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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사랑이 꽃피는 겨울 나그네

금이 간 장독으로 장을 담글 수 없다. 장은 모든 음식의 밑간이 된다. 가을 추수가 끝나고 입동(立冬) 무렵 음력 10월 또는 동짓달이 되면 동네 아낙들이 우리집 부엌에 모여 장 담그기 할 메주를 쑨다. 가마솥에 물을 넉넉히 부어 솥바닥에 눌러 붙지 않게 콩을 삶는데 메주콩 비린내가 나지 않게 한번 불에 올린 솥은 끓어 넘치더라도 뚜껑을 열지 않고 뭉근하게 뜸을 들인다. 탁탁 장작 타는 소리와 타오르는 불길로 내 두 뺨은 홍시처럼 빨갛게 달아오른다. 잘 삶은 콩은 둥글게 빗어 달라붙지 않도록 꾸덕꾸덕해질 때까지 겉말림을 한 뒤 새끼줄로 엮어 통풍이 잘 되는 삼만이 아재 방 천장에 매달아 띄운다.     정월달 날씨 좋고 손이 없는 날, 어머니는 장 담글 준비를 한다. 장 담그는 일은 일년 농사만큼 안주인에겐 중요한 일이다. 장은 가족의 일년 양식이다.     명주보자기로 머리를 싸맨 어머니는 며칠째 병정처럼 줄지어 선 장독들을 아기 머리 감기듯 조심조심 씻는다. 어떤 장독은 내 키보다 크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장독에 햇빛이 닿으면 눈앞에 별사탕이 우르르 쏟아진다.   모든 것은 정성이다. 사랑도 가족도 장 담그는 일도. 사람 사는 모든 것이 정성이다. 허투루 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랑은 준만큼 받는다. 안 주면 못 받는다.     오색 찬란한 사랑의 꽃다발도 시들면 향기가 사라진다. 린타나 꽃은 한송이에 여러가지 색깔의 꽃이 핀다. 사랑은 꽃과 같다. 피고 지고 다시 핀다. 거미줄에 걸려 ‘사랑할 때와 죽을 때’가 있고 독약을 삼키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되기도 한다. 사랑은 운명적이다. 빠져 나올 수 없는 덫이 되기도 한다. 사랑은 황홀하지만 유효 기간이 짧다.     ‘팥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사랑에 빠지면 곧이 듣는다. 사랑은 환상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다. 눈에 콩깍지가 씌이면 안과에 가도 치료가 불가능하다.     장미라고 똑같은 장미꽃은 아니다. 여러 갈래의 사랑을 노래한다. 장미와 비슷한 ‘리시안 셔스’의 꽃말은 ‘변하지 않는 사랑’이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해바라기는 ‘당신만을 바라봅니다’로 ‘일편단심, 동경, 기다림’이다. 올망졸망한 미니 장미는 ‘끝없는 사랑’이다. 빨간 장미는 ‘낭만적인 사랑’이고 핑크 장미는 ‘사랑의 맹세’다. 주황색은 ‘첫사랑의 고백’이고 흰장미는 ‘사랑, 평화, 순결’을 의미하는데 프로포즈용으로 적합하다. 청순하고 고급스러운 카라는 ‘천년의 사랑, 순수, 순결’을 뜻하는데 다섯송이 카라를 바치면 ‘아무리 봐도 당신만한 여자는 없습니다.’라는 순종을 의미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빨강색 튤립은 ‘사랑의 고백’이다. 불행하게도 아무도 내게 튤립을 바친 사람이 없다. 사랑도 자급자족이 되면 족하다. 해마다 튤립 구근을 앞뜰에 심는다. 봄이 오면 사랑을 고백하듯 제일 먼저 목을 내미는 튤립은 여왕처럼 고귀하다. 보라색 튤립은 ‘영원한 사랑’ 분홍은 ‘애정’ 주황은 ‘수줍음과 부끄러움’이다. 이 풍진 세상에 모든 꽃들의 의미를 기억하는 사람은 천재이거나 바보다. 어차피 사랑은 미친 굿판, 신들린 듯 사랑할 때가 가장 매혹적이다.   나는 작고 앙증맞은 꽃들이 섞인 꽃다발을 좋아한다. 딸은 생일날이나 명절에 빠짐없이 꽃을 보낸다. 아들은 누나가 보내는 카드에 제 이름 적어 달라고 부탁하는 얌체족이다, 장가 가더니 일장월취, 크리스마스 리스를 매년 보낸다. 솔냄새가 좋아 집안에 걸어놓고 아들 며느리 손주가 그리우면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세월이 장 맛을 달달하게 만든다. 며칠 남지 않은 달력의 빈칸에 동그라미 그리며, 사랑의 향기를 바람에 실어 보낸다. 흩어져 다시 돌아오는 계절따라 겨울나그네의 길을 떠난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나그네 사랑 사랑 평화 사랑 순수 겨울 나그네

