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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연인

취향에 따라 사람들은 여행한다. 쇼핑하기 위해 아니면 먹거리를 찾아서. 내 경우엔 새로운 세상 속 삶을 찾아서다. 또한 내가 읽은 책과 본 영화의 느낌을 확인하기 위해 여행을 한다고도 할 수 있다.     1992년에 개봉된 ‘연인(The lover)’ 영화를 보고 책도 읽었다. 나룻배 갑판 위 난간에 팔꿈치를 괴고 서 있던 가냘픈 프랑스 소녀의 중절모를 쓴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영화를 본 이후 나도 어딜 가나 모자를 늘 쓰고 다니며 영화의 배경인 메콩 강에 가고 싶었다.     첫날 본 메콩 강은 메주콩 색에 흰색과 핑크색을 조금씩 섞은 색을 띠었다.     “유유히 체념한 듯 흐르는 강물 색이 신비하긴 하군.”   내가 지껄이자, 옆에 있던 친구가 “기가 막혀 철이 없어도 너무 없다니까. 저 깊은 물 속을 상상해 봤어? 사방팔방에서 흘러 들어간 똥물이 신비하다니! 저 물에서 잡은 생선을 먹을 수 있겠어? 신비는! 자기는 참 엉뚱해.”   시시각각 변하는 강물색 위로 그물을 치는 어부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낭만적이다. 하지만 가까이 가서 현실에 직면하고는 눈을 돌렸다. 물에 잠길 듯 말 듯 떠 있는 덤불과 집들은 폭우가 지난 후에 흙탕물에 쓸려 떠내려가는 듯했다.   황톳빛 메콩 강의 얕은 수심 탓으로 크루즈를 강 한가운데 정박하고 작은 목선을 타고 동네 어귀의 허름한 선착장에 도착했다. 시끌벅적한 규모가 큰 반 노천 시장통 입구에서 비켜있는 웅장한 옛 저택으로 들어섰다. 흰 대리석 아치를 두른 저택은 프랑스와 중국 건축이 독특하게 혼합되어 있다. 입구에 조각한 울퉁불퉁한 나뭇잎 위에 금분을 바른 거창한 현판 ‘황금순’이라는 한자로 쓰인 문패가 눈에 띄었다. 안으로 들어서자, 한쪽 벽에는 저택 주인의 가족사진들이 걸려있다. 마주 보는 벽에는 영화 ‘연인’ 속 배우들의 빛바랜 사진이 걸려 있다.     15세 프랑스 소녀와 32살의 파리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부유한 중국계 남성과 불같은 사랑을 다룬 섬세하고 노골적인 베드신으로 흥행한 영화의 배경인 저택이다. 내부로 들어서니 널찍한 자게 상이 놓여 있다. 남자 주인공의 부친이 비스듬히 누워 아편을 피우던 자리다. 뿌연 아편 연기 속에서 아들이 프랑스 소녀와의 결혼을 극구 말리던 모습이 떠오른다. 아버지는 아들에 관해서는 그의 이름처럼 부드러운 비단인 ‘황금순’이 아니라 거친 마대와도 같은 성질로 “차라리 죽어버려라”라고 말한다. 아버지의 압력에 굴복하고 그들의 사랑은 비틀거리다가 소녀가 프랑스로 떠나면서 끝난다.     영화를 상상하며 흥미롭게 둘러보는데 마치 황 영감의 지시를 받고 내어놓은 듯 차를 가져왔다. 차를 마시자, 차의 향기와 고색창연한 실내 분위기에 빠져서 두 남녀가 몰래 정사를 나누던 시장통에 있던 짙은 회색 문의 아지트는 어디일까? 궁금했다.     훗날 소녀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성 작가가 되었다. 마그리트 뒤라스(Marguerite Duras)다. 영화는 그녀의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영화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는 떨리는 목소리로 “지금도 사랑하고, 사랑하는 걸 멈추지 않을 것이며 죽을 때까지 사랑할 거라”고 전화하던 장면이 잊히지 않는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연인 프랑스 소녀 영화 마지막 훗날 소녀

2024-10-31

[음악으로 읽는 세상] ‘죽음과 소녀’

