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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나라] 10·26 이후 열린 야만의 재판…故이선균 유작 '행복의 나라'

이선균 배우의 유작이자 영화 '파일럿'으로 여름 영화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조정석 배우의 '행복의 나라'가 오늘인 8월 23일(금) CGV LA, CGV 부에나파크, 그리고 오렌지카운티의 리갈 라 하브라(Regal La Habra)에서 개봉한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천만 감독 추창민의 신작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 암살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 개봉 첫날 동시기 개봉작 중 1위를 차지했고, 개봉 첫 주말에도 1위를 유지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행복의 나라는 지난해 11월에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과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두 영화는 결이 다르다고 추 감독은 설명했다. "서울의 봄은 12.12 군사 반란을 다큐멘터리처럼 다뤘지만, 행복의 나라는 10.26에서 12.12로 이어지는 시기를 다루며 그 시대가 얼마나 야만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전했다.   영화에서 전상두는 그 시대의 야만성을 대변하고, 박태주는 그 야만성에 희생되어 몰락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추 감독은 정인후에 대해 "세상의 흐름에 맞춰 살다가 사건을 겪으며 자각하고, 때로는 항거하면서 한 걸음씩 전진하는 시민 정신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행복의 나라는 법정 안팎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중심에 있는 것은 박태주의 재판이다. 영화 속 박태주는 10.26 사건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된 박흥주 육군 대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행복의 나라는 CGV 골든에그지수 94%, 롯데시네마 9.1점, 메가박스 8.6점 등의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아직 영화를 관람하지 않은 예비 관람객들의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고 이선균 배우를 마지막으로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영화관으로 이끄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실제 관객들은 "역사를 똑바로 마주하게 하며 마음속에 울분, 분노, 안타까움 등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영화였다" "한국인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 등 다양한 감정을 끌어내는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또한 "시대의 아픔과 좌절, 분노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영화가 주는 묵직한 메시지와 울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북미 배급사 'JBG Pictures USA'는 한국 영화가 미국 극장에서 오래 상영하려면 개봉 주말을 포함, 주말 극장가 성적이 좋아야 한다면서 교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했다.행복의 나라 고이선균 재판 신작 행복 정치 재판 여름 영화시장

2024-08-22

수필집 ‘포인세티아’ 출간…김영애 수필가 다섯번째 작품

  “새롭고 싱그러운 창조를 꿈꾸며 언어에 혼을 입혀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신작 수필집 ‘포인세티아’(선우미디어)를 출간한 김영애(사진) 수필가의 소회다.     ‘몸 연꽃 피우기’를 출간한 지1년 만에 선보인 다섯 번째 신작 ‘포인세티아’는 1부 명성에서 얻은 자유, 2부 컴퓨터 3부 커피에 반하다 등 3부로 구성, 총 35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수필집 제목과 동수필 ‘포인세티아’에서 작가는 숨겨진 약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긴 울부짖음, 억울한 ‘미투의 고발’을 연상했다.     김작가는 이화여대 간호대를 졸업했다. 서울대학병원에서 근무하다 1978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수필시대’, ‘수필세계’로 등단하며 작가로서의 필모그래피를 쌓기 시작했다.     미주 크리스찬문인협회 소설부문, 수필시대 신인상, 서울문학 오늘의 작가상, 무원문학상, 경희해외동포문학상, 한국 수필 해외문학상, 국제 펜 한국 본부 해 작가상을 받았다.     수필집으로 ‘한 생각 물결 되어 출렁일 때’, ‘사각지대의 앵무새’, ‘렌트 인생’, '몸 연꽃 피우기'가 있다.  글·사진=이은영 기자포인세티아 수필집 수필집 포인세티아 신작 포인세티아 신작 수필집