2023-12-12

[잠망경] 바람떡

옛날에 정신치료에 심취한 적이 있다. 남들을 대할 때 손에 땀이 나서 악수하기를 꺼리는 핸섬하고 스마트한 40대 중반 독신 로버트의 형은 동네에서 소문난 ‘미친놈’이다. 누이 셋은 왕년에 잘 나가던 시스터 보컬 그룹. 주야장천 형제자매 이야기만 하는 로버트.   로버트가 어떤 성격의 소유자인지 ‘필, feel’이 잡히지 않는다. 너는 어떤 사람이냐? 그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에 있어서 삶은 끊임없는 ‘가십, gossip’의 연속일 뿐 저 자신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로버트의 사고방식을 지배하는 주체(主體)의 부재는 한국인의 언어생활을 지배하는 주어(主語)의 부재와 비슷한 데가 있다. 자아(自我)의 부재 현상.   단군의 후손들 핏속에 흐르는 피해의식, 남의 시샘과 질투의 대상이 되는 불안감 때문에 문장에 주어가 없는 우리의 말 습관을 생각한다. 주어 없이 “사랑해!” 하면 자연스럽지만, “나는 너를 사랑해!” 하면 서툰 외국어 번역 같아서 무드 잡친다.   로버트의 무아(無我) 상태는 당신과 나의 디펜스 메커니즘인 무주어(無主語) 수법과 많이 다르다. 로버트가 처세술 결핍증에 시달린다면 우리는 처세술의 달인이다.   어린 시절 바람떡을 처음 먹던 기억이 난다. 반달 모양의 떡 ‘껍데기, skin’를 손으로 누르면 바람이 쉭~ 새던 바람떡. 사전은 바람떡을 ‘개피떡’의 지방어라 풀이한다. 개피떡의 어원은 갑피병(甲皮餠, 갑옷 갑, 가죽 피, 떡 병) 즉, 갑옷 같은 겉껍질의 떡이라는 한자어. 당신은 개피떡, 하면 뭐? 하겠지만, 바람떡이라는 순수 우리말은 귀에 쏙 들어올 것이야.   만두나 송편 속에 넣는 재료를 ‘소’라 한다. ‘오이소박이’ 할 때 그 ‘소’. 순수 우리말 ‘속’에서 유래한 말이다. 밴댕이 ‘소갈딱지’의 ‘소’. 정신치료사들이 신경을 곤두세우는 사람의 속마음, 할 때 바로 그 속!   우리의 성숙과정에서 가장 큰 관문은 자신의 마음이 결코 100% 고결하지 않을뿐더러 100% 저열하지도 않다는 성찰을 얻는 데 있다. 우리 마음이 청결과 불결의 종합체라는 것. 갑자기 로버트가 바람떡 같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의 ‘소’는 달콤한 ‘앙꼬’일 수 있다는 상상 또한 잇달아 하면서.   정철(1536~1594)의 사미인곡(思美人曲)의 끝부분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1588) “扁鵲(편쟉)이열히 오나 이 병을 엇디하리. 어와 내 병이야 이 님의타시로다.” [명의가 열 명이 오더라도 이 병을 어찌하리. 아, 내 병은 님의 탓이다.]   그는 당시 정계에서 쫓겨난 자기 처지를 남 탓으로 돌리면서, 자기 탓은 1도 없다는 100% 어린애 같은 주장을 펼친다. 이별 당한 여인이 남편을 그리워하는 유려한 비유법으로 응석을 부리면서 자기의 고초(苦楚)를 임금님, 선조 탓이라 밀어붙인다.   정철의 ‘소’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이 수법이 통할지도 몰라. 그러나 막상 그의 소를 파고들면 주벽이 심한 결점투성이의 한 미숙한 인간을 직면하게 될 것이다. 당신은 400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러간 작금의 한국에도 그런 정치인들이 부지기수라고 소리치고 싶을지도 모른다.   인류 역사상 남을 탓하는 가장 극적인 발언을 한 사람은 프랑스 철학자 사르트르(1905~1980)다. “Hell is other people, 지옥은 남이다.” 그의 희곡, ‘No exit, 출구 없는 방’에 나오는 명언이다. (1944) - 로버트에게 그랬듯이 나는 사르트르에게 묻는다. 사르트르야, 남들이 지옥이라면, 너 자신은 무엇이냐?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바람떡 시절 바람떡 갑피병 갑옷 순수 우리말

2023-11-14

[잠망경] 아하와 어허

같은 말을 해도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다. 백번 맞는 말이다. 말을 제대로 한다는 것이 그만큼 어렵고 까다로운 일이다. 모음(母音) 탓이라는 생각에 잠긴다. 다 ‘에미 소리’ 탓이다.   “아, 그리운 고향!” 하며 탄식한다. “어, 그리운 고향!”이라 하지 않는다. 나도 너도 ‘아버지, 어머니’ 한다. ‘어버지, 아머니’ 하지 않지. ‘아’는 밝고 남성미 흐르는 적극적 어감이지만 ‘어’는 어둡고 부드럽고 여성적인 느낌을 풍긴다.   ‘나’, ‘너’는 ‘아’와 ‘어’ 직전에 콧소리(鼻音) ‘니은’이 들어간 순수 우리말. 나는 당당한 주관이고 너는 약간 어두운 내 자아의 연장선상에 있다. 너는 날뛰며 나서는 나를 다스리는 고충을 감수하는 내 어머니의 직책을 맡는다.   ‘aha!’는 자신이 무엇인가를 강하게 깨달았을 때 튀어나오는 영어 표현. 반면에, ‘uh-huh’는 상대를 수긍하는 소극적 의사표시다. ‘aha’는 목이 확 트인 소리지만, ‘uh-huh’는 성대(聲帶)가 좀 닫힌 채 나오는, 별로 내키지 않는 울림이다. 네이버 사전은 우리말 ‘어허’를 ‘조금 못마땅하거나 불안할 때 내는 소리’라 풀이한다.   금요일 오후 그룹테러피 세션. 정상과 비정상은 어떻게 다르냐? “정상이 아닌 것을 비정상이라 합니다.” 이것이 정상이다, 하는 규정은 누가 내리느냐? “의사가 내립니다.” 아니다. 의사가 아니라 의사가 속해 있는 사회가 내린다. 사회란 무엇이냐? 사회는, 에헴, 관습과 전통을 포함한 현시대의 대다수가 내리는 의견의 총체적인 결론이다. 정상과 비정상의 정의는 시대마다 달라진다. 정상과 비정상의 세부목록은 결코 의사나 신(神)이 미리 작성해 놓은 게 아니라니까.   12명 중 서너 명이 한꺼번에 “Aha!” 한다. 기대하지 못했던 반응. 나는 속으로 “어렵쇼!” 한다. ‘아’가 아닌 ‘어’로 터지는 간투사. 내 핏줄에 흐르는 순수 우리말, 어렵쇼. 나는 뾰족한 것에 찔렸을 때 “Ouch! 아우치!” 하지 않고 “아야!” 하는 편파적 이중언어자(二重言語者)다.   한글 이중모음(二重母音)에는 야, 여, 요, 예, 얘, 왜 등등 자그마치 11개가 있다 한다. 영어 발음으로 ‘y’ 소리, 또는 ‘이’ 발음이 섞여진 이중모음. ‘야~, 여보세요, 얘가 왜 이래~’에서처럼 어떤 정감을 풍기는 ‘y’ 소리. ‘yes!’ 할 때의 바로 그 ‘이’에 힘이 들어가는 소리!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은 출석을 부를 때 꼭 이름 끝에 ‘이’를 붙여서 부르셨다. ‘김창남’ 대신 ‘김창남이’, ‘서량’ 대신 ‘서량이’ 하실 때 왠지 친근감이 느껴졌다. ‘한오수’ 대신 ‘한오수이’ 하셨는데 문법적으로 틀렸지만 마냥 푸근하게 들렸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Charles’ 대신 ‘Charlie’, ‘Bill’ 대신 ‘Billy’, ‘Nick’도 ‘Nicky’라 부르는 사실을 지적한다. 애칭이다. ‘mommy’, ‘daddy’ 다 친근감이 넘친다. 그러나 아무도 ‘Jesus, 지저스’를 ‘Jesusy, 지저시’라 부르지 않아요.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벌을 받을지도 모르는 버르장머리 없는 농담을 해서 미안하다고 얼른 덧붙인다.   이 조심스러운 우스갯소리에 몇몇이 “하하하” 하며 웃는다. 병동으로 돌아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혼자 크게 외친다. “Ah, yes! 아, 그렇지,” “Yes, indeedy-doody! 암, 그렇고말고!” ‘indeedy-doody’는 ‘indeedy’의 희언(戱言)이다. 서량 / 시인·정신과 의사잠망경 한글 이중모음 순수 우리말 영어 발음