슈베르트의 현악4중주 14번에는 ‘죽음과 소녀’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이런 제목이 붙은 이유는 이 곡의 2악장이 슈베르트의 가곡 ‘죽음과 소녀’의 선율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티아스 클라우디우스의 시에 곡을 붙인 가곡 ‘죽음과 소녀’는 소녀를 데려가려는 죽음과 이를 거부하는 소녀와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저리 가요. 저리 가라구요. 나는 아직 젊어요. 그러니 이대로 내버려 두세요.” “아름답고 상냥한 아가씨, 나는 너의 친구야. 두려워 말고 내 품에서 편히 잠들려무나.”   현악4중주는 이런 가곡의 선율을 주제로 다양한 변주가 펼쳐진다. 처음에 주제를 제시하는 부분은 ‘죽음’이 친절한 친구로 가장하고 소녀에게 접근하듯 그렇게 아름답고 우아할 수가 없다. 주제가 끝나고 나오는 첫 번째 변주 역시 그렇다. 여기서 제1바이올린은 고음역 특유의 화려한 음색으로 주제선율을 아름답게 장식한다. 특히 프레이즈의 끝자락을 사라지듯 장식하는 아련하고 처연한 멜로디가 일품이다.   두 번째 변주에서는 첼로가 중후하고 편안한 목소리로 듣는 이의 마음을 위로해 준다. 하지만 그다음 변주부터 현악기들이 절규하기 시작한다. 절규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비명이라고 해야 할까. 격렬하게 현을 긁어대기 시작한다. 그랬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처음의 평화로 돌아온다. 하지만 곧 다시 시작되는 절규와 비명. 이런 처절한 몸부림이 모두 지나고 나면 현악기들이 조용히 ‘죽음과 소녀’의 멜로디를 연주하며 끝을 맺는다.   말년에 슈베르트는 병마에 시달렸다. 심한 두통과 고열, 구토로 괴로워하는 와중에 그는 “묻히는 건 싫어. 혼자 있는 건 싫어”라고 중얼거렸다고 한다. 음악 속의 소녀처럼 그 역시 죽음에 저항했던 것이다. 하지만 슈베르트는 죽음과의 싸움에서 패배했다. ‘죽음과 소녀’를 작곡한 지 2년이 지난 1828년, 31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죽음 소녀 현악4중주 14번 마티아스 클라우디우스 고열 구토로

2024-10-07

불체자가 경찰 사칭, 10대 소녀 납치강도

       남미 출신 불법체류자가 경찰관을 사칭해 10대 소녀를 납치하고 강도 행각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연방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 단속국(ICE)의 발표에 의하면, 페루 국적의 호세 엔리크 라미레즈-카브레라(23세)를 밀입국 등 각종 범죄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지난 2023년 12월19일 애리조나주의 미국-멕시코 국경을 통해 불법입국 하다가 적발됐으나, 이민법원 출두 명령서만 받고 석방됐다.   버지니아 매나사스 시티 경찰국에 따르면, 용의자는 매나사스의 클로버 힐 로드 선상의 스쿨버스 정류장에서 경찰관을 사창하고 한 10대 소녀를 강제로 자신의 지프 차량에 태워 납치했다.   피해자는 피고의 차량을 타고 6-7마일 쯤 가다가 쿼리 로드 선상에서 뛰어내려 도망쳤다. 경찰은 지난 6일 밤 용의자를 체포했다. 피해자는 용의자의 차량에서 탈출하지 못한다면 성폭행을 당하거나 살해당할 수 있기에, 뛰어내리다가 뼈가 부서지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여겼다고 전했다.   보수파 주민들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국경정책에 실패해 불법체류자를 모두 풀어주고 있으며 이들이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러도 손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납치강도 불체자 소녀 납치강도 경찰 사칭 시티 경찰국