2024-08-18

박찬욱 이번엔 드라마로 글로벌 2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1인 4역을 맡은 박찬욱 감독의 신작 드라마 ‘동조자’가 전 세계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14일 워너 브러더스 디스커버리의 스트리밍 서비스 맥스에서 첫 방영을 시작한 ‘동조자’는 단순한 첩보 스릴러를 넘어 베트남 전쟁의 상흔과 정체성에 대한 고뇌를 다룬 작품으로 시청자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동조자’는 맥스 TV쇼 부문 글로벌 2위에 올랐다. 노르웨이, 폴란드, 스페인 등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온라인 리뷰 집계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는 87%의 높은 신선도 지수를 기록했다.     2016년 퓰리처상을 받은 베트남계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동명 장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베트남 전쟁이 끝난 후 미국으로 망명한 북베트남 스파이의 이중생활을 그린 첩보 스릴러 드라마다. 아이언맨으로 유명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샌드라 오 등 정상급 배우들이 참여해 개봉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교수, 영화감독, 중앙정보국(CIA) 요원, 하원의원 등 1인 4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박 감독은 이번 작품의 공동 쇼러너(총괄 프로듀서)로 제작, 각본과 첫 3화의 연출을 맡았다. 정하은 기자박찬욱 드라마 신작 드라마 박찬욱 감독 글로벌 2위

2024-05-01

‘한 여자를 사랑하였다’ 출간…박경숙 소설가 7번째 신작 출간

원로작가 박경숙(사진) 소설가가 장편소설 ‘한 여자를 사랑하였다(문이당)’를 출간했다.     작가의 7번째 신작 ‘한 여자를 사랑하였다’는 2003년에 출간한 첫 장편소설 ‘구부러진 길(푸른사상)’에 이어지는 뒷이야기다.     ‘구부러진 길’에서 작가는 작품을 통해 조국을 떠나 먼 타향인 미국에서 곤고했던 지난 시절을 회상하며 현재의 자신을 돌아봤다.     박 작가는 “가톨릭 사제의 사랑에서 모티브를 얻어 영혼의 갈등을 통해 진정한 사랑에 관해 얘기하고 싶었다”며 “이번 출간으로 이야기가 완성됐다”고 밝혔다.     시인이자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이승하 교수는 “이 작품은 작가의 인간운명론에 대한 진지한 탐구”라고 평했다.       박 작가는 미주 문단의 대표적인 원로작가다. 지난 30년 동안 끊임없이 작품을 발표해왔다. 2001~2008년 본지 ‘이 아침에’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국문학을 전공한 박 작가는 1992년 미국에 이민 와 미주한국일보를 통해 등단했다.     출간 작품은 장편소설 ‘구부러진 길’, ‘약방집 예배당’, ‘바람의 노래’가 있으며 소설집 ‘안개의 칼날’, ‘빛나는 눈물’, ‘의미있는 생’이 있다.     장편소설 ‘바람의 노래’는 이민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박 작가는 “누군가는 100년 한인 이민사를 소설로 정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시도했다”며 “문학적 꿈은 이민 대하소설을 출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작가의 작품들은 한국 문단에서 여러 차례 수상되며 주목받았다. 2015년 장편소설 ‘바람의 노래’로 제8회 노근리 평화상문학상, 올해는 소설집 ‘의미있는 생’으로 고원문학상을 받았다. 이은영 기자박경숙 소설가 박경숙 소설가 원로작가 박경숙 신작 출간