2023-10-31

[지수형 생명보험(IUL)] 은퇴 시기 변동성 리스크 보호엔 지수형 생명보험

▶변동성 리스크 보호   지수형 생명보험(IUL)이 변동성으로부터 은퇴자금을 지킨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기능이다. IUL은 다양한 시장지수와 연계해 수익을 발생시키지만, 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시장의 등락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 중 특히 주목할 것은 시장이 하락할 때다. 하락장에서 그에 따른 손실을 경험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그만큼 상승장을 다 반영하지는 못한다. 수익 상한선(cap)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IUL은 상승장일 경우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시중 IUL의 수익 상한선이 10~15% 선이었기 때문이다.     해당 기간의 시장환경에 따라 순수 투자자산보다 누적 수익률이 높았을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순투자의 수익률을 능가할 가능성이 작지만, 변동성이 높은 기간에는 충분히 가능했던 시나리오다.   변동성으로부터 은퇴자금을 지켜주는 기능은 수익 포텐셜에 대한 논의는 아니다. 보다 더 근본적인 혜택은 상대적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이다. IUL에 쌓인 자금이 시장하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은퇴 기간에 손실이 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물론, 보험상품이기 때문에 관련 비용이 있다. 이 부분이 ‘리스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비용도 결국 따져보면 자산대비 0.5% 안팎이다. 장기적으로 유지할 경우에 그렇다. 저축, 투자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를 전제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웬만한 뮤추얼펀드나 자산운용 서비스 비용에 비해 절대 높지 않은 수준이다. 오히려 낮은 축에 속한다. 상품마다, 혹은 디자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합리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안전자산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분산투자의 효력   전통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는 주식과 채권 등 서로 다른 유형의 투자자산으로 이뤄져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다양한 투자자산으로 분산하는 것이 포트폴리오 전체의 리스크를 낮춰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제는 이들 투자자산 사이의 상관성이다. 상관성이 없고 낮거나 반대일 경우 리스크 분산 효과가 더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분산 여부와 관계없이 어떤 형태로든 투자손실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하락장의 경험은 이를 잘 설명해 준다. 이자가 오르면서 채권도 크게 손실이 났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을 수도 있고 기대처럼 조만간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금리는 오를 가능성이 더 높다. 채권값에는 불리한 환경이다. 게다가 모든 투자자산 유형의 상관성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시장환경이 그렇게 진화해온 탓이다. 결과적으로 주식과 채권을 함께 활용한 분산 포트폴리오도 예전보다 손실 폭이 커지고 있다. 약효가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은퇴 시기 투자 리스크   은퇴 후 투자 리스크는 돈을 모으는 시기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시장이 내려갈 때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이는 대체로 기회가 된다. 더 싼 가격에 자산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하기 전까지의 투자 리스크는 그래서 어느 정도 수용하면서 갈 수 있는 여건이 된다. 하지만 은퇴 시기를 5~10년 안팎 남긴 시점부터는 전혀 다른 상황이 된다. 이제 벌고 모으는 시기가 아니라 모아둔 것을 쓰는 시기가 되기 때문이다.   쓰는 시기의 투자손실은 치명적이 될 수 있다. 시장이 내려가면 이는 더는 추가 매입 기회가 되지 못한다. 뮤추얼펀드나 개별 주식, 채권 등을 갖고 있으면 이걸 팔아서 현금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려간 상태에서 사는 대신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떨어졌던 것이 회복할 시간과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고, 결국 이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는다. 은퇴자금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소진될 리스크를 안게 된다.     ▶어떻게 지키나   IUL 안에 쌓인 자금은 하락장의 리스크로부터 자유롭다. 그런 측면에선 채권보다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이자가 오르면 수익 상한선이 높아질 가능성마저 있다.     만약 IUL을 은퇴자산 포트폴리오의 한 구성 부분으로 보고 준비했다고 가정하자. 이런 상황에서는 굳이 리스크 자산을 건드릴 필요가 없다. 되도록 IUL에서 필요한 돈을 빼서 쓰고, 하락을 경험한 투자자산은 팔지 않고 회복을 기다릴 수 있게 된다. 떨어진 상태에서 현금화하기 위해 팔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포트폴리오 전체 차원에서 보자면 그만큼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전통적인 투자자산 포트폴리오만으로는 약화됐던 리스크 분산 효과를 IUL을 통해 꾀할 수 있다. IUL을 통해 현금화하는 것은 투자자산을 팔거나 하는 절차가 없다. 융자 형태로 쓰는 것이고, 기존 자금은 여전히 돈을 벌고 있다.     융자로 인출한 금액 만큼에 대한 이자가 적용되지만, 이는 팔아서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인덱스 옵션에 남아서 계속 수익을 발생시킨다. 수익이 충분히 나면 이자 이상을 벌 수 있는 포텐셜이 있다. 이른바 ‘아비트라지(arbitrage)’의 잠재적 혜택이다. 그것까지 기대하지 않더라도 일단 투자자산을 처분해서 회복할 기회마저 상실하는 것이 비해 현저히 좋은 옵션이다.     IUL에서 융자형태로 인출해 사용하는 자금이 소득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덤이다. 하지만 이는 변동성으로부터 은퇴자금을 보호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혜택이기도 하다.   ▶은퇴 포트폴리오 구성자산   IUL이나 지수형 연금 등은 은퇴 포트폴리오의 한 구성 자산으로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 변동성 관리에도 효과적이지만 은퇴 후 인출해 사용하는 자금에 대한 세무 관리를 위해서도 중요한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     무조건 이들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IUL이 저축수단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가능한 많은 금액을 15년 이상 적립할 때 양호한 자금증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수형 연금은 반드시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시간 여유를 갖고 시작하면 연금 혜택이 극대화된다. IUL이나 지수형 연금 모두 포트폴리오의 변동성 리스크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주식, 채권, 대체자산 등과 함께 포트폴리오 운용에 적절히 활용해 보자.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지수형 생명보험(IUL) 연금 리스크 변동성 리스크 투자 리스크 순수 투자자산보

