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형 생명보험(IUL)] 은퇴 시기 변동성 리스크 보호엔 지수형 생명보험
직접 투자 아닌 여러 시장지수와 연계로 수익 발생
하락장 위험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게 장점
주식·채권 구성 포트폴리오로는 변동성 보호 한계
IUL와 지수형 연금 등으로 시장 리스크 분산 효과
자산 대비 0.5% 안팎의 보험 관련 비용 고려해야
지수형 생명보험(IUL)이 변동성으로부터 은퇴자금을 지킨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기능이다. IUL은 다양한 시장지수와 연계해 수익을 발생시키지만, 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시장의 등락에 직접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 중 특히 주목할 것은 시장이 하락할 때다. 하락장에서 그에 따른 손실을 경험하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물론, 그만큼 상승장을 다 반영하지는 못한다. 수익 상한선(cap)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IUL은 상승장일 경우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그동안 시중 IUL의 수익 상한선이 10~15% 선이었기 때문이다.
해당 기간의 시장환경에 따라 순수 투자자산보다 누적 수익률이 높았을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순투자의 수익률을 능가할 가능성이 작지만, 변동성이 높은 기간에는 충분히 가능했던 시나리오다.
변동성으로부터 은퇴자금을 지켜주는 기능은 수익 포텐셜에 대한 논의는 아니다. 보다 더 근본적인 혜택은 상대적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이다. IUL에 쌓인 자금이 시장하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은퇴 기간에 손실이 날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물론, 보험상품이기 때문에 관련 비용이 있다. 이 부분이 ‘리스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비용도 결국 따져보면 자산대비 0.5% 안팎이다. 장기적으로 유지할 경우에 그렇다. 저축, 투자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를 전제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웬만한 뮤추얼펀드나 자산운용 서비스 비용에 비해 절대 높지 않은 수준이다. 오히려 낮은 축에 속한다. 상품마다, 혹은 디자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합리적인 비용을 지불하는 안전자산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
▶분산투자의 효력
전통적인 투자 포트폴리오는 주식과 채권 등 서로 다른 유형의 투자자산으로 이뤄져 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다양한 투자자산으로 분산하는 것이 포트폴리오 전체의 리스크를 낮춰준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제는 이들 투자자산 사이의 상관성이다. 상관성이 없고 낮거나 반대일 경우 리스크 분산 효과가 더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는 분산 여부와 관계없이 어떤 형태로든 투자손실 가능성에 노출돼 있다. 상대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채권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하락장의 경험은 이를 잘 설명해 준다. 이자가 오르면서 채권도 크게 손실이 났다.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을 수도 있고 기대처럼 조만간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수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금리는 오를 가능성이 더 높다. 채권값에는 불리한 환경이다. 게다가 모든 투자자산 유형의 상관성은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시장환경이 그렇게 진화해온 탓이다. 결과적으로 주식과 채권을 함께 활용한 분산 포트폴리오도 예전보다 손실 폭이 커지고 있다. 약효가 떨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은퇴 시기 투자 리스크
은퇴 후 투자 리스크는 돈을 모으는 시기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시장이 내려갈 때 심리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이는 대체로 기회가 된다. 더 싼 가격에 자산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하기 전까지의 투자 리스크는 그래서 어느 정도 수용하면서 갈 수 있는 여건이 된다. 하지만 은퇴 시기를 5~10년 안팎 남긴 시점부터는 전혀 다른 상황이 된다. 이제 벌고 모으는 시기가 아니라 모아둔 것을 쓰는 시기가 되기 때문이다.
쓰는 시기의 투자손실은 치명적이 될 수 있다. 시장이 내려가면 이는 더는 추가 매입 기회가 되지 못한다. 뮤추얼펀드나 개별 주식, 채권 등을 갖고 있으면 이걸 팔아서 현금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려간 상태에서 사는 대신 팔아야 하는 상황이다. 떨어졌던 것이 회복할 시간과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고, 결국 이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는다. 은퇴자금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소진될 리스크를 안게 된다.
▶어떻게 지키나
IUL 안에 쌓인 자금은 하락장의 리스크로부터 자유롭다. 그런 측면에선 채권보다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이자가 오르면 수익 상한선이 높아질 가능성마저 있다.
만약 IUL을 은퇴자산 포트폴리오의 한 구성 부분으로 보고 준비했다고 가정하자. 이런 상황에서는 굳이 리스크 자산을 건드릴 필요가 없다. 되도록 IUL에서 필요한 돈을 빼서 쓰고, 하락을 경험한 투자자산은 팔지 않고 회복을 기다릴 수 있게 된다. 떨어진 상태에서 현금화하기 위해 팔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포트폴리오 전체 차원에서 보자면 그만큼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전통적인 투자자산 포트폴리오만으로는 약화됐던 리스크 분산 효과를 IUL을 통해 꾀할 수 있다. IUL을 통해 현금화하는 것은 투자자산을 팔거나 하는 절차가 없다. 융자 형태로 쓰는 것이고, 기존 자금은 여전히 돈을 벌고 있다.
융자로 인출한 금액 만큼에 대한 이자가 적용되지만, 이는 팔아서 없어진 것이 아니라 인덱스 옵션에 남아서 계속 수익을 발생시킨다. 수익이 충분히 나면 이자 이상을 벌 수 있는 포텐셜이 있다. 이른바 ‘아비트라지(arbitrage)’의 잠재적 혜택이다. 그것까지 기대하지 않더라도 일단 투자자산을 처분해서 회복할 기회마저 상실하는 것이 비해 현저히 좋은 옵션이다.
IUL에서 융자형태로 인출해 사용하는 자금이 소득세 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덤이다. 하지만 이는 변동성으로부터 은퇴자금을 보호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혜택이기도 하다.
▶은퇴 포트폴리오 구성자산
IUL이나 지수형 연금 등은 은퇴 포트폴리오의 한 구성 자산으로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 변동성 관리에도 효과적이지만 은퇴 후 인출해 사용하는 자금에 대한 세무 관리를 위해서도 중요한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
무조건 이들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IUL이 저축수단으로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가능한 많은 금액을 15년 이상 적립할 때 양호한 자금증식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수형 연금은 반드시 장기간 투자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충분히 시간 여유를 갖고 시작하면 연금 혜택이 극대화된다. IUL이나 지수형 연금 모두 포트폴리오의 변동성 리스크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주식, 채권, 대체자산 등과 함께 포트폴리오 운용에 적절히 활용해 보자.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kenchoe@allmeri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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