2023-10-08

[음악회 가는 길] 하루키 신작 소설과 침묵의 음악

무라카미 하루키 6년 만의 장편소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화제다. 작품 속에서 음악을 잘 다루기로 정평이 난 하루키의 신작은 음악팬들에게도 관심사다. 재즈바를 운영했던 하루키는 재즈·팝 등 대중음악 분위기를 잘 살린다. 오자와 세이지와 대담집, 클래식 LP책을 냈을 정도로 클래식에 대한 조예도 깊다.   하루키가 작품에서 최초로 언급한 클래식 음악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이다. 1979년 데뷔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에 나온다. 『1973년의 핀볼』에는 비발디 ‘조화의 영감’이 흘렀다. 『양을 쫓는 모험』에는 스크랴빈 피아노 소나타 2번과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에는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이 흐른다. 『노르웨이의 숲』에서는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2번, 『댄스, 댄스, 댄스』에서는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서는 로시니 ‘도둑까치 서곡’과 바흐 ‘음악의 헌정’, 『해변의 카프카』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삼중주 ‘대공’, 『1Q84』에서는 야나체크 ‘신포니에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에서는 리스트 ‘순례의 해’, 『기사단장 죽이기』에서는 모차르트 ‘돈 조반니’ 등 다양한 작품을 소개했다. 번역가 제이 루빈의 말처럼 하루키는 이들 음악을 ‘정신 속에 존재하는 시간과 무관한 다른 세계, 깊은 무의식으로 들어가는 최적의 수단’으로 쓰거나 배경음악으로 사용해 독자들 뇌리에서 끊임없이 재생되도록 만든다.     그러니 그가 신작에서 어떤 음악을 썼을지 출간 전부터 관심사였다. 막상 읽어보니 전작에 비해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과 존재감은 왠지 희미하다. 400페이지 가까이 침묵 속에서 책장이 넘어간다. 독자의 청각은 눈 내리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예민하게 벼려진다.   이름 없는 커피숍에서 틀어 놓은 재즈 채널에서 나오는 폴 데스몬드·제리 멀리건·쳇 베이커 등의 연주나 역시 FM에서 나오는 이 무지치 연주의 비발디 ‘비올라 다모레를 위한 협주곡’,  보로딘 현악 사중주 등은 직접 음반을 트는 것보다 수동적이어서 창백하게 다가온다. 가끔 ‘모차르트 피아노 사중주가 어울릴 듯한 정경이다’ 등의 우아한 분위기 묘사에 음악이 쓰인다.   끝까지 읽고 나면 하루키의 이번 작품은 그 어떤 전작보다도 고요함을 유지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관현악의 다이내믹함보다는 무반주 독주곡의 정서에 가깝다.     70대의 하루키는 신작에서 침묵도 음악의 한 표현 방법이라고 주장한 걸까.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기 전에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메아리처럼 울리는 ‘활자의 음악’을 의도했을지도 모르겠다. 류태형 / 대원문화재단 전문위원음악회 가는 길 하루키 신작 침묵도 음악 대중음악 분위기 클래식 음악

2023-09-20

‘자연과 예술의 섬, 제주에서’ 출간…원로작가 김영중 에세이

이민 50주년을 맞이한 김영중 작가가 제주에서 경험한 생생한 체험 스토리를 책으로 펴냈다.     에세이 ‘자연과 예술의 섬, 제주에서(선우미디어.사진)’는 김영중 작가가 2021년 선우명 수필 ‘고향하늘’ 출간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이다.     1부 세한도를 보았다, 2부 자연에서 신을 노래한다, 3부 돌담을 따라 걷다 등 총 3부로 구성되었으며 40여편의 에세이를 수록했다.       전작 ‘고향하늘’이 김 작가가 처음 보잉사를 들어가게 된 이야기부터 32년을 근무하던 회사를 떠난 날의 기억을 생생하게 담았다면, 신작 에세이에는 이민 50주년을 보내고 치료를 위해 제주살이를 시작한 팔순이 넘은 원로작가가 낯선 환경, 외로움 속 견디기 어려웠던 시간의 체험을 기록했다.     김 작가는 “제주에서 1년은 내 삶의 버팀목이었고 위로였다”며 “지금은 자연과 예술의 섬 제주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서울대 명예교수 우한용 소설가는 “제주에서 한 해 동안 겪는 자연과의 공감, 예술에 대한 경도는 작가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50년이라는 시간의 격절감을 간직한 채 체험하는 제주는 일상 인이 보아내지 못하는 제주의 또 다른 속살”이라고 평했다.     김 작가는 중앙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창조문학으로 등단했다. 크리스찬문인협회와 재미수필문학가협회 회장과 이사장 등그리고 국제 펜 한국본부서부지역위원회 회장을 역임했다. 제1회 조경희 문학상과 한국수필 해외 문학상, 소월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초록편지’, ‘사람과 사람 사이’, ‘건너집의 불빛’, ‘기다림으로 접은 세월’, ‘고향편지’ 등이 있다. 이은영 기자원로작가 김영중 원로작가 김영중 신작 에세이 김영중 작가

