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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55일 앞으로…열기 뜨겁다

'2024년도 미국 대통령 선거'가 55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샌디에이고카운티 로컬 정계의 이목은 온통 선거에 대한 이슈로 집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주류 매체들도 이같은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듯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선거관련 소식을 주요 뉴스로 다루고 있다. 물론 20년 가까이 민주당이 강세를 띠는 샌디에이고카운티의 전반적인 유권자 지형으로 인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카말라 해리스 현 부통령이 맞붙는 대통령 선거의 로컬 투표결과는 이미 결판이 나버린 것 같아 로컬 유권자들의 관심을 그리 끌지 못하지만 연방 하원의원 선거와 주정부 레벨의 선거 등 다른 여러 로컬 차원의 선거에 대한 이슈는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소식들로 매스컴이 도배되고 있다.   로컬 선거판에서 대통령 선거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의 우세는 이미 당연시되고 있다. 실제로 ABC 10뉴스와 샌디에이고 유니언-트리뷴이 지난 8월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56% 그리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35%에 그쳐 샌디에이고카운티에서 만큼은 분명하게 결판이 난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이번 선거에서 로컬 유권자들이 관심을 두고 있는 포인트는 대통령 선거를 제외한 다른 선거에서의 공화당적 정치인들의 선전 여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실시됐던 연방 하원의원 예비선거의 결과를 보면 5개 지역구에서 현직 의원들이 모두 1위를 차지하면서 결선 진출을 선점한 상태이지만 일부 지역구는 선거 캠페인에 따라 결과가 뒤바뀔 수 있는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샌디에이고카운티 연방 하원의원의 정당별 분포는 대렐 이사 의원이 지키고 있는 제 48지역구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4개 지역구는 모두 민주당적 정치인의 몫으로 분포돼 있는데 지역 정가에서는 공화당적 후보들이 난립해 표가 갈린 제 49지역구의 경우, 막판 뒤집기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구의 지난 3월 예비선거에서 민주당의 마이크 레빈 현 의원은 50% 정도를 득표했고 나머지 절반 정도는 4명의 공화당적 후보가 서로 나눠 가진 것으로 나타났었다. 따라서 공화당적 후보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어 결선에 진출하게 된 매트 군더슨 후보는 앞으로 남은 50여 일간의 캠페인 기간 중 공화당 지지자와 중도층 유권자들의 표심을 얼마만큼 확보하느냐에 따라 긍정적인 결과도 가능하다는 것이 로컬 정가의 분석이다.   다른 3개의 연방 하원의원 지역구는 민주당의 현직 의원들이 월등한 표차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결선진출을 확정진 바 있다. 김영민 기자대선 열기 하원의원 예비선거 로컬 선거판 샌디에이고카운티 로컬

