그야말로 불야성이다. 젊은이들로 넘쳐난다. 그렇게도 많은 사람이 몰려다니며 술 마시고 취해서 떠들어도 주변에 경찰 한 명 볼 수 없었다. 밤 문화를 활기차게 사고 없이 즐기는 그들이야말로 동방예의지국의 후손답다.   다음 날 새벽, 남편과 해장국 집을 찾아 나섰다. 그 많던 음식점 앞 포장마차가 포장을 내려서인지 완전히 다른 길거리로 보였다. 청소부 아저씨들이 전날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쓰레기를 치우는 고요한 고국을 걷는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았다. 60년 된 후줄근한 국밥집에 들어가 막걸리와 국밥을 먹었다. 가격도 싸고 꽤 맛있다.     아이들과 함께 북촌 한옥마을 쪽으로 걸었다. 골목을 돌다가 아이들은 빵집으로 나는 그 옆 김밥집에 들어갔다. 김밥을 싫어하는 남편은 ‘김밥 먹으려고 한국에 왔냐?’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래, 나 김밥, 오뎅, 떡볶이 먹고 싶어 한국에 왔다. 어쩔래.’ 하는 심사로 남편과 눈 맞춤을 피했다. 밖에 우뚝하니 서 있던 남편이 슬쩍 들어와 내 옆에 앉았다.     “그렇게 맛있어?”     오뎅을 먹어보더니 김밥도 집어 먹었다. 아이들도 빵을 사 들고 와서 합세했다. 맛있다고 계속 주문했다.  “아들이 둘인가 봐요? 나는 셋인데.”   식당 주인아줌마가 물었다. 아줌마의 든든한 아들 셋이 주방과 홀에서 각자 일을 하다가 우리에게 인사했다. 선한 인상들이다. 맘씨 좋은 아줌마의 한마디가 왜 그리도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따뜻하게 들리던지! 여행 중에도 아이들은 아들 셋 아줌마 김밥이 제일 맛있다며 다시 한번 가자고 했지만, 시간상 인사동에는 갈 수 없었다.   저녁에는 호텔 앞, 힙(hip)하다는 익선동 골목을 걸었다. 익선동은 100년 전 서민을 위해 지어진 15평 미만의 조용한 한옥마을이었다. 2010년부터 한옥을 변경한 작은 카페들과 상점들이 줄지어 들어서서 젊은이들의 데이트코스가 되었다. ‘젊음이 좋긴 좋구나.’ 부러운 눈으로 그들을 쳐다보며 우리 부부처럼 나이 든 사람들은 이 시간에 뭘 하고 있을까? 궁금했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한옥마을 hip 북촌 한옥마을 한국 이름 아줌마 김밥