2023-07-30

재미시협 ‘신인상 공모전’ 개최…미발표 신작 7~10편 제출

 재미시인협회(회장 고광이)가 ‘2023년 재미 신인상 공모전’을 개최한다.     응모 자격은 미주지역 거주자로 미등단 신인에 한하며 응모작은 미발표 신작 시 7-10편 내외다.     시상 부문은 최우수상(상금 500달러), 우수상(상금 300달러), 가작 등으로 시상식은 여름 문학 축제 행사 때 열릴 예정이다.     당선자는 기성 시인으로 예우하며 협회가 발간하는 ‘외지’에 작품 발표 기회를 제공하고 향후 협회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응모 작품은 반드시 워드 파일, 한글 파일로 작성하고 표지에 이메일 주소,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기재해야 한다.     응모 마감일은 6월 10일(토)이며 6월 10일(토) 소인까지 유효하다.   당선자는 7월 3일까지 개별 통보 및 신문을 통해 발표되며 시상식은 7월 22일 재미시인협회 여름 문학축제와 함께 열릴 예정이다.     응모자는 이메일(skykoh60@gmail.com)을 통해 작품을 제출하면 된다.     재미시인협회고광이 회장은 “재미 신인상 공모전을 통해 참신한 시인들이 많이 발굴되어 미주 문단에 새로운 창작품이 넘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의:(310)612-9580         (213)793-0340 이은영 기자신인상 공모전 신인상 공모전 미발표 신작 재미 신인상

2023-05-07

[열린광장] 천재 작가 레베카 쾅의 소설 ‘바벨’