2024-09-10

선거판 불문율 깨졌다…한인 대신 비한인 지지

선거에 출마한 한인 후보들간의 불문율이 깨지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한인들의 각계 정치권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한인 간의 충돌은 피해야 한다는 암묵적 약속이 사실상 설 자리가 없어졌다.   가장 비근한 일례로 LA 한인타운이 포함된 가주 하원 54지구에서 LA시 존 이(John Lee) 시의원(12지구)이 3주 전 민주당 마크 곤잘레스 후보를 공개 지지했다. 무소속인 이 시의원이 한인 존 이(John Yi) 후보 대신 이 후보 경쟁자인 곤잘레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 후보는 당내 지지기반이 비교적 취약했지만 예선에서 1만4947표를 얻어 득표율 34%를 기록하면서 45%를 얻은 곤잘레스 후보에게 위협적인 경쟁 상대로 자리 매김했다.   소속 정당은 달라도 한인 후보들이 더 많이 정치권에 진출하도록 하자는 공감대는 1990년대 김창준 전 연방하원의원을 필두로 1세들 중심의 선출직 진출이 이뤄지던 시절부터 당연시 되어왔다. 그러다가 2000년대 중반 어바인시를 중심으로 한인사회 정치력이 급부상하면서 더 공고해졌다. 당시 최석호, 강석희 등 주요 후보들은 당내의 압력에도 당파성을 이유로 한인 후보들과 맞선 후보들을 공개지지하거나 나서서 한인 후보를 깎아내리는 활동을 극도로 자제했다.   하지만 20여년이 지난 지금 한인 후보들의 경쟁 상대의 지지자 목록에서는 다른 한인 정객들의 이름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가주 상원 37지구에 도전하는 최석호 후보는 연방 하원에 출마한 데이브 민의 경쟁자인 스캇 보 후보 지지자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민 후보 역시 최 후보의 경쟁자인 조시 뉴먼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다만 공개적으로 지지 성명을 내지는 않았다.   한인들이 한인 후보의 경쟁자를 지지하는 상황은 LA시의회 10지구, 주 상원, 연방하원 등 다른 선거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인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한인이기 때문에 반드시 한인을 지지해야 한다는 것은 억측이라는 주장도 있다.   LA시의 한인 관계자는 “소수계로서 한인 표심을 집결해 한인 정치인을 한명이라도 더 배출해야 한다는 논리에는 공감하지만 ‘우리가 남이가’라는 논리에 함몰되면 위험한 측면도 있다”면서 “한인이지만 공복(public servant)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이 부족하다면 타후보를 지지해야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지 않나”고 말했다.   이에 반해 공개적으로 한인과 경쟁하는 후보들을 지지하는 것은 한인 사회의 분열을 야기할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인사회 정치력 신장 활동에 참여해온 한 원로는 “진영 논리만큼이나 커뮤니티 자체 정치력 확대는 모든 소수계가 숙제로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요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지만 내부적으로 이런 일들이 잦아지면 한인 후보들의 경쟁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찬반 의견을 떠나 정치권의 전면에 2세들이 나서면서 한인 표심의 결속력은 사실상 계속 저하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가속화하면 커뮤니티 색채는 더욱 옅어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강석희 전 어바인 시장은 “이런 상황을 조정할 수 있는 리더들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현재로서는 보이지 않아 아쉽다”며 “한편으로는 2세들 중심으로 선거가 치러지고 있어 1세들이 소중히 여겼던 단결력을 강조하기엔 역부족일 수 있는 점도 이해해야 할 부분이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정치력 선거판 비한인 후보들 후보 지지자 곤잘레스 후보

