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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택 에이전트] 레저월드 "바닷가에서 누리는 고품격 노후 생활"

  실비치 바닷가 인근에 위치한 '레저월드(Leisure World)'는 황혼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고품격 은퇴마을로 유명하다.     실비치 레저월드 거주자이자 부동산 전문가인 박윤택(영어명 필립 박) 에이전트는 이곳을 시니어들을 위한 유토피아라고 부른다. "바닷가 옆이라 공기가 맑고 환경이 쾌적하며, 24시간 시큐리티 서비스가 가동되는 게이티드 커뮤니티여서 안전한데다가 모든 것을 관리해 주기 때문에 생활이 아주 편리하다"라고 소개했다.     특히 레저월드는 553에이커 규모에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 더욱 인기가 높다. 9홀 골프코스부터 헬스케어센터, 우체국, 은행, 도서관, 수영장, 당구장, 피트니스, 커뮤니티센터에 이르기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완비돼 있다. 타운 거주자들은 모든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더욱 즐겁고 풍요로운 노후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주택 구입을 위해서는 만 55세 이상, 부부일 경우 한 명만 55세 이상이면 된다. 여권은 미국 여권이든 한국 여권이든 관계없다. 또한 지난 2년간의 세금 보고서 사본, 2만5000달러 혹은 5만 달러 이상이 6개월 이상 은행이나 다른 금융기관에 예치되어 있다는 증명서 사본이 필요하다. 집 구매는 일시불이며 렌트 또는 리스도 가능하다   한편, 박윤택 에이전트는 지난 2011년부터 한인들의 레저월드 부동산 매매를 도와왔다. 쇼잉 및 기타 문의는 박윤택 에이전트가 친절히 상담해 준다.     ▶문의: (213)550-9991   ▶이메일: [email protected]     ▶주소: 13533 Seal Beach Blvd, Seal Beach박윤택 에이전트 레저월드 바닷가 레저월드 바닷가 레저월드 부동산 노후 생활

2025-01-21

[우리말 바루기] 판이하게 다르다고요?

부부는 닮는다는 말이 있다.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내다 보면 부부간에 취향과 습관이 비슷해져 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좁혀지지 않는 차이가 분명 존재하기도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보면 이러한 차이에 대해 “우리 부부는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 문제가 생기면 매번 싸움으로 끝난다” “판이하게 다른 취향 때문에 취미 생활을 같이할 수 없다”와 같이 푸념하는 글이 많이 올라 있다. 하지만 “판이하게 다른 성향과 성격을 지니고 있어 어떤 문제를 해결할 때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다” “판이하게 다른 취향 차이로 인해 다양한 취미 생활을 공유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도 있으니 받아들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다른 점이 나쁘기도 하지만,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위에서 말한 ‘판이하게 다른 성격’ ‘판이하게 다른 취향’ ‘판이하게 다른 성향’은 바른 표현이 아니다. ‘판이한 성격’ ‘판이한 취향’ ‘판이한 성향’으로 고쳐 써야 바르다.   ‘판이(判異)하다’는 ‘판가름할 판(判)’ 자에 ‘다를 이(異)’ 자를 써서 비교 대상의 성질이나 모양·상태 등이 아주 다르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판이하게 다르다”고 하면 “아주 다르게 다르다”와 같이 중복된 형태가 되므로 ‘판이하다’ ‘다르다’ 중 하나를 선택해 써야 한다.   많은 이가 “판이하게 다르다”고 쓰는 이유는 ‘판이하다’를 ‘아주’ ‘매우’ 정도의 뜻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판이하다’는 ‘다르다’와 의미가 중복되므로 같이 쓸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도록 하자.   이와 비슷하게 간혹 “상이하게 다른 계약 조건 때문에 협상이 결렬됐다”와 같이 ‘상이하게 다르다’를 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상이하다’가 ‘서로 다르다’는 뜻을 지니고 있어 중복된 표현이 될 수 있으니 ‘상이한 계약 조건’ 또는 ‘매우 다른 계약 조건’ 등으로 고쳐 써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판이 취미 생활 취향 차이 취향 때문

2025-01-19

연금, 단순한 금융 상품 이상의 의미 [ASK미국 보험-송상협 재정보험전문가, CLTC]

▶문= 연금이 단순한 금융 상품 이상이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답= 연금(Annuity). 이 단어를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낯설고 복잡한 금융 상품처럼 느껴지시나요? 하지만 은퇴를 준비하는 데 있어 연금은 생각보다 우리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을 고민하는 시점이라면, 연금은 꼭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도구입니다.   우체국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시고 은퇴를 앞둔 한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TSP(Thrift Savings Plan)에 꾸준히 저축을 해오셨고, 이제 은퇴 후 소득을 어떻게 만들지 고민하고 계셨습니다. 대화는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연금이요? 복잡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데, 그냥 두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이 말을 듣고 저는 익숙한 공감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비슷한 고민을 가진 분들을 많이 만나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연금을 자산을 불리는 금융 상품으로만 생각합니다. 물론 연금이 자산 증식에 기여할 수 있는 면도 있지만, 연금의 핵심은 안정성입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지속적으로 소득을 보장하는 것이 연금의 가장 큰 가치입니다.   그 선생님은 TSP로 꾸준히 모아온 자산을 활용해 연금을 선택했습니다. "연금을 통해 은퇴 후 필요한 소득을 준비하니 앞으로 얼마나 더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 줄어들었고, 육체적인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습니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의 이야기는 은퇴를 앞둔 선택 하나가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연금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401(k), 403(b), TSP와 같은 은퇴 계좌만으로 충분히 은퇴 준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생각보다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계좌들은 시장 상황에 따라 자산 가치가 크게 변동할 수 있으며, 기대 수명이 늘어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는 이러한 계좌에서 일정 금액을 지속적으로 인출하며 생활하는 방식이 충분한 안정성을 보장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은퇴 생활 중 자산이 예상보다 빨리 소진되거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을 위험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은퇴 계좌를 연금으로 전환할 때 세금 문제가 발생할까 걱정합니다. 하지만 401(k), 403(b), TSP 같은 은퇴 계좌에서 IRA로 자금을 이동하는 롤오버 과정을 통해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비과세 이동(non-taxable event)으로 처리되어 자산 이동 중 세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절차는 정확한 규정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므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진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연금은 단순한 금융 상품 그 이상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에 안정과 지속성을 더하며, 예기치 못한 미래를 대비하는 중요한 도구입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도 돛을 준비하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들이 다가오더라도, 안정된 기반은 삶을 평온하게 보호를 해줍니다. 특히 은퇴를 앞둔 지금, 우리는 연금이라는 금융 선택을 넘어, 은퇴 후 삶의 방향을 바꾸는 중요한 시점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문의:(213)800-4256 송상협 CLTC, 재정보험 전문가연금 미국 금융 상품 은퇴 계좌 은퇴 생활

2025-01-14

[주민공청회 현장] 내가 한인타운을 사랑하는 이유

코리아타운은 남가주에서 독보적인 동네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LA시내 99개 주민의회 지구중 한인타운을 포함하는 ‘윌셔센터-코리아타운(WCKNC) 주민의회’ 지구는 비할 데 없는 편의 시설, 전략적 위치, 그리고 활기찬 라이프 스타일 덕분에 LA시내 다른 어느 지역과도 차별화된다.     WCKNC 의장으로서 이 지역의 심장인 한인타운이 특별한 이유를 꼽아봤다.   먼저 한인타운은 마켓 천국이다. 타운 내에는 15개의 대형 마켓이 있다. 그중 9개가 한인 마켓이다. 나머지 6개가 미국 마켓과 히스패닉 마켓으로 나뉜다. 도보 또는 짧은 거리 운전으로 접근할 수 있는 마켓의 존재는 거주지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다. 다양한 슈퍼마켓의 존재는 주민들에게 다양한 종류의 식품을 편리하게 공급한다.   타운의 위치와 접근성은 LA시 어떤 지역보다 뛰어나다.   LA 중심에 전략적으로 위치한 코리아타운은 도시의 주요 교통 동맥인 윌셔 블러바드가 관통하고 있다. 덕분에 다운타운, 할리우드, 베버리힐스, 웨스트우드와 같은 주요 지역과 쉽게 통한다.     스테이플스 센터, 코닥 극장, USC, UCLA, LA콜리세움, 다양한 정부 기관 등 상징적인 명소들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위치적 이점은 코리아타운을 매력적인 허브로 만든다.   한인타운의 무궁무진한 편의 시설로 도시적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코리아타운은 외식, 쇼핑, 여가를 위한 핫스폿으로 자리잡았다. 타운 거리에는 다양한 종류의 레스토랑, 카페, 소매점, 쇼핑센터가 즐비하다. 전문 서비스, 병원, 엔터테인먼트도 윌셔 블러바드를 중심으로 집중되어 있다.     이러한 다양성 덕분에 현대적인 도시 생활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편리함과 럭셔리함을 동시에 제공하여 코리아타운을 매력적인 주거 지역으로 만든다.   타운의 대중교통 인프라 역시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편리하다. 대중교통은 대도시 생활의 중요한 요소이며, 코리아타운은 이 부분에서 뛰어난 강점을 보인다. 버몬트 애비뉴, 웨스턴 애비뉴, 올림픽 불러바드, 윌셔 불러바드를 따라 운행되는 버스 노선이 코리아타운을 관통한다.     또한, 퍼플 라인과 레드 라인 지하철이 이 지역의 교통 중심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곧 크렌쇼 라인이 윌셔 블러바드의 퍼플 라인과 연결될 예정이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교통 체증을 피하고 소중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퍼플 라인이 브렌트우드의 베터런스 병원까지 연장되면 LA의 지하철 노선 중 가장 많은 승객 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코리아타운의 주거 및 상업적 매력을 더욱 높일 것이다.   타운을 주거지로 선호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는 점도 장점이다. 과거에는 교외 생활이 궁극의 목표로 여겨졌으나, 오늘날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젊은 직장인들은 도심 생활을 선호하고 있다.   일상에서 편의시설 접근성, 대중교통의 편리함, 그리고 문화, 스포츠 및 엔터테인먼트 시설과의 근접성이 그 이유다. 이처럼 다양한 자원과 라이프스타일이 제공되는 코리아타운의 매력은 계속해서 높아질 전망이다.   한인타운의 편의성, 접근성, 그리고 문화적 활력의 독특한 조합은 이 지역을 진정 특별한 동네로 만든다. 젠트리피케이션(도심 재개발)이 LA와 대도시를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코리아타운의 매력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편의시설, 대중교통, 활기찬 커뮤니티를 찾는 사람들에게 코리아타운만큼 매력적인 지역은 없을 것이다. 빌 로빈슨 / 윌셔코리아타운 주민의회 의장주민공청회 현장 한인타운 사랑 심장인 한인타운 대도시 생활 대중교통 인프라