언어의 마술적인 힘, 그 힘을 저장하여 물리적인 에너지를 쓸 수 있을까?  레베카 쾅(Rebecca F. Kuang)의 신작 소설,  ‘바벨, 혹은 폭력의 필요성 (Babel, or the Necessity of Violence)’을 읽어 보면 그 답을 엿볼 수 있다.   쾅? 대부분의 사람이 들어보지 못한 이름일 것이다. 미국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5년 이내에 꼭 알게 될 소설가, 미래의 노벨상감이다.     ‘바벨’은 쾅의 네 번째 출간 소설. 작가는 세 권짜리 시리즈 소설 ‘아편 전쟁 (the Poppy War’을 2018, 2019, 2020년에 각각 출판하면서 작가로 확고한 명성을 쌓았다. 그리고 2023에는 ‘황인종의 얼굴 (Yellow Face)’이 출간될 예정이다.     쾅, 그녀는 이제 26살, 예일대학에서 중국 현대 문학 박사학위 공부를 하고 있다. 네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이민 온 중국인. 조지타운 대학을 나와서 영국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에 각각 다른 석사학위를 했다. 그 사이에 네 권의 소설을 출간, 판타지 부문의 최고상을 수상 또는 최종 후보에 오른 천재 작가다.     ‘바벨’의 시대 배경은 1830년대. 당시 옥스퍼드 대학에서 최고의 명문 학부는 왕립통역원 (Royal Institute of Translation), 캠퍼스에서 가장 높은 빌딩 바벨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서 바벨은 빌딩 이름일 뿐만 아니라 학부의 이름이기도 했다.     바벨의 재정적 기반은 바로 언어의 마술적인 힘을 저장 이용하는 것이었다.  ‘번역은 반역(betrayal)’ 이란 말이 있듯이 통역은 원어의 뜻에 100% 정확할 수가 없다. 번역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변형되는 의미를 고스란히 담아 에너지로 쓸 수 있는 기술, 이것이 바벨의 자산이었다.     바벨의 언어학자들은 은으로 만든 막대에 특정한 영어 단어와 그에 해당하는 외국어 번역어를 새겨 넣는다. 그리고 영어와 그 대상어를 동시에 유창하게 하는 사람이 주술을 행하면 그 은 막대가 번역 과정에서 사라지는 힘을 에너지로 저장한다. 그 에너지를 제대로 운용하면 그 단어가 뜻하는 바가 산업 현장 또는 일상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의 ‘스피드(speed)’와 그에 해당하는 중국어 글자를 새긴 은봉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기차를 실제로 빨리 달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영국이 대제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언어의 힘을 저장한 은봉 덕택이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옥스퍼드 대학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어린이들을 데려와 훈련하게 된다.     이때 데려온 중국 소년 로빈, 인도에서 온 래미, 하이티에서 온 빅트와르, 그리고 영국 출신 레티, 그 네 명의 학생들이 자신들을 지원해온 바벨에서 대영제국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킨다. 영국이 중국을 상대로 더 많은 아편을 팔아먹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려 하고 바벨이 영국의 제국주의 식민주의의 선봉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들은 그들이 영국 제국주의 앞잡이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세상의 정의를 위해서는 무력의 사용이 불가피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이 소설의 역사적 배경은 1839년에 발생한 제1차 아편전쟁이다. 2000명이 안 되는 영국군이 청나라를 굴복시켜 청이 망국의 길로 이끈 역사의 큰 변곡점이 된 사건이다. 김지영 / 변호사열린광장 레베카 천재 빌딩 바벨 소설가 미래 신작 소설