2023-08-29

[삶의 뜨락에서] 순수한 열정

2022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품 아니 에르노(Annie Ernaux)의 ‘단순한 열정(Passion Simple)’을 읽었다. ‘사적인 기억의 근원과 소외, 집단적 억압을 용기와 임상적 예리함을 통해 탐구한 작가’라고 스웨덴 한림원은 노벨 문학상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혼녀인 주인공은 연하의 유부남과 폭풍보다 심한 열정적인 사랑에 빠진다. 이 사랑은 그녀의 일상을 송두리째 뒤엎어버린다. 그녀는 하루하루를 그 남자만을 생각하며 넋이 나간 상태로 보내고 그 남자만을 기다리는 일 이외는 도저히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녀의 일상, 몸, 정신 그리고 영혼까지도 잊게 하는 열정으로 그에게 깊게 빠져들어 간다. 그러면서 이전에는 명품이나 저택 혹은 지적인 삶이 사치라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한 남자에게 사랑의 열정을 느끼며 사는 것이 바로 사치라고 생각한다.     작가의 배경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게 되면 사랑에 끌리는 정신적 교감이나 지적인 대화가 배제된 단순한 욕망만 드러내고 나열했다는 질타를 받을 수 있겠다. 이 글을 전개해가는 형식에 있어서 그녀는 감정 상태의 미묘하고 복잡한 내면세계를 묘사한 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그 사랑을 낭만적으로 미화시킨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저 평평하고 객관적인 문체로 사실만을 적어 내려감으로써 독자는 일기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줄곧 한 남녀가 불륜을 저지르며 긴장감을 즐기는 대중소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도 제목을 ‘Passion Simple’이라고 붙였다. 그녀는 생생하고 강렬하게 거의 광적으로 묘사하여 정신병자가 아닌가 하는 의혹과 충격, 당혹감까지 자아내게 한다. 날마다 애타게 그의 전화만을 기다리고 만남을 위해 준비하고 황홀한 섹스를 한다. 그 이후로는 그와의 정사를 기억하고 보존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한다.     결국 1년 2개월 후 그는 본국으로 떠난다. 1년 후 꿈속에서처럼 다시 한번 만난 후 그녀는 그 기억을 오래 붙잡아 두기 위해 ‘단순한 열정’을 출간하기로 결심한다. 작가는 이별의 괴로움과 과거에 대한 기억은 풍화되기 때문에 어쩌면 단어들로 그 기억을 영원히 붙잡아 두려고 한 것이 아닐까. 오죽하면 혹시 그가 에이즈라도 남겨주지 않았는지 검사를 해보고 싶었을까. 작가에게 그는 그녀의 상대로서 가치 있는 사람인지를 재고하는 일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그녀는 그 사람 덕분에 그녀를 남들과 구분시켜주는 어느 한계까지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행복했다. 그녀는 온몸으로 인간이 어떤 일에 얼마만큼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지, 숭고하고 치명적이기까지 한 욕망, 위엄 따위는 없는 무분별한 신념과 행동을 스스럼없이 행했다.     이 책은 그녀에 관한 책도, 그에 관한 책도 아니다. 단지 그 사람의 존재 자체로 인해 그녀에게로 온 단어들을 글로 표현했을 뿐이다. 이 책에 대한 반응은 열광과 악평으로 나뉘었다. 말과 글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의 소외와 상처를 표현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작가의 말이다. 칼날 같은 글쓰기의 작가로서 그 용기와 단호함에 존경과 찬사를 보낸다. 세상에 존재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선, 남에게 보이는 ‘나’와 내적으로 충만한 ‘나’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려 나를 세상과 더욱 굳게 맺어준 다리 역할을 해준 본인의 경험을 담담하게 적은 개성적인 글이다. 어린 시절 가난과 무지한 부모 밑에서 자라지만 학교에서 사회 계층을 알게 되면서 심한 충격을 받는다. 총명한 그녀는 신분 상승을 위해 공부하고 대학교수가 된다. 바흐를 듣고 책을 쓴다. 자신의 출신이 부끄럽고 그런 수치심을 느끼는 자신이 부끄럽고 그 수치심을 글로 드러내는 일이 자신을 낳아준 계층을 배반하는 일이기에 더욱 수치스럽다고 생각했으나 결국 펜의 힘은 칼보다 강했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순수 열정 passion simple 노벨 문학상 감정 상태

2023-04-07

코스알엑스, 디렉터파이와 ‘더 비타민 씨 23 세럼’ 95% 할인 판매

민감 피부를 위한 저자극 스킨케어 브랜드 코스알엑스(COSRX)가 24일부터 3일간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더 비타민 씨 23 세럼’을 95% 할인된 초특가에 한정 판매한다고 밝혔다.   코스알엑스는 착한 성분 열풍을 만들어낸 성분 분석 전문가 ‘디렉터파이’가 MC로 출연한 유튜브 프로그램 애프터마스크(After Mask)에 참여해 ‘더 비타민 씨 23 세럼’를 파격 네고율에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엔데믹으로 노마스크 시대가 열리며 마스크를 벗고 당당해지고 싶은 대한민국 여성들을 위한 본격 뷰티 맞춤 솔루션 프로그램인 ‘애프터마스크’ 첫 화에서 성분 전문가 ‘디렉터파이’와 ‘초아’가 뷰티 멘토로 나섰다. 피부 흔적이 많고 얼룩덜룩한 피부 톤이 고민인 사연자의 피부 타입을 정확히 측정하고 피부 고민에 적합한 P템으로 코스알엑스의 ‘더 비타민 씨 23 세럼’을 선정했다.   코스알엑스의 ‘더 비타민 씨 23 세럼’은 디렉터파이가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2022 비타민C 앰플 TOP’으로 추천한 바 있는 제품이다.   디렉터파이는 영상에서 “비타민 유도체보다 강력한 흡수력을 지닌 순수 비타민 C가 23% 고함량 처방돼 피부 잡티와 흔적 케어에 효과적인 세럼”이라며, “자신이 만들고 싶었던 전성분이 깔끔하면서도 유효성분에 집중한 고함량 비타민C 세럼을 코스알엑스에서 출시했다”고 언급했다.   이날 코스알엑스의 ‘더 비타민 씨 23 세럼’ 네고율은 애프터마스크를 통해 선정된 피부 MBTI 리뷰단 20명에게 제품의 평가를 받고 평가단 점수와 브랜드 네고 제안율를 최종 합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평가단 리뷰 결과 5.0점 만점에 총 4.5점이 나와 리뷰단 할인율은 45%가 확정됐고, 브랜드가 제안한 추가 할인율 50%가 더해져 최종 네고율이 95%로 확정돼 브랜드 사상 초 특가 프로모션이 성사됐다.   이에 따라 코스알엑스는 24일 오후 6시부터 26일 자정까지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더 비타민 씨 23 세럼’을 2만개 한정으로 정가 23,000원에서 95% 할인된 네고가 1,000원에 판매한다. 24일에 1만개, 25일과 26일에 각각 5,000개씩 선착순 판매할 예정이다.   코스알엑스 관계자는 “‘더 비타민 씨 23 세럼’은 순수 비타민C를 23% 고함량 처방해 효능을 극대화했지만 그간 비타민C 세럼이 자극적이라고 느끼셨던 분들의 편견을 깨기 위해 저자극 사용감에 중점을 두어 개발했다”며, “이번 파격 딜 프로모션을 통해 많은 분들이 자사의 제품을 경험해 보시고, 피부 흔적과 잡티 등 피부 고민에 해답을 얻기를 바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구매한 모든 고객에게 리뷰 이벤트 참여만으로도 올리브영 쇼핑지원금 5,000원 혜택이 추가로 지급되며, 우수 리뷰어에게는 300만원 상당의 해외 여행 상품권이 지급된다.   자세한 이벤트 내용은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코스알엑스’를 검색하면 확인이 가능하다. 강동현 기자 kang_donghyun@koreadaily.com코스알엑스 디렉터파이 순수 비타민 비타민 유도체 이날 코스알엑스