2025-01-14

[은퇴 준비] 노후 위한 연금과 보험

노후의 재정적 안정은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바 이지만, 이를 위한 계획이 부족하면 예상치 못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특히 매년 오르는 물가상승과 고령화 사회가 진행됨에 따른 의료비 증가, 그리고 예상보다 길어진 은퇴 기간은 개인의 재정에 큰 부담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평생연금 어뉴이티와 롱텀케어 보험 준비가 필수적입니다.   평생연금 어뉴이티는 은퇴 후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금융 상품입니다. 미리 일시금으로 일정 금액을 납입해 두고, 원하는 시점부터 평생 동안 정해진 수입을 안정적으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됩니다. 따라서 이를 통해 은퇴 후 예상치 못한 경제적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변동성이 큰 투자 상품에만 의존하게 되면 시장 상황에 따라 소득이 불안정 할 수 있지만, 평생연금 어뉴이티는 불안정한 시장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원을 제공 받게 됩니다. 수입의 지급기간 또한 평생을 보장하기 때문에 소셜연금의 부족분을 충당하거나 자산의 고갈로 인한 생활비 충당의 걱정없이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롱텀케어 보험은 장기 요양이 필요한 상황에서 경제적 부담을 덜어줍니다. 노후에 건강 문제로 인해 스스로 일상적인 활동을 하기 어려워지면, 병원이나 요양원에 장기적으로 입소하거나 간병인을 고용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발생하는 의료비용은 미국에서 65세가 되면 자동으로 발급 받는 메디케어로도 커버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그 의료비용 자체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에 대비한 보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롱텀케어 보험은 매달 의료비용을 현금으로 지급 받기 때문에 개인적인 장기 요양 서비스를 받으실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 원하는 요양시설에 들어 가실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긴 시간동안에 막대한 의료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는 가족들의 부담을 줄이고, 자신과 가족 모두에게 보다 나은 삶의 질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결론적으로, 노후의 재정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평생연금 어뉴이티와 롱텀케어 보험을 포함한 전략적인 계획과 준비가 필수적입니다. 적절한 시기에 이러한 금융 상품을 고려하고 준비하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이고 품위 있는 노후 생활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단, 개개인의 재정적인 상황과 원하는 계획에 따라 올바른 상품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나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정적 걱정이 없는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꿈꾼다면, 지금부터라도 철저한 계획이 필요합니다.   ▶문의:(562)644-4560 라이언 우 / 블루앵커 재정보험은퇴 준비 연금 노후 노후 생활 보험 준비 의료비용 지출

2024-12-29

[우리말 바루기] ‘효과’의 발음 [효꽈] 괜찮다

말할 때 누구보다 발음을 정확하게 해야 하는 직업이 아나운서다. 그러다 보니 아나운서는 사전에 나와 있는 표준발음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발음하도록 훈련하고 방송에서도 그대로 구현한다. 문제는 일반인이 보편적으로 발음하는 것과 다른 표준발음을 사전에 맞추어 하다 보니 듣는 사람이 불편한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바로 ‘효과’다. 일반인은 대체로 [효꽈]라고 말하지만 아나운서들은 예외 없이 [효과]로 발음한다. 특히 TV에서 예전에 유도 경기를 중계할 때 아나운서가 “우리 선수가 효과[효과]를 하나 얻었습니다”고 소리치는 경우가 있었다. 유독 아나운서만 [효과]라고 하니 듣는 사람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이처럼 그동안 효과[효과] 발음이 일반인의 언어 생활과 동떨어진 것이어서 불만이 적지 않았다. 다행히 국립국어원은 이 발음을 [효꽈]로도 할 수 있다고 표준발음을 변경했다. 그러니까 이제 억지로 [효과]로 발음하지 않아도 된다.   ‘관건’과 ‘교과’도 마찬가지다. 이 역시 사전에는 [관건]과 [교과]로 발음한다고 돼 있었기 때문에 억지로 이렇게 발음하는 것을 들을 때마다 거북함이 따랐다. 국립국어원은 ‘효과’와 함께 이들 단어의 발음도 된소리를 인정해 사전에 추가했다. 앞으로는 아나운서든 일반인이든 이들 단어를 편리한 대로 [효꽈] [관껀] [교꽈]로 읽어도 된다. 우리말 바루기 발음 유도 경기 언어 생활 이들 단어

2024-12-23

[이 아침에] 아름다운 뒷모습

이 해도 저물어 간다. 얼마 전 올해 말에 은퇴하는 존을 만나서 점심을 함께했다. 처음 그를 봤던 이십 년 전보다 머리숱이 많이 줄었고 이마에는 굵은 주름이 잡혔다. 본인이 톰 셀렉을 닮았다고 해도 굳이 토를 달진 않았다. 아마 짧은 까만 머리와 콧수염 때문이 아닐지 싶다.     존은 자기 일에 능숙한 사람이었다. 프로젝트를 맡으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담당자가 누구인지, 어떤 계획을 짜고,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등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를 갖고 있었다.  또한, 나름대로 다양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기도 했다. 확신에 찬 그의 말과 태도는 적극적이었고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십 년쯤 전이었을까. 한번은 문제가 터졌다. 모두가 알고 있는 중요한 프로젝트였지만, 복잡한 일이어서 어느 팀도 맡아서 하고 싶어하지 않았고 서로 다른 팀이 하리라 여겼다. 하지만 결국 아무도 하지 않았다. 여러 팀의 이해관계가 얽히고설켜서 서로 지적하고 책임 전가하기에 바빴을 때, 팀장이었던 그는 실수를 인정하고 문제를 해결했다. 누군가가 나서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따지고 보고 그 팀만의 잘못이 아니었지만, 자기 팀의 행동과 그로 인한 결과를 수용하는 그의 자세와 책임감이 상쾌하게 다가왔다. 이것이 내가 존에게 끌린 이유 중의 하나였다.     회사에서 청춘을 바쳐 일하는 동안, 그는 고등학교 때 만난 첫사랑과 결혼했고, 성격 차이로 이혼했고, 한 달에 한 번씩 찾아가던 부모님도 돌아가셨다. 두 아들은 독립해 나가서 한 명은 콜로라도, 다른 하나는 뉴욕에서 산다. 그 외에 큰 수술을 두 번이나 받는 등 많은 일이 있었다.   한 직장에서 40년을 근무했으니 그동안 좋은 날도 있었겠지만, 동료와의 갈등과 업무 압박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많았을 것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화가 나고 아니꼽고 치사한 날이 왜 없었을까. 그래도 다 참아내고 한 업체에서 칠십세 가까이 일을 했으니 만족하다고 했다. 이것이 축복이라고 덧붙였다.   며칠 전에 업무 관계로 자주 충돌했던 래리한테서 만나자는 전화가 왔단다. 두어 해 전에, 먼저 퇴직한 그가 먼저 연락해서 그런지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들은 삼십 년을 함께 한 건물에서 일했다. 은퇴하면 등을 지고 일했던 사람도 만나는 사이가 되나 보다.     존은 이제부터 시간적 여유가 있으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내가 필요한 곳에서 남을 배려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내년에는 패서디나시에서 주관하는 로즈퍼레이드에 참여할 꽃차를 꾸미는 일에 자원봉사하고 싶단다. 다음에 만나면 어떤 퍼레이드 플로트를 장식했는지 물어봐야겠다.     올해 은퇴하는 모든 분에게 행복과 기쁨이 풍성하기를 바란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끝까지 견디신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리나 / 수필가이 아침에 뒷모습 퍼레이드 플로트 책임 전가하기 직장 생활