2024-09-11

텍사스 불법이민자 ‘12세 소녀 살해 혐의’ 기소

 11월 대선에서 불법 입국 대응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텍사스에서 불법 이민자 2명이 12세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되면서 이민 정책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될 전망이다. AP통신, CNN 방송, 달라스 지역 언론 등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17일 텍사스주 휴스턴의 한 개울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12세 소녀 조슬린 눙가레이의 살해 용의자로 베네수엘라 국적의 요한 호세 마르티네스-랑겔(22)과 프랭클린 호세 페냐 라모스(26)가 기소됐다. 두 용의자는 올해 서류 없이 미국에 불법으로 들어온 뒤 텍사스주 엘 파소 인근에서 미 국경순찰대에 체포됐다가 석방된 기록이 있다. 이번 살인 사건을 조사한 검찰은 용의자들이 개울의 다리 아래로 소녀를 유인해 2시간 동안 머물다 살해한 뒤 시신을 개울에 던졌다고 밝혔다. 소녀의 할아버지 켈빈 알바렌가는 “국가의 이민 시스템이 다시 만들어졌다면 손녀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으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민정책을 맹렬히 비난해온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엑스(X, 옛 트위터)에 “바이든이 국경에서 이민법을 집행했다면 그 어린 소녀는 지금 살아있을 것”이라고 썼다. 애벗 주지사의 부인은 희생된 소녀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최근 선거 유세에서 이 사건을 언급하며 자신이 현재 대통령이었다면 두 용의자는 미국에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바이든 정부의 이민정책을 비판하면서 올해 2월 조지아주에서 있었던 22세 대학생 레이큰 호프 라일리 살인 사건을 지적했다.    손혜성 기자불법이민자 텍사스 텍사스 불법이민자 소녀 살해 텍사스주 휴스턴

2024-07-05

한인 10대 소녀 등 2명 제트스키 충돌로 사망

10대 한인 소녀가 친구와 시카고 인근 호수에서 제트스키를 타던 중 스피드보트와 충돌해 사망했다.     지난 20일 레이크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5시 15분쯤 레이크 마리에서 엘르 김(13)양과 사리나 붓커(16)양이 야마하 제트스키를 타다가 55세 남성이 운행 중이던 스피드보트와 충돌했다. 충돌에 의한 충격으로  두 소녀는 결국 사망했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김양과 붓커양은 빠른 속도로 스피드보트를 향해 제트스키를 운행했다. 이에 충돌을 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제트스키를 운행한 건 붓커양이고 김양은 뒤에 앉아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충돌 이후 호수에 빠진 두 소녀는 무의식 상태였으나 구명조끼를 입은 덕분에 물에 떠 있을 수 있었다. 충돌사고 후 물에 빠진 두 소녀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레이크카운티검시국 측은 김양과 붓커양의 사인을 ‘충돌에 의한 둔기 부상’이라고 발표했다.     레이크카운티 셰리프국 측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일리노이 레이크 그로브에 거주하는 김양과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하는 붓커양은 가족끼리 오래 친구 사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붓커양은 방학을 맞아 김양의 가족 별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준 기자시카고 인근 시카고 인근 한인 소녀 이후 인근

2024-06-23

6일 동안 감금돼 성폭행 당한 10대 소녀 필사의 탈출

빅베어 지역에서 6일 동안 감금된 채 성폭행 당했던 17세 소녀가 필사적으로 탈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에 따르면, 소녀를 감금한 남성이 잭인더박스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동안 그 남성의 차량 안에 감금돼 있었던 소녀가 탈출할 수 있었다.   탈출 후 그녀는 인근 상점 너트 하우스로 달려갔고, 그곳의 직원들이 당국에 신고했다. 수사관들은 26세 남성 재커리 두루소를 자택에서 체포했다. 두루소는 3월1일부터 이 소녀를 감금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그녀에게 음식과 물을 거의 주지 않고 다량의 술을 마시게 했고, 자유를 대가로 그녀에게 성관계를 강요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셰리프국의 글로리아 후에타 대변인은 "그녀가 술을 마신 시점이 그가 그녀를 성폭행한 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7세 소녀가 감금돼 있던 집의 길 건너편에 사는 이웃 주민 마이크 스틸키는 소녀가 그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스틸기는 "그녀는 지쳐 보였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걷고 있었고, 머리는 엉망이고 지저분했다"고 말했다. 두루소는 납치, 감금, 강간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3만 달러의 보석금을 내고 13일 밤에 풀려났다. 두루소와 피해자가 서로 아는 사이인지는 확실하지 않다.성폭행 감금 소녀 필사 납치 감금 카운티 셰리프국