2023-02-24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슬픔은 마지막 순수

슬픔은 마지막 순수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참 신기했다 / 내가 바라보고자 하는 것만 보였다 / 유독 다가오는 것은 나와 닮았고 / 모양뿐 아니라 생각의 틀도 닮았었다 / 오늘 나는 눈을 뜨고도 심하게 넘어졌다 / 서로의 간극이 너무 커서였을까, 그럴 리 없다 / 바다와 하늘은 멀어도 맞닿아 서로의 모습으로 닮아가고 있는데 // 자유롭지 못한 내 잘못이었다 / 한 순간 스치는 생각을 벗지 못하는 / 슬픔은 무거움이란 생각이 든다 / 슬픔은 참아야 할 무엇이자 짊어져야 할 멍에란 생각에 잠을 설쳤다 / 결코 그럴 리 없다 손을 저어도 옥죄이는, 자유를 침해하는 무례는 / 누구도 받아드리기 힘든 짐이 되었으리라 // 늦은 밤 창문을 통해 나를 내려 보는 별들의 반짝임도 / 발자국 소리를 따라 깨어나는 새벽의 밝아옴도 / 겨울이 가고 봄이 올 때까지 혹독한 열병을 치를지라도 / 다시 태어나 당신의 세상으로 날아가리라 / 눈을 감고서야 보이고 입을 다물어서야 전할 수 있는 세미한 음성이 되어 / 푸르게 피어날 봄의 향기로 전해올 때까지 // 나 한 밤을 뜬 눈으로 지샌 반가움으로 다가갈 수만 있다면 / 내 마지막 순수의 노래로 당신을 뜨겁게 맞이할 수만 있다면 / 이게 다가올 세상에 가능하기만 한다면       세익스피어 ‘리어왕’의 마지막 장면은 이렇게 끝이 난다. 초도의 군주 리어왕은 숨이 끊어진 딸 코델리아를 안고 무대 위를 걷는다. 이 모습은 비극적 상실에 대한 상징적 이미지이자, 슬픔의 무게에 대한 은유다.     사람들이 슬픔을 말할 때 가장 흔하게 쓰는 형용사는 ‘참을 수 없는’이다. 그러나 슬픔은 참아야 할 무엇이자 짊어져야 할 짐이다. 슬픔이란 미처 체험 하지 못한 우리의 무지와 한계에서 비롯 된다. 무한에 대한 열망의 상실에서 비롯된다. 슬픔은 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슬픔은 자기 욕구가 거절 되는 데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슬픔은 상실감과 희생을 거부하는 감정 표출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슬픔이 있어 기쁨이 있고, 죽음이 있기에 현재의 삶에 감사할 수 있을 것이다. 슬퍼한다는 것은 삶을 향한 회한이 담겨 있다는 증거이고 희망을 향한 첫 걸음이 아닐 수 없다. 슬픔에 잠겨있으면 미처 알지 못했던 경이로운 삶의 국면이 펼쳐진다. 슬픔 속에는 깊은 바다 속으로 가라앉는듯한 침잠과 무기력과 공허함이 따라온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삶의 역동성이 잠재 해 있기 때문에, 사람의 사고란 무한을 향한 갈망과 불리 될 수 없기에 거기서 오는 슬픔 또한 가슴 저미는 우리를 돌아 보게 한다.     과연 무엇이 슬픔인가? 슬픔의 본질은 무엇인가? 슬픔이란 단순한 감정을 표현한 단어지만, 그 속에는 수 많은 의미와 서로 상반되는 경우의 감정이 담겨 있다. 우리는 흔히 괴롭다, 슬프다, 울고 싶다는 절망의 편에 자주 선다. 슬픔은 무언가의 불일치에서 일어나는 감정임에 틀림없다. 무언가 충족 되지 않는 결핍감이 심해 질 때, 돌이킬 수 없는 실패와 좌절 속에서 슬픔을 많이 느낀다. 그래서 모든 생명은 슬픈 것이다. 슬픔뿐 아니라 기쁨, 분노, 사랑, 즐거움, 행복감 등 우리 감정 대부분이 현실에 대한 신체감각의 반응이다. 그 중에서도 슬픔은 뭔가를 잃고 빼앗긴 상태에서 시작 되기에 모든 사람들은 남이 모르는 슬픔을 안고 살아간다.   아름다운 얼굴에는 미소가 있지만 눈 속에는 슬픔이 가득한 사람들도 많다. 행복해 보이는 데 안으로는 슬픔을 숨기고 살아가는 힘든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나는 여기서 자유와 승화라는 두 단어를 떠 올렸다.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일을 하거나 또는 그처럼 지낼 수 있는 상태인 이 자유는 모든 사람의 중요한 권리 가운데 하나임을 기억해야 한다. 억압이나 제약이 없는 상태, 나쁜 것이나 싫은 것으로부터 벗어나고픈 의지를 말한다.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자유와 어떤 목표를 추구할 수 있는 자유. 이 두 가지 자유로부터 우리가 겪는 슬픔은 극복 될 수 있으리라 본다. 그리고 그렇게 믿는다. 어떤 현상이 더 높은 상태로 발전하는 것이 승화의 정의다. 어떤 물질이 액체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기체에서 고체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무엇이 더 높은 경지나 상태에 이르는 것. 슬픔이라는 참담함을 오히려 꿈과 이상을 통해 기쁨으로 바꿀 수 있는 힘. 충동이나 욕구를 예술 활동이나 종교활동으로 사회적, 정신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바꾸어 내는 것. 나를 누르는 슬픔의 무게를 자유와 승화의 정신으로 내려 놓는 일. 그래서 더 높은 뜻과 미래를 향해 비상하는 일.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정말 잘 살은 인생이 될 것이다.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순수 마지막 순수 감정 표출 우리 감정