2024-12-04

노숙자 돕다 노숙자로 생 마감한 이강원 목사의 비극

    [편집자 주: 희망과 절망이 공존하는 LA 한인타운. 이곳에서 이강원 목사는 2024년 7월 노숙자로 굴곡진 삶을 마감했다. 그는 과거 노숙자를 지원하는 사역을 했던 목회자였다. 미주중앙일보 탐사보도팀은 그가 노숙자가 된 뒤 갑작스럽게 사망하기까지 그의 험난한 행로를 기록했다. 그의 삶과 죽음이 시사하는 바를 더욱 자세히 파악하기 위해 그의 죽음 이후에도 추가 취재를 진행했다.]   [이 기사는 미주중앙일보의 영어 매체 코리아데일리US(www.koreadailyus.com)에 11월12일 게재한 기사를 국문으로 번역한 것입니다. 영어 원문 링크]       한인타운에서의 암울한 발견       한인타운 곳곳에 펼쳐진 텐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삶은 날마다 생존을 위한 싸움이다. 두 건물 사이에 자리 잡았던 텐트 중 하나는 절망 속에서도 존엄성을 잃지 않았던 이강원 목사가 살던 곳이다.     이강원 목사의 텐트 근처에서 생활하는 신소영 씨는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은 날을 이렇게 회상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이상한 냄새가 났다”며 “며칠 동안 그런 냄새가 동네에서 진동했다”고 말했다.     경찰이 도착했고 어떤 상황인지 확인됐다. 1년 가까이 이웃으로 지내던 이 목사가 사망한 것이었다. 7월 초였다. 그의 시신은 신 씨의 텐트에서 불과 몇 발자국 떨어진 곳에서 소리 없이 부패하고 있었다.     신 씨는 “죽음은 이곳에서 우리와 늘 함께하는 동반자”라며 “또 한 명의 영혼을 그렇게 잃었다”고 했다.     이 목사의 시신은 며칠 동안 발견되지 않았다. 이런 일은 LA 노숙자 사이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그는 약물 중독과 노숙 생활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수년을 노력했다.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막아서려 했던 바로 그 운명에 휘말리게 됐다.     본지 취재팀은 지난 4월 22일 이 목사를 처음 만났다. 한인타운에서 노숙자 셸터를 운영하는 세인트 제임스 교회의 김요한 신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또 한 명의 한인 남성이 길거리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취재팀이 10번가에 위치한 LA 중앙루터교회 근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비극적 사건의 증거가 대부분 사라진 상태였다. 안태홍(65) 씨의 시신은 영안실로 옮겨졌고 빈 텐트와 그가 숨지기 전 토한 피의 자국들만 남겨져 있었다. 그는 김 신부의 셸터를 떠난 지 이틀 만에 세상을 떠났다.     안 씨는 길거리 생활의 가혹한 현실에 굴복했다. 피를 토하며 마지막 나날을 보냈다. 노숙자들의 심각한 건강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였다.   취재팀은 안씨가 머물던 텐트 근처를 지나던 중 접이식 의자 위에 쓰러져 있는 한 노인을 발견했다. 그 역시 노숙자였다. 취재팀은 조심스럽게 다가가 안 씨의 죽음에 관해 물었다.     이 남성은 중얼거리며 뭐라 말했지만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 어려웠다. 몇 개 남지 않은 치아 상태도 좋지 않아 말이 어눌했다. 깊게 파인 주름과 햇볕에 그을린 피부, 정돈되지 않은 수염, 초점 없는 눈빛은 거리에서 살아온 그의 고단한 삶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였다.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 남성은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제 이름은 이강원입니다”라고.     취재팀은 당황했다. 한때 LA 한인들 사이에서는 이강원 목사의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었다. 치아를 잃은 이 남성은 한인타운에서 노숙자 및 마약 중독자들을 돕던 아가페 미션 하우스라는 셸터를 운영하던 인물이었다. 그의 사역은 한인 언론에 널리 보도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단번에 그가 이강원 목사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 목사는 개인적 경험을 통해 노숙자들을 이해하고 도운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거리에서 생활하는 이들에 대한 연민과 목회자로서의 헌신은 많은 찬사를 받기도 했다.     울타리선교회의 나주옥 목사를 비롯해, 노숙자 사역과 관련한 인물들은 이 목사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그는 “이 목사는 내 친구였다”며 “노숙자와 중독자들을 향한 그의 진실성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 목사는 현재 간판 사업을 하는 김우식 씨에게도 큰 영향을 끼쳤다.    김 씨는 “내 인생의 가장 밑바닥에서 이 목사를 만났다”고 했다. “그의 보살핌이 없었으면 마약을 끊을 수 없었을 것이며 오늘날 이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인타운 한복판인 사우스 호바트 불러바드에 위치했던 이 목사의 셸터는 삶의 나락에서 추락해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등대 같은 존재였다. 많을 때는 80여 명이 이 셸터에서 생활하며 다시 일어서려 했다.     이 목사는 과거 마약에 빠져본 적이 있었기에 노숙자들을 더 잘 이해했다. 그는 노숙자들을 위한 정부의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노숙자들에 대한 그의 연민은 결국 셸터가 몰락하는 단초로 이어졌다. 셸터 규모가 확장되면서 시 정부 규정을 준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목사는 자신이 거주하던 집을 개조해 셸터로 사용했다. 셸터에서 풍기는 악취와 소음 탓에 이웃들의 민원이 계속 제기되던 상황이었다.     아가페 미션 하우스의 몰락     2014년이 되자 아가페 미션 하우스에 대한 민원은 더욱 늘었다. 이웃들의 민원을 접수한 LA 소방국, 주택국, LA 카운티 공공보건국, 정신건강국 등이 셸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 목사는 셸터 거주자들에 대한 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로써 노숙자 지원이라는 그의 일은 끝이 났다. 일부 한인 언론은 그를 타락한 구원자로 묘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셸터에서 거주했던 최광옥 씨는 그를 안타깝게 생각했다. 현재 김요한 신부의 셸터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최 씨는 “이 목사는 셸터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김밥 사업까지 시작했다”며 그를 회상했다.     최 씨는 “LA시 검찰과 한인사회는 이 목사가 셸터 거주자들의 정부 지원금을 불법적으로 횡령하고 일부를 학대했다고 비난했지만 그는 셸터 운영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다”고 주장했다.     셸터가 폐쇄된 후 이 목사는 길을 잃었다. 구원의 손길을 내밀던 그가 이젠 노숙자가 돼 길거리로 나앉았다. 관공서나 큰 조직의 배경 없이 개인 차원에서 노숙자를 도우려는 사람들이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목사의 부인 이정환 씨는 “기소로 힘들어하던 남편이 밤길을 걷다가 튀어나온 나무뿌리에 걸려 넘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넘어지면서 머리를 심하게 다쳐 3주 동안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병원에서 겨우 깨어났다”고 했다.     그의 머리 부상은 고난의 시작에 불과했다. 이정환 씨는 “남편은 이후 매우 폭력적으로 변했다”며 “탄압을 받고 있다는 망상과 심각한 정신 질환 증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온화했던 이 목사의 분노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는 각종 폭행 혐의로 여러 번 수감됐고 감옥에서 다른 수감자들과 싸우기도 했다.  이 목사는 2012년에 저지른 범죄로 2017년 두 건의 절도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2016년에는 가정 폭력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하기 전까지 약 3년에서 4년을 감옥을 옮겨 다니며 복역했던 것으로 보인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2017년 비상업적 목적의 건물에 무단 침입한 혐의로 기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게 마지막 기소 기록이었다. 그 시점부터 이 목사가 노숙자 생활을 하게 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정환 씨는 “그에게는 두 딸이 있었고 친척들도 모두 이곳에 살았지만 가족조차 그를 돌볼 수 없었다”며 “결국 그는 길거리에 나앉게 됐다”고 했다.     “나는 크리스탈을 해요”   그의 사역지였던 한인타운 거리는 그에게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됐다. 이런 현실 속에서 그는 한때 다른 사람들에게 끊으라고 조언했던 약물에 다시 빠지게 됐다.     