2024-08-05

[워싱턴 읽기] 선거판의 공화당 이해하기

현재 미국 공화당의 정치 노선은 과거의 공화당과 정 반대다. 미국 정당의 역사는 19세기 초반부터다. 독립전쟁 직후 미국의 정치는 강력한 중앙 정부가 필요하다는 조지 워싱턴 중심의 연방파와 토머스 제퍼슨이 앞장선 반연방파로 나뉘었다. 이 두 집단이 미국 정당 역사의 시작이다. 반연방파의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연방은행 설립을 반대하고, 인디언을 추방하고, 노예제도 확대 정책을 펼치자 이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휘그당을 만들었다.     서부 개척시대로 접어들어 새로운 주가 만들어질 때마다 노예제 찬성과 반대가 반복되었다. 1854년 의회는 노예제도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대거 휘그당으로 몰리면서 새로운 정당인 공화당을 창당했다. 1860년 노예제 전면 폐지를 기치로 내건 공화당의 에이브러햄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남북전쟁, 노예해방을 이끈 공화당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공화당은 ‘링컨의 정당’, ‘노예 해방’ 정당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1968년 대통령 선거는 공화당의 닉슨, 민주당의 험프리, 그리고 독자 후보로 나선 조지 월리스 앨라배마 주지사의 삼파전이었다. 닉슨은 흑백차별을 내세운 월리스에게 남부의 아칸소,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조지아에서 패했다. 심지어 공화당 안방인 텍사스에서는 험프리에게 졌다.     닉슨은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다음 선거가 불안했다. 이전의 1964년 대선에서는 배리 골드워터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의 존슨에게 완패했지만 남부 6개 주에선 승리했다. 특히 딥 사우스의 중심인 조지아에서의 공화당 승리는 사상 처음이었다.       닉슨 대통령은 64년과 68년 대통령선거 결과에 주목하며 1970년 그의 첫 중간선거 전략을 짰다. 그것이 캠페인 전문가들에게 전설처럼 내려오는 ‘닉슨의 남부전략(Southern Strategy)’이다. 닉슨의 남부전략은 미국 정치의 전통적인 구도를 바꾸었다. 닉슨의 남부전략이란 남부 백인의 인종주의를 자극해서 흑백 간 갈등 문제와 그에 연관된 사회 문제들을 최대한 증폭시키는 것이다.     남부 주들의 인종차별 정책을 옹호하고 ‘남부 주의 권리(State’s Rights)’를 존중한다는 메시지다. 남부 백인들에게 ‘주 권리’라는 용어는 흑백차별, 인종주의의 지속을 의미하는 용어다.  ‘노예제여 영원하라’고 외치면서 64년 대선에서 조지아주를 포함 6개 주를 석권한 베리 골드워터의 전략에 착안한 것이다.     닉슨의 남부 전략은 공화당의 극우적 메시지를 미국 사회에 전파하고 이에 대한 미 국민의 지지 여부를 확인했다. 닉슨은 1972년 선거에서 남부를 휩쓸었다. 닉슨의 남부전략은 남부가 민주당의 아성에서 공화당의 텃밭으로 바뀌는 정치적 대전환기를 만들었다.     미국 정치 흐름을 남부가 주도한다고 해서 캠페인 전문가들은 이것을 ‘미국의 남부화(Southernization of America)’라고 설명한다. 남부는 원래 민주당의 안방이었다. 64년 골드워터의 등장 전까지 딥 사우스 지역에 공화당 소속 연방상원의원은 한명도 없을 정도였다. 60년대 초 민주당이 각종 민권법을 만들고 흑백 평등과 통합정책을 추진하면서 남부의 백인들은 민주당에 배신감을 갖게 되었다.     바로 이때 닉슨이 파고 든 것이다. 닉슨의 남부전략은 인종문제에 여성과 기독교 이슈를 추가했다. 여성해방 운동에 반감을 가진 남부 여성들과 남성우월주의 성향이 강한 남부의 백인에 집중했고 남 침례교단의 기독교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계열의 범 개신교를 지지 세력으로 끌어들였다.     공화당은 어떤 이슈가 기독교인의 정치적 선택을 좌우하는지를 간파했다. 그것은 여성평등권, 낙태문제, 복지제도, 동성애 문제 등이다.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Value)가 반기독교적이란 공세가 먹히면서 순식간에 남부는 공화당의 안방으로 변했다. 근본주의 기독교인들과 백인우월주의자들은 공화당을 지지하기보다는 민주당과 연방정부를 전투적으로 공격하기도 한다.    닉슨 이후 지금까지 공화당과 보수 세력은 이러한 방식으로 선거를 치렀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는 이를 십분 활용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인 로저 스톤이란 정치 브로커는 자신의 등에 닉슨의 얼굴을 새기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공화당의 남부전략이 미국 사회에 남긴 상처와 후유증은 막대하다.  ‘미국의 남부화’는 인종차별주의, 반이민주의, 기독교 근본주의, 백인우월주의가 그 중심에 있으며 점점 폭력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  2024년 대통령 선거의 “왜 또 트럼프인가?”에 대한 답이다.     김동석 / 한인유권자연대 대표워싱턴 읽기 선거판 공화당 정당인 공화당 현재 공화당 닉슨 민주당