2022-12-05

첨단기술 전기차, 신뢰성은 최하위

각종 신기술이 탑재된 전기차가 개솔린 엔진 차량보다 신뢰성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엔진차보다 신뢰성이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컨수머리포트가 지난 15일 발표한 자동차 신뢰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개솔린 자동차 및 트럭과 비교할 때 배터리로만 구동되는 전기차는 풀사이즈 픽업트럭 세그먼트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신뢰성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의 신뢰성이 낮은 이유와 관련해 컨수머리포트의 자동차 테스트 디렉터 제이크 피셔는 “테슬라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최근 몇 년 사이 순수 전기차를 경쟁적으로 출시했기 때문에 신뢰성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측됐었다. 이들 업체가 전기차의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기차 구매자들은 얼리어댑터 경향이 있기 때문에 업체들이 전기차를 통해 최신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어 잠재적 이슈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2023년형 모델의 신뢰성을 예측하기 위한 이번 조사는 2000~2022년형 차량 30만 대 이상의 차량 소유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로 진행됐다.     24개 브랜드의 275개 모델 가운데 7개 브랜드 11개 모델만이 순수 전기차였으며 테슬라 소유주 2000명 이상이 설문에 참여했다.   순수 전기차 가운데 가장 신뢰성이 좋은 모델로 기아의 EV6가 선정됐으며 최하위는 현대차의 코나 EV로 나타났다.     전기차와 달리 배터리와 개솔린으로 구동되는 하이브리드 모델들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신뢰성이 높은 세그먼트로 밝혀졌다. 도요타의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 모델은 비교적 출시 역사가 길어 업체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신뢰성 상위 10개 브랜드 가운데 7개가 한국차와 일본차였으며 미국차로는 링컨이 유일하게 순위권에 포함됐다. 한국차로는 기아가 지난해보다 6계단 상승하며 9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제네시스가 9계단 뛰며 12위, 현대차는 4계단 하락해 13위에 그쳤다.   테슬라는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했으나 여전히 평균 이하의 신뢰성을 보였으며 셰볼레, GMC, 복스왜건, 지프, 벤츠 등도 평균 이하에 머물렀다.   테슬라의 경우 전기 구동계 이슈가 두드러졌으며 터치스크린, 서스펜션, 냉·온방 시스템, 페인트, 단차, 트림, 차체 부품 등에 대한 문제점도 지속해서 보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 모델 가운데는 모델 3만 평균점을 획득했다.   한편, 컨수머리포트는 이번 신뢰성 조사를 통해 현대 엘란트라와 코나, 포드 머스탱 마키와 브롱코 스포츠, 볼보 XC60, 닛산 센트라, 도요타 툰드라 등 7개 모델이 신뢰성이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며 추천 모델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신뢰성 향상으로 새롭게 추천 리스트에 오른 2023년형 모델로는 제네시스 G80, GV70, 현대차 싼타페, 싼타페 하이브리드, 기아 셀토스, 쏘렌토 하이브리드, 쏘울, 아우디 Q3, 뷰익 인클라브, 셰볼레 콜벳, 포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링컨 콜세이어, 노틸러스, 미니 쿠퍼, 닛산 로그, 스바루 에이션트, 미쓰비시 아웃랜더, 볼보 S60 등 18개 모델이다. 박낙희 기자첨단기술 신뢰성 순수 전기차 전기차 구매자들 하이브리드 모델들

2022-11-15

[재정설계] 장기 간호보험 필요성

인간의 기대 수명은 지난 50년 사이에 거의 30~50년 늘어났고 만 40세 남성의 절반이 94세 이상 산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급속하게 발전하는 의학발달을 고려해 계산한 결과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아는 의학적 기술, 장기나 조식의 이식, 교체기술, 인공 장기 및 각종 호르몬 대체요법 등 미래 의학의 변수를 대입하면 이보다 더 오래 살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수명의 질이다. 사회보장국에서 발표한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80세(남 77세, 여 83.8세)이고, 이중 건강 수명은 70세 정도라고 한다. 차이가 나는 10년은 병에 걸려 고통을 받는 기간이다. 이는 발달한 의학 기술의 도움으로 수명 연장을 만들어 낸 결과이기 때문이다.   예전 같으면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사망률이 매우 높았지만, 요즘은 60~80%는 생명을 건지고, 반신마비나 언어장애 등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고 한다. 또한 생존자의 76.7%가 6개월 이상의 장기요양을 해야 하고, 미국인의 10명 중 6명이 최소 하나 이상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오래 산다는 것이 더는 축복일 수만은 없는 시대가 됐다. 내가 누군가를 보살피는 건 괜찮은데, 누군가가 나를 보살펴야 한다는 건 마음이 무겁고 어렵다. 가족 누구에게도 부담을 주지 싶지 않다. 그래서인지 부쩍 장기 간호보험에 대한 문의가 많다.   장기 간호보험이란 만성질환, 장애 등으로 인해서 본인이 자신을 돌보지 못할 때를 위한 보험이다. 6가지 일상생활 중 2가지 이상을 스스로 할 수 없어서 너싱홈, 재택요양, 호스피스나 간병인 서비스 등 도움을 받아야 할 때 필요한 비용을 충당해 주는 보험이다.     많은 사람이 잘못 알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메디케어 또는 메디케이드로 장기 간호보험이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메디케어는 100일까지만 혜택이 있고, 메디케이드는 저소득층을 위한 것이므로 자격조건이 맞지 않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양로병원이나 간병인 서비스는 매우 비싸다. 얼마나 비싼지 경험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요즘 한 달 평균 비용은 최소한 5000달러 이상이다. 그리고 이는 매해 물가상승률만큼 계속 오른다.   예전에는 순수 장기 간호보험이 대세였다. 하지만 이제는 생명보험과 결합한 하이브리드 플랜의 상품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 순수 장기 간호보험은 베네핏을 지급해야 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남는 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 테고, 가입자 입장에선 보험료는 계속 오르고, 사용하지 않으면 남는 것이 없는 단점 때문에 가입을 꺼리는 현상이 생겨났다.     생명보험 안에 결합하여 있는 장기 간호보험 특약은 목적에 따라 일반적인 저축성으로도 활용할 수 있고, 장기간호가 필요할 때는 사망보상금 전액을 다 장기간호를 위해 쓸 수도 있고, 건강하게 잘 살다 죽을 때에는 남아있는 가족에게 사망보상금을 남겨줄 수 있는 혜택이 있어 많은 고객으로부터 인기가 높다.     특히나 사망보상금 전액을 다 장기간호를 위해 쓸 수 있는 특약 조건은 혹시나 미래에 내가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시에는 남아있는 가족들에게는 큰 배려일 수 있고, 가족들에게 돌아가는 육체적 및 심리적 부담을 없애주는 현명함일 수 있다.   오래 산다는 건 상대적으로 그만큼의 책임감이 무겁고 길어 긴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내 미래를 위한 장기 재정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또한 이는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기에 미리미리 서둘러야 한다.   ▶문의: (213)284-2616 클라우디아 송 / 아메리츠 파이낸셜 Field Manager재정설계 간호보험 필요성 장기 간호보험 순수 장기 사망보상금 전액