그의 길거리 이웃이었던 신 씨는 “이 씨는 1년 전쯤부터 내 텐트 옆에서 생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폭력적이고 망상 증세를 보인 사람이었다”며 “여기 오기 전에는 누군가 자신을 살해할까 두려워 LA 경찰국 올림픽경찰서 근처에서 살았다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가 한인타운에 다시 나타나게 되는 데까지는 수년이 걸렸다. 돌아온 그는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암울한 그림자만이 남았다.    어느 무더운 오후, 지나가던 사람들은 끔찍한 광경을 목격했다. 옷을 반쯤 벗은 채 길거리에 서서 하늘을 향해 소리치는 이강원 목사의 모습이었다.     취재팀이 그에게 다가가자 그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직설적으로 이야기했다. 떨리는 손으로 파이프에 불을 붙이면서 “나 지금 크리스탈(메스암페타민)을 한다”고 말했다. 취재팀은 그에게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자 시도했지만 일관성 없고 횡설수설하며 대답을 이어갔다.     한인타운의 냉혹한 정글에서 이 목사는 소박한 것에 위안을 얻었다. 바로 한국산 인스턴트 라면이었다.     수년간의 약물 남용으로 치아를 대부분 잃은 그에게 라면은 단순한 생계 수단을 넘어 문화적 정체성을 이어주는 마지막 연결고리였다. 편안했던 시절을 떠올리도록 하는 추억의 음식이었다.   그가 텐트에서 라면을 끓여 막 먹으려 할 때, 취재팀이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이 음식을 내게 가져다준 모든 분에게 신의 축복이 있기를 바란다”며 기도를 올렸다.   본지 기사에 간략하게 소개된 이 목사의 사연은 LA 시장의 관심을 끌어냈다. 시장실 홍보 담당 김지은 씨는 “캐런 배스 시장이 이 목사의 사연을 듣고 직접 그를 찾아가 셸터 입소를 돕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노숙 생활의 역설       이 목사는 배스 시장이 추진한 핵심 프로젝트인 ‘인사이드 세이프’의 도움을 받게 됐다. LA에 증가하는 노숙자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을 근처 모텔 등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다. 쉼터뿐만 아니라 음식 등의 지원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노숙자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고자 한 배스 시장의 야심 찬 정책이었다.     6월 18일, 시 정부 직원들이 이 목사가 노숙하던 장소를 찾았다. 이 목사는 그가 가진 물건들을 가방 몇 개에 싸서 셸터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그가 갖고 있던 가장 깔끔한 옷을 차려입은 이 목사는 취재팀 카메라에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게 이 목사의 영정 사진이 될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셸터에 도착한 지 하루도 안 돼 그는 길거리로 다시 돌아왔다. 자신을 보호해주는 셸터에서의 생활을 외려 부자유스럽다고 느끼는 노숙 생활의 역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상황이었다. 많은 사람, 특히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셸터에서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규칙을 어려워한다. 그보다는 차라리 거리의 자유가 더 편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있다.     왜 다시 길거리로 나왔느냐는 취재팀의 질문에 그는 또 횡설수설했다. 말은 어눌했고 생각도 또렷하지 않았다.     시 정부 직원들은 그런데도 이강원 목사를 셸터로 이전하기 위해 그를 다시 한번 찾았다. 6월 25일, 이 목사는 또다시 입소 24시간 만에 퇴소했다. 시장실 김지은 씨는 “그는 (셸터의) 규칙과 규정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이 목사는 셸터 내에서 한국 사람들이 곁에 보이지 않자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나중에 전해졌다.     취재팀은 이 목사에게 최후의 수단으로 개인적인 호소를 이어갔다.     “목사님, 마약을 끊고, 깨끗한 물로 샤워하고 따뜻한 음식을 먹고 딱딱한 길거리 대신 푹신한 침대에서 주무셔야죠.”   오랜 침묵이 이어졌다.     “저도 들어가고 싶어요. 너무 지쳤어요…”   그의 대답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한때 존경받았지만 쇠약해진 이 목사에게 삶의 의욕은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사치가 돼버렸다.   마약과 노숙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LA시에서 이 목사와 같은 사람들의 운명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이들의 시들어 가는 삶은 잃어버린 인간의 존엄성과 중독의 파괴력을 비극적으로 보여준다.     외로운 죽음   지난 7월, 미주중앙일보 뉴스룸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이강원 목사가 숨졌다”는 김 신부의 전화였다. “어떻게 숨졌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는데 죽은 건 확인됐다”는 것이었다.     LA 카운티 검시 기록을 확인한 결과 이 목사의 사건 번호는 2024-10744였다. 이 목사는 2024년 7월 5일 6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거의 일주일 동안 그의 죽음은 알려지지 않았다. 노숙자들이 얼마나 고립된 곳에서 생활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LA시에서 노숙자는 길거리 어디서나 눈에 띄지만, 그들 하나하나의 삶의 궤적은 커뮤니티와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셈이다. 심지어 그들을 지원해줘야 할 관공서는 물론이고 언론의 시야에서도 벗어나 있는 존재들이다.    검시 기록에 따르면 사망 원인은 ‘메스암페타민’에 의한 것이었다. 사망 장소는 ‘텐트’로만 기재됐다.     그의 이웃이던 신소영 씨는 그의 죽음에 연신 안타깝다는 말을 했다. “남의 텐트에서 숨졌기 때문에 이 목사인 줄 몰랐어요. 누군지 알았더라면 (경찰이 출동했을 때 그의) 썩어가는 시신을 보러 가지 않았을 텐데, 참 안타깝지요.”     소박한 이별     8월 2일, 김요한 신부의 셸터에 조문객들이 모여 이 목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장례식 참석자 중에는 노숙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도 많았다.     장례식장에 모인 사람들은 죽음이 낯설지 않은 듯 무덤덤한 표정을 보였다. 혹은 죽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듯한 사람들도 있었다.     기독교식으로 진행된 장례엔 한국의 유교적 관습도 가미됐다. 그의 영정 사진이 놓인 상에는 낡은 성격 책과 과일, 담배, 그리고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익히 아는 소주가 올려졌다. 참석자들은 이 목사의 사진 앞에 현금을 모아 기부하기도 했다.     김요한 신부는 감정이 북받친 목소리로, “우리가 가진 것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했다”며 “고인이 좋아했던 음식이 올라야 하지만 셸터에서 구할 수 있는 것들만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때 이 목사에게 도움을 받았고 현재는 다른 노숙자들을 돕고 있는 최광옥 씨가 다음과 같은 추도사를 읽었다.     “세상에서 두드려 맞고 만신창이가 돼 피범벅 된 육신의 전투복을 벗어버리고 주님께 갑니다. 여기 인간 이강원, 목사 이강원, 아버지 이강원, 남편 이강원, 그리고 중요한 하나님의 귀한 자녀 이강원이 주님께 갑니다. 천국에서 안식을 얻고 다시는 헤매지 않고 고통 없는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기도합니다.”     이 목사는 세상을 뜨기 전 취재팀에게 “나를 노숙자로 부르지 말라”고 말했다. “천국이 나의 집이고 예수가 나의 구원자”라고 했다.   이 목사의 고단했던 삶은 LA 길거리를 자신들의 집이라 부르는 수천 명의 노숙자가 직면한 가혹한 현실을 보여준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지원할 수 있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풀기 어려운 숙제도 남겼다.     이 목사가 운영하던 셸터에 거주했었던 김우식 씨는 “저 예수님 영접시켜 주신 분이고 마약으로 쓰러져서 여기(셸터)에 들어가 피난처를 찾았었다”며 “목사님 편히 쉬세요”라고 말했다.     이 목사의 마지막 나날들을 이웃으로 지냈던 신소영 씨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목사님에 대한 좋은 말은 많이 못 하겠다”며 “하지만 운명보다 먼저 죽는다는 건 너무 슬픈 일”이라고 했다.     특별취재팀 글: 장열 기자, 김영남 기자 [[email protected]] 사진·영상: 김상진 기자            이강원 목사 길거리 생활 발견 한인타운 LA 한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2024-11-19