2023-12-01

[이 아침에] 노랑나비

마른 나뭇가지에 탐스러운 꽃봉오리가 움튼다. 어떻게 알아차렸는지 꽃봉오리 주변에 노랑나비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하늘하늘 춤추는 화사한 나비들은 노란 꽃의 영혼이 피어남을 알리는 전령사일까.     싸한 가을바람 속 우리 집 화단에서는 감사의 계절을 맞아 나비와 꽃의 한바탕 축제가 막을 올리는 것 같다. 요염한 노란 꽃 위에 노랑나비들의 흥겨운 춤사위는 눈부시게 현란하다. 화사하게 단장을 마친 노란 꽃은, 웨딩마치에 따라 한 걸음씩 발을 내딛는 새신부같이 수줍어하면서 조심스레 꽃을 피워간다.    해가 떠오르면 환하게 벙그는 꽃은 나의 희망이고 기도이다. 내일은 어느 곳에서 예쁜 꽃이 고운 마음을 열까 조바심하면서 기다린다. 꽃들은 나의 바람을 눈치챈 듯, 앙증맞은 꽃망울을 하나씩 터트리며 자신만의 세상을 황홀하게 열어간다. 노란 꽃들이 줄지어 환상적인 세상을 펼치자, 부지런한 나비들은 기다렸다는 듯 분주해진다. 푸른 하늘에 간단없이 직선과 곡선을 그어가며 현란해지는 나비들의 춤사위는, 신명 난 사물놀이꾼의 몸짓같이 흥겹기만 하다..     나비는 어디에서 태어나 영혼과 육신을 이곳에 나투는 것일까. 할딱할딱 온종일 날갯짓을 하면서 꽃마다 점을 찍는 나비. 나풀거리며 날아다니는 모습에서 부르던 ‘날비(낣이)’가 ‘나비’라는 이름이 되었다고 한다.    나비는 행운이나 아름다움, 그리고 사랑의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죽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날개의 색에 따라 행운과 불운이 정해지는데, 노랑나비는 좋은 뜻으로, 하얀 나비는 죽음의 의미로 통한다. 가냘픈 날개에는 삶의 축복과 죽음의 어두움이 함께 들어 있는 것이다. 모든 생명체의 숙명처럼 나비도 삶을 영위하면서 죽어가고, 죽음 속에 삶이 숨 쉬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리 보면 삶과 죽음은 한 몸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나비의 변신은 다양하다. 화사한 아침 온몸을 단장하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돋보이려는 요염한 여인으로 변했다가, 아른거리는 날갯짓으로 아장아장 걸음을 떼는 앙증맞은 어린아이로도 변신하는가 하면, 암술과 수술을 맺어주는 극성스러운 중매쟁이 아줌마로도 되었다가, 애벌레에서 파격적으로 하늘을 비상하는 나비가 되기도 하며  결단력 있는 힘센 남자로도 변신하기도 한다.     애벌레의 몸을 뚫고 불끈 하늘로 비상하는 나비의 영혼. 영구 불멸의 혼은 하늘에 올라 신의 경지까지 등극하는지, 여리디여린 날개로 하늘과 땅을 연결하여 무덤가의 죽음과 세상의 삶을 이어 주기까지 한다.     가냘프고 여리지만 다양한 변신으로 불가해한 힘을 뿜어내는 노랑나비에 마음이 머문다. 문득 오늘 하루 노랑나비가 되고 싶어진다. 세상일을 모두 내려놓고, 한 마리의 노랑나비로 변신하여 피안과 차안을 넘나들며 나르바나의 세상에 흠뻑 빠지고픈 꿈을 꾼다. 김영애 / 수필가이 아침에 노랑나비 중매쟁이 아줌마 꽃봉오리 주변 피안과 차안

2023-11-21

선캡 쓴 ‘아줌마’ 댄스팀 떴다

미주 지역 한인 아주머니들의 활기찬 몸짓이 중년 여성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온라인 매체 넥스트샤크는 최근 ‘여성의 날'을 맞아 고정관념을 깨는 '아줌마(ajumma)들의 플래시몹 댄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 매체는 “샌디에이고 지역 한인 중년 여성들로 구성된 댄스 크루인 ‘아줌마 EXP(ajummaEXP)’가 수많은 여성에게 기쁨을 선사하고 있다”며 “지난 8일에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샌디에이고 지역 길거리에서 공연을 펼쳤다”고 전했다.   아줌마 EXP는 현재 30여명의 중년 여성들로 구성돼있다.   이 그룹의 리 앤 김 공동설립자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공연을 위해 5개월 이상 연습 기간을 거쳤다”며 “안무부터 의상까지 우리가 직접 준비하면서 멤버들 사이에 특별한 '동지애' 같은 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댄스 그룹이라고 해서 춤에 일가견이 있는 아주머니들이 모인 게 아니다. 미소와 에너지를 되찾고 수많은 중년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자는 것이 댄스 그룹을 결성하게 된 핵심 이유다.   김 공동설립자는 “춤을 단 한 번도 춘 적이 없는 아줌마들이 대다수인데,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는 용기와 나이가 들수록 더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을 전 세계에 공유하고 싶었다”며 “중년 여성을 뜻하는 '아줌마'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지만 우리는 자부심을 갖고 '아줌마'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되찾고 있다”고 전했다.   아줌마 EXP는 5개월의 준비 끝에 샌디에이고 지역 치카노공원, 패션밸리몰, 미션 비치 등에서 플래시몹 댄스 공연을 진행했다.   '플래시몹'은 사전에 서로 미리 약속해놓은 사람들끼리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 정해진 행동을 함께하고 사라지는 일종의 놀이 문화로 최근 생겨난 신조어다.   아줌마 EXP의 멤버 조세린씨는 “온종일 즐겁게 춤을 추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연습을 했던 것 같다”며 “공연을 하는 동안 길거리의 사람들을 비롯한 가족, 친구 등 모두가 미소 짓는 것을 보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아줌마 EXP는 웹사이트(ajummaEXP.com)를 통해 “우리는 나이가 들며 보다 현명해지고, 자신을 위해 웃을 수 있는 치열한 여성들로 구성된 댄스 크루”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아줌마'의 정의를  요즘은 ‘아줌마’라는 호칭이 일종의 모욕과 같은 부정적 의미로 쓰이지만, 우리는 치열하게, 끈질기게, 평생을 도전을 견디며 살아왔다. 아줌마는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그들 자신이 되고 싶은 사람이 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아줌마라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규정했다.   이들의 플래시몹 공연은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서 백악관에 초청을 받는가 하면, 유명 한인 2세 래퍼인 '덤파운디드(Dumbfoundead)'의 뮤직비디오에도 참여했다.   김 공동설립자는 “우리는 '아줌마'라는 중년 여성의 부정적 이미지와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댄스 경험도 필요 없고 한인이나 아시아계가 아니어도 좋다.'아줌마'라면 웹사이트를 통해 누구나 멤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줌마 EXP는 지난 2017년 9월에 설립됐다. 샌디에이고 지역 TV 방송국에서 앵커로 활동하던 리 앤 김씨와 회계사인 소냐 손씨가 여성들을 위해 만든 댄스 크루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아줌마 플래시몹 댄스

