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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읽기] 선거판의 공화당 이해하기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김동석 미주한인유권자연대 대표

현재 미국 공화당의 정치 노선은 과거의 공화당과 정 반대다. 미국 정당의 역사는 19세기 초반부터다. 독립전쟁 직후 미국의 정치는 강력한 중앙 정부가 필요하다는 조지 워싱턴 중심의 연방파와 토머스 제퍼슨이 앞장선 반연방파로 나뉘었다. 이 두 집단이 미국 정당 역사의 시작이다. 반연방파의 앤드루 잭슨 대통령이 연방은행 설립을 반대하고, 인디언을 추방하고, 노예제도 확대 정책을 펼치자 이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휘그당을 만들었다.  
 
서부 개척시대로 접어들어 새로운 주가 만들어질 때마다 노예제 찬성과 반대가 반복되었다. 1854년 의회는 노예제도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대거 휘그당으로 몰리면서 새로운 정당인 공화당을 창당했다. 1860년 노예제 전면 폐지를 기치로 내건 공화당의 에이브러햄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남북전쟁, 노예해방을 이끈 공화당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그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공화당은 ‘링컨의 정당’, ‘노예 해방’ 정당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1968년 대통령 선거는 공화당의 닉슨, 민주당의 험프리, 그리고 독자 후보로 나선 조지 월리스 앨라배마 주지사의 삼파전이었다. 닉슨은 흑백차별을 내세운 월리스에게 남부의 아칸소,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조지아에서 패했다. 심지어 공화당 안방인 텍사스에서는 험프리에게 졌다.  
 
닉슨은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다음 선거가 불안했다. 이전의 1964년 대선에서는 배리 골드워터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의 존슨에게 완패했지만 남부 6개 주에선 승리했다. 특히 딥 사우스의 중심인 조지아에서의 공화당 승리는 사상 처음이었다.    
 


닉슨 대통령은 64년과 68년 대통령선거 결과에 주목하며 1970년 그의 첫 중간선거 전략을 짰다. 그것이 캠페인 전문가들에게 전설처럼 내려오는 ‘닉슨의 남부전략(Southern Strategy)’이다. 닉슨의 남부전략은 미국 정치의 전통적인 구도를 바꾸었다. 닉슨의 남부전략이란 남부 백인의 인종주의를 자극해서 흑백 간 갈등 문제와 그에 연관된 사회 문제들을 최대한 증폭시키는 것이다.  
 
남부 주들의 인종차별 정책을 옹호하고 ‘남부 주의 권리(State’s Rights)’를 존중한다는 메시지다. 남부 백인들에게 ‘주 권리’라는 용어는 흑백차별, 인종주의의 지속을 의미하는 용어다.  ‘노예제여 영원하라’고 외치면서 64년 대선에서 조지아주를 포함 6개 주를 석권한 베리 골드워터의 전략에 착안한 것이다.  
 
닉슨의 남부 전략은 공화당의 극우적 메시지를 미국 사회에 전파하고 이에 대한 미 국민의 지지 여부를 확인했다. 닉슨은 1972년 선거에서 남부를 휩쓸었다. 닉슨의 남부전략은 남부가 민주당의 아성에서 공화당의 텃밭으로 바뀌는 정치적 대전환기를 만들었다.  
 
미국 정치 흐름을 남부가 주도한다고 해서 캠페인 전문가들은 이것을 ‘미국의 남부화(Southernization of America)’라고 설명한다. 남부는 원래 민주당의 안방이었다. 64년 골드워터의 등장 전까지 딥 사우스 지역에 공화당 소속 연방상원의원은 한명도 없을 정도였다. 60년대 초 민주당이 각종 민권법을 만들고 흑백 평등과 통합정책을 추진하면서 남부의 백인들은 민주당에 배신감을 갖게 되었다.  
 
바로 이때 닉슨이 파고 든 것이다. 닉슨의 남부전략은 인종문제에 여성과 기독교 이슈를 추가했다. 여성해방 운동에 반감을 가진 남부 여성들과 남성우월주의 성향이 강한 남부의 백인에 집중했고 남 침례교단의 기독교 근본주의와 복음주의 계열의 범 개신교를 지지 세력으로 끌어들였다.  
 
공화당은 어떤 이슈가 기독교인의 정치적 선택을 좌우하는지를 간파했다. 그것은 여성평등권, 낙태문제, 복지제도, 동성애 문제 등이다. 민주당이 추구하는 가치(Value)가 반기독교적이란 공세가 먹히면서 순식간에 남부는 공화당의 안방으로 변했다. 근본주의 기독교인들과 백인우월주의자들은 공화당을 지지하기보다는 민주당과 연방정부를 전투적으로 공격하기도 한다.    닉슨 이후 지금까지 공화당과 보수 세력은 이러한 방식으로 선거를 치렀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는 이를 십분 활용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트럼프 당선의 일등공신인 로저 스톤이란 정치 브로커는 자신의 등에 닉슨의 얼굴을 새기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공화당의 남부전략이 미국 사회에 남긴 상처와 후유증은 막대하다.  ‘미국의 남부화’는 인종차별주의, 반이민주의, 기독교 근본주의, 백인우월주의가 그 중심에 있으며 점점 폭력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  2024년 대통령 선거의 “왜 또 트럼프인가?”에 대한 답이다.    

김동석 / 한인유권자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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