[중앙시론] 미국 이민 반세기

개인적으로 이민 50주년을 맞았다. 옛날을 생각하면 참 아득하다. 그 당시 이민 온 많은 한인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을 걷으라 생각한다.  나의 개인 이민사지만 내용에 공감하는 분들이 꽤 있을 것이다.   1974년 11월의 어느 날 한국, 그해 첫눈이 펑펑 내리는 몹시 추운 날이었다. 포드 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날로 기억한다. 김포 공항에서 생애 처음 비행기를 타고 부모님과 여동생, 이렇게  4명의 가족이 하와이에 도착했다. 잔뜩 겨울옷으로 무장했는데 하와이는 따뜻하고 온화한 날씨였다.       하와이에서 입국 수속을 마치고 영주권을 받은 후 다시 LA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LA공항에 1년 먼저 이민 온 고모님과 로즈우드 감리교회 이창순 목사님이 마중 나왔고 우리의 이민 생활은 로즈우드 감리교회로 시작되었다. 그때는 다 그랬다.   원래 나의 계획은 고등학교에 편입해 1년 정도 다니며 영어를 배우고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당시 만 18세였던 나는 성인이라는 이유로 고등학교 편입이 불가능했다. 미국에서 18세는 성인 취급을 하기 때문에 미성년자들과 함께 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법 때문이다. 나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고 임시로 LA 서쪽에 있던 이화원이라는 한국 식당에 버스보이로 취직했다. 버스보이란 식당에서 남긴 음식을 치우고 접시 닦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화원은 고급 한식당으로 할리우드 근처에 위치해 영화배우들도 자주 찾는 식당이었다. 전 중앙정보부장 이후락씨 소유로 알려졌었다. 당시 임금은 시간당 2달러가 안 됐지만 팁으로 하루 5달러 이상 받았다. 웨이트리스로 일하는 분들은 팁만 하루 20달러 이상 받았는데 당시에는 고소득이었다.     1975년 4월 30일 베트남 전쟁이 끝났다. 미군에 협조했던 베트남인들은 사이공을 탈출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헬기를 타려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베트남 전쟁이 끝난 1달 후 나는 미군에 자원입대했다.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 첫째는 영어를 빨리 배우기 위해서였고,  두 번째는 ‘G. I. Bill’ 즉, 대학 학자금 보조 프로그램 혜택을 받기 위해서였다. 미군에 입대해 3년간 복무하고 전역하면 4년 동안 대학 학자금을 보조해 주는 제도다. 베트남 전쟁이 끝나면서 미군은 징집에서 지원병 제도로 바꾸었는데 입대를 유도하기 위해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았다. 덕분에 나는 학자금 걱정 없이 무사히 대학을 졸업할 수 있었다.   중학교 1학년 입학식 때 서 있는 자세가 삐딱하다는 이유로 군화를 신은 교관으로부터 발길질을 당해 주저앉았던 기억이 있다. 당시 맞은 부위가 너무 아프고 쓰라렸다. 중학교 1학년 때 이미 군대 문화의 폭력성을 경험한 것이다. 그 이후 교련은 가장 싫어하는 과목이었다. 아마 그때부터 자유와 평등을 생각하고 군사 문화, 독재, 폭력을 싫어한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런 내가 자발적으로 미군에 입대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입대를 결심한 후 모병소를 찾아가 시험을 치러야 했다. 시험 문제는 대부분 기계 용구 사용에 관한 것들이 많았다. 대부분 내가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들이었다. 뭐가 무엇인지 전혀 알 수 없었고 또한 영어 문제지라 읽는 시간에 쫓겨 해독이 불가능한 시험이었다. 그런데 다행히 문제는 4지 선다형이었다. 소위 ‘찍기’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동안 대한민국에서 받은 입시 교육 덕분에 4지 선다형 시험에는 익숙했다.  문제를 이해하지도 못했고 용구 그림을 보아도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했지만 ‘감’으로 답을 찍었다.     결과는 우수한 성적의 합격이었다. 그리고 위생병으로 입대했다. 당시 미군은 입대 시험 성적에 따라 병과가 결정되었는데 가령 10 Bravo는 보병 병과이고, 91 Bravo는 위생병 등 입대 시험 점수가 높을수록 자신이 원하는 병과에 지원이 가능했다. 나는 가장 좋은 점수대에 해당하여 위생병 지원이 가능했다. 당시 위생병을 지원한 이유는 부모님이 전역 후 의대에 진학하라고 권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제대 후 전혀 다른 길을 선택했고 현재에 이르렀다.  장태한 / UC 리버사이드 교수·김영옥 재미동포연구소장중앙시론 미국 반세기 개인 이민사지 이민 생활 이민 50주년

2024-11-18

[글마당] 다 그런 거지 뭐

나는 트레이드 조와 이케아를 좋아한다. 물가가 오르긴 했지만, 이케아는 디자인이 좋아서 트레이드 조는 친절하고 다양한 작은 양의 먹거리가 많아서다.     밀폐된 공간에 머무는 것을 싫어하는 남편은 이케아에 가면 빨리 일보고, 나가자고 재촉하는 신호를 남발하기 때문에 혼자 가는 것을 선호한다. 여유롭게 신상품 디자인도 들여다보고 창밖 풍경을 보며 느긋하게 차도 마실 수 있다. 주말에 맨해튼 최남단에 있는 피어(Pier) 11에서 11시 무료 첫배를 타고 갔다가 2시 20분 배를 타고 돌아온다.     지난번 갔을 때는 처음으로 3시 50분 배를 타고 집에 왔다. 남편 도시락 병을 사서 2시 20분 배를 놓치지 않으려고 재촉하다가 병이 깨지는 바람에 눈앞에서 배를 놓쳤다. 항상 서두를 때 꼬인다. 놓친 배 뒷전을 아쉬운 듯 보다가 흘러가는 강물로 시선을 옮겼다. 사이좋게 서로 몸을 비비며 졸졸 이야기하듯 흐르는 물을 보자 배를 놓친 것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마음이 편해졌다. 며칠 전 일이 떠올랐다.     지하철 안에서 곧 떠날 서브웨이를 타려고 부지런히 뛰던 뚱뚱한 흑인 아줌마가 계단에서 다리를 헛디뎌 떨어졌다. 심하게 다쳤는지 일어나지 못했다. 나는 그녀 바로 뒤에서 계단을 내려가다 본 목격자로 아줌마를 위로하며 함께 있었다. 그녀는 내 손을 잡고 서너 번 일어서려고 시도했지만,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경찰이 와서 확인하고 앰뷸런스를 불렀다. ‘5분 먼저 가려다 50년 먼저 간다.’는 어릴 적 학교 앞 횡단보도 포스터가 생각났다. 심한 부상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따금 오래된 치즈 냄새나는 지하철 안에서 서둘러야 하는 맨해튼 생활을 벗어나 멀리 가고 싶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봐도 뉴욕이 최고지! 하며 돌아온다. 한동안은 괜찮다가도 도지면 또 떠났다가 돌아오고를 반복한다.     과연 좋고 나쁨, 옳고 그름의 경계를 만들어 단정 지을 수 있을까? 단지 내가 그렇게 판단할 뿐이다. 누군가가 말한 ‘아무것도 절대적으로 희다거나 검다고 하는 것은 없다. 즉 희다고 하는 것은 검은색이 숨겨진 것을 의미하고 또한 검다고 하는 것은 때때로 너무나 흰 것이 드러나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왜 난 흰색과 검은색을 굳이 밝히려고 방황하는지 모르겠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신상품 디자인 맨해튼 최남단 맨해튼 생활

2024-11-14

[대입 들여다보기] 아이비리그 8개 대학에 모두 지원…원서 질 낮춰 합격 확률 낮출 수도

아이비리그 8개 대학에 모두 합격한 학생의 뉴스가 간혹 미디어를 통해 보도될 때가 있다.     어떻게 한 곳도 합격하기 어려운 아이비리그  8개 대학에 모두 합격했는지 궁금해하며 비결을 캐내고 싶어할 것이다. 입시를 앞둔 학생들은 그저 ‘어디라도 하나 걸려라’ 하는 심정으로 모든 아이비리그 대학에 지원하면 합격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해로운 전략이다. 그 이유를 살펴보자.   첫째, 모든 아이비리그 대학은 각자 고유한 특성이 있다.     많은 학생들은 아이비리그를 단순히 미국을 대표하는 엘리트 대학 그룹으로 생각하지만 8개 대학들은 서로 다르다. 각 대학은 고유한 특징과 교육 철학, 프로그램, 캠퍼스 환경을 갖고 있으며 학교의 가치에 따라 신입생을 선발한다.     또한 모든 지원자에게 아이비리그가 적합한 교육기관은 아니다. 지원자는 자신이 대학 생활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어떤 전공 프로그램과 학습 환경, 커뮤니티 유형을 원하는지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어떤 학생은 규모가 작지만 수업에서 교수 대 학생 비율이 낮은 대학을 선호한다. 또 어떤 학생은 규모가 크고, 학생 수가 많고, 수백 개 클럽이 있는 캠퍼스를 원한다. 복잡하고 즐길 것이 많은 대도시 환경이 더 맞는가? 아니면 한적한 시골에서 공부와 캠퍼스 생활에 몰두하고 싶은가?   학생이 지원할 대학의 리스트를 짤 때 이런 질문들에 대해 먼저 숙고해야 한다.     학업 목표와 개인적 성향에 맞게 리스트를 조정해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 리스트를 만들다 보면 8개 아이비리그 대학을 모두 포함시키지 못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대학마다 워낙 성격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컬럼비아 대학의 학생들은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 인턴십과 각종 문화생활에 접근할 기회가 훨씬 많다. 다트머스 대학의 학생들은 뉴햄프셔주의 청정 자연에서 하이킹과 스키, 카누를 즐긴다.     한편 브라운 대학은 오픈 커리큘럼이라는 교육 과정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 여러 학문을 탐험하기에 적합하다. 뉴욕주 이타카에 위치한 코넬 대학은 웅장한 캠퍼스를 자랑하며 아이비리그 대학 중 공과대학의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원자들은 각 대학의 특성을 잘 살피고 자신의 목표와 성향에 부합하는 대학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둘째, 8개 아이비리그 대학에 모두 지원한다고 해서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이것이 가장 현실적인 이유일 것이다. ‘한 곳은 건지겠지’라는 전략은 흔히 하는 오해일 뿐이다. 이 전략은 오히려 모든 원서의 질을 떨어트려 합격할 확률을 오히려 낮출 수 있다.     8개 아이비리그 대학의 합격률은 10% 미만이다. 한 자리 숫자인 셈이다. 그리고 원서 하나를 공들여서 쓰려면 시간과 에너지가 무척 많이 들어간다.     그런데 8개 대학의 추가 에세이들을 최상의 퀄러티로 써낼 수 있을까? 하버드만 하더라도 짧은 분량의 에세이를 5개나 작성해야 한다.   가장 훌륭한 자격을 갖춘 지원자들조차 우수수 떨어지기 쉬운 대학들에 지원하면서 이처럼 에너지가 분산된다면 도박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각 대학의 합격 기준은 다르다. 탑 대학들이 모든 학생에게 적합하지 않듯이, 모든 탑 학생이 아이비리그 대학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쉽게 말해 8개 대학은 뽑고 싶은 학생만 뽑는다.     셋째, 지원자의 목표에 더 잘 맞는 대학을 놓칠 수 있다.     예를 들어 STEM 분야가 강한 학생이라면 MIT, 칼텍, 스탠퍼드 대학, 카네기멜론 대학, 리버럴 아츠 대학(LAC) 중 하나인 하비머드 칼리지 등을 배제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8개 아이비리그에 지원하는 데 모든 정성을 쏟다 보면 여력이 부족하기 쉽다.     이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분야가 강한 프로그램을 갖춘 대학들을 전국적으로 충분히 조사하고 지원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8개 아이비리그에 모두 원서를 넣는다면 진실성과 임팩트가 결여된 원서를 작성해 경쟁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문의:(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빈센트 김 카운슬러 / 어드미션 매스터즈대입 들여다보기 아이비리그 대학 아이비리그 대학 대학 생활 컬럼비아 대학