2023-03-27

[시로 읽는 삶] 맹목적이지만 치열한

너의 서식지는 날짜 변경선이 지나는 곳, 어제와 오늘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오늘도 나의 다짐은 추락하지 않고, 가벼워질 대로 가벼워진 나의 착란은 뼈마저 버린다 너는 결코 이방(異邦)이 아니다 태초부터 회귀점이다.   -김종화 시인의 ‘맹목’ 부분       청소년들의 문화라고만 여겨지던 팬덤 문화가 언제부터인가 삼사십 대는 물론 중장년층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이웃에 사는 사십 대 여성은 방탄소년단이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는 보도를 듣고 큰 충격에 빠져 있다. 그녀는 지난해 방탄소년단의 팬클럽인 ‘아미’에 가입했다고 상당히 들떠 있었다.   아미에 가입하고 신이 나 있던 그녀에게 아미 가입이 무슨 의미냐고 물었더니 아미에 가입하면 아미카드가 배송되고, 아미카드가 있으면 방탄소년단의 공연 티켓팅 할 때 선 예매는 물론 각종 혜택이 주어진다는 것이다. 팬으로서의 자부심은 물론 팬들끼리의 유대감도 누릴 수 있어 좋다고 했다.   특정 연예인을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팬들의 집단을 팬덤, 그런 사회현상을 팬덤 문화라고 하는데, 팬덤이란 열광자·광신자라는 뜻의 ‘fanatic’, 영토를 뜻하는 ‘dom’이 합쳐진 합성어로 열성 지지자들을 일컫는다.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에게 열광하며 조직된 팬클럽의 유래는 꽤 오래전이겠지만 우리에게 표면화된 것은 80년대 가수 조용필의 등장 이후 감성 소녀들의오빠 부대로 보는 예가 많다. 90년대 PC 통신의보급으로 스타와 팬들의 소통이 용이해지고 팬클럽이 조직화·활성화되었다.   2000년대 새롭게 등장한 팬덤 문화에는 ‘아줌마, 아저씨’들이 있다. 스타에 열광하던 십 대 팬들이 아줌마·아저씨가 되고도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한다. 조용필의 아줌마·아저씨 팬들은 기존의 팬클럽인 ‘위대한 탄생’ 외에 그들만의 팬클럽인 ‘이터널리’를 만들기도 하고 이제는 24시간 조용필의 노래만을 방송하는 인터넷 방송 ‘조용필 방송국’까지 차렸다고 한다.   대중문화평론가들은 스타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대중에게 사랑받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그들의 기쁨과 환희를 대리만족하고 싶은 욕구 때문이라고 한다. 사랑받는 존재가 되려는 인간의 기본 욕구가 작용하는 것, 그들의 삶에 투시되어 그들의 후광을 같이 나눌 수 있다는 착각 때문이다. 그래서 다소의 사회적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대중에게 사랑받는 사람들은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스타란 그들만의 아우라를 지니고 대중을 흡입하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정 연예인을 선호하고 지지하는 일이 밋밋한 일상에서 활력소가 되어준다면 크게 나무랄 일은 아닌 듯하다. 마음이 가는 대로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이야말로 건조함에서 들이켜는 생수 아닐까 싶다.   사람은 연대하기를 좋아한다. 혼자이기보다 다수일 때 저변이 확대된다. 팬클럽 역시 그들만의 연대의식으로 커가며 좋아하는 스타를 진정한 스타가 되도록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사람은 뭔가에 열광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열광할 때 분출되는 내적 열기는 에너지가 되기도 한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형성되는 감각과 지각이 긍정성을 되어 삶의 단비가 되듯이 팬클럽 역시 순기능의 역할이 큰 것 같다. 조성자 / 시인시로 읽는 삶 맹목 조용필 방송국 팬덤 문화 아줌마 아저씨