2023-03-01

[열린광장] 천재 작가 레베카 쾅의 소설 ‘바벨’

언어의 마술적인 힘, 그 힘을 저장하여 물리적인 에너지를 쓸 수 있을까?  레베카 쾅(Rebecca F. Kuang)의 신작 소설,  ‘바벨, 혹은 폭력의 필요성 (Babel, or the Necessity of Violence)’을 읽어 보면 그 답을 엿볼 수 있다.   쾅? 대부분의 사람들이 들어보지 못한 이름일 것이다. 미국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앞으로 5년 이내에 꼭 알게 될 소설가, 미래의 노벨상 감이다.     ‘바벨’은 쾅의 네 번째 출간 소설. 작가는 세 권짜리 시리즈 소설 ‘아편 전쟁 (the Poppy War’을 2018, 2019, 2020년에 각각 출판하면서 작가로 확고한 명성을 쌓았다. 그리고 2023에는 ‘황인종의 얼굴 (Yellow Face)’이 출간될 예정이다.     쾅, 그녀는 이제 26살, 예일대학에서 중국 현대 문학 박사학위 공부를 하고 있다. 네 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 온 중국인. 조지타운 대학을 나와서 영국 케임브리지와 옥스포드에 각각 다른 석사학위를 했다. 그 사이에 네 권의 소설을 출간, 판타지 부문의 최고 상을 수상 또는 최종 후보에 오른 천재 작가다.     ‘바벨’의 시대 배경은 1830년 대. 당시 옥스포드 대학에서 최고의 명문 학부는 왕립통역원 (Royal Institute of Translation), 캠퍼스에서 가장 높은 빌딩 바벨에 자리잡고 있었다. 그래서 바벨은 빌딩이름일 뿐만 아니라 학부의 이름이기도 했다.     바벨의 재정적 기반은 바로 언어의 마술적인 힘을 저장 이용하는 것이었다.  ‘번역은 반역(betrayal)’ 이란 말이 있듯이 통역은 원어의 뜻에 100% 정확할 수가 없다. 번역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변형되는 의미를 고스란히 담아 에너지로 쓸 수 있는 기술, 이것이 바벨의 자산이었다.     바벨의 언어학자들은 은으로 만든 막대에 특정한 영어 단어와 그에 해당하는 외국어 번역어를 새겨 넣는다. 그리고 영어와 그 대상어를 동시에 유창하게 하는 사람이 주술을 행하면 그 은 막대가 번역 과정에서 사라지는 힘을 에너지로 저장한다. 그 에너지를 제대로 운용하면 그 단어가 뜻하는 바가 산업 현장 또는 일상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영어의 ‘스피드(speed)’와 그에 해당하는 중국어 글자를 새긴 은봉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기차를 실제로 빨리 달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시 영국이 대 제국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언어의 힘을 저장한 은봉 덕택이었다는 이야기. 그래서 옥스포드 대학에서는 세계 각지에서 어린이들을 데려와 훈련시키게 된다.     이 때 데려온 중국 소년 로빈, 인도에서 온 래미, 하이티에서 온 빅트와르, 그리고 영국 출신 레티, 그 네 명의 학생들이 자신들을 지원해온 바벨에서 대영제국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킨다. 영국이 중국을 상대로 더 많은 아편을 팔아먹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려 하고 바벨이 영국의 제국주의 식민주의의 선봉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들은 그들이 영국 제국주의 앞잡이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세상의 정의를 위해서는 무력의 사용이 불가피 하다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이 소설의 역사적 배경은 1839년에 발생한 제1차 아편전쟁이다. 2000명이 안되는 영국군이 청나라를 굴복시켜 청이 망국의 길로 이끈 역사의 큰 변곡점이 된 사건이다. 김지영 / 변호사열린광장 레베카 천재 빌딩 바벨 소설가 미래 신작 소설