2024-03-14

[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빛이 꽃으로 피어나는 협곡, 앤텔로프 캐년

콜로라도 강을 막은 글렌 캐년 댐과 그로 인해 형성된 미국에서는 두 번째로 넓은 파웰 호수가 위치한 유타주와 애리조나 주 접경에 위치한 페이지(Page)에 있는, 미국에서 가장 넓은 인디언보호구역인 나바호(Navajo Trival)에는 전 세계 수많은 사진작가들과 관광객들이 찾는 장소가 있다. 특히 이곳에서 촬영한 흑백 사진이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사진으로 기록돼 있어 (650만달러)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고 난 후 방문객이 몰려오는 앤텔로프 캐년이다. 나바호 인디언들은 '물이 바위를 통과하는 곳'이라 불렀던 이곳은 1931년 12세 인디언 소녀에 의해 발견됐는데 근처에 서식하고 있던 북미산 가지뿔 영양들이 서식하고 있어 앤텔로프 캐년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나바호 인디언들에게는 성역이어서 아무나 접근하지 못하던 곳이 후일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이 알려지면서 수많은 방문객이 찾는 장소가 됐다. 앤텔로프 캐년은 '어퍼앤텔로프 캐년(Upper Antelope Canyon)'과 '로어앤텔로프 캐년(Lower Antelope Canyon)', '앤텔로프 캐년X'가 있는데 약 4마일의 거리에 이 3곳이 위치한다.   오랜 세월 거센 급류가 나바호 사암(Navajo Sandstone) 바위 틈에 스며들어 조각해 놓은 바위 동굴의 협수로가 바람과 물의 거대한 힘과 세월에 의해 물결처럼, 빛처럼 변화무쌍하게 깎여 환상의 분위기를 연출하게 만든 장소다. 지금도 바람과 비에 강한 물살에 의해 깎이고 다듬어 지고 있다. 이곳은 나바호 인디언 보호구역내에 있어 인디언 가이드의 안내하에만 접근할 수 있다.   어퍼앤탤로프 캐년은 협수로 바닥에서 평균 120피트 높이의 홍사암 바위 틈이 갈라지며 물길이 생긴 곳이다. 약 한 블록 정도의 길이의 바위 터널을 지나는 동안 평평한 모래 바닥으로 된 동굴 같은 협곡을 걸어야 하는데 그리 힘들지는 않다. 정오를 기준으로 협곡의 머리 위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태양이 빛의 기둥을 만든다. 그 빛의 기둥에 모래를 흩날리게 해 여러 모양의 형상을 연출하여 감동적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다. 위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의 기둥은 3월 중순에서 10월 첫 주까지만 경험할 수 있다. 이곳까지 접근하려면 나바호 인디언들의 차를 타고 모래 길을 달려야 한다.   로어앤텔로프 캐년은 어퍼앤텔로프 캐년보다 협곡의 폭이 좁고 길어 구불구불 가파르고 중간중간에 설치된 철계단을 오르내리며 발 디딜 틈도 찾기 힘든 곳 이지만 보다 다양한 빛과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사진으로 간직할 수 있다. 위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빛을 기다리지 않고, 매시간마다 변하는 바위의 색이 다양함을 경험할 수 있다. 근처에는 석양의 파웰호수를 유람선을 타고 관광할 수 있고 바위가 말발굽 모양으로 형성된 홀슈즈밴드(Horseshoe Bend), 콜로라도강의 급류 타기, 그랜드캐년 북쪽 지역 등 관광할 곳이 많다. 정호영 / 삼호관광 가이드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 이야기 협곡 나바호 인디언들 인디언 가이드 인디언 소녀