2022-08-03

[중앙 칼럼] 전기차로 이룰 '포니의 꿈'

초등학교 시절 출장 갔던 아버지가 반짝이는 은색 자동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왔다. 바로 대한민국 최초의 고유모델 자동차인 현대 포니였다.  어렸을 때부터 기계,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차 탐색에 열중했다. 겉모양과 인테리어 곳곳에 현대 마크와 조랑말 엠블럼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후드를 열어보니 엔진부터 팬벨트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다이아몬드 마크가 보였다. 주요 파트인 파워트레인 대부분이 미쓰비시 제품이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   연휴나 방학이면 가족과 함께 포니를 타고 전국을 돌아다닌 덕분에 어린 시절 포니에 대한 추억이 남다르다. 펑크로 차가 서 본 일은 있어도 큰 문제 없이 잘 달렸다. 그래서인지 포니 이후로 40여년간 계속 현대차만 고집한 아버지의 생전 마지막 차도 에쿠우스였다.     최근 현대차가 선보인 첫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5를 처음 본 순간 포니에 대한 추억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1974년 11월 이탈리아 토리노 모터쇼를 통해 데뷔했던 포니가 47년 만에 심장은 물론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전히 업그레이드된 아이오닉5로 부활한 것 같았다. 시승회에서 만난 아이오닉5는 주행 성능은 물론 디자인까지 만족스러웠다. 지난해 미국 내 판매량에서 혼다를 제친 현대차 그룹이 차기 대세로 떠오르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를 상대로 충분한 경쟁력을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 정도였다.   예상을 뛰어넘는 호평 속에 아이오닉5에 대한 각종 수상 소식이 이어졌다. 굿디자인 어워드를 비롯해 ‘올해 구매해야 할 해치백’ ‘최고의 신차’ ‘가족들을 위한 최고의 전기차’에 선정됐다. 뉴욕 국제오토쇼에서 발표된 월드카 어워드에서는 대상격인 ‘세계 올해의 차’는 물론 ‘올해의 전기차’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까지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기아의 첫 순수 전기차 EV6도 각종 수상과 함께 한국차 최초로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 같이 한국 전기차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향후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것은 기존 개스차와 달리 전기차는 근본적으로 태생과 구조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 독일, 일본차에 비해 역사가 짧은 개스차의 경우 한국차들이 개솔린 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성능, 안전성을 업그레이드하며 뒤쫓는 입장이었다. 단기간에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지만, 여전히 주행성능이나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경쟁차를 압도하기가 쉽지 않다.     내연 기관차라는 마라톤에서 이미 반환점을 돌아선 경쟁자들을 벤치마킹하며 뒤늦게 출발한 한국이 전기차에서는 거의 동시에 출발한 셈이다. 그러다 보니 현대차 그룹뿐만 아니라 경쟁업체들이 앞다퉈 전기차 연구,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한국차들의 선전이 기대되는 것은 전기차의 핵심인 충전과 배터리 기술 분야에서 앞서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실시된 전기차 설문조사에서 전기차 구매자들이 가장 중시하는 사양이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와 배터리 충전 시간 단축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한국 전기차들이 경쟁력을 갖췄다고 본다.     이 밖에도 전기차의 클러스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직결되는 반도체, 스마트폰, 고화질 HDTV 등 전자 분야에서도 한국이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실제로 해가 거듭할수록 시승한 한국 신차들의 주행 보조 전자시스템 성능이 일취월장하고 자동차 디자인 면에서도 한발 앞서가고 있음을 실감한다.     현대 아이오닉5나 기아 EV6는 딜러에 입고 되기 무섭게 팔리고 있다고 한다. 차가 없어서 못 팔 정도라니 쾌조의 스타트라고 할 수 있겠다. 이달부터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첫 순수 전기차 GV60를 시판하고 12월부터는 판매 신기록 행진을 견인하고 있는 GV70의 전동화 모델이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된다고 한다. 특히 20일에는 6조3000억원을 투입해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을 2025년까지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1986년 울산서 생산된 엑셀로 미국 시장을 두드린 이후 35년만인 지난해 총판매량 670만대를 기록하며 세계 4위로 급부상한 현대차 그룹이 전동화 프로젝트를 통해 선보일 혁신으로 세계를 질주하는 ‘포니의 꿈’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낙희 / 경제부 부장중앙 칼럼 전기차로 전기차 시장 순수 전기차 자동차 디자인