2023-07-25

IL 최고 갑부의 '엑소더스', 주지사 선거 영향은

일리노이주 선거판에 영향력을 행사해 온 주내 최고 갑부인 켄 그리핀 (53) 헤지펀드 '시타델'(Citadel)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예비선거를 목전에 두고 거주지와 사업 기반을 플로리다주로 옮긴 데 대해 구구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리핀은 최근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거주지를 이전한 데 이어 지난 24일 사내 공문을 통해 1990년 시카고에 설립한 시타델 본사를 마이애미로 이전할 방침을 밝혔다.   시카고 트리뷴은 27일 "그리핀이 시카고를 떠나며 그가 공개적으로 견제해 온 민주당 소속 J.B. 프리츠커(57) 일리노이 주지사와 그리핀 사이 힘의 균형이 빠르게 달라졌다"고 보도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가 지원해온 일리노이 공화당의 미래, 특히 선거운동과 기금모금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리핀은 "프리츠커 주지사의 무능으로 인해 일리노이주 납세자들과 기업이 막대한 해를 입고 있다"며 낙선 운동을 벌여왔고, 시카고를 떠나며 범죄 급증을 이유로 들었다.   포브스 추정 자산이 252억 달러에 달하는 그리핀은 2002년 이후 일리노이 공화당에 1억8천만 달러 이상을 지원했다. 그 가운데 70% 이상인 1억2900만 달러가 지난 4년새 내놓은 금액이고, 5천만 달러는 금년 공화당 주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일리노이 제2 도시 오로라 시의 리처드 어빈 시장에게 투입됐다.   하얏트 호텔을 소유한 부호가문 출신 프리츠커 주지사의 자산은 36억 달러로 추산된다. 프리츠커는 2018년 선거에서 개인돈 1억7천 만 달러를 선거전에 쏟아 부으며 그리핀이 지원한 공화당 소속의 현역 주지사 브루스 라우너를 꺾고 당선됐다.   만일 프리츠커 주지사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그리핀에게는 참패가 되는 셈이다.   그리핀이 예비선거를 코앞에 두고 시타델 본사 이전 방침을 전격 발표한 것은 어빈의 패배가 예상되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 공화당 경선에서는 일리노이 남부 출신의 대런 베일리(56) 주 상원의원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트리뷴은 프리츠커 주지사 측이 전통적 보수 성향의 베일리 의원을 상대적으로 쉽게 판단하고 그리핀의 지원을 받는 중도 성향의 어빈 시장 공격에 집중한 캠페인을 벌인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농장 경영주이기도 한 베일리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개지지 선언을 계기로 날개를 단 양상이다.   베일리 의원은 시카고 사업가 리처드 일레인으로부터 900만 달러 지원을 받았으나 프리츠커와 그리핀의 '쩐의 전쟁'에 끼지 못했었다.   만일 공화당 경선에서 베일리 의원이 승리한다면 일리노이 주지사 선거 판세가 어떻게 돌아가게 될 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베일리 의원이 공화당원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얻는다 해도 '민주당 텃밭' 시카고를 포함하는 '전통적인 파란색 주' 일리노이주에서 자금 열세를 딛고 최종 승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리핀은 당초 "프리츠커를 꺾을 후보를 전면 지원하겠다"고 다짐했으나 이주 발표 후 일리노이 선거판 개입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에서 벨기에 대사를 지낸 로널드 기드위츠는 그리핀이 거주지와 사업체 기반을 마이애미로 옮겼다고 해서 일리노이-시카고 공화당에 대한 지원을 끊을 것이라는 판단은 성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리핀은 미 전역의 연방 의원 선거 출마자들도 지원해왔다"며 "뜻이 맞고 승산이 있는 후보라면 지원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엑소더스 주지사 일리노이주 선거판 일리노이 주지사 프리츠커 주지사

2022-06-28

선거판 흔드는 '카루소 1000만불'