2024-02-01

[열린광장] 감성과 정치

감성이란 감각적 자극이나 인상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성질을 의미한다. 그런데 동일한 자극도 사람에 따라 느낌과 반응이 다르니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감수성이 풍부해 자극을 잘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자극과 이에 대한 반응은 우리 인체에서도 일어난다.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면 방광과 요도가 연결된 신경이 뇌와 척추에 있는 배뇨 중추에 신호를 보내 배뇨감을 느끼게 해 소변을 보게 된다.  자극에 대한 반응이다. 또 눈물샘에서 나오는 눈물은 안구 건조를 방지하고 노폐물이나 이물질을 배출하는 역할도 한다.     그런데 슬픈 일을 당하거나 서글픈 노래를 들을 때도 눈물이 난다. 이는 다른 형태의 자극과 반응이다. 가수 이미자씨의 오래된 노래 가운데 ‘모정’이란 곡이 있다. 옛날에는 그 노래에 별 감흥이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11살밖에 안 된 빈예서라는 소녀 가수가 부르는 ‘모정’을 우연히 듣고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 대중가요를 듣고 눈물짓는 내 모습이 스스로 민망하기까지 했다. ‘낯선 타국 바다 건너 열세살 어린 네가 오직 한번 꿈에 본 듯 다녀간 이 날까지….’ 어리고 가냘픈 목소리로  부르는 그 소녀의 노래는 많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시니어가 되다 보니 내 마음도 약해졌나 보다. 소녀의 노래를 듣고 혼자 눈물을 닦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소녀의 노래를 들을 때마다 가슴 속에 불현듯 치밀어 오르는 무엇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있다.     놀라운 감성으로 자극을 받게 되면 눈물은 나오게 마련이고,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새로운 해의 시작과 함께 추운 겨울도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 주변 곳곳에는 소외 계층도 늘고 있다. 아직도 도움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많다. 아마 이들 소외된 이웃들의 마음은 겨울바람처럼 스산할 것이다. 올해에는 하루속히 경제가 호전되어 이들에게도 관심과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는 한국과 미국에서 큰 선거가 있다. 선거는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이벤트다. 양국의 유권자들은 본인의 이익보다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정치인을 뽑아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올해는 모든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정치인들이 많이 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녀 가수가 노래로 많은 사람에게 감동과 자극을 주듯이 말이다. 소녀의 노래가 가슴 속에 무엇인가 치밀어오르는 듯한 자극을 주었듯이 선거가 거짓과 위선을 깨끗하게 씻어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가  감성의 힘으로 무장하면 정치권을 바로 세우는 것은 물론 우리 삶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믿는다.     백인호 / 송강문화선양회 미주회장열린광장 감성 정치 소녀 가수 자극도 사람 노래 가운데