2022-06-21

[늘어나는 아줌마 취업 <하> 세일즈·서비스] 일하는 시간 자유로워…방문판매 떴다

#결혼 7년차 민디 길(34)씨는 2년 전만 해도 산후 우울증에 시달려야 했다. 전업주부로 또 2명의 아이를 출산하면서 결혼하기 전의 활달한 성격마저도 사라 진지 오래였다. 길씨는 "우울증 때문에 일을 시작했다. 당시 작은 애가 막 돌을 지나서 일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코디라는 직업은 다른 직종과는 좀 다르다"며 "살림에 보탬도 되지만 아직 어린아이들을 육아하는데 있어서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다"고 말했다. 스케줄 조정을 직접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아플 때는 고객들에게 직접 양해를 구하고 시간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길씨는 "일하기 전에는 부엌에 들어가지도 않던 남편이 이제는 집안일도 도와주고 외조도 잘 해준다"고 자랑도 곁들였다. 주부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방문판매다. 특히 생활가전용품 분야에서의 아줌마 파워는 그 시너지가 가장 큰 분야다. 또 다른 직종에 비해 시간을 자유롭게 일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주부들이 도전하고 있다. 2007년 미주시장에 진출한 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생활가전업체 웅진코웨이는 방문판매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코디'(Coway lady의 약자) 조직을 내세우고 있다. 사용자가 주부라는 점에 착안해 도입된 시스템이다. 현재 웅진코웨이 미주법인에 종사하고 있는 코디 수는 61명. 대부분이 30대 중분에서 40대 중반의 기혼 여성들이다. 2011년에만 5배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는 웅진코웨이 측은 2011년 말까지 코디 수를 130여 명으로 늘릴 예정이다. 한국 내 웅진코웨이 코디 수는 1만3000명에 달한다. 웅진코웨이 윤현정 법인장은 "코디는 우선 판매보다는 관리 서비스에 초점이 되어 있다. 판매는 서비스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코디는 평균적으로 70개의 계정을 관리하게 되며 당사자가 스케줄을 조절할 수 있고 자신의 거주지 근처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 실제 일하는 시간은 월 2~3주에 불과하다. 평균 급여는 월 2800달러~3200달러 정도로 계정관리에 대한 급여와 판매에 따른 커미션을 포함하고 있다. 웰빙생활용품점 로랜드 역시 방문판매의 대표적인 업체다. 전국에만 200여 명에 달하는 방문판매 컨설턴트가 활동하고 있고 남가주에는 100여명에 달한다. 로랜드의 재키 박 마케팅 디렉터는 "대부분의 제품들이 주부들이 관심 있어 하는 주방용품이기 때문에 판매원 중 99%가 30~50대까지 기혼여성들"이라며 "연령은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방문판매 컨설턴트 중에는 70대 중반의 분도 있다. 열정만 있으면 뛰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은 한명의 방문판매 컨설턴트가 하나의 소매업체로 소매마진을 갖는 형태다. 판매 실적이 좋은 판매원들의 경우 연 3~5만 달러 정도를 올리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화장품 업계에서도 주부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곳이다. 젊은층보다는 이직률도 적고 책임감도 강한 기혼여성들을 선호한다는 입장이다. 풀타임과 파트타임 모두 가능하며 경력이 없는 경우 기본급부터 시작된다. 남가주에만 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팔레스뷰티의 신디 조 사장은 "화장품은 특성 때문에 직원을 뽑을 때 나이보다는 스타일을 본다"며 "30대의 올드한 스타일보다는 50대의 세련된 스타일이 판매하는 데 더 어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팔레스뷰티는 기본급 외에 커미션 제를 도입해 직원들의 서비스 향상을 지원하고 있다. 오수연 기자 syeon@koreadaily.com