릭 카루소 LA 시장 후보 캠페인 관계자는 얼마 전 본지와 인터뷰에서 “선거자금 목표 예산을 잡지 않았다”고 했다. 선거자금 지출에 정해진 한도는 없다는 얘기였다.       현재 LA에서 방영되고 있는 TV 선거 광고는 물론, 유튜브.라디오·온라인 선거 광고를 보면 카루소 홍보물이 도배 수준이다. 억만장자 부동산 개발업자답게 그는 출마 선언과 함께 엄청난 물량 공세를 앞세워 상대 후보군의 기를 누르고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카루소가 자신의 선거 캠프에 이번 주까지 쏟아부은 사비가 1000만 달러에 달한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어마어마한 캠페인 자금이다.   종전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2013년 선거 당시 11월 본선까지 통틀어 총 102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지출했다. 카루소는 출마 2개월 만에 이 돈을 다 쓴 셈이다. 지출 내역을 보면 방송 광고비가 7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디지털 광고비가 100만 달러였다.     이동안 캐런 배스 연방하원의원, 조 부스카이노와 케빈 드레온 LA 시의원, 마이크 퓨어 LA시 검사장은 단 한개의 TV 광고도 송출하지 못했다.     카루소 캠프의 피터 라곤 대변인은 카루소가 특별이익단체에 의존하지 않는 장점을 부각했다. “직업 정치인들이 오늘날 최악의 노숙자와 범죄 및 부패 문제를 가져왔다”며 “카루소는 시장 연봉 1달러만 받고 오로지 LA 시민들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전념할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통상 후보들은 후원금 모금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카루소로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홍보물과 메시지 전파에 더 신경을 쓸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효과는 바로 나타나고 있다. 유니비전 최근 여론조사에서 그는 히스패닉과 비 히스패닉 유권자를 대상으로 모두 1위에 올라섰다.     일부 후보들은 카루소의 선거자금을 비판하고 나섰다. “억만장자 개발업자가 시장직을 돈으로 사려 하고 있다(부스카이노)” “앤젤리노들은 수퍼 부자들이 돈으로 힘을 살 수 있는 매정한 현실을 바라보고 있다(드레온)” “유권자들은 정의구현을 하겠다고 외치는 억만장자들에게 신물이 난 상태(퓨어 대변인)”라며 유권자들이 돈에 현혹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돈=당선’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난 2009년 뉴욕 시장 마지막 임기 때 무려 1억8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쏟아부은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는 2020년 대선에도 출마해 무한대에 가까운 선거자금을 풀었으나 단 1개의 주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이에 앞서 2006년에는 비즈니스맨 스티브 웨슬리가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사비 3500만 달러를 썼지만, 민주당 후보 지명도 받지 못했다. 4년 뒤 억만장자 멕 휘트먼은 주지사 선거에 사비 1억4400만 달러를 지출했으나 제리 브라운에게 완패했다. 공화당 비즈니스맨 리처드 리오단은 성공 케이스다. 1993년에 출마해 사비 600만 달러를 지출하고 당선됐다. 원용석 기자선거판 카루소 카루소 홍보물 선거자금 지출 카루소 캠프

2022-04-07

[J네트워크] 선거판 달구는 무속 논란

고대국가의 왕호인 단군이나 차차웅은 ‘무당’이라는 뜻이다. 그 시절 지배자는 무속의 권위를 통해 정치권력을 정당화했다. 이후 불교와 유교가 차례로 지배적 종교 지위에 올랐고, 무속은 공공 및 정치 분야에서 힘을 잃어갔다.     조선시대에는 무속을 탄압할 목적으로 3년마다 한 번 무당 명부를 작성하고 이에 근거해 정식으로 세금을 거뒀다.   16세기 등장한 사림파는 무당 폐지론을 주장한다. 세금을 걷으면 나라가 정식 직업으로 인정하는 셈이니 불법화해 뿌리를 뽑자는 논리였다. 그러나 무세는 국방비, 관청 운영비, 지방관의 판공비 등으로 활용됐기에 1895년 갑오개혁에 이르러서야 폐지된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1915년 ‘포교규칙’에서 신도·불교·기독교만 종교로 인정하고 나머지는 ‘유사단체’로 규정해 단속 근거를 마련했다. 1970년대 새마을운동과 함께 본격화한 미신타파 운동으로 수많은 굿당이 파괴됐고, 당산굿·풍어제 등의 마을굿도 사라졌다.   국가가 주도한 무속 타파의 역사는 이렇듯 길다. 그렇다고 아예 없애지는 못했다. 대표적인 마을 수호신인 산신을 모시는 신앙은 불교 사찰의 산신각으로 스며드는 등 민속신앙은 외래 종교에 융합되기도 했다.     한때는 국가와 공동체를 이끌어가던 민속신앙은 이제 운을 점치고 복을 비는 사적인 영역, 한국인의 무의식에 남아있는 듯하다.   ‘한국민속신앙사전’(국립민속박물관)은 “무속은 현세에서 잘 먹고 잘사는 것을 추구하는 현세 긍정의 종교”라서 오늘날에도 생존형 종교로서 일정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해석한다. 도덕적 가치보다 실존적 가치, 내세의 구원이나 고매한 이상의 실현 대신 현세에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게 보통 사람들에겐 더 시급한 일이라서다. 인생은 한 번뿐이니 현재를 즐기라는 오늘날의 ‘욜로(Yolo)’ 가치관과도 들어맞는 듯하다.   대선을 앞두고 무속 논란으로 시끄럽다. 몇몇 무속인은 후보 혹은 배우자의 관상을 봐주거나 점을 쳐줬다고 증언했다. 통계청 ‘서비스업조사’ 자료에 따르면 점술 및 유사 서비스업 종사자는 2019년 기준 1만745명, 1인당 연평균 매출이 1600만원대에 그친다. 대부분 혼자 운영하는 영세사업자다. 대선 후보라면 이들에게 자기 운명을 물을 게 아니라, 거꾸로 이들의 앞날을 고민해줘야 할 듯하다. 이경희 / 한국 중앙일보 이노베이션랩장J네트워크 선거판 무속 무속 논란 무속 타파 기독교만 종교