2024-11-03

은퇴 초기 높은 지출을 대비한 인컴 어뉴이티 [ASK미국 보험-주보윤 재정보험전문가]

▶문= 저는 6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은퇴 준비를 하면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던 중 "4% 룰"에 대한 글을 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방법이 안전하다고 이야기하던데, 과연 은퇴 후에 4% 인출이 충분할지 궁금합니다.     ▶답= 4% 룰은 은퇴 후 자산 인출에 있어 널리 알려진 가이드라인 중 하나입니다. 이 규칙은 은퇴자들이 매년 은퇴 자산의 4%를 인출하면, 살아있는 동안 자산의 고갈 없이 은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이론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4% 룰은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평균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하는데, 이 방법은 30년을 기준으로 설계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대 수명이 더 길어지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는 자산을 더 오래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생각해 봐야 할 것입니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은퇴 후 65세에서 75세 사이, 흔히 '고고 이어(Go-Go Years)'라고 불리는 기간에는 지출이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여행, 취미 생활, 건강 관리 등의 이유로 이 시기에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합니다.   반면, 75세 이후의 '슬로고 이어(Slow-Go Years)'에 접어들면 지출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4% 룰은 이러한 변화된 지출 패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른 대안은 무엇일까요? 그중 하나는 보험회사의 연금 상품을 고려해 보는 것입니다. 많은 보험사들은 은퇴자들이 주식 시장의 변동성에 노출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소득을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연금 상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은퇴 초기에 더 많은 금액을 지급하고 이후에는 지출이 줄어드는 시기에 맞춰 지급액을 조정하는 플랜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50만 달러를 가지고 65세에 은퇴한다고 가정해봅시다. 4% 룰을 따른다면 첫 해에 2만 달러를 인출하게 되고, 이후 인플레이션을 고려하여 매년 인플레이션 만큼의 금액을 더하여 인출해야 할 것입니다. 언제 어느시점에 자금이 고갈될 지, 아니면 살아있는 동안 계속 인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은 미지수 입니다. 반면, 한 보험사의 인컴 어뉴이티의 상품을 사용하면, 65세부터 75세까지 약 9%의 페이아웃 레잇으로 매년 4만 5천 달러를 지급받고, 75세 이후에는 살아있는 동안 매년 3만 달러를 지급 받을 수 있습니다. 이 경우, 20년간 지급받는 총 금액은 76만 5천 달러에 달하며, 30년 동안은 106만 5천 달러가 됩니다. 이처럼 인컴 어뉴이티를 통해 은퇴 초기에는 더 많은 생활비를 받으므로 높은 지출을 대비할 수 있고, 그 이후에는 고정된 소득으로 시장 리스크에서 벗어나 평생 안심하고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습니다.   결국, 4% 룰은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일 뿐이며, 개인의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은퇴 초기에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또 언제까지일지 모르는 은퇴 기간 동안의 생활비를 개런티 받아야 한다면, 연금 상품을 통해 더 안정적이고 계획적인 소득을 확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전문가와 상담하여 자신의 은퇴 생활에 가장 적합한 전략을 세워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문의:(213)663-3152 주보윤 / 재정 보험 전문가미국 재정보험전문가 은퇴 초기 은퇴 자산 은퇴 생활

2024-10-09

[삶의 뜨락에서] 인간의 숨결, 온기

‘인간다움’(김기현)을 읽었다. 중앙일보에서 이 책의 저자와 책 내용을 소개하는 기사를 읽었을 때 거의 50년 동안 잊고 지냈던 아련한 단어 ‘인간다움’이 나를 흔들었다. 맞다. 거의 50년 만이다. 1972~1976년까지 대학을 마치고 1977년에 뉴욕에 왔다. 내 인생에서 뇌세포가 가장 활발했던 때가 대학 4년이었다. 간호학을 전공하면서도 나의 마음과 관심은 오직 독서 동아리 ‘자유 교양회’였다. 책을 읽고 토론하고 논쟁하면서 대학 4년을 보냈다.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인간성 상실과 회복’이라는 삶의 과제를 안고 미국에 와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우리 이민자들이 겪어야 했던 문화적 충격과 언어장벽은 우리 모두를 힘들게 했다. 특히 나는 완벽주의자에 결벽증까지 있는 편이다. 이민 생활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핑계로 ‘눈치작전과 적당히’라는 삶의 요령과 서서히 타협해 가고 있던 나 자신을 발견하고 실망하고 괴로워했다. ‘과연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나. 어떻게 살아야 이상적인 삶일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 당시 나는 이미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오랜 고민 끝에 ‘인간성을 갖춘 진정한 의사’가 되는 길이 가장 의미 있다고 결심하고 의예과에 지원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만 2년 공부 끝에 나는 탈진했고 쓰러졌다. 나에게는 이미 두 살, 네 살의 두 아이가 있었다. 그렇게 나는 내 꿈을 접어야만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 단어를 잊고 살아왔기에 이 책을 신선한 충격과 설렘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저자 김기현 교수는 평생을 바쳐 철학을 공부하고 연구한 학자로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지적 여정을 이 책에 담고 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인류가 쌓아온 지적 유산을 조망하면서 존엄한 삶의 가치가 어떤 과정을 겪으며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어떤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 이 도전과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쉽고 편안한 문체로 풀어간다. 무엇이 인간다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면 행복에 관한 생각이 달라지고 삶의 행동 양식이 달라지고 미래의 모양이 달라진다. 인간다움은 재능과 지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재능과 지식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달렸다. 이를 단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타인도 나처럼 희로애락의 정서를 갖고 행복을 원하며 자기 삶의 목표를 추구하는 존재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감정이입, 공감, 연민을 갖고 상대의 마음 상태를 읽어갈 때 상대도 나와 같은 인격적 존재로 존중하는 모습이 인간적이다.     인간다움이라는 성품도 몇 가지 재료들이 적절히 결합해 만들어진다. 사용되는 재료는 공감, 이성, 자유(자율)다. 공감은 문명이 시작되기 전에 형성되었고 반면 이성은 상대적으로 기원전 7~8세기경에 씨가 뿌려지고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능력으로써의 자율은 14세기 무렵이 되어서야 싹을 틔운다. 인고의 과정을 거쳐 인류의 자산으로 자리 잡은 인간다움은 19세기에 수난을 겪게 된다. 이때부터 인간다움에 대한 믿음과 그에 대한 반발이 동시에 우리의 세계관에 자리 잡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간다움에 대해서는 인공지능과 생명과학의 결합으로 탄생한 새로운 기술로 전혀 다른 차원의 도전을 제기한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우리를 편리하게 해주는 기계에 의존하는 사이 인간다움을 이루는 자산의 힘이 묽어지고 있다. 사이버 불링(Cyber- bulling)은 공감 능력을 떨어뜨리고 인공지능이 선택을 대신 해주는 미래로 가고 있다. 빅데이터를 통해 데이터베이스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알고리즘이 발전하면서 기계의 판단에 의존하는 일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인터넷 사회에서 밀려드는 정보에 매몰되어 SNS에 정보를 올리고 업데이트하고 가짜 뉴스가 판치는 유튜브에 정신이 팔려 중요한 일은 밀쳐둔다.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이 시대에 따라 변하고 특히 현대사회에서 인간다움은 무엇을 뜻하는가. 무엇이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가. 바쁜 미국 생활에 죽비 같은 울림을 준 단어, 인간다움! 나는 이를 인간의 숨결, 온기라고 말하고 싶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숨결 온기 숨결 온기 대학 생활 공감 이성