2011-01-25

[늘어나는 아줌마 취업 <상> 마켓·식당] 한인업소 '새일맘(새로 일하는 엄마)' 파워…유통서비스 꽉 잡았다

특히 30~40대 여성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아줌마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은 곳은 유통,서비스, 방문판매 등의 분야. 이들 분야는 경력이나 특별한 전문지식 없이도 도전해 볼만한 분야여서 일자리를 찾는 ‘새일맘’들이 관심을 가져 볼만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LA에 거주하는 주부 이의숙(47)씨는 3년 반 전 LA한인타운 내 갤러리아마켓에서 캐시어 일을 시작했다. 전업주부로 25년간 자녀 양육과 집안일만 하다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든 '새일맘'(새로 일을 시작하는 엄마)이다. 이씨는 "2007년에 미국으로 이민온 후 무언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특별한 경력도 기술도 없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일자리를 찾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현재 이씨는 주 5~6일 오전 10시30분~5시30분까지 근무한다. "퇴근 후엔 가족들을 위해 저녁식사 준비를 한다"는 이씨는 직장에 집안일까지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힘들때도 있지만 일을 하지않을 때 느꼈던 무료함도 싫고 성취감도 큰 것 같다"고 웃었다. 지난 20일 갤러리아 마켓 버몬트점이 문을 열었다. 마켓측은 필요한 70명 중 60명을 새로 채용했다. 직원 채용 공고가 나가자 1000여명의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마켓측은 캐시어와 반찬부 직원 15명은 기혼여성으로 뽑았다. 한인 여성들의 능숙한 계산업무와 '손맛'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남가주내 운영되고 있는 한인 대형마켓 수는 총 32곳. 이들 대부분이 캐시어와 반찬부 사무인력에 기혼여성의 채용을 선호하고 있다. 한 마켓당 10명~20명 정도로 봤을때 최소 300여명에서 최대 600여명에 달하는 기혼여성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연령층은 30~50대가 주를 이루며 종종 60대도 포함되어 있다. 캐시어의 경우 마켓들은 경력이 없는 경우 가주 최저임금(시간당 8달러)부터 시작해 수당을 올려주고 있다. 일하는 시간도 마켓 오픈부터 폐장시간까지 2~3개의 시프트로 운영하고 있다. 또 올해 오픈을 예정하고 있는 대형마켓도 2곳. 오는 4월 아리랑마켓이 풀러턴에 하반기에는 한남체인이 라팔마에 오픈을 예정하고 있다. 바로 아줌마 인력을 필요로 하는 곳이다. 한남체인측은 오픈 3개월 전에 캐시어 등을 미리 채용하고 트레이닝을 시킬 예정이다. 이재천 실장은 "마켓이라서 캐시어 반찬부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마켓 사무실에서 인벤토리를 체크하고 가격이나 제품 표시 또 상품 설명이나 광고에 쓰이는 창의적인 일에도 기혼여성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실장은 "특출한 능력을 발휘할 경우 매니지먼트 레벨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켓 관계자들은 채용기준에 있어서 "채용이 특별한 자격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마켓에서 일을 하려면 긍정적인 성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김스전기 네이버스 정스마켓 등의 소매업체들도 기혼여성을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식당의 웨이트레스 역시 쉽게 도전하는 직종 중 하나다. 서빙 일이 육체적으로 힘든 반면 상대적으로 수입이 많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본급 외에 팁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규모가 있는 구이집이나 한식당의 경우 팁을 포함해 월 3000~4000달러 정도의 수입이 가능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식당 업계 관계자들은 "쉽게 생각하고 일에 뛰어들었다가는 한달을 버티지 못하고 나가는 분들이 많다"며 "다양한 손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수연 기자 syeon@koreadaily.com

2011-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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