2024-01-11

[기고] 어린 소녀의 기업가 정신

릴리 하퍼( Lily Harper)는 아빠, 엄마, 여동생과 함께 캐나다 밴쿠버에 사는 초등학생이었다. 그런데 릴리의 엄마에 따르면 릴리는 2019년 초등학교 입학 후 친구들로부터 심한 육체적,정신적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다. 심지어 릴리의 아빠는 릴리가 계단 아래로 밀려 넘어지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다. 친구들의 괴롭힘은 끝이 없었다. 릴리의 책가방을 찢는가 하면 돌을 던져 눈 바로 아래를 다치는 일도 있었다.     릴리의 엄마는 더 방치하면 심각한 상황을 맞을 것 같다는 생각에 학교 교육 대신 홈스쿨링(Home Schooling)을 택했다. 2년 만에 학교를 자퇴한 것이다.   릴리는 학교에 다닐 때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일까”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릴리와  엄마는 홈스쿨링을 하면서 더는 괴롭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됐고, 흥미가 있는 과목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돼 잘한 선택이었다고 회상했다.      홈스쿨링을 통해 릴리는 더 자신감 있고 의사소통도 활발해지고 창의적인 소녀로 성장했다. 릴리는 학업에 대한 걱정이 없어졌으며 오히려 자신이 열정을 쏟을 수 있는 분야를 발견했다.   릴리와  어머니는 둘 다 양초를 좋아했다. 그런데 양초에는 두통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릴리는 엄마에게 우리가 유해물질 없는 양초를 만들면 어떻겠냐고 먼저 제안을 했다.  그리고 가족, 친구들로부터 양초 만드는 방법을 배우는 등 독학으로 제조법을 연구했다.   문제는 어렵게 않게 해결됐다. 그리고 마침내 사업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해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1년 ‘릴리 로스 아로마스(Lily Lou’s Aromas)’라는 업체가 탄생했다. 릴리가 겨우 9살이던 해다.     릴리는 소설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수제품을 알리기 시작했다. 본인이 직접 제품에 대해 해설을 하고 동영상도 활용했다. 이렇게  ‘릴리 로스 아로마스’ 제품이 알려지면서 판매는 급격히 늘어났다. 이런 고객들의 피트백은 릴리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릴리의 엄마는 자신의 딸이 정말 대단하다고 말한다. 지금도 사업을 확장하고  더  많은 제품 라인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은 릴리 스스로 처리한다고 한다.      릴리는 본인이 만든 제품을 전 세계에 판매하고 싶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제품 보관 창고를 직접 관리하는 등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사업을  돕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계속 공유하는 것에도 적극적이다.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방법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릴리의 엄마는 “릴리는 내게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영감을 주며, 열정적이고 친절한 아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릴리가  자신을 강하게  유지하는 두 가지  신념은 첫 번째가 “나는  할 수 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나는  꿈을 꿀 수 있다”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역할은 릴리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전진하도록 격로해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릴리는 자신을 ‘미니 기업가’고 말한다. 현재 ‘릴리 로스 아로마스’ 제품은 캐나다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판매망을 확대되고 있다. 제품 라인업도 수제양초, 방향제 등으로 더 다양해지고 있다. 릴리는 밴쿠버의 ‘A  Women of Worth’라는 단체에서 리더십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기천 / LA 카운티 중소기업자문관기고 기업가 소녀 제품 라인업 기업가 정신 미니 기업가

2023-12-15

아시안 혐오범죄 10대 소녀 체포

〈속보〉맨해튼 지하철에서 아시안 가족을 향해 혐오 발언을 한 후 폭행을 저지른 16세 소녀가 체포됐다. 〈본지 8월 8일자 A3면〉   뉴욕시경(NYPD)은 “지난주 맨해튼 지하철에서 폭력을 행사한 흑인 소녀가 8일 오전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으며, 2건의 폭행 혐의를 받는다”고 밝혔다. 6일 NYPD가 용의자의 사진을 공개하고 수배에 나서자 자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51세 아시안 여성 수 영(Sue Young)은 가족들과 F라인 지하철을 타고 이동 중 10대 소녀 3명에게 아시아 혐오 발언을 듣고 머리를 폭행당했다. NYPD와 피해자 인터뷰 등에 따르면 네바다주에서 뉴욕을 방문한 아시아계 부부는 미국 시민권자로, 부인은 한국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abc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피해자 수 영은 사건 당일 건너편 좌석에 앉은 10대 소녀 3명이 큰 소리로 웃는 것을 듣고 무심코 고개를 들었고, 소녀들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등의 악담을 들었다. 보다 못한 남편 켄 영이 자제를 당부했지만 이들은 더 공격적인 태도로 위협했다. 폭행 장면을 녹화하던 목격자 조안나 린(Joanna Lin)은 8일 체포된 16세 소녀의 표적이 돼 공격을 당했으며, 영이 린을 보호하기 위해 뛰어들자 이 소녀는 영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린과 영은 머리에 타박상을 입는 등 부상을 당했다.     린은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10대 용의자가 자기 행동에 책임지는 결정을 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나와 영에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 그녀가 필요한 상담, 멘토링 등 도움을 받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윤지혜 기자 yoon.jihye@koreadailyny.com혐오범죄 아시안 아시안 혐오범죄 소녀 체포 아시안 가족