2024-09-23

너무 비싸…베이비부머 해외 은퇴 급증

#. 69세 S씨는 미국에서 은퇴 후 높은 집값, 의료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헝가리로 이주를 결정했다. 그는 가까운 시장에서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신선한 제철 농산물을 먹으며 여유로운 삶을 즐기고 있다고 한다.     #. 67세 A씨는 은퇴 생활을 위해서 미국보다 생활비가 저렴한 스페인으로 이주했다. 스페인을 거점으로 유럽을 여행하고 있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 복잡한 행정절차와 병원을 갈 때마다 어려움이 있지만 대체로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     폭등하는 물가로 인해 은퇴자들의 국내 생활 여건이 악화되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늘고 있다.   최근 사회보장국(SSA) 자료에 따르면, 2000년 40만 명이었던 해외 거주 연금 수급자는 2022년 현재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주로 주거, 의료, 식료품 등 생활비가 저렴한 국가로 옮겨서 새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특히, 유럽은 비교적 저렴한 주택 가격과 생활비 덕에 인기 있는 은퇴 이주 지역으로 꼽혔다. 룩셈부르크(9.1%)를 비롯해 독일(8.4%), 핀란드(5.6%), 스웨덴(5.3%)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의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같은 돈이면 미국보다 훨씬 안락하고 편안한 삶을 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식료품 등 대부분의 생활필수품 가격이 미국보다 낮은 것도 일조하고 있다. 최근 CBS의 조사에서, 빵 한 개(500g) 가격을 나라별로 살펴보면 스페인 1.87달러, 포르투갈 1.55달러, 이탈리아 1.83달러, 헝가리 1.52달러 등 2달러가 넘지 않았다. 미국은 2.23달러이며 가격이 가장 비싼 LA는 4.03달러나 됐다.     일부 유럽 국가들은 대중교통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서 자동차가 없어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또 65세 이상 시니어는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건강 문제로 자동차 운전이 쉽지 않은 시니어에게는 대중교통 시스템은 큰 장점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이주 시 재산 증명, 은퇴 비자 발급 등 복잡한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지 언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면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특히, 의료 서비스 이용 시 언어 장벽으로 인해 어려움이 크다고 한다. 가족과 멀리 떨어져 지내야 하는 것도 힘든 점이다.   전문가들은 해외로 은퇴를 계획하는 시니어들에게 재정적, 법적 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조언했다.     민디 유 배터먼트 투자 담당 이사는 “섣부르게 해외 은퇴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라며 “충분한 준비 없이 떠났다가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미국과 새로운 거주국 양쪽 다 납세의 의무가 발생하고 비자 발급 조건, 외국인의 부동산 구매 제약 등이 있을 수 있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하은 기자미국 베이비부머 해외 은퇴 은퇴 이주 은퇴 생활

2024-08-15

[글로벌 아이] 일본 엘리트 체육이 성공하는 이유

금메달 20개를 목표로 나선 일본 대표팀은 ‘개최국 이점 없이’ 이번에도 종합 3위의 성과를 올렸다. 한국도 당초 금메달 5개란 목표를 배 이상 초과 달성했다. 두 나라 모두 신통한 성적 탓에 긍정적인 분위기 일색이지만, 양상은 조금 다르다.   먼저 메달의 쏠림 현상이다. 한국은 32개의 메달을 따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와 동률인 역대 2위 성적을 냈지만, 메달은 11종목에 쏠렸다. 이른바 ‘총·칼·활’ 3종목에서 전체 메달의 절반을 획득했고, 금메달 80%가 몰렸다. 종합 10위 안에 드는 나라 중 가장 종목 집중도가 컸다. 일본은 16개 종목에서 메달리스트를 배출하며 다양한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구기 종목과 육상 종목에서 일본은 확실한 우위를 점해나가고 있다. 한국은 농구와 축구, 배구에서 출전권조차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 올림픽 남자 농구에서 유일한 아시아팀은 일본이었는데, 예선에선 은메달의 주인공인 프랑스를 꺾을 뻔했다. 4쿼터 종료 16초를 남기고 4점 차로 리드하다 동점을 허용하고 연장 끝에 패배했다. ‘오심’ 논란만 아니었다면 이겼을지도 모르는 경기였다. 남자배구도 8강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다잡은 경기를 역전패했지만, 세계 무대에서 대등하게 겨룰 수 있음을 증명했다. 육상 트랙 종목에서도 일본 선수들이 결승 무대에 등장하는 모습은 결코 보기 드문 장면이 아니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을 앞둔 지난 2015년 스포츠청을 신설하며 엘리트 체육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전엔 선수 경기력 향상을 종목별 협회가 책임졌다면, 국가가 적극 지원하는 방향으로 튼 것이다. 경기력 향상을 위한 사업 예산은 현재 연간 100억엔(930억원)에 달한다. 2014년엔 50억엔을 밑돌았지만, 2019년 100억엔을 넘은 뒤 현재도 유지되고 있다. 이를 통해 선수들은 꾸준히 해외 경기와 합숙에 참여하고, 기술분석팀이나 우수 코치진의 지원을 받게 됐다.   이는 넓은 생활 체육 저변 하에서 시너지를 일으켰다. 일본에선 학교 내 부 활동을 ‘부카츠’(部活)라고 하는데, 학창시절 부 활동에 전념을 다 해보는 경험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 특히 1987년 이후 교과 내용과 교육시간이 대폭 줄어들자 이후 태어난 세대는 체육 활동에 시간을 할애하다 그 길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었다. 비인기종목이라고 해도 체험해보고 도전해보는 이들이 생겨났다. 선수로서 성공하지 못한다 해도 넓은 저변의 존재는 벌이와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이 돼 주고 있다. 전환점을 맞은 한국의 엘리트 체육이 고민해야 할 지점이다. 정원석 / 한국 중앙일보 도쿄 특파원글로벌 아이 일본 엘리트 엘리트 체육 생활 체육 종목별 협회

2024-08-14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변하지 않는 것들을 위하여

계절이 바뀌듯 사람도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화와 소멸은 모든 만물의 법칙이다. 소멸은 사라져 없어지는 것이다. 생성과 소멸을 통해 인류는 진화하고 성장하고 존재한다.   생성(生成, Becoming)은 사물이 생겨나거나 누군가에 의해서 사물을 생기게 하는 것을 말한다. 철학적으로는 새롭게 출현하고 사라진다는 의미의 변화를 의미한다. 생성과 소멸이 거듭되며 변화하는 것 중에서 변하지 않는 본질이 무엇인가를 탐구하는 것이 그리스 철학이고 서양 철학의 시작이다.   최초의 철학자인 탈레스는 그것을 ‘물’이라 했고 데모크리스토스는 ‘원자’라고 했다. 플라톤은 ‘이데아(IDEA)라고 했는데 아이디어(Idea)라는 단어가 여기서 유래한다. 세상 만물을 그것이 그것으로 해주는 본질을 전지전능한 유일신으로 보는 것이 기독교 교리다.   ‘사람은 같은 강물에 몸을 두 번 담글 수 없다.’라는 헤라클레이토스의 어록은 인생의 제한적인 유한성을 의미한다.   그 때 그시절 그 아름답던 시절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 흐르던 강물에 두 발 담그고 손가락 걸며 사랑을 맹세했던, 새하얀 얼굴의 남학생은 어느 하늘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사는 지 알 길이 없다. 다시 만나면 서로 알아볼 수 없다 해도 가슴 속에 담았던 사랑의 언어들은 여전히 따스하고 유효하다.   강물은 평지에서는 천천히 흐르지만 구비를 돌고 돌며 속도를 내고 절벽을 만나면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져 폭포 되어 갈갈이 부서져 흩어진다.   ‘죽어도 못한다’는 사람은 아직 안 죽어봐서 그런 소리를 한다. 죽는 것 빼고는 세상에 못할 일은 없다. 죽음이 두려운 것은 소멸이 아니라 소멸 뒤에 오는 캄캄한 어둠 속에 갇히는 공포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을 지켜본 플라톤은 육체는 언젠가 소멸하지만 영혼은 불멸한다고 믿었다. 죽으면 이승에서 어떻게 살았는가에 따라 다음 세상이 결정되는데 선한 사람은 더 나은 환경에서, 악한 사람은 건강하지 못한 육체를 안고 살게 된다. 그는 ‘삶은 육체 안에 갇힌 영혼의 감금 생활이요, 죽음은 육체로부터 영혼의 해방이자 분리’라고 설명한다. 금욕과 절제로 영혼을 깨끗이 정화하면 육체에 감금 되지 않고 행복한 세상으로 옮겨 간다고 설명한다.     죽음을 기억하면, 생성과 소멸의 법칙에서 상처와 고뇌를 흘려보낼 수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내가 사는 방법이다. 사는 것이 두렵고 죽음의 공포가 땅거미로 밀려와도 변하지 않는 것들을 껴안고 치열하게 살 생각을 한다.   폭풍이 부는 날은 나무들도 가지를 꺾는다. 찬란했던 잎새들이 하나 둘 떠날 무렵 마지말 한 잎이 떨어질 때 나무는 마른 손 비비며 작은 신음 소리를 낸다.   뭉크의 ‘절규(The Scream)’처럼 죽음의 환상에 떨지 않고 살아있는 기쁨으로 내일을 다잡을 궁리를 한다.   무더위가 한풀 꺾인 여름의 꽁무니에서 아침 저녁으로 가을 냄새를 맡는다.   가을이 오면 오색 찬란한 단풍으로 물든 오솔길을 혼자서 걷고, 겨울엔 목화꽃처럼 펑펑 내리는 눈을 쓸어안고 가슴 적시는 시를 쓰리라. 억겁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사랑을 노래하리라.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서양 철학 생성 becoming 감금 생활