2022-02-25

[J네트워크] 막말의 선거판

한국 정치에선 막말 논란이 선거 막판 판세를 흔든 경우가 적지 않았다.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는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발언이 논란이 됐다.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 곧 무대에서 퇴장하실 분들이니까 집에서 쉬셔도 되고…”란 말이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켰다. 정 의장은 비례대표 후보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해야 했다. 당 지지율도 하락했다.   2020년 21대 총선을 앞두고는 차명진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부천병)의 ‘세월호 텐트’ 발언이 큰 파문을 일으켰다. 차 후보는 당시 방송토론에서 세월호 유가족이 광화문 세월호 텐트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발언으로 당 윤리위로부터 ‘탈당 권유’ 조치까지 받았다.     하지만 차 후보는 징계 이후에도 “당장 세월호 텐트의 진실을 밝히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통합당은 대다수 수도권 격전지에서 패하며 의석수가 크게 쪼그라들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정태옥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의 이른바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이 선거 막판 크게 논란이 됐다. 탄핵 후폭풍으로 가뜩이나 열세였던 야당은 이 발언으로 더 위축됐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여야 지도부가 막말 경계령을 내렸다. 이낙연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9일 선대위 지휘에 나선 직후 의원들에게 SNS 자제령을 내렸다. 민주당 선대위 역시 각 시도당에 공문을 보내 ‘실언·실화 주의’ 지침을 내리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국민정서상 빈축을 살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이 나오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 주시기 바란다”는 문자메시지를 당원들에게 보냈다.   지도부의 강력한 의지 때문인지, 다행히도 선거를 2주 앞둔 시점까지 양당에서 판세를 뒤엎을 만한 막말 설화는 없는 상태다. 대통령 선거 특성상 대중의 눈이 후보에 쏠리면서 다른 정치인들의 설화를 운 좋게 상쇄했을 가능성도 있다.   오히려 아슬아슬한 건 후보들이다. 지난 21일 열린 첫 법정 TV토론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난타전은 인신공격을 방불케 했다. “이재명 게이트” “허위면 사퇴하나”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등 노골적 비방이 후보들 입에서 나왔다. 자칫 막말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마저 엿보였다. 당원들에게 막말 경계령을 내리기 전에 후보들부터 평정심을 찾아야 한다. 한영익 / 한국 중앙일보 정치에디터J네트워크 선거판 막말 막말 논란 막말 경계령 비례대표 후보직