2022-05-22

“한국 예술도 적극 알릴 것” 정상원 신임 문화원장

“LA 한인 문화 단체와 협업해 주류에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3월 말 부임한 정상원(사진) LA 한국문화원 신임 원장이 포부를 밝혔다.     정 신임 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문화예술, 영상콘텐트, 공연, 전통예술, 체육, 방송 등 문화 분야 전반을 두루 거친 실무형 문화통이다.   정 원장은 “K팝, K영화 등이 한류 기폭제 역할을 하면서 LA 지역 주민들에게도 한국 문화가 많이 알려졌지만, 순수 한국예술에 대한 인식은 아직 낮은 편”이라며 “향후 문화원 사업에서 이 부분이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디즈니 콘서트홀, 브로드 뮤지엄, 뮤직센터 등 주류 문화단체들과 협업해 한국 공연, 전통 예술 등의 홍보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한인 예술인들이 주류사회와 교류하는 기회도 만들 것”이라며 “문화예술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팬데믹으로 오프라인 행사가 제한되자 문화원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온라인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트를 올리며 시간과 공간 제약을 넘어 문화 홍보 스펙트럼을 넓혔다.     정 원장은 팬데믹 시기 문화원의 홍보 활동을 더욱 발전시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모두 활용하는 한 하이브리드 홍보 전략을 계획 중이다.     또한 한인 2세들이 문화를 통해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LA폭동 30주년을 맞이해 한흑 특별 교류전시, 기념콘서트, 기념 문집 ‘흉터 위에 피는 꽃’ 발간식 등 의미있는 행사도 진행된다.     정 원장은 “한인사회 역사의 발자취를 다른 커뮤니티와 문화 교류로 의미 있게 남길 것”이라며 “한국교육원 등 다른 기관들과 협력해 한인 차세대를 위한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원장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행정대학원, 노스캐롤라이나대 관광학과 석사에 이어 상명대 공연예술대학원에서 공연예술경영으로 박사 과정을 마쳤다.     행정고시를 거쳐 2009년부터 주인도대사관 문화홍보관, 국무총리실 문화체육과를 시작으로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 영상콘텐츠산업, 공연전통예술, 체육, KTV 방송보도부장을 거쳐 최근 국립국어원에서 기획연수부장을 역임했다.  글· 사진 이은영 기자문화원장 예술도 la 한국문화원 순수 한국예술 한국 문화

2022-04-06

[재테크] 자산관리와 연금상품의 역할

연금(annuity) 상품은 자산관리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개인이 준비하는 개인의 펜션으로 가장 많이 이해되지만 실은 그 이상의 기능을 가질 수 있다. 자산관리에서 연금이 갖는 기능과 중요한 선택 기준에 대해 알아보자.     ▶적정 인출률 4% 기능 = 연금은 대게 목돈을 적립한 후 금융보험사가 약속하는 금액을 정기적으로 되돌려 받기 위해 구입한다. 굳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돌려받게 되는 금액의 총액이 원금 자체보다 높기 때문이다. 상품에 따라 적립 후 즉시 받기 시작해 평생에 걸쳐 받을 수도 있고, 일정 기간 묻어 두었다 원하는 시기에 연금 수령을 시작할 수 있다.   보통 65세 이후 쓸 은퇴자금인 경우 평생연금을 보장해 주는 인출률이 5% 안팎으로 높다. 재정설계 전문가들이 말하는 적정 인출률은 오랜 기간 4%로 알려져 왔다. 요즘은 4% 인출률도 너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일반적인 투자계좌에서 4%씩 인출하면 자금 전체가 조기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의 연금상품들 중에는 자금 소진 없이 평생 인출할 수 있는 인출률을 5% 안팎에서 보장해주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실 전통적인 4% 인출률보다 훨씬 높은 것이고, 금융보험사가 이를 평생 보장해주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인 혜택이다. 그동안 투자해온 401(k)나 IRA 등으로 이제 인출플랜을 해야 할 시기라면 연금의 이 같은 장점을 활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금증식 = 연금은 인출플랜으로는 상당한 경쟁력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자금증식 기능은 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잘 활용하면 충분히 내게 맞는 자금증식 도구가 될 수 있다. 연금을 통해 자금증식을 원하는 경우 대게 투자성 연금을 활용하게 된다. 그런데 투자성 연금은 상품 자체와 연관된 비용이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비용이 연평균 2~3%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잘 확인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수형 연금은 이런 비용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출플랜을 위해 평생보장 특약조항을 붙이는 경우는 1% 안팎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순수 자금증식 목적이라면 이런 특약조항을 붙이지 않아도 된다. 그러면 비용이 없다. 단, 손실 위험이 없는 지수형 연금의 특성상 잠재적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는 있다.   투자성 연금을 선호할 경우 자금증식 목적이 주된 목적일 경우 순수 투자용으로 고안된 IOVA(Investment Only Variable Annuity)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일반적인 투자성 연금의 각종 부대 비용들이 없고, 정해진 flat fee만 있다. 퍼센티지로 나가는 비용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최소 10만 달러 이상 투자하면 현저히 낮은 비용의 혜택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리스크(risk) 관리 = 새해 들어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가능성, 코비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시장 리스크를 높게 하는 환경이다. 이로 인해 그간 잘 자라온 투자자산을 손실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문제는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대응 사이 균형을 찾아야 하는 데 쉬운 과제는 아니다.    리스크 관리를 위해 현금자산이나 채권 등 기타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옮기면 손실 리스크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 이는 마이너스 실질 성장률이 보장된 방식이 된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을 위해선 위험자산 투자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딜레마가 있다. 이런 경우 전체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지수형 연금을 배치할 수 있다.      시장 하락에 따른 손실은 없으면서 10년 이상 장기적으로 내다볼 경우 3~5% 수준의 연평균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 하락하는 해에는 수익이 없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손실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채권 대비 지수형 연금의 효용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인플레이션이 높고 금리가 올라가는 환경에서 채권은 리스크 분산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렵다. 채권값도 떨어지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반면 금리인상은 중장기적으로 지수형 연금이나 생명보험 상품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수형 상품의 내적 작동원리를 보면 이자가 높을 경우 금융보험사가 고객에게 주는 수익 마진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선택 기준 = 수익 마진이나 비용, 그 간의 역사적 수익률 등 연금을 선택할 때 고려해야 할 항목들은 많다. 그 중 하나로 해당 상품을 제공하는 금융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이다. 때로 B급 회사들은 이자나 기타 혜택을 파격적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자만 많이 준다고 섣불리 이들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신용관리사 중 하나인 AM 베스트는 몇몇 B급 회사들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 재무상태가 불안정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약속한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을 지도 불안하게 된다. 지금 당장 제공되는 표면적 혜택보다는 해당 금융보험사의 연혁과 재무상태 등을 보고, 최소한 A급 이상인 회사의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A급 회사들의 상품 역시 B급 회사가 약속하는 혜택과 비슷하거나 크게 부족하지 않은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재무상태가 튼튼한 회사들은 파격적인 혜택을 약속하기 보다는 실제로 이행 가능한 적정 혜택을 약속한다. 실은 이것이 합리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 당장 서면상으로 제공되는 작은 이익에 현혹되지 않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재테크 연금 자산관리 자금증식 기능 순수 자금증식 자금증식 도구

2022-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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