2023-08-09

납치된 13세 소녀 '헬프미' 쪽지로 구사일생

    텍사스에서 총기를 든 남성에게 납치돼 성폭행 당하면서 롱비치로 끌려온 13세 소녀가 지나가는 행인에게 '도와주세요(Help Me!)'라는 쪽지를 보이고 이를 본 행인이 911에 신고하면서 극적으로 구출되는 영화같은 일이 벌어졌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피해 소녀는 7월 6일 텍사스 샌안토니오 지역에서 길을 걷고 있던 중 회색 닛산 센트라를 운전하고 있던 납치범 스티븐 로버트 새블란(61)을 만났다.   새블란은 피해 소녀를 따라가다 어느 시점에서 총을 보이며 차에 타라고 명령한 뒤 사건 현장을 떠났다.   이후 새블란은 소녀에게 몇 살이냐고 묻고 소녀는 13세라고 답했다. 소녀는 차에서 호주에 친구가 있다고 이야기했고 새블란은 크루즈 선을 타고 친구를 방문하게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새블란은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소녀가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새블란은 소녀를 반복해 성폭행하고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도 최소 2번 이상의 성폭행이 저질러졌다.   사흘 뒤인 9일 오전 새블란은 롱비치에 차를 주차하고 세탁을 위해 10가에 있는 이지 워시 런드로매트(빨래방)에 들렀다.   그리고 그는 그곳에서 일하는 종업원에게 근처에 식당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이때 그 종업원은 새블란의 눈빛과 행동에서 수상함을 감지했다.   잠시 뒤 새블란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 사이 차에 남아 있던 피해 소녀는 '도와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쪽지를 내보였고 이는 지나가는 행인들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행인 중 한 명이 경찰에 신고했다.   곧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고 피해 소녀는 경찰에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잠시 뒤 경찰은 새블란을 발견한 뒤 체포했다.   피해 소녀는 샌안토니오에서 가출 신고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검찰 측은 밝혔다.   납치 용의자 새블란이 혐의와 관련해 정식 기소되면 연방 교도소에서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일 기자구사일생 헬프미 소녀 헬프미 피해 소녀 납치범 스티븐

2023-07-21

귀넷 실종 소녀 무사히 귀가...40대 성범죄자가 납치·감금

지난 달 24일 귀넷 카운티 파크뷰고등학교에서 기말고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된 소녀가 모로우 샌더스 드라이브에 있는 한 주택에 감금돼 있다가 무사히 구출됐다고 경찰이 발표했다.    귀넷 경찰은 소녀의 행적을 추적하던 중 이곳에 있다는 첩보를 입수, 신병을 확보했으며 소녀를 납치한 것으로 보이는 러셀 치브스(41)를 아동 유괴, 성착취 등의 혐의로 기소키로 하고 클레이튼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했다고 밝혔다. 피해 소녀는 귀가했다.    피해 소녀는 학교 주차장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된 후 실종됐다. 그의 아버지는 그녀가 평소 말이 없고, 비 사교적인 게이머라며 딸이 앱상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었고, 그들과 친구가 됐으나 그들에 의해 납치됐을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지난 달 이 학교에서는 또다른 15세 소녀가 실종됐으나 아직 소재 파악을 못하고 있다.   한편 지난 14일에는 조깅하던 한 남성이 납치를 당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 남성은 오전 2시30분쯤 집 근처 빌 케네디 웨이에 있는 엘란 메디슨 아파트에서 조깅하러 나갔는데, 검은색 캐딜락 픽업 트럭을 타고 온 세 명의 괴한에게 납치됐다는 것. 그들은 식초와 아세톤 냄새가 강하게 나는 천을 입에 댔고, 바로 의식을 잃었다고 피해자는 진술했다.    그가 의식을 찾았을 때 트럭 뒷좌석에 앉아 있는 자신을 발견했으며 가까스로 탈출한 그는 파 로드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고, 그 곳에서 의식을 잃었다는 것이다. 어떻게 탈출했는 지, 길에서 얼마나 오래 의식을 잃은 채 있었는 지 알 수 없지만 자신의 휴대폰이 사라진 걸 알고 주변 사람들에게 911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발과 지갑도 빼앗긴 상태였다.      피해자의 진술에 따르면 범인들은 스페인어로 대화를 했으며 총으로 무장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의 말투와 태도가 뇌진탕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 그래디 병원으로 이송,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토머스 공 기자성범죄자가 납치 성범죄자가 납치 실종 소녀 피해 소녀

2023-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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