2023-02-27

[삶의 뜨락에서] 미트프로이데(Mitfreude)

니체가 말한 미트프로이데는 ‘함께 기뻐하기’라는 뜻으로 샤덴프로이데의 정반대 개념이다. 타인의 행운을 그저 축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기쁨을 함께 공유한다는 폭넓은 개념이다. 지난 10월에 시집 ‘타오르는 방’과 수필집 ‘투명한 슬픔’을 출간했다. 2012년에 시집 ‘하늬 무늬’와 수필집 ‘잘 죽는 법’을 출간한 이후 꼭 10년 만이다.     책을 몇 권 낼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분량의 글이 모여졌음에도 책을 내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몇몇 지인들이 요즘은 누구나 시를 쓰고 책을 내서 공연한 부담을 안겨준다고 불평하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책장에서 새어 나오는 내 시들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그들은 태어나고 싶어 흐느끼고 있었다. 결심했다. “그래 내가 너희들을 세상에 태어나게 해줄게.” 짧은 산통을 치른 후 10월에 책이 나왔고, 책 두권이 내 손에 쥐어지던 날 내 손은 가늘게 떨렸고 가슴은 벅차올랐다. 가까운 지인들에게 출판 소식을 알리고 함께 식사나 할 조촐한 계획을 세웠다. 우연한 기회에 내 신작 소식이 담긴 영문판 기사를 직장 상사에게 보여주니 얼마나 놀라고 축하를 해주던지 오히려 내가 더 당황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book signing event가 있으면 와서 작가의 사인이 들어간 책을 꼭 사겠다고 여기저기 소문을 냈다. 난 너무 쑥스러워서 내 책은 한글로 쓰였고 이벤트도 한국어로 진행될 거라고 말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That‘s okay. We will be there to support you. We are so proud of you. We are honored to work with you.” 얼마나 고마운 멘트인지 와락 울컥했다. 정말 놀랍게도 이들 동료는 진심으로 축하해주었으며 책을 꼭 사서 읽어보고 싶다고 인사를 한다.     똑같은 상황이 내가 속해 있는 Dance Class members (YMCA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로 거의 미국인들로 구성되었음) 사이에서도 일어났다. 나는 똑같은 말을 반복해야 했다. 내 책은 한글로 쓰였고 이벤트도 한글로 진행될 거라고 강조했다. OMG! 이들의 반응도 위와 똑같았다. 그들은 진심으로 나를 축하해 주었다. 그들의 눈빛에서 나는 진심을 읽을 수 있었다. 미트프로이데!     나는 1977년도에 미국에 와서 평생 미국인들과 직장생활을 해왔기에 그들을 잘 알고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겪으면서 미국인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다. 그들은 함께 기뻐할 줄은 알아도 시기할 줄은 모른다는 속성을 알게 된 것이다. 미술이나 음악, 무용과는 다르게 문학은 유일하게 전달이 힘든 예술이다. 고유한 언어가 가지는 섬세하고 예민한 표현은 번역이라는 필터를 통해서 독자에게 다가가면 전혀 다른 의미가 될 수 있다. 이번에 시집 제목은 ‘타오르는 방’ -내 방에서 나를 태운다는 의미- google translate을 통하니 burning room이라고 나온다. 결국 나는 Exuding Passion이라고 번역했다. 이 예만 보아도 번역이 얼마나 어려운지 상상을 초월한다. 노랑은 영어로 yellow다. 한글은 노랗다, 샛노랗다, 누렇다, 노르스름하다, 누리끼리하다 등등 수많은 표현이 가능하다. 이번에 한글의 섬세함과 우수성을 정말 많이 실감하고 그 아름다움에 한층 더 매료되었다.     지난번에 샤덴프로이데(남의 불행을 보았을 때 기쁨을 느끼는 심리)를 영어에 적절한 표현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정말일까 의아해했는데 이번 출판 기념회를 통해 미국인들의 반응을 보며 그들의 순수함과 공감 능력을 배우게 되었다. 물론 미국인의 국민성 중에 개인주의, 이기주의도 있지만,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만한 말이나 행동은 아주 신중하다. 선물할 경우에도 물질에 집착하지 않고 카드나 간단한 토큰 정도로 진심을 전하는 문화는 우리가 본받을 만하다. 불우이웃돕기나 기부문화 또한 과연 선진국다운 면모 또한 우리는 충분히 배우고 있다. 미국은 정말 저력이 있는 나라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미트프로 출판 소식 개인주의 이기주의 신작 소식

2022-12-30

조지아서 촬영한 마블 신작 '블랙팬서' 흥행 가도

조지아 페이엇빌에서 촬영한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 영화 '블랙팬서: 와칸다 포에버'가 지난 주말에 개봉한 가운데, 올해 두 번째로 높은 오프닝 박스오피스 수익을 기록했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높은 오프닝 성적을 낸 영화는 같은 마블의 '닥터 스트레인지 인더 멀티버스 오브메드니스'로 1억 8740만 달러를 기록했다. 와칸다포에버는 그에 약간 못 미치는 1억 8100만 달러 수익을 냈다.     다운타운 애틀랜타에서 약 20마일 남쪽에 위치한 페이엇 카운티에 있는 페이엇빌 시는 최근 할리우드 영화와 드라마의 촬영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인기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도 페이엇빌에서 촬영된 바 있다.     이번 블랙팬서 영화의 주 촬영지는 페이엇빌의 '트릴리스 스튜디오'다.     와칸다포에버는 지난 2018년에 개봉한 '블랙 팬서'의 속편으로, 시리즈 첫 번째 영화의 주인공을 맡았던 배우 채드윅 보스만이 2020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후 제작진은 속편 제작을 위해 대대적인 대본 수정을 거쳤다고 전해진다.     한편 지난 주말 와칸다포에버는 해외에서 1억 5000만 달러의 수익을 냈으며, 최종 해외 수익 목표는 13억 달러 이상이다.     윤지아 기자조지아 촬영 마블 영화 신작 영화 마블 스튜디오

2022-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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