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흔드는 '카루소 1000만불'
"시장직 사려 한다" 비판도
현재 LA에서 방영되고 있는 TV 선거 광고는 물론, 유튜브.라디오·온라인 선거 광고를 보면 카루소 홍보물이 도배 수준이다. 억만장자 부동산 개발업자답게 그는 출마 선언과 함께 엄청난 물량 공세를 앞세워 상대 후보군의 기를 누르고 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카루소가 자신의 선거 캠프에 이번 주까지 쏟아부은 사비가 1000만 달러에 달한다.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어마어마한 캠페인 자금이다.
종전 에릭 가세티 LA 시장은 2013년 선거 당시 11월 본선까지 통틀어 총 102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지출했다. 카루소는 출마 2개월 만에 이 돈을 다 쓴 셈이다. 지출 내역을 보면 방송 광고비가 700만 달러로 가장 많았고, 디지털 광고비가 100만 달러였다.
이동안 캐런 배스 연방하원의원, 조 부스카이노와 케빈 드레온 LA 시의원, 마이크 퓨어 LA시 검사장은 단 한개의 TV 광고도 송출하지 못했다.
카루소 캠프의 피터 라곤 대변인은 카루소가 특별이익단체에 의존하지 않는 장점을 부각했다. “직업 정치인들이 오늘날 최악의 노숙자와 범죄 및 부패 문제를 가져왔다”며 “카루소는 시장 연봉 1달러만 받고 오로지 LA 시민들의 안전과 번영을 위해 전념할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통상 후보들은 후원금 모금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카루소로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홍보물과 메시지 전파에 더 신경을 쓸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이다. 효과는 바로 나타나고 있다. 유니비전 최근 여론조사에서 그는 히스패닉과 비 히스패닉 유권자를 대상으로 모두 1위에 올라섰다.
일부 후보들은 카루소의 선거자금을 비판하고 나섰다. “억만장자 개발업자가 시장직을 돈으로 사려 하고 있다(부스카이노)” “앤젤리노들은 수퍼 부자들이 돈으로 힘을 살 수 있는 매정한 현실을 바라보고 있다(드레온)” “유권자들은 정의구현을 하겠다고 외치는 억만장자들에게 신물이 난 상태(퓨어 대변인)”라며 유권자들이 돈에 현혹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돈=당선’을 의미하지 않는다.
지난 2009년 뉴욕 시장 마지막 임기 때 무려 1억800만 달러의 선거자금을 쏟아부은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는 2020년 대선에도 출마해 무한대에 가까운 선거자금을 풀었으나 단 1개의 주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는 망신을 당했다. 이에 앞서 2006년에는 비즈니스맨 스티브 웨슬리가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해 사비 3500만 달러를 썼지만, 민주당 후보 지명도 받지 못했다. 4년 뒤 억만장자 멕 휘트먼은 주지사 선거에 사비 1억4400만 달러를 지출했으나 제리 브라운에게 완패했다. 공화당 비즈니스맨 리처드 리오단은 성공 케이스다. 1993년에 출마해 사비 600만 달러를 지출하고 당선됐다.
원용석 기자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