2024-08-13

9학년 성적도 중요하다 [ASK미국 교육/대학입시-지나김 대표]

▶문= 명문대 입시에서 9학년 성적이 얼마나 중요한가?     ▶답= 어떤 부모들은 9학년이 고등학교 첫 해라는 이유로 자녀가 주도권을 쥐고 학교생활을 하도록 배려한다.   자발적으로 이것 저것 다 챙기고 ‘알아서 하는’ 학생들은 괜찮지만 공부에 관심이 없는 학생의 경우 부모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   9학년 성적은 대학입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겠지만 현실은 좀 다르다. 사실 9학년 때 성적이 입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정확히 말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학들이 9학년 성적을 완전히 ‘무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입학 사정관들이 10학년, 11학년, 12학년 성적에 더 큰 관심을 보이기는 하지만 원서 내에 포함된 9학년 성적도 들여다본다.   만약 2명의 지원자가 우열을 가리지 어려울 정도로 스펙이 비슷한데 한명은 고등학교 내내 올 A를 받았고, 다른 한명은 9학년 때 B를 두 개 받았다면 완벽한 학업성적을 보유한 학생이 유리할 것이다. 고등학교 4년동안의 GPA를 계산할 때 9학년 성적이 당연히 들어간다. 따라서 9학년 때도 최고의 성적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9학년 때 성적은 학생이 얼마나 고등학교에 잘 적응했는지 보여주는 지표 이상의 역할을 한다. 9학년 때 성적은 학생의 새로운 환경에 적응 능력, 시간관리 능력, 서포트 네트워크 활용 능력, 스터디 스킬, 끈기 등을 나타낸다. 학생이 9학년 때 저조한 성적을 받거나 방황한다면 앞서 언급한 몇 가지 능력*스킬 등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부 학생들은 고등학교 생활에 적응하는데 부모나 다른 가족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것은 학생 입장에서 엄청난 스텝을 밟는 것이다. 하이스쿨에서 더 어려워진 공부를 해야 하고, 중학교 때와는 달리 과외활동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 시기에 벌써 명문대에 진학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학생이라면 고등학교 시작과 함께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진다.   부모는 자녀에게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필요하면 가족이나 학교가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이 같은 ‘헬프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일깨워주는 게 좋다.   집에서 편안하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문의: (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미국 대학입시 9학년 성적 고등학교 시작 고등학교 생활

2024-07-29

3명 중 1명 "한 달 벌어 한 달 생활"

근로자 3명 중 1명은 저금을 하지 못하고 한 달 벌어 한 달 생활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금융정보사이트 뱅크레이트가 근로자 24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재의 월급으로 겨우 생활비만을 충당하는, 이른바 ‘페이첵 투 페이첵’으로 생계를 꾸리는 사람의 비율이 34%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령대별로 본다면 X세대(44~59세) 근로자 중 저축을 하지 못한다는 대답을 한 비율이 40%로 가장 높았다. 밀레니얼 세대(28~43세) 근로자가 34%로 뒤를 이었다. Z세대(18~27세)와 베이비부머 세대(60~78세)는 28%로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30대부터 50대까지의 근로자가 자녀 양육비 등의 지출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 보면 남부(38%)와 중서부(37%)가 페이첵 투 페이첵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많은 지역으로 꼽혔다. 가주를 포함한 서부가 32%로 뒤를 이었고 뉴욕을 포함한 북동부에서는 25%만이 저축을 하지 못한다 대답해 비율이 가장 낮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임금에 대한 불만도 컸다. 현재 받는 임금에 만족한다고 말한 근로자의 비율은 19%에 불과했다. 임금에 대한 만족도는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26%로 가장 높았고 X세대(20%)가 다음이었다. 밀레니얼과 Z세대의 불만족 비율은 16%였다. 연령층이 높을수록 임금에 만족하는 비율이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다.     많은 사람이 생활비를 충당하기도 힘들다고 말하는 현재 상황의 가장 큰 원인은 고물가로 나타났다.     뱅크레이트의 사라 포스터 애널리스트는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친 2020년 2월에 비교했을 때 생활비 물가는 21%가 올랐다”며 “이는 이전에 2000달러를 생활비로 쓴 사람이 같은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420달러를 더 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근로자들의 임금상승이 물가상승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은 ‘조용한 도둑’이라고 덧붙였다.   조원희 기자생활 페이 생활비 물가 생활 수준 불만족 비율

2024-07-16

[에듀 포스팅] 고교 졸업생, 대학 입학까지 여유시간 여행·인턴십 등 자기계발 활용에 적기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자신만의 계획을 세워볼 좋은 기회로 여름방학을 보내면 좋겠다. 입시의 긴장감을 풀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좋아하는 취미 활동을 하거나 여가 시간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모두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그동안 입시 준비로 인해 자기 계발에 소홀했던 시간을 잘 활용하여 대학 입학 전까지 알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여행을 계획하든 배우는 것에 집중하든 새로운 시작을 하기 위한 마침표를 잘 찍을 시기이며 어떤 것들을 염두에 두어야 할지 알아보자.   1. 자기 계발 계획 세우기   대학 입학 전에 전공을 바꿀 계획이 있는 학생들은 미리 전공에 관련된 수업을 듣거나  혹은 컴퓨터 코딩을 배운다든지 등 자신이 필요한 혹은 부족한 과목들을 미리 배워서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겠고 전공이 불확정한 학생이나 이미 전공이 정해진 학생 모두에게 아카데믹에 대한 계획은 중요하다.     2. 여행 및 경험 쌓기   대부분 고등학교를 졸업한 한인 학생들은 여름방학을 맞아 한국을 여행하는 학생들이 많다. 모국을 방문하고 친지들을 만나는 것도 좋은 계획이지만 다른 나라에 여행을 계획하는 것도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을 쌓는 것은 대학 생활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여행을 통하여 얻은 경험은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좋은 이야깃거리가 될 수 있으며 신입생들이 친구를 사귀는데도 좋은 대화거리가 되어 어색함을 떨칠 수 있다.   3. 대학 생활 준비   입학할 대학의 선배가 있다면 조언을 받아서 대학에 대하여 미리 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학과 커리큘럼, 교수진, 동아리 활동 등을 미리 파악하고 자신이 참여하고 싶은 활동에 대하여 의논해 볼 수 있다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대학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좋겠다. 어떤 기숙사에 따라선 필요한 것이 더 많을 수 있고 함께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지출을 줄일 수 있었다.   4. 학업 리소스   기숙사 생활이 시작되면 부모를 떠나서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하고 이행하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부담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신입생들이 들어야 하는 과목 선정이나 전공 또는 학위 요건에 관련된 상담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카데믹에 관련 상담뿐만 아니라 정신적 심리 상담 등 다양한 고민거리들을 기숙사에 배치된 카운슬러들을 통해 상담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정신 건강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알아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5. 온라인 학습 플랫폼   Blackboard나 Canvas와 같은 대학의 온라인 학습 관리 시스템(LMS)에 익숙해져야 한다. 이런 플랫폼을 통하여 수업 자료에 접근하고 과제를 제출하고 교수와 급우와 소통하는 데 필수적이다.   6. 인턴십 프로그램   여름방학 인턴십은 매우 중요하며 신입생 첫 여름 인턴십부터 좋은 경험으로 인해 다음 해 더 좋은 인턴십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첫해 여름 인턴십 준비를 겨울방학부터 준비해야 한다. 많은 대학에서 지역 기업 및 조직과 협력하여 학생들에게 인턴십의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동문 네트워크, 인맥, 교수 추천 등을 잘 활용하여야 한다.     7. 금융 관리   대학 생활의 재정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용돈이나 아르바이트 수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지출 계획을 세우고 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 등을 미리 파악하고 관리하여야 한다.   ▶문의:(323)933-0909   www.Thebostoneducation.com 수 변 원장 / 보스턴 에듀케이션에듀 포스팅 여유시간 자기계발 여름방학 인턴십 대학 입학 대학 생활

2024-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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