2022-02-22

[칼럼 20/20] ‘네 탓’의 선거판

‘덕분에’와 ‘탓에’. 두 가지 모두 특정 현상의 원인이나 까닭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의미가 비슷해 종종 혼용되지만 용법은 완전히 다르다. ‘덕분에’는 긍정적인 현상이 생겨난 이유를 설명한다. 반면 ‘탓에’는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온 원인을 밝힐 때 쓰인다. ‘은혜를 베풀어 주신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넘겼다’라는 문장에서 ‘덕분’을 ‘탓’으로 바꿔서는 안 된다.     3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네 탓’ 공방이 한창이다. 설 연휴 전에 갖기로 했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양자토론이 무산됐다. 양측이 자료 반입여부를 놓고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해 불발됐다. 양측은 토론회를 못한 것을 ‘네 탓’으로 돌렸다. 상대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민주당 측은 “자료를 보아야만 토론할 수 있는 준비 안 된 후보”라고 깎아내렸다. 국민의힘은 “범죄혐의 자료를 지참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대장동 토론을 피하려는 억지”라고 맞받았다.     양측은 각각의 다른 이유를 들었지만 토론회 무산을 ‘네 탓’으로 돌리는 것에는 한목소리를 냈다.     대선 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차 범위를 벗어나 압도적 우위를 보인 후보는 없다. 그런 만큼 선거전은 가열되고 상대후보에 대한 비방도 선을 넘는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주요 후보들의 스캔들이 유난히 많은 것도 상대후보에 대한 비난 강도를 높이는 빌미가 됐다.     ‘네 탓’의 선거판에 네거티브 캠페인이 난무한다. 네거티브 캠페인은 상대후보의 결점을 부각시키는 선거 전략이다. 여기에 스캔들이라도 터지면 더할 나위 없는 호재가 된다. 네거티브 캠페인의 파급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다. 자신의 장점을 내보여 지지율을 높이는 것보다 상대방의 단점을 드러내 지지율을 낮추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단기간 내에 결과가 나타나는 경제성도 있다.     노터데임 대학 연구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비방하는 광고를 접한 유권자의 14%에서 상대후보에 대한 지지도가 높아졌다. 반대로 지지 후보에 대한 긍정적인 광고를 보았을 때 상대후보에 대한 지지도는 낮아지지 않았다.     심리학 테스트에서도 긍정적인 내용을 들었을 때 다시 전달하는 비율은 10% 아래지만 부정적인 내용은 90%를 넘는다. 또한 부정적인 내용에 대한 기억은 강하고 오래 남는다. 차 사고를 당한 날은 기억하지만 차를 운전했던 수많은 날들은 기억에 없다. 항상 보는 평범한 날씨보다는 폭풍우 치던 날의 기억이 더 또렷하다.     미국 선거역사에 네거티브 캠페인의 대표적 사례로 ‘윌리 호튼’ 효과가 있다. 1988년 조지 H. W. 부시와 마이클 두카키스 대선 때다. 당시 매사추세츠 주지사였던 두카키스는 수감자의 주말 휴가제를 지지했다.     하지만 주말 교도소에서 외출 나간 윌리 호튼이 강간 살인을 저질렀고, 부시 진영은 네거티브 광고를 통해 휴가제를 지지한 두카키스를 맹공했다. 동시에 범죄의 공포와 인종 문제도 부각시켰다. 결국 부시는 백악관에 입성했다. 당시 언론에서는 부시 진영의 네거티브 캠페인이 주효했다고 분석했지만, 그후 당선과 연관성을 확정하기 어렵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선거 캠페인은 후보의 역량을 강조하고 정책 제시를 통해 지지율을 높이는 전략에 치중해야 한다. 네거티브 전략은 단기간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결국 국민의 정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정치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대선을 한 달 남긴 상황에서 후보들의 스캔들은 계속 터지고 상대 후보에 대한 막말은 끝이지 않는다. ‘덕분’의 정치는 실종되고 ‘탓’의 정치만 남았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중상과 비방에 가장 좋은 해명은 진실”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꿈꾸는 후보들에게는 어떤 진실이 있는지 궁금하다.   김완신 / 논설실장칼럼 20/20 선거판 네거티브 캠페인 네거티브 광고 지지 후보

202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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